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화산의 꿈 여행

SL-ST-2비야, 비야, 그쳐라

사이드 스토리브릿지2024-01-16

한밤중의 꿈속에서 에이야퍄들라는 부모님과 매우 닮은 쪼꼬미양 두 마리와 함께 몽환적인 하룻밤을 보냈다.

등장 오퍼레이터: 에이야퍄들라 더 크비트 아스카


석양은 마치 이 가게의 마지막 손님인 것 같았다. 그러나 카운터 뒤에 서 있는 건 익숙한 노인이 아닌 갈색 생물이었다.

갈색 생물이 그라인더의 손잡이를 돌리자 커피의 향기와 자잘하게 부서진 커피콩 가루가 공기 속으로 날아들었다.

레코드가 천천히 돌아가자, 확성기에서 유유히 노래가 흘러나왔다.

갈색 생물

오, 어서 와.

아델

처음 뵙는 것 같은데 여기에 온 지 얼마 안 되셨나 봐요?

갈색 생물

아마도. 난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든.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커피를 만들고 있었을 거야…… 음, 너도 한 잔 마실래?

갈색 생물

커피는 직접 내려야 완벽한 맛을 낼 수 있지. 어디 보자, 새로 온 씨앗을 어디에 뒀더라, 내가 정리했을 텐데……

갈색 생물

어떤 기타 뒤에 둔 것 같은데…… 기타 얘기를 하니까 갑자기 화가 나는군. 이상하네, 뭐 때문에 가슴이 이렇게 답답한 거지?

아델

기타요? 화가 난다고요? 괜찮으세요?

갈색 생물

뭐, 됐어. 기타가 별로 재미없어서 그런 걸 거야.

갈색 생물

편하게 앉아. 네가 기다리는 사람이 곧 도착할 거니까.

아델

제가 기다리는 사람요……?

갈색 생물

네가 기다리는 걸까, 아니면 널 기다리는 걸까? 나도 잘 모르겠네.

온화한 생물

음, 여기 있었구나.

아델

당신을…… 기억해요.

온화한 생물

안녕, 아델. 늦어서 미안해…… 오늘은 아침을 챙겨 먹었니?

아델

네, 먹었어요.

아델

어라, 근데 그건 왜 물으세요?

온화한 생물

착하구나.

온화한 생물

옷을 갈아입은 걸 보니 준비가 된 거지?

아델

옷요……? 앗, 이 외투는 엄마 건데……?

온화한 생물

짐 챙겨서 나가자. 화산에 오를 때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가야 하거든.


태양이 조금씩 떨어지자, 길가 상점들의 불빛이 드문드문 밝아졌다. 아델은 눈앞이 흐릿해지며 언젠가 어디에서 이런 하늘을 본 것만 같았다.

라이타니엔 남쪽 국경의 그 도시에도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이런 거리가 있지 않았나?

심지어 아델은 그때의 공기 냄새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약간 축축하고 햇빛과 식물이 자라나는 냄새가 섞인 것이 지금과 똑같았다.

아델

여기는 당신들의 상점인가요?

온화한 생물

맞아, 화산에 올라가기 전에 일단 준비를 해야 하거든.

아델

저도 알아요. 준비해야 할 게 엄청 많잖아요. 나침반, 방호복, 카메라…… 산에서 밤을 보낼 거면 부싯돌과 텐트도 필요해요.

온화한 생물

아니, 여기서는 그런 걸 준비할 필요가 없어.

온화한 생물

우선 '지식'을 충분히 사야 해. 그 다음은 '용기'와 '호기심'인데, 가격을 보고 하나만 사도 충분해. 마지막으로 '행운'도 조금 사야 하고.

온화한 생물

하지만 '행운'은 엄청 비싸고 가장 빨리 팔리는 것이기도 해. 그러니까 예산이 부족하면 안 사도 괜찮아.

아델

그렇군요……

보들보들한 생물이 몸을 떨자 양털에서 탄산수 뚜껑 몇 개가 떨어졌다. 그리고 딸랑거리며 상인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영리한 생물

감사합니다!

온화한 생물

음…… '용기'를 더 사야 할 것 같은데.

온화한 생물

화산에 오를 '용기'는 충분하지만 집을 떠날 '용기'가 더 필요해.

보들보들한 생물이 다시 몸을 떨자 병뚜껑 몇 개가 떨어졌다. 상인은 주머니를 열고 더 떨어지길 기다렸다.

영리한 생물

부족해, 부족해.

영리한 생물

주머니가 가득 차지 않았어. 가득 차야만 '용기'를 줄 수 있어.

아델

'용기'를 못 사면 당신은 화산에 오를 수 없는 건가요?

온화한 생물

괜찮아, 아델. 이런 일은 늘 일어나거든. 난 스스로 '용기'를 찾는 데 익숙해졌단다.

온화한 생물

아델, 가자. 그리고 가는 동안 물건을 잘 지키면서 조심해야 해.

아델

물건요? 전 짐이 하나도 없는걸요.

온화한 생물

'사진'을 훔쳐 가려는 사람이 있어.

온화한 생물

내 뒤에서 따라오면서 짐을 지켜 줄 수 있겠어?

아델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잘 안 들려요……

온화한 생물

이대로는 안 되겠네. 아델, 이걸 받아.

보들보들한 생물이 몸을 떨자 양털 한 뭉치가 떨어졌다.

아델

이건……?

온화한 생물

자, 귀에 이걸 꽂으면 잘 들릴 거야.

온화한 생물

그리고 아직 한 명 더 만나러 가야 해.


사진으로 앞에 있는 창문을 가리고 있던 또 다른 보들보들한 생물이,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렸다.

복슬복슬한 등을 이리저리 움직여서 사진이 붙은 창문을 가렸다.

엄숙한 생물

아, 음…… 너희들…… 드디어 왔구나.

온화한 생물

준비할 게 많아. 날씨는 어때?

엄숙한 생물

하늘 위로 구름이 두꺼운 게 곧 비가 내릴 것 같아.

온화한 생물

우리한테 시간이 더 있을까?

엄숙한 생물

많지는 않을 거야, 서둘러 움직여야 해.

아델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었다.

아델

……제가 우산을 사 올까요?

온화한 생물

아니야, 아델. 봐, 내가 바로 우산이잖아.

온화한 생물

'사진'이 젖으면 안 되거든. 다른 사람이 훔쳐 가도 안 되니까 내 가방 속에 잘 숨겨둘 거야.

아델

'사진'이 뭐예요?

엄숙한 생물

……

온화한 생물

쉿, 난 네가 그게 뭔지 영원히 몰랐으면 좋겠어.

온화한 생물

알게 되더라도 그건 아주 먼 훗날이 될 거야.

엄숙한 생물은 고개를 떨구었다.

엄숙한 생물

가자, 이따 우린 위로 올라가야 해. 위쪽이 우리가 가려는 곳이거든.

엄숙한 생물

아직도 양털이 좀 부족하네. 자, 아델, 이건 내 거야.

아델

앗……? 가, 감사합니다.

보들보들한 두 생물은 몸이 작아진 것 같았고 아델은 그들 중 한 명이 된 것 같았다.

아델

우…… 우와! 양털이 우리를 데리고 위로 뛰어오르는 것 같은데요?

엄숙한 생물

그 말은 즉, 우리의 여정이 이제 시작되었다는 거지.

온화한 생물

위쪽 풍경은 어때?

엄숙한 생물

비가 내리기 전에는 언제나 최고로 좋지.

온화한 생물

네 기분은 어때?

엄숙한 생물

……비가 내리기 전에는 언제나 최고로 좋아.

온화한 생물

아델, 넌 어때?

아델

전……

온화한 생물

음, 넌 지금 아마 기분이 괜찮겠지?

작고 마른 생물이 일행을 쫓으면서 조금씩 뛰어오르고 있었다.

거리와 불빛, 구름과 별을 따라 생물은 더 열심히 높이 뛰었다.

아델

와…… 엄청 튼튼해진 것 같아요.

아델

저 아이도 우리랑 함께 가나요?

보들보들한 생물은 대답하지 않았다. 생물은 아델의 옷자락을 물고 콩, 콩, 콩, 등불을 밟았다.


아델은 날아오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거리에는 사람들, 아니, 양들이 오가고 있었다.

아델

……앗! 조심하세요. 사람한테 부딪히겠어요.

기뻐하는 생물

앞쪽에서 꽃을 팔고 있어! 얼른 가야 해.

아델

그래도 서두르면 안 돼요. 무지개가 삐뚤어졌잖아요.자, 제가 똑바로 해 줄게요.

아델

이제 됐어요, 이제 가셔도 돼요.

기뻐하는 생물

고마워, 안녕, 또 보자!

한 마리 또 한 마리 쪼꼬미양이 거리를 오가며 가게를 드나들고 있었다. 밤의 거리는 이미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아델은 고개를 돌려 쪼꼬미양 때문에 흩어지게 된 동료 두 명을 찾았다. 뒤돌아보니 보들보들한 생물이 아델 뒤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이곳에서 수없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것처럼.


엄숙한 생물

아델, 이번에 돌아가면 돌멩이 하나를 심어야 해.

아델

돌멩이요?

엄숙한 생물

응, 예전에 우리가 돌멩이를 심었던 것처럼 말이야.

엄숙한 생물

우리는 돌멩이를 땅속에 심었어. 지하는 원래 아주 깜깜하거든. 하지만 돌멩이는 수많은 다양한 돌을 만났지.

아델

당신이 '행운'을 엄청 많이 사서 돌멩이에게 줬기 때문인가요?

더욱 아득히 먼 하늘을 향해 보들보들한 생물 두 마리는 계속해서 위로 뛰어올랐다.

생물들 중간에 선 아델은 양손을 뻗어 그들의 몸에 달린 양털을 잡았다.

엄숙한 생물

음…… 그런 이유도 있지.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내가 매일 '사랑'을 줬기 때문이야.

온화한 생물

그리고 '추억'도.

아델

그것들도 상점에서 산 건가요?

온화한 생물

아니. '사랑'과 '추억'은 우리의 보물이야.

온화한 생물

그것들은 네가 걸었던 길과 네 품, 그리고 네가 입을 맞췄던 뺨에서 자라나지.

온화한 생물

하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지나칠 때가 있어서, 늘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

엄숙한 생물

그 돌멩이는 땅속에서 수많은 산을 건너고 강을 따라 수많은 곳에 갔었어.

엄숙한 생물

계속 이리저리 부딪쳤고 결국 우리는 돌멩이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되었어. 잃어버린 거지.

아델

그럼…… 돌멩이를 잃어버려서 슬픈가요?

엄숙한 생물

……우리는 너무 후회돼.

엄숙한 생물

어쩌면 돌멩이를 심지 말았어야 했어. 아니면 우리가 볼 수 있는 곳에 심었어야 했을지도 몰라.

엄숙한 생물

모든 돌멩이는 유일무이한 거야. 우리는 우리만의 돌멩이를 잃어버린 거지.

온화한 생물

하지만 돌멩이는 결국 뜨끈뜨끈한 마그마가 된 걸로 기억해. 그건 아주 마음에 들어.

엄숙한 생물

맞아, 우리는 아주 마음에 들어.

아델

……

아델

그럼 잘 된 거네요…… 돌멩이는 결국 마그마가 되었고 여러분도 계속 돌멩이를 잊지 않고 있으니까요.

아델

그 돌멩이는 아주 운이 좋은 거예요.

온화한 생물

아마 꿈이겠지. 꿈이자, 이야기야.

온화한 생물

우리 머릿속에 계속 맴돌아서, 네게 들려줘야 해.

아델

그럼 언젠가 그 돌멩이를 다시 보게 되면 알아볼 수 있나요?

온화한 생물

아델, 내 아가.

온화한 생물

우리가 그 돌멩이를 알아볼 수 있을까?

온화한 생물

아니, 돌멩이는 이미 더 아름다운 마그마가 되었어. 빨갛고 뜨거워졌지. 뒤돌아보지 않고 앞을 향해 흘러갔어.

온화한 생물

우리는 그 돌멩이를 다시 만나지 못할 거야. 늘 돌멩이 뒤에만 있을 거니까.

엄숙한 생물

그 돌멩이는 우리가 한 번도 가지 않은 곳으로 가서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을 볼 거야.

엄숙한 생물

우리는 이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네게 들려주기만 하면 돼. 너도 너만의 돌멩이를 심어야 해. 그리고 돌멩이가 자라나서 멀어지는 걸 지켜보렴.

온화한 생물

봐, 아델, 벌써 정상에 도착했어.

엄숙한 생물

그 돌멩이도 마그마가 되어 곧 분화될 거야.

아델

……이 이야기도 곧 끝나는 건가요?

엄숙한 생물

아니, 이건 시작일 뿐이야.

엄숙한 생물

그 돌멩이는 구름이 되어 지상으로 다시 떨어질 거야.

엄숙한 생물

더는 돌멩이가 아닌 따뜻하고 하얀 화산재로.

온화한 생물

영양가 있고 대지에서 꽃이 피어나게 하는 화산재는 돌멩이로 만들어진 거야.

온화한 생물

우리의 돌멩이는 돌아올 거야. 언젠가 그때가 오면 우리는 그 돌멩이를 다시 볼 수 있겠지.

아델

오래 걸릴까요? 아니면 금방일까요……?

온화한 생물

아마 그건 아무도 모를 거야.

온화한 생물

자, 아델, 날 붙잡아. 우리도 구름이 되어 지상으로 다시 떨어질 거야.

온화한 생물

우리 함께 날아서 내려가자.


아델은 곁에 있는 생물을 끌어안고 걸음을 내디뎠다……

밑으로 추락한 아델은 느릿느릿, 둥실둥실 흩날리며 떨어졌다.


아델은 흩날리는 본인의 머리카락과 다른 쪼꼬미양들이 가게의 등불을 둘러싸고 뛰어오르는 것을 보았다.

몸에 있는 양털이 아델을 감싸며 들어 올렸다. 기억의 깊은 곳에 자리한 어린 시절, 부모님이 아델을 떠받치고 별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늘을 향해 내던졌던 것처럼.

아델은 양털 위에 떨어졌고, 몸 아래 있는 양털은 폭신폭신했다. 아델의 눈으로 별이 떨어져 눈시울이 화끈거렸다.

거리 위에는 그림자가 오가고 아델은 일어서려 했다. 이 묘한 느낌을 곁에 있는 보들보들한 생물 두 마리에게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델

후우…… 저기……

아델

……

아델

이제 어디로 가나요?

아델

아까 위에 있을 때 보니까 저 멀리 상점이랑 노점이 꽤 많던데 구경하러 갈까요?

아델

탄산수 뚜껑이 또 어디 있는지 찾아볼게요. 그러면 원하는 걸 살 수 있잖아요.

아델의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조금 흥분해 있었다.

아델

아까 쪼꼬미양이 앞쪽에서 꽃을 판다고 했어요. 어렸을 때 엄마가 침대맡에 꽃을 놔주시곤 했는데, 여러분도 꽃을 좋아하세요?

아델

작고 하얀 꽃송이가 여러분과 정말 닮았어요.

아델

보세요, 저 쪼꼬미양처럼요.

보들보들한 생물은 침묵하며 더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하늘의 별이 어두워졌다 다시 밝아지자 생물들이 입을 열었다.

온화한 생물

아가……

온화한 생물

나도 알아. 침대맡의 꽃은 아주 향기가 좋지. 나도 정말 좋아한단다.

아델

그럼 제가 꽃을 사서 화환을 만들어 드릴게요!

아델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세요. 화환을 안 만든 지 오래돼서……

아델은 차마 뒷말을 뱉을 수 없었다. 보들보들한 생물이 소녀를 따라오던 발걸음을 멈추고, 아츠 스태프 위의 꽃잎이 그 둘을 둘러싸고 나풀거리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뒤로 몇 걸음 물러난 생물들은 야경 속으로 녹아들었다.

[CG: 41_i07]
온화한 생물

아니, 아델, 우린 이제 가야 해.

온화한 생물

구름은 이미 모였고 다시 흩어지지 않을 거야.

엄숙한 생물

그래, 시간이 됐어.

아델

……어디로 가는 거죠?

온화한 생물

비가 내리기 전에 화산으로 가야 해.

엄숙한 생물

화산으로 가야 해.

아델

화산으로 가지 마세요…… 거기에 가면……

엄숙한 생물

아니, 아델, 곧 비가 내릴 거야.

온화한 생물

가지 않으면 지금까지 한 모든 것이 의미를 잃게 돼.

엄숙한 생물

낮은 곳에 있으면 물에 잠겨버릴 거야.

엄숙한 생물

아델, 넌 산 정상으로 가야 해.

온화한 생물

그곳에는 매우 아름다운 풍경과 진실이 있어.

엄숙한 생물

아델, 네가 언제나 순수하고 한결같기를 바라.

이 대지는 순수하지 않아. 하지만 답을 찾으려는 탐구자의 마음을 방해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우린 너와 함께 인류 지식의 경계를 넓히고 싶단다.

그러기 위해 노력 중이지. 너도 우리 어깨 위에 서서 더 선명하고 사랑스러운 대지를 볼 수 있을 거야.

온화한 생물

아델……

온화한 생물

안녕, 아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