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흑야의 회고록

DM-6멀리 떠나다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0-12-10

전세는 불과 하룻밤 만에 기울어버렸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외드레르는 다시 한 번 전장으로 떠밀리게 되고, 그곳에서 복수에 미쳐있는 W를 맞닥뜨리게 된다. 외드레르는 W에게 자신의 팀으로 돌아와 달라 부탁하고, 우르수스의 얼어붙은 땅으로 향하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외드레르, W, 이네스

아무도 관여하지 않을 순 없다고, 나는 그렇게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나는 역시 이 전쟁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바벨에서, W와 전하가 있는 곳으로부터……

도망쳤다.

……정말 모순적이다.

후회하느냐고? 아마도 그럴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거기에 있었다고 해도,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5:58 a.m. 날씨/가랑비

카즈델 최북단 전장의 가장자리, 용병 캠프

바벨을 떠난 지 몇 개월 후

외드레르

이 정보는……

이네스

……

이네스

뭐라고 말 좀 해봐. 너 말 잘하잖아.

외드레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이네스

왜 나한테 되물어……?

이네스

……그렇게 오래 버텼는데, 하룻밤 사이에 전세가 기울어질까?

이네스

반년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너무 빨라……

외드레르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외드레르

하지만 그게 어딘지는, 아무도 모르지.

외드레르

아니, 엄두가 안 난다고 해야 할까.

외드레르

전하…… 그리고 전하 곁에 있는 자들, 다들 사태를 이렇게까지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네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 우리도 이렇게 되나?

외드레르

너무 빨라. 전쟁이 너무 빨리 마무리됐다.

외드레르

지난달만 해도 바벨과 맺은 전략적 계약을 이행했는데, 연락이 갑자기 끊기더니, 지금은 감감무소식이다……

외드레르

우리가 누구 편인지 모두가 알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여길 떠날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지.

외드레르

……이렇게 끝나면, 우리도 도망갈 곳이 없어질 수밖에 없다.

외드레르

전달자에게 다시 한번 각지에 있는 정보원들과 연락해 보라고 해야겠군. 최대한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해.

외드레르

어쩌면 우리는…… 전쟁터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이네스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예상은 했었어.

이네스

아니, 사실 우리 모두 알고 있었잖아. 안 그래?

이네스

정말로 신경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그들의 요구를 받아주지 않았을 거야.

이네스

우리의 힘으로 여기를 벗어나서, 발렌덴 호수를 건넌 뒤에 여기저기 떠돌아다녔겠지……

외드레르

이네스, 나는……

이네스

그만.

이네스

거기서 나오는 건 쉽지 않았어. 우리 모두 그 따스함에 푹 빠져 있었으니까.

외드레르

바벨을 완전히 포기하고, 우리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군.

이네스

또 시작이네. 왜 그렇게 감상적으로 변한 거야?

외드레르

언제부터인가,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정만 내려왔던 것 같다.

외드레르

어쩌면 우리는, 전쟁터에 계속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일지도……

이네스

그만 좀 해. 대체 너랑 나 중에 누가 살카즈인지 모르겠네.

이네스

이 땅에 우리 같이 손에 피 묻힌 살카즈를 받아줄 곳이 있을 것 같아? 받아주긴커녕 잠시 쉬어갈 곳도 없을걸.

이네스

자책하지 마. 책임은 모두가 함께 지는 거야.

이네스

그리고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까, W를 받아들인 것도 꽤 괜찮은 결정이던 것 같아.

이네스

돈도 많이 벌어다 주고, 적도 많이 처리해 줬잖아.

외드레르

……그러면 좋겠다만.

외드레르

W는…… 살아 있을까?

이네스

그렇게 쉽게 죽지는 않았을 거야.

외드레르

전하 곁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으니까,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

외드레르

카즈델의 현재 상황을 얼른 파악해야 해. 그리고 그 녀석을 다시 찾는다면, 일은 좀 더 쉬워질 수 있다.

이네스

우리 말야, 꼭 그 녀석한테 의지해야 하는 거야?

이네스

알았어.

이네스

……유감이네.


W

……찾았다! 하아, 도망 잘 치네?

살카즈 전사

꽤나 절망한 모양이군. W, 네가 최근에 뭔가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W

그럼 너도 네가 마지막이라는 걸 잘 알고 있겠네.

살카즈 전사

그래. 너도 봤다시피 이번 싸움에서 너무 많은 피를 흘렸어.

살카즈 전사

너도 무감각하게 그 숫자를 늘리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살카즈 전사

내 입장에서 보면, 너는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의미 없는 짓을 하고 있다.

W

닥쳐.

살카즈 전사

한 번 더 말해줄까?

살카즈 전사

테레시아는 이미 죽었다. 카즈델과 테라에 있는 모두가 카즈델의 새로운 왕이 누군지 알고 있다고.

살카즈 전사

하지만 우두머리만 바뀌었을 뿐, 너희 핵심 멤버들은 여전히 남아있지.

살카즈 전사

예를 들면 두 번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 지휘관이라던가… 그들은 옳은 선택을 했다고 봐야겠지.

살카즈 전사

전하께서 적을 철저히 멸하시지 않는 이유는, 이 혼란을 빨리 잠재우고 싶어서다. 카즈델에는 전하가 개척할 새로운 길이 필요하거든……

살카즈 전사

……너는? 설마 잘잘못을 따지러 온 건가?

살카즈 전사

할 말이 없겠지. 하지만 너는 분명히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면서 네가 봤던 모든 얼굴을 하나씩 전부 없애 버릴 거야.

살카즈 전사

화풀이하러 온 거 아닌가, 용병? 의미 없는 복수에 푹 빠져서 말이야.

살카즈 전사

너는 아무도 이길 수 없어.

W

너 하나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어.

살카즈 전사

날 죽인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W

말 진짜 많네. 내 생각을 읽으려는 건지, 아니면 죽기 전에 그저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건지.

살카즈 전사

부정은 하지 않겠다. 둘 다야.

살카즈 전사

그 켈…… 동료가 뱉어낸 피에 질식할 뻔한 이후로, 난 무기를 잡을 수 없게 됐다.

살카즈 전사

모두가 흘린 피가 바벨의 전당을 물들였지. 네 눈 속에 있는 광경은, 내게 더 또렷하게 보일뿐이다.

살카즈 전사

네가 나를 찾은 이상, 나는 죽은 목숨이겠군.

살카즈 전사

나도 알아.

W

시끄러워. 너를 죽이는 건…… 내가 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뿐이야. 그냥 실업자의 화풀이라고 생각해.

살카즈 전사

쳇…… 내가 너를 과소평가한 모양이군. 이 미치광이 같으니라고.

살카즈 전사

일말의 분노도 없이 이렇게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고? 그게 아니라면, 자기감정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쳤다는 말인가?

살카즈 전사

대체 혼자서…… 얼마나 많은 동포를 더 죽일 셈이냐?

살카즈 전사

너…… 네 이런 행동이 테레시스 전하를 위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나? 사람을 죽여주고, 넌 아직도……

W

조잘조잘 시끄럽네. 죽고 싶은 건 너 아니야?

W

만약 니네가 그렇게 친애하는 섭정왕한테 도망갔다면, 카즈델에 있는 녀석들을 싹 다 쓸어버리기라도 하지 않는 한 너넬 찾을 순 없었겠지.

W

근데 너넨 안 그랬어. 그 여잘 죽인 너넨, 이제 다신 카즈델로도, 과거로도 돌아갈 수 없게 됐겠지.

W

하긴 그 진짜 괴물들 말곤, 그 여자가 죽는 걸 보고도 아무일 없었던 것 마냥 편히 있을 수 있는 녀석들은 없을 테니까.

W

그래서 너흰 나 같은 사람이 와서 너희를 죽여주길 기다려왔던 거야. 그래야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W

돈 안 받는 걸 고맙게 생각하라고.

살카즈 전사

……

살카즈 전사

쯧쯧…… 잘난 척하는 미치광이라니……

살카즈 전사

하지만 네 말이 맞다.

살카즈 전사

우리는…… 그녀의 피를 우리 손에 묻혔지…… 심지어 그녀는 마지막에……

살카즈 전사

나는…… 커헉……

W

너 말야, 그딴 녀석을 '전하'라고 부르면 안 되지. 전하는 오직 테레시아뿐이야. 그러지 않았더라면 몇 마디는 더 할 수 있었을 텐데.

W

왕위는 뺏었지만, 대관식은 최대한 천천히 하라고 해. 어차피 머리가 날아갈 건데, 괜히 왕관 낭비하면 안 되잖아? 그리고 테레시아를 기다리는……

W

쳇.

W

테레시아……

???

투항을 거부하면 용병들에게 쫓길 거야. 다음번에는, 네가 사냥감이지.

W

……너희구나.

W

이미 카즈델 밖으로 도망간 줄 알았는데…… 오랜만이야.

외드레르

……이 기나긴 전쟁에 비하면, 우리가 못 본 기간은 짧은 순간에 불과한데, 네 성장 속도는… 정말 놀랍군.

W

그런가. 손은 왜 떨고 있어?

외드레르

조금 생소할뿐이다.

이네스

네가 이 근처에서 단독으로 행동한다는 정보가 있긴 했지만……

이네스

여기는 타바에서 200km나 떨어진 곳이야. 대체 그 비틀거리는 몸으로 어디를 가겠다는 거야?

이네스

아니, 그때 이후로 몇 달 동안 계속 혼자 돌아다닌 거야……?

W

혼자 다니는 것도 힘들진 않아. 불편한 일이 좀 있긴 하지만.

이네스

예를 들면, 혼자 대충 치료한 상처 때문에 감염의 위험이 있다던가?

W

죽지만 않으면 돼. 나 그렇게 쉽게 안 죽어.

W

그런데 저 건물…… 눈에 익은데. 여긴 어디지?

외드레르

여기? 서부 전장의 변경이다. 좌표는……

외드레르

아아…… 'W'가 죽었던 곳이다.

외드레르

네가 우리와 함께하게 된 곳이기도 하지.

이네스

……완전 폐허가 됐네.

이네스

왜? 옛날 생각이라도 나?

W

내가 그렇게 감상적인 사람일 거 같아? 마지막 목표를 쫓아 오다 여기로 도착했을 뿐이야.

W

너희가 왜 나를 찾았는지는 알아. 지난번처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고.

외드레르

……섭정왕이 카즈델의 모든 무장 세력을 통합했다.

외드레르

남은 용병까지 모두 모아서 진정한 군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군대를 여기저기로 보내는 중이지.

W

성급하긴.

외드레르

그럴 만도 하다.

외드레르

빅토리아와 라테라노의 권력자들이 머리에 버터만 가득 찬 쓰레기가 아닌 이상, 카즈델이 원하는 대로 통합하게 두지는 않을 테니까.

W

그렇다면 우리도 그놈들 힘을 빌려서 내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거네.

외드레르

복수를 하고 싶다고 해도, 이건 썩 좋은 방법이 아니다.

W

우리를 따르는 사람들 중에, 테레시아와 함께 싸웠던 녀석들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설마 잊은 건 아니겠지?

이네스

살카즈 용병에게는 명확한 입장이 없어. 대부분은 생각하다 지쳤고, 그들은 방향이 필요할 뿐이지.

이네스

그러니 많은 살카즈들은 섭정왕의 명에 따를 거야. 그가 승리자니까.

W

……이네스, 네 뿔을 살카즈 모양으로 다듬을 때 혹시 아팠어? 피도 났어?

이네스

……아니.

W

그러면 그런 거로는 너무 얄팍하잖아. 계속 그렇게 살카즈인 척하다가는 죽을 수도 있다고.

이네스

생각해 줘서 고맙네. 눈물이 날 지경이야.

W

이럴 때까지 네가 '살카즈'인 척을 하는 게 보기 싫었을 뿐이야.

이네스

하지만 나는 계속 이렇게 살기로 했어. 이럴 수밖에 없어.

외드레르

W, 테레시아 전하가 실종된 이후로 카즈델은 완전히 변해버렸다.

외드레르

살카즈들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어쩌면 그들에게 이 선택은 꽤 유혹적이었을지도 모르지.

W

……그래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너희도 그 살인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거야?

외드레르

안 그랬으면 이미 차갑게 식은 시체가 되었을 거다.

W

아무래도 너희를 포기하는 쪽으로 설득하긴 힘들겠네.

W

그때의 외드레르처럼 심술부리지는 않을게. 어차피 다 아는 사이니까…… 얼른 해치워버려.

외드레르

너무 급하게 굴지 마라…… 이제부터 할 얘기는 꽤 구미가 당길 거다.

외드레르

……우리는 카즈델로 돌아가지 않고, 우르수스로 갈 계획이다.

W

……뜻밖인데? 일찍 좀 말하지, 하마터면 덮칠 뻔했네.

W

재밌는데? 계속 말해봐, 외드레르 '팀장님'.

[CG: avg_ac9_2]
외드레르

카즈델 이외의 곳에서…… 일부 감염자 세력이 부상하고 있다.

외드레르

용병들에게 후한 값을 치르고 있기도 하고, 섭정왕도 그들을 자신의 계획에 이용해볼까 생각하고 있는 참인데……

W

……감염자 세력?

외드레르

하지만 그들의 핵심 세력은 우르수스의 얼어붙은 땅에 머무르고 있다.

외드레르

섭정왕도 망해버린 카즈델 따위는 이미 안중에 두지도 않아. 왕좌는 비어있고, 본인도 다른 곳에 머무르고 있지.

외드레르

억압과 차별을 받은 여러 종족을 모은 리유니온을 필요로 하기에 딱 알맞은 시기다.

W

그러니까 그, 리유니온인지 뭔지에 가입하고 카즈델을 떠나면, 의심받지 않는다는 거네?

W

그다음엔?

외드레르

……그때 일은 그때 생각하자고, W.

외드레르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지 않나? 나도 네가 뭘 원하는지 알 것 같거든.

W

......

W

맞아. 이게 가능성이 더 크겠지.

W

음, 내가 찾고 싶은 사람은 진짜 괴물이거든.

W

그리고 그 늙은 여자도 사라졌어…… 계속 카즈델에 있는 건 위험하겠지……

W

……하지만 이번 일을 너희가 결정하는 건 안 돼.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내가 결정해야 하거든. 괜찮지?

외드레르

섭정왕이 용병을 통합할 사람을 보내올 거다. 만약 우리 팀만이라면…… 괜찮겠지.

외드레르

우리도 도와주겠다.

W

좋아. 나는 항상 상사를 잘 '모셨'으니까.

외드레르

……그래.

외드레르

복귀를 환영한다, 'W'.

[CG: avg_ac9_6]

……카즈델을 떠났다.

W는 많이 변했다. 아마 자신만의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네스는 나 때문에 이 길을 걷게 되었지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했다.

그럼…… 나는 어떤가?

가끔 험한 지형 너머로, 안갯속에 가려진 카즈델을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카즈델.

어쩌면 나야말로 카즈델을 가장 벗어나고 싶은 사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