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리턴 투 미스트 · 에피소드 11

11-14대면

메인 스토리작전 후2023-04-27

시즈가 왕의 안식처로 향하는 문을 열자, 빅토리아 천년의 역사가 그녀의 앞에 펼쳐진다.

등장 오퍼레이터: 시즈, 모건, 인드라, 토터, 다그다


알레데일

이게……

커다란 문이 지하 공간에 가로로 놓여 있었고, 사람들의 숨소리 외에 그곳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물론, 죽음은 늘 조용했다. 아무리 찬란했던 왕권이라도 이점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시즈

……왕의 안식처. 말 그대로…… 역대 왕들의 무덤이란 뜻인가.

시즈

너희 무슨 소리 안 들려?

다그다

아니, 우리 숨소리 외엔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시즈

……

분명 무슨 소리가 이 공간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게 틀림없다.

단잠에서 깰 때의 속삭임일까, 아니면 지쳐서 내는 신음일까?

그들이 바라보고 있다.

'빅토리아'가 바라보고 있다.

이점을 똑똑히 느낀 시즈는 자기도 모르게 짜증이 치밀었다.

저들은 뭘 기대하고 있을까? 저들은 시즈를 위해 어떤 미래를 구상하고 있을까?

시즈는 이런 것에 쫓기는 날들에 이미 신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녀는 황금빛 생물의 부름을 오랫동안 무시했다.

황금빛 갈기……

시즈

가자, 얼른 임무를 끝내자.

시즈

로도스 아일랜드와 자경단에겐 우리의 도움이 필요해.

토터

……

토터

거기, 잠깐!

토터

바닥에 있는…… 이것들은……

인드라

……너무 어두워서 처음에 나는 무슨 상류사회의 신기한 장식인 줄 알았는데.

인드라

이건 피야.

토터

교전의 흔적도 있어.

토터

매우 처참한 전투…… 아니, 이건 죽음의 수렁이었어.

핏자국, 넘실거리는 핏자국이 길 끝에 있는 문 너머까지 뻗어 있었다. 아니, 어쩌면 저 거대한 문 뒤에서 기어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피는 진즉에 말라서 검붉은 자국만을 남긴 채 부서진 바닥을 뒤덮고 있었다.

그리고 부서진 화살촉, 도검의 파편, 아츠 폭격으로 움푹 파인 웅덩이도 함께 있었다.

그리고 더욱 큰 흔적들은 마치 이곳의 고요함을 일일이 찢어낸 흉터처럼 신성한 대문에서부터 드러나 있었다.

이곳엔 시체 하나 없었지만, 전장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과거 이곳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두 무리의 사람들이 필사적인 신념을 갖고 싸웠으며, 그들은 모두 그 뜻을 이룬 게 분명하다.

토터

핏자국으로 봐서는 몇 년 전에 있었던 일 같은데.

알레데일

몇 년 전이라면…… 설마……

다그다

……살카즈야.

다그다

여기서 죽은 건 살카즈야.

다그다

내가 놈들의 무기를 알아. 이 무기들은…… 예전에 탑의 기사를 습격했던 살카즈 전사가 사용했던 거랑 같아.

토터

……밖에 있는 살카즈 병사들이 사용하는 거랑 다르지.

다그다

맞아, 달라.

다그다

살카즈가 후에 착용한 무기는 모두 하이버리 군수 공장에서 만든 거라서, 빅토리아의 군용 제식 무기와 매우 비슷해.

다그다

이렇게 조잡하지도, 너무…… 야만스럽지도 않아.

다그다

나는…… 놈들이 녹슨 칼로 내 동료의 몸을 내리치는 소리를 아직도 기억해. 너무 묵직해서 갑옷을 찢기도 전에 뼈가 부러질 정도였어.

모건

다그다, 너 괜찮아?

다그다

……괜찮아.

다그다

이 핏자국만 보고 내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지경이라면, 아마 나는 런디니움에서 도망친 후의 그 어떤 밤도 극복할 수 없었을 거야.

알레데일

……비나, 상황이 우리 예상 밖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시즈

……

들려오는 소리가 시즈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그들은 재촉하고 있다. 그들은 호소하고 있다.

시즈

왕의 숨결은 안쪽에 있어.

시즈

침착하게, 앞으로 나아가 보자.


시즈

살카즈들과 싸운 사람은 누구지?

토터

판별이 안 되네.

시즈

상대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거지?

토터

우리가 못 본 흔적이 있을 수도.

시즈

토터, 넌 용병이 된 지 얼마나 됐어?

토터

한 달 뒤면 14년이야.

시즈

그럼 너는 대부분 국가에서 생산된 무기를 다 봤겠네.

토터

그렇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야.

토터

나도 일개 용병일 뿐, 각국 정예부대 무기까지는 본 적이 없어.

토터

만약 봤다면, 지금까지 살아남지도 못했겠지.

시즈

……

시즈

모건, 인드라, 너희 둘은 통로 밖에서 경계해.

모건

예전처럼 철수 루트를 확보한다, 그렇지?

인드라

나는 재밌는 대목을 놓치고 싶지 않은데.

다그다

시즈, 우리 무모하게 그냥 계속 전진하면 안 돼……

시즈

다그다, 너는 위에서 싸우는 소리 안 들려?

다그다

안 들려.

시즈

나는 들려. 그 진동…… 나는 상상할 수 있어.

시즈

그러니까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어, 다그다.

시즈

왕의 숨결로 모든 걸 막을 수 있다면, 희생과 살육의 속도를 늦출 수라도 있다면……

시즈

나는 앞으로 갈 거다.

시즈

난 이걸 책임으로 여기지 않아…… 그저 하나의 작전에 불과해.

시즈

시비를 걸어 온 놈들의 강냉이를 터는 거랑 별다름이 없어.

알레데일

비나……

시즈

알레데일, 네가 그랬지, 여기까지 온 이상 우리에겐 이미 돌이킬 기회가 없다고.


모건

너는 별로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인드라

왕궁 지하에서 싸울 좋은 기회였는데!

모건

걔네들이 싸울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인드라

하아, 솔직히 난 너를 위해 이렇게 큰 희생을 하는 거라고. 네가 화살에라도 맞아 쓰러지면, 소리를 질러줄 사람이 필요할 테니까 말이야.

모건

하하, 우리 바보 같은 한나.

모건

……

모건

처음 비나 만났을 때 기억나?

인드라

그걸 잊을 리가.

인드라

걔가 얼마나 거드름을 피웠는데.

모건

그땐 분명 키도 작고 성질이 더러운데다 말도 잘 안 해서, 걔가 화났는지도 몰랐는데. 그런데 싸우기만 시작하면……

모건

하하, 누가 비나한테 싸움을 가르쳤게?

인드라

비나는 선생님한테 배웠다고 했는데.

인드라

처음에 난 비나의 선생님이 노포트 구의 어느 싸움꾼인 줄 알았어.

인드라

나중에 비나의 출신을 알고 나서 납득이 가더라. 아마 걔한테 싸움을 가르친 선생님은 대뇌까지 근육으로 꽉 찬 기사였을걸?

인드라

솔직히, 왕자니, 공주니 하는 것들은 모두 옷이나 화려하게 차려입고 제대로 달리지도 못하는 애들 아니야? 어떤 미친 선생님이 걔를 야수처럼 싸움을 가르칠 줄 알았겠어?

모건

하하, 비나가 우리한테 정체를 밝혔을 때 나는 농담인 줄 알았어.

인드라

비나는 우리의 생사와 관계되는 문제를 두고 농담하지 않아.

모건

처음에 난 그저 신흥 세력이 우리 글래스고 패거리한테 시비 거는 줄 알았거든.

모건

그런데 알고 보니 왕위 후계자를 겨냥한 멸구 작전이었지? 하하.

인드라

그놈들 주먹이 세긴 했지.

모건

그때 생각했어. 왕위 후계자를 따르는 게 길바닥을 뒹구는 것보다 훨씬 짜릿할 거라고. 더군다나 이 후계자는 내 마음에 쏙 들었지 뭐야.

모건

그러다가 보니 어느새 우리는 비나를 따라 런디니움을 탈출했고, 여기저기 떠돌다가 다시 비나와 함께 여기로 돌아오게 됐네.

모건

지금은 뭐…… 만약 전설 속의 영웅들도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었다면, 그들도 아마 소파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걸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네?

인드라

……왜, 후회돼?

모건

그럴 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모건

내 회고록은 이미 시작됐어. 나는 이걸로 큰돈을 벌 거야! 회고록 제목은 《위대한 비나 폐하와 그녀의 위대한 친구들》이야. 이제 출판사만 찾으면 돼.

인드라

네 머릿속에 든 그 몇 개 안 되는 단어들로 책을 낸다고? 관둬!

모건

비나는 재밌다고 했는걸~!

모건

……

모건

그러고 보니…… 우리가 간판을 때려 부순 바가 있었지.

인드라

그건 비나가 우리를 이끌고 처음으로 이긴 싸움이었어!

모건

그날 밤 우리는 저장고 안의 술을 다 마셨잖아. 나중에 베어드가 우리를 하나씩 업고 트럭에 태워서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집으로 도망갔고.

인드라

이 자식 봐라, 너 또 잘못 기억하고 있네. 너를 업은 사람은 나야. 베어드는 너무 마셔서 변기통이 운전대인 줄 알고 한창 끌어안고 있었는데. 걔가 무슨 운전을 하냐?!

모건

……아하하.

모건

내 말은…… 어딜 가나 우리는 예전처럼 함께 모여서 뭔가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거야. 설령 그게 다른 패거리의 바를 터는 일이라고 해도.

모건

한나, 있잖아……

모건

돌아온 지도 꽤 됐는데, 왜 비나는 한 번도 글래스고 패거리에 돌아가 보자는 말을 안 꺼낼까?


시즈

……열쇠.

시즈

떠나기 전에 박사가 줬어.

시즈

박사가 그러는데, 이건 켈시가 협상을 통해 얻어낸 거래…… 이 열쇠가 있어야만 우리 앞에 있는 왕의 안식처로 통하는 문을 열 수 있어.

시즈

사실 이 열쇠는 어느 드라코의 열쇠라는 거 나도 알아.

시즈

……

시즈

……알레데일.

시즈

너 혹시…… 다른 열쇠는 어디 있는지 알아?

다른 열쇠.

아슬란 왕실의 열쇠. 그것도 눈앞의 이 문을 열 수 있다. 원래대로라면 비나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아야 했지만, 그녀는 그 열쇠를 본 적이 없다.

알레데일

……왜 갑자기 그걸 물어?

시즈

나 갑자기 생각났어…… 왕의 숨결에 관한 또 다른 전설을.

“아슬란의 파디샤는 날카로운 검을 들고 이국의 마지막 땅을 정복하려 시도했다.”

“드라코 왕의 화염 아츠가 그에게 향했고, 그의 갑옷은 베리처럼 타버리더니 조금씩 불길 속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그의 검은 갑옷보다 더 단단했다.”

“드라코 왕의 몸을 찌르는 순간, 아슬란 파디샤가 든 검은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

“덕분에 드라코 왕은 목숨을 건졌고, 아슬란 파디샤는 오른손을 잃었다.”

“드라코와 아슬란이 맹약을 맺은 후 그 검은 다시 주조되었고, 이후 수백 년에 걸쳐 빅토리아 찬란한 시대의 상징이 되었다.”

시즈

내 조상은…… 드라코 왕을 죽일 뻔했다.

시즈

그리고 나는 지금 드라코의 열쇠를 가지고……

시즈

왕의 안식처로 통하는 이 문을 열려고 한다.

알레데일

……드라코든 아슬란이든……

알레데일

모두 빅토리아 사람이야.


문이 열렸다.

상상했던 것보다 문은 훨씬 가벼웠다. 마치 모든 것이 이미 오래전에 준비되어 있었고, 그녀가 가볍게 문을 밀기만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왕들이 잠든 곳에서……

빅토리아 천년의 역사가 그녀를 향해,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아슬란을 향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