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5주님은 성전에 계시니
르무엔은 총을 집어 들었고, 과거의 날카로운 기세가 온화한 겉옷을 뚫고 뿜어 나왔다.
등장 오퍼레이터: 르무엔, 이그제큐터 디 엑스 포에데레
……무슨 뜻이야?
지금 나를 의심하는 거야?
그런 뜻이 아니라……
너희는? 너희도 이 자식처럼 나를 의심하는 거야?
……
의심하느니 안 하느니…… 그렇게 말하지 마, 라이문트……
난 불 같은 거 안 질러.
그럼, 그 시간에 왜 여기 있었는데?
너희는 평소에 우리와 함께 기도하지도 않고, 성당에는 더더욱 오지 않잖아. 너, 너희는 애초에 신앙 자체가 없으니까……!
맞아, 우리에게는 신앙이 없어. 하지만 그거랑 방화는 별개야.
믿든 말든 난 그냥…… 잠깐 볼 일이 있어서 여길 지나갔을 뿐이야.
무슨 볼일?
알려줄 의무는 없어!
너……!
그래, 우린 이 근처에 있으면 안 된다는 거지? 결국 너희는 우리가 불을 질렀다는 거잖아?
퉷! 라이문트, 역시 불을 끄러 오는 게 아니었어. 이런 놈들은 싹 다 타버려야 됐는데!
뭐라고?!
……이런 시기에 화재는 전에도 났었잖아. 어쩌면 그냥 우연일 수도 있어.
하지만 이런 우연이 어디 있어! 어이, 거기 산크타 젊은이, 아까도 네가 이건 누군가 불을 지른 게 틀림없다고 했지? 너는 어떻게 생각해……?
저는 여전히 인위적인 방화라고 생각합니다.
너도 이 사람들처럼 내가 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거짓말하기는.
제겐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조연성 물질을 사용했다는 전제하에, 점화부터 불길이 확산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매우 짧습니다. 그로 미루어 보아, 방화범은 당시 성당 근처를 떠나지 않았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라이문트가……!
오해하지 마시죠. 제 말은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은 모두 혐의를 벗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가장 먼저 나타난 여러분과 저를 포함해서요.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모두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리…… 나 같은 산크타가 성당을 불태울 일이 뭐가 있겠어?
종족은 죄를 모면하는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성당을 파괴할 필요성이 있다면 저라도 주저하지 않겠죠.
……
그리고 이 살카즈의 혐의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그 어떤 관련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쳇, 이 형씨는 의외로 바른말을 하잖아!
페데리코 씨 말이 맞아요…… 증거도 없는데 사람을 의심해서는 안 됩니다.
이대로 끝이라고?! 저건 성당이야! 그리고 저 꽃들, 모두 네가 심혈을 기울여 가꾼 거잖아……
그만 하세요……!
저는…… 우리 중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클레망……
논쟁은 여기까지.
산크타라고 성당을 파괴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제가 책임지고 이 일을 끝까지 조사해 범인을 찾아낼 것입니다.
야, 날개. 아까 일은, 어……
네?
따지고 보면 아까 일은 네가 먼저 꺼낸 거잖아. 무슨 조연성이니 방화니, 네가 그런 말만 하지 않았어도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너는 나를 완전히 믿지도 않잖아!
네.
너 이 자식, 계속 그딴 식으로 대답할래?!
칫, 됐다. 아무튼, 내 말은……
……내가 고맙다고 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
필요 없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타라, 저 형은 고맙다는 말도 할 줄 몰라.
(작은 목소리로) 불쌍해……
(작은 목소리로) 불쌍해! 그래도 우리가 저 형에게 알려 줄 수 있잖아. 고맙다고 말하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니까!
(작은 목소리로) 응, 그런데 저 오빠는 조금 무섭기도 하고……
……시끄럽네! 누가 고맙다고 할 줄 모른대?!
야, 날개, 얘네 둘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애들이야?! 이 녀석들 처음 본다고!
으앗!
이 아이들을 모릅니까?
……
그게 뭐야, 내가 얘네들을 알아야 하냐?
마침 잘됐습니다. 여기 살카즈 거주지와 이 두 아이에 관해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뭔데? 너……
내가 대신 대답하지.
보스! 방금 큰불이……
나도 다 봤어. 아주 잘 처리했다, 라이문트.
그리고…… 또 뵙는군, 집행자 나리.
이해가 안 되는군요.
당신은 이 부근에 아주 오래 서 있었고, 모습을 드러낼 생각이 전혀 없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 집행자 나리는 속일 수 없군.
왜 마음을 바꿨습니까?
저를 일부러 피하는 줄 알았는데요.
평화로운 나날이 오래되면 사람들은 다소 위축되기 마련이야.
어때, 집행자. 우리가 사는 곳까지 직접 찾아가 보겠나?
대접할 건 없지만, 적어도 앉을 곳은 있어. 너도 우리 살카즈가 어떻게 사는지 바로 볼 수 있고.
그리고 궁금한 게 있으면…… 최대한 대답하도록 노력하지.
후우……
이렇게 많이 움직인 건 오랜만이네. 역시 이런 추격전은 내 전문이 아니야.
하지만……
드디어 잡았다!
(수상한 으르렁거림)
쉿, 조용히 해. 여긴 주거지야,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잖아.
(낮은 으르렁거림)
먹어…… 배…… 고파……
어머, 너 말도 할 줄 알아? 그렇다면 소통도 된다는 건가? 그럼 더 수월해질 텐데……
(이상한 으르렁거림)
……역시, 그럴 리가.
미안하지만, 더 이상 네가 날뛰게 둘 순 없어. 너무 위험하니까.
이베리아 재판소 쪽엔 내가 연락할게. 그 사람들이라면 아마 너에 대해 더 잘 알겠지? 만약 너에게 아직 생각이란 게 남아있다면, 거기 선교사들에게 털어놓을 수 있을지도 몰라……
큭!
누구야?!
도망갈 생각은 버려!
거기 멈춰, 아가씨.
한 줄기의 요동치는 빛이 어두운 밤을 갈랐다.
르무엔이 겨눈 총에 내려앉은 무거운 힘이, 총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 빛을 손에 쥔 검은 그림자는 말없이 서 있었고, 자신을 향한 총구를 누르던 기묘한 모양의 장검을 천천히 거두었다.
달빛을 가린 먹구름이 걷히자, 르무엔은 드디어 앞에 있는 사람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오늘은 무슨 날인가? 불청객들이 잇달아 찾아오네.
선교사 씨, 날 방해하지 말아 줄래? 만약 여기서 시간을 낭비해서 누군가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몹시 화가 날 거 같으니까.
미안하지만, 아가씨에게 길을 비켜줄 순 없어.
저 가여운 영혼을 방해하지 말아줬으면 좋겠군.
음?
뭐지?
……잡음이 들렸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요.
여기는 사람이 많지 않군요.
적다고는 할 수 없지. 외출한 사람들도 아직 안 돌아왔고.
밤이 깊었어. 오늘은 다들 돌아가서 푹 쉬어.
보스, 내일 출발하는 거 확실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데……
전에 얘기했던 계획대로 해. 내일 조회가 끝나면 바로 출발할 거야.
……알았어.
저기, 페데리코 형.
무슨 일입니까.
졸려……
졸려, 그리고 배고파!
형이 우릴 집에 데려다 줄 거야?
집에 가고 싶어…… 엄마 보고 싶어……
이 아이들, 설마 지금까지 굶고 있었던 건가……?
응……
엄마는 항상 아무것도 먹지 않아. 배가 고프지 않다고 했어……
그런데 우리가 오늘 아무것도 안 먹었더니, 배가 너무 고파.
정말 이상해.
식욕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며, 그건 정당하고 합리적인 것입니다. 장기간 에너지를 섭취하지 못해 신체의 한계를 초과하면, 불쾌감과 고통이 동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한 일은 아니죠.
아으으으음……
너무 어려워……!
아무것도 안 먹으면 괴로워지는 게 정상이야?
그럼, 엄마…… 엄마는 음식을 안 먹었으니, 계속 괴로웠겠네?
만약 당신들이 말한 게 사실이라면, 맞습니다. 당신들의 어머니는 계속해서 신체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을 겁니다.
그만해, 집행자!
이건 사실입니다.
히잉……
으아아앙……
으아아아앙……!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게 좋을 때도 있어.
……
으아앙……
엄마…… 엄마는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어?
……
저로서는 당신들의 어머니가 현재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습니다.
집행자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몸을 굽혔다. 그의 신분을 상징하는 로브 자락이 흙과 먼지에 어지럽혀졌지만, 지금만큼은 아무도 그걸 발견하지 못했다.
페데리코 잘로는 아이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라테라노 중정 공증소의 집행자로서, 제가 여기에 온 이유는 이 수도원의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고, 또 이곳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실종된 주민의 수색도 저의 직무 범위에 속합니다. 즉, 제 임무입니다.
그 말은……
……오빠가 우리 엄마를 찾아줄 거야?
네. 제가 당신들의 어머니를 찾아 드리죠.
정말……?
다행이야!
정말 의외로군……
집행자, 아이들을 잠시 내게 맡기는 게 어떤가?
제겐 아이들 대신 결정할 권리가 없습니다.
……네 말이 맞아.
너희들, 이쪽에 있는 이 형이랑 같이 가지 않겠나?
……나?
난 아직…… 아니다. 성당도 타버렸는데 이 녀석들을 데리고 있어도 문제는 없겠지.
(작은 목소리로) 저 형은 페데리코 형보다 더 무서워.
(작은 목소리로) 응, 너무 너무 무서워……
너희들……!
됐어, 라이문트.
이 형이 이따가 너흴 데리고 가서 밥을 먹을 거야. 다 먹고 얌전히 자는 거다, 알았지?
하지만 난 페데리코 오빠랑 같이 있고……
타라! 페데리코 형은 바빠. 떼쓰면 안 돼!
응…… 응! 그럼 우린 이 무섭게 생긴 오빠랑 같이……
하하하하!
보스!
크, 크흠!
라이문트, 네가 좀 수고해 줘. 먼저 밥부터 먹이고, 그런 다음 데려가서 재워 줘.
내가 데리고 다니는 건 문제 없는데…… 얘들을 어디다 재우지?
하이먼의 집으로 가.
하이먼? 하긴, 거기는 아직 사람이 없으니까. 그런데 만약 하이먼이 밤에 돌아오면……?
괜찮아, 거기서 재워.
그래, 알았어.
페데리코 형, 내일 봐!
내일은 엄마를 찾았으면 좋겠어……
내일 제가 데리러 가겠습니다.
앗싸! 그럼, 내일 봐, 페데리코 형.
페데리코 오빠, 페데리코 오빠……
네?
아, 안 닿아!
조, 조금만 더 숙여 봐……!
무슨 일이죠……?
헤헤……
아, 안녕……!
……
쳇.
하하하! 정말 인기가 많군, 집행자!
요즘 꼬마들은 도통 모르겠어…… 이런 놈이 대체 어디가 좋다는 건지!
야, 꼬맹이들, 그렇게 빨리 뛰면 안 돼! 나 참……
……
……안녕히 주무시길.
원래는 이번 출장이 비교적 여유롭고 편안한 여행이 될 줄 알았어. 수도원 동포들을 라테라노로 데려간다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
뭐 기껏해야, 오렌이라는 동료가 좀 귀찮게 하는 정도겠지.
그래도 소소한 골칫거리 정도는 나 스스로 해결할 자신이 있어. 오렌도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확실히, 네 총술 실력이라면 대부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
하지만 너를 상대하기에, 이 정도로는 부족한 거 같아.
과찬이야.
난 지금 칭찬하는 게 아니야…… 선교사 씨.
너는 아까 그 이상하게 생긴 손님을 데리러 온 거지? 내 추측이 맞다면 선교사 씨는 이베리아에서 왔겠지?
확실히 그렇지.
선교사 로브를 두르고 있긴 하지만, 전혀 라테라노의 신도 같지 않거든.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
예리하네.
……훗, 태연하기도 하셔라.
이렇게 된 거 나도 솔직하게 말하지. 이런 험한 말투에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지만……
당장 여길 떠나, 한 발짝도 가까이 오지 말고.
이 낙원은 네가 발을 들여놓을 데가 아니야, 선교사 씨.
아쉽게도, 지금은 그럴 수 없어.
여기에는 아직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니까, 라테라노 아가씨.
(쳇, 성가시네.)
(상당히 특수한 검이야. 게다가 이 검술, 확실히 이베리아 검술 같은데……)
네 공격이 그 말투보다 날카로운걸.
비록 나는 사람들이 아직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지만, 너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러한 대응은 지극히 타당한 것이겠지.
다만……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아가씨, 너는 낙원을 어떻게 정의하지?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랄까. 딱히 특별한 정의 같은 건 없어.
물론, 쓸데없는 손님들이 좀 더 적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다면, 네가 볼 땐 이곳은 낙원이라고 할 수 있나?
아직도 수다를 떨 여유가 있다니. 아무래도 꽤나 날 얕보고 있나 보네.
반대로 생각해보면, 속세를 떠나 60년 동안 세상과 단절된 안식처를 만들었는데, 이게 낙원이 아니면 어떤 곳을 낙원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곳에서의 삶이 끝없는 추위와 배고픔의 연속이라고 해도?
확실히 물질적으로 부족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끝이 없는 건 아니잖아.
아, 그러네. 라테라노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으니, 이런 고달픈 나날도 곧 끝나겠지.
일부…… 사람들을 버리는 것을 대가로 말이야.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오해하지 마. 나는 누구를 탓하는 게 아니야.
다만, 자주 이런 생각이 들 뿐이야. 사람과 사람의 차이는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 사이를 갈라놓은 것은 과연 신체적인 차이일까?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일까?
개체의 탄생부터 시작해, 우리 자신을 형성하는 모든 것은 각자의 생각을 서로 다른 쪽으로 움직이게 하고, 다른 결론을 도출하게 하지……
그렇다면, 그 안에는 이른바 상호 이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긴 할까?
산크타에게 진심으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야?
다음 생에 산크타가 될 기회가 생기면, 그때 가서 직접 경험해 봐……
……큭!
(안 돼, 시간을 너무 끌었어. 도망간 그 녀석이 주민들을 습격하기라도 하면……)
(빨리 끝내야 해……)
긴장할 필요 없어, 아가씨. 사실 나는 아무런 계획도 없으니까.
단지 도움이 필요한 내 동포를 위해서 여기 있을 뿐이야.
성실한 사람이네. 하지만 그것만으로 너를 믿을 순 없어.
콜록콜록……
하아……
너의 그 고집은 내가 예전에 가르치던 학생과 많이 닮았어. 그런 기질은 좋지만, 간혹 사람을 곤란하게 할 때도 있단 말이지.
선교사 씨를 곤란하게 하는 학생이라니, 조금 흥미가 생기는걸.
내가 가르친 가장 탁월한 학생 중 한 명이었으니까. 다만, 그 학생이 이베리아를 떠난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게 안타까울 뿐이야.
……
원래 이럴 생각은 없었는데…… 하아, 이래선 또 혼나겠네.
교섭은…… 결렬이야.
솔직히, 후회는 없어.
르무엔의 말투는 가벼웠고, 움직임도 가벼웠다.
걸터앉아 있던 보행 보조기구가 밀려나자, 팔걸이에 걸려 있던 랜턴은 바람에 흔들거리더니, 이내 '끼익'하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광원이 부서지자 빛이 불규칙하게 쏟아져 나와 앞에서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사람의 뒷모습을 비춰주었다.
묵직한 밤의 장막이 순간 환하게 밝혀졌다.
일어설 수 있었네?
음…… 사실은 아직 일어서면 안 되거든.
이후의 재활 기간이 더 길어질 거고 잔소리도 들어야겠지만, 뭐 딱히 문제 될 건 없어……
……큭……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아, 아가씨.
몸 상태도 여의치 않은데, 이러한 전투는 너에게 익숙하지 안……
읏!
칭찬은 고마워. 그런데 아쉽네, 아까 그 공격은 네 입을 노린 건데.
말이 너무 많은 선교사는 사람들이 싫어해.
안 그래도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화가 잔뜩 치밀었는데 말이야.
먼저 싸움을 건 건 너니까, 조금 심하게 해도 문제없지?
분홍 머리의 추기경 보좌관이 눈을 가늘게 떴다. 총소리가 울려 퍼진 가운데, 그 숨길 수 없는 날카로움은 오랜 요양 생활 때문에 걸치고 있어야만 했던 온화한 겉옷을 뚫고 나왔다.
르무엔은 차가운 표정으로 가볍게 웃었다.
이러면 너무 피곤해지는데. 가능한 빨리 끝냈으면 좋겠어.
그럼, 다시 한번 말할게……
……거기서 꺼져, 선교사 씨.
여긴 네가 발을 들일만한 곳이 아니거든.
배…… 배고파……
먹어……
얇은 문이 바깥에서부터 밀려 열렸고, 그 꺼림칙한 경고는 밤의 장막 속에서 길게 울려 퍼졌다.
아이들은 곤히 자고 있었다.
찬바람이 열린 문을 통해 이 낡고 작은 오두막에 스며들었고, 미지의 위협이 소리 없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
먹어……
배고파…… 먹어, 먹어……
……
아…… 으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