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2완전한 결손
청문회의 모든 절차가 종료되고, 사건 뒤에 숨겨져 있던 진상도 밝혀진다. 우르수스 학생자치단은 갇혀 있는 다른 학생들을 구해내고, 다시 한자리에 모인다. 안토샤는 죽은 친구를 애도하며 노동자들을 따라간다. 한편, 제1군단의 신무기가 곧 테스트에 돌입하게 되면서 우르수스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운다.
정숙하세요.
여러분, 모든 증인 진술이 끝났습니다. 각 증인의 진술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충분히 파악하셨을 것이라 믿습니다.
해당 '카토르가 사건'은 사안이 광범위하고 진술 간의 모순이 많은 관계로……
중재위원회는 모든 증거에 대한 '비공개 조사'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문회 절차가 종료되었음을 선언합니다. 2시간 후에 '카토르가 사건'의 최종 심의 결과를 공표하겠습니다.
……
(나지막이) 지금이야.
주변이 다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고, 몇몇 귀족들은 예상대로 중재자와 함께 청문회장 내부 복도를 향해 갔다.
압생트는 고개를 젓고는 북적이는 인파를 뚫고 나갔다. 그녀는 문을 나서면서 고개를 돌려 서기관과 눈을 마주쳤다.
서기관은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고, 마치 허공을 바라보듯 압생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는 티 나지 않게 손안의 노트를 세워 보였다……
노트에는 아무 글자도 적혀 있지 않았다.
후…… 정말 지긋지긋했습니다.
트레플레프 가문의 자제까지 연루됐다니, 믿을 수 없군요.
하지만 핵심은 결국 소냐입니다, 중재자님. 어떻게 정의하실 생각입니까?
그건 우리가 소냐를 어떤 '반면교사'로 내세울지에 달렸습니다.
소냐는 미치광이여야 합니다.
몇몇 신귀족이 폐하를 들먹이며 궤변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심지어 “황제를 보호한 공이 있다” 같은 말도 안 되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요.
반드시 소냐의 위험성을 부풀려야 합니다. 이번 기회에 저 졸부들을 손보지 않으면, 나중에 더 노골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려 할 겁니다!
……트레플레프 공작이 오면 함께 결정합시다. 공작께서도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요.
잠깐……
이게 무슨 소리죠?
중재자님!
무슨 일입니까?
괴한 무리가 3호 감옥을 습격해 죄수들을 데리고 나갔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그 일로 청문회장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중재자님께서 질서를 잡아주셔야 합니다.
3호 감옥이 그렇게 쉽게 뚫리는 곳입니까?
경찰력을 모두 이 근처로 집중한 탓에 남은 인력으로는 괴한들을 미리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뭔가 이상하군요.
밖에 있던 학생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아까 해산했습니다. 중재자님 말씀은……
……
제 말은 이겁니다. 정말 무능하기 짝이 없군요! 당장 주동자를 잡아 오세요!
알겠습니다!
어이, 일어나!
……누구시죠?
네가 라니아지? 이 감옥은 우리가 뚫었어.
지원군이 오기 전에 빨리 나가자.
이게 꿈은 아니겠죠…… 저를 구하러 오신 건가요?
너만 구하러 온 건 아닌데, 일단 나와.
놀라움과 졸음이 뒤섞인 상황 속, 라니아는 멍한 정신으로 쓰러진 교도관을 한 명씩 넘어갔다.
자신의 명망이 벌써 이 정도에 이르렀단 말인가…… 그는 학생연합대회로 돌아가 올가에 지지 않는 지도자가 될 것이라 다짐했다.
친구들…… 나의 동포들이여!
여러분을 보니 알 수 있습니다. 자유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2팀! 2팀은 퇴로를 지켜! 이쪽 감옥은 다 열었다!
콜록……
보시는 바와 같이, 이 칠흑 같은 감옥이 제 육신을 가뒀을지언정, 제 숭고한 정신까지는……
비켜! 길 막지 말고!
……괜찮습니다.
다 알고 있어요. 여러분은 저를 위해, 그리고……
그 누구도 라니아에게 답하지 않았다…… 그는 눈앞에 있는 익숙한 얼굴들을 바라봤지만, 옛 친구들이 어느샌가 낯설게 변해버렸음을 알 수 있었다.
아아, 힘들어 죽겠네.
방금 그 거지 같은 데서 도망쳐 나왔는데, 너희랑 또 이 짓거리를 해야 한다니.
징징거리지 마, 조야도 가만히 있잖아.
소냐, 넌 언제나 이렇게 대담한 생각만 해?
우리가 정말로 그 사람들 눈앞에서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을 줄은 몰랐어……
조야, 당신이 청문회에 출석해서 시간을 끌겠다고 했을 때, 다들 정말 걱정했어요.
나탈리야가 미리 손을 써둬서 당신이 그런 위험한 도박을 할 필요는 없었거든요.
굼도 처음부터 끝까지 작전에 함께할 필요는 없었는데 왔잖아.
흥, 그 소리가 나오니까 말인데……
지마 언니!
잘못했다고 했잖아! 그리고 굼은 별로 다치지도 않았잖아? 이스티나 언니도 굼이 도움이 됐다고 했으니까 이제 그만 혼내.
누가 혼낸대?
너랑 듀나 교관, 그리고…… 크라운슬레이어가 아니었다면 봉쇄 구역을 빠져나올 때 동력층에서 몰려오는 녀석들을 막느라 정말 힘들었을 거야. 큰 도움이 됐어.
동장군한테 인정받았네. 조야도 마찬가지야. 청문회에서의 열연이 아니었다면, 오늘 작전이 이렇게 순조롭진 못했을 거야.
이제 우리 중에 소외된 사람은 없네.
소외시키려던 건 아니었어…… 아냐, 사실 내 계획이 완벽하지 않았던 거야.
근데 더 예상치 못했던 건 이거야. 다시 너희를 만났을 때, 원래 각자의 의견만 고집하던 학생들이 끈끈한 팀이 되어 있었다는 거야.
너도 수고했어, 이스티나.
전부 당신이 너무 무모하게 굴어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저도 할 수 없이……
자, 소냐, 안나. 이제 다들 다음 계획을 세워야 해.
아, 참. 출발하기 전에 듀나 교관이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안전 가옥을 준비해 뒀으니까, 끝나면 사무소 말고 그쪽으로 바로 오랬어.
뭐라고 했더라……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였나?
당분간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에서는 은밀히 움직여야 할 것 같아요. 다행히 학교 쪽은 제가 이미 손을 써두었으니, 정보를 수집하는 데는 문제 없을 거예요.
그럼 가자고.
네.
가자!
아, 잠깐만.
조야, 뭐 잊은 거 없어?
뭐?
지마의 의문 섞인 눈빛을 보던 압생트는 무언가 떠오른 듯 가방에서 철제 배지를 꺼냈다. 그것은 마치 새것처럼 반짝이는 꽉 움켜쥔 주먹 모양이 새겨진 배지였다.
그래, 갖고 있구나. 앞으로는 몸에 차고 다녀.
너는 진작 우리 일원이었어야 했어. 지금도, 앞으로도 더더욱 그래야만 하고.
지마, 너희들……
헤헤, 조야. 너, 앞으로 고생길 열린 거야.
동장군이 보기에는 실실거리는 것 같긴 해도, 예전에는 자기도 이거 달기 싫어했단 말이지. 근데, 만약 네가 이 배지를 안 찬 것을 동장군에게 들키면 아마……
……시끄러워.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잖아!
길이 너무 복잡해서 찾기가 힘드네.
보안 같은 거 때문이야.
맞아. 너희가 다른 도시에서 활동할 때, 조야랑 나는 매주 이렇게 새로운 거점으로 옮겨 다녔어. 그래야 정보를 계속 수집하고 다음 작전을 준비할 수 있었거든.
아무튼 나는 이런 거 딱 질색이야. 다른 때였으면 여기서 이틀만 지내라고 해도 지겨워 죽었을 거야.
사실 그렇게 지겹진 않았는데.
로잘린드가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거예요.
하아……
왔구나.
아, 설마 여기가 네 안전 가옥이었어?
로도스 아일랜드의 안전 가옥으로 해두지.
소냐, 이 사람은……?
크라운슬레이어, 류드밀라. 우리랑 똑같은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 사무소 파견 오퍼레이터야.
(고개를 끄덕인다)
……
다들 너를 처음 보는 눈치네. 너한테 따로 이야기했는데도 역시 새겨듣지는 않았구나.
우르수스에 있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자원은 한정적이니까, 더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남겨주는 게 좋겠지.
게다가, 나는 사무소에 갔었고, 굼에게 도움도 받았어.
굼은 서로 도운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 어쨌든 시작도 안 한 것보다는 나으니까.
일단 당분간 여기서 지내, 잠잠해지면 듀나가 부르러 올 테니까.
어? 그럼 언니는?
나는 잠시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를 떠나 있어야 해.
추적 중이던 임무에 중요한 진척이 생겼거든, 지금 바로 가서 상황을 확인해야 해.
……
……굼……
응.
왜 따라와? 얼른 돌아가.
아빠가 통신기에서 말했던 그 장소로 가려는 거지? 그렇지?
이건 내 임무야.
하지만……
거기엔 굼의 아빠가 있잖아.
그 사람이 말한 위성도시가 정확히 어디인지는 나도 아직 몰라. 같이 간다고 해서 네 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임무가 위험하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지금 네가 갈 필요가……
류드밀라 언니.
응?
그 위성도시를 찾아서 우리 아빠나 엄마를 만나면, 굼한테 알려줄 거야?
그럴게.
좋아.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볼게.
언니는 전에 리유니온이었다고 로사 언니가 말해줬어.
맞는 말이야.
근데 지마 언니는 그건 안 중요하대. 레토 언니는 원래 언니랑 엮일 생각이 없었다고 했고.
이스티나 언니랑 압생트 언니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굼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
……
그때 언니는 거기에 없었지?
언니는 페테르헤임에 없었어.
……
붉은 머리의 여성은 침묵했다. 어둠 속에서 그녀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가 다시 풀었다.
붉은 머리의 여성은 소녀의 간절한 두 눈을 바라보았고, 이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나는 체르노보그에 있었어.
나는 리유니온의 일원이었어. 리유니온의 악의가 내 손을 거쳤든 안 거쳤든, 난 그 죄를 함께 짊어져야 해.
도망치는 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 거기에 용서나 화해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아. 단지 지금, 이번에는, 적어도 이번만큼은……
내게 무언가를 되돌릴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할 거야.
굼은 마치 크라운슬레이어의 말을 곱씹기라도 하는 양 눈을 크게 떴다. 곧 그녀는 다시 미소 지으며 주머니에서 꿀사탕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장갑을 낀 채, 사탕을 크라운슬레이어의 손바닥에 쥐여주었다.
……이건……
약속이야.
지마 언니가 왜 중요하지 않다고 했는지 알겠어. 우린 이제 다 컸어.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아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언니가 돌아오길 기다릴게. 아빠 소식이든 엄마 소식이든…… 아니면 두 사람의 소식이든 가져와 줘!
굼은 믿고 싶어, 믿음직한 류드밀라 언니를 믿고 싶어.
다음 날, 난 그 거리로 돌아갔어. 혼자서.
어이, 조심해. 의원님이 시키신 일인데, 물건을 망가뜨리기라도 했다간……
그런데 너도 봤어? 그 파블로비치 개자식, 그 봉쇄 구역에서 완전히 가루가 돼버렸잖아.
어쩌면 녀석의 시체를 우리가 밟았을지도 몰라!
목소리 좀 낮춰!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우리 편은 아니라고.
에이, 아닌 사람이 있을 리가 있나. 우리끼리만……
……
너, 너는 뭐야?!
사람을 좀 찾으러 왔어. 방해는 하지 않을게. 내가 당신을 밀고할까 봐 걱정되는 거라면……
파블로비치는 죽어도 싼 놈이었어.
안토샤는 상대에게 가볍게 목례하고는 노동자 대열을 가로질러 거리 맞은편, 기억 속의 문턱으로 향했다.
학교에서 쫓겨났을 때, 마트베이는 무일푼인 안토샤를 집으로 데려갔다. 그건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에 온 이후, 처음으로 가족과 식사를 함께하는 기분이었다.
안토샤는 마트베이의 어머니를 기억했다. 언제나 말없이 미소 지으며, 보르시치에 든 몇 안 되는 고기를 골라 몰래 안토샤의 그릇에 담아주던 분이었다.
나는……
그는 고개를 들었다. 익숙한 비트와 양파 냄새였다.
커튼은 굳게 닫혀 있지 않았다. 안에서는 희미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는 저도 모르게 집 안을 들여다봤다.
중년의 여성이 좁은 주방에서 토기 항아리를 들고나와 보르시치를 그릇 3개에 나누어 담고 있었다.
세 그릇……?!
저건 나에게 남긴 건가……
마트베이, 편지에 대체 뭐라고 쓴 거야……
응? 밖에 누구세요?
집 안에서 들린 소리에 안토샤는 비열한 좀도둑이라도 된 듯이 마트베이의 부고장을 창틀에 끼워두고는 서둘러 도망쳤다.
(나지막이) 제길!
(나지막이) 왜 이렇게 나약해진 거야, 안토샤!
젊은이, 뭘 그렇게 급하게 뛰어. 좀 비켜 봐.
……
버든비스트도 지친 모양이야. 낡은 가구를 옮기는 게 쉽지는 않지, 허허.
안토샤가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비켰다.
마트베이?!
수레에 실린 거울에 어두운 거리, 초라한 자신, 그리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누군가의 형상이 비쳤다.
햇살이 마트베이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그는 너무나 생생하고 활기차 보였으며, 억울한 표정도, 더러운 상처도 없었다. 단지, 가슴에 체리꽃이 꽂혀 있을 뿐이었다……
선혈 같은 붉은색이 꽃술에서 꽃잎으로 서서히 번져 나갔다.
너야? 친구?
나는 분명히 봤어. 너, 리스트, 유라…… 그리고 모두를……
나는 모두의 죽음을 기억해. 너희의 모든 기도와 작별 인사도, 그리고 유언조차 남기지 못한 사람들까지 전부 기억해.
이게 다 가짜라고 말해줄 거지? 그렇지?
……아뇨, 안토샤.
?!
이런 생각 해보셨나요? 내가 살아있다면, 어떤 인생을 살았을지.
나는 학교에 남아 좋은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귀고, 봄날의 강가에서 올해의 첫 시를 썼을 거예요.
오후 수업이 없는 날에는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가 끓여주시는 보르시치를 기다리며, 어머니를 위해 쓴 글을 읽어드렸겠죠.
어머니는 분명 이해하지 못하시겠지만, 싱긋 웃으며 말씀하셨을 거예요. “많이 먹으렴, 우리 귀한 대학생 아드님.”
아……
마트베이, 마트베이, 나는……
왜 하필 내가 살아서……
당신에게는 제가 생각했던 인생을 살 기회가 남았으니까요.
이제 내려놓으세요, 안토샤. 당신이 얼마나 오랜 시간 그 짐을 짊어지고 있었는지 잘 알아요.
그렇게 아름다운 인생을…… 내가 정말 살아도 되는 걸까?
……모든 우르수스인이 그럴 수 있을까?
마트베이, 만약 내가 이 억압으로 가득 찬 대지에 저항하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너는 내 친구가 돼줬을까……
과거의 형상은 대답하는 대신 가볍게 탄식할 뿐이었다.
고향을 떠난 후, 안토샤는 두 번째 눈물을 흘렸다.
그는 살아남았지만, 그의 영혼 일부는 카토르가 구의 폐허 아래에 영원히 묻히게 되었다.
살아가야 해……
지금 포기하면, 마트베이는 영원히 제국 귀족놈들이 말하는 반역자로 남게 될 거야.
언젠가 반드시 마트베이와 선생님, 그리고 언바운드의 모두를 열사의 비석에 새겨넣겠어……
조금만 더 시간을 줘, 친구야.
그는 먼지투성이가 된 소매로 눈가를 닦았다.
그리고 걸음을 옮겨 노동자 대열의 맨 뒤를 따랐다.
대열의 반대편 끝, 한 젊은이가 어깨에 지고 있던 상자가 바닥으로 미끄러진 것도 모른 채 이 낯선 도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이, 친구!
뭘 그렇게 넋 놓고 보고 있어? 우리도 좀 같이 보자.
아냐…… 아무것도.
우리랑 일한 지도 며칠 됐는데 그렇게 서먹하게 굴지 말라고. 기운 내, 드디어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에 들어왔잖아.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
맞아.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까지 오는 길은 참 험난했지……
마치 무대의 막이 내리는 것처럼, 하늘의 빛이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사령관님은 왜 또 우리를 여기로 부른 거지?
설마 그 애송이가 암살당한 것 때문에 애송이의 친위대 목을 다 날린 걸로도 모자라서 우리한테까지 책임을 물으려는 건가?
지나친 걱정일 수도 있어. 그냥 뜻밖의 비상 상황이 생긴 것뿐인지도 모르지.
보름 전에 군 내부에서 작게 반란이 일어났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 제4군단이 아직도 제2군단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잖아.
그게 무슨 뜻이야?
추측일 뿐이지만, 우리도 이젠 더 이상 방관자로 있을 수 없게 된다는 거겠지.
하지만 제1군단은 항상……
항상, 그래서?
하…… 항상 파, 파벌 싸움에서 독립된 조직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투쟁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며, 오직 우르수스의 이익만을 수호합니다.
그래.
그런데 자네들은 뭐가 걱정이지?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총사령관님, 저희를 각 주둔지에서 이곳으로 급히 소집하신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의 신무기가 이론 테스트 단계를 통과했다. 이제 실전 테스트에 투입할 수 있게 됐어.
각 군의 협조가 필요하다. 폭파 테스트를 '은밀히' 완수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