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너를 위한 우산

너를 위한 우산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볼시니의 일이 일단락된 후, 라비니아는 루비오의 딸 루나를 잠시 맡게 되지만, 루나의 상태가 조금 걱정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텍사스, 텍사스 디 오메르토사, 페넌스, 비질


라비니아

다녀왔습니다.

라비니아

……루나? 어디 있나요?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 방안을 한 바퀴 둘러본 라비니아는, 결국 구석의 책상에서 자신이 찾는 대상을 발견했다.

자신이 읽었던 책들이 가득 놓여 있는 책상 위, 책들의 한가운데에 한 소녀가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

잠든 소녀

아빠……

라비니아

……루나.

루나

흐음…… 어?

라비니아

죄송합니다. 시끄러워서 깬 건가요?

루나

저…… 잠들었었나요?

라비니아

네.

루나

라비니아 언니, 저 오늘 이 책 다 읽었어요.

루나

언니가 메모한 것도 다 읽고, 제 생각도 조금 써봤어요.

라비니아

……

라비니아

정말 대단하네요. 제가 학생일 때는 이 책을 다 보기까지 한 달이나 걸렸는데, 고작 일주일 만에 다 읽으시다니.

루나

학교도 휴학했으니, 집에서라도 열심히 공부해야죠.

라비니아

죄송합니다…… 신도시의 교육 자원을 할당받으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라비니아

최대한 빨리 새로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루나

그게 라비니아 언니의 잘못은 아니잖아요.

루나

아버지께서 그런 일을 저지르시고 나서부턴, 저도 더 이상 그 학교에 다니고 싶지 않았어요.

루나

오히려 라비니아 언니가 저를 받아주셨으니, 제가 감사하죠.

라비니아

저는 당신 아버지께 당신을 돌봐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어찌 됐든 간에, 저 역시 루비오 장관의 딸이 거리를 떠돌아다니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었고요.

루나

……사실, 저는 학교에 안 가도 상관없어요.

루나

어차피 누구나 다 제가 루비오의 딸인 걸 알잖아요.

라비니아

……하루 종일 공부했으니, 좀 쉬세요. 저는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루나

아니에요, 저 아직 멀쩡해요. 저도 도울게요.


루나

……라비니아 언니, 제가 왜 요리를 할 수 있는지 아세요?

라비니아

왜인가요?

루나

식료품 시장을 둘러보고 패밀리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것, 이 두 가지는 아버지가 식품안전부 장관으로서 평소에 가장 자주 하셨던 일이거든요.

루나

패밀리에게 요리해 주실 때면, 아버지는 보통 손님과 자리를 함께하셔야 하니까, 돌아와서 저와 엄마에게까지 밥을 해주실 수는 없었죠.

루나

그리고 엄마는 요리하는 걸 좋아하지 않으셨어서, 아버지는 제게 요리 기술을 전수해 주셨어요.

루나

그래서 집에서의 식사는 제가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죠.

루나

예전에는 요리할 때마다 마음속으로 아버지를 욕하곤 했어요.

루나

지금도 그렇고요.

이슬이 맺힌 파를 식칼이 매섭게 썰어내며, 도마와 사이좋게 부딪히기 시작했다.

루나

아버지는 정말 바보 같아요. 왜 꼭 그렇게 하셨어야만 했을까요……

라비니아

……루나, 아직도 루비오 장관을 용서할 수 없는 건가요?

루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이제 와서 제가 용서를 하든 안 하든, 아버지는 돌아오시지 못하는데.

라비니아

……괜찮습니다, 루나.

라비니아

제가 곁에 있을 거니까요.

루나

죄송해요…… 저는…… 모르겠어요.

라비니아

……내일, 우리 함께 살루초 패밀리에게 가서 이 일을 매듭짓도록 하죠.

라비니아

당신은 루비오 장관의 딸입니다. 법적으로 그렇게 할 권리가 있어요.

라비니아

하지만 당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저도 강요하지는 않겠습니다.

루나

……가겠어요.

루나

아무리 바보 같은 아버지였다지만, 시신을 그냥 패밀리에게 맡겨두기에는 너무 안쓰러워요.

루나

그리고, 라비니아 언니도 아버지 일이 이렇게 흐지부지되는 걸 원치 않으시잖아요, 그렇죠?

라비니아

어찌 됐든, 살루초 패밀리는 제대로 설명을 해야 할 겁니다.


???

요즘 볼시니에서 제일 잘 나가는 대법관님 아닙니까?

라비니아

저는 여기 알베르토 씨가 있는 줄 알았는데요.

???

알베르토 님은 더 이상 볼시니에 계시지 않습니다.

???

알베르토 님께서는 이미 당신이 루비오 씨의 시신을 요구하러 올 걸 예상하시고, 저희에게 당신을 잘 보필하라고 특별히 분부하셨습니다.

???

그런데, 정말 루나를 데리고 오실 줄은 몰랐군요.

루나

……당신, 본 적 있어요. 아버지의 부하였죠.

직원 테레사

기억해 줘서 기쁘네. 테레사라고 부르렴.

루나

지금은 살루초 패밀리 사람인가요?

직원 테레사

맞아, 루비오 씨도 알고 있었지.

루나

……

직원 테레사

걱정하지 마세요, 라비니아 씨, 알베르토 님께서 이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라고 특별히 분부하셨으니까요.

라비니아

루비오 장관의 시신을 제가 직접 찾으러 와야만 했는데, 이런 걸 깔끔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직원 테레사

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안 되죠.

직원 테레사

루비오 씨의 죽음은 살루초에 큰 번거로움을 가져왔습니다.

루나

……

직원 테레사

아, 미안, 가여운 루나. 널 상처 줄 생각은 아니었어.

직원 테레사

저와 제 동료들 대부분에게, 루비오 씨는 꽤 잘 맞는 상사였죠. 그 죽음에는 저희도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라비니아

저희는 당신과 이런 이야기나 하러 온 게 아닙니다.

직원 테레사

설마 판사님은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는 건가요?

직원 테레사

루비오 씨의 연설이 감동적이었을진 모르지만, 저는 지금까지도 그 총성을 기억한답니다.

직원 테레사

하지만…… 그 후로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요.

직원 테레사

제가 보기엔,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습니다.

직원 테레사

그저 아버지를 잃은 아이 한 명이 남았을 뿐이죠.

직원 테레사

루나, 그동안 잘 지냈니?

루나

……라비니아 언니가 잘 보살펴 주셨어요.

직원 테레사

다행이다, 다행이야.

직원 테레사

그렇지만, 판사님은 새로운 도시에 중요한 분이시잖니. 늘 바쁘실 텐데. 내 생각엔 널 돌봐줄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구나.

직원 테레사

후, 너희 아버지도 참으로 모지시다. 너를 남기고 아무런 의미도 없이 가셨으니.

루나

아버지의 죽음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세요?

직원 테레사

너에게 거짓말하고 싶진 않구나.

직원 테레사

신도시를 그 벨로네 패밀리의 도련님과 우리의 친절한 판사님에게 맡긴다 한들, 그 둘이 뭘 할 수 있겠니?

직원 테레사

판사님, 당신은 진심으로 패밀리가 없는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루나

……

라비니아

테레사 씨, 저희는 당신과 논쟁하러 온 게 아닙니다. 그저 루비오 장관의 시신을 찾으러 왔을 뿐이죠.

직원 테레사

당연히 그러시겠죠.

직원 테레사

두 분을 모시고 루비오 씨의 시신으로 안내하세요.

과격한 패밀리 멤버

어이, 따라오라고.


라비니아

루나, 저 사람 말에 현혹되지 마세요.

라비니아

그저 우리를 자극하려는 것뿐입니다.

루나

……

과격한 패밀리 멤버

말이라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판사 아가씨.

과격한 패밀리 멤버

테레사의 말에 일리가 있는지 없는지는, 당사자인 네가 제일 잘 알고 있잖아?

과격한 패밀리 멤버

너나 레온투초 도련님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보기엔 너희가 하려는 일이 정말 우습거든.

과격한 패밀리 멤버

설마 한두 마디 말로 패밀리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면, 시칠리아 부인이 정말로 너희를 마음에 들어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루나

……


루나

아버지의 죽음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세요?

직원 테레사

너에게 거짓말하고 싶진 않구나.

직원 테레사

신도시를 그 벨로네 패밀리의 도련님과 우리의 친절한 판사님에게 맡긴다 한들, 그 둘이 뭘 할 수 있겠니?

직원 테레사

판사님, 당신은 진심으로 패밀리가 없는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루나

(작은 목소리로) 미안해요, 라비니아 언니.

라비니아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합니다. 애초에 패밀리의 사전에는 '공정'이라는 말이 없으니까요.

라비니아

그리고, 비록 지금은 시칠리아 부인의 힘을 빌리고 있지만, 훗날 부인께서도 저희를 인정하실 겁니다.

과격한 패밀리 멤버

말은 엄청 자신만만하게 들리는군, 하지만, 옆에 있는 꼬마 아가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

라비니아

루나……

라비니아

루나?

라비니아

무슨 짓을 한 거지?!

과격한 패밀리 멤버

판사 아가씨, 우리랑 좀 놀아줘야겠어.

라비니아

루나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과격한 패밀리 멤버

오해는 하지 마, 판사 아가씨. 우리가 루나에게 무슨 짓을 한 게 아니라, 루나가 제 발로 너를 떠난 거니까.

과격한 패밀리 멤버

우리 임무는 판사 아가씨가 그 아가씨를 쫓아가지 못하게 하는 거야.


직원 테레사

다시 돌아올 줄 알았어.

직원 테레사

루나.

직원 테레사

그럼, 다시 너희 아버지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 볼까.


라비니아

무슨 소리를……

과격한 패밀리 멤버

설마 살루초 패밀리가 지금의 상황을 잠자코 참고만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과격한 패밀리 멤버

우리 패밀리 모두가 벨로네, 판사 아가씨 그리고 루비오에게 이가 갈릴 정도로 화가 나 있다고.

라비니아

그래서 이런 함정을 판 건가? 루나를 볼모로 나를 협박하려고?

과격한 패밀리 멤버

협박?

과격한 패밀리 멤버

쯧쯧, 아직도 살루초에 대해 잘 모르는군, 판사 아가씨.

과격한 패밀리 멤버

우리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너 같은 사람은 눈앞에서 소중한 사람이 살해당하더라도 복수심에 빠지지 않아.

과격한 패밀리 멤버

뭔가 더 특별한 방법을 써야 하지.

과격한 패밀리 멤버

아마 지금쯤이면 우리 루나는 이미 테레사에게 돌아갔겠군.

라비니아

당신들, 설마……

라비니아

감히!!!

과격한 패밀리 멤버

하하, 이래야지, 판사 아가씨.


루나

저는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루나

어떻게 당신들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그렇게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거죠?

직원 테레사

우리에게 한 사람의 생사는 매우 가벼운 일이기 때문이지.

직원 테레사

어제까지만 해도 즐겁게 떠들던 사람이 오늘 당장 사라질지도 모르니 말이야.

직원 테레사

너도 곧 익숙해질 거야.

루나

저는 그런 일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아요.

직원 테레사

그렇다면, 그 사라지는 사람이 네가 될지도 모르겠구나.

직원 테레사

어쩌면 그 총성이 네게 약간의 오해를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겠네. 너희 아버지가 아주 장렬히 돌아가셨다는 오해를 말이야.

직원 테레사

하지만…… 며칠, 몇 달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에도 과연 사라진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직원 테레사

조만간 빗소리와 함께 사라지겠지.

루나

라비니아 언니가 말했어요. 언니는, 또 누군가는 기억할 거라고. 그거면 충분해요.

직원 테레사

그 말을 믿는거야?

직원 테레사

네가 정말을 그 말을 믿고, 그걸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면, 어째서 날 찾아온 거지?

직원 테레사

사실은 너도 의심하고 있는 거잖아, 아니야?

직원 테레사

설령 네 아버지의 바람이 이뤄진다고 한들, 그건 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직원 테레사

너는 기다릴 수 있겠어?

직원 테레사

아니면 기다리고 싶은 건가? 친애하는 루나 아가씨.

루나

저는……

직원 테레사

바보처럼 굴지 마, 루나.

직원 테레사

사실 네 아버지가 한 말들을 단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잖아.

직원 테레사

관심도 없겠지. 아직 어린 네가, 어떻게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어?

직원 테레사

내가 보기에, 네가 정말로 미워해야 할 사람은 우리 판사님 아니야?

직원 테레사

판사님은 널 속였어.

직원 테레사

너에게 참고 기다리라고, 네 아버지가 한 말은 정말로 이루어질 거라고 널 속였지. 하지만 사실 네 아버지는 판사님이 선동해서 그렇게 행동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직원 테레사

우리의 정의로운 대법관,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그 사람의 정의를 위해 피 흘려야 하지?

루나

라비니아 언니에 대해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직원 테레사

너도 의심했었잖아, 아니야?

직원 테레사

그럼 이렇게 해. 우리 거래를 하자.

직원 테레사

우리는 너희 아버지 시신을 판사님께 넘기도록 할게.

직원 테레사

대신, 너는 앞으로의 재판에서 우리를 위해 좋은 말을 몇 마디를 해주면 좋겠어.

직원 테레사

루비오는 자살한 것이고, 살루초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루나

……도대체 당신들은 아버지와 라비니아 언니를 얼마나 더 모욕할 셈인가요?

직원 테레사

모욕하다니? 난 그저 사실대로 말하라는 것뿐이야.

직원 테레사

설마, 너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던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는 거니?

루나

……!!!

루나

그건 다른 이야기예요……

루나

확실히 저는 아버지를 미워했어요. 저를 내버려 두고 혼자 돌아가신 아버지를요.

루나

그렇지만, 제가 더 미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들이라는 것도 알죠.

루나

우리 아버지를 죽게 만든 건, 너희 패밀리들이야!!!

루나는 거칠게 가방을 열고, 그 속에 숨겨놨던 석궁을 꺼내 들어 테레사에게 겨눴다.

차가운 석궁의 화살을 마주하자, 오히려 테레사의 입가엔 미소가 피어올랐다.


라비니아

당신들…… 애초부터 루나가 테레사를 죽이도록 유인한 거였어.

라비니아

당신들 정말 미친 건가?! 일부러 동료를 죽게 하다니!

과격한 패밀리 멤버

우리가 미쳤다고?

과격한 패밀리 멤버

우리가 보기엔 루비오가 진짜 미친 거지.

과격한 패밀리 멤버

자기의 그 비현실적인 꿈을 위해, 모두를 끌어들였어.

라비니아

루비오 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과격한 패밀리 멤버

그래, 확실히 우린 이해하지 못해. 하지만 너 같은 사람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어.

과격한 패밀리 멤버

안심해. 너를 죽일 계획은 없으니까. 다만, 너도 루나에게 갈 생각은 하지 마.

과격한 패밀리 멤버

때가 되면 테레사의 시신도 가져가면 돼.

라비니아

어째서! 설마 테레사가 죽기를 원하는 건가요?!

과격한 패밀리 멤버

테레사도 운이 나쁜 셈이지. 루비오의 부하였으니까.

과격한 패밀리 멤버

그래도 테레사는 자신이 죽음으로써, 동생과 무능한 아비는 살릴 수 있게 됐지.

과격한 패밀리 멤버

겸사겸사 패밀리에 영광도 가져다줄 수 있고 말이야.

과격한 패밀리 멤버

만약에 일이 잘 처리되면, 루나가 테레사의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게 될지도 모르지. 좋은 일 아니겠어?

라비니아

루나는 죄가 없어!

과격한 패밀리 멤버

과거 넌 벨로네의 비호 아래 있었고, 그 때문에 우리 역시 모른 척 그냥 지나갔었지.

과격한 패밀리 멤버

벨로네도 없고 늙은 베르나르 역시 죽은 지금, 우리가 널 가만히 둘 것 같나?

과격한 패밀리 멤버

이건 처음부터 널 잡기 위한 함정이었어.

과격한 패밀리 멤버

그러니 말이야, 탓하려거든 너 자신을 탓해, 판사 아가씨. 루나를 네 옆에 둬서는 안 됐어. 그건 정말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라비니아

비켜……

과격한 패밀리 멤버

쯧쯧, 많은 패밀리를 두려움에 떨게 한 판사답게 전투력도 만만치 않군.

과격한 패밀리 멤버

애석하게도 너 혼자뿐이지만.

???

혼자가 아니라면?

과격한 패밀리 멤버

뭐……?

레온투초

라비니아, 괜찮아?

라비니아

레온?!

과격한 패밀리 멤버

아니 이게 누구야, 우리 뉴 볼시니 최고의 스타 레온투초 도련님 아닌가?

과격한 패밀리 멤버

아니지, 레온투초 의원님이라 불러 드려야 하나?

레온투초

마음대로 불러.

라비니아

당신이 어떻게……

레온투초

네가 루비오의 시신을 돌려받으려 한다는 걸 들으니까 신경 쓰이더라고, 그래서 사람을 보내 이쪽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지.

레온투초

가봐, 라비니아. 상황은 대충 알겠으니까, 이쪽은 나에게 맡겨. 그 아이를 구할 수 있는 건……

레온투초

너뿐이야.

과격한 패밀리 멤버

레온투초, 너 하나 더 있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나?

레온투초

기왕 오기로 한 거, 당연히 확실히 준비해 왔지.

과격한 패밀리 멤버

쳇. 텍사스도 같이 온 건가……

과격한 패밀리 멤버

놈들을 막아!

텍사스

이쪽으로 가.

라비니아

감사합니다.


화살이 테레사의 옷자락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었다.

루나는 테레사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고, 테레사의 얼굴에는 여전히 웃음기가 가득했다.

직원 테레사

사격 솜씨가 훌륭하네. 머릿속으로 이 장면을 수도 없이 그렸을 거야, 맞지?

루나

조용히 해.

직원 테레사

봐봐, 얼마나 좋은 눈빛이니, 루나.

직원 테레사

네 눈빛을 보자마자, 나는 곧바로 네가 우리 쪽 사람이란 걸 알았어.

직원 테레사

아니, “우리 쪽이 아닌 사람이 누가 또 있을까”라고 하는 게 맞겠지?

직원 테레사

그 판사님은 정말 스스로 다른 사람보다 더 고결하고 청렴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직원 테레사

그 손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피가 묻었는데?

직원 테레사

그리고 너희 아버지, 방송에서 자신이 결백한 것처럼 말했지만……

직원 테레사

그 사람은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의 죽음을 못 본 체했을까?

직원 테레사

나는 믿지 않아, 꼬마야. 우리들의 손은 모두 더러워, 도대체 무슨 근거로 너희는 스스로 깨끗한 집을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루나

아버지의 손, 그리고 라비니아 언니의 손 모두 더럽지 않아!

루나

더 이상 그분들을 모욕하지 마!

루나는 계속해서 화살을 테레사에게 겨누었지만 테레사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직원 테레사

모욕?

직원 테레사

난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직원 테레사

네가 정말 루비오를 죽게 만든 패밀리를 죽을 만큼 미워한다면……

직원 테레사

지금, 넌 기회를 잡은 거야.

루나

……

직원 테레사

왜, 못 하겠니?

직원 테레사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고작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거야?

루나

시끄러워!!!

라비니아

루나, 멈추세요!!

라비니아

윽……

날카로운 화살이 라비니아의 어깨를 관통했다.

루나

라비……니아 언니?

루나

도대체…… 왜?

루나

저는…… 죄송해요……

직원 테레사

라비니아?! 그 녀석들은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라비니아

……

직원 테레사

아……

라비니아

진정하고 루나, 손에 든 무기를 내려놓으세요.

라비니아는 자신의 어깨를 감싸 쥐고, 천천히 그리고 굳건하게 루나를 향해 걸어갔다.

루나는 당황한 나머지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물러서야 할지 알지 못했다.

루나

……싫어요.

루나

테레사는 아버지를 모욕했어요. 아버지의 죽음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고요.

루나

게다가 언니도 모욕했어요. 언니가 하는 일이 전혀 의미 없는 짓이라고 말이에요.

루나

저런 사람은 죽어 마땅해요. 이 사람과 같은 패밀리도 모조리 죽어버려야 한다고요!

라비니아

테레사와 같은 사람은 마지막엔 결국 벌을 받게 될 겁니다.

라비니아

하지만 당신이 테레사를 죽인다면, 모든 게 끝나버리죠.

라비니아

제게서 빌려 간 그 책들, 다른 사람을 공정하게 심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닌가요?

루나

알아요!

루나

그렇지만……

루나

저는 매일 아빠 꿈을 꿔요. 매일매일 그 총소리가 들린다고요!

루나

저도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루나

죽을 듯이 공부하고, 다 잊어버리고 싶은데, 그게 안 된다고요!

루나

잊히지가 않아요!!!

라비니아

……누가 잊을 수 있을까요.

라비니아

하지만 당신 아버지께서 가장 보고 싶지 않은 건, 우리가 감정이 격해져서 우리가 해야 할 일과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잃어버리는 것일 겁니다.

라비니아

그 사람은 몇십 년을 인내했습니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요.

라비니아

어쩌면 당신 아버지는 우리가 같은 길을 걷는 걸 원치 않으셨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는 당신의 두 손이 피로 물드는 걸 눈 뜨고 보고만 있을 순 없습니다.

루나

하지만 전 참을 수가 없어요. 어쩔 수 없다고요……

루나

그렇게 오래는 기다리지 못하겠어요……

루나

아버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분이 아니란 걸 알리고 싶어요……

라비니아

그런 날은 반드시 옵니다. 제가 장담하죠, 루나.

라비니아

그날이 올 때까지, 제가 늘 당신 곁에 있겠습니다.

라비니아

이 넓은 대지의 모두가 당신 아버지 말을 믿지 않더라도, 저는 그 말을 믿습니다. 그리고 이루어 낼 겁니다.

라비니아

그건 제 최초의 꿈이기도 했으니까요.

라비니아는 루나에게 다가가 눈물로 범벅된 아이를 품에 꼭 안았다.

라비니아

정말 참을 수 없을 것 같으면, 저를 찾아오세요.

라비니아

당신의 원망을 들어주고, 당신과 함께 울어주겠습니다.

라비니아

당신이 어른이 되면 함께 술을 마실 수도 있고, 함께 원망할 수도 있고, 혼자서는 견딜 수 없는 고통까지도 함께 감당할 수도 있겠죠.

루나

제가…… 정말 할 수 있을까요?

라비니아

물론이죠. 하지만 당신도 저랑 인내하는 법을 배우겠다고 약속하세요.

라비니아

또다시 당신을 화나게 하는 일이 있더라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라비니아

알겠죠?

루나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저도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고요. 하지만, 하지만, 죄송해요, 죄송해요…… 으으, 으아아아아아앙!!!!

라비니아

압니다, 당신 마음 다 알아요.

석궁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원래 석궁을 쥐고 있던 두 손은 라비니아를 꼭 껴안았다.

다시 한번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지만, 이 눈물로 분노는 씻겨 내려가고, 원한은 옅게 희석되었다.


꽤 시간이 지나, 마침내 울음이 멈췄다.

라비니아는 루나의 눈물을 닦아준 후, 기절해 있는 테레사를 둘러메고 루나와 함께 문밖으로 나섰다.

걸어가면서, 그녀는 문득 떠오른 생각을 말했다.

라비니아

……정말 미안합니다, 루나.

루나

네?

라비니아

저나 당신 아버지나, 무의식적으로 당신에게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뀌길 요구했습니다.

라비니아

몇몇 사람들을 만나 보니 알겠더군요, 정의든 공정이든…… 그것이 결코 한 사람의 유일한 길은 아니라는 걸요.

라비니아

하지만……

라비니아

오래전, 제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라비니아

그때의 저도 지금의 당신과 같았습니다. 저는 제가 그 패밀리들에게 제멋대로 행동하면 안 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죠.

라비니아

그날, 저는 한 골목 어귀에 서 있었습니다.

라비니아

만약 누군가 저를 막지 않았더라면, 전 아마 그 골목 어귀에서 이미 죽었을 겁니다.

라비니아

그 사람이 제 앞에 놓은 상자 안에는, 지금 제 손에 있는 장갑과 의사봉이 들어있었죠.

라비니아

그때, 제가 계속 그 사람의 등 뒤에만 숨어 있었다면, 평생 홀로 설 수 없었을 겁니다.

라비니아

그래서 저는 그 사람이 준 무기를 들고 그 사람 보다 앞장서서 걸어갔죠.

라비니아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그 사람도 아마 제가 그렇게 하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라비니아

패밀리 사람들은 늘 누군가의 죽음을, 일을 해결할 때 생기는 당연한 결과로 여깁니다.

라비니아

이런 폭력 위에 세워진 순환이, 그 삶의 근간이죠.

라비니아

기나긴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이 비가 오는 밤, 한 줄기 빛도 없는 골목으로 들어갔고, 그 안에서 두 손이 피로 물든 채 살거나, 죽었으니까요.

라비니아

그리고 더 멀리, 더 깊이 그 골목에 들어가면서 점점 자신이 골목에 있다는 것조차 잊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가선 그들은 비좁은 골목마저 매우 광활하다고 느끼게 된 겁니다.

라비니아

시라쿠사는 좁은 골목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미로입니다. 종착점조차 또 다른 골목일 뿐이죠.

라비니아

그리고 이 미궁 안에 있는 사람에겐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라비니아

만약 당신이 저 같은 사람과 패밀리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반드시 당신을 제 곁에 있게 만들 겁니다.

라비니아

그렇다고 당신이 저처럼 변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당신이 저처럼 변하는 걸 원치는 않으니까요.

라비니아

저는 그저 당신을 데리고 이 미궁을 빠져나갈 수 있기를 더 바랄 뿐입니다.

루나

미궁 밖에는 뭐가 있나요?

라비니아

길입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넓고 광활한, 그리고 수많은 길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