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24흔적을 찾아
외드레르 일행은 살카즈의 '생명선'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다. 또한 이것이 전장의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는 점과, 전쟁 마법진과 역사의 환각을 불러일으킨 신비로운 운송 도구의 정체가 백골만 남은 베헤모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처구니가 없다. 우리가 이런 뼈, 핏자국, 먼지와 진흙이 가득한 전장에서 허구의 환상이나 쫓고 있을 줄이야.
그 환상들은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한 단서다. 리치의 말에 따르면 부유하는 그 역사의 파편이 바로 그것이 남긴 흔적이라고 한다.
우리는 흔적도 남지 않은 폐허를 지나, 그 누구 하나 기억하지 않는 붕괴 현장에 발을 디뎠다.
이 풍경들은 모두 금방 모습을 감추기에, 우리는 그 풍경들이 남긴 마지막 흔적을 잡아내는 것조차 쉽지 않다.
우리는 뱀파이어의 전쟁용 마법진 17개를 찾아냈다.
이 전장에 설치된 마법진의 수는 아마 이것들의 몇 배…… 어쩌면 수십 배일 수도 있다.
마법진들은 모두 예외 없이 최근 일주일 내에 설치된 것들이다. 소름 끼칠 정도로 효율성이 뛰어나다.
이중 두 곳에서 어떤 부대가 지나간 흔적을 발견했지만, 진흙 자국의 깊이로 미뤄볼 때 모두 점검 및 유지보수 업무에 불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는 이 마법진들을 부수고 다니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우리가 마법진 몇 개를 파괴할지라도, 상대가 다시 새로운 마법진을 '설치'하기만 하면 아무 문제 없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진실이 무엇이든 우리가 가능한 빨리 이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는 확신이 내 안에서 점점 더 커졌다.
……이곳도 완전히 파괴되었다.
앞서 로도스 아일랜드가 예상했던 것처럼, 도시 바깥에서 도시 안쪽으로 이어지는 비밀 통로가 더 있었어.
테레시스는 더 샤드 빌딩이 수리될 때까지, 비행선이 다 만들어질 때까지 이런 지점들을 이용해서 강철과 결정 유닛, 그리고 주술 장치들을 대량으로 런디니움으로 옮긴 거야.
하지만 애초에 이 재료들을 어떻게 런디니움 주변까지 옮길 수 있었던 걸까? 아무리 멍청한 공작이라도 자신들이 제어할 수 없는 대량의 물자가 빅토리아 국경 내에서 유통되도록 놔두진 않았을 거야.
그러니까 내 생각엔, 아마 그 물건들은 나흐체러르 킹의 군단이 그랬던 것처럼 '슉'하고 이런 지점들 주변에 나타난 것 같아.
우리가 계속해서 찾고 있었던 그 '살카즈 보급선'이라는 건 아마 이 운송 과정의 가장 마지막 과정이자, 가장 중요하지 않는 과정일 지도 몰라.
……이건 대체 무슨 기술을 사용한 거지?
문제가 한 가지 더 있다. 테레시스가 정말로 이런 능력을 갖췄다면, 그는 왜 이 기술을 전쟁에 직접 활용하지 않는 거지?
군대를 적군 방어선의 후방에 나타나게 하거나, 폭발하는 오리지늄 폭탄을 공작들의 머리 위에 이동시키면 되잖아.
어쩌면 이 기술도 제약이 많은 걸지도 몰라. 아니면…… 허점투성이거나.
그 리치는 그 기술이 오리지늄 아츠의 범위를 벗어난 일종의 아츠라고 했어. 하지만 도저히 상상이 안 가……
W, 그쪽은……
……
응?
아, 전투의 흔적 같은 건 없어. 여긴 완전 박살이 났거든.
며칠 전에 있었던 그 만남 이후, W의 정신은 계속 딴 곳에 있었다.
나는 그녀가 불침번을 설 때 타오르는 불빛을 보며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나로선 그녀를 도울 방법이 없다. 이런 일은 그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가자, 여긴 이제 볼 것도 없어.
나는 손에 든 지도를 보았다. 뱀파이어 마법진의 위치가 표시된 점들이 흩어져 있다.
나는 펜으로 방금 있었던 운송 지점과 나흐체러르 킹 군단의 캠프 위치를 표기했다.
이 위치들은 모두 일찍이 동일한 방법으로 물건을 '설치'했던 장소다.
이 사이에 분명 모종의 연관이 있을 것이다.
나는 지도 위에 표기된 이름, 언덕, 골짜기, 숲, 그리고 적당한 크기의 연못을 살펴 보았다.
이들 사이의 공통점은 뭘까? 아니면 어떤 특수한 지리적인 공통점?
내 눈빛은 어느 한 카운티의 이름에 멈춰섰다. '브렌트우드'.
이네스, 로도스 아일랜드가 방위군 지휘탑에 있었던 그 정보들을 분석하고, 목표를 '브렌트우드'라는 한 마을 인근에 정했다고 했었지?
나는 브렌트우드의 위치에 원을 그렸다.
그건 클로저가 분석해 낸 거야. 그 녀석은 1094년 테레시스가 도시에 들어온 이후로 생긴 모든 운송 정보들을 훔쳐서 여러 정보들이 중첩된 로드맵을 하나 만들었거든.
그 지도에서 런디니움 주변의 모든 마을들은 이런 화물 운송 기록들로 가득 차 있어.
뭐니뭐니 해도 여긴 빅토리아의 수도잖아. 전쟁 전에는 시민들이 매일매일 스테이크와 술을 잔뜩 먹어대는 바람에 진열대에 상품이 올라갈 틈도 없었다더라고.
하지만 이 마을…… '브렌트우드'는 눈에 거슬릴 정도로 텅 비어 있어. 통행 기록도 전혀 없고, 그 많지 않은 기록도 대부분 1094년에서 1095년 사이에 기록된 것들이야.
다른 곳과 비교해 보면 정말 비정상적이지. 이 마을은 빅토리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마치 다른 사람들한테 잊혀진 것 같아.
당시 로도스 아일랜드는 브렌트우드가 살카즈 지하 철로의 기점이거나, 비밀 도로망의 요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암암리에 일종의 통행 통제를 했었어.
우리도 방금 이런 운송 지점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걸 증명했잖아?
하지만 우리도, 흠, 테레시스에겐 '보이지 않는 큰 손'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아무것도 없는 공중에서 물건을 원하는 위치에 둘 수 있는 그 능력 말이야.
어쩌면 브렌트우드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좋겠어.
……아니.
이 장소에 가까워질수록 뱀파이어의 마법진은 점점 더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가장 멀리 위치한 지점들을 브렌트우드와 이어보면, 그 거리가 서로 거의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지. 그러니 이 거리야말로 물건을 떨어뜨릴 수 있는 최대 한계라는 걸 알 수 있어.
괜한 추측 같은 거 하지 마. 내가 그 브렌트우드라는 동네를 잘 아는데, 거긴 정말 찢어질 정도로 가난해서 뭘 숨길 수도 없어. 내가 몇 달 전에 거기 갔을 땐 빈둥거리는 살카즈들조차 없었다니까.
카라반도 거기는 안 지나쳐. 아마 너무 재미없어서 그런 거겠지.
W는 지루하다는 듯 돌멩이를 던져 왔다.
그녀의 기분은 확실히 좋지 않아 보인다. 평소였다면 돌멩이가 아니라 수류탄 안전 고리를 던졌을 텐데.
돌멩이는 지도 위에서 몇 번 구르더니, 내가 자세히 관찰하고 있던 위치를 가렸다. 그리고 내가 그것을 치우려던 순간……
브렌트우드의 뒤쪽, 멀지 않은 곳엔 작은 언덕이 하나 위치하고 있다. 돌멩이는 언덕을 의미하는 아이콘을 절묘하게 가렸다.
……하아.
출발하자. 단서가 없는 이상, 우연에 맡겨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첫 번째 지점은 이곳으로 하자.
깊고 어두운 산이다.
내가 예전에 읽었던 빅토리아 역사책에는 이런 비유가 있었다. 역사를 탐구한다는 것은 이처럼 깊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암벽에 새겨진 무늬를 조사하는 것과도 같다.
실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오직 이런 희미한 촉감을 통해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그럴 듯한 결론을 끼워 맞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대지는 역사 친화적인 장소가 아니다.
오리지늄 광맥은 지층 중의 모든 유기물과 동화되어 버린다. 유골조차 놓치지 않을 정도로.
고고학자들은 오리지늄으로 뒤덮인 유적지를 발굴하면, 금속 쪼가리를 들고서 고민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만 우린 다르다, 우린 살카즈다.
우리가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수단은 꽤나 다양하다. 한때 카즈델의 용광로에 깃든 레버넌트들이 이따끔씩 어떤 마왕의 위대한 업적이나, 비극적인 최후에 대해 떠들어댄다는 소문도 있었다.
나 또한 어렸을 땐 불이 꺼지지 않는 용광로 옆에 머물면서, 과거의 메아리가 조금이라도 들리길 기다렸었다.
하지만 내가 들을 수 있었던 건 침묵 뿐이었다.
네 예감이 정말 맞는 걸지도 모르겠어. 여긴 그림자가 상당히 이상해.
혼란스럽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흔적도 남아있는 것 같아.
이건 마치…… 배 한 척이 이동하면서 서로 겹치고 간섭하는 파동을 일으키고, 결국엔 그 파동이 모든 걸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버린 그런 느낌이야.
이동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표류에 가까운 것 같아.
'표류'라.
어떤 만년의 다이아볼릭 노인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를 하나 해준 적 있었지. 그 노인의 지리멸렬한 헛소리 속에서도 그 단어가 나왔었다.
무슨 이야기였는데?
재앙에 관한 이야기였다.
앞으로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게 그 이야기에 들은 것과 같은 게 아니었으면 좋겠군.
우리 운이 아직 남아 있길 바라야지.
자기가 운이 좋다고 했던 용병들은 전부 죽었어.
그럼 W, 만반의 준비를 한다는 의미에서, 넌 여기에 남아 우릴 백업해라.
이번 임무는 전투가 아니니 일단 우리가 무엇을 마주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만약 상황이 나빠지면 철수해야 하니, 네가……
안심해. 너희의 퇴로는 내가 확실하게 끊어 버릴 테니까.
뱀파이어나 나흐체러르, 아니면 아예 테레시스한테 동굴 입구까지 쫓기게 되더라도, 내가 폭발 각도를 잘 계산해서 설치할 테니까 괜찮아. 너희가 동굴 입구에 거의 다다르는 그 순간 내가 바로……
콰앙!
그러면 너도 네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속 등장인물 같은 게 될 수 있을 거야, 외드레르!
너 혼자선 테레시아를 상대할 수 없어, W.
……
이네스.
난 정말로 너흴 여기에 묻어버릴 거야.
……흥. 자기도 알고 있으면서.
W라면 정말로 산을 통째로 날려버릴 거다.
너도 저 녀석이 얼마나 미쳤는지는 잘 알 텐데. 왜 굳이 테레시아 얘기를 꺼내서 자극하는 거지?
W가 불쌍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잖아. 오히려 난 저 녀석이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닫기를 바라고 있어.
너도 도시에 오래 있었잖아. 저 녀석이 단순히 진상을 알고 싶었던 거라면 직접 너한테 물어봤겠지.
너 한 번이라도 W한테 “저 테레시아는 진짜냐”라고 질문받아 본 적 있어?
……
나한테도 물어 본 적 없었어. 봐, W는 심리적으로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니까.
그게 아니라면 그 '테레시아'한테 꼬리를 흔들며 용서를 구하든가, 아니면 죽일 각오를 다지든가.
지금 W가 왜 저런 모습을 하고 있겠어? 우리한테 강하다는 걸 어필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아무 일도 없었다고, 늘 하던 대로 사람을 죽이고 지뢰를 매설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걸까?
W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살려면 그렇게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지금 W는…… 마치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 어린아이 같아.
꾸물거리며 발을 내딛어야 할지 고민하거나, 앞으로 몇 걸음 나아가기만 하면 다시 몇 걸음 되돌아오고, 가만히 서서 앞뒤를 살펴보며, 헛된 감상에 빠져들기도 해.
난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거짓말. 귀찮은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잖아.
네가 저 녀석을 그렇게나 신경 쓸 줄은 몰랐군.
난 내 자신을 신경 쓰는 거야. 그 녀석한테 죽기는 싫다고.
진지하게 하는 얘긴데, 이네스. 카즈델로 돌아갈 생각 없어?
하! 내가 너희의 원대한 계획에 발목이라도 잡았다는 거야?
그게 아니라, W와 나는 이 전장에 계속 남아 있을 이유가 있잖아.
하지만 너는?
……나도 있어.
도착했어.
이곳이 바로…… 산의 내부야.
녀석들이 이 산을 전부 파낸 거야?
이러면 W의 폭파 계획이 더 순조롭겠네.
여기 있는 이 선로, 그리고 이 정도 규모의 하역 시스템이라니.
거대한 녀석이네.
숨어.
다음은 언제래?
곧.
늘 시간을 엄수하잖아.
하아, 차라리 빅토리아인을 죽이는 일을 하겠다고 상관한테 말이나 해보는 거였는데.
싸움도 못하면서.
나도 알거든! 하지만 여긴…… 너무 숨막히잖아.
난 매일 그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를 환각까지 본다니까.
여긴 정말…… 소용돌이 같아. 쓰레기들이 계속해서 시공을 건너오는 것 같잖아.
그래도 울술라가 착해서 다행이야. 틈만 나면 우릴 귀찮게 하는 일도 없고, 행패도 안 부리고.
군사위원회에서도 그 사람이 가장 젊은 소령이라며?
그 여자는 왕정의 구성원이 아니야, 오래 못 갈걸.
테레시아 전하랑 섭정왕도 순수 혈통의 마족은 아니잖아?
쳇, 왕정, 왕정이면 또 어때서! 누가보면 그 인간들이 카즈델을 되찾은 줄 알겠네!
그래도 그 사람들이 가장 대단한 건 사실이잖아.
그야 그건……
됐어, 일할 시간이다.
기계 옆에서 기다려, 적재 준비해.
……녀석들이 말한 이름, 들은 적 있어?
울술라.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보통 살카즈의 이름은 코드네임 같은 것에 불과하니까. 아니면 영웅담 같은 곳에서 따온 거겠지.
시간 도둑 울술라, 자물쇠와 열쇠의 울술라. 이건 베헤모스에 관련된 살카즈의 전설 같은 거잖아. 누가 가져다 써도 이상할 건 없지.
……잠깐. 시간 도둑…… 울술라?
'외드레르'. 그럼 네 이름에는 무슨 의미가 있어?
아무것도 없어.
하.
종소리다.
잠깐, 저길 봐……
저게 뭐지?
저건 대체 뭘까?
산이 울리고 있다……
아니, 공간이 울리고 있다.
그 순간 내 눈앞에 무수히 많은 화면들이 떠올랐다.
궁전 안에서 지리멸렬하고 있는 살찐 제왕, 손목을 그어 그 피를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 먹이는 고대의 후손.
호박을 불태우는 다이아볼릭의 화염, 청동 성채 아래 엎드린 채 난도질한 자국이 남아 있는 버드나무를 바치는 사슴뿔이 달린 악마.
밧줄 하나가 허공으로부터 떨어져, 무수한 갈래로 나뉘어진다. 붉은 피부의 괴물은 날카로운 뿔을 잘라, 이를 자신의 가슴에 찔러넣었다.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어느 머나먼 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고요하고, 차분하다. 도시는 아직 바퀴조차 채 달지 않은 상태였고, 질투와 원망에 스며들지도 않았다. 환각이지만 그것의 아름다움은 어색하고 황당할 정도로 뛰어났다.
그것은 바로 카즈델이다. 나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것이 카즈델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 어떤 역사 속에서도 등장하지 않으며, 다시는 존재할 수 없는, 나의 고향.
나는 그곳으로 가고 싶었다. 나는…… 과거의 우리가 어떤 생활을 했었는지 보고 싶었다.
나는 발을 들었으나, 결국 내딛지 못하였다. 나는 묵묵히 지켜볼 뿐이었다.
이 모든 게 침묵으로 돌아갈 때까지.
그리고……
백골만 남게 된 가여운 생물은 가볍게 몸을 움직이고 있다.
신경다발은 쭉 뻗어나가며, 거대한 화물 상자를 들어 올렸다.
그것은 확실히 아직 산 채로 이곳에서 떠돌고 있었다.
저게 그…… '운송선'인가?
이 정도 크기라니…… 테레시스는 이런 걸 숨기고 있었구나……
설마, 정말인 건가……?
시간 도둑…… 울술라.
정말 신기하지 않아?
울술라의 전설에 따르면, 눈앞의 모든 걸 느리게 할 수 있고, 안개 사이로 과거를 엿볼 수 있는 베헤모스 한 마리가 카즈델을 공격했다고 해.
결국 영웅 울술라는 시간과 공간의 환상 속에서 길을 잃은 동포들을 구하기 위해 무수한 과거를 여행했지.
무심코 이 이름을 선택한 내가 이 전설을 실제로 목격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네 뿔은 날이 가면 갈수록 볼만해지네, 이네스. 진짜 살카즈로 착각할 뻔했어.
울술라.
외드레르, 너 맨프레드 장군을 실망시켜도 정말 괜찮겠어?
소문을 들었을 때, 난 네가 이네스한테 손을 쓰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어. 하지만 비밀을 지켜야 하는 내 일의 특성상, 런디니움에 있는 널 직접 찾아갈 순 없더라고.
흥, 네가 바로 흉터의 상점의 후계자구나? 듣자하니 여기서 해골 운전사가 된 지 꽤 된 것 같던데?
전설에나 나오는 영웅 역할극이나 하는 게 너한테 그렇게 간절했어?
오래된 것들은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과거를 그리워하는 바보들이나 계속 이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
그럼 이름을 바꾸면 될 텐데.
그러다 멀리서 달려와 준 옛 친구들이 날 찾지 못하면?
술이나 한잔 할래?
너 예전엔 술 입에도 안 댔잖아.
그건 예전이지…… 예전.
그리고 예전엔 너도 나한테 검을 겨누지 않았어, 이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