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경고 사격
수성포의 포격으로 큰 피해를 입고 어쩔 수 없이 철수하는 더블린. 반면, 로도스 아일랜드 일행은 정체 모를 인물에 의해 '납치'당해 지하로 끌려가는데……
으아아악! 승강기가 무너진다……
조금만 더 떨어지면 내, 내 다리가……
……잡아.
아니, 나 말고 내 피조물을 붙잡으라고!
멍청하긴…… 나까지 넘어질 뻔했잖아! 가뜩이나 너희들을 데리고 떠 있기도 버거운데!
마, 만드라고라 님…… 감사합니다……
다음부턴 좀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날 귀찮게 하지 말고.
만드라고라 님, 조심하십시오!
이건…… 포탄인가?
아니다, 일반적인 유탄포보다 훨씬 강해……
……게다가, 이 작은 구역만 조준한 것 같은데?
……
맨프레드…… 설마 진작부터 여기를 보고 있었나?!
빌어먹을 음흉한 마족 놈이!
전원, 작전 중지! 살카즈는 추격할 필요 없다. 그리고 그 운전기사는……
……이미 죽었네.
정말 재수 없는 곳이야……
……
중위님, 이, 이건……
……
수성포가 어째서……
……런디니움 방벽이 지어진 지 칠십 년 가까이 지났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야……
수성포가 조준한 위치가…… 도시 내부라니.
괜찮은 위력이군.
단 10%의 화력만으로도, 평범한 구조물 정도는 쉽게 녹여 버리네.
……이래 봬도 무려 런디니움의 수성 병기인데.
그것도 부포에 불과하지.
우리 쪽 병기 전문가가 말하길, 주포는 그 어떤 고속 전함의 장갑이라도 가볍게 뚫을 수 있다는군. 가동할 수 있다면 말이지만.
병기 전문가라면…… 그 방위군 공병대 장교인가?
네가 그의 처자식을 잡아 준 덕분이지.
……아직 살아있나?
살카즈에게 이용 가치가 있는 한, 죽을 일은 없지.
포수, 11번 승강기를 조준하라.
……빗나갔네.
아쉽군. 정확도는 아직 개선이 필요해.
애초에 외부를 겨냥하기 위해 만들어진 포니까.
외부라…… 우리가 런디니움에 들어오기 전, 이 수성포들이 겨눴던 건 밖에 있는 대공작의 군대였는데.
우리가 공작들의 분쟁을 잠재워 준다는 명분으로 런디니움에 입성할 때마저, 우리를 조준 범위에 넣지도 않았지.
이 또한 외부를 겨냥해서 그런 건가?
가울이 패배하고 이베리아가 침묵한 뒤로, 빅토리아가 실질적인 외적에 대응할 필요가 없어진 지 오래됐어.
맞아, 그래서 전하께서 우리에게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신 거고.
이토록 훌륭한 무기는 이런 곳에서 썩어가며 문지방을 장식할 게 아니라, 본래의 기능을 발휘해야지.
포수, 이동 목표의 추적 기능을 가동해.
좋아, 성공했군.
방향 조정에만 꼬박 한 달이 걸렸어……
다행히 이 정도면 본전은 뽑았다고 할 수 있겠군.
이 병기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런디니움의 출입구를 진정으로 통제하게 되었다는 의미지.
모든 수성포의 조정이 끝난다면…… 그 누구도 강철 방벽의 그늘에 숨어들 수 없어.
포화는 아무래도 더블린을 노리는 것 같네.
이건…… 설마 시험 사격? 단순히 테스트하는 게 목적인가……
아니야, 놈들의 진짜 목표는 이 출입구가 아닐 거야.
중위님, 이제 어떡합니까?
……이대로 도시 내부로 후퇴한다.
하지만…… 수디언구의 다른 장소도 더 이상은 안전하지 않겠지.
살카즈가 런디니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수성포가 도시 내부를 계속 조준하고 있는 이상, 우리의 목숨이 놈들의 손아귀에 잡힌 것이나 다름이 없어.
다만……
무슨 계획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니야. 가자, 일단 여기를 떠난다.
이 망할 놈의 성벽, 망할 놈의 수성포!
만드라고라 님, 피조물이 또 파괴되었습니다!
안 돼…… 너무 빨라!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빨리 꺼져! 최대한 멀리 꺼지라고!
……맨프레드, 억지로 쫓아낸다 이거지? 오늘 나를 가지고 논 건 언젠가는 꼭……
방금 낯익은 인물이 반대쪽으로 도망가는 걸 발견했습니다!
낯익은 인물이면…… 설마 그 갈색 머리 루포?!
당장 잡아……
으윽!
만드라고라 님, 조심하십시오!
무슨 바보 같은 짓이야?!
여기는, 제가 막을 테니…… 어서 가십시오…… 만드라고라 님께선 리더를 대신해…… 차…… 찾아내셔야만……
……그래, 알겠어.
네가 열세 번째야.
타라인의 목숨 열셋, 내가 리더 대신 기억해 둔다. 언젠가는 살카즈에게 내가 직접, 그것도 배로 돌려받을 테니까.
장군님, 더블린의 부대를 완전히 물리쳤습니다.
그래.
하지만 저항군은 보이지 않습니다…… 버러지 같은 놈들! 고개를 내미는 듯하더니, 수성포가 가동되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음, 혹시 놈들이 포화에 맞아 죽은 게 아닐까요?
그걸 믿어?
저…… 저는,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알면 됐다.
그렇다면, 놈들은 도망치는 인파에 섞였다는 말인데, 순찰대에 연락해 민간인들을 막아서 계속 수색하라 할까요?
필요 없다.
출입구를 계속해서 포격해. 그리고, 화력을 높여.
화력을 더 높입니까? 출입구가 거의 박살 나기 직전인데, 설마 거기 숨을 사람이……
어차피 놈들이 그쪽으로 가지 않을 거다. 그리고, 살카즈가 칼을 반만 뽑는 걸 본 적이 있나?
손을 댄 이상, 놈들에게 우리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지.
……일부러 그들에게 힘을 과시하려는 것 같네. 퇴로를 차단하고…… 스스로 걸어 나오기를 기다리는 건가.
이 숨바꼭질을 너무 오래 끌었다. 내가 기다릴 수 있다고 해도, 우리 전하들과 왕정들의 인내심은 한계가 있어.
누가 됐든, 뭔가를 꾸밀 거라면 제발 빨리 보여줬으면 좋겠군.
박사님, 이 근처에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어요!
모두가 이 구조층 밑에 숨는다 해도……
……언젠가는 저 포격에 관통당하겠지!
내가 대충 계산해 봤는데, 머리 위에 있는 이 외벽의 기반 구조는 물론, 만약 풀 화력으로 가동한다면 웬만한 이동도시의 섹터마저도 뚫어버릴걸!
시즈, 너희 런디니움의 대포가 정말 장난이 아니네!
……이렇게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건 나도 처음 봐.
그럼 이것도 나름 성대한 환영이라고 봐도 되려나?
그 환영 인사가 더 성대했더라면, 우리는 아마 50km 밖에서도 이미 먼지가 됐을걸.
윽……
으아아아 무너진다……!
아미야! 내 드론으로 이 기반 구조를 지탱하는 건 이젠 무리야. 이대로 계속 쏴댔다간 언젠가 다 죽을 거라고!
빨리 여기를 떠나야 합니다!
더블린도 빠르게 후퇴하고 있네요…… 아츠 피조물을 엄폐물로 사용하면서, 부상자들을 그대로 버리고 떠났어요……
흑흑…… 왜 하필 우리에게만 이런 재수 없는 일이……
설마 여기서 다 죽게 되나?
런디니움 시민을 버리고 갈 수는 없어.
정찰팀, 포수는 보이나요?
아직인가요……
아마 포수는 찾지 못할 거야.
런디니움의 수성포는 눈앞의 이 방벽과 한몸이지.
……그 말은, 방벽에 오르거나 내부로 진입할 방법이 없다면 이 포격을 멈출 수도 없다는 뜻인가요?
- 포격을 무릅쓰고 방벽에 오를 수 없어.
- 방벽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은 없어.
그렇다고 여기서 죽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잖아!
아니면, 내가 나가서 포격을 유인할까? 나라면 적어도 몇 분은 버틸 것 같은데……
안 돼.
……인드라 한 명으로 부족하다면, 나도 같이 갈게.
안 그래도 정신 사나운데, 너희들까지 귀찮게 하지 말아줄래~? 다그다, 인드라랑 어울리더니 뇌에 근육밖에 안 남았어~?
큿……
설령 그게 먹힌다 해도, 너희들에게 그 순서가 차려질 것 같아~?
우리의 방어구는 기껏해야 정규군의 화살 두 개만 막을 정도야~ 그것도 엔지니어 친구들이 몇 달 동안 노력한 성과라고……
너희들이 그렇게 죽고 싶어 안달이라면, 애초에 런디니움에 따라오지를 말던가~!
……
그래, 알았어. 하지만 비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절대 용납 못 해!
우리는 아직…… 집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다고!
- 너희들이 나가도 확실히 소용없어.
- 아직 그런 말을 하기는 일러.
박사, 좋은 생각이라도 있나?
- 드론.
드론? 아아, 알았어…… 역시 그런 거였네.
그런 거라니, 클로저? 박사야 원래 과묵니까 그렇다 쳐도, 너는 제대로 알려줘야지!
미안, 계획을 생각하느라.
이 수성포는 꽤 지능적이야. 공격 범위가 이렇게 넓은데, 저걸 수동으로 일일이 조준한다는 건 솔직히 말이 안 돼. 그러니까 분명 지면의 움직이는 목표를 조준하는 기능이 있단 말이지.
한두 명으로는 포구를 우리 머리 위에서 돌릴 수 없을걸.
하지만 내가 모든 드론을 출동한다면, 조준 알고리즘이 판단하는 위협도가 어쩌면 우리와 시민들을 합친 것보다 더 클지도 몰라……
'클지도 몰라' 뿐이야?
그건 아무도 보증할 수 없잖아!
클로저, 드론이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어!
길어도 30초면 이 기반이 무너진다……
시도해 볼 수밖에 없겠네요.
여러분, 박사님의 지시에 따라 철수할 준비를 해주세요.
5, 4, 3……
2……
- 지금이다!
드론 출격!
여러분, 빨리 뛰세요!
……성공했나요?
시간이 너무 짧았던 탓에 멀리 오지는 못했어…… 여기도 마찬가지로 얼마 버티지는 못할 거야.
게다가 다음 기회도 없어. 내 소중한 드론들도 전부 박살 났다고. 아무리 나라도 이 자리에서 드론을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해……
어느 쪽으로 가든 안전하지는 않아요. 이 포격 범위를 벗어나려면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어요.
여기를 우회할 길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길을 찾고 있었어?
엣?
누구냐!?
카우투스 아가씨, 우리 잠깐 얘기해 볼까?
하지만 그 전에, 내 몸에서 무기를 치워달라고 부하에게 전했으면 좋겠는데.
다…… 당신은 누구죠?
자기소개는 나중에 하고.
너클, 마체테, 그리고 이쪽은…… 음, 해머인가? 아가씨, 멋진 무기라는 건 나도 동의하지만, 내 머리는 겨누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
그렇지 않으면 너희 이 친구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어.
……박사님!!
- 응? 어떻게 된 거지?
- ……
- 나를 말하는가?
아무도 가까이 오지 마.
한 발짝이라도 다가오면, 이 친구의 머리가 터질 수 있어.
아, 아미야, 드론이야……!
드론 한 대가 우리가 방심한 틈을 타 박사의 뒤에 붙었어!
뾰족귀 아가씨, 예리한데.
솔직히 너희들이 갈수록 흥미로워.
……
여러분, 무기를 내려놓으세요.
그래, 그렇지. 그리고 저 멀리 있는 석궁도 말이야. 장담하는데, 내가 여기 나타난 순간부터 저쪽에 있는 저격수들이 눈 한번 깜빡이지도 않았을걸.
……말대로 해주세요.
좋아.
……저기.
부디 믿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낯선 사람을 절대 해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분을 다치게 한다면, 제가 무기 없이도 지금, 당장, 즉시 당신이 그 어떤 위협을 가할 수 없도록 제압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믿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크흠……
으아아…… 여기도 이제 위험해. 이러다가 싸우기도 전에 포탄에 맞아 죽게 생겼어!
맞아. 우리 모두 살카즈의 포격에 팝콘이 되고 싶지 않다면, 여기서 서로 머리를 겨누며 대치할 시간이 없을걸.
여러분, 내가 제안 하나만 할게. 저항을 멈추고 나랑 함께 가는 게 어때?
그곳에 도착하기 전까지, 이 친구는 내가 데리고 있을게……
- 그건 좀.
- ……
- 거절해도 될까?
미안, 너에게는 당분간 선택할 권리가 없어. 얌전히 따라와, 얼굴이 보이지 않는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