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은심호 열차

RS-5무임승차?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4-06-21

술에서 깬 레토는 산을 오르다가 '회색 모자'와 마주친다. 데겐블레허는 만일에 대비해 '회색 모자'를 찾으러 설산으로 향한다. 늙은 수도사는 아들에게 진실을 알려주었고, 충격을 받은 아크토즈는 즉시 레토를 찾아 나선다.

등장 오퍼레이터: 레토, 데겐블레허


아크토즈

윽……

아크토즈

어떻게 된 거지……? 바닥에 왜 이렇게 빈 술병이 많아?

아크토즈

……이상해. 왜 거실 바닥에서 자고 있던 거지?

늙은 수도사

로잘린드…… 착한 아이야……

늙은 수도사

……아크토즈…… 이…… 멍청한……

늙은 수도사

(드르렁)

아크토즈

아버지?!

늙은 수도사

음? 으으……

늙은 수도사

웬 소란이냐! 잠도 편히 못 자게!

늙은 수도사

아니, 잠깐, 여긴……

아크토즈

아버지! 언제 연락 하나 없이 갑자기 온 거야?

아크토즈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왜 바닥에서 자고 있는 거야?

늙은 수도사

……머리가 지끈거리니 소리 좀 지르지 마라.

굴로

주인님, 그리고 어르신.

굴로

다행입니다. 깨어나셨군요!

아크토즈

굴로!

아크토즈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굴로

어제 주인님도, 어르신도 취하셨습니다. 하지만 괜찮다면서 방에 가서 주무시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이 없었죠.

굴로

달리 방법이 없어서 난로에 장작 두 개를 넣었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춥진 않을 것 같아서요.

굴로

주인님, 어제 일 기억 안 나십니까?

아크토즈

어제…… 잠깐, 생각 좀 해 보자.

아크토즈

어제, 어제……

아크토즈

어제 쉐라간드 동상 낙성식 전야제 파티를 준비하려고 했던 게 기억나는군.

아크토즈

성녀님이 쉐라그에서 가장 좋은 술을 골라서 손님들에게 대접하라고 하셨고, 그래서 하나씩 맛을 봤고……

아크토즈

그리고, 그리고 기억이 잘 안 나.

늙은 수도사

흥, 기억 안 날 만도 하지.

늙은 수도사

사람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해서 기둥을 껴안고 건배하려고 했으니까.

늙은 수도사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러는 게냐! 창피하구나!

아크토즈

알았다니까, 아버지. 이것도 다 성녀님과 쉐라그를 위해서 그런 거잖아!

아크토즈

굴로도 있으니까, 내 체면을 봐서라도 여기까지만 해줘.

늙은 수도사

체면은 스스로 지키는 거라고 늘 가르쳤거늘! 내가 생각해 줘 봐야 무슨 소용이냐!

늙은 수도사

……됐다, 됐어.

늙은 수도사

굴로, 왜 로잘린드가 안 보이지?

굴로

어르신, 로잘린드 아가씨는 아침 일찍 산에 오르셨습니다.

늙은 수도사

뭐라고?!

굴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셨는데 두 분은 계속 주무시고 계시던 터라, 더 주무시게 두자고 하셨습니다.

굴로

저도 같은 생각이라 깨우지 않았고요.

늙은 수도사

……

늙은 수도사

그냥 가버린 건가, 뭐 상관없지.

늙은 수도사

어쩌면, 어쩌면 쉐라간드께서 우리 페일로쉬 가문을 위해 안배하신 걸지도 모르지.

늙은 수도사

만나도 알아보지 못했다면 인연이 부족한 게다, 인연이 부족한 거겠지……

아크토즈

아버지, 또 무슨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하는 거야?

아크토즈

어제 어떤 여자아이가 왔던 게 어렴풋이 기억나긴 해. 근데 너무 취해서 그런가, 그 아이의 얼굴이 생각나지 않아.

아크토즈

뭐야, 그 녀석의 이름이 로잘린드라고? 그 이름은……

늙은 수도사

……

늙은 수도사

아크토즈, 이리 오거라.

늙은 수도사

사실대로 얘기해 주마.

늙은 수도사

처음에 네가 스스로 선택했던 그때처럼.

늙은 수도사

이제 어떻게 할지는 네 결단에 달렸다.

호위?

……쉐라간드 신이시여.

호위?

이 조부에서 손녀까지 3대는 정말 밤새도록 술을 마셨어.

호위?

게다가 나와 다른 호위를 끌어들였지.

호위?

윽……

호위?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신 건 정말 오랜만이군.

호위?

그리고 정말 진지한 얘기는 하나도 하지 않았어……

'회색 모자'

……측면으로 안 된다면, 이젠 정면 돌파뿐인가.

'회색 모자'

이 방향을 보면 로잘린드 아가씨는 산 위로 올라간 것 같군.


레토

오…… 이게 설산이구나……!

레토

가까이서 보니 멀리서 볼 때보다 더 장관이네. 쉐라그의 산은 정말 대단하구나.

레토

아, 어지러워. 어제 너무 많이 마셨나.

레토

그 할아버지랑 아저씨는 일어났으려나. 쉐라그인이 그렇게 열정적이라는 걸, 박사는 왜 알려주지 않은 거야?

레토

나중에 산에서 내려오면 감사 선물로 뭐라도 줘야겠네……

레토

으윽, 진짜 춥다. 살을 에는듯한 바람이야.

레토

이 산은…… 직접 올라가야 했었던가? 그래야 쉐라간드에 대한 믿음이 독실한 거라고 했던 것 같은데.

레토

……

레토

진짜 높은데?

레토

……모처럼 왔으니 올라가 보자.

레토

음?

외국인 관광객 A

설산의 가장 깨끗한 공기?

외국인 관광객 A

괜찮아 보이네. 카드 돼?

외국인 관광객 A

좋아. 그럼 버든피크 호텔 606호로 두 박스 보내줘.

영리한 상인

알겠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B

와, 조피아 언니, 또 그렇게 많이 사는 거야……?

외국인 관광객 B

어제 무슨 설산 샘물도 네 박스 샀잖아. 전부 어떻게 가지고 가려고?

외국인 관광객 A

바보야! 뭐 하러 우리가 직접 가져가?

외국인 관광객 A

나중에 무에나와 마가렛한테 보내고 나면 그렇게 많은 양도 아니라고.

외국인 관광객 A

쉐라그는 공기도 물도 정말 좋네. 어둠의 기사가 그때 골랐던 곳이야. 지금은 잘 지내고 있겠지……

외국인 관광객 A

아, 그건 됐고. 이 쉐라그 설산 정상에 직접 올라가야 믿음이 독실한 거라더라.

외국인 관광객 A

가자, 우리도 올라가 보자!

외국인 관광객 B

이 여행 책자에도 그렇게 적혀 있긴 하네.

외국인 관광객 B

조피아 언니, 누가 먼저 정상에 오르나 겨뤄 보자!

쉐라그 청년

라일리 할아버지, 왜 말씀 안 하셨어요? 산에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있잖아요?

쉐라그 노인

허허허, 관광객들도 나름대로 본인들만의 생각이 있을 텐데 노인네가 끼어봐야 괜한 소란만 될 뿐이다.

쉐라그 청년

그래도……

쉐라그 청년

저 관광객들은 등산을 참 좋아하는 것 같네요. 지금 등산을 좋아하는 건 저 사람들뿐일 거예요.

쉐라그 청년

하지만 저 사람들의 말도 일리는 있어요.

쉐라그 노인

자 우린 가자! 케이블카를 타러!

쉐라그 청년

정말 타시려고요? 쉐라간드를 향한 믿음이 부족하다고 해도요?

쉐라그 노인

뭐가 어떠냐! 쉐라간드가 백성을 사랑하기에 선사한 편리함인데!

쉐라그 노인

타지 않겠다고 고집부리면, 그거야말로 쉐라간드를 향한 믿음이 부족한 것 아니겠느냐!

쉐라그 청년

네?

쉐라그 노인

'네?' 는 무슨.

쉐라그 노인

우린 모두 쉐라간드의 백성이지 않느냐. 쉐라간드께 무례하게 굴지 않고, 마음속으로 쉐라간드 님을 생각한다면 그분도 우리를 지켜주실 거다!

레토

……

레토

너무 가파른데. 산에 케이블카가 있었던 거야?

레토

어느 관광지를 가나 다 똑같구나…… 현지인을 따라가지 않으면 손해 보기 십상이라니까.

레토

어떻게 해야 쉐라간드에 대한 믿음이 독실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레토

지금의 쉐라그를 보면 쉐라간드가 이곳을 축복하고 있는 거겠지?

레토

저기, 앞에 거기 할아버지!

레토

혹시 케이블카 표는 어디서 사? 좀 알려주지 않을래?

'회색 모자'

잠깐 실례, 잠깐 괜찮나?

쉐라그 노인

자넨 누구지? 차림이 왜 그 모양인 겐가?

'회색 모자'

난 빅토리아에서 온 기자야.

'회색 모자'

다들 쉐라간드 동상이 좋다고들 하지만 그런 걸 만들기 위해서는 분명 인력과 자원을 낭비했을 텐데, 그것을 취재하기 위해서……

쉐라그 노인

냉큼 꺼져라!

쉐라그 노인

우리 아들은 매달 돈도 보내줬고, 그곳에서 일을 잘하고 있다고 안부 전화까지 왔지.

쉐라그 노인

너희 외국인들은 우리 쉐라그가 잘되는 꼴을 못 보겠지!

'회색 모자'

그렇다면, 아들은 어째서 돌아오지 않는 거지?

쉐라그 노인

무슨 계약에 서명해서 거기서 머물러야 한다는군.

쉐라그 노인

무슨 계약이지?

쉐라그 청년

비밀 유지 계약이겠지.

'회색 모자'

……동상을 만드는 데도 비밀 유지 계약이 필요한 건가?

'회색 모자'

음……

쉐라그 노인

이봐, 외국인. 우리 쉐라간드에 대해 날조하고 싶은 거라면 내가 지팡이 맛을 보여주겠다.

쉐라그 노인

아니? 어디로 사라졌지?


느긋한 현지인

흥~ 흐음~ 쉐라간드께 찬양을~♪

느긋한 현지인

용감한 버든비스트~ 용감한 사람~ 쉐라간드께서 가르쳐 주시네~ 고향을 지켜주시네, 흥흥~♪

느긋한 현지인

음~ 흐으응~♪

느긋한 현지인

음? 이 눈은 뭔가 이상한데……

느긋한 현지인

으악!

???

조심해.

데겐블레허

이 아래는 함정이야.

데겐블레허

안 넘어졌지?

느긋한 현지인

이런, 데겐블레허 씨!

느긋한 현지인

왜 여기에 구덩이가…… 분명 라일리 그 노인네가 짐승을 잡으려고 판 함정이겠지!

느긋한 현지인

정말 고맙네, 데겐블레허 씨가 아니었으면 분명 헛디뎌서 빠지고 말았을 걸세.

데겐블레허

천만에.

느긋한 현지인

오늘 산에 올라갈 일이라도 있는 겐가?

느긋한 현지인

혹시 도와줄 건 없을까? 나와 라일리, 레온, 그리고 몇몇 노인들이 오늘 같이 산에 오르기로 했다네.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하시게!

데겐블레허

산에 올라야 할 일이 있긴 한데, 도움은 필요 없어.

데겐블레허

당신과 라일리는 아직도 빅토리아인들과 술을 마시는 건가?

느긋한 현지인

물론이지, 술 대결은 아직까진 무승부일세!

느긋한 현지인

절대 지지 않을 거라고. 빅토리아인들에게 지면 엔시오데스 님도, 성녀님도 매우 창피해질 테니까!

느긋한 현지인

그리고 그 빅토리아인들은 갑자기 이곳까지 와서 야영까지 하며 머무르고 있다네, 당최 이게 무슨 일인지!

느긋한 현지인

내가 가방끈이 긴 건 아니지만, 이렇게 건장한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오는 건 분명 좋은 징조가 아냐!

느긋한 현지인

그래서 나와 라일리는 생각했지, 술을 같이 마시면서도 엔시오데스 님 대신 이 녀석들을 감시하자고.

느긋한 현지인

걱정 말라고 데겐블레허 씨, 우리가 반드시 이길 테니까!

데겐블레허

좋아, 가능하면 녀석들이 토할 정도까지 마시게 해.

데겐블레허

안 되겠으면 불러줘. 무리하지 말고.

데겐블레허

빅토리아인들을 감시하는 건 스스로 생각해 낸 건가 봐?

느긋한 현지인

허허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각할 걸세. 모두 동의했지!

느긋한 현지인

생활이 점점 나아지면서 좋고 나쁜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됐지. 이 좋은 생활은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을 걸세.

느긋한 현지인

하지만 데겐블레허 씨, 솔직히 말하겠는데 일단 화는 내지 말게.

데겐블레허

괜찮아, 말해봐.

느긋한 현지인

그게 있지, 이번에 빅토리아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셨잖나.

느긋한 현지인

지난 한 달간 그 빅토리아인들에 대해서 좀 알게 됐는데, 그렇게 나쁜 녀석들은 아닌 것 같더군.

느긋한 현지인

술에 취해도 민폐를 끼치지도 않고, 평소에도 가끔 와서 일을 도와주기까지 했다네.

느긋한 현지인

나랑 동년배 늙은이가 술에 취하면 항상 맨몸으로 눈밭을 뒹굴었는데, 그자의 등을 보니 상처투성이더군.

느긋한 현지인

도대체 어떤 일을 당했는진 모르겠지만, 생각만 해도 아프더라고.

데겐블레허

이 정도 일은 당신들이 알아도 상관없겠지.

데겐블레허

이번에 그 빅토리아 자작이 쉐라간드 동상 낙성식을 축하하려고 데려온 사람들은, 전부 그 자작의 친위병이야.

데겐블레허

대부분 그 자작을 따라 전쟁에 참전한 지 오래된 노병들이지.

느긋한 현지인

호오……

데겐블레허

그러니까 함께 술만 마셔줘, 너무 많이 생각할 필요는 없으니까.

느긋한 현지인

음, 친위병이니 뭐니 하는 건 잘 모르겠지만 말이지.

느긋한 현지인

하지만 나이도 적지 않아 보였고, 젊은 친구도 몇 명 있었다네. 근데 보니까 몸에서 돌이 자라난 것 같더군.

느긋한 현지인

그게 예전에 말로만 듣던 그 돌멩이병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데겐블레허

……광석병이야.

데겐블레허

평소에 접촉하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데겐블레허

그래도 대비는 해야겠지.

데겐블레허

도시에 있는 로도스 아일랜드 사무소나 새로 지어진 병원에 가면 대응 매뉴얼을 받을 수 있어.

느긋한 현지인

아, 그건 우리도 알고 있으니 걱정 붙들어 매시게.

느긋한 현지인

그냥 데겐블레허 씨와 얘기가 하고 싶었을 뿐일세. 엔시오데스 님이나 노시스 님이었다면 감히 방해하지 못했겠지만.

데겐블레허

내가 한가해 보인다는 건가?

느긋한 현지인

그, 그런 뜻은 아닐세!

느긋한 현지인

그게 아니라, 그분들은 온종일 중요한 일로 바쁘기 때문에 선뜻 다가가기 어렵지만.

느긋한 현지인

데겐블레허 씨는 바쁜 와중에도 평소에 자주 우리를 도와줬으니까, 우린 모두 데겐블레허 씨가 우리 편이라는 걸 알고 있다네. 쉽게 말해서 우리 쪽 사람이라는 거지!

데겐블레허

우리 쪽 사람이라……

느긋한 현지인

아니, 음, 그분들도 우리 쪽 사람이긴 하지.

느긋한 현지인

이게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그런데, 아무튼 뭐 그런 뜻일세!

느긋한 현지인

내가 데겐블레허 씨의 시간을 너무 뺏은 건 아니겠지?

데겐블레허

괜찮아.

데겐블레허

……하나 부탁할 일이 있어. 산에 있는 라일리 일행한테도.

느긋한 현지인

말만 하시게!

데겐블레허

요란한 빅토리아인을 하나 찾아줘.

느긋한 현지인

요란한 빅토리아인?

데겐블레허

모자를 쓰고 검은색 외투를 입고 있어, 거기에 옷깃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이지. 몸엔 보석 장식도 달려 있어.

데겐블레허

눈에 확 띄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거야.

느긋한 현지인

뭐 하는 사람이길래 우리 쉐라그에서 그런 차림으로 다니는 거지?

데겐블레허

머리가 별로 좋지 않은 거일 수도.

느긋한 현지인

좋아, 맡겨만 달라고!

느긋한 현지인

소식이 있으면 레온의 버든비스트를 통해서 알려주도록 하지!


아크토즈

아버지, 그게 사실이야?

아크토즈

어제 그 아이…… 로잘린드가, 내, 내 딸이라고?!

늙은 수도사

……후우.

늙은 수도사

틀림없을 게다. 그 아이는 널 닮았어. 타티야나도 닮았고.

늙은 수도사

내 눈은 아직 멀쩡해, 그러니까 잘못 봤을 리 없다.

아크토즈

그런 건가……

아크토즈

딸이라……내 딸.

아크토즈

하하하! 내가 착한 녀석이라고 했잖아!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고! 좋네, 좋아!

아크토즈

로잘린드, 로잘린드가…… 나를 닮았었나?

아크토즈

그래, 닮았어. 생각났어! 그 녀석은 갈색 머리였어. 나처럼!

아크토즈

눈이랑 입은 타티야나를 닮았지. 특히 그 눈이 타티야나와 똑같아! 얼마나 예쁜지……

아크토즈

……시간 참 빠르네. 눈 깜짝할 새에 그렇게 커버리다니……

아크토즈

안 되겠다. 로잘린드가 산에 갔다고 했지?

아크토즈

언제 돌아오는지 알아? 아니, 돌아오긴 하는 거야?

늙은 수도사

……

늙은 수도사

아크토즈, 그리고 한 가지……

아크토즈

아버지, 가서 딸을 위한 선물을 준비해야겠어. 나중에 얘기하자고!

아크토즈

녀석이 어렸을 적에 스윗 치즈구이와 고기 스튜를 제일 좋아했던 기억이 나는군. 당장 가서 사 와야겠어!

아크토즈

그리고 타티야나는? 타티야나도 함께 온 건가? 혹시 나랑 만나고 싶진 않아 했나? 그, 그러면……

아크토즈

까짓거! 뭐 됐어! 산으로 가서 로잘린드에게 선물을 줘야겠어!

아크토즈

그런 다음 타티야나에 관해 물어보면 되겠지……

늙은 수도사

아크토즈!

아크토즈

무슨 일이야 아버지? 난 지금 시간이……

늙은 수도사

거기 서라!

아크토즈

……!

늙은 수도사

……거기 서라. 네가 알아야 할 일이 있다.

아버지의 호통에 제자리에 멈춰 선 아크토즈는 왠지 나쁜 예감을 느꼈다.

숙취 탓인지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속이 울렁거렸다. 싸늘한 느낌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아크토즈는 그제야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의 등이 약간 굽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버지는 이제 기억 속 모습처럼 키가 크지 않았고, 시들어가는 나무 같았다.

나이 든 수도사의 건조한 목소리는 아크토즈가 당황했음에도 멈추지 않았다.

늙은 수도사

로잘린드 말로는 어머니와 함께 떠난 후 줄곧 우르수스에서 지냈다고 하더구나.

늙은 수도사

너무 어렸을 때 떠나서 지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지.

늙은 수도사

요 몇 년간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고 살았다고 하더구나.

늙은 수도사

이번에 여기에 온 건 우리 쉐라간드 동상을 보기 위한 것 말고도……

늙은 수도사

어머니의 유물을 돌려보내기 위해서라고 하더구나.

나쁜 예감은 언제나 현실이 되는 법이다.

밖에서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와 실내에서 타는 모닥불 소리, 그리고 누구의 것인지 분간할 수 없는 숨소리, 이 모든 것들이 잠깐이지만 멈춘 것 같았다.

아크토즈

……뭐라고?

아크토즈

유물……?

아크토즈

그게 무슨 소리야?

아크토즈

타, 타티야나는 아직 젊은데, 어떻게……

아크토즈

어떻게…… 어떻게 그럴 수가……?

늙은 수도사

내가 직접 들은 얘기다.

아크토즈

……

늙은 수도사

아크토즈, 그때의 일은…… 우리 페일로쉬 가문은 그 모녀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늙은 수도사

마음의 가책은 느끼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늙은 수도사

아크토즈, 네 마음은 어떻느냐?

아크토즈

……

아크토즈

나는……

늙은 수도사

됐다.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나한테 해봐야 소용없지.

늙은 수도사

네 아비는 완전무결한 사람도 아니고, 성인도 아니고, 피해자는 더더욱 아니니까.

늙은 수도사

난 이제 늙어서 네가 하고자 하는 말을 들을 수도 없고, 너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구나.

늙은 수도사

그저 앞으로 날마다 쉐라간드의 발밑에 있는 먼지를 쓸며 여생을 보내길 원할 뿐이다.

늙은 수도사

잘…… 생각해 보려무나.

아크토즈

……

아크토즈

타티야나…… 로잘린드……

굴로

주인님, 어르신!

굴로

라타토스 부인께서 급한 일이 있다며 오셨습니다!

라타토스

쯧, 술 냄새가 지독하군……

라타토스

낙성식은 내일이야, 아크토즈. 술 마시고 일을 그르치면 안 돼.

아크토즈

……너랑 놀아줄 기분 아니다.

아크토즈

무슨 일인지나 말해. 네가 아무 일도 없이 올 일은 없을 테니까.

라타토스

하하, 날 잘 아는군.

라타토스

좋아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아크토즈, 나는 너에게 주의를 주러 왔어.

라타토스

넌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르수스 여인과 결혼해 딸을 낳았었지?

라타토스

그 후에 실버애쉬 부부에게 일이 생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네 아내와 딸이 쉐라그를 떠났지. 우리 세 가문에서 이 일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

아크토즈

……흥, 여전히 냄새를 잘 맡는군.

라타토스

칭찬으로 받아들일게.

라타토스

내가 오늘 온 건, 네 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야. 그 로잘린드라는 아가씨.

아크토즈

로잘린드가 어쨌다는 거지? 일을 핑계로 허튼짓 할 생각은 마라!

아크토즈

로잘린드는 우리 세 가문의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라타토스

나는 지나간 일을 들추는 거엔 관심 없어. 다만 로잘린드가 안 좋은 시기에 돌아왔을 뿐이지.

라타토스

지금 그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

라타토스

아마 빅토리아의 밀정들이 이미 주시하고 있을 거야.


레토

드디어 도착했다!

레토

케이블카는 여기까지밖에 못 오는구나. 이젠 직접 올라가야 하나?

레토

그것도 나쁘지 않지. 정상까지 멀지도 않으니까.

레토

아깐 관광객이 좀 있었는데, 여긴 아무도 없네.

레토

주변이 모두 새하얘…… 아, 왠지 좀 무서운데.

???

……

레토

음……?

???

…… 제길……

레토

……무, 무슨 소리지?

???

……쉐라그에 온 이후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군……

레토

누구냐! 나, 나와라! 겁줄 생각은 하지 마!

레토

저, 저건…… 구덩이인가?

레토

누가 여기에 구덩이를 판 거야. 아니, 이건 단순한 구덩이는 아닌 게 확실한데……

레토

함정이다!

???

그래, 맞아. 이건 함정이지.

'회색 모자'

아가씨, 발밑을 조심하라고.

'회색 모자'

그리고 괜찮다면, 나 좀 올려주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