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돌
긴 잠에서 깨어났을 때 육체는 이미 사라졌고, 그것은 돌멩이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다시 돌아왔다. 그것은 경작과 수확이 순환하며 만물이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보았다. 또한, '신선'이 나타났음에도 예전과 같은 분쟁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았다.
등장 오퍼레이터: 쥐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귀공들은 여전히 떠나지 않겠다는 것인가?
그자가 멋대로 일으킨 전쟁에 수많은 생명이 피해를 보았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죄가 저희에게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저희가 떠나야 한단 말입니까?
그것이 세상의 풍파를 뒤흔들려 하니, 난 그것과 같은 동족으로서 개입하고 책임을 질 사명이 있지. 하지만 귀공들은…… 애초에 이 분쟁에 휘말려선 안됐다.
저희는 오랫동안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선생님께서 남겠다고 결심하셨으니, 저희 또한 이런 시기에 등을 돌리고 떠나진 않을 겁니다!
……늙은 목수여, 이것 또한 귀공의 뜻인가?
노인은 침묵을 고수했다. 그의 귀밑머리는 희끗희끗했고, 눈동자 또한 이미 조금 흐릿해져 있었다.
그러나 그의 미간 사이에 서린 꺾이지 않는 마음은 마치 오랫동안 꺼지지 않는 불꽃과도 같아, 그를 유달리 정정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
어찌 이리도 고집스러운 것이야, 기어코 이들을 데리고 이 진흙탕에 발을 들이려 한단 말이냐?
……
잘 알고 있지 않나……
하지만 고집스럽기로는 자네도 마찬가지지 않나? 그 '전쟁을 멈추는' 법이라는 게, 자네나 내가 억지로 한다고 하여 될 일이겠는가?
……
우리 둘 다 분명히 알고 있지 않나……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이 분쟁에 몸을 던지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말일세.
자네는 분쟁을 혐오하지. 그렇다면 이 싸움에 개입해서도, 우리를 떠나라 쫓아내서도 안 되네. 더욱이…… 할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억지로 '전쟁을 멈추려' 해서는 안 되지.
'명철보신'이라…… 허나 그것은 결코 내가 바라는 해결책이 아닐세.
(한숨을 쉰다)
자네가 떠나려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다른 길을 찾아보겠네. 천지가 이리도 넓은데, 분명 다른 해결책이 있을 테지!
만약 그 전설 속의 '기이한 돌'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염국의 '천수'라 불리는 것을 찾을 수만 있다면 말이야.
'기이한 돌'…… 그 '기이한 돌'이라는 것이 어찌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이겠는가?
직접 그들을 '내쫓을' 때까지, 그 사냥 속에서 눈을 감을 때까지…… '기이한 돌'은 보이지 않았고, 분쟁도 여전히 그치지 않았다.
바랐던 것은, 단지 '기이한 돌'이라 불리는 해결책이 아니었다.
천하의 모든 고난과 분쟁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그 '기이한 돌'을 얻기만 하면, 뭐든지 바라는 대로 된다는 말인가?
“산속에 돌이 있고, 돌 속에 신이 있다”라고 분명 책에 쓰여 있었어요. 뭐, 세상은 넓으니까, 이야기의 진위 같은 건 누구도 단언할 수 없긴 하죠.
정말로 그 '기이한 돌'을 얻는다면, 나는 '끝없이 넓은 경작지'를 바라겠네!
차라리 '만 섬의 쌀'을 바라는 게 어떤가?
손발이 멀쩡한데, 식량 정도는 직접 길러야 하지 않겠나? ……'만 섬의 쌀'이라니, 나무도 안 심고 열매만 따 먹으려 들면, 돌 속의 신선도 달가워하지 않을 게야.
자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응? 그 말 그대로의 뜻일 뿐일세.
두 분 또 왜 그러세요……
멈추거라!
돌 요괴다!
어서 멈추라니까!
넌 도대체 뭐야?!
돌이 손에서 떨어진 순간, 돌에서 기이한 외침이 들린 것 같았다.
여자아이는 재빨리 돌을 주워 들고, 곧장 다시 팔을 치켜들었다. 작은 몸이 마치 활시위를 끝까지 당긴 활처럼 팽팽해졌다.
강에 던져선 안 된다!
너, 넌 대체 뭐냐니까?!
……내 말이 들리느냐?
당연히 들리지!
쥐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정교한 기계장치로 이루어졌던 신체는 온데간데없고, 이제 남아있는 것이라곤 파손된, 주먹만 한 크기의 돌 핵심부뿐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수백 년 전 최초의 추종자들이, 그 대대적인 사냥 속에서 목숨을 걸고 자신을 위해 되찾은 마지막 한 가닥의 생존 기회였다.
참으로 신기하군…… 깨어난 뒤로 수년 동안, 돌의 몸으로 강가에서 수많은 사람을 보아왔으나,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는 귀공이 처음이구나.
여자아이가 이내 다시 돌을 던지려 했다……
멈춰라! 참으로 맹랑하구나!
나는…… 한 명의 장인으로, 지난날 큰 잘못을 지어, 이 돌 속에 갇히게 되었단다.
“큰 잘못을 지었다”고?! 역시 던져버려야겠어!
귀공이 생각하는 그런 '큰 잘못'이 아니라……
어허, 멈추라니까!
어찌 이리 장난이 심할꼬…… 귀공의 집안 어른들은 귀공을 대체 어떻게 가르친 것이야?
그쪽이 상관할 바 아니거든!
쯧, 원래라면 함부로 제자를 거두진 않지만…… 오늘부터 나를 따라 이것저것 배우도록 하거라. 예의라는 건 어릴 때부터 배우는 법이야!
그럴 바엔 그냥 물에 던져버리는 게 낫겠네!
소목아……
촌장님!
왜 또 강가에서 놀고 있어? 강물이 병들었으니 멀리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잖니?
여자아이는 황급히 주머니에 돌을 넣고는, 얼굴이 붉어진 채 촌장을 향해 달려갔다.
네 아버지는 지금 이웃 마을의 아저씨, 아주머니들과 강의 병을 고치는 방법을 상의 중이란다. 나도 서둘러 가봐야 해…… 여기는 위험하니까, 착한 아이라면 어서 집으로 돌아가렴.
나도 촌장님이랑 갈래!
……그러자꾸나. 하지만, 절대로 소란을 피워선 안 된다.
촌장님, 드디어 오셨네요. 이 두 사람, 또 싸우기 시작했어요!
흥.
나이도 많으면서! 유치해!
꼬마는 저리 가 있거라. 어른끼리 중요한 이야기 하고 있지 않느냐!
방금 한 말 다 들었는데! '기이한 돌'이라고…… 짠! 내가 주운 돌, 소원을 들어주는 '기이한 돌'이랑 비슷하지?
(이 녀석!)
……본론으로 돌아가지. 지금 우리 마을에서부터 하류의 이웃 마을에 이르기까지, 강물 전체가 짜고 혼탁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네. 이런 물은 마시는 것은 물론, 농사에도 절대 쓸 수 없어.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북쪽 산의 수원지에 가봤지만, 그쪽은 별다른 이상이 없더군.
수도에서도 경고가 없는 걸 보면, 이건 재앙이 아니라 강의 중류나 하류에 문제가 생겨서일 수도 있을 것 같네.
(강물이 짜졌다니…… 이런 상황이라면, 우선 식수난부터 대비해야겠군.)
그런 것도 알아?
……
……소목아!
(말하지 않았느냐,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귀공이 처음이라고.)
당장 급한 것은 식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 마을 우물은 이미 오염되었으니, 강물 상태를 바꿀 수 없다면 북쪽 산의 물을 마을로 직접 끌어올 방법을 찾아야 할 수밖에 없네.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는가?
……
(“대나무를 관처럼 이어, 샘물을 마을로 끌어온다.” 예전에 산에 수해가 났을 때, 늙은 목수가 생각해 냈던 해결책이지. 안타깝게도 당시 인력과 물자의 한계 때문에 결국 실현하진 못했었지만.)
(정말 아는구나?)
(내 말을 그대로 어른들에게 전하거라. 어디에서 들었냐 묻거든, 강가의 행상인에게 들었다고 이야기하면 될 것이야.)
대, 대나무를 관처럼 이어서, 샘물을 마을로 끌어와.
……
……맞아요! 전에 상촉으로 장사를 나갔을 때, 현지 사람들이 죽순대로 수도관을 만들어서 소금 우물의 소금물을 운반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그 사람들 말로는, 대나무 관의 경사와 물이 흐르는 경로의 위치만 잘 조절하면, 모래를 거르고 부평초가 생기는 일도 없이, 아주 맑은 물을 얻을 수 있다던데요.
……이 꼬마가 이런 걸 어떻게 아는 거지?
강가에서 행상인이 말하는 걸 들었어!
그렇다면, 우선 이 방법을 시도해 보겠소?
일단 방법은 이걸로 정해졌네. 봄갈이를 위한 공사는 대나무 관이 다 만들어진 후에 다시 일정을 잡도록 하세.
그렇지만, 대나무 관을 축조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물자가, 참……
비용이 비싸긴 하지만, 이미 결정된 일인 만큼, 두 마을이 한뜻이 되어 함께 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지.
자네들 말대로 하겠네.
이제 내 제자가 될 마음이 들었느냐?
전혀.
근데 너 엄청 많은 걸 아는 거 같더라. “대나무를 관처럼 이어, 샘물을 마을로 끌어온다”라니…… 모두를 도와줄 수 있다면, 아마 그렇게 나쁜 돌은 아닌 것 같아.
왜 날 제자로 삼으려는 거야?
크흠, 겨우 내 말을 들을 수 있는 이를 만났는데, 이리도 예의 없는 장난꾸러기라니…… 그냥 내가 '남을 가르치기 좋아하는' 성미라고 생각하거라!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했잖아…… 그런데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 선생님이 될 수 있어?
귀공은 그저 내가 귀공에게 지식을 전해줄 수 있다는 것과, 귀공 또한 그 지식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 나머지는 나중에 말해주마.
마을 밖의 저수조는 이미 파두었고, 대나무 관도 연결했네. 다만 이음부를 밀봉할 삼베나 옻칠 같은 재료들은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네.
지금 진행도로는, 봄갈이가 늦춰질까 봐 걱정이 되는구먼. 모내기 효율을 높일 방도를 찾아봐야겠어.
인력과 물자를 더 보태는 것 외에, 또 무슨 방법이 있겠나?
이 대나무 관처럼,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게야.
그래, 이 모내기 도구를 쓰면, 두 발로 밟기만 해도 밭에 모를 심을 수 있지. 인력도 적게 들고, 허리에 부담도 덜하니, 참으로 절묘하구나.
소목아, 내가 가르친 것을 바탕으로 이 물건을 더 발전시키려면, 어디부터 손대야겠느냐?
안장 면은 더 가벼운 목재로 바꾸고, 중심부를 비우는 설계를 한다면, 훨씬 가볍고 바람도 잘 통해서 오래 앉아 있어도 답답하지 않을 거야!
음, 좋군, 좋아.
후후, 이거 개량하는 방법을 빨리 농사짓는 아저씨한테 알려줘야겠다!
……
이건 물레방아인가? 아니…… 내가 예전에 보았던 형태와는 전혀 다르군.
소목아, 어서 시범을 보여다오!
알겠어…… 버든아, 조금만 더 힘내! 이것만 다 끝내면 맛있는 거 찾으러 가자!
이윽고 거대한 물레방아가 돌기 시작하자, 각각의 날개 판이 대나무 관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물을 받아 가장 높은 곳까지 끌어올리더니, 새로 만든 목제 홈으로 끌어올린 물을 전부 쏟아냈다.
물보라가 햇빛 아래 하나하나 자잘한 금빛 구슬이 되어 부서지더니, 이내 맑은 은빛 줄기가 되어 모였고, 이내 오랫동안 물을 기다려온 논두렁으로 흘러 들어갔다.
물레방아가 물을 끌어오고, 물이 논밭을 적시며, 논밭에서는 농작물이 자라나고, 농작물이 사람을 먹여 살린다…… 쥐는 이런 풍경을 수천수만 번이나 보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그에게도 놀라움을 줄 만큼 새로움이 있었다.
너 아는 게 그렇게 많으면서, 설마 예전에 이런 걸 본 적이 없어?
처음 보았다.
이건 우리 마을 사람들이 함께 개량한 물레방아야! 다들 매년 농사지으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보니, 점차 이런 모습으로 바뀌게 됐어!
버든비스트로 가로대를 끌게 하여 그 힘으로 물레방아를 돌리다니…… 물을 끌어 올리는 효율이 확실히 예전보다 훨씬 뛰어나졌군.
훗…… 언젠가 이 대지에서 고난이 사라진다면, 논밭에 몸을 숨기고, 분쟁과는 연이 없는 허수아비나 되어볼까.
이 영감이 정말! 다들 농사짓고 있는데! 혼자 팔짱 끼고선 옆에 서서 보기만 하겠다는 거야?
이 녀석…… 정말 갈수록 예의가 없어지는구나!
원리는 모두 이해했으니, 이제부터는 실전 경험을 쌓을 차례구나.
어? 지금 바로……?
배움의 길에서 가장 기피해야 할 것은 게으름이다. 입으로만 이치를 떠들고 직접 실천하지 않는다면, 결국엔 참된 지식을 얻기 어려운 법이지.
오늘부터 귀공은 날 데리고 마을 곳곳을 두루 다니도록 하거라. 그리고 혹시라도 망가진 기구를 보거든, 직접 손을 대어 고쳐보거라.
다만 기억하거라, 돌의 비밀은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도록 극히 주의해야 한다.
……알았어!
혹시 다들 보지 못하셨어요? 진짜 이상하기 짝이 없다니까요!
오밤중에 풀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게 뭐 그리 드문 일이라고. 아마 파울비스트가 장작더미라도 지나갔나 보지.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크기가 사람 반만 한 귀신 그림자였다고요…… 딱, 딱 요 꼬마만 했는데!
이 사람 참, 밖에 좀 나갔다 오더니 아주 이야기꾼이 돼서 왔구먼.
……
(내가 뭐라 했느냐? 들키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그리 말했거늘!)
(그냥 '귀신 그림자'라고만 했지, 나라고는 안 했잖아……)
이상한 일이라 하니, 나도 요즘 들어 들은 게 꽤 있긴 하네. 그런데 하나같이 다 좋은 일들이더군.
마을 어귀에 있는 왕 아줌마 말로는, 며칠 전에 빗자루가 망가지는 바람에 속상해했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망가진 빗자루가 저절로 고쳐져 있었다지 뭔가!
(들었지! 아빠는 날 칭찬하고 있다고!)
(웃을 거 없다, 고작 빗자루 하나 고치는 데 얼마나 걸린 게냐?)
그뿐만이 아니라, 또……
그 말대로라면, 물건을 전문적으로 고쳐주는 신선이 있는데, 그 신선이 마침 우리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겁니까?
……
어쩌면 마을의 어떤 장인이 별 뜻 없이 좋은 일을 한 거겠지. 설마 이 세상에 정말 신선이 있다고 믿을 수는 없으니……
만약에 정말 물건을 고쳐주는 신선이 있다면, 추수할 때 쓸 정미기나 미리 튼튼하게 고쳐주셨으면 좋겠구나.
실은 내가 이번에 온 것도, 바로 그 추수 문제를 상의하기 위함일세……
천 겹의 벼가 물결치고, 벼 이삭에 알이 꽉 찼으니, 올해는 풍년이 들 것 같군.
당연하지! 봄부터 가을까지, 모두 있는 힘껏 일했으니까!
다들 논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네 녀석만 여기 몰래 숨어 빈둥거리는구나.
빈둥거리다니! 요 며칠 내가 얼마나 많은 기구를 고쳤는데!
지난 몇 달 동안 사람들이 쓰다 망가뜨린 것들이랑, 땅 파는 삽, 마당에 있던 빗자루, 물 긷는 나무통이랑 멜대까지…… 선생님도 내가 고치는 걸 다 봤잖아!
자꾸 그렇게 말하면, 이제 마을에서 새로 만든 기발한 물건들을 다시 안 보여줄 거야!
이 녀석이……
……
저기 쥐 선생님, 이제는 알려줄 수 있어? 예전에 저지른 큰 잘못이 뭐야?
……
아주 오래전, 나는 산과 바다 사이에 거주하던 이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들에게 수많은 기술을 전수했고, 그들 또한…… 내게 진심으로 보답했었지.
허나 수년 뒤, 전쟁의 불길이…… 끝내 그 산으로까지 번지고 말았단다.
그럼 쥐 선생님은 그때 모두의 제안에 따라 그 산을, 그 나라를 떠나야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 사람들을 데리고 왕의 군대나…… 선생님의 동족에게 맞서는 게 아니라?
쥐 선생님은, 선생님 때문에 분쟁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거야?
……
난…… '떠나는 것'은 가장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해! 아빠가 그랬어, 등을 돌리고 '가버리는 것'은 가장 쉬운 일이라고. 그건 그냥…… 도피일 뿐이야!
또 내가 크면 어려운 일을 많이 만나게 될 거라고도 했어. 농사가 잘 안된다든지, 얼마 전처럼 강이 병든다든지, 그리고…… 음, 아무튼 이것들 말고도 잔뜩!
하지만 우린 손발이 멀쩡한데, “나무도 안 심고 열매만 따 먹으려고” 해서는 안 되지!
그러니까, 분쟁의 해결책이 그냥 '떠나버리는 것'이어선 안 돼. 더 좋은 해결책은, 분명 나중에 또 떠올릴 수 있을 거야!
……
얼마나 아이다운, 순수하고 올곧은 말인가.
앞날이 아직 창창하니, 살아가며 천천히 깨달아야 할 일들이 참 많겠지.
허나, 내가 일으킨 분쟁 속에서, 어떻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
세상의 그 수많은 분쟁 속에서, 또 어떻게 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
이야, 꼬마야 일찍 일어났네.
뭘 그리 급하게 뛰어가니, 조심하렴……
말려도 소용없어. 올가을 수확이 좋아서인지 다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거든. 녀석은 아빠 일을 거들려고 저리 서두르는 게야.
정말 보기 드문 풍년이군요……
자네는 내년에 마을에 남을 건가, 아니면 계속 외지에 나가 일을 찾을 겐가?
해마다 풍년이 든다면야, 어느 누가 재앙을 무릅쓰고 여기저기 일을 찾아다니겠습니까.
그렇지…… 아아, 자네 몇 달 전부터 직업을 바꿔서 이야기책을 쓰기 시작했다지…… 그 '기이한 돌' 이야기랑 우리 마을의 기이한 일들을 말이야.
이웃 마을 사람들 말이, 그 책이 그쪽에서 아주 유행이라더군. 심지어는 상촉까지 팔려나갔다며, 꽤 잘 나간다고 하더구먼?
나중에 정말로 큰돈을 벌게 되거들랑, 새해에 우리한테 맛있는 거나 좀 대접해 주게나.
아유, 제가 그 정도는……
촌장님……
……
겨울부터 가을까지, 추위와 더위를 가리지 않고 대나무 관을 만들어 수로를 내었으며, 도랑을 치고 강둑을 쌓았다. 게다가 모내기 도구와 물레방아를 고쳤고……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이 땅에 수많은 인력과 물자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
방법이 있을 걸세.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으게. 당장 급한 건 우선 막힌 수로부터 전부 뚫는 것이네.
하지만 그 도구들은, 봄여름에 쓰고 나서 아직 수리도 다 못 했잖소.
그렇다면 우선 논의 고인 물부터 빼내게, 살릴 수 있는 벼가 있으면 최대한 살려야 하네!
도구도 없이 어떻게……
그럼 당장 가서 수리하게나! 수리할 시간이 없다면 손으로, 대야로라도 퍼내야겠지!
촌장님……
소목아, 방해해선 안 된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앗, 그러니까…… 아마 도구들은 이미 고쳐져…… 있을걸?
소목아, 지금 농담할 때가 아니라……
농담 아니야! 가서 보면 알 거라구!
……가보자꾸나!
이 도구들이 어떻게……
나무통, 삽, 호미…… 수년간의 노동으로 망가졌던 도구들이, 지금은 낡은 창고 안에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자세히 보니 대부분의 도구가 얼추 수리되어 있었는데, 비록 정교하지는 않을지언정, 충분히 사용할 수는 있을 정도였다.
수가 많지는 않지만, 급한 대로 쓰기엔 충분하겠어!
어서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거라, 모두 여기로 오라고……
위험하니까 천천히 다니세요!
촌장! 논에 고인 물은 어떻게 처리할 계획이오?
남자는 행색이 먼지투성이에, 몸에는 아직 시린 새벽 서리 기운이 서려 있었다.
……당신네 마을 도구들이 전부 수리됐다고?
호미, 나무통, 멜대, 물레방아까지…… 이것들만 있으면, 어쩌면 할 수 있을지도……
촌장, 당신네 도구들 좀 빌려주시오!
당신들, 이게 무슨……?
자네도 보다시피 우리 마을 상황도 그리 낙관적이지가 않네.
*염국 욕설*! 처음에 두 마을이 한뜻이 되어, 함께 이 난관을 헤쳐 나가자고 한 게 대체 누구였소?!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네.
……미안하네. 하지만 도구가 없더라도 자네 마을 사람들이 다 같이 뜻을 함께한다면, 맨손으로라도 이 난관을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네.
이거 참, 논밭을 살리는 일이 끝나자마자, 정말로 이 돌을 사당에 모셔다 놓았구먼.
자네 정말 책 쓰다가 정신이 나간 건 아니겠지? 꼬마애가 주워 온 부서진 돌 따위가, 어떻게 진짜 '기이한 돌'이란 말인가?
저도 처음엔 그저 전설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돌이 마을에 나타난 뒤로, 망가진 물건이 스스로 고쳐지고, 풍년이 들었죠. 심지어 그날 그 도구들은 영문도 모르게 모두 멀쩡해져 있었고요.
……만약 전설처럼 정말로 어떤 '기이한 돌'이 있는 거라면, 속는 셈 치고라도 믿어보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살려낸 이 수확물들은, 우리가 호미질하고 쟁기질해서 스스로 얻어낸 것이지 않은가?
말이야 그렇습니다만, 그날 저절로 수리된 도구들은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마을의 손재주 좋은 누군가가……
이 마을에 장인이 이제 몇이나 남아 있습니까?
……
신은 믿지 않는다고 하셨으면서, 오늘 이 사당엔 또 왜 오신 거고요?
……
……“속는 셈 치고라도 믿어보고 싶어서”라네.
밖이 소란스러운데요……?
당신들 뭐 하는 거야!
왜 내 돌을 뺏어가려는 거야?
꼬마야, 비켜라! 우리는 '기이한 돌'을 모시러 온 거지,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다!
남의 물건을 빼앗는 것만으로도 막돼먹은 짓이거늘, 어째서 어린애까지 괴롭히는 것이야!
잠시 빌려 쓰겠다는 것뿐이잖아요! 왜요? 당신네 마을만 그 폭우 때문에 잠기지 않고 운 좋게 화를 면했는데, 다른 마을은 돌의 힘으로 풍년을 바라면 안 된다는 거예요?
허튼소리! 우리가 이 땅에 얼마나 많은 심혈을 들였는지 알고나 하는 소리인 거야! 대나무 관, 모내기 도구, 물레방아, 정미기…… 어느 것 하나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지 않은 게 없어!
허튼소리는 네가 하고 있겠지! 너야말로 '기이한 돌'을 믿지도 않는다면서, 왜 굳이 이 사당에 와서 향을 피우고 절을 하는 것이냐?
난……
옳지, 마침 이 행상인도 여기 있구먼. 자네가 말해보게! 자네의 이야기책 속에 꼬마가 농부들에게 모내기 도구를 개량하는 걸 알려줬다는 내용은 진짜인가, 아니면 지어낸 얘긴가?
……그 농부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꼬마가 하루 종일 돌을 품에 안고 마을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는 것은 진짜인가, 아니면 지어낸 얘긴가?
(소목을 힐끗 바라본다)
어찌 됐든 간에, 이 돌은 우리 것입니다.
맞아!
행상인의 뒤에서 더 많은 사람이 맞장구를 치며 나섰고, 이에 이웃 마을 사람들도 조금도 물러섬 없이 맞섰다……
폭우가 내렸던 날…… 어째서 당신들 마을에서만 수리된 도구들이 느닷없이 쏟아져 나온 거죠?
어째서 당신들만 어려움을 넘길 수 있던 건데요?
틀림없이 어떤 기이한 힘이 있었던 거예요. 그래요…… '기이한 돌'의 힘이 분명해요!
방금 한 말 다 들었는데! '기이한 돌'이라고…… 짠! 내가 주운 돌, 소원을 들어주는 '기이한 돌'이랑 비슷하지?
대, 대나무를 관처럼 이어서, 샘물을 마을로 끌어와.
……이 꼬마가 이런 걸 어떻게 아는 거지?
고작 꼬마 녀석이, 이런 걸 알고 있다고?!
만약 그게 정말 전설 속의 '기이한 돌'이고, 그 돌이 그런 기적을 가져온 거라면…… 의가 상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가 반드시……
……
(꼬마야 잘 들어라. 두 마을 사람들이 싸우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면, 내게 해결책이 하나 있구나.)
(쥐 선생님?!)
(처음 만났을 때 귀공이 하려던 것처럼, 날 강물에 던져버리거라. '기이한 돌'만 사라지면, 분쟁도 자연히 해결될 테니.)
(선생님, '떠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거야?)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면, 이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귀공에게는 이미 충분한 지식을 전수했다. 앞으로는…… 스스로 정진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무리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금방이라도 싸울 것만 같았다.
(안 돼……)
다들 그만 해!
아이의 목소리가 작은 사당 안에 유난히 크게 울려 퍼졌다.
(꼬마야……)
(돌을 들어 올린다)
다들 이게 '기이한 돌'이라고 하니까, 잘 봐! 이 돌에 대체 무슨 특별한 점이 있다는 거야?
사람들은 가까이 다가와 자세히 살펴보았다. 아이의 손바닥 위에 가만히 놓여있는 짙은 녹색 돌은, 빛이 나지도 않고 어두운 것이, 확실히 그저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돌로만 보였다.
그, 그 비 오던 날의 도구들은…… 내가 고친 거야!
……
하? 네가? 그럼…… 네가 이야기책 속 방법을 생각해 낸 걸 넘어서, 직접 물건까지 고칠 줄도 안다는 거냐!
…… 할 수 있어!
여자아이가 능숙하게 두 토막 난 나무 자루에 덩굴을 감자, 망가졌던 호미가 이전보다 훨씬 더 견고해졌다.
……
우리는…… 지금까지 계속, 우리의 손으로 벼를 키웠었잖아?
왜 고작 한 번의 폭우 때문에…… 우리의 힘보다도, '기이한 돌'이나…… '신선' 같은 게 존재한다고 믿어버리는 거야?
왜…… 고작 돌 하나에 기대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
왜…… '기이한 돌' 하나 때문에 사이가 틀어지고, 이렇게까지 싸우게 된 거야?
우리는 분명, 스스로 해낼 수 있는데!
……
오늘의 햇살은 희미했고, 텅 빈 들판은 마치 두꺼운 눈이 내린 것처럼 황량해 보였다.
다 됐다!
정말로 이 꼬마 말만 믿고, '기이한 돌'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여기 밭에 심어두다니.
이 밭에 심어둔 것은, 그날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고, 내년에는 부디 매우 좋은 날씨가 찾아와, 진정한 풍년이 들었으면 하는 모두의 염원을 심은 것이기도 하지.
만약 이 '기이한 돌' 안에 정말 신선이 있다면…… 아마 그 신선도 사람들이 힘을 합쳐, 강변까지 황금빛 이삭이 펼쳐진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싶네.
……
수백 번의 봄과 가을 동안 썩고 부서진 후에야, 쥐는 마침내 다시금 새로운 육신을 갖게 되었다.
훗! 언젠가 이 대지에서 고난이 사라진다면, 논밭에 몸을 숨기고, 분쟁과는 연이 없는 허수아비나 되어볼까!
그 말 참…… 꼬마가 대체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웠는지 도통 모르겠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