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1리허설
제작자 그레타는 베테랑 배우 달튼의 죽음이 사고라고 했지만, 코디네이터 셸리는 5년 전의 어떤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뜻밖의 '살인' 사건에 루시안은 과거 극단장이 자신에게 가르쳐 줬던 수업을 떠올리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티피
……
달튼의 죽음은, 사고야…… 이게 결론이다.
의료팀은 이미 달튼의 시신을 수습했고, 단거리 수송차를 불러 랭크우드 도심부로 보냈어. 경찰에 사고 진술도 끝냈고.
셸리도 나머지 소품을 전부 재검사해서 모든 위험 요소를 배제했어. 다들 일단 좀 쉬고, 오후에 촬영을 재개할 거야.
이렇게 빨리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
필름은 교체하면 되고, 카메라도 고장 나면 예비용 카메라를 쓰면 되죠. 그런데 이건 사람이 죽은 일이잖아요. 이제 막 바닥의 핏자국을 닦았는데……
왜 달튼 씨는 소품을 찾으러 가서 진짜 칼을 찾아왔을까요?
도대체 누가 술 취한 배우를 부추겨서 잃어버린 소품을 직접 찾아 나서게 했을까요? 사실 누군가가 그걸 일부러 달튼 씨 손에 쥐여준 건 아닐까요?
부추겼다고요? 이, 일부러?
달튼 씨가 술을 좋아해서 촬영에 지장을 주는 것 말고는 제작팀과 개인적인 원한은 없었어요. 누가 그런 짓을 했을까요?
게다가 그 칼도 정말 평범한 칼이어서…… 제작팀 주방, 길가 편의점, 심지어 각자의 방에도 있는 칼이었다고요……
제 생각에는 누군가가 달튼 씨에게 무심코 한마디 꺼냈는데, 달튼 씨가……
아무튼 미심쩍은 점이 많아요. 그렇죠?
그럼 달튼에게 직접 물어보든가, '탐정' 아가씨.
……
나를 포함한 대부분 사람이 아직 동료를 잃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거 알아. 하지만 우리 눈앞에는 더 중요한 문제가 놓여있어……
촬영 일정이 끝나가고 있다는 거.
다들 알다시피, 랭크우드의 촬영 전용 이동 섹터는 이동도시와 달라.
똑같이 중앙 관제탑의 통제를 받긴 하지만, 제작팀에 직접 부여된 일부 권한도 있어. 덕분에 우리가 이동 섹터를 랭크우드 도심부로부터 떼어낼 수 있었던 것이고.
대여 계약이 만료되면 스튜디오는 차례대로 닫히고, 이동 섹터는 자동으로 회항하지.
다만, 운용 권한이 많다는 건 그만큼 관리 비용이 더 발생한다는 얘기야. 내가 체결한 대여 계약에 따르면, 만약 임시로 계약을 연장할 경우, 상당한 위약금이 발생해……
그리고 그 위약금은…… 모두의 급여에 부담되겠지.
제작자로서 나는, 제작팀의 정상적인 운영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사람의 득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난 동의.
주연 겸 투자자로서, 나도 동의해.
하지만 이 '탐정' 아가씨가 한 가지 사실을 일깨워준 건 있어. 책임 소재는 확실히 추궁해야 한다는 것.
소품 팀장님?
네, 네.
소품 관리가 주 업무인 당신에게 심각한 업무상 과실이 있어. 심지어 촬영 내내 당신은 인턴들보다도 더 늦게 도착했지.
죄, 죄송합니다, 그레타 씨.
사과는 아무런 의미 없어.
오늘부로 당신은 아웃이야. 이동 섹터가 아직 도심부에서 멀리 나오진 않았으니,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일자리나 찾아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마. 알잖아, 이 정도는 매우 너그러운 조치라는 거.
소품팀의 남은 일은…… 모이라가 담당해 주면 되겠군.
저, 저요……?
싫으면 함께 떠나든가. 하지만 당신이 그런 어리석은 결정을 하진 않을 거라고 믿어.
……
그리고 스티븐, 서둘러.
《미스 듀폰의 죽음》은 결말의 임팩트가 부족해. 이건 우리의 공통된 생각이잖아.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주에 최종 원고를 제출해야 했어. 촬영 속도가 곧 원고의 수정 속도를 따라잡겠네.
나는 감독 일까지 같이하잖아. 우리 제작팀이 손이 많이 가는 것도 사실이고……
아직도 영감이 떠오르지 않은 건가?
……응.
이건 당신의 오리지널 시나리오야. 당신이 가장 아끼는 이야기니, 최고의 결말을 부탁해.
그것 또한 내가 가장 신경 쓰이는 일이기도 하지.
일련의 사건을 겪은 미스 듀폰이 대체 어느 록펠러에게 죽임을 당할까? 어떤 장면에서? 어떤 자세로? 그리고 죽기 전에 뭐라고 말할까?
이건 영화의 퀄리티를 결정해.
미스 듀폰이 극 중에서 어떻게 아름답게 죽는지가, 내가 어떻게 랭크우드에서 멋지게 부활하는지를 결정하니까……
나는 이 프로젝트에 내 모든 재산을 걸었어, 두 분.
……신이 날 찾아올 거야.
뭐?
아, 문학 평론 쪽에는 이런 설이 있어. 이른바 '영감'이란, 신이 직접 저자에게 빙의해 저자를 대신해 삶과 죽음, 파멸과 희망을 써 내려가는 거라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반드시 이야기를 완성해 낼 테니까.
좋아. 그럼 이만하고 각자 준비하지.
그레타 씨! 그레타 씨!
중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셸리,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나는 루시안을 살피러 가야 해. 제작팀에 막 합류했고, 첫 영화 출연인데 이렇게 큰 사고를 겪었으니……
루시안이 도망치지 않게 붙잡아야지.
그리고 셸리, 무엇을 떠올렸든…… 잊어버려. 괜히 넘겨짚지 말고.
……
내…… 내가 소품팀 전체를 책임진다고?
축하해, 몰리!
달튼 씨가 죽은 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어쨌든 너한테 좋은 일이 생겨서 진심으로 기뻐.
내가 랭크우드에서 너보다 훨씬 오래 일했는데도, 아직 배경만 그리고 있는걸? 승진 기회는 정말 드물다구.
그건 티피가 자꾸 자신의 아이디어를 배경에 넣어서 그런 거잖아. 그래서 미술 팀장님도 너한테 더 많은 걸 맡기지 못하는 거고.
하지만 나는 그저 생계를 위해 개척지에서 랭크우드로 온 일개 수공예 애호가일 뿐이야. 내가 정말로……
그레타 씨가 할 수 있다 했으면, 할 수 있는 거야! 그레타 씨의 안목은 틀린 적이 없으니까.
네 언니도 기뻐하겠다. 언니 때문에 랭크우드에 온 거 아니었어? 빨리 언니한테 어엿한 소품 팀장이 됐다고 전해야지!
이따 저녁에 통화해야겠네. 그레타 씨의 신뢰를 저버릴 순 없으니, 손에 있는 일부터 잘 해내야지.
오~ 멋진걸? 제법 팀장다운데? 이젠 같이 공포영화 보자고 해도, 안 어울려주는 거 아니야?
티피!
야, 내 앞에서 그만 얼쩡대, 셸리!
콘티도 세 번이나 확인했고, 장비도 다섯 번 점검했어. 제작자한테 다시는 카메라를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맹세까지 했으니까, 그만 좀 감시하지 않겠어?!
(작은 목소리로) 그게……정말 그럴까요?
뭐라고? 크게 말해.
달튼 씨의 죽음이 정말 사고였을까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녀석은 맨날 술통에 빠져 살았어. 덕분에 최근 두 달 동안 내가 몇 번이나 늦게 퇴근했는지 알아? 이제야 좀 편해지겠구먼.
5년 전에는 그러지 않았잖아요.
당연하지, 그때는 한창 잘 나갈 때였으니까. 그레타와 스티븐의 영화에서 주연도 맡았고. 그때 우리도 있었잖아?
그게 바로 제일 이상한 부분이에요!
사전 미팅 때, 스태프 명단에 낯익은 이름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실제로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두려움이 더욱 커졌어요. 마치……
마치 5년 전으로 돌아가, 그 어린 배우의 죽음을 다시 보는 거 같다는 말이야?
이 두 사고가……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뭐가 비슷해? 하나는 추락 사고, 하나는 소품 실수인데.
셸리, 너 또 신경질적으로 굴고 있는 거야?
저는 아주 냉정해요…… 엇…… 저 알았어요! 그때 그 사고의 가장 큰 책임자가 달튼 씨잖아요!
드디어 업보인가…… 누군가가 달튼 씨를 찾아온 게 틀림없어요……
그만! 팔도 그만 긁고, 바보 같은 생각도 그만둬. 전에도 말했잖아…… 의사를 찾아가 치료받고, 제작팀은 멀리하라고!
우리는 그냥 형편없는 영화나 찍어서 먹고사는 평범한 인간들이야. 아무도 우리한테 관심 없다고. 셸리? 셸리? 내 말 듣고 있어?!
들려요…… 들린다고요…… 무언가 오고 있어요, 우리를 찾아오고 있어요……
머릿속으로 칼의 위치와 각도를 그려봐.
오른쪽 복부 아래에는 장기의 틈이 있기 때문에, 피는 많이 나지만 치명적이진 않아. 다른 사람의 피로 감정을 표현하고, 클라이맥스를 위해 감정을 억제하는 거야.
아니면 칼끝을 위로 옮겨 가슴을 찔러도 좋아.
연약한 폐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어. 상대는 자신의 피와 네 격앙된 독백 속에서 죽어갈 거야.
칼을 들어, 루시안.
……
우리가 연습했던 장면을 떠올려 봐. 지금까지 잘해왔잖아. 이제 마지막 한 걸음만 남았어.
찔러! 칼끝이 장기를 휘젓고 혈관을 자르는 감각을 느끼게 하고, 심장의 고동 소리를 듣게 하는 거야!
……
무서워?
……별 볼 일 없는 꼬마네.
무서운 게 아니라,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야.
극단장님, 얘는 지금까지도 암살 연습을 하려고 하지 않아요. 칼을 쥔 뒤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요.
고생했어, 내일 공연 준비하러 가봐.
……내가 가르치지.
극단장님이 직접…… 알겠어요.
루시안, 칼이 무겁니?
……무거워.
하지만 그 무게는 금속이나 장식 때문이 아니라, 네 마음 때문에 그렇다는 걸 알고 있겠지?
머리카락이 남자아이의 눈을 가렸고,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이렇게 빨리 깨달을 줄은 '배풍등'도 몰랐을 거야. 너는 배풍등이 네 의문을 풀어주길 기다렸지만, 그녀는 그럴 수 없지.
잘 들어, 루시안……
극단장은 루시안의 작은 손을 잡았다. 그의 미소는 따뜻했지만, 손에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들어 있었다.
루시안은 뻣뻣해진 자신의 손가락이 서서히 풀리는 것을 느꼈다.
'배풍등'이 가르치려 했던 기술은 잊으렴. 칼을 쥐는 자세나 암살 방법을 모방할 필요는 없어.
피가 묻지 않는 칼은 없고, 날아가지 않는 화살도 없어. 그것들을 꼭 쥐기만 하면 되지.
그것들은 도구가 아니야. 그것들은 네게 무엇을 갈망해야 하는지 알려줄 테지.
그러니까, 그것들을 따라 움직여. 그리고 의심하지 마. 비록 그게 네가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가리키더라도…… 친구, 애인, 심지어 너 자신까지도……
어쩌면 지금 네 앞에 서 있는 내가 될 수도 있겠지.
그…… 극단장이?
망설이지 말고 휘둘러봐.
해보겠니?
(고개를 젓는다)
해보렴.
(고개를 젓는다)
해보렴.
그렇다면, 극단장은…… 나는……
우리는 뭘 연기하고 있는 거야?
기술을 잊었다면, 역할이나 대사도 잠시 잊어. 그것들은 연극의 매개체일 뿐, 연극 자체는 아니야.
루시안은 마침내 칼을 꼭 쥐었다. 그의 손을 놓은 극단장은 무릎을 반쯤 꿇어 키높이를 맞췄다.
하지만, 너무 가까워……
나를 다치게 할까 봐 두렵니?
괜찮아, 루시안.
그런 감정도 함께 잊어버려.
날 믿어. 너는 몰입할 수 있고, 연극의 아름다움에 닿을 수 있을 거야.
극단장을 바라보며 루시안은 강렬한 의문을 품었다…… 극단장을 만나는 건 이게 처음인가?
그는 상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고, 심지어 이 필라인 남자가 실제로 존재하는지조차 의심이 들었다.
심장은 뛰고 있었고, 루시안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렇다. 심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심장이 그에게 답을 줄 것이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물어야 하지?
극단장이 미소를 지으며 소리 없이 자신을 격려하고 있었다.
답은 분명했다.
루시안은 거침없이 칼을 휘둘렀다……
……
……
느껴졌니?
루시안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한 번 휘두른 후, 그는 힘이 빠져 칼자루마저 놓칠 뻔했다.
그러나 극단장은 미동도 없었고, 표정조차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루시안은 칼날이 상대의 몸을 베었음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자신의 것이 아닌 아픔을, 강렬하고 가차 없는 아픔을 느꼈다.
극단에 온 뒤로 그는 줄곧 과묵했다. 하지만 지금, 그 아픔으로 그는 갑자기 노래하고 싶어졌다.
이게 첫 번째 수업이야, 루시안…… 모든 이야기는 결국 어떠한 감정, 혹은……
극단장은 말을 멈췄다. 루시안은 대답을 추궁하는 듯한 시선을 던졌고, 그는 황금빛 눈동자와 마주쳤다.
일종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만을 남기지.
……
너는 타고난 배우야. 너는 내 제자가 될 수 있어.
생각이 정리되면 날 찾아와…… 루시안, 나는 결코 너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거야.
……
루시안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
장갑에 묻은 피는 이미 깨끗이 씻긴 뒤였지만, 달튼의 손에서 칼을 빼앗을 때의 감각은 여전히 생생했다.
심취, 무아.
마치 스승이 처음 그에게 칼 쓰는 법을 가르쳤을 때 느꼈던 복잡한 감정처럼.
숙련된 암살 기술은 잊어버리고, 오로지 강렬한 감정으로 자신을 불태우면, 나머지는 두 영혼이 서로 물어뜯을 뿐이다.
진짜이자 가짜이기도 한 작은 칼로 목숨을 거두고, 상대에게 완벽한 결말을……
죽음을 하사한다.
들어와.
루시안.
미스 그레타.
안색이 조금 안 좋은데 ……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