NL-4시의 모습
감염자 기사들이 다시 한번 대격리를 준비하고, 로도스 아일랜드도 계속 연합회와 경쟁하는 분위기 속에서, 마가렛은 양초의 기사와의 대결을 맞이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아미야, 무에나, 그라벨, 히비스커스, 니어 더 래디언트 나이트, 저스티스 나이트, 파투스
비비아나 드로스테는 처음 기사 스포츠에 참가했을 때 벌써 '희미한 빛' 비비아나라는 칭호를 받았고, 3년 뒤엔 처음으로 토너먼트에 참가해 대기사가 되어 '양초의 기사'라는 칭호를 받았지.
타고난 자질을 봐도 비비아나는 역대 가장 젊은 대기사 중의 한 명이고, 실력을 봐도 지금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니 얕보면 안 돼.
……마가렛, 너 듣고 있어?
……응, 옛날 생각이 좀 나서.
전에 고모와 언니도 이렇게…… 토너먼트에 참가했던 거야?
그땐 말이지…… 후후.
경기 끝나기 바쁘게 자취를 감추어버리는 어떤 사람이 있었어. 항상 방구석에 틀어박혀 다음 상대의 특징을 연구한다든가, 혼자 몰래 무에나를 찾아가 검술을 훈련한다든가 했어……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마가렛이 처음으로 이겼을 때 여기서 축하 파티를 하자고 약속했었는데, 되레 자기가 깜빡한 거야.
우리가 마가렛을 찾았을 땐, 다친 몸으로 마당에서 자신의 오리지늄 아츠를 테스트해 보고 있더라고……
그 당시에도 물어보고 싶었는데, 안 아팠어?
……내 오리지늄 아츠로 고통을 완화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건 진정한 치료가 아니잖아. 그렇게 치료할 수 있다면 현대 의학이 왜 존재하겠어?
후훗…… 부정하진 않겠어.
나는 실력이 훌륭한 의사들을 많이 알고 있어. 그들의 뛰어난 기술 덕분에 사람을 구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지.
……로도스 아일랜드 제약 회사? 아니면, 그 살카즈 아가씨들?
둘 다. 모두 고난과 싸우고 있는 자들이지.
샤이닝 씨와 나이팅게일 씨는 모두 로도스 아일랜드 사람들과 합류했겠지?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그들은 이 그랜드 나이트 영지에서도, 여전히 최선을 다해 감염자를 돕고 있을 거야. 난 그들을 믿어.
……하지만, 내가 하려는 일은 로도스 아일랜드 의지와는 무관해. 그러니, 나는 이 책임을 그들에게 떠맡길 수 없어.
그래서, 내가 로도스 아일랜드를 떠난 거야.
언니…… 가끔은 언니 자신도 좀 잘 챙겨.
네가 이런 말을 할 처지가 아닐 것 같은데. 마리아, 네가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잖아.
……하하……
됐어…… 아무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내가 봤을 때 네가 계속 훈련하는 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지만……
이번은 네가 몇 년 만에 대기사를 다시 상대하는 거니깐, 적당히 움직여서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해야 하지 않겠어?
부탁할게, 조피아.
좋아.
마리아, 와 봐.
어엉? 난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었어?
보고만 있겠다고? 그럴 거면 왜 네게 장비를 가져오라 했겠니? 저번에 못 봤어? 그러고도, 나 혼자 빛의 기사를 상대하라고?
으윽……
조피아, 마리아가 원치 않는다면……
너도 계속 응석 받아 주지만 말고!
……알겠어.
어, 언니랑 대련해야 해? 아직 한 번도 해 본 적이……
마가렛이 대회에 참가했을 때 넌 아직 아이였지.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마리아.
으, 응!
우리 빛의 기사에게, 프리랜서 기사 마리아 니어가 어떻게 좌완의 기사를 이겼는지 보여주자.
……응!
언니…… 잘 부탁해!
……
……알겠어.
마리아의 눈빛을 본 빛의 기사는 문득 어떤 사람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기사의 길을 포기한 걸까?
내가, 포기하게 한 걸까?
네네, 알겠습니다…… 다음 주 회의 스케줄은 이미 확인했습니다. 네, 꼭 참석할게요.
업무 인수인계는 알아서 잘할 테니까요. 네, 죄송합니다. 아뇨…… 빛의 기사랑은 상관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회사의 일원이니까, 제가 맡은 일은 확실하게 끝내겠습니다.
……제 신분과는 상관없습니다. 선생님, 그런 농담은 그만 하세요. 다른 일 때문에 그런 것뿐이니깐요……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주 회의 때 뵙겠습니다.
……
고독하네, 응?
빛의 기사와 그 동생은 집에 돌아오지도 않나 봐?
톨런드, 내가 경고했지? 함부로 내 카펫을 밟지 말라고.
아머레스 유니온이 널 감시한다고, 나도 끌어들일 작정이야?
설마, 안심해. 그 신출귀몰하는 거물급 킬러들만 아니면, 일반 잡병이 어디 나를 쫓을 수나 있을까?
이 도시가 놈들의 구역이니 싸움으론 못 이기겠지. 하지만, 날 잡으려면 쉽지 않을걸.
칭찬이라도 해줄까?
됐어, 나 같은 일개 천민 따위가 기사님의 칭찬을 받기엔 너무 황송한데?
……난 이제 기사가 아니야.
빛의 기사가 칭호를 되찾았는데도?
……파렴치하긴.
너 뭐 하러 왔어?
내가 그랜드 나이트 영지에 온 게 당신 때문만은 아니야, 기사 양반…… 하지만, 솔직히 당신을 설득해 우리의 힘이 된다면 그거야말로 더할 나위가 없는 좋은 일이긴 하지.
유감스럽지만, 이 일은 이미 결론이 났어.
내가 필사적으로 니어 자매를 지켜줬음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았어.
무에나, 당신은 진짜 변했나 보다. 그냥 하는 말인데……
오늘 카봐렐리엘키의 변경 지역을 지나면서 봤는데, 거긴 원래 다른 도시에 속했었지?
젊었을 때 우리가 그랜드 나이트 영지로 함께 돌아왔을 때 봤던 광경이 기억나?
난민과 가난한 사람들이 도시 밖에 끝없이 늘어서 캠프를 설치하고, 밤마다 피운 모닥불이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들의 얼굴을 비추었지.
감염자, 강도, 농민, 노동자, 심지어 갈 길을 잃은 기사 귀족까지. 거긴 모든 비극이 뒤섞인 것 같았어.
울음소리와 욕소리가 마구 섞여 있고, 옆에서 강도당하고 살해당하는 걸 보고도,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자려고 몸을 옮기기만 했지.
……
하핫…… 난 당신이 잊지 않았다는 거 알아. 당신은…… 그저 너무 오랫동안 분노하고 실망을 느꼈을 뿐이야.
네 마음대로 정하지 마.
오늘 밤 아머레스 유니온이 감염자들의 본거지를 숙청할 거야. 좌표는 이 종이에 적혀 있어.
감염자 기사가…… 나랑 무슨 상관인데?
음, 감염자 처리 방식은 카시미어에 많고도 많지. 설령 그들에게 검투사처럼 서로 목숨 걸고 싸우게 해도 우르수스보단 훨씬 나아.
……하지만, 도시 건설을 하다 감염된 노동자들, 재앙을 피할 능력이 없어 감염된 농민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기사가 되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은 당신 눈앞에서 비참하게 죽을 것이고, 감염자들의 불행은 빛의 기사에 대한 여론의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 주겠지. 결국엔,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마저 휘말리게 될 거고.
……협박하지 마.
그럼 너는?
……나는 '적당히' 도와줘야지. 정말 필요하다면, 살짝 목숨을 걸 수도 있고.
피누스 실베스트리스 기사단은 우리의 잠재적 파트너야. 난 그들을 끌어들이고 싶어. 뭐, 감염자긴 하지만 그래도 '기사 양반'이니까. 안 그래?
이쯤에서 끝내지…… 마지막으로 충고 한마디 할게, 무에나.
세상이 곧 움직일 거야. 관여하지 않는다고 될 게 아니야.
다 모였어?
……너희들 언제 사람이 이렇게 많아졌지?
억압받는 기사가 전부 여기 모였어.
부당한 대우를 받고 반항을 결정한 건 너뿐이라고 착각하지 마, 셰브치크.
……
……'플라스틱의 기사' 셰브치크, 나는 너희 같은 연합회의 총아들에 딱히 선입견이 없다. 하지만, 네 눈에 아직 반항의 의지가 좀 있어 보여 기쁘군.
……그저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고 싶지 않은 의식 정도는 모두에게 아직 남아있다.
핫, 그냥 부는 바람이라면 다행이겠지. 하지만 거센 태풍이 우리를 가장 음침한 쓰레기장으로 처박아 죽이려고 한다면, 난 절대 녀석들 마음대로 되게 하진 않겠어!
……계획은 아주 간단해.
3년 전, 지난번 토너먼트가 열리기 전날 밤, 4대 이동도시가 곧 연결되는 순간에 코어의 동력로가 테러 때문에 마비되었었지.
원활한 연결을 위해 각 구역은 자신들의 엔진을 꺼버렸어. 이런 상황에서 코어가 전력을 잃으면 각 구역에서는 자주 전력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수밖에 없게 되지, 도시 엔진도 포함해서 말이야.
이때 구역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그랜드 나이트 영지가 사분오열될 거야.
카봐렐리엘키 대격리가 발생하겠군.
맞아.
다만, 이번에는 우리가 토너먼트 기간에 그랜드 나이트 영지에 있는 모든 경기장의 불을 죄다 꺼버려야 해.
……몇 번을 들어도 믿기지가 않은데, 정말로 우리가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그랜드 나이트 영지가 그렇게 쉽게 함락될 거였다면, 우르수스인들이 진즉에 카시미어를 초토화했을 건데……
너희들의…… ‘감정회 친구'랑도 관계있나?
이상하군. 감정회가 카봐렐리엘키 대격리 같은 추태가 다시 발생하는 걸 허용한다고……? 놈들은 뭘 계획하고 있는 거지?
핫, 가장 한심한 추태는 상인들이 놈들 머리 꼭대기에 기어오른 것 아닌가?
……그래서 구체적인 계획은?
내일 밤, 그레이너티가 사람들을 데리고 그랜드 나이트 영지의 동력 센터를 기습할 거야.
평소 같으면 경비가 삼엄했겠지만, 이번에는 감정회에서 일부러 빈틈을 내주었어…… 우리가 '기회를 노릴 수 있게'.
감정회가 그렇게까지 도와줄 거면, 왜 직접 하지 않은 거지?
하하, 감정회는 위아래가 의견이 맞지 않아. 감정회뿐만 아니라, 법률을 대표하는 국민원, 기사 협회, 심지어 상업연합회도……
갈대 같은 세상인심을 우리도 적지 않게 봐 왔잖아. 그들이라고 단순할 리가 있겠어?
저스티나, 넌 회색이랑 같이 움직여.
임무를 완수하면 철수할 때 엄호해줘. 그리고 곧바로 3km 떨어진 곳에 있는 연합회 건물로 향해. 셰브치크가 약속된 장소에서 너희들을 맞이할 거야.
이보나, 넌 아머레스 유니온을 맡아줘, 부탁할게.
아하, 딱 내 마음에 들어!
아머레스 유니온이 이곳에 눈독을 들인 이상 우리의 뜻대로 쉽게 될 수 없을 거야. 이보나는 반드시 아머레스 유니온과 싸움을 벌여, 놈들의 주의를 끌어야 해.
물론, '거물'급이 나타나면 얌전하게 도망치고.
알았어.
다음 축하 파티 때 꼭 네가 없으면 안 돼. 나랑 술 마실 사람이 없잖아.
안심해, 네가 실수로 감전되지 않는 한 끝까지 마셔줄 테니.
마지막으로…… 우리는 소임을 다하는 몇몇 기자들 덕분에 상업연합회에 잠입하는 통로를 찾았어.
연합회 건물의 화물용 엘리베이터 입구에 있는 지하인데, 보통 전달자나 운반업자들만 그곳을 이용하지……
……물론, 아무리 화물용 엘리베이터 입구라 할지라도 감시 카메라가 있어서 쉽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지난번 카봐렐리엘키 대격리 때 전력이 끊겨 엘리베이터 안에 갇혔다가 스스로 탈출해, 그 일로 기자 인터뷰도 받았던 전달자 한 명이 있었는데……
환풍구를 이용해 엘리베이터 통로로 들어가, 그 통로를 타고 올라가면 4층 회의실에 바로 도착할 수 있어.
우리의 목표는 꼭대기 층의 컴퓨터실이야. 데이터를 빼내면 내가 어떻게든 단말기에 업로드 할게. 그럼, 너희들은 모두 이 자료를 받을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너는 탈출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그런 말 하지 마. 소나, 너를 잃는다면 성공한다 해도 이번 작전은 아무 의미가 없어.
너뿐만이 아니야.
전력 시설 습격, 아머레스 유니온을 대응, 안전한 건 하나도 없어.
이제 와서 '안전'은 무슨. 만약 아머레스 유니온이 정말 마음먹고 우릴 죽이려 든다면 그건 일방적인 사냥 게임밖에 안 돼.
사냥감은 우리겠지.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사람은 지금 당장 물러나, 나중에 발목이나 잡지 말고.
……애초에 우리에겐 살길이 없어, 기사 나리.
준비라면 진작에 다 돼 있어. 왜냐하면 처음부터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두 가지야.
섹터 제로의 진실과 연합회가 멋대로 감염자 우리를 만든 사실. 우리는 반드시 이걸 세상에 공개해야 해.
아머레스 유니온의 '명단'은, 정말이지, 감정회조차 이 자료 속에 얼마나 많은 것이 들어있는지 모를 거야…… 최악의 경우, 이것은 저 스파이 전문가들의 연막탄일 수도 있어.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걸 성공적으로 감정회에 넘기면, 우리는 합법적인 신분을 얻을 수 있어…… 그러면, 더 이상 사람들의 심심풀이 노리개가 되지 않아도 돼.
감정회가 섹터 제로와 '아머레스 유니온'을 조사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그게 상업연합회에 가장 큰 타격이 될 거야.
……그러니까, 승패는 이번 작전에 달렸어.
……응! 눈빛들이 좋아!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톨런드 캐시?
이렇게 오래 엿들었으면, 얼굴이라도 내밀어야 하지 않겠어요? 이보나에게 다 들었어요. 당신에게 손을 대지는 않을게요.
……뭐?
대담한 계획이군. 안녕, 감염자와 기사 여러분.
바운티 헌터? 불꽃 꼬리, 이런 외부자가 싸움에 참여한다는 얘기는 못 들었는데……
왜, 바운티 헌터를 싫어하나? 유감이네. 사실 나도 기사를 싫어하거든……
……
하지만, 기사 양반들은 모두 상황을 잘 판단할 거라 믿어. 특히 당신, 가족을 위해 기사의 고귀한 신분까지 포기하다니, 정말 존경스러워.
그래서 말인데, 당신들도 아마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 이를테면, 연합회 건물의 내부 구조도라던가. 뭐, 날 믿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어디서 구했지?
방법이야 많지, 아가씨. 하지만 인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야.
참여하고 싶다면 딱히 상관은 없어요. 하지만, 으음, 그 이유를 들어보고 싶어요. 면접이라고 보면 돼요.
이유?
글쎄…… 여기서 올려다보면 바로 연합회 건물이 보이네. 그랜드 나이트 영지의 아무리 어두운 골목이라도 다 보여.
나는 저게 무너지는 걸 보고 싶어. 간단해.
……왜죠?
세금과 재앙에 내몰린 마을에 가본 적이 있나?
나는 있어. 그들이 서로 빼앗고, 도망가고, 죽는 걸 봤어.
나는 많은 곳에 가봤거든.
……다양한 경험을 해 온 것 같네요……
핫, 날 쳐다보지 마. 난 처음부터 이 녀석이 마음에 들었어. 그치?
띠~
……이견은 없어.
나는 네 말에 따를게.
……
그럼, 톨런드 씨, 당신의 합류를 환영합니다.
박사님!
- 아미야, 고생했어.
- (목례한다) ……
- 오늘도 이렇게 늦게까지 야근인가?
아…… 네, 괜찮아요. 메딕 오퍼레이터분들도 자신이 맡은 업무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감염자 기사가…… 카시미어에서 특수 사례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네요.
심지어 몸에 맹수에게 물린 자국이 있더라고요…… 아마도 그런 이유로 일반 병원에서는 다친 감염자들을 섣불리 받으려 하지 않았던 것 같네요.
하지만……
- 왜?
아니요…… 자꾸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따로 구역을 만들어 감염자 의료 시설을 구축한 건 잘한 일이에요. 그런데, 왜 치료받으러 오는 사람은 '기사'뿐일 까요?
감염자 기사만 대응하기 위해서라면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는데.
제 말은…… 감염자 기사 수가 적지 않지만…… 이 이동 플랫폼 하나에 얼마나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을까요?
다른 장소는…… 접근하지도 못하게 하던데, 거긴 뭐 하는 곳일까요?
- 그건 내가 신경 쓸게.
- 그라벨에게 아는 게 없는지 물어볼게.
- 너는 일단 푹 쉬어.
……네!
박사님,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니어 씨 때문에 감정회 기사들이 우리를 예우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여기는 카시미어의 중심이니깐요……
참, 그라벨 씨는요? 그분은 늘 박사님 곁에 있지 않았나요?
- 그라벨에게 연합회 관련 회사의 정보를 부탁했어.
- 가능하다면, 대변인과 협력 측의 회견을 주선하고 싶어.
……앗…… 박사님이 부탁하신 거라면……
박사님, 그 상인들과 거래할 때 조심하셔야 해요.
요 며칠 동안 기사들로부터 이런저런 소문을 많이 들었거든요……
아, 맞다. 니어 씨에 대해서도 들었는데요! 치료받으러 온 감염자 기사 중에 니어 씨의 팬들도 많더라고요!
여기 오기전에 '빛의 기사'가 카시미어에서 인기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니어 씨의 여동생도 기사 스포츠에 참가할 나이가 되었다고 들었어요. 그렇다면 저보다도 나이가 많다는 건데……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뵙고 싶네요.
아미야! 박사님도 계셨네요!
앗, 히비스커스 씨, 무슨 일이신가요?
아…… 그게 말하기가 좀 곤란한데요…… 으윽.
오늘 온 기사들이 막 '악마 같은 치료'니, '카즈델에서 온 어둠의 의사'니 이런 소리를 한 것 같더라고요……
우리가…… 이렇게 홍보할 리는 없잖아요? 한다고 해도 '카즈델에서 온 건강관리 마스터'라고 하겠죠?
……제, 제가 그라벨 씨와 대변인에게 물어볼게요. 왜 이렇게 된 거지……
하아, 그래도 유명해지는 건 좋은 일이죠. 이곳에 온 지 꽤 되었지만, 가끔 같은 얼굴을 볼 때도 있어요.
이렇게 자주 다치는 걸 보니, 기사 스포츠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네요.
……
그런데, 전에 중상을 입은 한 감염자를 치료한 적이 있었는데, 요 며칠은 그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회복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실버램프의 기사님이요?
네, 네, 맞아요. 기본적인 치료만 받고는 기사 협회에서 데려갔거든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앗, 다들 저한테 손을 흔들고 있네요. 전 빨리 가봐야겠어요. 아미야 씨, 아까 그 일을 꼭 알아봐 주세요!
……이 감염자 기사들은 늘 피곤이 묻어 있는 얼굴이네요.
심지어 경기에서 이겨 적지 않은 상금을 받고도, 완전 기운이 없어 보이네요.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마치 삶의 전부가 싸움으로 가득 차 작은 희망이나 기회가 들어갈 틈조차도 없는 것 같아요……
감염자의 기사 스포츠는…… 감염자를 그저 오락용 상품으로 대할 뿐이죠.
니어 씨가 하려는 일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아, 들어오세요.
(박사님은 늘 이렇게 바쁘신가요?)
{@nickname} 박사님, 저번에 말씀하셨던 회견을 제가 다 준비했습니다.
음? 혹시 제가 박사님과 아미야 씨의 대화를 방해했나요?
아닙니다, 말키위츠 씨.
로도스 아일랜드와 협력한 몇몇 의료 기업이 귀사의 업무와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단순한 예우 차원입니다만, 그들은 당신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외람된 말씀이지만, 만약 아미야 씨가 출석한다면…… 감염자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대우를 받으실까 걱정이긴 합니다.
……괜찮아요. 이미 익숙해져 있으니까요.
……죄송합니다.
참, {@nickname} 박사님, 전에 말씀하셨던 비즈니스 잡지입니다…… 박사님께서 카시미어 경제 상황에 이토록 흥미를 갖고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혹시 카시미어에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신가요? 카시미어에 귀사의 '사무소'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
(박, 박사님, 사무소 일은 감정회와 공식적으로 얘기된 건 아니죠? 혹시 저 사람들이…… 조사해낸 걸까요?)
- 그냥 연합회에 대해 좀 알고 싶어.
- 카시미어 현황을 미리 조사하고 싶은 게 맞아.
- 로도스 아일랜드가 잘 될 것 같은가?
현명한 선택이십니다.
저도 최근에야 이해하기 시작했지만, '상업연합회'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상업'부터 착수하는 게 틀림없을 겁니다.
하하, 만약 나중에 정말로 그랜드 나이트 영지에 회사를 설립하실 생각이면 필시 제게 연락해주십시오. 제가 로도스 아일랜드를 위해 최고의 변호사팀을 찾아드리겠습니다.
솔직히, 로도스 아일랜드의 기술과 기업 문화에…… 깊이 감동받았습니다.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 아니라, 아마 90%의 카시미어 시민들이 감염자가 문젯거리라는 데 동의할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다들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지요.
폭력으로 이 문제를 피하느니 차라리 '치료'한다. 맞습니다. 광석병은 결국 질병이잖습니까, 그렇죠?
하지만……
……
- 고민이 있는 것 같네.
- 무슨 생각 하지?
……전에, 감염자가 경기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이 사건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여론의 힘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감염자가 과도하게 아츠를 시전하여 경기장에서 죽은 게, 얼마나 큰 통제 불능한 리스크를 가져올지 귀하는 더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제가 보기엔 그건 의도적인 괴롭힘이고 불공정한 대결에 가까웠지만, 대중의 화살 또한 감염자에게 향했던 게 사실입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의 협력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로도스 아일랜드 여러분.
……말키위츠 씨.
감염자가 이런 일을 겪는 게 처음이 아닙니다. 마지막도 아닐 거고요.
카시미어 밖의 다른 곳에서 감염자들이 당한 일들은 당신이 본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합니다.
제 최근의 파트너는 제가 대변인이 되기 전엔 로즈 미디어 그룹 출판부에서 이사직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아미야 씨, 그리고 {@nickname} 박사님, 저는 '사람의 말이 무섭다'는 걸 이토록 철저하게 깨달은 적이 없습니다.
최근에 여론이 여러분의 업무에 영향을 줄지도 모릅니다. 제가 최대한 스태프들과 치료받는 부상자들의 기분을 달래보겠습니다.
……고마워요. 말키위츠 씨.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은 시간이 좀 여유로운데…… {@nickname} 박사님, 전에 약속드린 적이 있었죠?
시간이 되신다면, 제가 카시미어 투어를 시켜드리겠습니다.
- 아미야도 같이 갈 수 있을까?
- 나 말고도, 카시미어의 멋진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
……물론입니다. 절차를 밟고 증빙 서류만 있으면 아미야 씨 같은 감염자도 적절한 자유 활동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아, 아니에요. 저는 메딕 오퍼레이터들과 함께……
적당히 휴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미야 씨. 그리고 방금 도착한 환자들은 오늘의 마지막 환자입니다.
……아, 그래요?
그럼, 10분 뒤에 밑에서 뵙겠습니다.
……최근 말키위츠가 로도스 아일랜드랑 가깝게 지내는 것 같던데, 바람직하지 않아.
이사회가 로도스 아일랜드를 타깃으로 삼지 않았다는 건…… 다크아이언이 로도스 아일랜드에 대해 다른 견해가 있다는 건데.
그 세 분은 일반 상인들보다 훨씬 멀리 내다보고 있어. 그분들이 카시미어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데!
그럼 뭐해? 어차피 상업연합회의 수족인데.
때로는 멀리 내다본다는 게 자신에게 불리한 규칙을 맞서는 게 아니라, 그걸 이용하고 녹아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
물론, 젊은 녀석들이나 명예에 죽고 못 사는 기사들은 이런 흔한 의견에 절대 찬성할 리 없겠지만, 이거야말로 현대 사회의 진리지.
너의 그런 생각이 저 월급쟁이들과 뭐가 달라?
다른 점은…… 우린 충분히 강하다는 거지.
지독한 논리야.
하하, 본론이나 얘기하자. 이사회가 감염자에 대한 숙청 명령을 결정했대.
……이렇게 갑자기?
감염자 기사들이 폭동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내가 윗선에 보고했으니까.
'그랜드 나이트 영지가 곧 감염자의 습격을 받는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이야.
그래야 우리도 충분히 여유로워지니까.
그래서, 그다음은……
감염자들을 적당히 처리해야겠지.
쳇, 여태 쓸데없는 얘기만 했잖아.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결국 우리도 죽음을 자초하게 될 거야.
카시미어엔 영웅이 없어. 눈앞의 이 번화한 거리를 봐봐. 누가 힘들게 이 도시에 저항하겠어?
카시미어의 챔피언들은 이 시대에서도 사람들의 가슴을 벅차게 하는군. 허허, 정말 대단하네.
……
내가 늙어서 그렇다고 말하고 싶은 거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이 자료는 감정회의 기밀인데, 그냥 로도스 아일랜드에 넘겨도……
나 아직 노망나진 않았다.
그런 뜻이 아니야.
……세노미.
응.
네가 아직…… 네 주인에게 본명을 말하지 않았다고 들었어.
우리는 그저 '네 이름만 파악'했을 뿐, 너의 충성은 얻지 못한 것 같구나……
……대기사장, 나는 카시미어에 노예로 팔려 왔을 뿐이야.
영감님이 인정해주는 건 매우 영광이긴 한데, 나 같은 사람이 본명을 밝힌다고 달라질 게 아무것도 없어.
……그런가.
그나저나, 로도스 아일랜드랑 접촉한 지도 꽤 됐는데, 어때?
로도스 아일랜드로부터…… 어느 정도의 신뢰는 얻었다고 생각해.
난 그런 거 신경 안 써, 세노미. 중요한 건 로도스 아일랜드가 너의 신뢰를 얻었냐는 거야.
……나는……
출정 기사는 곧 군인이야. 너는 자신의 신분을 지키며 카시미어에서 여태껏 분투해 왔잖아.
세노미, 너는 아직 이렇게 젊은데, 왜 자신의 생각에 그렇게까지 얽매이지?
우리가 젊은이들에게 줄 수 있는 건 장작뿐이고, 그것에 불을 붙이는 건 너 자신이야.
……
로도스 아일랜드가 싫어?
아니…… 단지……
저렇게 감염자를 받아서 치료하는 게 '정의로운' 일이라면, 과연 카시미어, 감정회가 오랫동안 실시해온 건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너 스스로 확인해 봐, 넌 아직 갈 길이 길잖아.
아머레스 유니온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어. 아마 토너먼트의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기 전에 감염자의 위협을 제거할 거야.
……정말 도시에서 학살을 자행할 작정인가?
정당한 명분이 있으니까. 감염자들이 연합회 건물을 습격하려 하는 건 확실해. 이건 간단히 대처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
……마가렛 니어, 할아버지를 많이 닮았네.
……마가렛이 이 일을 모른 척하기 힘들 거야.
마가렛도 예외였지. 하지만, 감염자든 아머레스 유니온이든 놈들은 정해진 규칙 밖에 숨어있기에, 오히려 더 잔혹한 분쟁을 자초한 거야.
빛의 기사는…… 되레 그 벽에 머리를 들이받았어. 기사 스포츠라는 마굴에 머리를 들이받은 것이지.
니어 가문에는 우매한 기사가 없어. 그러니, 마가렛도 자신의 행동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란 걸 잘 알 거야.
그래서…… 감정회는 기회를 한 번 주기로 한 거지. 상인들의 체면을 구길 기회를, 기사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기회 말이다.
감정회는 빛의 기사가 우승하도록 전폭 지원할 거다.
환영합니다! 여러분~~ 환영합니다! 카시미어 국립 아레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토너먼트 현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친구 빅마우스~~ 모브입니다. 이 엄청난 주목을 받는 경기의 해설을 맡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아하, 이렇게 뜨거운 열기는 저도 처음 봅니다. 여러분께 한 가지 데이터를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인데, 이 경기의 주목도가 이미 이번 토너먼트의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경기 중에 현장 관객 중에서 추첨을 통해 열 분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선물해 드립니다!
그럼, 가장 뜨거운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역사 깊은 가문의 전설! 사상 최연소 챔피언! 빛의 기사! 마가렛 니어~~ 입니다!
……
빛의 기사 마가렛 니어가 거룩한 모습으로 다시 경기장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주 만에 토너먼트의 참가 자격을 얻어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오늘의 경기는 이번 토너먼트의 최초 대기사 대 대기사 대결이 되겠습니다! 대기사라면 어떤 경지를 의미하는지 말 안 해도 잘 아실 겁니다!
마가렛 니어, 빛의 기사 니어! 오늘 그녀의 상대는 라이타니엔에서 온 우아한 빛!
가장 인기 있는 기사에 몇 번이나 노미네이트 되었고, 무려 18개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대회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서리 해골의 기사를 쓰러뜨린 최대의 다크호스! 지난 토너먼트에서 최종 3위를 이룩한! 하지만 인기는 누구나 인정하는 전국 2위!
다크호스? 다크호스가 무슨 말이야? 어둠의 기사를 얘기하는 건가?
실력이 엄청 대단한 사람을 말하는 거야!
그녀의 이름은…… 오호, 열광적인 관객들이 이미 그녀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양초의 기사! 비비아나~~ 드로스테!
……안녕하세요, 빛의 기사님.
안녕.
들끓는 사람들의 함성이 점차 잦아들었고, 두 기사는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양초의 기사는 서서히 손을 들었다.
빛과 열이 그녀의 이름에 호응하듯 뒤엉켰다.
……빛의 기사님, 당신의 신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나요?
……물론이다.
기사로서요? 아니면 감염자로서요?
마가렛 니어로서.
음…… 식상한 대답이군요.
……그거 아세요? 저는 사실 라이타니엔의 어느 한 대귀족의 사생아예요.
으……
저 탑 위에서, 저는 심지어 거리의 시끌벅적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상인들이 외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차가 다니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밤마다 사방에서 어둠이 저를 감쌌죠.
……하지만, 어머니께서…… 몰래 제게 양초를 가져다주셨어요.
양초…… 말인가?
전등불은 너무 쉽게 발견될 수 있잖아요, 그렇죠? 귀족 집안에는 장식용 양초가 많으니 몇 개 없어져도 모르거든요.
촛불에 의지해서 저는 시와 소설, 여러 나라의 산문을 읽었어요. 문학은 마력이 넘치잖아요.
……그렇게 지내면서 저는 책을 많이 읽었어요.
그리고…… 기사를 그린 책도.
“파도가 물러나고, 명예와 생명이 함께 사라질 때.”
“세상 만물이 쇠약해져 흙먼지로 변해갔다.”
“용광로에서 불이 튀어 오르고, 재앙이 다가오고, 가족과 친구들이 모든 걸 잊어버렸을 때.”
“이 땅의 마지막 기사는 고독하게, 그리고 칠흑 같이 어두운 커다란 파도를 향해 달려갔다.”
……기사 소설인가?
모두 픽션이고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죠. 안 그래요?
빛의 기사님, 당신은 기사가 되고부터 지금까지 대체 무엇을 하고 싶었나요?
기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두 기사가 경기 전 담소를 나누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정말 깨뜨리고 싶지 않은데요!
그래도, 경기는 경기잖습니까! 자, 두 기사님, 준비되셨습니까!
저는 그런 신분으로 카시미어에 왔어요. 거의 '추방'당한 거나 다름없죠. 그리고, 저는 단지 살기 위해 기사를 선택했어요.
경기를 이기고 인기만 얻으면 '기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솔직히 저는 실망했어요.
지난 몇 년 동안 저는 아무런 실감도 나지 않았어요. 카시미어에서 아둥바둥 분투한 나날은 오히려 탑 위에서 숨어 살 때보다 더 못한 것 같았어요.
……하지만, 당신은 달라요.
제가 카시미어에 왔을 땐 빛의 기사님은 이미 추방되었죠…… 그러나 기사로서 늘 당신에 대한 여러 가지 일화를 들을 수 있었어요.
당신은 정말 흥미롭더군요. 만약 지금의 기사 스포츠를 하찮게 여기신다면, 굳이 대회에 참가한 이유가 뭐죠? 우승해서 무엇을 증명하고 싶은가요?
……그때의 나는,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모든 이들의 시선이 영광에서 멀어졌다면, 나는 그들이 가장 주목하는 곳에 가서, 모든 사람에게 기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알려주고 싶었어.
……그 당시요?
카시미어를 떠난 후 나는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내가 막막한 적이 없었던 건 아니야. 단지 마지막에 나만의 정의, 나만의 신념을 선택했을 뿐이지.
……그게 감염자를 구하는 것입니까?
맞아,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야.
이게 바로 당신의 기사에 대한 정의인가요?
꼭 대답해야 한다면…… 그래. 전에 동생한테도 이렇게 말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이 바뀐 적은 없다.
“기사란 모든 세상을 비추는 숭고한 자이다.”
……양초의 기사와 빛의 기사인가.
그야말로 빛의 싸움이군. 안 그래, 포?
……
야, 노친네, 너 요즘 왜 자꾸 딴 데 정신을 팔고 그래? 왜? 설마 그 나이츠모라가 네가 생이별한 숨겨진 아이라도 되나?
*카시미어 욕설*, 무슨 헛소리야!?
……앗, 마리아는 아직 안 왔어?
언니의 경기를 놓칠 리 없으니, 아마 오는 길이겠지.
……
내가 찾아올게.
모든 세상을, 비춘다……
빛의 기사님, 모든 사람이 온 세상을 비출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대부분은 작은 촛불에 불과해서, 자신이 살아가는 방향만 겨우 밝힐 뿐이죠.
세상이 너무 불안합니다, 빛의 기사님. 지금 이 시대에 촛불은 아주 약해요. 그리고 사람들은 이미 자아를 잃었고요. 더 무서운 건 사람들이 그걸 전혀 자각하지 못했다는 점이죠.
그걸 알면서, 당신은 어째서……
자신을 의심하는 건가? 비비아나?
……제 이름을 불러주셨네요.
그게 더 어울릴지도 몰라. 양초의 기사는 당신에게 단지 칭호일 뿐이니까.
사람의 운명은 출생에 따라 결정되지 않아, 비비아나. 내가 봤을 때, 너는 훌륭한 기사다.
……후훗.
(라이타니엔어) 만약 당신의 신념이 태양처럼 굳건하고 흔들리지 않는다면, 저 같은 이 작은 촛불이……
(라이타니엔어) 잠시나마 당신의 빛을 빼앗아도 부디 용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