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Ju
염국 베헤모스의 파편이자, 산해중이 받드는 '이치'. 능숙한 장인은 몸소 실천하며, 두 손을 더럽히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갈림길은 돌아갈 길 없으니 끝까지 나아갈 뿐, 옳고 그름을 묻지 않음은 내 마음에 거침이 없음이라.
CV: 중국어 Yifan Wang · 일본어 아오야마 유타카 · 한국어 이상범 · 영어 Ronald M. Banks
기본정보
[코드네임] 쥐
[성별] 남
[전투 경험] 없음
[출신지] 염국
[생일] 본인이 잊었다고 함
[종족] 미공개
[신장] 182cm
[광석병 감염 상황]
의학 테스트 보고서 참고 결과 비감염자로 확인.
종합검진
[물리적 강도] 우수
[전장 기동력] 표준
[생체 인내도] 우수
[전술 계획력] 우수
[전투 기술력] 표준
[오리지늄 아츠 적응성] 부족
프로필
쥐, 염국 시골을 떠도는 무직 유람객으로, 경험이 풍부하고 견문이 넓다. 존재 자체가 특별하여 역사적으로 연구 가치가 매우 높다. 현재 박사의 초대를 받아 엔지니어링 기술 고문 신분으로 로도스 아일랜드에 잠시 머물며, 일상적인 엔지니어링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임상 진단 분석
의료부와 엔지니어링부의 합동 검사 결과 본 오퍼레이터는 신체 물질 밀도가 상당히 높으며, 비정상적인 음영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 순환 및 운동 계통 내 오리지늄 입자 검사 결과 이상 없음, 활성화 징후 없음, 현 단계로서는 광석병 비감염자로 확인.
[신체와 오리지늄 융합률] 0%
오퍼레이터 쥐가 검사 받기 전 탈착한 신체 부품은 정밀한 교정 및 맞춤 과정을 거친 것이다.
[순환 냉각액중 오리지늄 결정 밀도] 0.005u/L
오퍼레이터 쥐가 자신의 신체 각 부위별 댐핑 데이터를 공유해주었으며, 이는 엔지니어링부의 기계 유지보수 작업에 엄청난 도움이 되었음을 정중히 선포한다!
쥐 씨는 무려 17번이나 검사를 받은 후에야, “장비 문제가 아니니 검사할 필요 없네.”라고 말했어. 솔직히 말하면, 이 노인이 계속해서 검사를 받은 이유가 그냥 검사 장비를 연구하기 위함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건데 말이야……
——어느 의료부 오퍼레이터
파일 자료 1
오퍼레이터 쥐의 전신 검사는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우리는 그에게서 무언가 비밀을 찾아내려 했으나, 간단한 기계적인 작용을 제외한다면 이 신체는 현대 과학 기술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그 작동 원리를 파악할 수 없었다. 다만 쥐 본인의 진술에 따르면, 자신이 '환골탈태'했던 그 시절에도 사방을 유람하며 염국 곳곳의 전원 속에 잠복해 있었다고 하니, 어쩌면 이게 염국에서 집집마다 아이들을 겁줄 때 하던 기계 인간 소문의 진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쥐는 이에 관해 남들과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는데…… 자신이 사람들에게 미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으니, 결국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쥐가 신체를 자유롭게 탈착할 수 있는 특성을 고려해, 엔지니어링부는 우리에게 사건의 자세한 정황을 공개했고, 부주의하게 떨어진 부품이 다른 오퍼레이터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할 것을 건의했다.
사건 1: 한 엔지니어링부 오퍼레이터가 쥐를 처음 만났을 때, 연구 목적으로 그에게 머리 구조에 관해 물어본 적이 있었다. 이에 쥐는 자신의 머리를 떼어낸 후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해당 오퍼레이터는 10분 동안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사건 이후 해당 오퍼레이터는 쥐와 관련된 연구를 중단하고 의료부에서 심리 상담을 받았다.
사건 2: 최근 진행된 정비 작업 중, 한 오퍼레이터가 작업대 위에 놓인 손가락 부품들을 발견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오해하는 일이 있었는데, 쥐는 사후에 사과의 뜻을 전하며 다음에는 불필요한 놀람을 방지하기 위해 손가락 부품들을 웃는 얼굴 모양으로 배치해 두겠다고 약속했다.
사건 3: 후방지원부의 보고에 따르면, 어느 날 새벽 한 오퍼레이터가 훈련장 구석에서 검지로 바닥을 규칙적으로 두드리고 있는 기계 팔을 발견했고, 해당 오퍼레이터가 놀라서 지른 비명 소리가 당직자 여럿을 불러오기까지 했다고 한다. 조사 결과, 그 팔은 쥐가 전날 밤 그곳에서 교정 테스트를 하면서, '다른 오퍼레이터의 전투 기술을 배우고 싶다'며 '자신을 대신해서 좀 더 지켜보기' 위해 그 자리에 남겨둔 것인데, 회수하는 것을 잊어버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파일 자료 2
[쥐에 관한 최신 자료 해독 보고서]
기록 번호: 0375687
기밀 등급: ■■
이것은 매우 특수한 조사 기록이다. 우리 맞은편에 앉아 있는 존재의 신체는 피와 살이 아닌 수없이 정밀한 부품으로 구성된 기계로서, 상고 시대 염국 베헤모스의 의식과 기억이 담겨있다. 쥐의 신체는 일찍이 전쟁 도중 붕괴해 흩어졌기에,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쥐의 신체는 그가 어느 '언급할 가치도 없는' 시대에 스스로 만든 것이다. 우리가 쥐에게 어째서 이런 모습을 택한 것인지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인간의 모습을 한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의 하나라네.” 이로써 우리는 쥐가 갖고 있는 이치가 본인에게 중요하다는 것과, 쥐의 존재가 일종의 사상과 이념의 연속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와 관련된 내용의 일부를 사세대의 비밀 자료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세간의 눈으로 보면, 공벌은 결국 승패로 결론이 나기 마련이며, 역사에도 그렇게 쓰여있다. 그러나 쥐는 가장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갈망했다. 승자란 과연 무엇인가? 쥐가 보기에 공벌의 본질은 동일하게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것'에 있었다. 사람은 오직 자신만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지 않으며, 자기 종족을 돌보고 다른 종족을 돌보지 않으니, 타인을 침략해도 되는 대상으로 보고, 존중해야 할 존재로 보지 않는다. 그렇기에 공격하고, 점령하고, 시체로 들판을 채우고, 패권을 부르짖는 것이다. 하지만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날 수 없고, 깨진 가정은 다시 회복될 수 없으며, 짓밟힌 존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냉혹한 승자는 언제나 층층이 쌓인 해골 위에서 피를 바쳐 맞바꾼 영광을 누리는 법이다. 아득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전쟁은 국가나 세력 간의 이익 충돌로 추상화되곤 했다. 하지만 쥐가 본 전쟁의 진정한 모습은 구체적인 피해자들의 모습이었다. 아버지를 잃은 아이, 아이를 묻은 어머니, 실의에 빠져 폐허 속을 거니는 생존자…… 그들은 숫자도 장기말도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쥐는 우리에게 말했다. “승자는 본래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법이지.” 그는 심지어, 승패와 관련된 그 어느 쪽도 실은 사람을 사랑하는 천성이 없는 존재라고 여겼다.
이후, 쥐는 전쟁을 주도한 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던 수많은 전쟁을 이야기했다. 정의로워 보였던 정벌이 결국 무차별적인 학살로 변한 적도 있고, 본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의 반격이었지만, 도리어 침략이 된 적도 있었다. 전쟁은 전쟁만의 논리가 있기에, 주동자의 의도대로 멈추기 어렵다. 전쟁에 뛰어든 이들이 처음에 어떤 이상을 품었든 간에, 결국엔 전쟁의 논리에 휩쓸리게 될 것이며, 본래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을 저지르기 된다.
우리가 아는 바에 따르면, 쥐와 그의 추종자들은 수차례에 걸쳐 전쟁을 막는 행동에 참여한 적이 있었지만, 그 행동이라는 게 그리 거창한 일은 아니었다. 그저 도시를 공격하기 전에 도착해서 쌍방에게 서로의 이해관계를 설명하는 것이었는데, 성공하기도 실패하기도 했다. 과거 그들은 약한 도시를 위해 방어 장비를 설계해 주기도 했고, 강한 쪽에 홀로 가서 전쟁을 중단할 것을 주장한 적도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해득실은 신경 쓰지 않았고, 오로지 무력으로 모든 것을 통치하는 환경 속에서 더 많은 생명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찾아주고자 했다.
쥐에게 승리란, 상대를 공격해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적의를 없애는 것이며, 땅을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었다. 무력을 뽐낸다면 승리를 쟁취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 내일의 패배로 가는 서막일 뿐이다. 인간과 베헤모스 간의 정벌 또한 마찬가지였다. 쥐에게 이것을 막을 능력은 없었으나, 적어도 시비를 판단하는 기준과 반성의 틀은 제공할 수 있었다. 무기를 들 준비를 하면서도, 만약 평화와 공존이 정말로 허무한 꿈과 같은 것인지 자신에게 되물을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사상의 힘이 관철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마지막에 쥐는 우리더러 본인 역시 자신의 의지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저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며, 이것은 그의 본성이다. 그의 사상은 씨앗과 같지만, 사람들은 어떤 씨앗이 거목으로 자랐는지 기억하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거목이 존재한다는 것은, 희망이 꺼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파일 자료 3
모든 것이 혼돈에서 깨어나 질서가 명확해지기 시작하던 시절, 사람들은 자신이 살 곳을 갈망했으며, 배불리 먹고 편히 지내고자 하는 소망 역시 간절해졌다. 당시의 선비들은 곳곳을 돌아다니며 저마다 자기 생각을 주장했고, 자기 뜻을 펼쳤다. 예로 세상을 다스리려는 자, 법으로 세상을 다스리려는 자, 자연의 순리에 맡기려는 자, 권모술수를 부리는 자 등, 정말 많은 수단과 방법이 있었다. 혼란스러웠으나, 그 혼란 덕분에 생기가 돌았고, 논쟁이 끊이지 않았으나, 그 논쟁 덕분에 서로 발전할 수 있었다. 서로의 입장은 달랐지만, 전부 사람과 세상을 더 나은 모습으로 바꾸고자 하는 커다란 뜻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후로 그런 시대는 다시는 오지 않았다.
가능성으로 가득한 시절이었지. 어쩌면 그때는 인간과 베헤모스가 조화롭게 공존할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가능성 역시 나중엔 그의 집념과 이기심에 묻혀버렸다네.
——쥐
쉐이가 일으킨 전쟁은 인간과 베헤모스 사이에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균열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 변국에 대응하기 위해 일련의 새로운 학설이 탄생했다. 그들은 외적을 물리치는 것으로 내부를 평안하게 하며, 관계에 따른 차이를 두고 신분의 높고 낮음에 의한 질서를 세울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모두 인간과 베헤모스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생존의 위협이며, 염씨의 모든 것은 베헤모스의 쇠락 위에 세워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민심을 하나로 모으고 질서를 공고히 하여, 닥쳐올 대규모 전투에 관한 공통된 인식을 모아야 했다.
이런 판국에 쥐가 고수했던 '겸애'라는 것은 그야말로 상식을 벗어난 것이었다. 많은 선비들이 코웃음을 쳤고, 이것을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 사람의 이기심과 세상의 위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우스갯소리로 치부했다. 그러나 일찍이 쥐의 이념에 감화되어, 그를 구석까지 따라간 사람들이 있었고, 이들은 자신의 생업을 유지하면서 미약한 힘으로나마 계속해서 이 허황되어 보이는 이상을 실천했다. 그리고 이 집요하면서도 이성적인 사람들을 '산해중'이라고 불렀다.
어쨌든, 쥐에겐 베헤모스로서의 '죄'가 있었다. 쥐는 자신이 추종자 곁에 계속 머물게 되면, 그들에게 재앙을 가져올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전쟁의 그림자는 쥐와 인간이 함께 개척한 들판에 드리웠고, 쥐의 존재 자체가 산해중의 머리 위에 매달린 날카로운 칼이었다. 정벌이 시작되면서 산해중은 쥐를 잃고 뿔뿔이 흩어졌으나, 역설적으로 그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수백 년이 지나고, 산해중은 이제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일부 분파는 역사 속에서 사라졌고, 일부 분파는 대를 이어 전승되는 과정에서 최초의 이념을 벗어났다. 쥐가 제창한 도리는 몇몇 후세 사람들에 의해 간소화되거나 왜곡되었으며, 다른 여러 사상과 한데 섞인 끝에 결국 원래의 모습을 완전히 잃게 되었다.
쥐는 이런 변화의 이유를 이해했다. 원한은 원한을 낳고, 피는 피로 씻어내는 법, 수백 년의 시간은 그 어떤 온건한 이론이라 할지라도 후세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급진적으로 바뀌기에 충분했다. 베헤모스 중에도 이로 인해 고집스럽게 변한 개체가 있는데, 인간이라고 다를까?
사람들이 쥐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존경심, 당혹함, 감출 수 없는 실망도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기대했으나, 쥐가 가진 것은 수백 년 전의 도리, 지금은 이미 시간 속에 사라진 도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쥐는 놀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주장이 어떤 시대에서든 주류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파일 자료 4
쥐가 천하를 안정시킬 도를 찾는 유일한 구도자인 건 아니었다. 쥐와 달리 허우의 이념은 단편적인 말 속에 흩어져 있었고, 우화를 빌렸던 때도 있기에, 약간은 황당무계하기도 하지만 사람에게 깊은 깨달음을 줬다. 누군가는 그를 세상을 업신여기는 존재라 여겼으며, 누군가는 그의 말을 은둔자의 한가한 소리로 여겼지만, 그의 웃음과 욕설 속에서 더 본질적인 무언가를 볼 수 있던 소수의 사람들도 있었다.
쥐와 허우의 만남은 매번 긴 논쟁으로 끝이 났다. 그들의 엇갈림은 보다 근본적인 것처럼 보였다. 쥐는 적극적으로 세상에 뛰어들어 공격적이지 않는 겸애의 방식으로 천하를 바꿀 것을 주장했으나, 허우는 냉담한 눈빛으로 모든 인위적인 노력은 헛수고가 될 뿐이니 자연에 순응하고 세상 밖을 자유로이 노니는 것이 낫다고 여겼다.
쥐가 보기에, 사람의 마음은 감정에 쉽게 가려지는 것이며, 사욕은 없애기 어려운 것이었다. 만약 사람의 주관을 선악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강자는 옳은 것이고 약자는 그른 것이니, 이리되면 질서는 결국 폭력에 종속될 터였다. 그렇기에 보다 높고, 쉽사리 변하지 않는 법칙에 호소해야만 정의가 뿌리내릴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장인이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 규칙이 필요한 것과 같다. 그리고 그 규칙은 실천 속에서 탄생하기 마련이었다.
허우가 보기에 쥐는 매우 고심하고 있으나, 애초에 '이성'의 방식으로 평화를 전달하려 한다는 것 자체가 분쟁의 근원이었다. 무릇 겸애를 주장하는 자가 있으면 차별을 주장하는 자가 있기 마련이고, 평화를 주장하면 정벌을 외치는 자가 있는 법이다. 옳고 그름의 싸움이 격해질수록, 천하는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그러니 옳고 그름을 잊고, 차이를 잊고, 만물이 자신의 본성으로 돌아가서 각자의 운명에 안주하는 것이 낫다.
쥐는 일찍이 이것이 양보와 초탈의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길은 사람으로 하여금 집념을 내려놓고, 편견을 없애며, 허정무위의 자세로 천지와 함께할 것을 요구했다. 본질적으로 그 길은 사람과 사람의 화합으로 이어지니, 쥐는 사람의 마음속 울타리를 겸애로 뛰어넘으려 했고, 허우는 '초탈'로 해결하려 했다. 방법은 달랐으나 두 사람의 목표는 서로 같았으며, 둘 역시 추구하는 길이 다를지언정 서로의 목표는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예전에 허우는 쓸모없는 큰 나무에 관한 우화를 들려준 적이 있었다. 그 나무는 휘어진 데다, 못생겼고, 푸석푸석했기에 기둥을 만들 수도, 기구를 만들 수도 없었다. 하지만 쓸모없었기 때문에 베이지 않고 천수를 누리며 한 지역을 지킬 수 있었다. 허우는 쥐가 평생 '유용함'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쥐의 수성 병기는 정교했고, 실용적이었고, 학설은 지극히 간단하면서 선했다. 또한, 이 모든 노력은 모두 구체적이고 활용적인 목표를 지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견고한 성벽도 언젠가 무너지는 날이 오고, 아무리 정교한 병기라도 언젠가 파훼 되는 법이다. 수성술로 한 차례의 공격을 막을 순 있을지언정, 끊임없는 사람들의 탐욕과 원한을 막을 순 없었다.
사람이 정말로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수성 병기는 쓸모가 없다. 쥐는 이 점을 알고 있었고, 그가 추구하는 것 역시 이것이었다. 평화라는 이상, 싸우지 않는 마음, 폭력에 대한 혐오…… 이것들은 만들어낼 수도, 지킬 수도 없는 것들이지만, 오히려 모든 형태를 갖춘 것들의 근본이기도 했다. 둘 중 한 사람은 실용적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초탈한 것이다. 한 사람은 사욕을 내려놓고 타인을 자신처럼 사랑하라 했으며, 다른 한 사람은 차이를 잊고, 세상 만물과 하나가 되라고 했다. 그들의 이념은 아주 달랐기에, 오랜 시간이 흐른다 해도 그 차이가 가져다준 감회를 회상할 수 있을 것이다. 첨예하게 대립하던 서로의 말은, 오직 상대의 입에서만 나왔던 것이기에 각별한 무게를 지녔던 것이다.
승진 기록
쥐는 산해중을 떠났으나, 그의 규칙은 남아 있었다.
그가 반복해서 이야기한 이치와 몸소 보여준 이론, 그리고 그가 죽간과 추종자의 마음속에 새긴 글귀는 보이지 않는 장벽처럼 쥐가 떠난 이후에도 산해중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쥐가 있었을 때의 규칙은 살아 숨 쉬는 것이었다. 규칙은 쥐의 언행을 따라 성장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조정되었으며,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이로움을 안겨줬다. 쥐는 언제 지켜야 하고, 언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었다. 또한, 어떤 사람을 믿을 수 있는지, 어떤 일을 경계해야 하는지, 어떤 이론을 임시방편으로 삼아야 하는지, 어떤 이론을 관철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쥐가 떠나자, 규칙 역시 효력을 잃었다. 산해중은 그의 이론을 받들긴 했으나, 쥐가 만든 들판 속에 남는 것에 익숙해졌기에, 규칙 따윈 아랑곳하지 않는 폭력이나, 순수한 악의에 대처할 수 없었다.
이론이란, 구체적인 상황과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벗어나면 자칫 단순한 이론이 되어버리는 것이 한계였다. 추종자가 그의 모든 말을 기억할 수 있을진 모르나, 그 말 뒤에 숨겨진 정신을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후세 사람들이 그의 학설을 모범으로 받들 수 있는지도 미지수였고, 받든다 해도 전승 도중 원래의 의미에서 벗어나는 것을 피하기는 힘들었다.
쥐도 물론 이런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한 도시와 한 무리의 사람을 지킬 순 있었으나, 모든 것을 포용할 수는 없었다. 그는 한 사람과 한 지역을 가르칠 순 있었으나, 이론이 정확하게 이해되고 운용되는 것을 보장할 수는 없었다. 생명이 아무리 길다 한들, 영원할 수는 없다. 제아무리 베헤모스가 강대하다고 한들,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까.
쥐는 생각했다. 만약 그 사람들이 자신을 따르지 않았다면 산해중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사람들은 각자 다른 길을 나아갔을 것이다. 그가 지켜주지 않았다면, 그의 이론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함께하거나, 생사를 함께할 사람들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애초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가 이끌었던 사람들이 더 나은 운명을 누릴 수 있었을까?
이 문제의 답은 알 수 없다. 어쩌면 답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규칙은 결국 잊히고 왜곡되기 마련이다. 사람들 역시 자신의 본능에 따라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나의 이치가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지 않는다. 다만 어느 날, 어느 장소에서 누군가 그 이치 덕분에 덜 고통받고, 죄를 덜어낼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한다네.
——쥐
- 어시스턴트 임명
- 스스로 문서를 관장하다니, 좋은 마음가짐이다. 함께 일을 도모하는 이상, 업무에 빈틈이 있다면 가차 없이 지적하겠네. 우선 하나, 이 계획안의 '정비가 필요한 기계 설비' 란에 내 이름이 보이는데, 뭔가 착오 아닌가?
- 대화 1
- 전쟁의 조정자는 창검을 들지언정 인의를 저버리지 않네. 그것을 허세 부리는 데 쓰는 건 혈기 넘치는 범부들뿐이지…… 살생을 잘 못하냐고? 훗, 관심이 없을 뿐이네. '공격하지 않음'은 '공격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 여차하면 이 석궁이 그만한 힘을 보여줄 것이야.
- 대화 2
- 이번 전역을 평온하게 수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겠지. 허나, 염국인이 깊게 고민해 봐야 할 일들도 여럿 남아 있네. 이 전쟁을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가, 그 바둑판의 돌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그런 것들 말일세…… 이 땅에서 태어나는 수많은 이야기는 결국, 이 땅에 살아가는 이들의 손으로 써 내려가야 하는 것이니 말이네.
- 대화 3
- 박사, 니엔 녀석이 내게 볼일이 있다면 아마 얼마 전에 다 못 끝낸 개조안 얘기를 이어서 하고 싶은 것일 터이니, 이만 실례하도록 하지. 음? 아니라고? 마작 머릿수 채우기? 크흠, 장인 된 자라면 자신의 기예에 전념하고 솜씨를 갈고닦아야 하는 법. 도락에 빠지다니 언어도단…… 한번 따끔한 맛을 보여주고 오겠네.
- 1차 정예화 후 대화
- 저게 검 한 자루로 만 명의 군사를 막아냈다는 아가씨인가? 대단한 기량이군. 협의 기운을 몸에 두르고 있어. 저 아가씨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의'뿐이네만, 그 한 글자에는 천균의 무게가 담겨 있지…… 기개는 좋아. 허나 가혹한 길이 될 게야.
- 2차 정예화 후 대화
- 염국의 역사서를 읽고 있는가? 거기 기록된 '정'과 '벌'의 필법을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지도 모르겠군. 싸우는 건 지겹네만, 그걸 완전히 부정하는 건 아니라네. 도적을 몰아내고, 고향을 지키며, 무도함을 벌하고, 무덕함을 치는…… 그런 식으로 피할 수 없는 싸움도 있는 법이니까 말일세. 내가 싫어하는 건 불의한 전쟁뿐이라네.
- 신뢰도 상승 후 대화 1
- 엔지니어링부의 후학들 말인데, 틈만 나면 내 공방으로 몰려온단 말일세. 젊은이들이 면학에 열심인 건 좋네만, 그렇게 많은 부품을 한두 번 쓰고 버리는 건 낭비가 심하지 않은가. 한번 엄하게 꾸짖어 줘야겠어. 뭣이? 고철을 버린 것뿐이라고? 어느 꼬맹이냐? 이 몸이 직접 본보기를 보여주마!
- 신뢰도 상승 후 대화 2
- 수많은 산과 강 건너 자연의 이치를 구명한다…… 이거야말로 그 늙은 목수가 부르짖던 이념이로군. 애석하게도, 사람들은 그이가 만든 기계 장치의 정교함만 기억에 남겼을 뿐, 물건을 만들어 세상을 이롭게 하려던 뜻은 잊어버렸다네. 직계 제자들조차 저 모양이니 말이야. 초심은 변하기 쉽고, 사람의 본성은 가느다란 실과 같으니.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가.
- 신뢰도 상승 후 대화 3
- 이 팔각구 퍼즐을 귀공에게 양도하지. 내 손에는 과분해서 말이네…… 기계 장치에 능한 자라면 풀어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가? 훗. 까다롭게 사고할수록 마음은 어지러워지고, 결국엔 가장 초보적인 해법조차도 놓치게 되는 법이라네. 요컨대, 귀공도 이것저것 많이 생각하지 말라는 게야.
- 방치
- 잠들었나? 굶주린 자는 먹을 것을 얻고, 추위에 떠는 자는 옷을 얻으며, 지친 자는 휴식을 얻는다…… 이 로도스 아일랜드라는 곳은 가끔 '승평'의 세상이 엿보이는구나.
- 오퍼레이터 입사
- 박사, 소문은 익히 들었네. 나는 쥐, 장인이라네.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고? 훗, 내가 만든 물건을 본 적이 있거나, 혹은 이치를 신봉하는 자들끼리 통하는 게 있는 것뿐이겠지.
- 작전기록 학습
- 창과 방패를 교묘하게 움직여 위기를 벗어난다. 실로 정확하고 훌륭하군.
- 1차 정예화 (승진)
- 능력 있으면 등용한다. 로도스 아일랜드의 방침은 대단하군.
- 2차 정예화 (승진)
- 이종족을 대하는 방식에 관해서, 로도스 아일랜드가 보여준 답으로 큰 배움을 얻었다네. 크흠, 여태까지 가차 없던 말투는 꾸밈없는 성품과 스스로의 신념 때문이었다, 정도로 변명해 두지. 세상은 변해도 진심은 변치 않는 법. 귀공 또한 그렇지 않나.
- 팀 배치
- 전장의 모습은…… 고금 불변인가.
- 팀장 임명
- 수비로 공격을 이루고, 고요함으로 움직임을 제압한다. 모두 이 말을 기억하도록 하게.
- 작전 출발
- 창과 방패는 움직였다. 정정당당하게 전진할 뿐이네.
- 작전 개시
- 활을 당기고, 화살을 먹여라. 허나 항복한 자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되네.
- 오퍼레이터 선택 1
- 완벽한 추론이다.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겠군.
- 오퍼레이터 선택 2
- 압승도 대패도, 공리가 지향하는 곳은 아니라네.
- 배치 1
- 눈이 닿는 곳마다, 보답받지 못하고 정처 없이 방황하는 자들뿐이라니……
- 배치 2
- 한 귀퉁이를 고수하는 것은 곧 '공격하지 않는' 공격이니.
- 작전 중 1
- 만연한 부조리를 일소하여 공으로 만들겠네.
- 작전 중 2
- 고액과 선종의 기로는 일념의 사이에 있네.
- 작전 중 3
- 거짓을 배제하고 이치를 얻는 것에는 한 걸음의 거리가 있네.
- 작전 중 4
- 살생에 집착하다니…… 부당하도다.
- 고난이도 작전 종료
- 위엄으로 싸움을 멈추고, 칼날에 피를 묻히지 않고 이기니, 바람직하구나.
- 3★ 작전 종료
- 적은 대가로 거둔 승리는 모두의 마음에 구원이 되겠지.
- 비 3★ 작전 종료
- 패잔병을 보더라도, 쫓지는 말게.
- 작전 실패
- 내가 새 방책을 강구해 두겠네. 귀공은 먼저 물러나시게.
- 시설에 배치
- 소박하게 정돈되어 있는 것 또한 좋군. 이 잠자리도 철거하면, 사소한 일들도 크게 줄일 수 있겠지.
- 터치
- 무슨 용건인가?
- 신뢰도 터치
- 조용히. 어깨에 있는 파울비스트를 놀라게 하지 말게나.
- 타이틀
- 명일방주.
- 새해
- 취향을 한껏 담아서 어떤 장소를 화려하게 꾸미는 것에는 원래 관심 없네. 허나 귀중한 축제의 장이라고 한다면, 이 휴대용 축포의 성능 시험에는 딱 좋지 않겠나! 이 섬광을, 이 충격파를 눈에 새겨 두게나. 어떤가, 이런 기회가 아니라면 이렇게 방약무인한 짓은 할 수 없으니 말일세. 뭘 멍하니 보고만 있나? 설마 더 떠들썩한 게 좋은가? 그러면 다음 한 발은 귀공이 쏴 보게나.
- 인사
- 묘안이 있으면 한번 논의해 보세.
- 생일
-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에는 나도 어쩔 수 없이 둔감해진다네. 어쩌면 귀공의 생일이 이 긴 여로에 남는 이정표가 될지도 모르겠어…… 그런데 기념일인데도 식사가 이것뿐인가? 크흠, 평소에는 '절약'을 전하고 있네만, 오늘만큼은 특별하네. 제자를 정풍루에 보내 음식을 가져오게 하지!
- 애니버서리
- “이치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고, 옳은 일을 행하기는 더욱 어렵다”라고들 하네만, 귀공이 이루고자 하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니, 실로 험난한 길이 되겠지. 발밑의 길이 반드시 반석이라고는 할 수 없겠네만, 때로는 뒤를 따르는 이들을 돌아보도록 하시게. 그들은 모두 귀공을 위해 자신의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죽음을 앞두고도 물러서지 않는 이들이니…… 나 말인가? 훗, 나 또한 그러하네.
기이한 돌 202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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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세행 202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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