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터

보타니 Ботани

★★★★★서포터우르수스US40

눈보라 속에서 희망을 들은 보타니. 당신을 위해 더 먼 곳으로 신호를 전할 것입니다.

침묵은 평범함과 마찬가지로, 그 나름의 죄악을 품고 있다.

CV: 중국어 Yixuan Hu · 일본어 오리타 아키 · 한국어 김진아 · 영어 Nana Sarkisyan · RUS Nana Sarkisyan

기본정보

[코드네임] 보타니
[성별] 여
[전투 경험] 없음
[출신지] 우르수스
[생일] 2월 13일
[종족] 엘라피아
[신장] 174cm
[광석병 감염 상황]
의학 테스트 보고서 참고 결과 비감염자로 확인.

종합검진

[물리적 강도] 보통
[전장 기동력] 보통
[생체 인내도] 표준
[전술 계획력] 표준
[전투 기술력] 보통
[오리지늄 아츠 적응성] 표준

프로필

보타니, 본명 티신나 빅토로브나 벨랴예바, 과거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의 제국 이공대학에 재학했다. 오퍼레이터 지마의 소개로 로도스 아일랜드에 합류했으며, 현재는 오리지늄 통신 기술을 계속 배우고 연구하면서 외근 임무에 참여하고 있다.

임상 진단 분석

방사선 검사 결과 본 오퍼레이터는 내장 기관의 윤곽이 선명하며, 비정상적인 음영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 순환계통 내 오리지늄 입자 검사 결과 이상 없음, 광석병 감염 증세 없음. 현 단계로서는 광석병 비감염자로 확인.

[체세포와 오리지늄 융합률] 0%
오퍼레이터 보타니에겐 광석병 감염 흔적이 없음.

[혈중 오리지늄 결정 밀도] 0.11u/L
오퍼레이터 보타니는 굳건한 광석병 방호 의식을 갖추고 있다.

오퍼레이터 보타니는 과거 자신의 오른쪽 뿔을 스스로 '개조'하며 금속 안테나를 추가해 자신의 오리지늄 신호 수신 능력을 증폭시켰다. 의료부의 검사 분석 결과, 다행히 이 행위가 신경 계통을 손상시키진 않았지만, 연결 부위의 결손과 금속 소재로 인한 잠재적인 경추 쪽 건강 문제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파일 자료 1

티신나 빅토로브나 벨랴예바는 보타니가 사용한 첫 번째 이름이 아니지만, 지금은 가장 오랫동안 그녀와 함께한 이름이다.
벽에 붙어있는 상장과 보석 액자 안에 박힌 채 누렇게 변한 사진, 그리고 수북이 쌓인 징계 결정서, 티신나는 자신이 겪은 중요한 순간들을 모두 충실히 기록해 왔다.
오랫동안 티신나는 자신이 운이 좋아서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에 있는 제국 이공대학에 합격했으며, 옐리자베타 여대공에게 거액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여대공이 사람을 보내 티신나를 그자신의 엄숙한 건물로 초대한 적이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거기서 여대공이 몇몇 막료들과 대화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따뜻한 난롯가에서 1시간을 기다렸지만, 여대공은 티신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리고 티신나는 건물 밖을 나오고 나서야 바깥이 이렇게 춥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국 이공대학은 티신나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리 아름다운 곳은 아니었다. 그곳은 오랫동안 이름 높은 '귀족 자제의 화원'이었고, 고관대작들은 제멋대로인 본인의 자녀들을 이 화려한 학교에 몇 년간 보내는 것으로 자녀들을 '고급 지식인'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었다. 당연히 이곳은 브레스크 출신의 엘라피아 평민이 속할 곳이 아니었으며, 심지어 교내에서 우르수스 출신이 아닌 학생을 찾는 것조차도 힘들 정도였다. 결국, 티신나는 깊은 밤 동기들에 의해 기숙사 밖으로 쫓겨나거나, 이른 아침부터 사라진 신발과 목도리를 찾기 위해 사방을 헤매기 일쑤였다.
번거로운 일을 줄이기 위해, 티신나는 아예 하루 종일 개방된 도서관의 창고 안에 들어가 있었다. 덕분에 '책벌레'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지만, 그곳은 티신나의 마지막 안식처였다. 그녀는 도서관에서 '크세니야 마르코브나 넬류도바'라는 이름이 쓰인 노트를 발견했는데, 아마 우르수스 출신이 아닌 또 다른 학생이 쓴 생존 지침 같았다. 오래된 탓에 노트 위에 적힌 장소와 이름 중 일부는 이미 사라지거나 바뀌었지만, 티신나는 그 노트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책은 그 어떤 스승보다 훌륭했다. 티신나는 전공 책의 지침에 따라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통신장치를 제작했으며, 더 먼 곳에서 오는 신호를 듣기 위해 자신의 뿔까지 개조했다……
그리고 그날 밤, 모든 것이 바뀌었다.
크라이니 세베르에서 들려온 분노의 포효와 비명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자신이 들은 모든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려 했지만, 자신에게 목소리를 낼 능력조차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면, 변화도 이끌어낼 수 없다. 티신나는 크라이니 세베르에서 전해져 온 목소리를 들으며 눈송이가 피부를 찢는 듯한 아픔을 느꼈고, 이어서 어째서 그날 여대공이 자신을 부른 뒤에 방치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간단한 이유였다. 자신이 어떻게 이 귀족 전용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는지와 같은 이유였다. 여대공은 자신의 인자함과 자애로움을 과시하기 위해 티신나와 같은 개천에서 난 용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은 그냥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이었다. 거리의 시민들에게 티신나가 여대공의 저택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그곳에서 1시간가량 머무는 것이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보라, 여대공의 자비로움과 인자함을”. 티신나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노력과 행운 때문이라고 여겼지만, 실상은 정교하게 계획된 정치적 연출에 불과했다.
그날 밤 이후, 티신나라는 이름은 학교의 각종 징계 결정서에 빈번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그녀를 비웃기 위해 사용되던 '보타니'라는 별명이, 크라이니 세베르의 불행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파일 자료 2

많은 일이 일단락된 후, 보타니는 마침내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만트라와 라이디언을 만나, 바라던 대로 라이디언의 친필 사인이 담긴 마이크를 얻을 수 있었다. 만트라 소대 오퍼레이터들이 때때로 원거리 통신 오리진늄 아츠의 효율적인 활용법을 공개 강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보타니는 틈이 날 때마다 엔지니어링부 세미나실에 머물며 강의를 들을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바랐다.

사실 그 강의를 통해 많은 걸 얻었어. 처음에는 다들 어색해서 서로 멀찍이 떨어져 앉아 있었지. 난 타인의 얼굴을 잘 기억 못 하는 편이라, 처음에는 모르는 동료에게 섣불리 다가가 인사하지도 못했거든. 심지어 누가 '강사'고, 누가 '학생'인지도 구분하지 못했어.
하지만 다행히 어색한 상황이 오래가진 않았어. 어느 날, 머리 위의 안테나를 수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강사가 먼저 내게 찾아와 질문을 던지며 나를 테스트하더라고. 솔직히 말해서 그 문제는 정말 어려웠어. 제대로 대답을 못 하면, 강사들은 실망하는 눈빛을 보냈지. 그래서 그 이후로 나는 숙소에서 밤을 새워 연구했고, 진도를 따라잡으려 애써야 했어. 그래도…… 나름 꽤 괜찮은 결과를 낸 거 같아. 그리고 확실히 이런 독특한 교육 방법을 통해서 여러 가지 새로운 지식도 배울 수 있었고.
의외였던 점은, 강의를 듣는 학생보다 강사가 훨씬 많았다는 것과……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강사들이 언제나 나를 붙잡고 질문했다는 것 정도야.
——오퍼레이터 보타니

나도 엔지니어링부의 세미나실에 가봤지. 원래는 만트라 소대 선배들의 비정기 강의 같은 건 그저 소문일 거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그게 사실이더라니까!
보타니 선배는 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첫 두 번은 다들 그냥 멀뚱멀뚱 자리에 앉아만 있었고, 감히 질문하는 사람도 없었어. 그런데 어느 날, 선배 머리 위의 안테나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는 거야. 난 그게 우리에게 질문을 재촉하는 신호라는 걸 알아차렸고, 용기를 내서 앞으로 다가갔어!
보타니 선배의 우르수스 억양은 인상 깊었고, 적당한 속도로 조리 있게 설명했어. 가끔 내가 엉성한 질문을 하면, 선배는 즉시 강의를 멈추고 내게 고민할 시간을 줬어. 그러면 나는 숙소로 돌아간 후에 밤을 새워 연구해야 했고, 다음 날이 되어서야 내게 정답을 알려줬지. 그렇게 불과 몇 주 만에 나와 엔지니어링부의 신입 오퍼레이터들은 기술과 이론 면에서 크게 발전했다는 걸 체감했지. 우리는 만트라 선배에게 함께 감사 편지를 써서 선배와 선배 소대의 오퍼레이터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준 것에 감사를 전했어.
——어느 엔지니어링부 오퍼레이터

하아, 어째 항상 강의를 열어도 아무도 안 오나 했더니, 다들 세미나실로 간 거였구나. 난 계속 탕비실에서 사람들을 기다렸는데!
백번 양보해서, 탕비실에서 학술 문제를 토론하는 게 엔지니어링부 스타일 아니었나? 설마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괜찮아, 우선 이 감사 편지나 넣어둬. 대장에겐 들키지 말고…… 뭐? 대장이 편지를 나한테 전해주라고 했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대장은 알고 있던 거야?!
——오퍼레이터 엘리시움

파일 자료 3

티신나 빅토로브나 벨랴예바는 보타니가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안 사용한 이름이지만, 첫 번째 이름은 아니다.
그녀의 첫 번째 이름은 사미의 맑고 투명한 얼음과 샘물에서 따온 것으로, 그 어떤 언어로도 번역할 수 없는 이름이라고 했다. 그건 언니가 그녀에게 지어준 이름이었다.
'언니'라는 단어를 말할 때, 보타니의 눈빛은 순간 어두워졌다.
언니는 보타니와도, 어머니와도 닮지 않았다. 어느 날, 언니는 얼음 샘을 보러 가자며 보타니를 데려갔지만, 그녀를 눈 덮인 숲속에 홀로 남겨두었다. 보타니는 계속해서 언니의 이름을 불렀고, 공포에 질려 얕은 흙구덩이를 파서 숨으려고 했다. 자신이 혼자서 어두운 숲속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는데, 아마 기억이 거기에서 끊어진 모양이다. 하지만 모닥불 주변에 언니와 앉아 있었을 때, 언니가 자신에게 했던 말만큼은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언니는 그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근데 왜 대답 안 했어?” 보타니는 언니에게 물었다. 그러자 언니는 보타니의 발음이 부정확하여 자신의 이름을 끝내 정확하게 부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타니는 언니의 눈을 바라보았지만, 언니의 눈에 있던 건 '실망'뿐이었다고 한다.

그날 숲속에 남겨진 후, 언니는 내게 통신기를 줬어. 언니는 나한테 특수한 채널로 조정하는 방법과 통신기에 대고 말하는 방법, 그리고 응답하는 방법을 가르쳐줬지.
그때의 나는 너무 어려서 언니가 무슨 소릴 하는 건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어. 어머니는 뭔가 알아차렸을지도 모르겠지만, 굳이 내게 언급하진 않았어.
나중에 우리가 사미를 떠나 이사하던 날, 한참을 걷다가 언니가 갑자기 멈췄던 걸 아직 기억해. 그러더니 언니가 이렇게 말하더라고. “여기까지야.”
언니는 여전히 사미의 언어를 쓰며, 나와 어머니를 데려다 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라고 말했어. 난 언니와 함께 가고 싶었지만, 언니는 그걸 바라지 않았지. 언니는 나에게는 이미 우르수스 말로 된 이름이 있으니, 자신과 함께 돌아갈 수 없다고 했어.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그저 눈물만 흘렸지.
기억나, 그때 내 손에는 언니가 줬던 통신기가 있었어. 언니를 찾을 수 없을 때마다 그 채널에 대고 언니의 이름을 부르면, 언니가 나타나서 어떤 발음이 틀렸는지 가르쳐줬지.
그래서 나는 통신기를 켰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어. 사미어로 된 언니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거든. 마치 사미와 관련된 모든 정보가 내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린 것 같았어. 나는 당황했고, 그때부터 앞으로 오랫동안 나를 따라다니게 될 그 우르수스어 이름을 외쳤어.
언니는 멈추지 않았고, 설원 속으로 사라졌어. 만약 내가 그때 정확한 발음으로 언니 이름을 불렀다면, 언니는 떠나지 않았을까? 잘 모르겠어.
나중에는 그 통신기를 잃어버렸어. 어쩌면 어머니가 일부러 버린 것일지도 모르지. 그래서 줄곧 통신기를 하나 더 갖고 싶었어.
——심리 상담 중의 자술 녹음, 오퍼레이터 보타니는 인사부가 이 녹음 파일을 사용하는 것에 동의했다.

파일 자료 4

'카토르가 사건' 이후, 로도스 아일랜드는 여러 사건 당사자들을 계속 받아들이며 당사자들이 심리적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왔다.
그중 보타니는 결국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가 된 여러 당사자 가운데 가장 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준 사람이자, '실제 상황 폭로식 트라우마 기록 자가 진료 기기 β형' 사용에 가장 먼저 동의했으며, 의료부와 인사부에 진료 기록의 동기화에도 동의한 한 명이었다.
솔직히, 그녀의 '덤덤한' 태도는 건강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보타니에 대한 의료부의 초기 판단이었다.

[음성 기록]
(전자음 노이즈)
……어? 음, 또 전자 간섭이 있나 보네. 그나저나 방금 말한 내용은 다 녹음된 거지?
나쁜 소식은 내가 아직 녹음 중지 및 저장 버튼을 찾지 못했다는 것과, 이 기계를 마음대로 분해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거야. 그리고 좋은 소식은 배터리가 지금 2% 남아 있다는 거고. 자동으로 꺼지기 전에 아마…… 저장되겠지? 그러면 일단 좀 더 이야기해 볼게. 내가 어떻게 봉쇄 구역에 갇혔고, 어떻게 소냐 일행과 함께 탈출했는지는 이미 얘기했고. 뭐 또 남은 게 있나?
혹시 정말 내가 어떻게 옷장 안에 며칠 동안 숨어 있었는지, 나한테만 들릴 목소리로 외부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까지 말해야 해? 아니면…… 설마…… 내가 어떻게 타인의 목숨을 빼앗았는지…… 말해야 해……?
(무거운 숨소리)
아니…… 아니야.
그건…… 고의가 아니었어. 적어도 첫 번째 사람을 죽일 때는 고의가 아니었어. 그 사람은…… 칼을 휘두르고 있었고, 마치 아픔을 느끼지도 못하는 것 같았으니까.
난 그냥…… 살고 싶었을 뿐이야…… 그 옷장에 다시는 숨고 싶지 않았어. 옷장 문의 뒷면에는 온통 피 묻은 손톱자국으로 가득했어…… 내가 들어가기 전에, 이미 누군가 거기서 죽었다는 거지.
내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내가 했던 모든 건 아무런 의미도 없었어…… 카토르가 구는…… 산 사람을 위한 관짝이었어.
(격렬한 헛구역질 소리)
……미안해.
이 녹음, 어떻게 지워?
사람들이 죽고 있는데…… 난 왜 이곳에서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거지?
아니, 이러면 안 돼.
(녹음 중단)

이 녹음 파일은 보타니가 직접 제출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바람에 '실제 상황 폭로식 트라우마 기록 자가 진료 기기 β형'에 뜻밖의 손상을 입혔다는 것을 인정했으며, 저장 장치에서 운 좋게 남아 있던 녹음의 일부만 추출할 수 있었다.
보타니는 녹음 파일과 함께 부러진 단검 하나를 제출하며, 이건 당시 숨어있던 옷장 안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이 단검이 누구의 것인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무기였는지, 그 사람이 결국 어떻게 됐는지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당시 그녀가 이 부러진 단검을 가져갔던 건 그저 막연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그녀는 결국 이 '책임'을 가지고 살아남았지만, 끝내 뒤를 돌아보진 못했다. 그녀의 말은 다음과 같았다. “마치 잠을 잘못 자서 담이 온 것처럼, 고개만 돌려도 너무 너무 아파. 하지만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사라지겠지. 이제 그때가 된 것 같아. 이제는 그걸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거든. 다만…… 아직 이걸 누구에게 건네줘야 할지 몰라서 그러는데, 혹시 그쪽에서 받아주지 않을래?”

아, 그 '실제 상황 폭로식 트라우마 기록 자가 진료 기기 β형'의 지식재산권 문제에 관해 알고 싶어. 실은 내가 그걸 고쳐보려고 했는데, 결국 실패했거든. 그래서 지금은 그 기계의 핵심 장치를 모방해서 소형 녹음 장치를 만들었는데 말이지. 클로저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하는지 묻고 싶어. 안심해, 일기를 녹음하는 데만 쓸 거니까. 지난 진료 동안, 나는 이런 식의 혼잣말에 제법 익숙해졌으니까. 적어도 내가 목소리를 내고 있고, 그 소리를 내 귀로 들을 수 있으니까.
——오퍼레이터 보타니

승진 기록

티신나, 우리 아가, 네가 이 편지를 받았을 때는 모든 것이 잘되고 있길 바란다.
편지를 통해 네 새 주소와 근황을 알려줘서 정말 고맙구나. 이 편지 덕분에 놀란 마음이 한결 놓였단다.
집안일은 걱정할 거 없다. 브레스크의 날씨는 늘 이 모양이지만, 적어도 여기서는 네 편지도 받을 수 있고, 적당한 가격에 밀가루와 채소를 살 수도 있지 않니? 그리고 네가 말했던 이사에 대한 건 나도 고민해 봤단다. 아가, 정말 오래 생각해 봤지만, 미안하구나. 지금 이 주소는 네 언니가 우리에 관해 알고 있는 유일한 정보란다. 난 항상 나의 두 아이가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단다…… 티신나, 부디 이런 엄마를 용서해 주겠니?
네가 말했던 로도스 아일랜드의 사람들과는 최근에 만나봤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지만, 근데 다들 딱딱한 표정을 짓고 있더구나. 의심받지 않기 위한 건지, '제3국'인지 뭔지 하는 사람들의 제복을 입고 위장하고 있었단다. 다들 고생이 많아 보이더라. 매주 먹을 것과 옷감을 갖고 찾아와서는, 네가 남긴 오래된 물건을 가져간단다. 지난 번에 왔을 땐, 네가 보낸 편지도 보안상 폐기해야 한다며 같이 가져가더구나. 어째서 네가 어린 시절 사미에서 가져온 장난감 같은 것들을 로도스 아일랜드로 보내달라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네게 아직 그곳에 관한 기억이 남아 있는 거겠지. 그러고 보니, 그 사람들이 네가 최근 옛 친구와 연락한 적이 있는지 묻더구나. 하지만 내가 그런 것까지 어떻게 알겠니? 내 귀가 잘 안 들린다고 생각하는지, 그 친구의 이름도 써서 보여주던데, 정말 친절한 사람들이었단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티신나, 그 '페댜'라는 젊은이는 언제 알게 된 거니? 성격은 어떻고? 왜 내겐 말하지 않은 거니?
너와 '옛 친구' 사이의 이야기를 더 많이 알고 싶은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