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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4놀람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2-12-27

게르트루트의 통제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도망갈 곳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에벤홀츠는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극심한 두통으로 쓰러진다.

등장 오퍼레이터: 에벤홀츠


에벤홀츠

(미쳤어! 저 여자는 미쳤어! 구역 전체가 위험해질 거라고!)

에벤홀츠

(게다가 이런 규모의 사건을 일으키고도,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건가?)

에벤홀츠

(만약 그 말대로 한다면, 나중에 일이 발각됐을 때 가장 먼저 내 이름이 나오겠지!)

에벤홀츠

(이번 기회를 놓쳐도 아쉬울 건 없어. 나한테 아직 기회가 있어…… 난 더 기다릴 수 있어!)

에벤홀츠

(도착했다…… 비세하임 통행 관리 사무실……)

에벤홀츠가 관리 사무실의 문을 열려는 순간, 극심한 두통이 몰려와 하마터면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도망치는 건가, 겁쟁이 같은 녀석……

에벤홀츠

내게 참견하지 마!

에벤홀츠

설령 우르티카에서 죽는 한이 있어도, 너 같은 살인범이 되고 싶진 않아!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너는…… 공포가…… 두렵구나!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공포에 사로잡히면…… 평생 자유를 얻을 수 없다!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어리석은 녀석……

에벤홀츠

좋을 대로 욕해 보시지……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그 여자가 너를 쉽게 놔줄 것 같나?


에벤홀츠

(좋아, 여긴 아무도 없어……)

에벤홀츠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더 조심해야겠군……)


에벤홀츠

(조금만 더 가면 이동도시 외곽의 무인 섹터야……)

에벤홀츠

(스읍…… 후우……)

게르트루트

설마 이동도시에서 뛰어내릴 건가요?

게르트루트

확실히 그렇게 하면 당장 비세하임을 떠날 수 있겠지만, 저는 그 방법을 권장하진 않습니다.

에벤홀츠

네 알 바 아니야, 게르트루트.

게르트루트

저는 당신에게 강요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에벤홀츠

그럼 날 보내줘. 지금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게르트루트

어디로 갈 예정입니까?

게르트루트

음악회가 끝나기 전까지 비세하임은 계속 이동하고 있을 텐데. 당신은 아무 데도 갈 수 없어요.

게르트루트

목숨을 걸고 무리하게 떠나 봤자 사람도 없는 황무지밖에 없을걸요.

에벤홀츠

사람도 없는 황무지에 간다……

에벤홀츠

차라리……

게르트루트

황무지에서 죽을지언정 비세하임에 일분일초도 머물고 싶지 않다, 이겁니까?

게르트루트

심정은 이해하지만, 일단 진정하고 제 말을 끝까지 들어보지 않겠습니까?

에벤홀츠

또 무슨 할 말이 있지?

게르트루트

정말 여기서 제가 모든 걸 말해주기를 원하는 건가요, 우르티카 백작?

에벤홀츠

우르티카 백작……

에벤홀츠

내 신분을 강조할 필요 없어,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게르트루트

우선, 현재 상황에서도 우리 계획이 여전히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음을 제가 보장해드리죠.

에벤홀츠

우리가 아니라 네 계획이겠지.

게르트루트

그렇게 말해서 기분이 나아진다면 얼마든지 하세요.

에벤홀츠

크라이데 몸 안에 있는 속세의 음은 이미 망가졌고, 로도스 아일랜드에서도 그것의 부작용을 발견했어.

에벤홀츠

정말 망가진 속세의 음이 또 다른 속세의 음을 제거할 수 있을까? 설령 할 수 있다고 해도, 과연 로도스 아일랜드가 가만히 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게르트루트

우선, 크라이데 몸 안에 있는 속세의 음은 여전히 공명할 수 있어요.

게르트루트

그리고 로도스 아일랜드는…… 당신은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게르트루트

여긴 비세하임, 저의 영지입니다.

게르트루트

게다가 그 히비스커스라는 아가씨는 감염자입니다. 감염자를 라이타니엔 경내로 들여보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로도스 아일랜드의 체면은 봐준 셈이죠. 히비스커스는 비세하임 말고 아무 데도 갈 수 없어요.

게르트루트

게다가 그녀는 당신과 크라이데가 악영향을 일으킨다는 것만 알 뿐, 그게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는 전혀 몰라요. 아무런 증거도 없다는 거죠.

게르트루트

이 일에 무관한 감염자들이 휘말릴까 봐 걱정한다는 건 저도 알아요.

게르트루트

제가 보기엔 그건 불필요한 연민이에요. 하지만, 당신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더욱 계획대로 움직여야 하죠.

에벤홀츠

계획대로 움직여서 감염자들을 죽게 만들라고?

게르트루트

슬슬 계획의 나머지 부분도 알려드릴 때가 됐군요.

게르트루트

당신은 크라이데와 합주하여 몸 안에 있는 속세의 음을 제거할 것입니다.

게르트루트

그 후에 제가 음악 홀에서 혼란을 일으키고, 당신은 그 틈에 빠져나올 거예요. 저는 기회를 틈타 크라이데를 죽이고, 시신을 당신으로 위장……

에벤홀츠

뭐라고?!

게르트루트

크라이데는 지금 애프터글로의 가장 큰 화근이니까요. 이대로 살려둘 수는 없죠.

에벤홀츠

살려둘 수 없다고? 거짓말하지 마, 애프터글로의 가장 큰 화근은 너잖아?!

게르트루트

아까도 말했지만, 애프터글로의 모든 재난은 크라이데의 몸 안에 있는 망가진 속세의 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게르트루트

공명은 속세의 음이 지닌 에너지의 누출을 가속하고 있죠. 그리고 이건 불가항력적이에요.

게르트루트

당신이 아무리 이동도시에서 뛰어내린다고 해도, 크라이데 몸 안에 있는 속세의 음은 일주일 전의 무해에 가까운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거죠.

게르트루트

더 중요한 건, 속세의 음이 크라이데의 주변 사람들은 물론, 크라이데 본인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게르트루트

크라이데야말로 두 사람의 공명에 희생된 최대 피해자죠.

게르트루트

최근 크라이데가 무척 건강해 보인다고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건강해 보이는 유사 회복일 뿐이에요.

게르트루트

크라이데의 몸은 속세의 음에 적응됐지만, 최근 급격히 상승한 누출 강도 때문에 이런 위험한 균형이 곧 무너질 것입니다.

게르트루트

낙관적으로 봐도 그 평온한 삶은 약 2주 정도면 끝나고, 유사 회복 기간의 마지막에는 더 심한 급성 증세가 나타날 거예요.

게르트루트

그를 위해서, 애프터글로를 위해서라도, 음악회 후에 죽는 게 가장 좋은 결말입니다.

게르트루트

이건 당신과 나, 애프터글로, 그리고 크라이데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에요.

게르트루트

저는 언제든지 쓸 수 있는 강력한 카드를 얻을 수 있고, 애프터글로는 평화를, 그리고 크라이데는 안식을 얻을 수 있죠.

게르트루트

그리고 당신은…… 당신은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게르트루트

우르티카 백작, 라이타니엔의 정당한 후계자……

게르트루트

위치킹의 마지막 핏줄.


자유.

철이 들 때부터 나는 자유란 무엇인지 몰랐다.


???

불쌍한 것.

???

예의를 차릴 필요도, 인사할 필요도 없다. 그냥 내 말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

위치킹과는 조금 먼 방계로 태어났지만, 넌 분명 위치킹의 마지막 핏줄이다.

???

너에 대한 연민 때문에 너를 곤란하게 하지는 않겠다.

???

그뿐만 아니라, 넌 가문 대대로 이어온 영지를 받게 될 것이다.

???

너는 우르티카의 영주가 될 것이다.

???

너는 영지민을 책임지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

너는 악명 높은 네 친족들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

나는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

이게 내 기억의 시작이었다.

당시 나는 대여섯 살이었다. 그전의 기억은 전혀 없고, 그저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내가 무슨 '속세의 음'이라는 이상한 것과 관련이 있고, 그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것뿐이다.

눈앞의 새하얀 치맛자락을 바라보며, 당시 나는 무명의 작은 귀족이나 될 거라는 기대에 차 있었다.

가끔 속세의 음 때문에 생기는 두통과 환청을 제외하면, 난 평온한 삶을 보낼 거라는 기대에 차 있었다.


무표정한 귀족

백작님, 고탑 밖으로 나가지 말고 언행에 각별히 신경 쓰십시오.

무표정한 귀족

당신의 모든 것은 여황 폐하께서 주신 거라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신중한 하인

백작님, 잊으신 것 없으십니까?

신중한 하인

식사 전에 마땅히 여황 폐하의 이름을 찬송하셔야 합니다.

틀에 박힌 교사

백작님, 오늘은 새 곡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틀에 박힌 교사

이 곡은 여황 폐하에 대한 귀족들의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니, 가슴에 깊게 새겨 두도록 하세요.

평범한 캐스터

백작님, 오리지늄 아츠를 다루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시군요!

평범한 캐스터

네? 더 정밀한 제어요? 하하, 뭐 하러 고생을 자청하십니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내 자유를 억누르고, 내게 쌍둥이 여황에 대한 충성을 강요했다.

만약 이게 평온한 삶에 대한 대가라면, 나는 참고 견딜 수 있다.

아니, 나는 오랫동안 참아왔다.


무표정한 귀족

백작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당신이야말로 라이타니엔의 진정한 주인이십니다.

무표정한 귀족

저는 당신의 탑에서 오랫동안 잠복해 있었습니다. 아마 제가 누군지 알아보시겠죠.

무표정한 귀족

아뇨, 말씀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면 됩니다. 찬성도 반론도 할 필요 없습니다.

무표정한 귀족

두려워하신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삶마저 잃고 싶지 않으시겠죠. 하지만 적어도 그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당신에게 무엇을 하려는지는 아셔야 합니다.

무표정한 귀족

참주가 당신에게 떠넘긴 대리인이 현재 아래층에서 연회를 벌이고 있다는 걸 당신도 알고 계실 겁니다. 제가 그곳으로 모시고 가서 진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눈앞의 사람이 나를 끌어당겨 바닥에서 일으켜 세웠다.

내 손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건방진 목소리

술맛 한번 끝내주는군!

건방진 목소리

지하실에 이렇게 좋은 술이 있는 줄은 몰랐네.

익숙한 목소리

과찬이십니다……

익숙한 목소리

우르티카와 같은 외딴 시골에 없는 것은 많지만, 술을 빚는 장인은 적지 않죠.

[CG: 28_i04]
건방진 목소리

저 아이가 아직 어렸을 때 부지런히 마셔야겠네. 녀석한테는 한 통도 남겨줄 수 없지!

익숙한 목소리

죄송하지만, 그건 좀 곤란합니다.

익숙한 목소리

저 아이가 여기 연금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언제 술맛을 가르쳐 줄까 기회를 엿보는 중입니다. 술에 완전히 젖게 해서 술 주머니로 만드는 거죠.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너는 우르티카의 영주가 될 것이다.”

건방진 목소리

허허, 역시 꼼수는 자네가 한 수 위로군.

건방진 목소리

저 녀석을 완전히 술에 절게 만들면, 폐하의 마음속에 있던 그 돌멩이도……

익숙한 목소리

쉿!

건방진 목소리

앗, 이런! 그래, 그래! 스스로 벌주 한 잔 더 하지!

“너는 영지민을 책임지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익숙한 목소리

술자리니까 드리는 말씀인데……

익숙한 목소리

절대 저 아이가 후손을 남기게 해서는 안 돼요. 이건 위로부터 전달받은 명령입니다.

건방진 목소리

그렇다면, 왜 약제사에 부탁하지 않는가……

익숙한 목소리

그건 흔적을 남길 수 있으니까요. 아이가 스스로 타락하게 만들어야만, 제 임무도 순조롭게 성공하는 것입니다!

건방진 목소리

흐흐, 훌륭하구먼! 자, 마시자고!

“너는 악명 높은 네 친족들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익숙한 목소리

제가 저 아이를 조용히 보낼 수 있다면, 이 우르티카는 제 것이 되는 겁니다.

건방진 목소리

오오! 자, 그런 의미에서 건배!

익숙한 목소리

건배!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하하, 하하하……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들었는가?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이게 네가 원하는 평온한 삶이다!


게르트루트

에벤홀츠, 에벤홀츠?

게르트루트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에 연락할 뻔했어요.

게르트루트

괜찮으세요?

에벤홀츠

……나……

에벤홀츠

괜찮아.

게르트루트

계획에 대해서는……

에벤홀츠

지금은 듣고 싶지 않아.

에벤홀츠

이만 가지.

게르트루트

말씀드렸죠?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고.

에벤홀츠

다시는 날 찾아오지 마.

게르트루트

그건……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네요.


크라이데

어서 오세요…… 안색이 안 좋은데, 어디 아픈 건가요?

에벤홀츠

……괜찮아.

크라이데

전혀 괜찮은 것 같지 않은데요. 얼른 침대에 누우세요. 제가 뜨거운 물을 끓여 올게요.

에벤홀츠

필요 없어……

크라이데

사양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편찮으실 때도 제가 이렇게 돌봐드렸거든요. 일단 누워 계세요. 나머지 일은 제게 맡기고.

크라이데

상태가 계속 안 좋으면 히비스커스 씨를 불러올게요.

크라이데

금방 돌아올게요!

우르티카 백작은 극심한 두통을 참으며 허름한 침대에 드러누웠다.

의식이 점점 흐려진다.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하찮은 구더기 같은 녀석.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자신의 고귀한 핏줄을 버리다니……

에벤홀츠

닥쳐……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스스로 타락하는 쓰레기 같으니!

멀리서 첼로 소리가 들려온다.

……하늘은 푸르고 맑으며 ♪……


두통은 여전했지만, 우르티카 백작의 머릿속에 울리는 그 목소리가 첼로 소리에 점점 묻히기 시작했다.

약간의 위로가 느껴진다.

……산들바람이 흥얼거리네 ♪……

어딘가 익숙한 선율이다.

두통 때문에 집중력이 흐려졌지만, 그래도 어디선가 들어본 선율이란 확신이 들었다.

……강물은 잔잔하게 흐르고 ♪……

어디서 들어봤는데……

어디지 들어봤지?

……가슴속엔……

[CG: 28_i03]
크라이데

정신이 들었어요?!

에벤홀츠

내가……

크라이데

움직이지 마세요. 히비스커스 씨가 와서 당신을 진찰하고, 채혈하고 갔어요. 특별히 문제는 없고, 아마 스트레스가 쌓인 데다 과로한 것 같다고 했어요.

에벤홀츠

(스트레스…… 훗……)

에벤홀츠

방금 첼로…… 네가 연주한 건가?

크라이데

맞아요.

에벤홀츠

너…… 그 선율을 어떻게 아는 거지?

크라이데

아마 어렸을 때 누가 흥얼거린 걸 들었나?

크라이데

저도 기억이 잘 안 나요.

에벤홀츠

어릴 때……

에벤홀츠

어릴 때라……

에벤홀츠

너…… 네가……

크라이데

제가…… 왜요?

쇠약한 우르티카 백작은 몇 번이나 버둥거렸지만, 끝내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머릿속에 봉인된 오랜 기억들이 첼로 소리에 다시 깨어나 백작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