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7균열
자신이 본 것을 W에게 알리기 위해 사지로 향하게 된 이네스는, 결국 리유니온에게 저지당하고 만다. 마지막 순간, 그녀에 눈에 비친 것은, 어느 그림자였다.
탈룰라가 변했다.
탈룰라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에게선 테레시아 전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전하는 늘 슬픔에 잠겨 계셨고, 많은 것을 짊어지고 계셨다…… 그리고 이 땅의 비밀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계셨지.
탈룰라는 달랐다. 그녀는 분노로 가득했지만 냉정했고, 그 분노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작지만, 강렬했다. 어쩌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지닌 에너지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서로 비슷한 부분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지.
이런 분노가 리유니온을 탄생시켰고, 많은 사람들이 그 뒤를 따르게 되었다.
하지만 머지않아…… 변해버렸다.
우리의 하루 일과는 선동하고, 상처입히고, 분란을 조장하는 것으로 변했다.
더는 감염자의 혁명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가 카즈델에서 숱하게 봐왔던, 전쟁의 음모였다.
쫓아오지는 않는 것 같군.
……정면으로 맞붙었으면 곤란해질 뻔했다.
탈룰라에게 아츠를 사용하면 안 되는 거였다. 처음도 아니고, 뭔가를 볼 때는 조심했어야지.
……탈룰라의 몸에 무슨 일이 생겼어. 반드시 W에게 알려야 해.
W의 행동 때문에 이미 폭도들의 의심을 받고 있다. 이것만으론 부족한 거냐?
대체 뭘 본 거야?
과거의 탈룰라는 그저 반항아였어. 그녀는 해방된 감염자들에게 반항의 기회를 줬지.
하지만 지금은? 그들은 자신의 욕망에 따라, 파괴와 살인을 저지를 뿐이야.
그걸로는 설명이 부족한데, 살카즈 말고 다른 종족은 원래부터 감염자들에게 그렇게 해 왔으니까.
……넌 모를 거야.
그 행위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야. 이런 행동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지……
탈룰라는…… 리유니온을 파멸시키고 있어. 일부러.
……대체 왜?
지금 이 상황, 익숙하지 않아?
그녀는 우수한 리더야. 이런 보통의 감염자들을 전쟁에 밀어 넣고, 심지어 승리를 움켜쥐게 할 수도 있지.
하지만 지금 그녀는, 이상한 방법으로 자신이 쌓아 올린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있어.
심지어……
심지어 탈룰라 자신도 말이야. 모두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보기 좋은 기왓장에 불과하지.
그렇다는 건……
3년 전과 똑같아.
하지만 그 사람은…… 원래부터 그랬을지도 몰라. 그 사람은 이 모든 것을 주저 없이 할 수 있었어…… 그저 잘 숨겼을 뿐이지.
탈룰라는 달라. 변화가 너무 갑작스러워.
그녀의 그림자…… 그녀는 두 개의 그림자를 가지고 있어. 아츠의 흔적이 아니야, 그건 마치……
폐허 같았어. 오래되었지만 튼튼한, 어떤 힘의 잔재로 가득 찬 것 같은……
네 아츠는 성질이 꽤 특이하지. 그래도 이번에는 너무 모호해, 그런 이유만으론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W가 반드시 알아야 해!
쉿, 이미 발각됐다.
모든 행동이 꼬투리를 잡힐 수 있다는 사실은 너도 잘 알겠지.
그러면 너는 우리가 전에 있었던 바벨 같은 급격한 변화를 한 번 더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건……
……적어도 W는 아니야.
찾으러 가야겠어. 가르상이 죽은 이상, 이젠 W가 새로운 리더니까.
기다려! 만약 탈룰라가 정말 눈치를 챘다면 이대로는……
더는 못 기다려. 그리고 나한테 명령하지 마. 우리는 같은 급이라니까?
……흥.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내가 네 말에 거역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네.
외드레르는 매번 생각이 너무 많다니까.
……
(이 골목만 지나면 W가……)
(거점이잖아? 저 녀석 뭘 하는 거지?)
(어쨌든 빨리……)
……
……누구지?
……
감염자……? 무슨 용건이라도?
말조심해, 이 마족아.
용병단을 도망치게 둔 것도 모자라서, 적을 도시 안으로 들어오게 만들다니.
실수가 너무 잦아. 설마 리더가 모를 거라 생각하지는 않겠지?
비켜. 네 말을 듣고 있을 의무 따위는 없으니까.
탈룰라에겐 있겠지.
……알았어. W에게 보고한 다음, 바로 탈룰라에게 보고하러 가지.
필요 없어.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런 '책임'이 아니니까.
뭐라고……
쳇…… 진심인가?
방금 습격의 영향으로 살카즈 용병팀장 중 하나인 이네스가 사망했다.
시체 확인은?
……상황이 심각하다. 이미 이쪽으로 몰려오는 자들이 있다. 당장 이 거리를 폭파해야 한다.
……알겠다.
잠깐.
리유니온에도…… 그녀와 마지막까지 함께 싸울 사람이 필요해.
……알겠다.
내 가족을 부탁한다. 아직 도시에 있거든.
물론, 약속하지.
……시체를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처럼…… 좋아. 이 정도면 됐다.
W는 금방 눈치챌 거야…… 가지.
……
아……
외드레르랑 같이 오지 않은 건…… 역시, 정답이었어……
……쳇.
그러고 보니 체르노보그의 가로수는……
자작나무였구나……
하하……
모든 게, 그곳…… 풍경과 비슷하네, 얽혀있는 그림자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