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엮다
간단한 의뢰였을 뿐이지만 예상 밖의 칭찬을 들었다. 이곳은 예전에 있던 곳과 비교하면 매우 안전하지만, 어째서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 걸까?
이쪽이야! 여기 있네.
도착했네.
아, 안녕하세요.
다 완성됐어요. 마음에 드는지 한번 보실래요?
오오……
우와! 정말 네가 만든 거야?
이렇게 빨리 완성될 줄이야! 어, 엄청 귀여워!
만들 때 영감이 떠올라서요.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만들 수 있었죠. 고치고 싶은 부분은 없나요?
전혀. 내가 원하던 모습 그대로야!
자, 여기 약속했던 보수야. 그리고 며칠 전에 주방에서 쿠키를 조금 구웠거든. 이것도 좀 먹어봐!
쿠키요? 아, 감사합니다.
헤헤, 볼수록 마음에 들어. 옷깃과 안감에 사용한 재료도 마음에 들고! 엄청 부드럽네.
맞아요. 다양한 재료를 써 봤는데 역시 이게 가장 부드럽더라고요.
며칠간 재료를 고르느라 엄청 고생했어요.
그럼 숙소에서 이 옷을 만든 거야? 필요한 재료가 엄청 많았겠네? 한동안 블록 쌓기에 빠졌을 때도 그랬어. 나도 모르게 공용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해서 혼났다니까.
룸메이트가 뭐라고 하지는 않았어? 나 때문에 룸메이트랑 갈등이 생겼다면 조금 미안한데.
딱히 없어요. 다들 제게 이런 취미가 있다는 걸 알거든요.
그나저나 바이비크 씨가 방직실 사용을 신청했으니 너도 지원부에 신청해 봐. 그럼 재료를 숙소에 쌓아두지 않아도 되니까.
아니면 함 내에 가게를 차리던가!
바이비크 씨는 본인이 직접 사람을 찾아가서 옷을 만들지. 오키드 씨는 코디에 대한 조언만 해줄 뿐이고. 그러니까 네가 가게를 연다면 아마 유일무이한 가게가 될 거야!
……
표정을 보니 아직 그 사람들이랑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는 것 같네?
음…… 맞아요. 전 그 두 분과는 아직 안면이 없어요.
그리고 다들 키아베의 말을 듣고 절 찾아온 거잖아요. 하지만 저는 솔직히 다른 오퍼레이터들에게 옷이나 장신구를 만들어 주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냥 말해본 것뿐이야~ 하지만 바이비크 씨와 오키드 씨는 좋은 사람들이니 얘기를 나눠보는 것 정도는 별문제 없을 거야.
저분이 바로 바이비크 씨야!
응?
절 부른 건가요?
아, 죄송합니다!
여기가 바로 제 창고예요.
오늘은 오키드 씨도 초대했어요. 와서 다른 오퍼레이터들에게 디자인을 알려줄 거예요. 당신도 알려줄 만한 재봉 지식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줘도 좋아요.
죄송해요. 저도 이것저것 물어보러 온 거라, 가르쳐 드릴 만한 건 없어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사실 저도 딱히 가르쳐 줄 만한 건 없어요. 그냥 서로 재봉에 대한 생각을 교환하는 것뿐이죠. 당신이 와줘서 정말 기뻐요.
바이비크? 나 왔어.
오키드 씨!
이 분은?
안녕하세요. 아오스타라고 합니다. 오늘 함께하러 왔어요.
응? 그렇게 예의를 차리지 않아도 돼. 우리 팀 멤버들에 비하면 훨씬 느낌이 좋네. 그 인간들이랑 오래 지내다 보면 로도스 아일랜드에 아직 이런 착한 아이가 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아.
다행이에요. 남자 오퍼레이터는 저 혼자인 줄 알았거든요!
미안, 내가 마지막이야? 모두를 위해 먹을 걸 조금 챙겨왔어. 쉬는 시간에 조금씩 맛이나 봐.
고마워요, 오키드 씨. 그럼 시작할게요~
창고 전체에 작지만 열렬한 토론 소리가 가득 울려 퍼졌고, 모든 사람은 재봉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
(이 창고…… 바이비크 씨의 재료가 가득하네. 이래서 그 오퍼레이터가 내게도 신청해 보라고 한 거구나.)
(다들 서로 아는 사이인 것 같아. 나도 대화에 끼어들어야 하나?)
(음…… 지금 가서 물어보는 건 실례겠지.)
(바이비크 씨와 오키드 씨…… 오리지늄 결정……이네.)
(두 분 다 광석병에 걸렸구나……)
(그래도 다들 즐거워 보여.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런 걸까? )
……
음……
실례합니다. 이런 털실은 어떻게 짜야 하는지 알고 있나요?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데 아무리 해도 안 돼서요.
저쪽은 다들 바빠서, 당신에게 물어볼까 하고요.
바이비크와 오키드는 이미 토론에 푹 빠져 있어, 주변을 살필 여유가 없어 보였다.
……아, 네. 한 번 볼게요.
이 그림에 있는 디자인인가요?
이해했어요…… 조금 복잡하네요. 만약 뜨개질을 고정해 주는 작업대가 있다면……
작업대요? 여기 있어요.
맞아요. 제가 우선 해볼게요. 제 생각이 맞는지 확인해 봐야 하니까요. 잠시만요.
네, 고마워요.
……이런 털실을 사용하면 더 밝지 않을까요?
음…… 조명 아래에서 보니, 확실히 원래의 털실보다 예쁘네요. 그녀가 좋아할 거예요.
……그리고 털실에 이런 펠트볼을 더해주면……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더 세련돼 보일 거예요.
어디 한번……
와아, 당신, 아오스타 씨라고 하셨죠? 혹시 주문은 안 받나요?
네? 네, 받아요. 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잠깐, 소매가 터졌네요?
테이블에 못이 하나 튀어나와 있던데, 방금 걸린 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꿰매면 되니까요.
저기, 바늘은 어디 있나요……?
당신 뒤에 있는 찬장의 서랍을 열어봐…… 세 번째 칸이었나? 아니면 네 번째 칸에 있을 거야!
실도 필요한가요? 다른 재료도 조금 가져왔는데, 저기 상자에 있으니 편하게 쓰면 돼요.
감사합니다. 바늘과 실이면 돼요.
……
응? 뭘 꿰매나 했더니, 본인의 옷을 수선하고 있었네?
아, 그 터진 부분, 입은 상태로 꿰매면 불편하지 않나요?
아오스타 씨, 그냥 외투를 벗어요. 여기는 재료도 많으니까, 테이블에 올려놓고 제대로 하는 건 어때요?
빨리 와요. 구멍이 너무 커서 너무 보기 흉해요. 제가 꿰매줄게요.
실은요? 여기 한 뭉치가 남아있네요…… 이건 흰색이에요, 아니면 검은색이에요? 너무 지저분해요…… 이걸 들고 진흙에서 파티라도 한 건가요?
음…… 얼룩인가? 전혀 모르겠네. 알 게 뭐야! 사용할 수 있으면 됐지!
잊지 마. 이번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 옷감을 사서, 새 옷을 만들어야 해.
참, 작년의 교훈은 잊지 않으셨죠? 싸구려는 안 돼요. 소재가 너무 안 좋잖아요.
그렇게 안 좋은 염료를 썼을 줄 누가 알았나, 그 두드러기는 진짜 아팠어.
다음에는 입기 전에 몇 번 더 씻을 거야.
아, 저는 항상 이런 식으로 수선했어요.
이런 옷감은 마모에 강하기 때문에 살짝만 수선해 주면 오래 입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방금 털실을 엮을 땐 전부 좋은 것만 사용하셨잖아요.
그건 당신의 물건을 만드는 거였으니까요. 다른 사람에게 의뢰받은 건 제대로 해야죠.
제 옷은 애초에 디자인 단계부터 마모에 강한 옷감을 사용해요. 굵은 실을 사용하여 바늘 간격을 조금 크게 잡으면 쉽게 닳지도 않고, 실용성도……
헉?
왜 그래요?
아무래도 못에 어깨도 다친 것 같네요. 안 아팠어요?
괜찮아요. 그냥 살짝 긁힌 것뿐이에요. 피도 안 나고요. 문질러서 닦으면 돼요.
다쳤다고? 잠깐만, 여기 분명…… 찾았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밴드야. 항상 몇 개는 가지고 다니거든. 언제 어디서 사용할지 모르니까.
팔 보여줘. 작게나마 의료 상자도 가지고 다니거든. 어디선가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급한 대로 사용할 수 있으니까…… 정말이지 왜 이렇게 익숙해진 걸까?
뭐, 됐어. 이쪽으로 와.
정말 괜찮……
안 돼, 잘 소독해야지.
……네.
풋.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못에 긁힌 건 소독해야 돼. 녹이라도 슬어 있다면 감염이 될 테니까.
……어머? 그 표정 누군가에게서 본 것 같은데. 이 정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지?
예전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해도 그건 다 옛날이야기야. 지금은 로도스 아일랜드에 있잖아.
조건이 갖춰졌다면 최선을 다해 이용해 줘야 하는 거잖아, 그렇지?
네…… 다 붙였어요. 감사합니다.
그럼 전 계속할게요.
나머지는 제가 할게요. 옆에서 계속 보기도 했고…… 원래 제가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려던 거니까요. 옷도 찢어지고 팔도 다쳤으니 계속 부탁하는 것도 조금 그렇네요.
하지만 정말 감사해요!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다음에 임무를 나갈 때 저도 따라갈게요. 그리고 임무가 끝나면 새 외투를 사드리죠!
헤헤, 어릴 때부터 이렇게 하고 싶었어요. 제가 돈을 벌 수 있게 되면 꼭 절 도와준 사람에게 제대로 선물을 하고 싶었죠. 당신은 이제 제 형제나 다름없습니다!
……
오늘 계속 생각하던 문제가 있어요.
뭔데?
당신들은 어릴 적 다 큰 다음에 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런 것도 해?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더라…… 패밀리의 보스가 되는 거?
……생각해 본 적 없어.
저는 예전에……
그러니까 무기를 들기 전에, 아버지가 자신의 길을 따라오라고 하시기 전에는……
공무원이 되고 싶었어요. 그리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었죠.
바늘을 꽂을 땐 조금 더 과감하게 해도 괜찮아요. 옷감을 망가뜨릴까 무서워하지도 말고요. 원래 시작은 다들 그런 거예요. 바늘구멍이 남으면 다른 방법을 쓰면 되니까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해봐요. 실패할까 봐 도전하지 않는 건 아까우니까요.
몸에 있는 오리지늄을 가리고 싶다는 거지? 걱정하지 마. 이렇게 조합하면 아무것도 안 보일 거야.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생각도 들어. 어째서 계속 숨기려고만 했을까?
저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
그냥 제가 마저 짤게요.
(아 원래 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생각이었는데.)
(……지금 보니 얘기하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 같네?)
(이 일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하아……
아오스타 씨……?
아, 죄송해요. 잠깐 딴생각을 했네요.
이 털실을 모두 엮으면 외투를 만들 옷감을 골라주실 수 있나요?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좋아요.
겨우 깨달아 준 모양이네, 아까 한 말의 의미를 말이야.
저도 할래요!
고마워요.
어쩌면 이게 바로 아오스타가 원하던 생활 방식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를 쟁취하기 위해 도전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이 옷감들은…… 방금 그 사람들이 준 거구나.
뭐라도 만들어서 감사 인사를 해야겠어.
그리고 방금 바이비크 씨가 했던 말…… 많이 겪어봤으면 좋겠다고 했었지. 본인도 한 걸음 내딛고 나서야 그 한걸음이 정말 좋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었어……
음……
야호~~!!
으앗?!
후후. 내가 방금 뭐 했는지 맞춰봐! !
……
관심 없어요.
방금 이 몸이…… 수많은 강자들을 쓰러뜨리고 왔다고!
아! 가지 마!
이게 뭔 줄 알아? 누가 우승했는지 알아?
바로 이 몸이야!
로도스 아일랜드 제1회 쿠키 먹기 대회! 총 26개! 누가 이 몸을 이길 수 있겠어?
……
당신처럼 정신줄을 놓은 사람이 있었다니, 식당 아주머니가 가만히 있던가요? 정말 목숨줄도 질기군요.
후후, 내가 다 먹어 치웠어. 어차피 낭비한 것도 아니잖아.
브로카는? 또 어디 갔어?
얘기를 들려줘야 하는데 말이야. 너한테 말하는 건 정말 맥 빠져!
맥 빠진다고요? 그럼 가서 열심히 허풍이나 떨어 봐요. 내일 아침에 《로도스 아일랜드 데일리》에서 당신이 1위를 차지했다는 헤드라인이 나오게 말이죠.
그럼 이 몸은…… 로도스 아일랜드에 신문 같은 것도 있었어?
없어요.
당신이 시작점이 될 수는 있겠죠.
……
날 놀리는 것도 모를 것 같냐!
뭐 됐다. 방금 지나간 거, 브로카 아니야? 나 간다!
아하하하! 우승!
……
아하하하하! 나 좀 봐! 여기 그림을 그렸어!
이건 뭐죠?
……와우.
모르겠어? 이 몸이 패밀리의 수하를 쳐부순 용맹한 모습이지!
……
야, 좀 웃어! 뭘 심각하고 그래? 그냥 쫓기고 있을 뿐이야. 한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 녀석들이 쫓아오면 또 도망가면 되지!
차도 여기에 있는데 뭘 그리 복잡하게 생각해?
……네.
……
하아……
이곳은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평화로운 곳이구나.
아오스타는 여전히 옷감 샘플을 들고 있었다. 그것들은 묵직했지만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는 멀어지는 키아베의 모습을 바라봤다. 휘날리는 머리카락에는 즐거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더는 예전의 고생 속에서 즐거움을 찾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아오스타는 걸음을 옮겼다.
박사님. 오늘은 제가 보조를 맡게 됐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나요?
- 아직은 없어. 일단 옆에 앉아 있으면 돼.
네.
……
박사님, 함 내에 핸드메이드 공방을 열어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