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해리성 결합

15-12신들의 죽음을 목격한 황야

메인 스토리작전 전2025-09-16

프리스티스는 카우투스 감염자를 이끌어 자신이 오리지늄에 저장한 정보를 보여준다. 그 정보들은 프리스티스가 목격한 과거로서, 문명을 파괴한 위기의 단면이기도 했다.

등장 오퍼레이터: 켈시, 아미야

[CG: 60_i09]

우리는 마치 수도사가 신탁을 구하듯, 우리 문명의 과거와 현재를 성찰하고 해석했다.

문명이 나아갈 미래를 예언하는 이야기, 과연 그게 인류에게 달콤하지 않을 수 있을까?

처음에 우리는 손에 쥔 보잘것없고 가련한 단편적인 진리로만 '신'과 대화하려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돌아오는 건 침묵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눈을 돌려 동족의 운명을……

그리고 우리보다 뒤처진 이들, 혹은 약간 앞선 이들의 운명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는 '자연의 피조물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인류는 이것이야말로 신이 끝내 말하지 않는 신탁이라고 추정했다.

다정한 목소리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스스로를 우주의 진리를 꿰뚫은 철학자라고 여겼지.

다정한 목소리

우리는 한편으로 희생의 대가로 얻은 신탁을 조심스럽게 '독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다가올 파멸을 낙관이라는 이름의 포장지로 포장해 떠들어댔어.

다정한 목소리

“자연의 피조물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파멸이 오기 전에 진리를 남겨두는 것뿐이다.”

다정한 목소리

그 함선에서 지내는 동안, 너는 귀여운 생명체들도 알게 되었어. 너는 이 생각에 동의하니?

힐다

……유령들의 생각에 반대하시는 건가요?

다정한 목소리

난 그들을 존중해.

다정한 목소리

그들은 위대하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그저 조금 똑똑한 멍청이들뿐이야.

힐다

왜 그런 질문을 하나요? 그리고…… 왜 저를 이곳으로 데리고 온 건가요?

힐다

방금까지 그 복도에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정한 목소리

이곳과 그곳은 다르지 않단다.

다정한 목소리

마음속에 혼란이 가득한 것 같네, 하지만 이곳이라면 네 질문에 답해줄 수 있을 거야.

힐다

여긴 도대체 어디죠?

다정한 목소리

문명의 죽음을 기억하는 무덤.

[CG: 60_i09]

카우투스의 눈에 재질을 알아볼 수 없는 거대한 조각상이 대지 위에 우뚝 솟아 있는 것이 들어왔다.

고리 모양의 파문이 겹겹이 퍼지고 있었고, 위로는 먹구름에 가려진 창공 너머에, 밑으로는 잿빛의 대지에 닿았다.

다정한 목소리

문명은 드넓은 우주에서 태어났어. 마치 빗물 한 방울이 바다에 떨어지듯, 잔물결을 일으켜 우주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처럼.

다정한 목소리

그들은 소통하고, 증오하며, 사랑하다 결국 죽게 될 거야.

다정한 목소리

죽은 문명의 잔물결은 영원히 이 비석 위에서 굳어져. 하지만 밝은 별처럼 찬란하고, 수많은 이에게 가르침을 줬던 선구자들은 이미 시간 속에서 사라졌음에도……

다정한 목소리

여전히 우주에 엄청난 영향을 준단다. 봐, 그들이 일으킨 잔물결이 우리가 서 있는 이 대지를 만들었잖아.

다정한 목소리

그리고 그들의 유산은 새로운 존재를 길러내고, 새롭게 태어난 문명이 우주에 남겨진 발자취를 전승하고 있지.

힐다

하지만 이건…… 끊어진 것 같은데요? 마, 마치 잘려서 남은 그루터기 같아요.

다정한 목소리

너만 그렇게 표현한 게 아니야.

다정한 목소리

나한테 매우 중요했던 사람도 그렇게 말했었어.

다정한 목소리

어떤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궁극이 저 불쌍한 그루터기에 새로 돋아난 가지를 끊임없이 거두어 가지만, 우리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

힐다

당신이 제게 보여준 모든 것들은 마치…… 기적 같아요……

힐다

당신은 저를 구했잖아요. 붕괴 속에서…… 저를……

힐다

……신이시여.

다정한 목소리

'신'?

다정한 목소리

나는 단지 우주를 해석하고 싶은 언어학자일 뿐이야.

다정한 목소리

내 이름은 프리스티스야.


프리스티스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널 구하지 않았어.

힐다

……?!

프리스티스

너의 죽음은 이미 일어난 일이야. 물질이 정보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나는 개입하지 않았어.

프리스티스

하지만 물질의 소멸이 진정한 죽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야. 정보는 쉽게 사라지지 않거든. 오리지늄이 네 정보를 기록해 뒀어.

힐다

……하, 하지만 전 아직 생각할 수 있는걸요. 그 함선에서 분명히 살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생생했던……

프리스티스

그것도 단지 무한으로 반복되는 데이터의 흐름일 뿐이야.

프리스티스

내가 특별히 과거의 우리 삶을 관찰하기 위한 일부 역사 파편을 남겨뒀거든.

힐다

꿈처럼요?

프리스티스

꿈은 막연하고 주관적인 표현이야. 네가 언어의 본질에 닿기 전까지는, 허무한 자기 의심에 빠지지 않도록 해.

프리스티스

이곳이 과거의 순간, 또는 내가 정보라는 방식으로 기록한 과거라고 이해해도 좋아.

프리스티스

……하지만 이 시간도 결국 정체된 화면일 뿐이야. 영원히 미래를 맞이할 수 없지.

힐다

그럼 제가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 알려줄 수 있나요?

프리스티스

네가 죽는 순간에 너를 봤거든.

프리스티스

누군가가 나를 놀라게 하는 건 확률에 기반한 우연이지.

힐다

그러니까 저, 저는…… 특별하지 않다는 거네요.

프리스티스

아니, 힐다. 너와 네 동족은 모두 특별해.

프리스티스

너희는 오리지늄에 의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고, 오리지늄과 신비로운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니까.

프리스티스

너희의 역사와 문명은 모두 오리지늄으로 인해 존재했어.

힐다

하지만 오리지늄은 고통을 불러왔어요. 끝없는 고통을 불러왔죠……

프리스티스

맞아, 그건 오류였어. 너희의 존재는 계획 밖의 일이었으니까.

힐다

네……?

힐다

그 말은…… 테라의 사람들이 살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건가요……

프리스티스

아냐, 방금 그건 네 오해야.

프리스티스

너희의 문명은 확률로 인해 탄생한 거야. 네가 이곳에 나타난 것처럼 모두 시간 속의 객관적인 존재지.

프리스티스

확률에 따라 탄생하고 소멸하는 건 이 우주에서 가장 보편적인 법칙이야.

힐다

…………

카우투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다.

그녀에게 파멸을 가져왔던 오리지늄이 이 정체된 시간 속에서 그녀에게 위안과 무한한 지식을 제공할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외로웠으나 고통스럽진 않았다. 그녀를 더 괴롭게 한 건……

힐다

테라…… 나의 고향에……

힐다

신의 보살핌이 없었다니……


[CG: 60_i08_1]

힐다는 뒤들 돌아보았다.

끝없이 펼쳐진 대지, 그 위에 일렁이는 잔물결은 마치 끝없이 이어진 언덕 같았다.

끝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테라의 흔적 역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카우투스는 그 대지가 분명 손이 닿을 만한 곳에 있음을 알고 있었다.

힐다

'테라'……

힐다

반드시 소멸하는 건가요……

등을 돌리고 서서 눈앞의 거대한 구조물을 올려다보는 '신'은 대답하지 않았다.

주교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미래가 정말로 존재할까요?


아미야

박사님, 조심하세요!

아미야

이곳의 오리지늄 활성화 정도는 이미 켈시 선생님의 예상을 넘어섰어요. 오리지늄 결정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라나고 있어요……

아미야

그리고 줄줄이 나타나는 이상한 적들은……

하지만 당신의 시선은 눈앞의 오리지늄에 사로잡혔다.

모든 결정, 모든 단면에서……

당신은 똑같은 화면을 보았다……

선택지
  1. 내가 봤어……
— 분기 합류 —
선택지
  1. 모든 단면에 그 사람의 뒷모습이 있어.
— 분기 합류 —
선택지
  1. 옆에 한 사람이 더 있는데?!
— 분기 합류 —

[CG: 60_i08_2]
프리스티스

힐다, 너는 나를 궁금하게 만드는구나.

프리스티스

나는 이곳에서 네가 있는 세계의 모든 것을 관찰할 수 있어. 너는 그 문명에서 두 번째로 나와 대화하는 생명체란다.

프리스티스

너는 아직도…… 그 대지를 사랑하고 있어?

힐다

아마, 그럴 거예요……

프리스티스

그 대지가 너희에게 안겨준 고통이 실존하며 사라지지 않는데도?

힐다

네……

프리스티스

네가 신경 쓰고 있는 것도 그래?

힐다

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프리스티스

생명과 의지에 대한 감탄일 뿐이야. 죽음조차도 널 무너뜨리지 못했구나.

프리스티스

넌 미래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나를 찾아왔고, 우리는 이미 그 답 앞에 서 있어……

프리스티스

그건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답이야.


힐다

……저건?!

프리스티스

내가 좀 전에 말했던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궁극이 기억나?

프리스티스

사람들은 그게 아주 멀리 있는 별이 불타오르며 발산하는 빛인 줄로 알고 있었어.

카우투스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짙은 먹구름이 하늘과 태양을 가렸고, 이 천지에 어둠을 내려주었다.


[CG: 60_i10_1]

이윽고, 희미한 한 줄기의 빛이 먹구름을 뚫고 새어 나왔다. 사람들은 그 빛을 올려다보며 감탄하고 놀라워했다.

그리고 카우투스는 마치 그 사람들과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힐다

제가 지금 보고 있는 게……

프리스티스

역사.

이후, 그 빛은 행성 대기의 먼지 속에서 무지갯빛처럼 퍼져 나갔다. 마치 우주가 이 검은 캔버스에 색을 칠하고 있듯이.

프리스티스

경건한 생명들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주의 알 수 없는 축복에 기도했어.

프리스티스

그러나 이성적인 과학주의자들은 앞다투어 비행선을 타고 빛 속으로 뛰어들었어. 그들은 진리를 가까이에서 마주하길 간절히 열망했으니까.

힐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데? 왜 빛 속으로 돌진했는데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지?)

프리스티스

광적인 관념주의 보수파들은 외부의 적이 자신들의 자의식이 탄생한 순간부터 소유해 온 공간에 허락도 없이 침입했다며, 분노에 찬 비난을 퍼부었어.

프리스티스

그들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가장 위험한 무기를 눈부신 하늘로 퍼부었지.

상냥한 빛은 그 모든 걸 받아들였다. 폭발도, 반격도 없었다.

빛은 계속 정해진 궤도를 따라 나아갔고, 밑에 있는 소란스러운 생명체들을 완전히 무시했다. 혼란과 죽음이 그들 사이에서 싹트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아갔다.

힐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프리스티스

저 빛에 가까이 가보고 싶니?

힐다

……?!

카우투스는 자신의 시야가 소란스러운 군중, 불타는 언덕, 짙은 먹구름을 지나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무지개 같은 빛들은 마치 손에 닿을 것만 같았다.

행성을 파괴할 정도의 무기가 그녀 옆을 지나 소리 없이 빛 속으로 사라졌다. 은하계를 넘을 수 있는 함선들도 하나둘씩 대지로 추락했다.

프리스티스

그들은 반항했고.

프리스티스

그들은 기도했어.

프리스티스

그들은 인간이 수천만 년 동안 창조한 모든 아름다움으로 저 차가운 빛을 설득하려 했어……

프리스티스

하지만 저 빛은 우주처럼 차갑고 냉담했지.

프리스티스

빛은 행성을 스쳐 지났고, 모든 것이 조용해졌어.

카우투스는 자신의 시야가 우주 속에 들어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부서진 천체를 멍하니 바라봤다……

이것은 마치 그녀가 유령을 바라볼 때와 같았다. 이것은 그녀가 그토록 궁금해했던 광경, 그 유령이 응시하고 있었던 광경이었다.

힐다

……파멸이…… 왜……

파멸은 어디서 왔을까? 왜 온 걸까? 근데 떠났다고? 어디로 간 거지? 그럼 그 생명들은……

그녀는 보았다.

항성의 빛이 다시 행성의 부서진 표면을 비추었다. 하지만 그곳에 남은 건 수많은 잔해뿐이었다. 천체의 조각들이 중력의 속박에서 벗어나 우주를 향해 흩어지고 있었다.

프리스티스

저 조각들에도 한때 찬란했던 문명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지.

프리스티스

'그'가 오기 전에 준비를 마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프리스티스

이 문명에서 가장 똑똑하고, 가장 해박한 사람들조차 파멸이 오기 전의 작은 징조나 경고를 받아보는 것을 간절히 원했어.

프리스티스

하지만 안타깝게도……

카우투스는 신들의 죽음, 신들의 무능함을 보았다. 게다가 잠깐이지만 본능적인 두려움마저 잃어버렸다.

힐다

이게…… 당신이 겪은 역사인가요?

프리스티스

아니, 이건 그저 우리가 포착한 수천만 개의 파편 중, 한 가지일 뿐이야.

프리스티스

내가 직접 겪은 건, 이거랑 비교조차 안 되지.

프리스티스

네가 원하는 대답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봐, 폐허 속에서 곧 목소리가 들릴 거야.

[CG: 60_i10_2]
힐다

저 우주에서 온 돌들은……

프리스티스

혜성이야. 때로는 생명의 씨앗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저 산산이 부서진 죽은 행성을 채울 뿐이지.

힐다

저것들은 어디서 온 거죠?

프리스티스

어디서든. 심지어 우연히 파멸을 겪은 또 다른 행성에서 온 것일 수도 있어. 어쩌면 잊힌 문명의 흔적이 새겨져 있을지도 몰라.

죽은 천체의 중력이 우주에서 온 손님들을 포획하면서, 그 몸을 천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힐다

……저 우주에 떠 있는 함선들은……

프리스티스

다른 곳에서 온 탐험가, 탐구자, 식민자, 혹은 순수한 약탈자.

프리스티스

저들도 문명의 진화를 가속화해.

힐다

그 말은, '테라'도…… 이런 적이 있다는 거죠?

프리스티스

너의 탐욕이 두려움을 이겼나 보구나.

프리스티스

지식은 불가역적이야, 힐다. 진리의 단편을 엿보게 된 이상, 너는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무지의 어둠 속으로 되돌아갈 수 있어?


카우투스는 여전히 거대한 '비석'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표면에 솟아오른 잔물결을 만졌고, 온몸이 전율했다.

힐다

모든 흔적이 문명의 종말을 의미하고 있군요…… 이제야 실감이 나요……

힐다

제가 잠시 이곳에 머물면서 공부해도 될까요?

힐다

당신이 저에게 답으로 통하는 열쇠를 보여주었지만, 모든 지식은 제가 스스로 이해해야 하잖아요.

프리스티스

이곳이 영원히 멈춘 시간의 파편이라도?

힐다

……네.

프리스티스

너희와 우리는 닮았어.

프리스티스

넌 이곳, 그리고 로도스 아일랜드의 그 어떤 곳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 그러면서 네가 원하는 답을 알아봐.

프리스티스

설령 네가 이곳에 남는다 해도, 아니면 네가 그리워하는 테라에 돌아간다 해도……

프리스티스

나는 네 선택을 존중할게. 우린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야.

힐다

떠, 떠나는 건가요…… 어디로 가나요?

프리스티스

날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프리스티스

……너무나도 오래 기다린 사람.


제3의 불법 내장 프로그램을 강제로 삭제하고, 초기 설정으로 복원되었습니다.



무효 처리된 관리자 권한 접속 감지, 차단 중……



복구 모듈이 자가 진단 중……



예상 진도: ■ ■ ■


켈시

클로저, 네 질문이 도착했어.

켈시

PRTS가 현재 모든 접근 요청을 거절했다. 우리는 관리자 권한을 상실했고, PRTS도 되찾을 수 없다는 게 확인됐어.

클로저

켈시?!

클로저

드디어 연락이 닿았네!

클로저

어디야? 박사와 아미야가 널 지원하러 갔어!

클로저

나쁜 소식이 있어. PRTS가 본함의 모든 시설을 차지했어. 엔진도 포함해서.

켈시

나도 알아, 지금 로도스 아일랜드를 위해서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는 중이다.

켈시

클로저, 박사와 아미야에게 경고해……

켈시

그 사람이 곧 깨어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