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4너를 위해 목숨을 버렸거늘
갑작스러운 화재로 페데리코의 추적이 중단되었다.
등장 오퍼레이터: 르무엔, 이그제큐터 디 엑스 포에데레, 스푸리아
조금 놀랐어.
내가 결국은 신앙을 배신해서인가?
네가 도피를 선택해서, 스테파노.
네가 외부의 영향을 받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아울루스, 만약은 없네.
내가 오리지늄 아츠의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야.
우리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오리지늄 아츠만이 아니야. 너무나 많은 것들이 우리에게 영향 줄 수 있지, 스테파노.
……다시 생각해 보라고 설득하려는 건가. 어째서지, 이교의 선교사여?
지금의 이 결단이 네가 원하는 게 아니었나?
부정하진 않아.
하지만 나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일찍이 이 위대한 건물이 이베리아에 있을 때, 나는 운이 좋게도 여기서 공부한 적이 있었지. 그 시절은 내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어.
스테파노, 이 점에 관해서는 나도 너와 같아. 나도 이곳에 깊은 감정이 있거든.
너와 함께 라테라노에서 온 그 수도사가 나는 아직도 기억나는군.
나는 그 많은 사람들을 기억해.
……
그자는 60년 전에 총을 들고 당시의 국교회와 함께 가는 길을 택했지만, 나는……
여기 남아서 사람들을 지키기로 했지.
너는 그 신념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왔어.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내게 계속 기다리라고, 계속 버티라고 하는 건가?
설마 너는 지금까지 네가 선교했던 그것들을 부인하고, 나더러 다시 생각하고 다시 결의를 다지라 말하려는 건가?
아니, 스테파노, 당연히 아니지.
다만,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너도 그러길 바랄 뿐이야.
……
내일 아침이 되어도, 너의 생각이 변치 않는다면 그게 너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겠어.
네가 원하는 걸 잘 준비해 놓도록 하지.
……
만약 네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면, 다시 고려해보라고 설득하겠어.
어쨌든…… 그게 네가 진심으로 내린 결정이길 바라지.
……아울루스, 한 가지 잘 못 짚은 게 있다.
뭐지?
내겐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어.
……
그렇군. 만약 정말 그렇다면……
너를 환영하겠어, 스테파노…… 우리의 새로운 동포여.
들어가도 될까?
……응.
실례할게.
……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이네.
……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물론.
……피나는……
이미 죽었어?
……가능하다면 질문을 바꿨으면 좋겠네.
너에게 거짓말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
알았어.
사실 처음부터 그런 예감이 들었어……
그때, 나는 갑자기 피나의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됐어…… 피나는 분명 화가 났고 힘들어했는데……
바로 내 앞에 있었는데도…… 어디에도 없는 것처럼……
……
그때, 내가 네 총을 수리해 주지 않았더라면……
그만!
……!
……말하지 마, 부탁이야……
……그래.
……내 머리에는 뿔이 나 있어. 라이문트처럼……
이제 총을 들고 기도할 순 없지만, 적어도 지금은……
드디어 라이문트, 캐롤라인 언니랑……
모두와 같아졌어.
......
하, 작년 이맘때쯤엔 꽃이 아직 피지 않았는데, 올해는 딱 맞게 폈네.
적어도 마지막으로 한 송이 피어난 건가. 뭐, 그것도 나쁘지 않네.
그렇다면……
……
이러면 문제없겠지……
산크타가…… 타락했다고? 그게 포르투나고?
네.
어떻게 그런 일이……
타락했다면…… 돌아가서 교황님의 결정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네. 우리가 지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야.
……
하지만 내 방에 불쑥 나타난 그 불청객은 안 돼. 페데리코, 나중에 설명할 테니…… 지금은 빨리 그 녀석을 찾아내야 돼.
그러려면 너의 협조가 필요해, 집행자 페데리코.
녀석의 기동성은 만만치 않아. 내가 어떻게든 여기까지 쫓아왔지만, 그래도 놓쳐버렸어……
……
어머, 이번엔 즉각 대답하지 않네?
희한한데. 그런 얼굴을 하니까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 같잖아…… 어, 눈살을 찌푸렸네? 정말 큰일이 생겼어?
……첼로 소리가 들립니다.
첼로? 그…… 런가? 난 안 들리는데……
제 추측이지만, 그 소리의 출처는 꼭대기에 있는 성당입니다.
그래……?
솔직히 네가 그동안 공증소에서 해 온 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까, 나도 너의 판단을 믿는 편이야.
그러니까 정식으로 묻겠어……
중정 공증소 집행자 페데리코, 너는 정말로 이 출처가 불분명하고, 영향도 확실치 않으며, 심지어 전혀 해가 없을 수도 있는 첼로 소리가……
내가 너에게 요구한 협조 요청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
아니요.
당연히 그렇겠지.
첼로 소리는 우연히 들은 것이고 저도 그것에 대해 의심해봤지만, 현재로서는 그 소리가 지금까지 발생한 사건과의 직접적인 연관은 찾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지금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당신과 동행하고 임무에 협조하는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
훗, 왜 갑자기 말을 멈췄어?
됐어, 널 괴롭히려는 건 아니야. 다만, 너의 생각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지……
이제 확인했으니까……
방향을 알려줘. 나는 목표를 추격할 테니, 너는 그 첼로 소리를 계속 쫓아 가.
……이번 임무의 우선 사항은 당신과 오렌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소임을 다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우선순위는 스스로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페데리코, 난 너의 감정을 느낄 수 없어. 다행히 내겐 리베리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걔랑은 교감할 수 없어서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추측하는 방법을 배웠거든.
그 아이는 너보단 훨씬 알기 쉽지만, 범용적인 부분도 몇 가지 있어.
작은 조언을 하자면…… 때론 너의 직감을 믿어야 할 때도 있다는 걸 배워야 할 거야.
……
그렇게 하기로 한 거다? 자, 우리에겐 낭비할 시간이 없어…… 나도 억지로라도 몸을 좀 움직여야겠는걸.
그럼, 출발할까? 작전 개시~
속도를 올리세요.
페데리코 씨! 자, 잠깐만요.
위에…… 도대체 뭐가 있다는 건가요? 그냥 첼로 소리 아닌가요? 지금은 들리지도 않는데!
저, 저 아가씨를 정말 혼자 보내도 괜찮은가요? 그 아가씬 휠체어까지 탔는데……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떻게 걱정을 안 해요? 아까 봤잖아요…… 그건 괴물인데!
르무엔은 제7청 추기경의 스카우트를 받아 교황청에 들어왔습니다. 그 실력은 만만치 않습니다.
얕보지 마세요.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그 아가씨가 아주 대단한 사람이라는 거죠?
하지만…… 혹시라도?
……
속도를 내십시오. 아니면, 여기서 기다리시죠.
후자를 선택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게 안전할 테니까요.
……
(아무도 없나?)
(아니, 아니야.)
……
텅 빈 성당 안에서는 미세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총을 장전하는 소리도 그에 맞춰 울렸다.
집행자는 불현듯 총을 올려 들었다.
나오세요.
한 번만 더 경고하겠습니다. 거기서 나오세요.
아…… 들켰다.
들켰어, 언니가 말한 거랑 똑같아……
응, 저 형이 단번에 우리를 찾았어!
진짜, 진짜 언니가 말한 그 오빠 맞아……?
날개랑 광륜이 다 새카만 걸 보니까, 틀림없을 거야.
형, 내 이름은 에렌델이야!
나는 에스타라……
당신들에게 저를 언급한 그 사람은 어디 있습니까?
저 오빠, 엄청 무서워 보여……
무서워! 게다가 자기 이름도 말하지 않았어…… 실례야!
엄마가 이름도 모르는 낯선 사람의 질문에 대답하면 안 된다고 했어……
……
저는 페데리코라고 합니다.
얼굴이 무서운 페데리코 오빠는, 좋은 사람일까……?
분명 좋은 사람일 거야!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처럼.
그, 그러면 대답해도 되지 않을까?
되겠지?
음…… 그럼……
누가 우리한테……
우리한테 여기서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자기처럼 머리 위에 검은색 광륜이 있는 형을 기다리라고 했어!
그리고, 오빠라면 우리를 엄마가 있는 곳까지 데려다 줄 거라고 했어……
맞다! 그리고 너무 오래 기다리면 안 된다고 했어! 형이 안 오면 우리끼리 뛰쳐나가라고 했어.
음…… 언니가 오래 기다리면 안 된다고 했어.
그리고, 그리고 또……
으악!
저, 저기…… 불이 났어!
……
꺄악!
으아아!
일단 여기를 떠납시다.
입과 코를 막으세요. 불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