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6멀리 떠나다
이동 중 '재앙'과 맞닥뜨려 피난을 하게 된 용병팀. W는 상황이 급박한 와중에도 재앙을 감상하고자 하는 미친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는 전달자와 몰래 만나기 위한 연막에 불과했다.
바벨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 당시 테레시아 전하와 관련이 있던 살카즈라면, 모두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W는 진상을 보았지만, 함께 하는 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나도 이네스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그녀가 나보다 훨씬 더 진실에 가깝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나는 가장 마지막으로 뒤처지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네. 문제는 없을 겁니다. 팀 간에 연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명 받들겠습니다.
후우……
아무래도, 여기에 한동안 머물러야 할 것 같다.
왜 그래?
선발대가 재앙 구름을 발견했다. 재앙정보전달자가 없으니, 만일을 위해서라도 멀리 떨어지는 게 좋을 거다.
어쨌든,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되니까.
재앙이라……
황야에서는 재앙을 볼 일이 드물지.
하지만 카즈델은 오랫동안 오리지늄을 연구해 왔다. 그렇게 혼란스럽지만도 않아.
……W는?
자기 팀에 있어.
……찾아가게?
글쎄…… W는 많이 변했다.
넌 W가 테레시아를 잃어서 성격이 변했을 거라 생각하겠지.
하지만 지금 W는, W답지 않게 침착하다.
그래도 지난번 전장에서 녀석을 찾아냈을 때도, 여전히 그 냉소적인 표정을 하고 있었지.
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고 말해야 하나.
네가 그런 사소한 것에서 위화감을 느끼다니, 드문 일이네.
……농담은 그만하지. W가 조용해진 걸 '사소한' 위화감이라고 할 순 없다.
W는…… 아.
산 쪽에 구름이 엄청 모였어. 기압도 요동치고 있고…… 저게 재앙 구름이야?
……이 정도 규모라면 여기도 안전하지 않아. 예정된 노선에서 50km 물러난다고 모든 팀에게 알리고,
빨리 가서 W를 찾아라.
……명령하지 마.
음……
지금 W가 나에게 주는 느낌이 딱 저래.
아아~
W! 뭐 하는 거야!
여기…… 바람이 엄청 거세다고!
뭘 하긴, 재앙 구경이지!
미쳤어……?
뭐라고? 안~ 들~ 리~ 는~ 데~!
쳇, 원래부터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걸 잠깐 깜박했네.
네 밑의 살카즈들까지 같이 죽이지 말라고!
외드레르 따라서 철수하라고 얘기해뒀지. 내가 그렇게 바보도 아니…… 앗.
칫! W! 조심해!
너야말로 가까이 오지 마. 넘어지면 큰일이라고……
너한테는 큰일 아니고? 죽기 싫으면 당장 돌아와!
너희들……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지?
저 녀석한테 물어봐.
쟤가 방해한 거야.
제발 적당히 좀……
그래도 W의 팀에 손실이 없어서 다행이다. 리유니온 리더와 합류하기도 전에 군사 법정부터 갈 뻔했군.
……
일단 가서 쉬어라. 이따 부르도록 하지.
재앙 속에서 작전 수행하는 게 뭐 어때서? 광석병이 무섭기라도 해? 폭풍이 무서운 거야?
목숨을 헛되게 버리고 싶지 않은 것뿐이야.
우리도 익숙해져야지.
이것도 나름 재밌는 경험이라고.
이네스.
왜, 나 화 안 났어. 또 애들 싸움 달래러 온 어른 행세라도 하려고?
W가…… 팀을 완벽하게 배치해두다니.
드문 일이군.
드문 일이지…… 혹시 더 미친 거 아닐까. 아니면…… 으으……
재앙 구름이고 나발이고! 하여튼 W가 재앙 그 자체야!
(궁시렁궁시렁……)
흐흐흥~ 흐흥~
……기분 좋아 보이네.
물론이지.
카즈델 같은 망할 동네를 벗어나야만 들을 수 있는 소식도 있는 법이거든.
만날 장소를 재앙 구름 아래로 정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설마 날 죽일 생각인가……
에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사람이 미치면 좋은 점이 뭔지 알아?
알고 싶지도 않고, 아마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결국엔 네 명령에 따르게 될 테니까. 보스.
후후, 그래야지.
아무리 터무니없는 짓을 해도, 다들 의심하지 않거든.
그런가…… 하아…… 내가 어쩌다……
로도스 아일랜드가 카즈델을 떠난 게 확실하지?
정확히 말하자면, 그렇게 큰 함선을 폐…… 테레시스가 입수했다는 정보가 없다.
그럼 됐어.
음, 역시 단서가 있긴 하네.
팀에 낯선 얼굴이 많아졌지만, 나는 오히려 내가 카즈델을 떠났다는 것이 실감이 나 안심하기 시작했다.
동행자들 중에는 적도, 전우도 있다. 늘 이렇게 변덕스러웠다.
용병들은 과거에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는 이렇게 쉽게, 생사를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전쟁이 너무 빨리 끝나버린 탓에 바로 다음 전쟁터로 던져져, 찰나의 평화도 맛보지 못했기 때문일 지도.
……어쩌면 이런 희망은 독약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항상 투쟁과 충돌로 그 균형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아마도 W가 가장 좋은 예일 것이다. 그녀는 고된 삶을 살아왔으니까.
……그래.
잘 왔다.
먼 곳에서 온 전사여.
전쟁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다.
이 점은 나도 당연히 알고 있다. 그저 그 순간 깨달았을 뿐이었다.
전쟁은 이 땅 곳곳에 퍼져 있고, 모든 의지를 가진 독립된 생명이 탄생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금 전쟁에 빠져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