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츠빌링슈튀르메의 가을

ZT-9환상곡 '해답'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4-04-30

위치킹은 황역에 자신의 '궁전'을 세웠고, 에벤홀츠와 연로한 리치 프레몬트는 각자 다른 시기의 위치킹을 만나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에벤홀츠


에벤홀츠

페데리코 씨? 비비아나 씨?

에벤홀츠는 자신이 언제 다른 사람들과 떨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머리 위에서는 간간이 조각난 구조물이 떨어졌고, 발밑의 계단은 구불구불 끝없이 뻗어져 있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고독했으며, 지칠 줄 몰랐다.


'위치킹의 여음'?

에벤홀츠, 네가 부끄럽구나.

'위치킹의 여음'?

너는 우리의 판단을 방해했고, 우리의 시간을 낭비했으며, 우리의 일을 번거롭게 했다. 너는 최대의 죄인이다!

에벤홀츠

그렇다니 참으로 미안하군.

'위치킹의 여음'?

우리와 함께 폐하를 맞이하러 갈 건가? 아니면 폐하가 이 세상에 다시 강림하는 걸 막을 생각인가?

'위치킹의 여음'?

넌 그럴 자격이 없다.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위치킹의 여음'?

우리는 진작에 알아차렸어야 했다. 진작에.

'위치킹의 여음'?

분명 폐하의 피는 이토록 막강하고, 정신은 이토록 강인하다. 속세의 음은 그 소리의 만분의 일에 지나지 않는 데도, 너는 이토록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하다니.

'위치킹의 여음'?

너는 태어날 때부터 나약했다. 그 어떤 기대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에벤홀츠

그 말은, 너희가 아무런 가치도 없는 잡음을 강제로 내 머릿속에 집어넣어 놓고는……

에벤홀츠

결국 이렇게 된 걸 내가 책임지란 말인가?

'위치킹의 여음'?

훗, 다행이라고 생각해라, 에벤홀츠.

'위치킹의 여음'?

만약 속세의 음이 폐하의 유산을 얻는 열쇠가 아니라는 걸 처음부터 알았다면, 그 쌍둥이가 가식적으로 우르티카의 영지를 네게 줬을까?

'위치킹의 여음'?

아니. 그때가 되기도 전에 넌 아마 포대기 속에서 죽었을 거다.

'위치킹의 여음'?

'우르티카 백작', 넌 이 칭호를 자랑스러워해야 하고, 동시에 이 칭호를 부끄러워해야 한다!

에벤홀츠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에벤홀츠

그러니까, 꺼져라!

분노한 행인?

에벤홀츠, 너는 정말 가증스러워.

분노한 행인?

얼마나 많은 사람이 위치킹의 폭정에 비명횡사하고 영문도 모른 채 사라졌는데. 라이타니엔은 상처투성이가 됐고, 23년이 지나도 그 상처에선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어.

분노한 행인?

*라이타니엔 욕설*! 그런데 그 폭군은 하룻밤 사이에 소리도 없이 죽어버렸어. 심지어 마땅히 받아야 하는 벌은 하나도 받지 않고!

분노한 행인?

그리고 너는 그놈이 이 세상에 남긴 유일한 자손이잖아. 비린내 나는 죄의 피를 갖고 태어난 이상, 너는 그놈 대신 벌을 받아야 해! 그놈을 대신해 전 라이타니엔에 참회해야 한다고!

분노한 행인?

에벤홀츠, 네가 무슨 자격으로 호사스러운 생활을 누리면서 '난 아무도 아니다'라고 자조하고 있는 거지?

에벤홀츠

나도 당신들과 마찬가지로, 이 죄가 흐르는 피를 하루도 증오하지 않은 날이 없어!

우르티카 영지 주민?

아니, 당신은 그 피가 얼마나 많은 죄악을 불러일으켰는지 전혀 몰라요 얼마나 많은 잔당들이 우르티카 영지에 침입해, 마치 썩은 고기 냄새를 맡은 파리떼처럼 당신의 고탑을 맴돌았는데.

우르티카 영지 주민?

내 아들은 치안대에 들어가자마자, 잔당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이유만으로 시체가 되어 배수구를 떠돌다가 사흘 만에 발견됐어. 그런데도 당신은 끝까지 고탑에 숨어 있었지!

우르티카 영지 주민?

당신은 심지어 우르티카 영지가 얼마나 넓은지, 수도의 세무관이 일 년에 몇 번 오는지, 어떤 작물이 나는지, 또 최근 영지가 어떤 재해를 입었는지도 몰라.

우르티카 영지 주민?

당신보다 더 원망스러운 군주는 없을 거야, 백작님.

비글러?

멈추세요, 앞으로 가지 마세요. 지금의 당신은 용감할수록 더 우스워질 뿐입니다.

비글러?

에벤홀츠, 당신은 참으로 불쌍해요.

비글러?

게르트루트를 기억하나요? 그 여자는 죽기 전에 가장 악독한 저주를 남겼어요. 비세하임을, 라이타니엔을, 위치킹을…… 심지어 당신도 저주했죠.

비글러?

그 여자는 당신이 '핏줄의 광기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도록' 저주했어요.

비글러?

당신이 츠빌링슈튀르메로 돌아왔을 때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기랄, 그 정신 나간 여자의 저주가 정말 들어맞았어. 그 고집스러운 아이는 결국 운명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없겠네.

비글러?

물론, 그도 운명에 순응하진 않겠죠. 하지만 이번엔 그는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히려 광기에 빠지는 걸 피할 수 없을 겁니다.

비글러?

……당신은 차라리 그게 더 편했을 겁니다. 아닌가요?

비글러?

속세의 음은 당신을 십여 년 동안 괴롭혔어요. 당신은 전력을 다해 저항했다기보다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지켜왔다는 게 더 맞겠죠.

비글러?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지키며 전전긍긍하고, 누군가 그 폭탄을 이용해 무고한 생명을 해칠까 봐 두려웠죠.

비글러?

그건 무겁지만, 결코 중대한 의미가 있는…… 운명이었어요.

비글러?

하지만 그건 단지 잡음뿐이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두통에 지나치지 않았어요…… 돌아가세요, 에벤홀츠. 게르트루트의 저주는 실패했어요.

에벤홀츠

아니야!

에벤홀츠

난 받아들일 수 없어!

비글러?

그게 더 잔혹한 저주이기 때문인가요?

비글러?

결국 당신의 노력은 언급할 가치도 없게 되었고, 당신의 반항은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됐어요. 그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과 당신이 영원히 기억하기로 한 눈물과 웃음을……

비글러?

당신은 어떻게 마주할 거죠?

비글러?

당신은 문뜩 깨달았어요. 신뢰, 연민, 이해, 서로에 대한 의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그런 감정들은 희귀하기 때문에 더 소중하다는 것을.

비글러?

하지만 그것들은 한순간에 가벼워졌죠……

비글러?

마치 농담처럼.

그래, 농담.

그것들이 어찌, 그냥 농담일 수 있을까?!


그는 고탑을 보았다.

에벤홀츠

하하, 역시, 안에 있었구나.

에벤홀츠

죽은 지 그렇게 오래됐는데 아직도 이 사악한 고탑을 라이타니엔에 강림시킬 망상이나 하고 있다니.

에벤홀츠

그렇게 둘 수는 없어!

에벤홀츠

내 모든 아츠를 쏟아부을 거다. 아츠 스태프가 부러지고, 오리지늄 주사위가 가루가 될 때까지.

에벤홀츠

너에게 육체가 있다면 그 육체를 때려 부수고, 너에게 영혼이 있다면 그 영혼을 멸망시켜 버리겠다.

에벤홀츠

너에게 따지고, 저주하고, 욕하고, 죽여버리겠다.

에벤홀츠

……위치킹!


[CG: 44_i12_1]
위치킹

프란츠.

위치킹

공기 중의 음표는 건드리지 마라.

위치킹

내가 삭제한 이 선율 안에 녹아든 술식은, 완전히 소멸할 때까지 계속해서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위치킹

네 감정을 가라앉히고, 천 년 전 선현들의 의지를 피하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거라……

[CG: 44_i12_1]

에벤홀츠는 아츠 스태프를 움켜쥐었지만,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과거에 위치킹에 관한 모든 문헌을 읽었고, 심지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방에 갇혀 있었다. 그는 당연히 그 역사를 알고 있다.

음표는 방안에서 천천히 흐르고 있었고, '시라쿠사'라는 이름의 선율이 '라이타니엔'의 대악장에서 떠나가고 있었다.

그는 마치 거대한 천둥, 끊임없이 내리는 비, 거센 바람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라이타니엔의 의지'는 천지나 다름없는 위력이 되어 이 작은 방을 계속해서 휩쓸고 있었다.

단지 입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솟구치는 에너지가 에벤홀츠의 심장 박동을 꽉 누르고 있었다.

[CG: 44_i12_1]

방의 정중앙에 있는 사람은 그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그 사람은 뭔가에 전념하고 있었고, 또 매우 고고했다. 마치 거센 파도에도 끄떡없는 커다란 바위처럼.

에벤홀츠는 무심코 자신이 잘못된 곳에 온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이곳은 마치 어느 작곡가의 숙명적인 밤, 또는 역사학자의 가장 격앙된 강의실 같았다.

여기에는 그의 원한도 운명도 없었고, 그의 분노는 갈 곳조차 없었다.

에벤홀츠는 문득 깨달았다. 지나온 모든 인생을 돌이켜 봐도, 심지어 가장 무서웠던 악몽 속에서도……

자신은 단 한 번도 실제로 위치킹을 만난 적이 없었다.


???

프레몬트, 또 지각인가.

???

인기 있는 스승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설마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벗어날 수가 없었나?

프레몬트

……

프레몬트

첫째, 만약 교육자의 성품 때문에 지식 앞에서 움츠러든다면, 그건 라이타니엔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불리는 그 젊은이들도 그저 고탑에서 이끼나 청소할 자격밖에 없다는 뜻이야.

프레몬트

둘째, 매달 내게 학자 수당을 지급하는 건 루트비히스 대학이야. 따라서 네가 부른다고 바로 달려갈 필요는 없지.

프레몬트

내가 헤르쿤프트쇼른 폐하한테 말대꾸하지 말았어야 했나?

헤르쿤프트쇼른

……

헤르쿤프트쇼른

이것이 처음도 아니지 않나.

헤르쿤프트쇼른

다음 달 각 주의 선제후가 잇따라 베두니엔에 도착할 거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아, 프레몬트.

헤르쿤프트쇼른

그들이 알현을 마치고 나면, 갱신된 귈데네스게사츠 사본을 가지고 각자의 주로 돌아갈 것이다.

프레몬트

넌 이미 사슴과 양들에게 칭송받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명군이면서, 이렇게 서둘러 위신을 다질 필요가 있나?

프레몬트

그래서, 다음 계획은 뭐지? 선제후들의 군대와 행정 권력을 궁정의 고탑으로 귀속시킬 건가?

헤르쿤프트쇼른

그 일에 대해서는 이미 논의했다.

프레몬트

내가 막 라이타니엔에 왔을 때, 그 당시 황제는 시라쿠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지.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나?

프레몬트

그 늑대 새끼들이 지금 할 수 있는 건 조금 요란한 수작을 부리는 게 고작이야.

프레몬트

넌 이제 막 즉위했어. 대전 때 입을 의상이나 신경 써서 골라보시지 그래.

헤르쿤프트쇼른

이미 골랐다.

프레몬트

……

헤르쿤프트쇼른

자네는 아직도 귈데네스게사츠의 갱신과 그 뒤 일련의 국책이 국가 전체를 미지의 동란에 빠뜨릴까 봐 걱정하는 건가?

프레몬트

난 라이타니엔에 관심은 없다만, 도서관을 여기저기 옮기는 건 확실히 귀찮긴 해.

프레몬트

아인발트 주의 선제후가 되었을 때부터 넌 그 악장을 연구했지. 그것이 대체 어떤 것인지, 왜 천 년 동안 수정하려고 했던 사람이 없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어.

프레몬트

세 편의 악장과 열 개의 선율을 하나로 만든다는 건, 음악의 모티브나 테마라기 보다는 오히려 천 년 전의 그 오리지늄 아츠 대가들이 이룬 초술식이라 할 수 있고……

프레몬트

라이타니엔 건국 초기 무수한 선현들이 이 나라에 대한 위대한 창조, 사고 그리고 비호라 할 수 있지. '라이타니엔 무상의 의지'인 셈이야.

프레몬트

그것은 영원에 한없이 가깝지.

헤르쿤프트쇼른

'영원'?

헤르쿤프트쇼른

하얀 벽 아래에서 '사람이 같은 강에 두 번 들어갈 수 있는가'에 대해 토론하기 좋아하는 미노스 철학자들을 제외하면, 그 말을 즐겨 쓰는 건 아마 리치 정도겠군.

헤르쿤프트쇼른

그리고 이 말의 뜻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도 자네들뿐이고.

헤르쿤프트쇼른

'영원'은……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멸은 아니다.

헤르쿤프트쇼른

물론, 악장을 구성한 선현들은 천 년 전에 범접할 수 없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 건 자명한 일이다.

헤르쿤프트쇼른

'라이타니엔'은 그때부터 이 국가의 이름이 되었고, 또 단순한 국가의 이름이 된 것만이 아니다.

헤르쿤프트쇼른

'라이타니엔'은 이 땅의 백성들에게 영욕을 함께 하게 하고, '라이타니엔'은 우아함과 조화, 도덕과 미를 우리의 호흡 하나하나에 새겨 넣었다.

헤르쿤프트쇼른

그들은 천 년 전에 이미 이 국가를 위해 가장 뛰어난 전망과 계획을 세웠고, '라이타니엔'을 이 땅의 진리로 만들었다.

헤르쿤프트쇼른

하지만 모든 진리는 썩기 마련이다. 시라쿠사의 분열이 가장 좋은 증명이지.

헤르쿤프트쇼른

그리고 나는 라이타니엔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가져올 것이다.

라이타니엔의 새로운 군주는 품에서 악장을 꺼내고는 리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영원', '불멸'……

헤르쿤프트쇼른의 목소리는 무겁지 않았지만, 프레몬트는 이 거창한 단어들이 헤르쿤프트쇼른의 입 안에서 부서졌다가 재구성되는 것을 분명히 들었다.

프레몬트

아주 거만하고, 아주 '헤르쿤프트쇼른'답군.

프레몬트

하지만 라이타니엔이 네 손에서 더 큰 위기를 겪지 않고, 네가 말하는 미래가 불멸할 거라고 어떻게 장담하나?

프레몬트

다시 쓸 수 없는 악장은 없고, 뛰어넘을 수 없는 아츠도 없으며, 이기지 못할 의지가 없고, 정복할 수 없는 미지도 없어……

헤르쿤프트쇼른

불멸은 '갱신'에 달렸다.

헤르쿤프트쇼른

지금까지 바다와 하늘은 여전히 인지의 안개에 뒤덮여 있고, 대지야말로 테라인이 느낄 수 있는 한계다.

헤르쿤프트쇼른

하지만 자네가 공유한 지식에 따르면, 가장 높은 구름과 가장 깊은 바다조차도 시간과 공간에 갇힌 '실재'에 불과할 뿐이지.

헤르쿤프트쇼른

그리고 그 실재의 이면에는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고, 그것은 허무하고 괴상하며 위험한 미지의 영역이다.

헤르쿤프트쇼른

즉, 질문이 무한하다면 그 해답도 끝이 없다는 뜻이다.

헤르쿤프트쇼른

우르티카 백작 탑은 너무 작다. 그래서 나는 베두니엔에 기원의 탑을 세웠고. 이미 라이타니엔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되었지만, 대지 전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아닐 수도 있다……

헤르쿤프트쇼른

나는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게 바로 나와 역대 선현들의 다른 점이자……

헤르쿤프트쇼른

이게 바로 나의 '불멸'이다, 프레몬트.

프레몬트

그 새로운 탑을 지을 때 방을 넉넉히 만들었으면 좋겠군. 그래야 악장을 수정하는 데 내 밀실까지 빌리지 않아도 될 테니까.

헤르쿤프트쇼른

물론.

프레몬트

……

헤르쿤프트쇼른

그럼, 시작하도록 하지.

프레몬트

내가 모든 공명 캡처 장치를 켜지. 나중에 선율을 해체할 때 좀 더 분명하게 보이게 말이야.

헤르쿤프트쇼른은 방 가운데 있는 의자에 앉아 허공에 악장을 펼쳤고, 프레몬트는 각종 귀중한 고서를 발로 차며 한쪽으로 치워 아츠 매트릭스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헤르쿤프트쇼른

그래, 프레몬트. 자네들은 세상의 또 다른 면을 뭐라고 부르는가?

프레몬트

(살카즈어) “무수한 실의 시작이자 끝.”

헤르쿤프트쇼른

아주 옹졸한 이름이군.

헤르쿤프트쇼른

'생명함'의 존재는 리치라는 종족에게 가장 특별한 능력을 줬어. 생명함을 잘 숨긴다는 것은 자네들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생명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헤르쿤프트쇼른

리치는 무한한 시간 속에서 세상의 무한한 진실을 엿볼 수 있었는데, 그걸 단지 지식의 한 페이지로 만들 뿐이라고?

프레몬트

신중함은 우리의 천성이야. 발견하는 게 많아질수록 살기 좋은 곳은 적어지니까.

헤르쿤프트쇼른

그렇다면 프레몬트, 자네는?

프레몬트

나 말인가?

헤르쿤프트쇼른

“무수한 실의 시작이자 끝”……

헤르쿤프트쇼른

자네는 늘 수하의 리치들이 너무 어리다고 너무 융통성이 없다고 불평했지만, 정작 본인도 그 공간을 그저 자신의 생명함을 감추는 서랍으로 삼을 뿐, 진정으로 들어가 볼 생각을 한 적은 없지 않나?


[CG: 44_i12_2]

어마어마한 냉기가 프레몬트의 온몸을 휩쓸었다.

작지만 눈 부신 빛이 헤르쿤프트쇼른의 아츠 스태프 끝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는 이미 귈데네스게사츠를 연주하기 시작했고 프레몬트도 손동작을 멈추지 않았다.

리치와 카프리니, 왕정의 주인과 라이타니엔의 황제는 언제나 이렇게 마음이 잘 맞았다.

아무리 긴박한 순간이라도, 두 사람은 여전히 시간을 내어 철학, 음악, 라이타니엔의 기후와 음식 등에 관해 토론하곤 했다.

그리하여 헤르쿤프트쇼른도 이토록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를, 리치의 생사를 진정으로 위협하는 그 비밀을 꺼낼 수 있었던 거였다.

만약 전력을 다해 '추방'을 시전한다면, 과연 생명실이 순식간에 모든 음표를 제거하고, 눈앞에 있는 이 무방비 상태의 녀석을 허공 속에서 파멸할 수 있을까?

라이타니엔의 새로운 황제가 이곳에 온 것은 아무도 모른다. 리치 왕정에 알려 이 나라를 당장 떠나라고 알릴 시간도 충분했다.

하지만 헤르쿤프트쇼른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 일을, 오랜 세월 동안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그 비밀을 언급했다.

프레몬트

아하하하하하하하……

프레몬트는 한참을 크게 소리 내 웃었다.

프레몬트

잘됐네. 마침 그 공간의 연구에 대해서 나도 막혀 있던 참인데.

프레몬트

헤르쿤프트쇼른, 정말 관심이 있다면……

프레몬트

내 생명함을 기꺼이 빌려주도록 하지.

프레몬트

이쯤에서 그만하지, 헤르쿤프트쇼른.

프레몬트

옛일을 떠올리는 게 역겹지도 않나? 어제 먹은 저녁마저도 올라올 것 같군. 하물며 나는 지금 급하단 말이지.


위치킹

오랜만이군, 프레몬트.

프레몬트

나한테서 뭘 빌려 갔는지 아직 기억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 그만 돌려주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