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1탈출과 추격
남의 이목을 피하고 싶은 리드는 현지 순찰대에 쫓기는 타라 유랑민에게서 떠날 준비를 한다. 한편, 더블린을 추적하던 백파이프와 첸은 특이한 더블린 병사와 마주치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첸, 리드, 백파이프, 리드 더 플레임 섀도우
이젠 그 장부 좀 그만 봐. 아직도 돌아가서 리어카 끌고 물건을 팔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 꿈도 안 꿔, 하아.
그냥 뭔가 양심에 찔리는 일이 있으면, 적어둬야만 할 것 같아서 그래.
의사는 다들 똑똑한 사람들이야. 어떤 상처인지 한번 보기만 해도 다 안다고. 그 여자가 널 나무라지 않았다는 건, 곧 널 용서했다는 의미야.
하지만 자기는 의사가 아니라고 했잖아. 단지 약을 파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중이라 몇 가지 응급 처치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 어떻게 상처를 치료하는지 알려줄 수 있을 뿐이라고……
그 여자가 한 말이 전부 사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
내 생각엔 그 여자는 평범한 의사가 아니야. 무슨 약을 파는 사람은 더더욱 아닌 것 같고. 저렇게 약을 갖추고 있는 것도 그렇고, 이런 황야에 나타난 것도 너무 이상하잖아.
참, 지금 저 여자가 가진 상자 안에 무슨 물건이 들어 있는지 봤어? 넌 장사꾼이니까 물건들이 어느 정도의 값어치가 있는지 정도는 알거 아냐?
자세히는 안 봤어.
……너 설마 생명의 은인까지 털어먹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됐어, 그냥 물어본 거야.
하아…… 아직 빵 남은 거 있어?
몇 개 안 돼.
……하나만 줘, 부탁이야.
의사 선생.
아, 아니지. 의사라고 부르는 건 싫다고 했으니까…… 그, 빵 먹을래?
아니, 괜찮아.
뭘 보고 있는 거야?
타라의 오래된 시가집이야.
아, 아, 타라어였구나…… 애초에 나는 언어에 대해 잘 모르는 데다가, 타라 문자는 아예 본 적도 없어서, 하하.
……여기 앉고 싶으면 앉아. 괜찮으니까.
아, 그래……
사실 어젯밤 일에 대해서 감사의 말을 하고 싶었어.
난 단지 약을 몇 개 줬을 뿐이야.
……상처 부위를 씻거나, 붕대를 감는 건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이었고, 아직도 많이 어설프지만.
아니야, 난 만질 수도 없을 정도로 심한 상처였잖아.
……그래도 네가 그때 불을 지르지 않았다면, 우린 모두 빠져나오지 못했을 거야.
불……?
……아니야, 불은 내가 지른 게 아니었어. 난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지.
그래. 그렇게 말한다면야, 그냥 우연이라고 치지 뭐.
하아, 더블린은 무슨. 그 병사들은 말 안 듣는 사람들을 죄다 더블린이라고 불러. 우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너처럼 착한 사람들까지 이런 무거운 죄를 짊어져선 안 되는 거였는데.
……넌 더블린을 미워하는 거야?
난…… 잘 모르겠어.
넌 도시에서 왔으니 충고 한마디 할게. 얼마 전에 더블린 쪽 사람들이 이 일대에 왔어.
듣자 하니, 빅토리아 군대랑 맞닥뜨렸다고 하던데, 살아남은 빅토리아인은 한 명도 없다고 해.
이 소식을 듣고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난 도시의 높으신 분들이 트렌트 카운티에서 병력을 파견하여 스카타나 들판을 전부 헤집으면서 사람들을 잡아다녔고, 불타 버린 마을도 몇몇 있어.
……사실 넌 우릴 구해선 안 됐어, 그럴 가치가 없으니까.
……
만약 내가 타인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로도스 아일랜드와 한 약속도 지킬 수 없으니까……
응? 미안, 말소리가 너무 작아서……
아, 아무것도 아니야…… 방금 말한 상황은 나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으니, 조심하도록 할게.
어, 지금 떠나게?
응, 날도 밝았으니 길 안내는 필요 없어.
그래그래, 알았어. 너처럼 표준적인 빅토리아어를 쓰는 타라인들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랑 얘기하기 싫어하더라.
어이, 너희 캐리언 못 봤어? 키가 이 정도 되는 여자인데, 걸을 때 꼬리가 흔들거려.
본 적 없다고? 그럼 이 주변에서 한번 찾아봐 줄 수 있을까, 의사? 어젯밤부터 안 돌아왔거든.
셀몬, 너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갑자기……
아, 핀. 넌 여기 와서 나 좀 도와줘.
……
아아, 여는 신호가 있다고? 그럼 우리가 또 길을 잘못 들었나?
그런 것 같아. 이 주변에 있는 통신 시설들이 멀쩡하다는 건, 녀석들이 이 방향으로 오지 않았다는 얘기겠지.
으음…… 로도스 아일랜드에서는 별말 없드나?
뉴스에서 나온 내용이랑 별 차이 없어. 어젯밤에 한 더블린 소대가 레드 브릿지 마을에 불을 질러서, 주둔지 건물 한 채가 다 타 버렸대.
하지만 아무래도, 그 병사들은 아직 이 황야까지 도망쳐오진 못 한 모양이야.
다른 건 전부 쓸데없는 정보들뿐이야. 최근 한 달 동안 모든 이동도시들은 마침 이 황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어. 외근 오퍼레이터들도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고.
우리도 전투의 흔적들만 발견했을 뿐…… 그것만으로는 전투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해.
유일하게 한 가지 건진 거라면, 한쪽의 전력이 상당히 우세했다는 점이야. 아마 빅토리아 병사들은 속전속결로 당했겠지.
……백파이프, 듣고 있어?
응?
너 부품 잘못 낀 거 다 봤어, 또 집중 안 하고 있었구나.
와아, 첸 햇아, 이제 캐슬브레이커의 구조까지 마카 파악한 거나!? 나도 한참이나 공부하고 나서야 이 녀석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았는데.
……구조까지는 아직 완벽하게 파악 못 했어.
방금 나도 생각을 해 봤거든? 근데 휴즈는 왜 꼭 다른 사람인 것처럼 메시지를 보낸 기나? 이래 말하믄 쫌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서도……
글쎄, 하지만 난 네 직감을 믿어.
넌 휴즈가 뭔가 말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낀 거지?
……우리가 저번에 방문한 뒤로, 누군가가 그 녀석을 감시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야.
맞아, 그런 느낌이야!
그렇다면 우리가 길을 잘못 든 건 아닌 모양이네. 휴즈가 우리한테 준 정보는 정확해, 적들의 경계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부대가 이동하는 노선이라면 숨길 수 있겠지만, 전쟁 준비와 관련된 원자재의 흐름에 대해서는 역시 정보가 새고 있어. 지난 몇 개월 동안, 우리가 표시해 뒀던 몇몇 더블린의 부대 모두 이 일대에 가까워지고 있어.
트렌트 카운티 바깥의…… 무인 구역?
……
첸 햇아, 갑재기 왜 그리 경계를……
3시 방향.
……
힐록 카운티 때 본 그 복장이랑 똑같다야…… 귀혼대다!
따라가야……
잠깐, 백파이프…… 저 녀석들 뭔가 이상해.
아, 맻 명만 황야 위에 서 있네. 꼭 보초를 서고 있는 것 같다야…… 함정인 거나?
아니, 꼭 그렇다곤 할 수 없어. 저 녀석들을 보니까…… 용문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네.
방심하지 마, 천천히 접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