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울부짖는 광명 · 에피소드 8

M8-8소생, 떠오른 꿈나라에서의

메인 스토리작전 후2020-11-01

한 생명의 죽음은 두 개체의 기억을 가져다줬다. 멀리 떨어진 사령탑에서, 첸의 추억을 더듬어 나아가던 아미야는 마침내 첸과 탈룰라를 찾아내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켈시, , 아미야


앞으로 가야 해.

......

오퍼레이터, 스프레이 준비! 현재 공간 안에 있는 가루를 제거한다!

......

앞으로 가야만 해.

......

물러서! 변이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개체에 더는 압력을 가하지 마!

......

누군가 말하고 있어, 누군가는 노래를 부르고 있고.

......

모든 꿈들이 호수 아래로 가라앉네♪

......

생명은 소중한 것, 무척 소중하지

친구들은 생명을 잃고, 나를 떠났네

멈춰 서서,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네

......

“……자신만의 생각이 있고, 추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Mon3tr! 조사점, 준비!

......

난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알겠다 알겠어

하지만 어디를 가든 얻어터지겠지

그러면 아파 다른 사람을 후려치면 아파할 거야

더는 아프고 싶지 않아 하지만 지금은 너무 아파

......

이걸로 된 거야?! 감염자는 결국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거냐고!

......

안 돼 그래도 나아가야 해 걱정하고 있어 더는 걱정시켜선 안 돼

......

……이곳에선 시간마저 얼어버리네♪

......

알아 날 미워하는 걸 하지만 내가 잘못해서 미워하는 거니까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고 싶지 않아

......

{@nickname} 박사! 말했을 텐데, 병의 증세를 없애든 원인을 뿌리뽑든 내게는 모두 똑같다고!

......

어두워, 어디로 가야 하지?

......

어서 선택해!

......

내 말대로 해!

......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받는 것도 모두 싫어.”

......

이건 꿈이겠지?

모든 사람이 조용히, 멍하니 웃고만 있는 꿈

깨야 해 반드시 깨야 해 꿈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제자리에만 머물 뿐이니까

반드시 앞으로 나아가야 해

......

해치를 닫아! 모든 파생 감염원을 해치워, 어서!

......

가 어서

뒤돌아보지 마

생…… 생각 났어

사람들에게 그 일에 대해 알려줘야 해

반드시 반드시 알려줘야 해

살아있는 건 좋은 거라고 소중한 거라고 알려줘야 해 사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 친구가 있다고 알려줘야 해 아주 먼 길을 함께 가줄 친구가

생각났어

나도 사람들에게 말해줄 거야

살아있는 건 참 좋은 거라고

가자

잘 있어 나의 집 잘 있어 내게 노래를 불러준 친구야 잘 있어 누나 잘 있어 사샤

잘 있어 친구들


켈시의 손가락이 제어판을 훑자, 석관에서 나던 묵직한 굉음이 사라졌다.

선택지
  1. 이걸로…… 끝인 건가?
— 분기 합류 —
켈시

갑작스럽게 터진 재앙을 우리가 막았다.

켈시

……임무를 완료했다. 체르노보그의 코어는 이제 에너지원을 잃었어.

켈시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시설은 다시 가동되지 않을 거다.

켈시

앞으로 몇 시간 동안 코어는 비축해둔 에너지로만 엔진을 가동하게 돼. 에너지가 떨어지면 도시 전체가 고철 덩어리나 다름없게 되겠지.

켈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다만 용문을 상대하기 전에 완전히 멈추게 하려면 코어의 비상 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해.

켈시

그건 아미야만 할 수 있는 임무다.

선택지
  1. 이 도시는 여기에 남겨둘 건가?
— 분기 합류 —
켈시

우르수스 제국이 원한다면 마음대로 하라고 해.


선택지
  1. 제국에서 또다시 이용할까 걱정되지 않나?
— 분기 합류 —
켈시

……

켈시

여기서 일어났던 일 중에 나와 관련된 건 딱 두 가지뿐이야.

켈시

하나는 20여 년 전의 일이었지.

켈시

20여 년 전, 우르수스 보리스 그룹 산하의 소규모 광산업체가 남부 산맥에서 기이한 설비를 발굴했다.

켈시

그 소식은 순식간에, 그룹의 실세인 보리스 후작의 귀에 들어갔지.

켈시

당시 후작은 군이 장악한 광공업과 군수 산업에서 하청받는 처지에서 벗어나 모든 시설을 갖춘 공업 도시를 짓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세웠지.

켈시

그런 보리스 그룹에게 이들 설비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었다. 그것이 엘더즈의 유산이든 살카즈의 주술 기계든 중요치 않았지.

켈시

그건 아무리 연구해도 결론이 나오지 않는 고철일 수도, 아니면 여러 마을을 순식간에 폐허로 만드는 위협이었을지도 몰라.

켈시

그렇게, 우수한 과학자 그룹이 조직됐지. 젊은 시절 케케묵은 이론에 염증을 느끼며 세상에 분노했던 그들은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다가 나이가 들어선 학계에서도 찬밥 취급을 당했다.

선택지
  1. 그곳에 네가 들어간 거로군.
— 분기 합류 —
켈시

맞아.

켈시

컬럼비아를 떠난 뒤 소식통을 통해 이 일을 알게 됐지. 놈들이 이 도시를 날려버리지 못하게 합류하게 된 거야.

켈시

그리고 난, 내 지식으로 과학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켈시

체르노보그는 순수한 신흥 도시가 아니라, 낡고 쓰러져가는 곳이었지.

켈시

과학자들이 기계의 진짜 용도를 알아채기 전에, 난 오리지늄에서 독립된 또 다른 자원을 체르노보그에 제공할 수 있도록 에너지 출력을 허락했다. 소량이었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었지.

켈시

흥분한 보리스 후작은 거액을 투자해서 수익을 올렸다.

켈시

후작에겐 확실히 사업가 기질이 있었어.

켈시

체르노보그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회를 찾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켈시

보리스 그룹의 편에 선 소도시도 많았지. 그들 대부분이 보리스 후작을 존경하거나 후작의 수완에 놀란 자들이었다.

켈시

체르노보그가 두각을 드러내면서 과학자들의 연구도 탄력받기 시작했다.

켈시

나는 어쩌면…… 그들을 막아야 했던 걸지도 몰라.

선택지
  1. 괜찮으니까 계속 말해봐.
  2. ……
  3. 힘들면 무리할 것 없어.
— 분기 합류 —
켈시

아냐, 괜찮아.

켈시

내 뛰어난 제자들은 기계의 비밀을 캐내다가 자신들이 이용한 에너지가 기계가 작동하면서 만들어낸 부작용이라는 걸 알아냈다……

켈시

그 에너지원은 원래 기계를 정상적으로 작동시키는 데 사용됐지.

켈시

그 밖에도 그들은 한 가지 사실을 더 알아냈다. 체르노보그에 끊임없이 제공됐던 에너지는 이들 기계의 에너지 공급 장치에서 제공할 수 있는 에너지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걸.

켈시

처음에는 자신들의 성과에 크게 기뻐했지.

켈시

대외 오리지늄 광공업에 대한 체르노보그의 의존도를 크게 낮출 거라고 여겼거든.

켈시

비슷한 기계를 복제해 낸다면 우르수스는 에너지 때문에 더는 곤란에 처하지 않게 될 거고, 오리지늄 채굴과 정제 과정도 대폭 간소화될 수 있을 테니까.

켈시

하지만 그 후 그들은 공포에 휩싸였지. 거대한 에너지가 무기 제작이나 침략 전쟁에 동원된다면 우르수스는 또다시 화염에 휩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야.

켈시

다행스럽게도 과학자들은 모두 양심적이었어. 그들은 재해가 일어나지 못하게 막으려 했거든.

켈시

하지만 불행히도…… 그 결과는 똑같았다.

켈시

제4군단이 이 일에 개입했을 때, 과학자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

켈시

하지만 내 제자들이 설비 봉쇄에 대한 준비를 마쳤을 때, 비밀경찰들은 이미 그들의 약점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더군.

켈시

과학자들의 리더 중 하나였던 일리아의, 그 특유의 정의감과 집요함이 그들을 이끌었다.

켈시

일리아의 가족을 감금하면 일리아가 더욱 분노할 거라고 예상한 비밀경찰은 또 다른 상대를 물색했다.

켈시

그게 바로 내 제자 중에서 최연장자였던 세르게이였지.

켈시

그 우유부단했던 세르게이가 바로 스컬슈레더와 미샤의 아버지이고.

켈시

비밀경찰의 어설픈 위협에도 세르게이의 결심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켈시

가족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동료애 사이에서 망설이던 세르게이는 절충안을 택했다.

켈시

세르게이는 그렇게, 실험 프로젝트의 목표와 데이터를 보리스 후작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켈시

그는 누구도 믿어선 안 됐다. 우리를 구해줄 동아줄이 종종 우리를 죽이는 흉기가 되거든……

켈시

후작은 세르게이를 제외한 그 누구도 보호하지 않았다. 그리곤 군대에 기습을 허락했고, 학살로 이어지는 걸 묵인했지.

켈시

후작에게는 과학자들을 지킬 힘이 없었어, 고위 장교들 앞에서 고개조차 못 들 정도였으니까.

켈시

대반란 이후 군대와 기존 귀족 세력이 크게 쇠약해지긴 했지만, 보리스 후작은 몰락한 귀족에게서 작위를 산 졸부에 불과했거든.

켈시

세르게이는 자신의 아이들을 지켜냈지만, 자신의 동료가 하나둘씩 코어의 석관 속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보며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켈시

시신과 혈흔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무너진 세르게이의 마음 위로 새로운 연구소가 세워졌다.

켈시

그 뒤론 뻔한 이야기다. 세르게이는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유익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우수하지만 지나치게 정직한 과학자들을 잃었다. 그러면서 우르수스의 연구도 곤경에 처하고 말았지.

켈시

그 후 이곳은 잊혀졌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일,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언제나 잊혀지는 법이거든.

켈시

비밀경찰과 주둔군이 철수한 뒤, 후작과 세르게이는 이곳을 봉쇄했다…… 무척 손쉽게.

켈시

기계가 계속 작동하면서 에너지는 석관을 통해 체르노보그의 코어, 심지어는 도시 전체로 흘러들어갔다.

켈시

세르게이의 헌신에 감동한 후작은 그를 시의회의 서기로 추천했지.

켈시

아, 그 소동은 세르게이의 아들…… 그러니까 알렉스가 감염자로 판정되어 유배된 후의 일이야.

켈시

후작은 마침내 군대에 맞설 힘을 지니게 됐고, 크고 작은 공장이 그의 코어 밖에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켈시

그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제4군단은 체르노보그가 자신들의 세력권에서 벗어나는 걸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켈시

체르노보그에서 오랫동안 계획을 추진하면서 보리스 후작은 생산 원가 문제를 놓고 제3군단의 참모 중 한 명과 갈등을 빚었다. 파스코프 정련소의 첫 번째 수혜자, 바이칼 대공이 그 주인공이었어.

켈시

바이칼 대공은 우르수스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인 체르노보그를 기습 공격했다. 하지만 별 타격을 주진 못했지.

켈시

후작은 한발 더 나아가 체르노보그에게 군대의 관내 주둔을 거절하도록 했다. 각 군단 역시 황제의 지시에 따라 체르노보그 주변에서 그를 보호했다. 어쩌면 보호가 아니라 감시일지도 모르겠군.

켈시

그리고 체르노보그는 군대와 오래된 귀족의 규칙으로부터 독립하게 되었어. 체르노보그와 비슷한 도시들이 우르수스의 땅 위에 하나씩 우뚝 솟아나게 되었지. 광물과 상품을 갈망하던 사람들은 계속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했거든.

켈시

피비린내 나는 노예보다 더 고급스러운 노예지.

선택지
  1.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된 거군.
  2. ……
  3. 그게 바로 체르노보그가 함락된 원인인가?
— 분기 합류 —
켈시

그게 전부라고 할 순 없겠지.

켈시

개인적으로는, 과학자들과 내 제자들이…… 우르수스의 탐욕으로 죽어갈 때부터 체르노보그의 함락은 정해진 거라고 생각해.

켈시

그렇다고 해서 그걸 이유로 나 자신을 용서할 순 없었다.

켈시

주위 사람들의 선의와 패기 때문에, 만약 이 설비를 사람들을 위해 써서 다른 길을 열었다면…… 그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켈시

만약 그랬다면 우르수스의 과학자들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었을 거다…… 물론 난 그들의 결말을 예견하기는 했지만……

켈시

과거의 나라면 절대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거다, 더 많은 사람을 죽게 할 뿐이니까…… 아무리 선한 의도도 타락한 세상에서는 왜곡되기 마련이거든.

켈시

{@nickname} 박사. 그러니까……

켈시

결국엔 내가 그들을 도살장으로 끌어들인 거다.

켈시

그들이 죽어가는 걸 가만히 구경만 하고 있었지.

켈시

이 모든 게 내가 만든 어설픈 길, 지금의 세상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꿈 때문이다.

켈시

그들이 너무 착했거든……

선택지
  1. 넌 원래 어쩔 셈이었는데?
— 분기 합류 —
켈시

……정말 알고 싶나?

켈시

그건 의사의 일이 아니야, {@nickname} 박사도 알다시피 난 단순한 의사가 아니잖아.

선택지
  1. 알고 싶어.
  2. 아니야, 됐어.
— 선택 1 —
켈시

넌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 그냥 호기심이 생긴 거겠지. 답을 얻고 나면, 분명 후회하게 될 거다.

켈시

{@nickname} 박사를 후회하게 만들고 싶진 않지만, 그 일에 대해선 지금의 내가 과거의 박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거야.

— 선택 2 —
켈시

어쩌면 너도 자신만의 답을 얻은 모양이군, 너의 연민이나 인자함 덕에 내가 보일 수 있는 추태를 막아주었어.

켈시

넌 내 이미지를 지켜 줬을 뿐만 아니라 너 자신 역시 지켜냈지. 이건 매우 난처한 상황에서 얻은 윈윈이라 할 수 있겠군. 고마워, 박사.

— 분기 합류 —
선택지
  1. 그래서, 대답하기 싫다는 건가?
— 분기 합류 —
켈시

대답하고 싶지 않은 문제는 셀 수 없이 많아.

켈시

그래, 인정해. 나도 이런 식으로 일리아의 염원을 이룰 줄은 몰랐다.

켈시

이렇게 많은 피를 흘리고 많은 사람이 죽은 뒤 마지막에 사람들을 구한 건, 내가 처음부터 해야 할 일이었지.

선택지
  1. 할 수 있는 거였다면, 왜 처음부터 돕지 않은 거지?
— 분기 합류 —
켈시

왜냐면 난 그들을 몰랐거든, 나는 다른 결말을 기다렸다.

켈시

{@nickname} 박사,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폭력이나 극형을 내리기도 해. 단지 상대를 잘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말이야.

켈시

상대를 전혀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을 거리낌 없이 죽이는 사람도 있지.

켈시

그들의 모든 것을 알게 된다면 그들을 향한 우리의 시선이 나아질까?

켈시

아니면 그들이 더 많은 신분을 지녔다는 이유로 그들의 행동을 무시하고 그들을 잔혹하게 심판해도 된다고 여기게 될까? 신분에 따라 유죄 처벌하거나 무죄 석방하는 건 아닐까?

켈시

귀족과 빈민, 일반인과 감염자, 우르수스인과 용문인, 도시인과 오지인……

켈시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치료받은 감염자 중 상당수가 도시 출신으로 유복한 가정환경과 고등 교육을 받은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일까?

켈시

통신 차단으로 다른 도시의 감염자와 연락이 끊어진 황무지의 감염자, 후미진 골목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감염자들의 존재를 너도 모르진 않겠지?

켈시

심지어 그들에게는 로도스 아일랜드라는 이름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

켈시

상황이 그러니, 감염자 관련 의약회사나 치료업체는 말할 것도 없겠지.

켈시

이게 현실이다.

켈시

그들은 폭력을 쓰려는 게 아냐, 그저 그걸 이해할 기회가 없었던 것뿐.

켈시

과거에는 많은 사람이 폭력의 힘을 믿었다. 폭력을 당한 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주변에 폭력을 행사해 원하는 효과를 얻었지.

켈시

그렇게 폭력은 그들의 도구가 되었다. 폭력 외의 삶을 알지 못한 탓에 그들은 평생 고통과 증오에 사로잡혀야 했지.

켈시

폭력은 쟁기가 아냐, 폭력이 지나간 자리에는 풀도 나지 않지.

켈시

석관에 갇혀 변해버린 감염자는……

켈시

사악한 존재일까?

켈시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사악했을까?

켈시

권력과 폭력이 사악한 인간을 만들까, 아니면 사악한 인간이 폭력을 위해 동료를 해치는 도구를 만든 걸까?

켈시

우리에겐 남을 심판할 자격이 없다, 그런 권력은 그 어떤 자연인에게도 주어지지 않았지.

켈시

선을 인정하고 실천해라, 악을 인정하고 부인해라. 악행으로 악행에 맞서 승리를 거둬라. 우리와 우리의 적 모두 같은 존재, 결국 우리 역시 스스로 자멸하게 되겠지.

켈시

{@nickname} 박사. 네가 날 이해한다면 너도 알겠지. 어떤 일은 누군가가 반드시 해내야 한단 걸.

켈시

하지만, 이런 행위는 절대 합리적이지 않아. 떳떳하게 할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아니고.

켈시

동기가 무엇이든 우리가 생명을 해치는 일을 하게 되리라는 걸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선택지
  1. 그 말대로라면……
— 분기 합류 —
선택지
  1. 의사의 일이 아닌 건 확실하군.
— 분기 합류 —
켈시

그래서 난 네가 나의 행동을 이해해 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아.

켈시

널 설득하는 일은 내가 아니라 아미야가 해야 해. 내가 벌인 일들은 누군가가 알아서도 안 되고 흉내 내서도 안 되는, 무엇보다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거든.

켈시

그리고 미래에는 내가 아닌 네가 더 많은 결정을 내리게 될 거다. 나와 달리 많은 사람이 여전히 네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지.

켈시

내 변명은 변명에 불과하듯, 네 행동 역시 네 행동에 지나지 않아.

켈시

착한 사람들처럼 네가 이 세상에 변화의 계기를 가져다줬으면 해.

선택지
  1. 이게 우르수스의 손에 넘어가도록 정말 내버려둘 건가?
— 분기 합류 —
켈시

그들이 정말 이걸 재가동한다면, 지금의 나로서는 그것이 선량한 사람의 손에서 재가동될 것이라 믿고 싶어.

켈시

이 땅의 변화를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들의 손에 미래가 쥐어져 있다고 믿고 싶어.

선택지
  1. 그런데 상황이……
— 분기 합류 —
선택지
  1. 네가 처음에 나쁘게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게 된다면?
— 분기 합류 —
켈시

훗.

켈시

아이러니한 것은, 나쁜 세상에서는…… 우리도 착한 사람일 수 없다는 거다.

켈시

만약 일이 정말 그렇게 흘러가게 된다면, 그럼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든, 몇 번의 멸망을 막든, 최악의 미래에서 벗어날 순 없겠지.

켈시

부도덕함과 사악함을 손쉽게, 흔적도 없이 제거하겠다는 건 현실적이지 않지.

켈시

여러 문명이 순식간에 멸망하고 그 뒤로도 오랜 고통에 시달리는 걸 기대하는 편이 오히려 더 현실적일 거다.

켈시

어쨌든…… 적어도 지금의 우리에겐 뭔가를 할 힘이 남아 있잖아.


켈시

소독 작업도 거의 끝난 것 같군. 인위적인 흔적을 깔끔히 지워내면 우르수스도 로도스 아일랜드의 약점을 잡아내지 못할 거다.

켈시

우린 바로 아미야를 지원하러 가자고.

켈시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만 가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령탑에 도착했을 즈음엔 체르노보그 사건도 끝나 있을 거다. 그럼 우린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들과 합류만 하면 되겠지.

켈시

……이곳의 일은,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켈시

난 고통스러운 여정을 끝내는 데 최선을 다할 거다, 네가 방금 내게 바랐던 것처럼 말이야.

켈시

그래, 박사. 어떤 일은 스스로 결정해야만 해.

당신은 초연이 사라진 전장과 석관 사이를 배회하다가 문득, 알 수 없는 익숙함과 슬픔이 마음속에서 차오르는 걸 느꼈다.

그리고, 오퍼레이터를 지켜보다가 뭔가 낯선 느낌을 받았다. 그들 대부분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퍼레이터들이 작업을 끝내고 현장을 떠나자, 당신이 따라오지 않는 것을 본 켈시는 당신을 향해 걸어왔다.

켈시

아직 신경 쓰는 일이 더 있는 건가?

선택지
  1. 너는 석관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지만, 나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더군.
— 분기 합류 —
켈시

흠……

켈시

그거라면 네가 직접 묻는 게 좋다고 생각했거든.

선택지
  1. 난 왜 여기에서 깨어난 거지?
— 분기 합류 —
선택지
  1. 여기에서 일어났다던 너와 관련된 두 번째 사건, 그건 또 뭐지?
— 분기 합류 —
켈시

……

켈시

그건 사실 널 여기로 호송한 이유기도 해.

켈시

아미야는 네게 다 알려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석관을 묻기 전에 네 머릿속에 있는 사실의 조각을 끄집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거든.

켈시

{@nickname} 박사, 나는 3년 전에, 오랫동안 봉쇄된 이곳으로 돌아와 부상을 입은 널 여기에 넣었다.

켈시

이거라면 네 병을 치료할 수 있었거든.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너만을 치료할 수 있었지.

선택지
  1. 그게 무슨…… 자세히 말해봐.
— 분기 합류 —
켈시

난 이미 사실을 정확히 설명했다.

켈시

우리가 방금 마주했던 하얀색 감염 생물은 괴상한 겉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건 본래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켈시

덕분에 난 확신하게 됐지. 감염 생물로 변하기 전의 감염자가 분명 석관으로 들어갔었고, 석관도 그 때문에 작동한 거라고.

켈시

……어쩌면 아미야가 석관에서 너를 구해내는 영상을 녀석이 봤을지도 모른다.

켈시

그게 녀석이 석관을 조작하게 된 계기가 됐을 테고, 우여곡절 끝에 녀석은 석관에 들어간 거겠지.

켈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켈시

석관의 조작자를 치료하려고 설계된 석관에 감염자가 들어가면서 뜻밖의 사고가 생겨버린 거야.

켈시

그리고 일이 어떻게 되었는진 너도 잘 봤겠지. 이 위험한 감염 생물은 자연적으로 탄생한 것이 아니다. 석관은 녀석을 위해 설계된 게 아냐. 석관 때문에 녀석은 인위적으로 변하게 된 거지.

켈시

하지만 넌…… 넌 석관에서 치료가 되었다. 이 기계는 너에겐 전혀 다른 반응을 일으켰다고.

선택지
  1. 네 말은, 나는 녀석과…… 다르다는 뜻인가.
— 분기 합류 —
켈시

맞아, {@nickname} 박사. 너는 그와 다르다.

켈시

누가 우리의 동족일까?

켈시

……너의 동족은 누구지?

켈시

어쩌면 이건 감염자에게는 반응하지 않고 네 동족만 치료하는 걸지도 몰라.

켈시

자신의 환자를 가장 오래된 모습으로 강제 변화시키는 걸지도 모르지. 아니면 애초에 나만 조작할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르고……

켈시

아무튼 넌 살아남았고, 아까 그 감염자는 가축 떼의 근원이 되었다.

켈시

맞아, 이 세상에 동일한 개체는 단 하나도 없어. 너와 나, 아미야, 그리고 그 녀석까지, 모든 사람은 다 달라. 그리고 내 관점에서 보면, 너희도 나와는 많이 다르고.

켈시

누가 과연 너와 나를 이해해줄 수 있을까?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곁을 떠나가고, 또 얼마나 많은 비극이 우리 눈앞에서 되풀이되어야 하는 걸까?

켈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내 제자들은 자신의 모든 걸 바쳐 연구한 게 아닌 걸까?

켈시

탐욕과 권력을 향한 욕망은 어째서 수많은 무의미한 죽음을 가져오는 거지? 이건 그저 짓궂은 비극인 걸까?

켈시

이런 목표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빚어진 걸까? 또 우리는 어떤 목적으로 여기에 놓여진 거지?

켈시

운명이 우리를 조종하는 걸까? 이곳에서 우리가 벌이는 황당한 연극을 조물주는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는 걸까?

선택지
  1. ……하지만 난 이곳에 속해 있지.
  2. 너무 고통스러워서 모두 포기하고 싶어, 더는 못 견디겠어.
— 선택 1 —
켈시

그런가.

켈시

……이제와서 되돌리긴 너무 늦지 않았나?

켈시

아니, 잘 모르겠어. 내가 그렇게 해야 할까? 이것이 네 연기라고 해도, 난 즐거워 해야겠지……

켈시

그래도 이건 말해야겠어, 박사.

켈시

이건 절대 간단하고 쉬운 선택이 아니야.

켈시

{@nickname} 박사…… 이 세상에는, 오직 네게만 속하는 자리가 있다.

— 선택 2 —
켈시

물론 너에겐 떠날 기회도 있지.

켈시

로도스 아일랜드가 너와 PRTS의 신경 연결을 끊으면 이동 단말기의 모듈 센터에서 차단되어 PRTS의 눈과 권한을 잃게 될 거다.

켈시

로도스 아일랜드 정보 처리 시스템, 그 방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벗어나면, 더는 로도스 아일랜드 데이터베이스에 로그인하지 않아도 된다.

켈시

정보 단말기를 끄면 모든 게 사라진다. 우리의 선택은 아주 간단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연결이 끊기고, 넌 네가 선택한 그 세상에 남게 될 거다.

켈시

……

켈시

내쪽의 준비는 끝났다.

켈시

넌 그 버튼만 누르면 돼.

켈시

……

켈시

……

켈시

만약 네가 이미 그렇게 선택했다면, 넌 내가 하는 이 말을 듣지 못했겠지.

켈시

결국 여기에 남기로 한 거로군.

켈시

{@nickname} 박사……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

— 분기 합류 —
켈시

우린 여러 존재에 의해 이곳에 묶여 있다, {@nickname} 박사.

켈시

우리의 삶은 고민으로 가득하고, 심지어 의미마저 결여되어 있지.

켈시

하지만 일단 앞을 향해 걸어 나간 순간, 우리의 발밑은 여정의 출발점이 될 거다.

켈시

밝고 평탄한 길은 걷기 쉽지만, 어둡고 거친 길은 그렇지 않아.

켈시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과학자와 로도스 아일랜드의 정예 오퍼레이터, 용문의 전사들과 새로운 생명을 갈망하는 체르노보그의 감염자들 모두……

켈시

절뚝거리지만 계속 나아가고 있다.

켈시

상처가 그들을 쫓고, 악몽이 괴롭히고 있지. 증오가 그들을 가로막고, 죽음이 결국 그들을 집어삼키게 될 거다.

켈시

하지만 그들은 수많은 짐을 내려놓고, 세상이 강요하는 견제와 약점에서 벗어났다.

켈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해. 하지만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이 우리의 존재를 증명하고, 그 덕분에 우리가 밤에 마음 편히 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켈시

우리의 고난이 끝나려면 멀었어, 이 세상에 온 이상 고난은 끝나지 않을 거다.

켈시

설령 그렇다 해도, 비천한 출신의 누군가가 환한 불꽃같은 삶은 선택한 것처럼, 우리에겐 아직 선택의 기회가 있다.

선택지
  1. 흠……
  2. ……
  3. 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 분기 합류 —
켈시

박사.

켈시

이런 이야기는 책임, 내가 한 약속에서 비롯된 것이야……

켈시

미래에 대한 나의 기대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고.

켈시

난 너에게 기대를 품고 있어.

켈시

{@nickname} 박사, 때론 내가 악의적으로 굴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해. 나 역시 최대한 자제할 테니까.

선택지
  1. 안 좋은 말을 듣고도 참으라는 건가?
  2. ……
  3. 말만 좀 예쁘게 해도 우린 덜 싸울 수 있을 거 같은데.
— 분기 합류 —
켈시

내 태도는 내 기억에서 비롯되지. 네 기억은 지워졌을지 몰라도 내 기억엔 거의 오류가 없거든.

켈시

이 가정용 생체 회복기에는 그런 기능이 없을 텐데…… 고장인지 연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너, 겉으로 보이는 너는 결백해 보인다. 기억을 잃어버린 탓이겠지.

켈시

박사, 이제부터 할 이야기에 기분 상하지 마.

켈시

이번 한 번만 내 감정에 솔직해질게. 아미야는 싫어하겠지만, 이걸 알려주고 싶다.

켈시

만약 가능하다면, 난 네게 복수를 할 거다.

선택지
  1. 뭐라고……?
— 분기 합류 —
켈시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 자신의 선택을 돌아볼 기회가 생길 거야.

켈시

그렇다고 해도, 네가 후회한다고 해도, 아니면 영원히 잊는다고 해도 내 생각을 바꾸진 못할 거다.

켈시

내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증오의 싹을 틔우진 않겠지만, 그걸 간직할 권리는 내게 있으니까.

켈시

난 영원히 분노할 권리가 있다.

켈시

하지만 이젠 모르겠어…… 이 분노를 누구에게 쏟아부어야 할지.

선택지
  1. 나한테?
  2. ……
  3. 대체 내가 뭘 어쨌길래?
— 분기 합류 —
켈시

난 그게 너라고 생각하진 않아. 안 그랬다면 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을 테니까. 난 네가 차라리……

켈시

차라리 네가……

켈시

……

켈시

테레시아가 널 그렇게 신뢰한 까닭을 난 아직 모르겠어.

선택지
  1. 테레시아가 누구지?
— 분기 합류 —
켈시

테레시아는 내 친구야, 내 파트너였지.

켈시

3년 전, 테레시아는 죽었어. 난 영원히 잃고 말았지.

켈시

진실을 듣고 싶나, 박사?

선택지
  1. 응.
  2. ……
  3. 아니.
— 분기 합류 —
켈시

어떻게 생각하든 난 네게 진실을 알려주려고 여기 데려온 것뿐이다.

켈시

너와 난 이 과거에서 도망칠 수 없어.

켈시

{@nickname} 박사, 한때 네 육체를 소유한 자가 테레시아의 피를 손에 묻힌 적이 있었다.

켈시

……'네'가 테레시아를 죽인 거야.

켈시

네 친구이기도 했던 테레시아를.

선택지
  1. 뭐?!
  2. ……
  3. 그게 사실이야?
— 분기 합류 —
켈시

어이없게도 넌 석관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모든 걸 잊었지만 '너와 관계없다'는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아.

켈시

너에게나 나에게나, 정말 유감인 일이지.

켈시

……네게 절대 상처를 주지 못한다고 해도 이건 기억해 주길 바라.

켈시

……테레시아와 아미야가 널 믿는다 해도, 난 아니야.

선택지
  1.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 분기 합류 —
켈시

대답하지 않겠다, 아니 내가 대답해서는 안 돼. 안 그러면 나도 모르게 널 저주할지도 모를 테니까.

선택지
  1. 그럼 지금의 난 누구지?
— 분기 합류 —
켈시

넌 {@nickname} 박사다. 박사이자, 이 땅 위의 생명체이지.

선택지
  1. 네 말을 믿어도 될까?
— 분기 합류 —
켈시

내가 답을 주면 즉시 받아들일 텐가? 너에 대한 나의 '경멸'을 넌 마음속부터 거부하고 있으니, 내 생각이 담긴 '대답'과 '사실'을 더는 이야기하지 않을 거다.

켈시

날 믿어달라고 강요하지 않겠다. 대신 나 역시 더는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진 않을 거야.

켈시

내 증오는 내 이야기를 왜곡시키고, 분노로 가득 찬 말은 네 사고를 방해할 테니까.

켈시

그래서 사건의 전말을 아는 데 필요한 열쇠나 기본적인 사실 외에는,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을 거다.

켈시

스스로 보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찾아라.

켈시

그렇게 하면 넌 진정한 자신을 되찾을 수 있을 거다. 널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말이야.

선택지
  1. 대체 뭘 하려는 거야?!
— 분기 합류 —
켈시

……널 지키려는 거다.

켈시

내가 약속했던 것처럼.

켈시

난 아미야를 지키고, 널 지킬 거라고 약속했다.

켈시

네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지켜주지, 박사. 그게 바로 내 일이니까.

켈시

하지만 난 널 계속 미워할 거다. 내겐 로즈몬티스를 가르치고 지적할 힘이 없어. 왜냐면 나도 모르게 네게 복수할까 겁이 나거든.

선택지
  1. ……너……
— 분기 합류 —

비슷한 장면과 비슷한 말, 서로 다른 감정과 시대가 당신의 기억의 공간에 다리를 놓았다.

선택지
  1. 나는 누구지? 박사는 또 누구지?
— 분기 합류 —
켈시

……

켈시

너…… 뭔가 생각난 건가?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복잡한 머릿속으로 뭔가가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 고막이 찢어질 것 같았다.

......

모두들 길 위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

차가운 기계 안에 몸을 눕힌 순간, 갑작스러운 피로감에 맑았던 정신이 흐릿해졌다.

......

당신에겐 익숙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지만, 흐릿한 기억의 베일을 아무리 벗으려 해도 헛수고일 뿐이었다.

......

……그 소리가 들리기 전까진……

???

......Dr.{@nickname}......

???

……손을 놓고 싶지 않은 사람이 나일 줄은 몰랐는걸.

[CG: avg_8_9]
???

그래도 이렇게 해야 해. 그래야 당신을 살릴 수 있을 테니까.

???

아아…… {@nickname}…… 이대로 가다가는, 우린 다시 못 만나게 되겠지.

???

그런 거, 난 받아들일 수 없어. 난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

{@nickname} 박사, 난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이어져 있다고 믿어.

???

바닷물이 끓고 대기가 사라진다고 해도, 위성이 중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태양이 팽창해 모든 것이 조용할 때까지 자신의 아이를 무자비하게 잡아먹는다고 해도……

???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어둠과 별빛으로 점철된 그 문명의 끝에서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반드시.

???

그날을 기다릴게. 반드시 기다릴 테니까…… 날 기다려 줘. 당신도 날 기다려줘.

???

……{@nickname} 박사, 날 잊으면 안 돼.


켈시

……박사……?

조각들이 점점 맞춰지며, 이름 하나가 당신의 뇌리를 스쳐갔다.

선택지
  1. 프리…… 스티스……?
— 분기 합류 —
켈시

……

켈시

……{@nickname} 박사?

선택지
  1. 켈시, 프리스티스가 누구지?
— 분기 합류 —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화력이 너무 세! 이봐, 머리 집어넣어!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이렇게 좁은 곳에 저 사람들을 어떻게 넣은 거지?! 마지막 몇 층만 남았다!

아미야

타는 냄새가…… 여기까지 나네요.

아미야

여러분, 여기까지면 될 것 같아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우린 도움이 되지 못하는군요, 그렇죠?

아미야

아뇨, 여러분이 나서기엔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한 것뿐이에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위로해 주지 않아도 됩니다.

아미야

아뇨,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오퍼레이터 여러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아미야

여러분이 없었다면 전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예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힘내세요, 아미야.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나중에 관리가 엄격하지 않은 도시에서, 뭐라도 좋으니 몰래 한잔 하고 싶군요.

아미야

반드시 그럴 수 있을 거예요.

[CG: avg_8_34]
아미야

아, 이건…… 첸 팀장님의 칼집? 긁힌 자국이 굉장히 많아……

아미야

……탈룰라가 일부러 첸 팀장님을 내버려 둔 걸까? 큰일이야……

아미야

……아닐 수도 있어.

아미야

지금의 첸 팀장님은…… 쉽게 당할 사람이 아니니까.

아미야

원하는 걸 이미 찾았을 거야.

아미야

연이은 사고에 다른 사람이라면 무척 당황했겠지만 첸 팀장님의 분노는 사건 자체에만 머물지 않아.

아미야

첸 팀장님이 분노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분노하는 것과 같아.

아미야는 계단을 올라갔다.

그녀는 아직 그 일을 생각 중이었다.

용문의 사무실에서 마지막으로 첸을 만났던 날…… 자신의 눈가에 들어오던 그녀의 모습을.

칼집을 만지는 순간, 그 장면들이 아미야의 눈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점점 또렷해졌다.


나인

역시 너랑 같이 임무 나가면 좋은 일이 없다니까.

으…… 크윽!

나인……! 괜찮아?!

나인

괜찮아. 그런데…… 왜 네가 죽을 것 같은 표정인데?

나인

폭탄은 내 앞에서 터졌잖아, 넌 십여 미터 떨어져 있었고.

파편이 복부를 관통한 거 같아…… 못 볼 꼴을 보였군. 인내심 하나는 네가 나보다 항상 강했었지……

……나인. 다친 데 좀 볼게, 돌아봐봐.

나인

상사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

아니, 내 말은…… 네가……

나인

미안하다, 첸. 널 지키지 못했어.

나인

꽃이 대부분을 막아냈지만, 그래도 몇 조각은 놓치고 말았네.

나인

아무래도…… 몇 조각은 네게 날아간 것 같으니 얼른 가서 치료받아.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을 거야.

나인, 너…… 설마……

넌 어쩌고?

나인

……

나인

아츠만큼 내 컨디션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것도 없지, 난 조각들을 빼낼 수 없어.

나인

……나도 근위국의 일원으로서 자존심이 있어. 넌 내 뒷모습만 기억하면 돼. 근위국 사람들한텐 나 대신 안부 전해줘.

나인

웨이 옌우한테도 안부 좀 전해주고.

어디로 가려는 거야?

나인

감염자들이 가는 곳으로 가야지. 난 상처 때문에 분명히 감염될 거야.

나인…… 감염자가 된다 해도, 반드시 떠날 필요는 없어! 네가 용문과 근위국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는, 모두 똑똑히 봤으니까!

나인

사람들이 감염자를 얼마나 두려워하는지도 모두들 똑똑히 봤지. 이 오리지늄 폭탄만 해도…… 아무리 생각해봐도…… 흠, 누가 이걸 만든 건지 영 감이 오지 않는단 말이지.

나인

엉뚱한 소리 하지 마, 첸. 이건 꼭 짚고 넘어가야겠어, 감염자와 일반인 사이의 경계는 우리가 아니야, 그들 스스로 결정하는 거지.

나인

빈민가 감염자들의 일에 함부로 개입하지 말라고 내가 그렇게 경고했었는데, 결국 우리 둘 다 이렇게 되고 말았잖아.

……빈민가에 들어갈 준비를 끝낸 상태였잖아? 게다가 신규 감염자 거주안도 발표할 계획이었고, 이 정도면 어제보다 나아진 거 아냐?

우린 감염자를 평등하게 대할 거야. 감염 때문이 아니라 용문인이라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

나인

그래, 우린 준비가 되었다 치자, 근데 용문도 준비가 되었을까? 사람들은? 상업연합회는 과연 동의해 줄까? 지금 근위국에 내가 감염자란 걸 알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이 일을 모두 추진한 뒤에, 신분을 재신청해도……

나인

권력으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병을 처리한다면, 직권 남용과 다를 게 뭐야? 난 쫓겨나는 한이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나인

웨이 옌우가 만들고 우리가 지금까지 운영해 온 근위국이야…… 근위국이 법을 대표하는 한, 한 치의 불공정도 용납할 순 없어!

나인

첸, 너는…… 잘 사는 사람이면 살아야 하지만 빈민가와 광산에 사는 감염자는 죽어도 된다고 생각하지?

나인

아니. 네가 감염자가 되면 이 세상은 네게 하나의 선택권만을 제공해 줄 뿐이야.

나인

감염자는 결국 죽게 되어 있어, 죽음을 처리하는 방식만 같다면, 감염자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도 존재하지 않지.

나인

난 용서를 바라는 게 아냐, 내가 처리한 감염자 범죄자 수만 해도 세 자리가 넘는걸. 내가 감염자가 된 건 업보가 아니라 이 세상이 이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야.

나인

이 세상은 우리를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처리하려 하지. 마치 이렇게 해야 업적을 더 높일 수 있다는 듯이.

어째서야, 나인…… 용문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했잖아?

나인

믿음? 그동안 내가 보여줬던 어리석음이 너희에게는 믿음으로 보였나 봐……

나인

난 이 도시를 정말 사랑해, 갈 곳이 없는 나를 받아줬거든. 하지만 난 알아, 이 땅에는 감염자를 진정으로 받아줄 곳이 없다는 걸.

나인

그렇다고 애정이 곧 믿음을 뜻하는 건 아냐. 이곳이 그저 익숙할 뿐이야, 무엇이 유용한지, 또 무엇이 시간 낭비인지 알 수 있을 만큼.

나인

사무실에 앉아 고상한 척 굴지 않고 너희들과 골목을 누비는 건 서민들과 친한 척하거나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게 아냐.

나인

내가 여기에 온 유일한 이유는, 용문이 날 필요로 하기 때문이야.

나인

웨이 옌우가 감염자를 받아들이는 유일한 이유는, 감염자로 인한 문제를 용문이 겪어본 적 없기 때문이야. 앞으로 그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커지겠지.

나인

그런데 이런 문제들이 전부 해결되면, 그래서 뿌리까지 전부 뽑혔다고 치면, 그다음엔 누가 나서려고 할까?

나인

웨이 옌우가 나서고 싶지 않다면, 그럼 이 도시가 나서려 할까? 상인들이나 민중들이 나서려고 할까? 아니면 노동자나 경찰관이 나서줄까?

용문은 감염자를 받아들일 수 있어! 용문은 그들뿐만 아니라…… 우리의 것이기도 해! 감염자라도 해도 도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도시 역시 그들을 지켜주면 되는 거잖아?

나인

불가능해.

아니, 우린 모두 똑같아! 모두 감염자라고, 서로를 똑같이 대해야 한다고 네가 그랬잖아.

나인

내가 말을 잘못했나 보네. 네가 다른 용문인과 다른 삶을 사는 건 웨이 옌우가 널 아끼기 때문이야.

너……!

나인

네 희생과 노력을 부정하진 않아, 첸. 넌 내가 본 가장 뛰어난 근위국 대원이지. 하지만 네가 그들과 다르다는 것도 부정할 순 없어.

……그렇지 않아, 지금의 신분 때문에 용문에서 일하는 게 아냐. 난 근위국의 일원이자, 용문의 일원이라고.

우린 용문을 위해 피와 땀을 쏟았어, 용문인들이 아무리 까다로워도 결국 우릴 인정할 거야.

용문이라면 그럴 거다. 용문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까.

나인, 우린 감염되었지만, 여전히 용문 사람이다!

용문은 우리 모두의 도시야, 반드시 그래야만 해. 안 그렇다면 그렇게 만들면 되는 거야.

그동안 충분히 봐 왔잖아, 정의로운 감염자가 얼마나 많은지를.

나인

그럼 내게 증명해봐.

나인

우리가 용문의 일원이라는 걸 말이야.

좋아, 내가 증명해 보이겠어.

나인

……그럼 서두르도록 해, 내가 기다리다 죽기 전에 말이지.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어.

나인

웨이 옌우에게 지금 상황을 보고하면 알아서 처리해 줄 거야, 연락 유지하고. 무슨 일 생기면 불러.

나인

참, 호시구마에게 전해줘…… 네가 바보 같은 짓 못 하게 잘 지켜보라고 말이야.

나인

방금 말은 잊어도 돼, 아니, 어차피 넌 잊어버리겠지. 그래도 잊으려면 호시구마에게 전해놓고 잊어줘.

바보 같은 짓?

뭐가 바보 같은 짓이란 거지?

누군가의 말과 행동으로 난 어떻게 달라졌을까?

누군가의 생각과 마음에 공감하면서 난 무엇을 깨달았을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고집하면서 난 무엇을 잃었을까?

재회의 날이 찾아왔을 때 나는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몇 년 전에 이미 결정된 것 아니었나?


아미야

첸 팀장님, 잠시만요. 팀장님은…… 정말 용감한 일을 하셨어요.

아미야

다만…… 지금은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없어요. 제가 좀 볼게요, 첸 팀장님. 저도 그녀가 무엇을 한 건지 알고 싶어요. 우리 모두 진실을 알아야 하니까요.

아미야

당신은 탈룰라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고 싶은 거죠……

아미야

……전 리유니온이 따르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알고 싶어요.

그녀의 귀에, 첸의 포효 소리와 탈룰라의 비웃음이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이미 첸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


"함정인 줄 알면서 왜 온 거지?"

"이게 진짜 함정이란 걸 판단해야, 넌 구제불능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을 테니까!"

"만약 그렇다면?"

"그렇다면 나를 비롯해 이후에 널 찾아올 사람들이 양심의 가책도 없이 널 해치울 수 있겠지, 죄책감 따윈 장례식 이후로 미뤄놓고 말이야!"


열 개의 반지 중, 한 개의 반지에서 붉은 빛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럼 난 언제 그렇게 하면 되지?"

"네가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할 때."


새로운 적에 맞서려면 새로운 무기가 필요하다.

강력한 악에 맞서려면 확고한 원칙이 필요하다.

과거의 아미야였다면 초조해 하며 반지의 속박을 풀려고 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미야

……운렬, 직면하라.

"운렬의 검, 세워야 할 땐 세워야 하느니."

첸은 한순간도 도망친 적이 없을까?

[CG: avg_31_4]

첸과 아미야 모두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첸은 여러 번 도망쳤었다.

하지만 계속 도망치지는 않았다.

[CG: avg_5_7_chen_2]

첸의 기억과 감정, 그리고 그녀의 변화…… 이 모든 건 그녀의 결심에서 비롯됐다.

적소를 다루기 위해선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 단련하는 과정에서 첸 역시 변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첸은 단지, 자신을 계속 의기소침하게 두지 않았을 뿐이다.

적소를 사용하는 검술도 그러했다.

첸은 이미 결심을 굳혔다.

아미야는 묵묵히 마음속에 새겼다. 칼집에 남은 체온은 점점 사라졌지만 그동안 그녀가 본 첸의 기억은 여전히 그녀의 가슴에 흘러들었다.

아미야는 어느 때보다도 냉정히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반지를 풀고, 진실을 들여다보려 했다.


불바다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지만,

이번엔 눈을 감지 않았다……

그녀는 눈앞의 자매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눈에 담았다.

[CG: avg_8_40]

그리고 지금, 첸은 탈룰라 앞에 서 있다.

적소가 공기 중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마치 뜨거운 열기를 집어삼키는 것처럼, 드라코의 불길은 적소의 검신에 닿자마자 사라져 버렸다.

혈육 간의 목숨을 건 사투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