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교전 시야 확인
울술라의 도움으로 맨프레드의 부대는 '라이프 스파인'에 접근하게 되고, 칼리초아와 싸우던 W는 테레시아가 부활하게 된 진실을 알게 된다.
파프리카, 파프리카!
잠깐! 멋대로 돌아다니면 안 돼요!
알았으니까 얼른 도망가!
그게 무슨 소리예요?
방금 W의 용병들이 전부 뛰쳐나간 걸 봤어. 아마 군사위원회에서 공격해 온 거겠지.
그럼 더 숨어있어야죠. 눈먼 포탄에 맞지 않으려면 말이죠.
우리는 군사위원회에서 고용한 용병이라는 걸 잊지 말라고!
군사위원회가 공격해오고 있으니,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죽고 말 거야!
도망치려면 지금이 기회야. 맨프레드 장군을 만난다면 사정을 설명할 수 있을 거라고!
거기로 돌아간다고 칩시다…… 또 빅토리아에서 계속 사람을 죽이려고요?
지금 그딴 건 상관없어! 우리가 투항한 게 장군한테 걸린다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라고!
살 수만 있다면, 화물 수송이던, 사람을 죽이는 일이던,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해주겠어!
여기 남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난 갈 테니까 말이야!
작전 시작 50시간 후
운이 정말로 좋군요, 울술라 군령장.
가장 중요한 전쟁 장비를 잃어버리고, 적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사지 멀쩡히 돌아오는 경우는 흔치 않죠.
같은 흉터의 상점 용병끼리 사이좋게 지냈나 보네요.
입 다물어, 애송이 나흐체러르. 네게 내 실수에 대해 평가할 자격은 없어.
어찌 됐든 울술라 군령장이 살아있다는 사실은 군사위원회에 희소식이다.
맨프레드 장군, 저는……
뱀파이어 생귀나르의 죽음은 알고 있으니, 해명이라면 나중에 듣도록 하지.
네가 가치 있는 물건을 가지고 여기에 나타난 것이었으면 하는군.
해골의 위치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해골을 지키는 용병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가져왔고요.
고작 그것뿐인가요? 차라리 용병들한테 계속 붙잡혀 있는 게 더 가치 있었겠네요.
네 생각을 듣고 싶군.
베헤모스의 해골은 가동할 수 없습니다. 용병들은 그걸 다시 가동할 방법을 찾고 있겠지요. 앞으로의 계획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니까요.
용병들이 정확하게 무슨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해골을 지키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외드레르도 해골을 지키고 있나?
……네.
……
이 협곡을 포위하도록.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라이프 스파인을 되찾는다.
네!
맨프레드 장군, 다음 전투에……
그럴 필요 없다. 너는 후방에 남도록.
알겠습니다……
장군…… 혹시 모르니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적의 저항이 격렬하여 저희가 해골을 빼앗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그런 가정은 듣지 않겠다, 울술라.
맨프레드의 군대가 예상보다 빨리 왔어.
왕정군의 정보는? 울술라는 아무런 말도 안 했어?
울술라는 도망쳤어.
내 실수야……
……
이 빚은 나중에 다시 계산하도록 하자.
W는?
전장의 상황을 알아보러 갔어. 최악의 경우에는 우리보다 먼저 적과 마주쳤을지도 몰라.
울술라가 맨프레드에게 돌아갔다면, 우리의 현재 위치와 방어 상황이 노출되었을지도 몰라.
적과의 전력 차가 너무 커서 장기전으로 간다면 우리에게 승산은 없어.
박사가 출발한 지 벌써 50시간이 지났어. 박사한테서 통신은 안 왔나?
아직.
뭐가 됐든 약속한 시간까지 지켜야만 해.
우리만으로 군사위원회의 대군을 막으려면, 재앙이 맨프레드의 머리 위로 떨어지기만을 기도할 수밖에 없어. 하지만 지금 재앙은 놈들의 명령을 듣고 있지.
군사위원회는 우리가 자신들의 제공권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넣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진 않을 거야. 군사위원회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를 처리하려 들겠지.
……도박을 할 수밖에 없겠어.
그게 무슨 뜻이지?
맨프레드도 이 해골을 파괴하는 걸 원하지는 않을 거야.
……맨프레드가 정말로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길 빌게.
마지막 질문이야. 시간이 됐는데도 박사한테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거지?
그럼 해골을 포기해야지.
죽기 살기로 싸우는 건 무의미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게 우리의 최우선 과제야. 우선 철수해야 해.
합리적인 판단이야. 나는 이의 없어.
어쩌면 왕정군의 공격을 늦출 방법이 하나 있을지도 몰라……
적 지휘관의 목을 따오는 거지.
아스카론 씨.
……알았어.
내가 놈을 처리할게.
추워서 죽을 것만 같다.
인정하기 싫지만,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몸의 떨림을 억누르는 것도 꽤 고역이다.
마치 탈룰라와 혼자 마주했던 그때처럼…… 아니, 공포는 그때 이상이다.
눈앞의 괴인은 아까 그 괴물들의 주인이자, 이 공간의 주인이겠지. 나한테 적의는 없는 건가? 아니, 저 괴인은 고개를 돌려 나를 보는 것조차 귀찮은 것 같다.
손에 들고 있는 도끼로 결정화된 뼈를 느긋하게 두들기고 있다.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저 자식이 죽인 건가?
빌어먹을, 손가락이 방아쇠에 걸려 있지만, 꼼짝할 수가 없다.
진정해, W! 무서운 괴물이라면 질리도록 봐 왔잖아!
도대체 정체가 뭔지, 이 동굴이 전하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아내야 해. 저 녀석의 입에서 그 답을 끄집어내야 해.
어이, 거기 썩은 나무 자식. 너랑 길게 말다툼할 시간 없으니까 질문 몇 개만 하지. 대답에 따라 폭탄이 네 얼굴로 던져질지 말지 결정되는 거야.
여기는 고해신부의 제단이지. 그럼 너는 고해신부인가?
탕…… 탕……
도끼를 두드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마치 옛날부터 그랬던 것처럼 위협적인 리듬을 유지하고 있었다.
괴인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마왕 키사르투슈타지의 종복이다.
마왕의 핏줄은 생과 사의 간극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고해신부가 마왕을 섬기는 자를 칭하는 것이라면, 나 역시 고해신부다.
말을 빙빙 돌리기나 하고…… 너, 사람 말 할 줄은 아는구나?
폭탄을 던지기 전에 자기소개할 시간 정도는 주지. 여기에는 도대체 무슨 공간이야? 너는 고해신부랑 무슨 관계고?
Qa…… lid'čoa…… 칼리초아…… '열쇠'.
하지만 이 열쇠도 열 수 있는 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그저 이 묘지를 지키는…… 묘지기일 뿐이노라.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묘지? 누구의 묘인데?
카즈델의 수많은 영웅들. 그리고 그들의 손에 죽은 적들.
비석을 짊어진 자, 8 영웅, 11 용사…… 나는 역사 속에서 스러져간 그들을 배웅했다.
이곳에 묻힌 것들은 그들의 무기와 갑옷이며, 과거의 잔해들이다.
농담도 적당히 하시지. 이 사람들이랑 전부 알고 지냈다고? 그 할망구랑 같은 나이라는 거야 뭐야?
너희 늙은 괴물들은 지루하기 짝이 없어. 그렇게나 과거의 것을 붙들고 늘어지다니. 어젯밤에 뭘 먹었는지 잊어서, 오늘은 걷지도 못하는 거야?
그 영웅의 시대에 두각을 보인 이들은, 살카즈를 구할 희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모든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으며, 이 묘지 속의 먼지로 화했다.
네 발밑에 있는 것은 마왕 콜람의 검으로, 분노의 푸른 불꽃이라 불렸지.
테레시스는 이 검을 가져가는 것을 거절하고 이곳에 남겨두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네가 그 검을 밟고 있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콜람? 그건 신화 속에서나 나오는 사람이잖아.
지금 날 떠보는 건가?
빌어먹을, 방금 무의식적으로 뒤로 한 걸음 물러서 버리고 말았어.
저 녀석을 어떻게 믿을 건데? 이게 진짜 콜람의 검이라고 한다면, 왜 밟으면 안 된다는 거지?
네 질문에는 대답했다. 이제 네가 질문에 대답할 차례다.
이곳에 찾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탕……
다시 한번 도끼가 내리쳐졌고, 밀려오는 거센 바람에 W는 뒤로 한 발자국 밀려날 뻔했다.
고해신부한테 볼 일이 있어서 왔어. 이 제단이 무슨 용도인지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 거야!
……
제단의 사명은 이미 그 끝을 고했으니, 잘 못 들어온 어리석은 자 외에는 아무도 이곳을 방문하지 않는다.
무뚝뚝한 어조로 질문에 대답한 괴인은 다시 돌아서서 아무 말 없이 도끼를 들고 작업을 계속하기 시작했다.
괴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모든 분노가 깊은 연못에 던져진 것만 같았지만, 그럼에도 잔물결 하나 일렁이지 않았다.
무슨 뜻이지? 고해신부랑 한패가 아닌 건가? 내 질문을 듣고서도 나를 반으로 쪼개러 오지 않았다고?
야, 아직 내 질문에 대답……
연기와 먼지가 흩어지자, 멀쩡하게 그 자리에 서 있는 괴인이 보였다.
폭탄 한 방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아무런 피해도 없이 이렇게나 멀쩡하다니?
공격해 봤자 소용없다. 이 몸은 더 이상 변하지 않으니.
실패한 그릇은 왕관을 맞이하는 도구로서 영생을 살 수 없으며, 죽음을 통해 안식을 맞이할 수도 없다.
뭐? 너도 고해신부의 실험 불량품이냐?
자기가 불쌍하다 생각하나 보네. 내가 그 번뇌에서 벗어나게 도와줄 수 있는데 말이야.
그럴 필요 없다. 모든 것은 헛수고일 뿐이니.
괴인은 귀찮게 구는 파리를 내쫓듯이, 돌도끼를 치켜들고 W가 던진 폭탄을 향해 휘둘렀다.
좋아, 그래도 도발에는 성공했다.
지금이 기회다!
셋, 둘……
폭탄은 내가 계산했던 것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위치에 떨어졌다. 일부 무너진 동굴이 괴인의 위로 떨어졌다. 가볍지는 않지만 괴인을 죽이기까지 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나는 포구로 괴인의 머리를 내리쳤다.
고해신부가 널 망가지지 않는 몸으로 만들었다고 했지? 과연 이 거리에서도 멀쩡할 수 있을까?
고해신부는 실험을 좋아하는 것 같던데, 저 머리 큰 나방들도 너네들이 만든 거냐? 괴물들을 만들어내는 둥지라니, 정말이지 구역질이 다 난다고.
알아듣지도 못할 시조 읊기는 그만하고, 내 질문에 똑바로 대답해. 테레시아를 알고 있나?
유배자인 나는, 운 좋게도 그 마왕을 본 적이 있었다……
이곳은 그 슬픔에 빠진 마왕이 다시 되살아난 곳이다.
……!
그 녀석들이…… 여기서…… 무슨 짓을 한 거지?
고해신부는 피로 물든 마왕의 신체를 가져와 마왕의 영혼을 살카즈의 영혼들 속에서 잘라냈지만, 영혼들은 탯줄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었지. 그렇기에 마왕은 이미 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W는 동굴 중앙에 위치한 제단을 바라보았다.
흉물스럽게 만들어진 건물은 보는 사람의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었으며, 더럽고 탁한 피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건 어떤 모습이었던 걸까?
나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싫었음에도,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살카즈의 현재는 마왕의 죽음을 원했고, 살카즈의 미래는 마왕의 생존을 원했다.
테레시아는 마왕으로서 영혼과 지식, 피와 뼈,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용병, 너는 마왕의 옛 부하로서 마왕을 쫓아왔겠지. 하지만 마왕은 이미 네가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니다.
나는 보았다. 깨어난 마왕의 얼굴이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음을. 또한 나는 보았다. 짊어진 영혼의 무게로 인해 마왕 자신의 영혼은 영원토록 평온하지 못할 것임을.
그만…… 입 다물어.
마왕은 제물로서 영혼들에게 바쳐졌으며, 카즈델에게 바쳐졌으며, 과거와 미래의 모든 살카즈에게 바쳐졌다.
닥쳐!!!
이제 지긋지긋해……
켈시, 박사, 테레시스…… 모두들……
너희들 모두 웅장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잖아? 능력 있는 녀석들이었잖아?
그래서 뭐가 바뀌었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죽어나가고 있잖아! 죽어도 싼 녀석들, 그렇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가장 죽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까지 전부 말이야! 그런데 너희들은 왜 아직도 편히 쉬게 두 질 못 하는 건데?!
영혼이든 살카즈의 고통이든 전부 다 꺼지라 그래! 그걸 왜 한 사람한테 덮어씌우려고 하는 건데?
전부 뒈져버려!
전하를 더럽힌 이곳을 전부 산산조각 내버리겠어.
하아…… 하아……
연기와 먼지가 동굴을 가득 채웠다. 차오른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부족한 폭발이었지만, 동굴 안의 오래된 물건들을 망가트리기에는 충분한 화력이었다.
동굴 깊숙한 곳에, 마치 문처럼 생긴 제단이 남아있었다.
……
이건…… 뭐지?
나는……
전하?
W가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