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T1스치우는 밤바람에도
감비노를 배신한 카포네. 바이슨을 구한 모스티마, 그리고 진면목을 드러낸 래트킹…… 용문의 밤바람이 소리없이 스치운다.
......
……지금까지, 난 줄곧 내가 뛰어난 전달자인 줄 알았다.
전달자, 물건과 우편을 배달하는 사람.
전달하는 것은 누군가의 추억일 수도, 재산일 수도, 가끔은 누군가의 파멸이 될 수도 있다.
아버지는 대단하신 분이시다. 미노스부터 용문까지 아우르는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를 세우셨다.
이익, 아첨, 집단 간의 파벌 싸움…
이런 것들은 아주 복잡하고 성가시지만, 그럭저럭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께선 내게……
대지의 저편은 더 멋질 거라고 하셨다.
……윽! 여긴……
뭘 중얼거리는 거냐?!
……
깼으면 조용히 하고 있어.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흥, 보스가 펭귄 로지스틱스를 해결하는 대로, 너도 처리해 주실 거다.
(내가... 이 녀석들에게…… 펭귄 로지스틱스 분들은 아직도 마피아와 싸우고 있는 건가?)
(젠장…… 왜 나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거지…… 이래 봬도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인데……)
(……차가 멈췄다.)
우리다. 보스가 저 포르테 녀석을 잡으셨어……
잠깐, 지금 뭐 하는 거야?!
카포네 님의 명령이다.
카포네? 이건 보스의 명령이다! 이 새끼가 어딜 감히 주제넘게……
내 주제가 뭐?
……!
오느라 수고 많았겠네,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의 꼬마 도련님.
정식으로 인사하는 건 처음이지?
……자기 동료를 죽인 겁니까?
배신자를 처벌하는 건 용문의 규칙에 어긋나지 않거든.
그런 얘길 물어본 게 아니잖아요…… 당신들의 목적이 뭡니까?
거래를 좀 하려고.
뻔하잖아, 감비노를 계속 객기 부리게 놔두면, 우린 분명 패밀리의 영광이네 뭐네 떠들어대다 다 뒤질 거야.
난 죽고 싶지도 않고, 내 식구들도 죽게 놔두고 싶지 않거든. 솔직히 죽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
그래서요? 하고 싶은 말이 뭐죠?
감비노를 상대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죠?
……뭣하면 펭귄 로지스틱스를 상대하는 것도 도와줄 수 있어.
……
난 바보가 아냐. 내가 용문에서 몇 년을 버텼는데, 준비라면 진작에 해뒀지.
네 아버지는 큰 힘을 갖고 있어. 용문 민영 전달자 사업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
게다가 용문의 고위층과도 전략적으로 협력 중이고.
어떻게 봐도 펭귄 로지스틱스는 너희 사업에 가장 큰 장애물이잖아.
우린 그저 콩고물만 받아먹으면 돼. 펭귄 로지스틱스가 정리되면, 그 루트만 좀 우리한테 띄어 달라고. 우리 사이의 비즈니스는 그러고 나서 다시 얘기해도 되니까.
아버지와 엠퍼러 씨는 서로 막역한 사이라서요. 아쉽지만 당신의 추측은 틀렸습니다.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 같은 거대 기업이, 정말 네 아버지 말이면 될 줄 아나?
우릴 너무 얕보는 거 아니야? 재수 없게 사고 좀 나서 우리 패밀리가 한물갔다고 생각하나 본데……
그거 알아? 아주 오래전에, 우리 조상님들은 시라쿠사의 '칠흑의 원탁'에서도 자랑스럽게 스스로를 '시칠리안'이라 불렀었다.
권력은 돌고 돌 때마다 피바람을 몰고 왔지. 그 꼴을 자주 보다 보니 나중엔 좀 익숙해지더라고.
솔직히 말해봐. 네 아버지 곁의 사람들은 펭귄 로지스틱스를 어떻게 생각하지? 용문은 또 어떻게 생각하고?
그리고 너는, 또 어떻게 생각해?
……말이랑 행동이 맞지 않잖아요. 방금 자기 손으로 패밀리 조직원을 죽여 놓곤, 가족을 강조하다니.
제가 그런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아요?
저 녀석의 죽음은 그저 단순한…… 이익교환일 뿐이야.
흥, 당신들이 지불한 게 돈인지 폭약인지는 누구도 모르겠죠.
……유감스럽군. 조금 더 현명한 친구인 줄 알았는데. 아무 상관도 없는 멍청이 때문에 명을 재촉하다니.
……!
두려워하는구나.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의 부서 책임자라고 해도, 결국은 그저 젖내나는 어린애일 뿐이었군.
……죄송하지만, 미노스의 청년들은 원래 용감하기로 유명하거든요.
마음을 바꿀 생각은 여전히 없어 보이는구나.
만약 살아남는다면 이런 일을 더 많이 겪어볼 수 있었겠지만, 지금 너한텐 죽는 길 밖에 안 남은 거 같네.
(제길……! 밧줄은 또 왜 이렇게 튼튼한 거야, 이대로라면 늦겠어!)
네가 죽으면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는 난리가 나겠지. 만약에 용문근위국까지 끌어들인다면 형세는 더 혼란스러워질 테니, 그땐 크게 한몫 챙길 수 있을 거야.
수다는 여기까지 떨도록 하지. 잘 가라고, 꼬마 도련님.
그러면 안 되지~ 바이슨을 건드리는 건 배신자를 처벌하는 게 아니지 않아?
아니면, 여기서 다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누구냐?!
그냥 지나가던 전달자야.
……기억난다, 머리에 뿔 난 산크타. 오늘 우리 애들이 신세를 많이 졌다던데.
감사 인사는 안 해도 돼.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에 네 얘긴 없더군. 넌 대체 누구냐?
음…… 꼭 대답해야 해?
난 그저 잃어버린 내 소포를 찾으러 온 거야. 그냥 평범한 전달자처럼 말이지.
카포네 님, 이 주변은 저희가 완벽히 제압했습니다. 여긴 저희 패밀리 밖에 없습니다. 저 여자는 혼자고요.
……
왜? 한 번 해볼라고?
난 상관없어, 언제든지 상대해주지.
흥…… 평범한 전달자라고?
됐다. 일은 이미 시작됐고, 우리 모두 각자 할 일이 있으니.
카포네 님!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우리는 살기 위해 이런 짓을 벌이고 있는 거다. 주객이 전도되어선 안 되지.
……말을 뭐 그렇게 무섭게 하고 그래, 난 정말 평범한 전달자라니까.
머리에 뿔 난 산크타가 지 입으로 평범하다 그러는데 누가 믿겠어?
난 너와 싸울 생각이 없다, 니 마음대로 해.
아까는 사람을 죽여서 입막음 하려더니, 왜 갑자기 놔주는 거야?
마피아의 삶은 원래 이런 거야. 원치 않는 뜻밖의 일로 가득 차 있지.
우리 꼬마 도련님께선 협조해주지도 않고, 죽이기도 어렵단 말이지. 그럼 뭐 어쩌겠어?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밖에.
……
기회가 된다면 오늘 밤 늦은 시간에 또 보자고.
하지만 그땐 감비노가 너희를 이미 처리했길 바라지. 아니면, 반대 상황이어도 좋고.
……정말 가버렸네요……
줄은 이미 혼자 다 풀었지? 도와줄까?
아니요, 혼자 할 수 있어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스티마 씨.
다른 사람들은?
윽… 그게 말이죠…
훗, 표정을 보아하니 꽤 심하게 당했나 본데.
……그 사람들, 뭐랄까… 템포가 너무 빨라요.
내가 말했잖아. 그래서, 지금 어딨는데?
텍사스 씨는 '대지의 끝'에 가야 한다고 했어요. 1시간 후에 거기에서 모이기로 했고요.
알겠어, 내가 데려다 줄게.
그 대지의 끝…… 이란 이름은 대체 무슨 뜻이죠?
음…… 이름의 유래까진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지금은 보스의 사유 재산이야. 거점으로도 쓰고 있지.
각지에서 온 유명인사들이 자주 모여들다 보니, 적어도 지하 세력 사이에서는 꽤 유명해.
그건 대체……
사실 그냥 술집이야.
……
모스티마 씨, 이건 대체 뭐 하는 건가요……
테이블보에 숨어서 커다란 유령으로 변장한 거야. 가장 쉽고 간편하게 변장할 수 있는 방법이지.
으으… 그러니까… 우리가 왜 유령으로 변장해야 하냐고요……
오늘 밤은 서우인이잖아, 서우인 분위기에 맞추자는 거지.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무슨 이벤트라도 하는 줄 알걸?
아까 그 '카포네'란 사람은 분명 멀리 가지 않았을 거야.
……!
갑자기 검은 뿔을 가진 산크타인이, 손에는 아츠 스태프를 들고 무서운 표정을 하고 나타난다고 쳐봐……
그 사람처럼 모든 걸 장악해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조심하겠지?
그, 그렇겠네요.
아츠 스태프…… 이제서야 눈치챈 건데, 모스티마 씨는 오리지늄 아츠를 쓸 줄 아시나요?
옛날엔 좀 썼지. 이래 봬도 나름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몸이라고.
맨날 잠만 자고 게으름이나 피우는 엑시아랑은 비교하지 말아줘.
그렇군요……
모스티마 씨는 엑시아 씨와 오래 알고 지내셨나 봐요.
하하, 원래대로라면, 이런 얘기는 시끌벅적한 환영 파티에서 해야 하는데.
근데 뭐… 가끔 폭발이나 습격이 일어나는 것도 당연한가? 펭귄 로지스틱스니까.
당연한 건가요……
의외야?
아뇨, 그냥 모스티마 씨 같은 전달자한테도 이런 면이 있구나 하고 생각해서요…… 수수께끼 같은 소문이 워낙 많았으니까요……
실망했어?
아뇨! 그럴 리가요! 제가 너무 실례되는 말을 한 것 같네요, 죄송해요!
어쨌든 나도 펭귄 로지스틱스의 일원인걸. 전달자는 이 땅의 모든 곳에 나타나는 직업이니까, '임기응변'은 반드시 갖춰야 할 첫 번째 중요 규칙이라 할 수 있지.
첫 번째 중요 규칙이 어째 점점 많아지는 거 같은데……
전에 어떻게 갔더라… 여기에서 왼쪽으로 갔다가, 다시 오른쪽, 그리고 세 번째 모퉁이를 돌아서…… 음, 지름길로 가자.
벌써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거리에 사람은 점점 더 많아지네요.
이게 바로 서우인의 매력이지.
웃기지 않아? 밖에는 꽃가게도 있고 서우인 축제도 열리는데, 여기엔 역겨운 악취가 나는 하수도의 증기뿐이잖아. 벽 하나를 사이에 둔 것뿐인데 말이지.
네…… 그러게요……
시간이 별로 없어, 서두르자.
여기는, 묘지인가요?
어, 도시 한가운데 묘지를 짓는 도시는 테라 상에 용문 밖에 없을 거야.
……저 사람들, 모두 상복을 입고 있어요.
저렇게 엄숙한 추모식을 보니, 라테라노에 있던 때가 떠오르네.
라테라노…… 거긴 어떤 곳인가요?
궁금해?
그럼요. 사실 전 항상 더 먼 곳으로 가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언제쯤이면 국제 전달자 계약서를 받아볼 수 있을지…… 에휴.
도시 간 네트워크가 예전보다 훨씬 발전했으니, 언젠가는 도시를 떠날 기회가 올 거야.
게다가…… 거리가 멀수록, 그 무게의 의미도 더 무거워지는 법이거든.
국가와 국가를 넘나드는 여정은 많이 힘든가요?
음…… 굳이 가장 힘든 점을 얘기하자면, 아무래도 재앙이겠지. 혹시라도 맞닥뜨리게 되면, 난 테라를 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셈이 되니까.
예전에 환승역에서 재앙정보전달자의 보고서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한 번 마주친 적이 있거든. 산 몇 개 정도는 떨어진 거리였지만 말이야.
새카만 먹구름이 굉장히 낮게 깔리고, 하늘이 포악한 적이 되는 기분이란… 아주 별로였어, 다신 떠올리고 싶지 않아.
그래도 이동도시라면… 보통, 도시 전체가 이동해서 재앙을 피하지 않나요?
맞아. 대신 다른 게 또 성가셔지지.
재앙을 피하자고 도시가 이동을 시작하면, 이동하는 만큼 원래 눈앞에 있던 목적지는 점점 멀어지게 되니까. 목적지가 바로 눈앞에서 멀어지는 그 느낌, 상상할 수 있겠어?
아… 그건 최악이네요, 정말로.
그러니까, 반드시 재앙정보전달자 동료들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해. 정기적인 연락을 받을 때도 절대 졸면 안 되고.
……헤헤, 왠지 이렇게 얘기하니까, 역시 모스티마 씨도 저희 업계 사람이란 생각이 드네요.
……
아, 죄송해요. 제가 긴장을 너무 풀었나 봐요.
……모스티마 씨?
……응? 아, 미안. 잠깐 딴 생각했어.
지금부턴 묘지를 지나가야 하니까 조용히 걸어.
네.
서우인의 유래를 알고 있니?
그건 갑자기 왜요? 제가 알기론, 살카즈의 오랜 제사 관습과 연관이 있다고……
서우인은 사실 고대 살카즈들의 어떤 제사 활동에서 유래된 거야. 아주 오래전에는 이 이름의 의미가 훨씬 더 복잡했대.
대부분의 기념일은 모두 제사나 숭배와 연관이 있잖아. 그저 사람들이 계속 잊어버릴 뿐이지.
원래 서우인은 세상을 떠난 자의 영혼을 맞이하고, 이들이 인간 세상에 남긴 미련을 달래며, 윤회에 들게 하는 날이야.
물론 지금은 이런 걸 진짜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산 자들은 춤추고 노래하며 유령 분장이나 할 줄 알지, 묘지에 있는 진짜 망령들에 관심을 갖진 않아. 서우인은 원래 그런 날이 아닌데.
어쩌면, 다들 사는 게 너무 힘드니까…… 이런 날이라도 힘든 일을 잊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요……
사는 게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겠어? 어쩌면 산다는 건, 재앙을 벗어나는 게 아닐까.
그냥, 헌화하는 성묘객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가라앉아서 해본 말이야.
……네.
그나저나 모스티마 씨, 아까 소포를 되찾으러 왔다고 하셨잖아요……
내가 말 안 했나?
뭘요?
누가 나에게 거액의 의뢰를 맡겼어. 의뢰 내용은 "바이슨을 데리고 세상을 보여줘라" 였고. 음, 의뢰 내용이 되게 멋있지 않아?
아, 아버지……!
그리고 네 시험 성적은, 내 의견에 달려있다고 하더라.
네?
……너무 늦게 왔나, 아무도 없구려.
집밥만 먹고 살던 놈이 안 보고 살 거라고 집 나가더니 광석병이 또 어쩌네 저쩌네…… 하여간 닌 늘 생각이 너무 많아서 말썽이여.
동씨 아저씨는 잘 지내고 있다. 장사도 잘되고 있고. 얼마 전 부턴 제자도 데리고 다니더라.
근데 니는 맨날 우리 속만 긁고 말여, 장사나 열심히 하라니깐 또 엄한 델 가서는……
할멈, 됐어! 그만 혀 그만……
영감도 멀뚱히 서 있지만 말고 일루 와서 애한테 인사나 좀 하쇼. 없으면 와서 촛불에 불이나 붙이등가!
아이구 내 정신 좀 봐, 불이…… 아, 여기 있구먼.
에휴… 이 망할 녀석은 말도 안 듣고 담배를 배우더니, 그때부터 말도 없이 사라져가지곤…… 그러고 보니, 담배에 불 한 번 못 붙여줬었네……
촛불 같은 거 많아 봤자 아무짝에도 쓸모도 없으니까, 닌 담배나 한 대 태우고 가……
이 영감이 미쳤나, 담배는 뭔 담배여? 아 어여 촛불이나 갖고 와요!
아이, 아퍼~! 어째 늙어도 손이 그리 맵소? 불붙이면 될 거 아녀……
아팟……
아이 할망구가 진짜…… 괜히 아팟 찾으면서 울지 말어, 서우인 날엔 우는 거 아녀. 시간도 늦었는데 슬슬 들어가자고. 돌아가서 동씨한테 만두나 한 접시 해달라 해야것어.
이 양반은 뭔 오밤중에 만두를 찾는대?
젊은 아가씨, 여기까지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밤에는 길눈이 어두워져서…… 덕분에 잘 왔어요.
……아니에요, 저도 가는 길이었는 걸요.
으아, 바람 분다.
그러게요, 좀 쌀쌀하네요.
시원한 밤바람, 달콤한 사탕, 그리고 불빛이 휘황찬란한 도시의 야경까지… 이게 바로 용문의 자랑거리야.
저기 황금색으로 반짝거리는 거리 보이지? 마치 한밤중의 뜬 태양 같지 않아?
그럼, 저기가 바로 목적지인가요?
얏록대로 동쪽 1301 번지, 문 앞에 거대한 펭귄이 그려져 있으니 알아보기 쉬울 거야.
여기부터는 너 혼자 가야 해.
펭귄이 그려져 있다…… 알겠어요, 그럼 모스티마 씨는요?
음…… 내가 계속 옆에서 지켜줄 수는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모스티마 씨는 저번에도 이렇게 갑자기 사라졌잖아요……
그랬었나, 미안. 나도 다른 일이 있거든.
가서 사람들이랑 사이좋게 지내고.
노, 노력해 볼게요.
그럼, 다음에 또 봐.
……동씨 아저씨, 무슨 일이에요?
제이냐? 무사하니 다행이구나, 어서 집으로 돌아가!
누구예요? 부두 사람들? 아니면 불량 학생들?
아니, 둘 다 아니야. 이번 일은 신경 쓰지 마라. 사람만 무사하면 됐어, 손해 약간 보는 건 큰일도 아니야.
아저씨……
할매랑 할아범이 오늘 아팟 녀석 성묘 갔다 왔다더라. 넌 모르겠지만, 그 둘한텐 손자나 다름없으니까……
늦게 돌아오는 거 같길래 먹을 거나 좀 해서 갖다 줄라는데, 그 놈들을 마주쳐서……
그놈들이 대체 누군데요?
……용문 사람은 아니더라. 하여튼 넌 신경 꺼, 알았지!
후우… 알겠슴다.
제이! 넌 그 오니랑……
아니, 호시구마 경감이랑 인제야 겨우 오해 풀었잖아, 게다가 그 여자한테 일자리도 소개 받았잖아? 소중히 여겨야지!
알겠으니까, 아저씨는 먼저 들어가 쉬고 있어요.
내가 가서 상황 좀 보고 올라니까.
제이! 얌마! 또 어딜 나갈라고?!
……에휴! 망할 녀석, 왜 저렇게 사람 말을 안 듣는 거야?
젊은이한테 저 정도 혈기는 필요한 법 아니겠나. 좋게 생각해야지.
……린? 여긴 뭐 하러 왔어? 나 놀리려고 왔나?
용문 최고의 어묵 장인이란 사람이 이런 모험을 하면 쓰나. 놈들한테 알려주면 또 어때서?
래트킹이 무슨 대수라고… 괜히 그러다 동네 사람들이 용문 최고의 어묵을 못 먹게 되면 어쩌려고 그래?
규칙은 규칙이야.
그런 망할 규칙은 전부 우리가 정한 거지 않나.
……그래도 규칙이지.
자네는 괜히 얻어맞았구먼. 난 계속 숨을 마음이 없는데 말이야.
퉤! 내가 자네 속셈을 어떻게 알겠나!
됐어, 내가 일으켜주지. 오랫동안 어묵이나 만들고 다녔더니 솜씨가 녹슨 건가?
내가 정말 나섰다가 누군가의 눈에 띄기라도 한다면, 그땐 자네가 뒤처리라도 해줄 텐가?
이젠 그저 조용히 지내고 싶어. 때린다면 맞으면 그만 아니겠나. 한두 번 맞아본 것도 아니고.
허허, 옛 친구가 이렇게 힘이 넘치는 걸 보니, 나도 안심되는군.
안심은 개뿔. 놈들이 노리고 있는 건 자네야.
그래서 안심이 된다 이거네.
……자넨 늘 이런 식이라니까, 그렇게 살면 안 힘드나?
엄청 힘들지. 하지만 지금은 과거가 아니잖나. 우리는 모두 각자의 책임을 진 채, 이 도시를 짊어지고 있네.
난……
자넨 어묵이나 팔게,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걸을 수 있겠어? 아님, 나랑 같이 산책이라도 어떤가?
괜찮아, 이게 뭐 대수라고…… 으아앗, 아파! 뭐 하는 거야?!
찰과상도 상처는 상처야. 쎈 척 하는 그 성격은 여전하구만.
……과거 일은 이제 그만 잊으라고. 죄책감 느낄 필요 없어, 이건 자네가 선택한 삶이니.
자네 어묵도 용문의 일부분이야. 나보다도 더 중요한 용문의 일부분이지.
자넨 이미 자유라고.
그딴 소리 할 거면 내 장사나 좀 도와주지 왜?
……흠, 다른 얘기나 할까. 요즘 어떻게 지내나?
사실 컬럼비아에 용문 요리가 성행이라는 말을 들었거든, 이참에 그쪽으로 넘어가서 사업을 확장해볼까 생각……
안 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