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7균열
용병의 리더를 쓰러뜨린 스카우트는, W와 팀원들의 추격을 받게 된다. 죽은 전우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도발하는 이네스였지만, 스카우트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너……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동포여. 우리 전쟁터에서 만난 적이 있지 않나.
이런, 이런…… 넌 체르노보그에 와선 안 됐어. 로도스 아일랜드의 정보는 이미 모든 팀에게 전파했다. 너와 내 부하는 곧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지.
하지만 너희가 아무리 우수하다고 해도, W의 방어선을 쉽게 뚫을 수는 없을 거다.
그런가, 그럼 그녀도 선택했다는 얘기겠군. 사실 우리도 모두 예상하고 있었다.
- 너희 중에 우리와 함께 작전을 펼친 자가 있었다.
- 이것이 우리가 전쟁터에서 대화를 나누는 유일한 이유다.
……테레시아는 좋은 리더였어. 그녀는 이 땅에 사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주었지.
이 땅에, 이상이란 걸 품게 해 주었지.
성급하게 반박하지 않아도 돼. 카즈델이 직면한 상황에 대해서는 내가 너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까. 그녀를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내가 알고 싶은 건 위대한 과정보다는, 단순한 결과거든.
지금 살카즈에 새로운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은 섭정왕의 능력이지, 선의 따위가 아니야.
- 우리는 함께 협력해볼 수 있었어, 적어도 같이 죽을 필요는 없으니까.
멍청한 생각이군. 살카즈의 깊은 분노는 어떻게 가라앉힐 생각이지? 지금까지 이어져 온 불공평은 어떻게 바로 잡을 건데?
비감염자는 우르수스에, 감염자는 리유니온에, 살카즈는 카즈델에……
다 똑같아. 리유니온과 협력하면서 확신이 들더군.
섭정왕이야말로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그 가능성을 선택한 것뿐이고.
너희가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고, 테레시아를 쫓는 것처럼 말이야.
……됐어.
W가 너를 놓아준 것을 보니, 너도 대가를 치른 모양이군.
뭘 내놓았지? 너를 위해 시간을 끌던 부하들의 목숨인가? 아니면 혹시…… 너 자신까지?
- ......
지금은 무슨 이름을 쓰고 있나?
- ……스카우트.
- 용병들은 모두 가명을 쓰잖아, 가르상.
익숙한 코드네임이군. 사실 네 이름을 칼에 새겨넣을 생각이었어. 존경의 의미로 말이야.
……그렇긴 하지.
저항은 포기해.
……네 팀원 12명 모두 죽은 것을 확인했어.
리파, 미미, 섬택은 리유니온 캐스터들에게 포위되서 죽었어. 그중 하나는 선 채로 죽었지.
메리, 마크롱, 슬링크, 스콜피온은 전선 하나를 차지하고 있던데, W가 직접 팀을 이끌고 거기로 가고 있고.
밀리므, 팁시, 머드플라워는 우리 팀 중 하나랑 같이 죽었어. 포위망을 뚫은 녀석도 있었지만, 외드레르의 칼에 쓰러졌지.
프터는 조금 전에 그 건물 아래에서 죽었어. 웬 평민을 구하려다 죽은 모양인데, 별꼴이지 정말?
슬라나는 아직 숨이 붙어있어서 데리고 갔어. 분명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자살하려고 하겠지.
……이래도 계속 입 다물고 있을 거야?
호흡이 불안정한 걸 보니까 상처도 꽤 깊은 모양인데, 숨지 말고 그냥 나오지그래, 내가 하는 말 다 듣고 있잖아? 그림자가 똑똑히 보인다고.
……어떻게 그 이름들을 알고 있는 거지?
너희가 군번줄 같은 걸 걸고 다닌다고, W가 특별히 이야기해 줬거든.
적어도 누구를 죽였는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여기는 카즈델이 아니라서 실수로 다른 사람을 죽이면 큰일이라 그러더라.
그건 군번줄이 아니야. 희생된 오퍼레이터들은…… 병사가 아니다.
W가 직접 올 줄 알았는데.
흥…… W가 너를 직접 끝낼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면, 믿을래?
섭정왕이 보낸 리더는 이미 네 손에 죽었어. 여기에 끼고 싶어 하는 게 걔 하나만은 아니라서 말이야. 그리고, 걘 지금 좀 바쁘거든.
그때, 너와 W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말이야.
네가 임무를 마치면, 우리는 '그 뒤에' 전력으로 너희를 죽일 생각이야.
......
……시가전을 치르는 중에도 틈틈이 사람들을 구했더라? 하지만 지금은, 우리 관할이 아니라서.
그쪽엔 지금 패트리어트가 가 있으니까, 걱정은 하지 말고.
……그런가. 다행이네.
너희는…… 변했구나. 예전의 W는 죽은 사람들 이름 따위는 기억하지 않았는데.
그 녀석은 확실히 변했지. 하지만 전보다 더 미친 거 같더라.
네 전쟁 경험은 파우스트의 오리지늄 아츠랑 견줄 정도로 위협적이니까 말이야. 단지 널 동요하게 만들어서 아츠로 널 더 쉽게 잡으려고 일부러 이름을 기억한 거란 생각은 안 해봤어?
……하여튼 틈만 나면 사람 놀리는 건 여전하구만.
뭐, 너도 W가 생각해낸 미친 거래를 받아들였잖아?
내 목숨으로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로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꼭 미쳤다고 할 수는 없지.
죽은 내 팀원들도 마찬가지야. 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죽은 거다. 내 팀원들 없이 난 성공할 수 없었을 거다.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들 조금씩 변한 모양이네.
너도 마찬가지야. 예전의 너는, 절대로 적에게 숨 쉴 틈 같은 건 주지 않았거든.
외드레르가 알려준 적 있을 텐데.
……
왜 아직도 저항하는 거야?
……쳇, 사라졌나……
……
그냥 이렇게 도망쳐 줬으면 좋겠는데……
(이쪽 방향인가?)
(……)
(맞아, 여기야. 동작이 꽤 빠르네.)
(귀찮은 녀석이네. 만약 다치지 않았다면 그림자조차도 볼 수 없었겠지……)
(잠깐.)
(저 녀석…… 도시 중앙으로 가고 있는 건가?)
(저기는…… 쳇!)
……젠장!
이렇게 중앙까지 오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지?
그냥 얌전히 체르노보그를 떠나면 안 되는 거야?!
……넌 가끔 살카즈 같지 않을 때가 있어, 이네스.
원래부터 아니었거든?
……계속 그렇게 지내야지. 너는 살카즈 용병이고, 여기는 전쟁터니까.
너 더는 못 움직여. 출혈이 심해서 어지러운 데다, 팔다리가 차가워지고 있을 텐데? 그림자는 아직도 활활 타오르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지금 서 있기도 힘든 상태 아니야?
내 상처는 내가 잘 알아. 게다가 여기에는 온통 리유니온 뿐이니.
그리고 너희…… 너, 외드레르, 그리고 W…… 너희에게 제안할 게 있다.
전하를 봐서라도…… 들어주지.
네 눈으로 진상을 보기 전까지, 헛되게 죽지 마라.
우리 살카즈는…… 계속 이렇게 이용당해서는 안 돼.
아츠를 말하는 거야? 여기서 대체 뭘 볼 수 있다는……
……
……
……이…… 이건…… 대체 누구의…… 이런……
……
……살카즈?
……!
들켰나……?! 말도 안 돼!
(기회다……!)
오랜만이군.
크윽…… 너…… 아직 살아있었냐……
그래.
계속 따라다니고 있었다. 이네스 혼자서는 너 같은 고수를 상대하기 힘드니까.
거래 내용은 목숨이었고, 우리도 봐줄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네가……
아니…… 우리도 너에게 더는 기회를 줄 수는 없다. 여긴 도시 중앙과 너무 가까워, W는 여기에 이목이 쏠리는 걸 원치 않을 거다.
훗…… 지금은 W가 대장이라 이건가……
넌…… 원래……
……미안하다. 푹 쉬도록, 오랜 친구여.
너희는…… 여기에 있으면 안 돼……
……알고 있다, 친구여.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다.
외드레르!
방금 왜 동요했던 거지?
……어서 가!
당장 W에게 알려야 해. 반드시……
쳇!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