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6'우리'
나인은 가드가 남긴 녹음기를 발견하고, 리유니온이 싸워나가야 할 진정한 목표에 대해 결정하게 된다. 그녀는 무고한 살카즈 감염자를 해친 빅토리아 감염자들을 추방하고, 가드에게 작별 인사를 전한다.
아직 용문 근위국에 몸을 담고 있던 시절, 나는 가끔 오후 내내 도시를 돌아다니곤 했다.
직책상 내가 무엇과 싸워야 하는지, 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질서를 무기로 삼아 혼란을 억제하고, 분쟁을 징벌했으며, 범죄를 단속하고 잘못을 바로잡았다.
그때의 나는, 인간이란…… 참으로 쉽게 부패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우리는 순결무구하게 태어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악의는 마치 곰팡이처럼 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간다.
예전에 나는 우리에게 충분한 힘과 헌신의 마음만 있다면, 이 땅 위에서 죄악이 사라질 거라 생각했다.
내가 감염자가 되어 용문의 빈민가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난 그제서야 '공정함'이라는 단어가 사람보다 더 취약하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깨달았다.
오염된 흙에서 돌연변이 식물이 태어났는데, 온실에서 자란 꽃이 그 뒤틀림을 탓할 자격이 있을까? 그 가지와 덩굴을 잘라낼 권리가 있는 것일까?
같은 흙에서 자란 적이 없다면, 공정함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
서둘러! 사람들을 건물 밖으로, 최대한 멀리 대피시켜!
내 물건들이 아직 안에 있어! 내 전재산이라고!
무슨 물건인데?
배개랑…… 이불! 집에서 가지고 나온 마지막 물건들이야!
미친 소리 좀 그만 해! 나랑 같이 대피하자고!
너 아직 감염 안 됐지? 그럼 네 운을 소중히 여기도록 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도망치는 바람에 혼란스러운 상황이야.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한데 섞여 있고, 도망자까지 있을지도 몰라. 여기 있던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고.
이 불…… 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누군가 불이 났다는 걸 알아차릴지도 몰라.
그러니까 그냥 떠나자니까! 우리가 이 불을 끌 필요는 없잖아!
나인! 결정해!
비명소리와 울음소리가 울려퍼지고, 진흙탕에 고꾸라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사람도 보였다.
사람들의 등 뒤로 새빨갛게 타오르는 불길이 보였다.
가…… 감염자들이 지른 불이다! 감염자가 폭발하는 바람에 양조장이……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인데!
그 살카즈, 너희들이 끌어들인 거잖아?
우리가 안 그랬어!
전부 너희 감염자들 탓이야! 너희들만 아니었다면 여기에 더 오래 숨어 있을 수 있었다고!
*빅토리아 욕설*, 뭐라고?
너희들을 받아준 건 바로 우리였어!
감히 날 때려?!
너……
그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비방.
끊임없이 주고받는 욕설.
그렇게 여길 떠나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저 불구덩이 속으로 다시 처박아 주지.
리…… 리유니온, 너희들 메이스의 동료구나!
감염자만 아니었으면, 감염자만 아니었으면……
감염자만 아니었다면, 뭐?
눈 크게 뜨고 잘 봐. 감염자가 너희들을 이렇게 만든 것도, 감염자가 너희들을 이 버려진 양조장에 밀어 넣은 것도, 감염자가 너희들을 빈털터리로 만든 것도 아니야.
몸에 돌이 자라지 않는 걸 제외한다면, 너희도 우리랑 별반 다를 게 없어.
우리들은 광석병 때문에 모든 걸 빼앗겼어. 그런데 너희들은? 우리와 같은 고통을 겪지 않았음에도 우리랑 같은 처지가 되었잖아.
하.
네…… 네가 뭘 안다고 그딴 말을 지껄여?!
생산 라인의 기계에 손가락이 절단되어 본 적 있어? 공장에서 쫓겨나본 적은? 영주에 의해 집이 불태워져본 적은 있냐고?
너희들은 자신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다고 난리지만,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건 너희들만이 아니야!
내 집을 태운 자작, 그 자작의 아들도 광석병에 걸렸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래서 뭐! 그 사람은 높으신 분이라 아들을 컬럼비아의 고급 병원에 보내면 된다고!
그런데 우리는? 나는?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대들었다고, 자작이 내 집에 불을 질렀어! 내 두 아이들은 불에 타 죽었다고!
그런데 아무도 그놈한테 뭐라 하지 못해. 놈은 영주고, 우리는 몸이 불편한 빈털터리니까!
너희들만 착취당하는 게 아니야! 그런데 왜 너희들만 당당하게 악당들을 심판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거냐고?
……
왜 그럴 수 있는 거냐고? 그야 우린 착취당하는 걸 원치 않으니까.
아무도 너한테 반항하지 말라 하지 않았어.
나…… 난……
나…… 난 어쩔 수 없었어. 난 너희들처럼 오리지늄 아츠를 가지고 있지 않잖아.
핑계 대지 마. 감염자 모두가 대단한 오리지늄 아츠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야.
나인, 다 모였어. 이제 철수할까?
……레드한테 대원 몇 명을 데리고 주변을 엄밀히 감시하라고 전해. 전선이 교착된 지금이라면, 먼 곳에서 난 화재를 조사하기 위해 사람을 보낼지도 모르니까.
퍼시벌, 밖으로 나온 사람들한테 치료와 검사를 진행하고, 신원을 파악하도록 해. 만약을 위해 여기서 최대 하루 동안 머무르게 될 수도 있어.
알았어!
……
나도 도울게. 화상이랑 호흡기에 들어간 먼지를 처리하는 건 익숙하니까.
그리고 가드랑 연락이 끊겼어!
양조장에서 무사히 탈출했는지 파악이 안 돼!
……내가 찾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우린 그 체르노보그에서도 탈출했는걸.
나인, 오리지늄 분진의 농도가……
나는 불타고 있는 양조장으로 뛰어들었다.
용문에서 지금과 비슷한 규모의 화재에 뛰어들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근위국의 경찰로서, 빈민가의 주민으로서.
화재란 상실이자, 파멸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불에 타고 남은 잔해 앞에서 펑펑 우는 모습을 늘 봐왔다.
어떤 때는 감염자였으며, 어떤 때는 평범한 주민이었다.
그럴 때면 화재 현장을 지켜보던 사람들 사이에서 온갖 유언비어가 떠돌았다.
감염자 몇 명이 죽었네, 일반인 몇 명이 죽었네. 괴롭힘 당하던 감염자가 복수를 한 거다, 이웃들이 건물에 가득 차 있던 환자들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거다라면서.
하지만 시가지의 화재가 늘 가장 먼저 진압된다는 건 그 누구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수많은 건물이 파괴되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인 대형 화재는 언제나 빈민가에서나 일어났다.
양조장의 문을 박차고 들어간 나는, 멀지 않은 곳에서 맹렬하게 일어나고 있는 붕괴를 볼 수 있었다.
금속과 잔해 밖으로 뻗어나온 손이 보였다.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은 가드의 녹음기였다.
“아니면…… 우리와 힘을 합쳐야 할 사람들, 함께 가시밭길을 헤쳐나가길 원하는 사람들이……”
“과연 감염자뿐일까?”
“정말…… 그들뿐일까?”
“감염자는…… 언제나 밑바닥 중의 밑바닥이다…… 우린 비슷한 처치기에 함께 모였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맞서 싸워야 할 상대는…… 병만이 아니다.”
“우리가 만난 사람이…… 귀족이고, 만일 그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착취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걸까?”
“그런데…… 그 귀족이 사실은 감염자라면?”
“우리는 감염 여부만을…… 유일한 잣대로, 유일한 구호로 삼아서는 안 된다.”
“우리들의 동료에게 필요한 것은, 신념을 같이 하는 것이다…… 예전에 받은 박해에 대한 보복 뿐만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고난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이 대지 위에서 착취당하는 건 우리들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을…… 반드시 우리와 함께 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병에 맞서 싸우기만 해선 안 된다.”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하는 건, 대체 무엇일까?”
“우리가 이뤄야 하는 건…… 또 무엇일까?”
“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
“아주 오래 전, 내가 막 감염이 됐을 무렵…… 난 술을 엄청 좋아했었다. 그때, 에이스 대장이 이렇게 살면…… 언젠가는 술독에 빠져 죽을 거라며 한 소리 했었다.”
“……하하.”
“여긴…… 확실히 양조장이 맞나보다.”
“……”
……
나인, 너 벌써 그거 몇 번이나 들었어.
알아.
탈룰라…… 우리가 정말로 감염자들의 도시를 만든다면, 그건 어떤 모습일까?
정말로…… 단순한 호스피스 센터 이외의 것이 될 수 있을까?
그 도시에서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위치만 바뀌었을 뿐 우리가 오리지늄 분진이 되기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잖아.
……
그렇지.
우리는…… 종착점에서 기다려선 안 돼.
나인, 탈룰라 씨.
무슨 일이에요?
나…… 잠시 이 부대를 떠나야 할 것 같아. 어제 난민 중에 런디니움에서 도망쳐나온 사람들을 만났어.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많이 신경 쓰이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야. 어쩌면 거기에 내가 찾던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
난 런디니움에 갈 거야.
지금 런디니움은 굉장히 위험한 상태예요.
아마 탈룰라 씨가 내 정체를 알려줬을 거라고 생각해.
'장생자' 말이군요.
맞아, 나는 죽을 수 없는 몸이야.
난…… 내가 죽지 못한다는 사실이 점점 더 괴로워지고 있어.
……자살하고 싶으신 건가요?
당신은 어떻게 '영생'을 얻은 거죠?
……'영생'이라, 훗.
애초에 이 장난과도 같은 운명이 주어졌을 때, 내가 어떻게 알아차렸을까?
나도 한때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어.
생에 유일했던 아내와 만나,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면서 오리지늄 아츠에 대한 연구에 몰두했지…… 물론, 주로 나 자신에 대한 연구였지만 말이야.
아이는 성장했고 우리는 늙어갔으니, 모든 것이 순리대로 흐르는 것 같이 보였어.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아내가 죽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이 시작되었고 난 아이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정처 없이 떠돌던 그때, 난 피난을 떠나기 전과 외모가 거의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지.
이후 제왕들이 전쟁을 일으켜서, 몇년 후 국왕은 교수형에 처해지고 공작들의 음모가 수면 위로 떠올랐어. 그 후에는 살카즈가……
지금까지 난,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나는 매일 악몽을 꿔. 꿈속에서는 내가 모르는 목소리…… 혹은 아는 목소리가 전부 날 향해 외치고 있지.
“고통은 너를 영원히 살게 할 것이며, 오직 행복만이 너를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진작에 알고 있던 사실이었어. 하지만 내가 어떻게 행복을,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까?
수많은 죽음을 지켜봐 왔고 수많은 비극을 겪었는데, 어떻게 내가 행복을,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까?
지금이 고통과 절망의 시대라면…… 난 시대의 무대 뒤로 숨은 사람들을, 전부 찾아낼 거야.
……
저에게 당신을 붙잡을 권리는 없어요.
하지만 그렇게 급하게 떠날 필요도 없어요. 당신이 전쟁의 중심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저희가 굳이 다른 길을 걸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래? 난 너희들이 충분한 인원을 모았으니 바로 컬럼비아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도망만 쳐서는 끝나지 않을 거예요.
……그건 그래.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하는 건, 애초부터 똑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어.
나 대신…… 가드에게 꽃 한 송이 올려줘.
약속할게요.
나인……
퍼시벌, 너……
괜찮아! 눈에…… 연기가 조금 들어갔나 봐.
세 번째로 온 감염자들은 전부 등록했어. 일곱 명이고, 전부 예전에 공방에서 약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들이야.
공방이 있었을 땐, 근처 숲에 감염자들이 제법 많이 사는 마을이 들어서기도 했었대.
그러다 공방이 무너진 뒤론,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도망치거나 죽었대…… 하지만 근처에 남은 사람도 있었다고 하네.
그런 사람들이 화재에 이끌려 찾아온 것 같아.
그래, 전부 화재에 이끌려 왔단 말이지.
난 메이스라는 사람이 내게 준 꽃잎을 바라보았다.
이곳의 리유니온 의사가 일평생을 이 약초에 바쳤다고 한다. 메이스의 말에 따르면 가드도 이 꽃잎을 지키다 죽었다고 했다.
이 중 대부분은, 현대의 제약 회사가 생겨나기 전에 감염자들이 통증을 완화하기 위하여 씹는 약초라고 알고 있다.
이걸 참고하면 우리의 조악한 약도 좀 더 효과가 좋게 개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린 종착점에서 추락하는 사람들을 기다려선 안 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뿐만이 아니니까 말이다.
가드…… 우리의 토론은 결국 흐지부지된 것 같아. 아무래도 이제부턴 우리 스스로 그것을 찾아내야 할 것 같아.
있잖아, 나인.
가드한테 작게나마 작별 인사를 하고 싶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그래.
난 이곳에 꽃이 피도록 할 거야.
그 불길은 밤새 타올랐다.
우리는 결국 가드의 시체를 회수하는 걸 포기했다.
레드는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예쁜 나무를 찾았다.
레드는 구덩이를 판 후, 가드가 가지고 있던 아기자기한 손수건을 묻었다.
방금 판 구덩이 주위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손수건에 새겨진 조악한 꽃은, 그렇기에 오히려 주변 풍경과 더 잘 어울렸다.
……
심문은 끝났어. 공방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한테 물어봤지.
지하 창고에서 죽은 살카즈……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던 녀석 말이야.
타살이야. 가해자는…… 빅토리아의 감염자들이었어.
살카즈한테 고향을 잃었고, 가족을 잃은 사람도 있더라. 너무 흥분해 있길래 내가…… 음, 차분해질 수 있게 그냥 그대로 뒀어.
어떻게 할까?
……
리유니온은 우르수스에서 감시팀과 조세관, 그리고 광산의 경비병이랑 싸웠었어. 우리는 그걸 단결이라고 생각했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그건 그저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더라고. 우리는 우리의 목에 박힌 이 칼을 부러뜨려야 해.
리유니온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복수였어. 하지만 복수의 대상은 점점 더 모호해지고 광범해져 갔지.
감염자에게는 조국이 없다…… 신분도, 혈통도 없다. 이건 더 이상 단순한 선동용 구호로만 남아선 안 돼.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명확한 규칙과, 더욱더 정확한 강령이야.
가드랑…… 이 주제로 논의한 적 있었어.
가드는 지위와 권모술수에 빠진 사람이 감염자라면, 우리가 그들을 버려야한다고 했어. 그들은 여전히 착취하는 권력을 누리며, 광석병을 도구로 볼 테니까.
가드는 고통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은 병에 걸린 동포들만 있는 게 아니니, 그들 역시 똑같이 해방시켜야 한다고 했어. 우리와 함께 싸울 수 있고, 저항에는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면서.
……체르노보그에서의 교훈은 이미 충분할 정도로 곱씹었어.
……가드는 늘 생각이 많구나. 나는……
가드가 정말로 우리를 이끌고 큰 일을 할 줄 알았어.
그럴 거야, 죽었다 해도. 아직 보잘것없고, 타인에게 미움을 받을 때에 죽었다 해도 말이야.
그 범인들은 어떻게 할 거야?
아무 이유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는 없어. 그게 이 전쟁으로 인해 변해버린 빅토리아인이라고 해도 말이지.
그럼에도 이 일을 묵인한다면…… 우리 부대에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
우르수스인, 컬럼비아인, 빅토리아인, 라이타니엔인. 필라인, 페로, 리베리, 카프리니, 살카즈.
힘은 원한과 분열이 아니라, 명확한 공동의 목표를 위해 사용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힘은 내부로부터 우리를 와해시키고 말 거야.
불드록카스티와 우르수스를 통해서 우리는 충분한 교훈을 얻었잖아.
……
놈들을 추방시킬 거야.
자신이 가야 할 길은 스스로 선택하라고 해.
리유니온은 한 말은 반드시 지켜.
……알았어.
모든 사람한테 전할게. 그리고 범인들은…… 내가 처리할게.
……
……탈룰라. 난 예전에 감염자 한 명을 알고 있었어. 좋은 혈통과 고귀한 직함을 가지고 있었지.
하지만 그녀는 그 모든 걸 포기했어, 이유는 '공평함'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더라고.
그리고 너도 그녀가 누군지 알아.
……
여기에 모여 있는 사람 대부분이 네 생각을 들어봤을 거야. 리유니온 최초의 꿈, 그리고 과장되고, 곡해되어 퍼진 꿈까지.
하지만 우리가 해야하는 건 감염자를 위한 이동 도시가 아니야.
우리가 해야하는 건 모든 왕족과 귀족에게, 그리고 높은 곳에서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원흉들에게, 우리를 분열시키고, 억압하고 소멸하려고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는 거야.
그들이 멸시하던 칼날이 지금 그들의 머리 위에 있다는 사실을.
작별 인사는…… 끝났어. 작별 인사는 이것이 처음도, 마지막도 아닐 거야.
가자, 아직 빅토리아에서 할 일이 많이 남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