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아무도 없는 집
리유니온을 제압한 첸은 이곳이 본래 자신이 살았었던 가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잠시 회상에 잠기는 첸… 그녀는 이곳에서 뭔가 실마리를 잡은 것처럼 보였다.
리유니온은 전부 포박했다만, 구체적인 지령을 아는 녀석은 없었다. 놈들이 방금 말한 내용은…
……
첸? 뭘 그렇게 멍하니 보고 있는 거야?
여기, 예전엔 대학가 아니었나?
어? 맞아. 나중에 이름이 바뀌었지.
……여긴… 내 집인 것 같다.
네 아파트는 타이포에 있지 않나?
여긴 내 친아버지 일족의 저택이다. 아무래도 리모델링을 한 것 같군. 너무 오래돼서 나도 못 알아볼 뻔했다.
빅토리아에서 학교 다니기 전까진 여기 살았던 거야?
네가 웨이 장관님과 같은 염국 귀족 출신인 건 알았지만, 이 저택은 확실히 크군.
귀족? 그들은 맞지만, 나는 아니지.
그럼 여기 있는 네 저택은… 음… 뭐라 부르면 되지?
흠, 첸가… 라고 불렸던 것 같은데…
들어와.
어?
어이, 너희 집 문인데 그렇게 베어버려도 돼?
열쇠가 없다. 리유니온이 아까 벽에 구멍 뚫는 거 봤지? 놈들이 베어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는 거야.
네 말은…… 됐다. 그렇다 치자고.
신발은 안 벗어도 돼.
정말 그래도 돼? 첸, 솔직히 말해봐. 너 너희 아버지를 싫어하지?
아버지라 불릴 자격도 없는 사람이다.
그래.
내 기억에 넌, 빅토리아에서 졸업하고 용문으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근위국에 들어갔던 것 같은데.
그때는 숙소에 머물렀었지.
그래서 한 번도 돌아온 적이 없었던 거군.
이곳에는 조금의 미련도 없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보통 맘 속에 생각이 더 많더라.
그 '높은 가치의 목표'가 뭔지 단서는 좀 찾았어?
첸?
……
또 자기만의 세계에 빠졌군.
첸, 입구에서 기다릴 테니 갈 때 불러.
장난감은 똑바로 놓고.
집 밖으로 나가면 안 돼.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는 허락을 받아야지.
허락받기 전에는 어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 안 돼.
……
계속… 청소했었구나…
흥, 계속 날 위해 이 방을 비워뒀던 건가… 꽤나 관대하시구만. 아니면 날 그냥 불길한 존재라고 생각해서 그런 건가?
잠깐… 사진, 그래… 사진…
너는 내 사랑을 얻지 못할 거야. 단 한 줌도.
미안해. 정말 미안해. 하지만 견딜 수가 없어. 너를 보기만 해도 증오심에 내 팔을 쥐어 뜯어버리고 싶어…
너희들 때문에 더는 못 참겠어. 내가 너무 이기적이지만, 이제 더는 못 참겠어…
언젠간 너희도 이해하게 될 거야. 미워하려면 미워해. 내가 너를 미워할 테니, 너도 날 미워해. 그게 제일 좋을 거야.
여기 있었네.
이미 버렸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오래된 사진은…
아니…… 설마 놈들이 찾던 게 이건가?
어떻게 된 거지? 리유니온은 대체 뭘 꾸미고 있는 거지? 설마 너도 머리가 어떻게 되어버리기라도 한 건가?
내가 널 반드시 도와주겠다. 하지만 넌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여기서…
하…… 대답해줄 리가 없나.
아, 드디어 나왔구만.
가자.
단서는 찾았나? 아니면 털뭉치 같은 거라도 좀 더 갖고 놀다 갈까?
이 상황에서도 농담이 나오나?
아까보단 기분이 좀 나아진 것 같아 보여서 그랬지.
네 말대로, 실마리를 찾은 거 같긴 하다.
아 참, 보고에 따르면, 주변에 있던 리유니온은 전부 격퇴돼서 흩어졌다고 해. 도망친 놈들은 배치해뒀던 경찰 병력들이 뒤쫓고 있는 상태고.
잘 됐네, 이걸로 숨통이 좀 트이겠군. 목표에도 더 가까워졌고.
다들 주목! 지금부터 출발한다! 가서 용문을 되찾아 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