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유구무언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의 질타에 대해 자신의 대답을 내놓는 첸. 하지만 호시구마는 첸에게 어딘가 머뭇거리는 구석이 있음을 알아챈다. 확실한 건, 첸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정면으로 붙어보니, 리유니온은 의외로 약하더군요.
체르노보그와 다른 팀에게 큰 피해를 준 것을 보고, 분명 엄청난 군사력을 가졌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임무 보고서에는 특별히 문제가 없었습니다. 리유니온의 실력은 확실히 그 정도겠죠. 문제는 리유니온의 음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단 점입니다.
방심하지 마라. 리유니온은 늘 우리 예상을 벗어나는 전략을 취해왔다.
잠복이나 기습, 특수한 힘을 이용한 공격… 전부 놈들이 자주 쓰는 수단이지. 우린 아직 놈들이 뭘 숨기고 있는지 잘 몰라.
알고 있습니다. 강성한 용문과 체르노보그도 놈들의 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으니… 어쩌면, 리유니온의 수는 저희 예상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런데… 팀장님, 근위국은 아미야 씨 일행과 같이 움직인 거 아니었습니까? 아미야 씨 일행은 어째서 아직 복귀를…
……미안하다.
(첸……)
아미야 일행과는 떨어져 버렸다. 상황이 긴박해 합류하지 못하고 퇴각할 수밖에 없었지.
그 말은… 근위국은 아미야 씨와 {@nickname} 박사님을 그 버려진 도시에 놔두고 왔단 겁니까?
그렇다.
그럼 아미야 씨와 박사님 일행은 현재 생사가 불투명하다 이겁니까?
그럴 수가…
아무리 용문근위국이라고 해도,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근위국은 원래 동료를 그렇게 막 버리는 데입니까!
……전부 내 책임이다. 내겐 용문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다. 그 판단을 내린 건 나야.
누구 책임인지 따져봤자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이 얘긴 그만하죠.
당신들이 감염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지만, 역시나……
내 말뜻은 그런 게 아니라……
됐습니다. 저희 인력은 얼마나 필요합니까? 당신에게 협조할 오퍼레이터는 얼마든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아니지만.
우리에게도 임무가 있습니다. 용문을 도와 리유니온을 부수는 것 말이죠.
다만, 저는 로도스 아일랜드와 함께 움직이겠습니다. 감염자라고 해서 무턱대고 공격하지 않도록, 저희 식별 코드를 잘 기억해주십시오.
……알았다.
혹시, 근위국과 같이 움직이고자 하는 인원이 있다면 나한테 알려주도록.
……굳이 무리해서 찾을 필요는 없으니까.
아까 너랑 스와이어가 으르렁거린 건 결국 로도스 아일랜드와의 협력 관계를 더 견고히 하기 위한 거 아니었어?
근데 지금처럼 그러면, 협력 관계가 더 좋아질 리 없잖아.
나도 협력 관계를 망치고 싶은 건 아니다.
물론 그러시겠지. 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좋잖아? 아까 표정은 정말 어색했다고.
만약 내가 그 오퍼레이터 입장이었다면, 나도 똑같이 화가 났을 거야. 그나마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그건 그렇고, 아미야 일행은 대체 왜 거기에 놔두고 온 거야? 시간이 없었다는 건 나도 잘 알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잘 안 가서.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았다.
현장은 근위국이 싸우기에 적절하지 않은 지형인데다, 리유니온의 힘을 추측하기도 어려웠으니까. 그런 리스크를 끌어안을 순 없었지.
겨우 그런 이유로 설득이 될 리 없잖아.
……호시구마, 우리 작전은 명령에 따른 것이다.
명령? 그래, 명령이니 복종은 하겠는데, 적어도 무슨 내용인진 제대로 알려줘야지. 이런 건 네가 직접 알려줬으면 좋겠어, 나중에 스와이어한테 전해 듣는 게 아니라.
때가 오기 전까지 구체적인 명령 내용은 기밀 사항이다.
그 말은, 웨이 장관님이 직접 내린 명령이다 이거군.
마음대로 추측해도 된다.
구체적인 목표가 뭔지도 모르는 명령… 근위국에 그런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말야.
딱 한 사람, 웨이 장관님 빼고 말이지.
웨이 장관님이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존경까지 하지는 않아. 오늘 일어난 모든 일의 원흉이니까.
호시구마, 이건 용문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그냥 그렇게 믿고 싶은 게 아니라?
후우… 너 자신도 마음 한구석에 꺼림칙한게 있으니까, 그렇게 자기 최면을 걸고 싶어 하는 거 아니냐고.
그럴지도 모르지.
스와이어한테 통신 연결해줘.
알겠습니다.
여보세요?
스와이어, 이쪽은 이미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나왔다. 그쪽도 슬슬 움직여줘.
목소리 들어보니, 아까 내 욕 실컷 한 게 힐링이 좀 됐나 봐?
우리 사이가 아무리 나빠도 그 정도까진 아니지. 아깐 내가 말이 좀 지나쳤다.
그래? 난 네 욕하니까 힐링이 확 되던데.
넌 진짜……
그건 그렇고, 이상하지 않아? 우리는 우리 임무만 알고, 상대방 임무는 뭔지 전혀 모른다는 게.
그리고 아까 얼핏 전해 들었는데, 로도스 아일랜드한테 왜 선뜻 도와달라 하지 않는 거야? 뭐 속죄라도 하고 싶은 게 있어서?
나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능력을 믿고, 아미야와 {@nickname} 박사를 믿는다.
그러니 그들이 지금 상황에 개입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들은 불확실한 요소일 뿐이니까.
특히 그 켈시라는 여자는, 분명 순순히 우리 계획대로 움직여 주진 않을 테니.
켈시? 흐음… 내가 아직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인 거 같은데.
굳이 만나볼 필욘 없어. 네 할아버지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호흡기를 매일 차고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다르지만.
대충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네.
그럼 슬슬 시작하지. 난 그 전에 먼저 사람을 하나 찾아볼 셈이다.
맘대로 해. 시간 확인하는 것 잊지 말고.
호시구마, 가자.
어디로?
묵워 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