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자비의 등대 · 에피소드 14

14-12사도

메인 스토리작전 전2024-10-31

약속을 지킨 샤이닝은 고해신부 앞으로 다가가 나이팅게일을 데려가려 한다. 사도의 마지막 멤버인 마가렛도 드디어 동료들과 합류하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샤이닝, 켈시, 아미야, 나이팅게일


'어머니'

키사르시나그……

'어머니'

키사르시나그.

'어머니'

엄마가 여기 있어. 무서워할 필요 없단다. 엄마는 그저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러 가는 거야.

'어머니'

계속 저택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잖니?

'어머니'

네가 좋아하는 이야기 속에 나오는 파란 파울비스트처럼…… 파울비스트가 되어 부드러운 구름 위로 날아가고 싶어 했잖니.

'어머니'

너는 할 수 있어. 너는 자유롭게 살아가야만 해.

'어머니'

미안하다, 내 가장 사랑하는 아이야……

'어머니'

……엄마가 이 모든 것에서 널 벗어나게 해 줄게.


'아버지'

키사르시나그.

'아버지'

그만 숨어요. 여기 있는 것 다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나를 찾아왔을 때, 몰래 뒤를 따라와…… 모든 것을 보았죠. 아주 훌륭합니다.

'아버지'

이 피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게 될 테니.

'아버지'

내가 죽냐고요?

'아버지'

물론입니다. 내 심장을 관통한 이 검을 보십시오. 이제 곧 내 몸 안에 있는 피가 전부 빠져나가겠지요.

'아버지'

당신의 어머니는…… 부질없는 망상 때문에 스스로를, 그리고 당신을 내게서 떼어내려 했죠……

'아버지'

하지만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영혼들이 이미 우리를 하나로 묶었으니, 우리가 이별할 일은 없습니다.

'아버지'

가세요. 가서 어머니를 만져보세요…… 몸속의 박동이 느껴지나요?

'아버지'

그게 바로 생명의 힘이자, 우리 생명의 윤회입니다. 그리고 윤회를 거치면서 우리의 생명은 더 완벽해지겠죠.

'아버지'

나는 영원히 당신 곁에 머물 것입니다. 우리는……

'아버지'

우리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딸'

……

고해신부

키사르시나그, 별로 즐거워 보이지 않네.

고해신부

실험이 잘 되고 있잖아? 요 몇 번의 실험에 그릇의 반응도 완벽했는데.

'딸'

의식이 끝나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거죠?

고해신부

그 사람? 그러니까…… 그릇을 말하는 거야?

고해신부

저 그릇은 태어날 때부터 영혼이 존재하지 않았어.

고해신부

대장이 그렇게나 오랫동안 연구를 이어나간 이유가 바로 순백의 의식을 감옥으로 삼아 '마왕'을 속이기 위해서잖아?

고해신부

그렇게 되면 '마왕'의 힘이 네게 옮겨지고, 그릇은 필요 없게 되겠지.

고해신부

그렇게 마음에 들면 저걸 인형처럼 예쁘게 꾸며서 데리고 다녀도 돼. 기념품이지. 나도 좋아하거든.

'딸'

제가 어떻게 처리하든 당신이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고해신부

훗, 나한테는 항상 까칠하게 대하더라. 저걸 다시 보고 싶진 않아? 그럼 버려도 상관없어. 아니면…… 나한테 주는 건 어때?

'딸'

나가세요. 그리고 다시는 제 허락 없이 실험실에 들어오지 마세요.

고해신부

너…… 화가 났구나. 너랑 대장은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니까…… 그래도 뭐, 곧 대장처럼 부드러워지겠지.

고해신부

지금의 너를 그리워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고해신부

다음에 보자고, 키사르시나그.

'딸'

……

“그릇”

……

그녀는 가면 너머로 돌침대 위에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아버지는 더 이상 연기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제단과 실험실…… 그리고 타고난 핏줄은 전부 그녀를 가두는 감옥이었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고해신부의 사명 앞에서는, 그녀의 슬픔도 고통도 전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했다.

그녀의 손발은 자신의 통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의지의 연장이었다.

그녀는 멈출 수도, 삶과 죽음을 희롱하는 이 제단을 떠날 수도, 영혼이 새겨진 하얀 검을 놓을 수도 없었다.

그 순간, 한 방울의 물이 그녀의 손에 떨어졌다.

누구의…… 눈물인가? 그녀? 아니면 침대 위의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

“키사르시나그 씨.”

그녀가 고개를 들자, 동굴 밖의 황혼을 뒤로하고 날아가는 파란 파울비스트가 어렴풋하게 보였다.

감옥에 균열이 생겼다.

존재해서는 안 될 의식이 존재했고, 가져서는 안 될 자유를 가졌다.

희망이 싹트고 있었다.

고해신부와 순백의 그릇.

키사르시나그와 리즈.

샤이닝과…… 나이팅게일.


키사르투슈타지

소란스럽군요.

고해신부 직속 위병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곳으로 침입한 적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고해신부 직속 위병

침입자들은 제단을 파괴하고 의식을 멈추려 하고 있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귀찮은 벌레는 치워버리면 그만입니다.

키사르투슈타지

설마 이런 시기에 내가 직접 나서야 하는 건 아니겠죠?

고해신부 직속 위병

저희가 어찌 감히……

고해신부 직속 위병

전부 깨끗하게 치워놓겠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흠……

고해신부 대장은 돌침대에 누워 호흡을 거의 하지 않고 평안한 모습으로 잠자고 있는 하얀 옷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고해신부 직속 위병

이 '그릇'의 오리지늄 아츠가 매우 안정적입니다. 의식이 곧 완료될 듯합니다.

고해신부 직속 위병

이제 곧 '암나남'이 대장님께 영혼들에게 향하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고해신부 직속 위병

마왕을 뛰어넘고, 영혼들을 대신해 모든 살카즈의 의지를 통합하여, 모든 살카즈의 어버이가 되시는 겁니다.

키사르투슈타지

우리 수천 년의 여정은…… 본디 이랬어야 했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그때까지는, 내 혈육과 함께 지켜보아야 합니다.

키사르투슈타지

늦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누님.

키사르투슈타지

계속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미야

고해신부의 위병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요……

아미야

마릴라 씨, 저희는 여기까지만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있을 전투에서 여러분을 지킬 수 있다고 보증할 수가 없어요.

아미야

이곳을 떠난다면 조금 더 안전해질 거예요. 원하신다면 동쪽으로 이동해 빅토리아를 떠날 수도 있을 거예요.

'가게 주인'

마왕 전하…… 전하께서 내려주신 은혜는 제가 절대로 잊지 않고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

'운전기사'

당신들은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광부'

필요하다면 이 칼도 조금은 도움이 될 거야.

아미야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저희에게는 저희의 사명이 있고, 그걸 완수하기로 결심했으니까요.

아미야

당신들이…… 이곳을 무사히 떠나서…… 음, 이상적인 삶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랄게요.

'운전기사'

전하……

마릴라가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아미야의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자, 나머지 두 사람도 따라서 무릎을 꿇었다. 세 사람은 보기 드물게 숙연한 얼굴이었다.

'운전기사'

……전하께서는 한 살카즈의……아니, 세 명의 영원한 충성을 얻으셨습니다.

아미야

네? 여러분은…… 이러실 필요는……

머뭇거리던 용병들을 결국 결심을 내린 듯 돌아서서 떠났고, 그들의 모습이 점점 멀어져 갔다.

선택지
  1. 저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2. 로고스도 무사했으면 좋겠는데……
— 분기 합류 —
켈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아. 고해신부의 제단이 이 근처에 있어.

아미야

로고스 씨가 고해신부의 환술을 풀어주셨죠. 이곳의 에너지 교란에서 불쾌함이 느껴지고 있어요……

선택지
  1. 이대로 쳐들어가는 거야?
  2. 비밀 통로 같은 게 없을까?
— 분기 합류 —
켈시

시간은 우리가 천천히 만전의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을 허락해 주지 않을 거야.

켈시

위험은 크지만, 전시에 결정을 내릴 때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는 것도 중요하지.

켈시

다행히 살카즈의 모든 병력은 전장으로 투입된 만큼, 우리가 상대할 건 고해신부의 부하들뿐이야.

선택지
  1. 테레시스가 키사르투슈타지를 무척 신뢰하는 것 같던데.
  2. 그런데 '암나남'의 강림 의식을 왜 고해신부가 담당하지?
— 분기 합류 —
켈시

카즈델에서 고해신부는 마왕의 책사이자, 호위이자, 무당이며, 학자이기도 해.

켈시

고해신부는 왕정 사이를 오가며 살카즈의 역사와 핏줄에 깃든 힘을 연구하는데 매달렸지.

켈시

테레시스가 런디니움에 입성하기 전, 더 샤드 빌딩을 이용해 '암나남'을 통제하려는 음모를 꾸몄어. 분명 고해신부의 도움이 있었겠지.

켈시

키사르투슈타지의 '마왕' 찬탈 계획도 '암나남'과 떨어트려 놓을 수 없는 관계야.

선택지
  1. 그럼 '암나남'과 '마왕'은 무슨 관계야?
— 분기 합류 —
켈시

키사르투슈타지가 원한 것은 왕관뿐만이 아니야.

켈시

수천 년 전, 키사르투슈타지도 마왕의 힘을 가진 적이 있었지.

켈시

그 모든 힘을 엿볼 수는 없었겠지만,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마왕의 능력은 느낄 수 있었을 거야.

켈시

……'지배'. 절대적인 권력은 한 번 맛보면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지.

켈시

그게 테레시아든 아미야든, 키사르투슈타지는 오랜 세월 동안 마왕 계승자들을 몰래 지켜봐 왔어.

켈시

권력에 대한 집념은 키사르투슈타지로 하여금 비정상적인 방법을 사용해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게 했으며, 다시 한번 그 힘을 얻기 위해서 애쓰게 만들었지.

켈시

키사르투슈타지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오직 하나뿐이야.

선택지
  1. ……'오리지늄'.
— 분기 합류 —
켈시

맞아.

켈시

키사르투슈타지는 살카즈의 '오리지늄'에 대한 영향을 직접 이용해서, 살카즈의 모든 종족에 대해 마왕을 뛰어넘는 통제력을 가지게 되었지.

선택지
  1. 샤이닝과 나이팅게일…… 희생양이었구나.
— 분기 합류 —
켈시

그 둘은 끝까지 멈추지 않고 운명에 저항해 왔어…… 지금 같은 결정적인 순간에도 말이야.

선택지
  1. '암나남'이 통제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치기 전에 멈춰야 해.
  2. 고해신부가 오퍼레이터들에게 해를 끼치기 전에 막아야 해.
— 분기 합류 —
선택지
  1. 이제 움직여야 한다.
— 분기 합류 —

켈시

Mon3tr, 적을 막아.

켈시

아미야, 제단을 파괴해.

아미야

켈시 선생님, 뭔가 잘못된 것 같아요……

아미야

마왕의 힘이 잘 제어되지 않고 있어요……

아미야

제단의 영향이……

살루스

전에 말했다시피, 우리는 이미 수천 년이란 세월 동안 왕관을 연구해 왔어. 너는 왕관을 사용하는 법을 배운 지 얼마나 됐지?

살루스

자, 어서 와. 가장 위대한 의식의 목격자가 된 것을 환영할게.


샤이닝

……키사르투슈타지.

키사르투슈타지

우리 모두,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해신부 대장은 평소처럼 미소를 지으며,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아이를 맞이하듯이 두 팔을 벌려 아래에 있는 사람을 맞이했다.

산길을 사이에 두고 수십 명의 고해신부가 조용히 서 있었다.

가면 뒤의 눈에는 순종 속에 열망이 담겨 있었다. 그들은 피를 잔뜩 뒤집어쓰고 날카로운 검을 들고 계단을 올라오는 샤이닝에 전혀 관심을 주지 않고 있었다.

샤이닝

저는 당신을 죽이러 왔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알고 있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모를 리가 없지요……

키사르투슈타지

몇 년 전에도, 당신의 어머니가 이렇게 당신의 아버지 앞으로…… 내 앞으로 찾아왔죠.

키사르투슈타지

자신의 사명을 알고 있었던 당신의 어머니는 내게 거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죠.

키사르투슈타지

하지만 당신이 자라면서, 그녀는 우리의 가정, 내가 주는 사랑…… 그리고 고해신부의 사명에 대해서 점점 싫증 내기 시작했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나는 그녀도, 당신도 탓하지 않았습니다. 당신들은 그저 자그마한 실수를, 얼마든지 용서받을 수 있는 실수를 저질렀을 뿐이니까요.

키사르투슈타지

당신의 귀가를 나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샤이닝

당신 같은 괴물은 사랑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사랑과 증오, 생명과 죽음은 모두 하나죠.

키사르투슈타지

대대로 고해신부의 영혼은 하나의 의식으로 연결되어 전해져 왔습니다. 그게 바로 내가 가족에게 사랑을 주는 방식이죠.

키사르투슈타지

영혼은 죽음과 신생 사이에서 불순물을 씻어내죠. 거듭되는 죽음 속에서…… 우리는 최초의, 가장 완벽하고 가장 순수한 개체에 다가가고 있는 겁니다.

샤이닝

그딴 걸…… 완벽이라고 부르진 않습니다.

샤이닝

키사르투슈타지, 진정한 당신은 이미 수천 년 전에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샤이닝

수많은 강적들을 물리치고, 낮과 밤의 그림자 아래에서 불멸의 카즈델을 세운 영웅, 하얀 뿔의 마왕은…… 이미 오래전에 죽었습니다.

샤이닝

지금 제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그저 그림자 속에 숨어 연명하는 비열한 놈에 불과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존속을 위해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희생하는 겁쟁이일 뿐입니다.

샤이닝

최초의 영웅의 영혼을 더럽히고 있는 게 과연 누구일까요?

샤이닝

바로 당신입니다, 찬탈의 왕. 이런 비뚤어진 방법으로 영생을 추구하기로 한 그 순간부터, 당신에겐 그 왕관을 쓸 자격 따윈 없어진 겁니다.

키사르투슈타지

……그럴지도 모르죠.

키사르투슈타지

키사르시나그, 나의 누님이여.

키사르투슈타지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기억을 가지고 태어난 나는…… 키사르투슈타지의 삶이 어떤 과거를 짊어지고 있는지 당신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고해신부 대장은 한 걸음 내려갔다.

그는 조용히 샤이닝을 바라보며, 분노에 떨고 있는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키사르투슈타지

나는 내 손에 묻은 피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내가 받았던 사랑들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그때, 피범벅 속에서 떨리는 손으로 나를 끌어안아 준 건 당신이었죠.

키사르투슈타지

우리는 진정한 가족이며, 가장 가까운 핏줄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에게 의지한 세월도 있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내 영혼의 본질이 무엇이든 간에, 그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샤이닝

잘도…… 그런 소리를……

샤이닝

내 동생을 죽인 게…… 대체 누구죠?

샤이닝

도대체 누가, 어머니에게 사랑받았어야 할 아이를…… 태어나자마자 존재하지 않게 만들었죠?

키사르투슈타지

……나입니다.

키사르투슈타지

수천 년 동안 키사르투슈타지는…… 친족의 배신으로 수차례 죽어 왔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당신이 원한다면, 그걸 일종의 처벌이라 생각해도 좋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하지만…… 그게 어떻다는 거죠?

키사르투슈타지

당신은 내가 왕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 이외에 누가 살카즈를 이끌고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키사르투슈타지

콜람은 종족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방랑의 길로 내몰았고, 늘 종족을 숨기기에 바빴던 일리스는 우리를 나약하게 만들 뿐이었죠.

키사르투슈타지

그 남매는 살카즈를 무의미한 내전에 빠트리고 왕관을 이종족에게 넘겨주었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살카즈는…… 진정한 마왕을, 영원한 마왕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그렇다면 내가 원점에 도달해, 키사르투슈타지의 모든 핏줄의 업보와 함께 모든 살카즈의 죄를 깨끗하게 씻어낼 것입니다!

샤이닝

……

업보.

이 두 글자가 샤이닝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아버지와 남동생은 불사의 괴물에 지배당했고, 어머니와 그녀 자신은 이 괴물의 광기 어린 그림자 아래에서 살고 있었다.

그를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전부 저주일 뿐이다.

그녀에게 갈 곳은 없다.

그녀에게 도망칠 곳은 없다.

그렇다고 제자리에 멈추는 것은 더더욱 할 수 없다.

키사르투슈타지

……윽!

키사르투슈타지

결국…… 손을 댔군요.

키사르투슈타지

훌륭합니다…… 키사르시나그……

샤이닝

……당신을 죽일 겁니다.

샤이닝

그리고……

키사르투슈타지

그리고 스스로 죽겠다는 건가요?

키사르투슈타지

그게 당신이 생각한, 핏줄의 저주를 끊는 방법입니까?

키사르투슈타지

여전히 어리석군요.

키사르투슈타지는 샤이닝의 검을 붙잡았다.

순백의 칼날을 따라 흐르는 피가 샤이닝의 손을 물들였다.

영혼 깊은 곳에서 전율이 일어났다.

샤이닝

……윽!

불가항력적인 힘이 샤이닝을 결정 나무로 내동댕이쳤다.

날카로운 검은색 가지가 샤이닝의 복부를 관통했다.

솟구쳐 오른 피는 키사르투슈타지의 피와 합쳐졌다.

오리지늄 결정으로 변한 고목에서 순백의 빛이 터져 나왔다.

순간, 수많은 작은 달들이 나무 위에 떠올랐다.

모든 고해신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영혼들이 머리를 조아렸다.

탄식이 문을 두드리고, 유형이 무형을 앗아간다.

검은 왕관을 감금하고, 모독하는 것은 영원히 죄가 되지 않는다.

모든 왕은 불멸 이전에 태어나기 때문에.

키사르투슈타지

보세요. 이런 부상을 당했음에도 당신은 조금도 감염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바로 당신이 그토록 거부하는 핏줄의 힘이죠.

키사르투슈타지

키사르시나그…… 당신에게는 이미 충분할 정도로 인내심을 발휘해 주었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여전히 완고하게도 당신이 가졌어야 할 사명, 권력, 영광을 받아들이지 않는군요.

키사르투슈타지

좋습니다. 그저 얌전히 지켜보시길. 내 손으로 직접…… 이 의식을 끝내겠습니다.

가시덤불 모양의 왕관이 키사르투슈타지의 손 위로 떠올랐다.

달빛이 왕관의 위쪽과 계단 끝의 결정 나무를 밝게 비추었다.

나뭇가지로 뒤덮인 돌침대 위에는 샤이닝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웅크리고 있었다.

샤이닝

리즈 씨……

샤이닝

……일어나세요.

키사르투슈타지

쓸데없는 발버둥은 그만두시죠.

키사르투슈타지

저 여자의 의식은 당신이 생각하는 곳에 없으니 말이죠.

샤이닝

왕관 안에 있군요.

키사르투슈타지

맞습니다.

키사르투슈타지

당신에게 저 여자의 영혼을 치유해 주겠다고 약속했죠.

키사르투슈타지

완성된 검은 왕관을 쓴다면, 당신들은 영원히 함께할 수 있을 겁니다.

샤이닝

당신의 감옥 속에서…… 영원히 말입니까?

샤이닝은 눈을 감았다.

샤이닝은 리즈와 함께 보낸 세월을 떠올리려고 노력했다.

함께 손을 잡고 숲 속을 달리고 있었다.

함께 차가운 계곡물에 들어가고 있었다.

지친 리즈를 등에 업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리즈가 자그마한 화관을 만들어 샤이닝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작고 파란 파울비스트가 그녀들의 머리 위를 맴돌며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배회하던 파란 파울비스트는 잠에 빠진 하얀 악마를 향해 다가갔다.

리즈가 왜 잠에 빠졌는지 모르는 파란 파울비스트는 자그마한 부리로 애타게 리즈의 뺨을 두들겼다.

검은색 화살이 그것을 꿰뚫을 때까지.

파울비스트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파란색 깃털이 샤이닝의 어깨 위로 떨어졌다.

키사르투슈타지

이제 그만하시죠.

키사르투슈타지

그게 그녀의 꿈이 아니란 건, 당신도 알고 있을 텐데요.

샤이닝

거짓된 기억이라 할지라도……

키사르투슈타지

애초에 거짓된 기억이라면, 어째서 당신의 권력으로 다시 그녀의 기억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까?

샤이닝

리즈 씨는…… 리즈 씨예요.

샤이닝

리즈는 자유로운 존재여야만 해요. 저는 다시는 멋대로 리즈의 영혼을 조각하지 않을 겁니다.

키사르투슈타지

그건 당신의 일방적인 바람일 뿐입니다…… 키사르시나그, 환상에 빠진 나약한 내 아이여. 당신은 저 파란 파울비스트처럼 자유를 갈망하지만, 스스로를 가두고 있죠.

키사르투슈타지

당신을 위해 완벽한 육체, 영원한 권력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당신은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될 뿐……

키사르투슈타지

하지만 당신은 나를 배신하고, 본디 당신 소유였던 모든 것을 포기했죠. 하지만 그렇게 해서 당신은 무엇을 얻었죠?

키사르투슈타지

정말로 실망하게 만드는군요.

샤이닝

……저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샤이닝

당신을 떠나고 저는 새로운 삶을 얻었습니다.

샤이닝

고해신부 키사르시나그가 아닌, 핏줄의 꼭두각시가 아닌……

샤이닝

샤이닝으로서……

샤이닝

……사도의 일원으로서 말이죠.

파란색 깃털이 상처를 찔렀다.

아주 자그마한 통증이 샤이닝을 핏줄의 마비로부터 깨워주었다.

샤이닝

바로…… 지금입니다.

샤이닝

저를, 이 나무를 찾아오세요.

샤이닝

당신이라면……

샤이닝

……분명 해낼 수 있을 겁니다.


붉은색 구름층에 구멍이 뚫렸다.

구멍을 통해 햇빛이 쏟아져 내렸다.

시야가 점점 밝아졌다.

고해신부 직속 위병

저건……

고해신부 직속 위병

저게 무엇이든 간에 막아라!

고해신부 직속 위병

의식은 이미 시작되었다! 절대로…… 윽! 막기에는 늦었어!

[CG: 50_i08]

빛.

빛이 가득 차올랐다.

하늘에서 내려온 햇빛이, 음산한 달빛을 물리친 것이다.

[CG: 50_i08]
마가렛

……

마가렛

미안하군. 폭풍이 너무 강력해서 위치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마가렛

괜찮아?

마가렛

도와줄까……샤이닝?

샤이닝

……괜찮습니다.

샤이닝

도움이 필요한 것은…… 리즈 씨니까요.

샤이닝

그리고…… 키사르투슈타지를 막아야 합니다.

샤이닝

당신의 힘을 제게 빌려주신다면……

샤이닝

눈앞의 어둠을 몰아내겠습니다.

마가렛

좋아.

마가렛

그럼 같이 하자.

마가렛

앞길은…… 내가 비춰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