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610:26P.M.
펭귄 로지스틱스는 전력을 다해 감비노 패밀리를 몰아내지만, 이미 바는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이에 엠퍼러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정면대결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굿이브닝 요, 시라쿠사의 멍멍이들! 석궁은 다 쐈냐? 근데 어쩌나, 아직 살아있는데 난?
역시 엠퍼러군. 총알이 쏟아지는 사이에서도 잔을 놓치지 않다니… 쳇, 운 좋은 녀석 같으니.
……용문은 이제까지 진짜 싸움을 용인한 적이 없어.
게임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추방될 거라고.
규칙?
용문 경찰이 도착했을 때 보게 되는 건 갈가리 찢긴 너희의 시체뿐이다, 펭귄 로지스틱스.
……길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저들과 한패예요.
뒷문도 다 막혀삣다. 에휴, 점마 원한이 깊은 갑네. 뭐 이리 빡세게 막아놨노.
카포네 그 겁쟁이 녀석은 래트킹과 웨이옌우를 너무 두려워하고 있어. 물론 웨이옌우는 그럴 만하지만…
이거 하난 잘 알고 있지. 네놈이랑 그 허풍쟁이 쥐새끼는 남의 기분을 잡치는 일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걸.
허,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아니면 그냥 날 까고 싶은 거야?
물론 진심이지, '엠퍼러 선생'.
크루아상, 술 더 갖고 와. 이 새끼 대가리를 완전히 뜯어고쳐 줘야겠어.
하지만 보스, 벌써 깨 먹은 와인이 수백만 용문폐 어치다! 그거 아나!
……그럼 저놈들 목숨은 얼마나 할 거 같아?
어떻게 봐도 이것보다는 적겠제.
……
진짜로 할 거야?
설마. "용문에서는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사업 문제는 사업으로 해결한다.", 웨이옌우랑은 그렇게 약속했다. 난 뱉은 말은 지켜.
그래도 말이야… 오늘은 다섯 시간을 도망 다녔어. 내 평소 업무 시간의 두 배가 넘는다고. 두 배가!
게다가 오늘은 일 년 치 활동 물자가 다 날아가 버렸다고! 차, 와인, 그리고 내 소중한 LP판까지!
그러니까… 내 바에서 일어난 뜻밖의 사고사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 응?
알겠다.
텍사스, 네 이름을 들으면 기분이 나빠져.
너 같은 시라쿠사인은 기억에 없는데. 설령 우리가 구면이라 해도, 넌 오늘 다시 꼬리가 빠져라 용문에서 도망치게 될 거다.
우리 패밀리를 모욕한 걸 후회하게 해주마, 텍사스.
용문으로 도망쳐 온 집 잃은 개가 누군지는 네가 더 잘 알겠지. 넌 시칠리안의 상대가 되지 않아.
……
바로 그 표정이야, 텍사스! 이제야 좀 시라쿠사 사람 같군!
……응?
뜻밖이네. 너도 불려 왔어?
그런 셈이죠. 그래도 비즈니스 리셉션 파티에서 빠져나오니, 기분은 꽤 좋군요.
음, 마피아들이 소란을 피우는 게 이렇게 사람을 동원할 일인가?
필요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전 그 귀찮은 사교장에서 벗어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뿐입니다.
크루아상의 망치에 쓸 새로운 부품 주문에, 엑시아의 총기 유지보수까지… 제겐 여러모로 해야 할 일이 잔뜩이라 말이죠.
음… 그럼 나도 하나 부탁해도 될까?
말씀하십시오. 본업 말고도, 동료들을 위해 잡무를 처리해주는 것도 제 업무니까요.
이 아츠 스태프 좀 보관해줄 수 있어?
이 하얀 거 말씀이십니까… 이걸 제게 맡긴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만.
적어도 오늘 밤만은 편하게 있게 해줘. 그냥 축제잖아.
이런 걸 들고 무도회에 갈 순 없잖아. 제어를 못 할 수도 있단 말이야.
알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이것도 제 일이니.
후후, 이러네 저러네 해도 결국은 일이네. 늘 고생이 많아.
끝나면 한잔할래? 내가 살게.
좋은 생각이군요. 동료와 술을 기울이는 편이, 재미없는 파티보단 훨씬 가치 있을 테니.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 상황이라면 '대지의 끝'도 지키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럼, 넌 용문에 막 돌아온 거야? 오늘 밤 일에 대해선 얼마나 알고 있지?
전부 다 알고 있습니다. 이번 축제에서 일어난 일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모든 정보는 제 손안에 있죠.
넌 도와주러 안 가?
거절하겠습니다. 육체노동은 혈기왕성한 아이들에게 맡겨야죠. 전 당신의 물건을 맡아주면서, 차나 한 잔 하면서 소동이 일단락되길 기다릴 겁니다.
래트킹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조금 더 즐기다 가시지요.
……너도 좀 즐겨, 이스.
모처럼만의 서우인 밤인데, 너무 열심히 일할 필요 없잖아?
그럼, 먼저 갈게.
……서우인?
이런, 서우인은 원래 휴일일 텐데…
습관처럼 또 일을 해버리다니…… 흠, 손해를 봤군요.
하지만 적어도, 모스티마가 당신을 제게 남겨줬으니, 오늘은 간만에 옛날 이야기를 해볼 수 있겠군요… 오랜 친구여.
흠, 당신을 손에 쥐고 있는 느낌이 나쁘지 않군요. 불평하셔도 소용없답니다.
도망칠 곳은 없다.
하아, 하아…… 텍사스, 확실히 이름값은 하는 솜씨로군… 그래서 네 패밀리는……
닥쳐.
텍사스~ 내가 하나 더 많이 처리했지롱~
하지만 쟤네 보스를 제압한 건 텍사스 씨인걸. 3명 몫은 쳐줘야지.
에? 그럼 내가 진 거야?
아니, 애초에 시합 같은 거 한 적도 없다 아이가......
오, 아직 멀쩡한 아가 남아 있네! 어디 가격이나 함 보까.
하나, 둘, 셋…… 0, 0이 일곱 개? 하이고 신이시여, 고맙심더!
겁먹지 마라! 놈들은 고작 다섯 명이다!
대사 칠 때 그런 진부한 클리셰는 좀 빼 이 새끼야!! 호이짜!!!
또, 또 머리를…… 큭……
그리고 나까지 더하면 여섯이라고.
물류 회사 직원 여섯 명이랑 무장한 마피아들이 싸웠는데, 전자가 이기다니……
……이거,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요?
뭐가 이상하노? 패싸움에서 인원 차이가 크지 않으면 우리가 용문 일등이지!
……!
항복해. 너희가 졌다.
항복? 졌다고? 하, 정말 그 ‘텍사스'가 맞냐?
칼을 뽑은 순간 시칠리안에게 '승패'는 없다. 오직 '생사'만이 존재할 뿐.
오늘 끝을 내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될 거다!
폭파시켜!
……! 엄호해!
으아아…… 또 폭탄이라니……
……
……쳇, 또 도망쳤나.
쫓아갈까?
아니, 나도 적을 좀 얕본 모양이다.
……상대는 용문으로 도망친 실패자들이라곤 해도, 시칠리안이라 불리는 마피아들인데.
텍사스 씨, 다쳤어요?! 부, 붕대 감아 줄게요!
호들갑 떨지 마. 깊은 상처는 아니니까.
안돼요! 일단 앉아요! 구급상자가 어디에 있더라……
시칠리안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죠? 시라쿠사 사람을 다르게 부르는 말인가요?
시라쿠사의 열두 가문의 기원 중 하나인 시칠리아 연합은, 가장 먼저 폭력으로 성과를 얻은 도시국가였어.
이게 나중에 시라쿠사어로 시칠리아 사람이란 뜻의 '시칠리안'이 된 거고.
하지만 지금은…… 다른 뜻이 있지…… 시라쿠사 사람 중에도 자신을 '시칠리안'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드물어.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강하지 않더라도 놈들이 그렇게 자신을 칭하는 이유는…… 크윽.
됐어 텍사스, 한 번에 많이 말하려고 하니까 힘들지?
어쨌든! 엄청나게 위험한 마피아라는 거잖아! 자칭이긴 하지만, 그치?
……응.
그렇다면 더욱 가만둘 순 없겠어요. 이렇게 가다간 손해만 커질 테니까요.
반격을 하도록 하죠. 일단 필요한 게……
……잠깐, 잠깐만. 그 멍청한 알코올 알레르기 바텐더한텐, 뭐라고 설명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이건 뭐 설명할 껀덕지도 없지 않나…… 아.
적어도 보스가 앉아있던 의자는 멀쩡하네.
이 의자 하나만 남았다고?
……네, 의자 하나만 남았네요.
……대앰, 깨진 술병이랑 무너진 벽도 나름 스웩이 있구만. 그래, 이게 바로 엠퍼러 스타일!
아니 아니 아니, 그건 아무리 봐도 억지잖아.
손해배상 준비는 미리 해두는 게 좋을끼다. 하아… 펭귄 로지스틱스의 회사 계좌에 또 한 번 한파가 불어닥치겠구만.
술을 너무 뒤집어썼나, 옷에서 술 냄새가 진동하네. 온몸이 끈적거려 찝찝하지만, 적어도 상처 소독은 따로 안 해도 되겠어.
무슨 소리에요, 와인으로 소독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여기 의료용 알코올……엥? 왜 빨대가 꽂혀있지? 괘, 괜찮겠지… 텍사스 씨, 소독해 줄게요.
……생각이 바뀌었다.
그 녀석들이 서우인 날에까지 시비를 턴다면……
서우인 관습대로, 편히 잠들게 해주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