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이상적인 도시: 엔드리스 카니발

IC-9돔 위에서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3-01-13

스티치는 마침내 자신의 속마음을 직시하게 됐고, 표결을 통해 쎄루에르차의 미래 방향성을 정한 두린들은 지상으로 올라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가비알, 가비알 디 인빈서블, 미니멀리스트, 파죰카


크로크 다이아몬드페이스

아, 그 말 들으니 나도 생각났어.

크로크 다이아몬드페이스

몇 년 전에 내가 그 둘의 돔 설계 경쟁에 참가한 적이 있었거든.

크로크 다이아몬드페이스

그때 마스터 핀치는 막 떠난 상태였고,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두 신예는 돔 개조 방안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했지.

크로크 다이아몬드페이스

캐치는 회의에서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얘기하며 자신의 설계가 뛰어나다는 점을 강력하게 어필했어.

크로크 다이아몬드페이스

반면 스티치는 자신의 아름다운 도면을 테이블에 펼쳐 놓고는 뒤로 한 발 물러서 있었어. 설명보다는 사람들이 스스로 깨닫길 바라는 것 같았어.

크로크 다이아몬드페이스

캐치의 섬세함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 작품에 자신 있어 하는 스티치의 긍지를 인정하는 사람도 있었지. 두 사람 모두 명실상부한 초신성이었지.

크로크 다이아몬드페이스

이런 경쟁이 몇 년간 계속됐지만, 어느 쪽도 대다수의 인정을 받지 못했고, 그들의 설계도 최종적으로 채택되지 않았어.

크로크 다이아몬드페이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스티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더라고.

엣지 어스하트

전에 핀치가 나랑 이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제자의 미래가 매우 걱정된다 했었지.

엣지 어스하트

네가 말한 것들은 옆에서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없다. 스티치 스스로 깨닫고 자신의 오만함을 내려놔야만 다른 사람의 의견이 귀에 들어올 거야.

엣지 어스하트

아니면 캐치는 고사하고 강경한 가비알이라도 스티치를 설득하지 못할 테지.

크로크 다이아몬드페이스

가비알이 진심으로 도우려고 해도 안 될까?

엣지 어스하트

정말 그런 방법이 있었다면 핀치 그 녀석도 진작 시도해 봤을 거다.

엣지 어스하트

그래도 뭐…… 성격이 정반대인 캐치와 가비알이 함께 스티치를 도우면 정말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르지.


가비알

하아, 주마마의 친구라서 손댈 수도 없고, 참 난감하네.

가비알

아, 맞다. 너희 주마마 알지? 걔는 나랑 친구야.

수상한 기계

주마마…… 신분 확인. 주마마 친구, 가비알.

수상한 기계

주마마 말했다. 가비알, 다치게 하면, 안 된다.

수상한 기계

다치게 하면, 안 된다.

스티치 캔버스

뭐?!

가비알

하하, 전에 걔가 너희랑 신나게 노는 걸 봤는데, 주마마 이름이 진짜 통할 줄은 몰랐네.

스티치 캔버스

쳇!

가비알

스티치 저 녀석을 좀 막아 줄래?

수상한 기계

우리, 쎄루에르차 주민, 공격하지 않는다.

가비알

안심해, 스티치가 가야 할 곳에 데려가려는 것뿐이니까.

수상한 기계

알았다. 가비알 믿는다. 가비알 돕는다.

스티치 캔버스

방해하지 마!

가비알

스티치 캔버스, 하나만 물어보자.

스티치 캔버스

……더 할 말 없어!

가비알

너 혹시 쎄루에르차 주민들을 싫어하는 거야?

스티치 캔버스

……

가비알

아니, 대답할 필요 없어.

가비알

네가 정말 여기 사람들을 싫어했다면 지상에 올라왔을 때 그냥 거기 남아 있었겠지. 쎄루에르차의 위기를 굳이 알려줄 필요도 없었고.

가비알

하지만 넌 우리한테 알려줬어.

가비알

돔을 수리하는 건 싫지만, 너는 결국 이곳을 버리지 못했어. 그래서 토미미와 이남을 데리고 내려온 거잖아.

스티치 캔버스

그래서 뭐?

가비알

정말 궁금한데, 스티치.

가비알

널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너의 방안이 왜 싫은지 이유를 물어봤어?

스티치 캔버스

……아니.

가비알

그렇겠지. 아까 네가 한 말도 주변 사람들에게 한 적이 없을 거야.

가비알

사실 너는 진짜 생각을 아직 내게 말하지도 않았어.

가비알

뭐, 꺼내기 힘든 것도 알아.

가비알

내 환자 중에도 죽어도 남에게 얘기 안 하려는 녀석들이 꽤 있거든.

가비알

남에게 폐 끼치기 싫어서, 아무도 자신을 이해 못 할 것 같아서, 아니면 그냥 고집부리며 얘기 안 하는 녀석이라든가, 다양해.

가비알

뭐가 됐든 얘기를 안 하면 네가 죽을 때까지 아무도 몰라.

가비알

네가 잘못했다는 게 아니야, 스티치.

가비알

적어도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어.

스티치 캔버스

내 진짜 생각 따위는 이제 나 자신도 뭔지 몰라!

가비알

그렇다고 해도……

???

잠깐!

가비알

어라?

캐치 라이트레이스

가비알 씨, 잠깐만.

스티치 캔버스

캐치? 네가 여긴 왜 왔어?


광장은 매우 조용했다.

모든 두린이 아브도티야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귀 기울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따뜻한 이야기였으나, 점점 살기가 드러났다.

위기일발의 찰나 모든 사람이 무심코 숨을 죽였지만, 다음 순간 그녀가 다행히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시작에 불과했다. 살아남은 것은 고통의 시작에 불과했고, 그녀는 여정에서 더 많은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브도티야

……동굴 끝에 도착했을 때, 순간 제가 착각한 줄 알았습니다.

아브도티야

그게 금빛 광택이 나는 승강기가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죽음으로 통하는 계단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아브도티야

솔직히 저는 기쁜 심정이었습니다. 드디어 고통이 끝나는 줄 알았으니까요.

아브도티야

마침내 죽음의 품 안에서 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브도티야

하지만 그 승강기가 새로운 삶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아브도티야

여기까지가 제가 지하로 오기 전에 겪은 일입니다.

아브도티야

제가 여러분께 알려드릴 수 있는 지상의 생활이죠.

아브도티야

결코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브도티야

하지만 막상 돌이켜보니 제가 생각한 것처럼 그리 끔찍한 것도 아니었어요.

아브도티야

현명한 분이라면 제가 이런 이야기를 왜 먼저 꺼냈는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아브도티야

그렇습니다.

아브도티야

논의 결과에 따라 우리는 최종적으로 세 가지 철수 방안을 세웠습니다.

아브도티야

첫 번째는 터널을 통해 철수하는 것입니다.

아브도티야

계산에 따르면 우리가 아무리 빨리 움직인다 해도 폭발하기 전까지 약 30%의 주민들은 이웃 도시로 철수할 수 없습니다.

아브도티야

그리고 이 방안을 채택하면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하며, 그 어떤 지체도 있으면 안 됩니다.

아브도티야

두 번째는 즉시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터널 반대쪽, 그러니까 반대편에 있는 공간을 뚫어서 임시로 사용할 안전한 대피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아브도티야

현재로서는 이 방안의 최종 생존율이 아까의 방안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터널은 우리와 다른 도시를 이어주는 유일한 경로예요.

아브도티야

재난은 우리의 대부분 시설을 파괴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만든 대피소에 모든 주민을 수용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죠.

아브도티야

설령 모두가 살아남는다고 해도 재난이 지나간 후에 우리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아브도티야

그리고 세 번째 방안은…… 지상으로 가는 것입니다.

아브도티야

공업 대표의 추산에 따르면 승강기만 잠깐 확장하면, 폭발하기 전에 모든 주민을 위에 있는 동굴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아브도티야

얼마 전에 방문한 손님들이 바로 그 승강기를 타고 쎄루에르차 위에 있는 지상에서 왔죠.

아브도티야

거긴 아카후알라라고 불리는 무성한 정글이고, 그 사람들은 그곳의 관리자로서 쎄루에르차 주민들에게 지낼 공간과 각종 지원을 기꺼이 제공해 줄 것입니다.

아브도티야

재난이 끝나고 모두가 안정되면 다시 돌아와도 되고, 아니면 다른 계획을 세워도 됩니다.

아브도티야

지금까지 봤을 때 세 번째 방안이 가장 리스크가 낮고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방안입니다.

아브도티야

다만 두린족에게 있어 지상으로 가는 건……

아브도티야

전례가 없는 결정이 될 겁니다.

아브도티야

아까 제가 했던 저 자신에 관한 이야기도 이를 위해서 한 것입니다.

아브도티야

저희에게는 여러 선택지가 있습니다만, 제 말이 여러분의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길 바랍니다.

아브도티야

제가 제 이야기를 들려드린 것도 여러분이 스스로 판단하기를 바란 것입니다.

아브도티야

그럼 관례대로 10분 후 세 가지 방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겠습니다.


캐치 라이트레이스

스티치한테 할 말이 있어.

가비알

그래.

캐치 라이트레이스

스티치, 난……

스티치 캔버스

네가 돔을 맡으면 되잖아?

스티치 캔버스

너는 현재 설계 대표고 다들 널 좋아해. 네가 새로운 돔을 설계하면 분명 다들 받아들일 거야.

스티치 캔버스

지금까지 이어진 경쟁에선 네가 이겼어.

캐치 라이트레이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야.

캐치 라이트레이스

사실 난 작별 인사를 하러 왔어.

스티치 캔버스

……뭐?

캐치 라이트레이스

그게 말이지, 마스터 핀치가 떠난 후에 내가 대리로서 설계 대표의 자리를 맡긴 했지만……

캐치 라이트레이스

솔직히 그 막중한 자리를 맡고 나서, 나는 점점 그 책임을 지기에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캐치 라이트레이스

사실 나는 계속 마스터 핀치를 찾아서 데려오고 싶었어. 그 사람이 이 도시의 진정한 설계 대표니까.

스티치 캔버스

너……

캐치 라이트레이스

내가 떠나면 이 자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은 마스터 핀치의 제자인 너잖아.

캐치 라이트레이스

방금 설계부에 가서 인수인계를 끝냈고, 이제 짐을 챙겨서 떠날 거야.

스티치 캔버스

왜 하필 지금인데?!

캐치 라이트레이스

지상으로 간다는 얘기를 들었어. 아까 광장을 지날 때 아브도티야 씨가 연설하는 걸 들었어.

캐치 라이트레이스

아마 이 제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되겠지.

캐치 라이트레이스

하지만 마스터 핀치는 분명 다른 두린 도시에 있을 거야. 그래서 아직 통행할 수 있을 때, 우선 옆 도시에 가서 자리를 잡은 다음 계획을 세워 보려고.

캐치 라이트레이스

그래서 아쉽지만 난 돔 설계에 참여할 수가 없게 됐어.

스티치 캔버스

너…… 그런다고 내가 고마워할 것 같아, 캐치!

캐치 라이트레이스

너한테 감사받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야, 스티치.

캐치 라이트레이스

난 진심으로 네가 적임자라고 생각해.

캐치 라이트레이스

너에게 필요한 건 다른 사람에게 널 알릴 기회야, 정말이야.

스티치 캔버스

너……!

분노한 스티치는 캐치에게 주먹을 휘둘렀지만……

반쯤 나간 주먹이 허공에서 힘없이 떨어졌다.

스티치 캔버스

스승님이 갑자기 떠난 건 내가 독립하길 바랐기 때문이야.

스티치 캔버스

네가 이러는 것도 내가 도전해 보길 바라는 마음이란 걸 알아.

스티치 캔버스

가비알도 마찬가지야. 다들 좋은 마음에서 이러는 거 다 알아.

스티치 캔버스

당연히 나도 알아!

스티치 캔버스

하지만 스승님도, 너도, 가비알도, 왜 다들 나를 이렇게 못살게 구는 거야!

스티치 캔버스

왜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 건데!

스티치 캔버스

왜 계속 숨지 못하게 하는 건데!

스티치 캔버스

왜 다들 나한테 잘해주냐고!

스티치 캔버스

도대체 왜!

캐치는 말없이 설계도를 주워 스티치에게 건넸다.

캐치 라이트레이스

네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니까.

캐치 라이트레이스

너라면 더 잘할 수 있어, 스티치.

가비알

잘해주는 데 이유가 필요해?

가비알

사람이 무너지지 않길 바라는 게 뭐 잘못됐어?

가비알

이제 일어나, 스티치.

가비알

울상 짓지 말고.

가비알

넌 처음부터 우리 부족을 속였어. 그리고 지금은 많은 사람에게 폐를 끼쳤다.

가비알

그러니까 나한테 딱 한 대만 맞자.

가비알

참아, 그리 아프지는 않을 거야.


[CG: 30_i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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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알의 주먹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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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치는 순간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스승의 수업을 들을 때의 기쁨.

스승이 떠난 뒤의 후회.

공모전에서 실패할 때마다 설계부를 걸어 나올 때의 억울함.

언제부터인가 고개를 들어 돔을 바라보면 그에게는 투지보다는 분노가 치밀었다.

스티치는 이런 감정이 오로지 본인 것이며, 아무도 이해할 수 없고 이해받을 필요도 없다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진심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도우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자……

그는 비로소 깨달았다. 분명 무언가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스티치는 확실히 이 주먹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쿵!”

하지만 예상했던 아픔은 찾아오지 않았다.


눈을 떠보니 책상 위에 깊은 주먹 자국이 남아 있었다.

가비알

핫, 이제 좀 겁이 나?

가비알

안심해, 내 주먹은 나쁜 놈만 때리니까.

가비알

넌 나쁜 놈이 아니잖아. 단지 머리가 나쁠 뿐이야, 때릴 이유도 없지.

스티치 캔버스

머리가 나쁜 건 너겠지!

가비알

오호, 반박까지 하는 걸 보니 기분이 괜찮나 보네.

가비알

어때, 이제 나랑 함께 갈 거지?

스티치 캔버스

뭐, 어쩔 수 없지.


아브도티야

그럼 표결을 시작하겠습니다.

아브도티야

첫 번째 방안에 동의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 주세요.

광장에서 띄엄띄엄 꽤 많은 사람이 손을 들었다.

두린들의 표정은 매우 침착했다. 손을 들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이러한 선택을 내린 것 같다.

그리고 아브도티야도 알고 있다. 이런 선택을 한 두린들은 언제나 자신을 희생하려는 사람이라는걸.

아브도티야

기록원은 첫 번째 방안에 동의한 인원수를 기록해 주세요.

아브도티야

……네, 손 내리세요.

아브도티야

두 번째 방안에 동의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 주세요.

이번에는 손을 든 사람이 더 많아졌다. 그중에는 술병을 쥔 사람도 꽤 있었다.

대부분 체격이 크다. 터널을 파는 데 아주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다.

아브도티야

기록원은 두 번째 방안에 동의한 인원수를 기록해 주세요.

아브도티야

……네, 손 내리세요.

아브도티야

세 번째 방안에 동의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 주세요.

......

광장은 조용했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아브도티야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지상으로 가는 것처럼 중대한 결정은 그녀 혼자 잠깐 연설한다고 쉽게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아래에서 소곤거리는 걸 보면, 아브도티야의 이야기가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두린들은 두려워하는 게 아니다. 그들에게는 계기가 필요했을 뿐이다.

지금 한 번 더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아브도티야는 속으로 죄책감을 느꼈다.

과거의 그녀라면 지상으로 가는 것을 가장 반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이 일을 위해 두린들을 설득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죄책감도 금방 사라졌다. 아브도티야는 지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브도티야

지상으로 가는 것에 관해 보충 설명을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브도티야

아카후알라는 습한 정글입니다. 연중에 기온이 낮아지는 일은 없습니다.

아브도티야

온도 제어 시스템이 없어도 우리는 그곳의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거예요.

아브도티야

그리고 아카후알라는 풍부한 호수 자원과 천연 폭포를 갖고 있습니다. 즉, 거긴 천연 '그레이트 아쿠아핏'이라는 거죠.

아브도티야

또한 아카후알라에는 광물 자원이 풍부하고 땅도 넓습니다. 우리가 원하면 거기에 다시 도시를 세워도 됩니다.

아브도티야

물론 우리 쎄루에르차 최고의 자랑이자 여러분을 다시 환하게 웃게 할 새로운 랜드마크도 빼놓을 수 없죠!

아브도티야

이건 아카후알라의 리더와 논의해 봐야 결정할 수 있습니다만.

아브도티야

……

가비알

이남은 동의할 거야.

아브도티야

가비알 씨?!

가비알

여어, 아브도티야. 내가 사람을 데려왔어.

아브도티야

네? 누구 말이죠?

가비알

스티치 말이야. 너희들도 이제 끝난 것 같으니, 이제 돔 수리 건에 대해 논의해야지?

가비알

내가 타이밍 잘 맞춰서 왔지?

아브도티야

전혀 아니거든요!

가비알

아, 그래? 어쨌든 내가 아카후알라의 리더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녀석 대신해 한마디만 할게. 아카후알라는 두린 모두를 환영해!

아브도티야

빨리 단상에서 내려오세요!

가비알

야, 좀 더 말하게 해줘!

아브도티야

안 돼요!

동요하는 두린족

가비알이랑 지상인들이 재미있는 녀석인 건 확실하지.

이성적인 두린족

맞아. 그리고 착한데 강하기까지 하잖아. 걔들이랑 친구 하는 건 괜찮은 선택이야.

유쾌한 두린족

나도 그렇게 생각해! 게다가 아카후알라에 더 넓은 '그레이트 아쿠아핏'도 있다는데,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겠어?

이성적인 두린족

그런데 냉정히 생각해 보면, 이건 두린족 전체의 미래에 영향 줄지도 몰라.

동요하는 두린족

하지만 그 미래에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는 안 보이는걸.

유쾌한 두린족

맞아, 나도 그래. 아브도티야 이야기에 나온 지상은 우리가 들은 것처럼 안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났지만……

이성적인 두린족

그래도 아브도티야처럼 착한 사람이 있는 걸 보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유쾌한 두린족

게다가 지상에서는 《기담괴론》이 아직도 연재 중이래!


아브도티야

가비알 씨, 제가 이 순간을 위해 얼마나 공들였는데요!

아브도티야

당신의 방해 때문에 다들 지상에 안 간다고 하면 어떡할 거예요?!

가비알

음…… 근데 방금 둘러보니까 다들 얼굴에 지상에 대한 동경과 기대가 보이던데. 아마 다 동의할 거야.

가비알

넌 이미 사람들을 설득했어.

아브도티야

당신도 참, 대체 왜 이렇게 항상 낙관적인지 모르겠네요……

엣지 어스하트

그런데 가비알, 스티치는 어떤가?

가비알

한번 해 보겠대.

가비알

어라? 이 녀석 어디 갔지?

엣지 어스하트

아직 광장에 남아있다. 그래서 너한테 물어본 거야.

엣지 어스하트

아무래도 정말 해 보려는 모양이군.

엣지 어스하트

그럼 나도 가서 도와줘 볼까.


광장엔 지상으로 가는 것에 대해 의논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건 스티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는 가비알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어야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티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게 아니란 걸 알고 있다.

그는 마음속에서 무언가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다만, 어떻게 입을 떼야 할지 모를 뿐.

엣지 어스하트

그러고 보니 안타까운 소식을 하나 전하는 걸 깜빡했군.

엣지 어스하트

대리 설계 대표인 캐치 라이트레이스는 쎄루에르차가 곧 파괴된다는 소식을 듣고, 현재 직무에서 물러나 일단 우리와 다른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엣지 어스하트

여태 행방을 알 수 없는 전 설계 대표인 핀치 캔버스 마스터를 찾아 떠나기로 했지.

엣지 어스하트

난 캐치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

엣지 어스하트

그리고 떠나기 전에 본인 일을 이어받을 사람으로 마스터 핀치의 제자인 스티치를 지명했다.

엣지 어스하트

스티치가 재능이 넘치는 건축 설계사라는 걸 잘 알기에 나도 동의했지.

엣지 어스하트

그럼 이제부터 스티치의 얘기가 있겠다.

엣지 어스하트

스티치, 와서 얘기 좀 하거라.

스티치 캔버스

……

스티치 캔버스

다…… 다들 날 잘 모르는 거 알아. 내 스승님이 그 유명한 핀치 캔버스라는 것만 알고 있겠지.

스티치 캔버스

나, 나랑 스승님은 스타일이 많이 달라. 스승님의 스타일은 물욕에 대한 반항을 강조하는 것이고, 나는……

스티치 캔버스

미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게 아니야.

스티치 캔버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까 지상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나도 들었어.

스티치 캔버스

이건 모두에게 쉬운 결정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아.

스티치 캔버스

하지만 난 이게 가장 안전한 방안이라고 생각해.

스티치 캔버스

이 방안을 고르면 적어도 우리에겐 쎄루에르차를 단장해 줄 시간이 있어.

스티치 캔버스

내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돔의 수리 방안을 설계하고 싶어.

스티치 캔버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 방안을 통해 돔을 더 단단하게 보강하고 싶고.

스티치 캔버스

활성 오리지늄 광맥의 폭발을 막는 건 불가능하지만, 우리에게 더 많은 시간을 벌어 줄 수는 있을 거야.

스티치 캔버스

그러니까 우리 함께 지상으로 가자. 스승님도…… 분명 이렇게 생각할 거야.

단상 아래는 적막이 흘렀다.

스티치 캔버스

(작은 목소리로) 마스터 엣지, 내가 말실수했어?

엣지 어스하트

아니, 아주 잘했다. 녀석, 너라면 해낼 줄 알았다니까.

엣지 어스하트

그럼, 세 번째 방안에 대해서 다시 한번 표결하겠다.

[CG: 30_i11]

스티치의 말에 의견이 통일이라도 된 듯, 다음 순간에 한 명, 두 명, 세 명…… 수많은 사람들이 잇따라 손을 들었다.

이들은 갖가지 말을 외쳤지만, 스티치는 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본인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먼 고지대 위에서 캐치가 잠깐 손을 흔드는 게 보였다. 마치 스티치를 축하해 주는 것 같았다.

스티치는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인정받는 게 이렇게 가슴 벅찬 일이라는 걸 그는 처음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