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카즈델리안 레스큐

침대보를 두른 괴물

미니 스토리브릿지2025-02-07

사람이 살지 않는 텅 빈 판자촌 부근에서 행인을 공격하는 괴물이 나타났다! 님프와 폴의 추적 끝에 판잣집 '유령' 사건의 진상이 드러난다. 출몰했던 '괴물'은 머드락이 만들어낸 거대 석상이었다. 머드락이 거대 석상에 걸려있던 아츠를 해제하고, 님프는 거대 석상을 폭주하게 만든 레버넌트 조각을 회수하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님프, 머드락, 미틈, 틴맨


깡마른 살카즈 남성

제 건 다르다니까요. 보세요! 이건 하나하나 엄선한 겁니다! 다른 것들은 불꽃 찌꺼기고, 제 것이야말로 불꽃의 심지라고 할 수 있죠! 어떻게 같은 가격일 수가 있습니까!

중계 용광로 간수

똑같아, 최대 3개야.

깡마른 살카즈 남성

……이렇게 하죠. 제 주머니엔 오리지늄 불순물이 전혀 섞이지 않은 순도 100% 이철이 한 줌 더 있습니다. 이것까지 드릴 테니 난을 조금 더 주시죠.

중계 용광로 간수

아니, 안 돼.

깡마른 살카즈 남성

이런 고집불통 영감탱이 같으니라고. 불이나 때는 주제에 뭐라도 된 줄 아나? 고작 군고구마 3개로 커다란 이철 3덩어리와 바꾸려 하다니. 용광로에 양심도 같이 태워 먹은 거야?

중계 용광로 간수

이 몸이 만든 난은 순수 밀가루만을 써서 구워낸 거야. 고작 슬래그랑 바꿔 달라고? 썩 꺼져! 다음.

중계 용광로 간수

두 바구니? 일단 저울에 올려봐. 음, 군고구마 2개. 잿더미에서 꺼내 가. 개수는 정확하게 알고 있으니 더 가져갈 생각은 말고.

중계 용광로 간수

어이 콩나물, 썩 꺼지라고 했을 텐데. 거기서 뭐 해? 뒷사람을 막고 있잖아.

콩나물

좋아, 노친네. 이 도시에서 중계 용광로 간수가 당신밖에 없는 줄 알아? 진가를 알아볼 사람은 분명히 있을 테지.

중계 용광로 간수

멍청하기 짝이 없군. 정말 다른 곳에서 고구마 3개랑 맞바꾼다면, 내가 구운 이 난을 전부 주도록 하지!

콩나물

다들 들었지? 나중에 딴소리하지나 말라고!


콩나물

*살카즈 욕설*, 더한 녀석이잖아! 이곳에선 겨우 2개밖에 안 준다니, 그마저도 작년 지하 저장고에 남아있던 거면서. 대체 살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콩나물

밤새 주웠더니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 그렇다고 하루 먹을 양도 되지 않는 식량과 바꿀 수는 없고…… 그 영감탱이한테 돌아갈 수도 없는데. 동쪽 장터 쪽으로 한 번 가볼까?

콩나물

그렇지만 여기서 동쪽으로 가려면 그 판잣집들을 지나가야 하는데……

콩나물

그 영감들 말로는, 전쟁 당시 온전하지 않은 시체들을 그곳에 갖다 버리는 바람에 아직 돌아가지 못한 원혼들이 떠돌고 있다던데……

콩나물

아니지, 아니야! 그런 소문에 아이들이 겁먹을 순 있어도 내가 왜 겁을 내는 거지? 웃기지도 않는군!

콩나물

그냥 어두운 골목길과 빈 판잣집 몇 채가 있는 것뿐이잖아?

결심을 내린 그는 삐걱대는 낡은 리어카를 밀기 시작했다. 어지럽게 쌓인 장작더미와 길바닥에 고인 웅덩이를 피해 가며 구불구불하고 좁은 골목 끝으로 걸어갔다.

어두운 경계선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고, 경계선 너머는 영혼 용광로의 그림자가 드리운 구역이었다. 깡마른 남성은 발걸음을 늦추고 외투를 벗어 리어카 위를 덮었다.


콩나물

(꿀꺽) 이 모퉁이를 돌면 나타날 거야……

콩나물

하, 이 망할 놈의 날씨. 대낮에 이런 추위라니! 추워서 몸이 덜덜 떨린다고!

콩나물

방금 뭐지? 누구냐! 누가 얘기하고 있지?!

콩나물

이곳은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칼 가는 소리? 고기 써는 소리?

콩나물

*살카즈 욕설*! 까짓거 눈 딱 감고 뛰어가자고……

대용광로의 그림자를 벗어나려는 순간, 리어카가 '쾅'하고 벽에 부딪혔다.

아니, 그것은 벽이 아닌 것 같았다…… 깡마른 남성의 시선이 위로 향했고, 회백색의 금속을 지나 새빨간 눈동자와 마주쳤다.

???

……

콩나물

귀신이다!!

이상한 행인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길을 잃은 것 같아요. 괜찮으세요?

콩나물

눈이 어디에 달렸길래! 이렇게 큰 리어카를 못 보고…… 당, 당신 몸에……

콩나물

죄송해요. 제가 제대로 못 본 탓이에요. 그럼, 이만.

콩나물

아니, 당…… 당신 거기 서!


콩나물

짜증 나는 날씨군, 해도 없는데 왜 이렇게 더워! 완전 땀범벅이 됐잖아!

콩나물

요즘 도시에는 정말 별별 사람이 다 있다니까……

콩나물

엥? 당신이 왜 또? 분명 서쪽으로 가지 않았나?

거리 모퉁이의 그림자 속, 새빨간 두 눈이 천천히 살카즈의 정수리를 지나 양쪽의 판잣집 지붕 위 그리고 말라비틀어진 나무 위로 올라갔다.

육중한 몸체가 천천히 움직이며 용광로의 그림자 속에서 걸어 나왔다. 썩어 문드러진 천 쪼가리는 회백색 균열들을 전부 가리진 못했지만, 살카즈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침대보를 두른 괴물

(낮게 울부짖는 쉰 목소리)

콩나물

이, 이런…… *살카즈 욕설*.

젊은 살카즈의 정신이 혼미해졌고, 리어카의 손잡이를 놓쳤다. 그리고 그대로 눈을 까뒤집으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님프

우선 여기서 좀 쉬어, 저쪽에 물이 있으니 씻어도 돼.

얼굴이 먼지투성이가 되긴 했지만, 헛걸음을 한 건 아니네. 적어도 공사장에 있던 그 커다란 돌을 해치웠으니까.

님프

엄~청 컸는데, 바깥쪽 얇은 껍데기에만 철이 섞여 있고 그 안은 전부 잿가루였을 줄 누가 알았겠어?

님프

폴, 이제 다음은 어디로 가면 될까?

더 동쪽으로 가면 노점들이 모인 장터가 있어. 별 희한한 것들이 다 있는 곳인데, 일찍 장을 접는다고 해. 대용광로의 그림자가 동쪽 성벽을 넘을 때쯤이면 거리에 사람이 없어지는 곳이야.

화로 옆의 아이

아, 님프 언니! 내가 쓴 글씨를 밟았잖아!

님프

아, 미안해 체리. 할아버지가 또 너 혼자 화로를 지키라고 한 거야?

체리

할아버지는 공사장에 일거리를 찾으러 간다고 했어…… 흥, 집에 돌아오면 시큼한 땀 냄새가 진동하는 데다, 머리만 대면 바로 잔다니까! 이야기도 해주지 않아.

체리

님프 언니, 마침 잘 왔어. 내가 쓴 글자들 어때?

잿더미 위에다 글자 연습을 하는 거야? 이 잿가루는……

님프

화로에서 막 나온 잿가루는 깨끗해!

님프

체리, 정말 잘 썼네. 지난번에 알려준 글자들 전부 제대로 썼구나! 잘했으니, 상을 줘야지……

나한테 사탕이 조금 있어, 자.

체리

사탕! 그치만…… 님프 언니, 난 사탕은 싫어. 무서워……

님프

무섭다니?

체리

골목에 있는 그 괴물이 뺏으러 오면 어떡해……


체리

바로 앞에 귀신이 나오는 골목이 있어. 그 판잣집 근처에 가면 안에 있는 원혼들이 따라붙을 거랬어.

체리

그 원혼들은 계속 뒤를 따라다니다가, 잠깐 방심한 사이에 확 튀어나와 몸에 있는 것들을 빼앗아 가버릴걸!


그게 말이 돼?

체리

진짜야! 많은 사람들이 원혼을 봤어. 사탕을 빼앗겼다는 사람, 널어둔 침대보를 뺏겼다는 사람도 있었어. 그 사람들은 희귀한 물건을 가지고 다니는 게 아니라면 원혼의 목표가 되진 않을 거라고 말했지.

아마 불량배들한테 당한 게 창피해서 꾸며낸 이야기일 거야. 널 겁주려고 말이야.

체리

님프 언니, 이 오빠는 나쁜 사람이야! 내 말을 전혀 들어주지 않아, 이 사람이랑 놀지 마.

님프

체리, 알았으니까 울지 마, 그리고…… '원혼'과 마주쳤다는 사람이 몇이나 돼?

체리

맞다, 못 믿겠으면 콩나물한테 물어봐. 방금 막 마주쳤다고 했어!


콩나물

맞아. 건물 3층 정도 되는 키에, 몸에는 붕대가 잔뜩 감겨있었고 눈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어.

님프

잠깐, 방금 그 괴물이 불을 내뿜는다고 했잖아? 불에 타지 않는 붕대라도 감고 있었던 거야?

콩나물

불을 내뿜었지, 도깨비불 말이야. 도깨비불은 엄청 차가워, 어떻게 탈 수가 있겠어?

음, 일단 계속 말해봐.

콩나물

더 할 말이 뭐가 있어? 그 상황에서 내가 뭘 더 할 수 있었겠어?

콩나물

난 곧바로 쇳덩어리 하나를 움켜쥐고 뒤로 공중제비를 돌면서 도깨비불을 피했어. 그리고 괴물의 눈을 정확히 조준해 공격했지. 녀석은 반격도 하지 못했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어.

님프

뒤로 공중제비? 네가? 어제는 허리가 아프다며 장작을 문 앞까지 옮겨달라고 하더니……

콩나물

아마 타고난 재능이 있었나 봐. 궁지에 몰리면 온몸에 힘이 막 샘솟는 기분이랄까.

하아…… 그냥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콩나물

잠깐! 나만큼 생생하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또 어딨다고?!

콩나물

다른 녀석들은 보자마자 까무러쳤어. 정신을 차린 뒤에는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쳤지. 빌린 리어카마저 버려두고 올 정도였다고. 참나, 녀석들이 뭘 알겠어?

님프

보자마자 놀라서 까무러친 사람이…… 설마 너는 아니지?

콩나물

……그래서 뭐 어쩌라고? 어쨌든 물어볼 게 있으면 날 찾아와. 다른 사람 귀찮게 굴지 말고!

너를 찾으라고? 우리는 그렇게 한가하지 않아. 쓸데없는 소리는 이쯤 하고, 본 그대로 솔직하게 말해.

님프

폴…… 아니, 고문 씨. 이 사람도 많이 놀랐을 테고, 만약 정말 생각나지 않는 거라면 강요할 수도……

콩나물

고문? 서, 설마 당신이 그 고문 나리?! 이럴 수가, 몰라뵈어 죄송합니다! 만약 고문 나리가 친히 심문하는 거였다면, 숨기지 않았을 텐데요!

심문까진 아닌데……

콩나물

동쪽으로 가면 귀신 들린 판잣집 몇 채가 있다는 것쯤은 고문 나리도 아실 겁니다. 바로 그곳에서 마주쳤어요! 처음엔 벽 모퉁이에 웅크리고 있어서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글쎄……

콩나물

눈은 터질 듯이 시뻘겋고 낡은 침대보를 걸치고 있었어요. 제 두 배나 되는 덩치에, 걸으면서 이를 가는지 '아드득 아드득' 소리가 났죠. 전 그 자리에서 바로 기절해 버렸어요!

콩나물

나중에 정신을 차려보니까, 휴! 다행히 팔다리는 멀쩡했고, 아무 일도 없더군요! 혹시 꿈이라도 꾼 건가 했는데 뒤통수엔 아직도 볼록한 혹이 만져져요. 이거 보세요, 여기요……

그건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아.

님프, 콩나물이 마주친 그 '괴물'이 과연 우리가 찾고 있는 걸까?

님프

(고개를 저으며) 아무래도 직접 가서 탐지기가 울리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겠어.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

콩나물

님프, 고문 나리. 제가 말씀드린 이야기는 전부 사실입니다. 그리고 두 분이 무언가를 잃어버렸다 해도 제가 가져간 건 정말로 아니고요. 휴, 우리 형제들이 어쩌다 이런 고생을……

님프

걱정하지 마, 따지러 온 건 아니니까.

님프

그래도 리어카는 다시 가져오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대두가 네게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웃고 있던 젊은 살카즈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괴로운 듯 머리를 탁탁 쳤고, 하필이면 넘어지며 생긴 혹을 치는 바람에 아파하며 이를 악물었다.

콩나물

님프, 부탁 하나 더 들어줄 수 있을까……


다 왔어, 여기가 바로 그 판잣집이야. 이곳엔 몇 년 동안 아무도 살지 않았지.

탐지기에 반응은?

님프

없네…… 잘못 찾아온 걸까?

우리가 속았을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해.

……그러고 보니, 체리는 알아? 자기가 글씨 연습을 한 잿가루에 살카즈의 유골이 섞여 있단 걸.

아마 모르겠지. 네가 잘 지켜준 덕분에.

님프

이런 것도…… '지켜줬다'라고 할 수 있을까?

당연하지. 하아, 정말로 어린아이에게 속은 거라면 보통 망신이 아니겠지?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만약 강도질하려는 불량배 같은 놈들이 있다면……


……온 김에 해치워 버리자고.

들어와, 안에 아무도 없……

큿.

님프가 입을 열려는 순간, 문 뒤에서 나타난 칼날이 폴의 목의 뒤에 닿는 것이 보였다.

흠집투성이의 무딘 칼, 이도 많이 나가 있었다. 하지만, 칼을 다루는 솜씨는 예사롭지 않았다. 칼끝은 폴의 귀밑 3cm 부근을 정확히 노리고 있었고,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님프, 가만히 있어.

디얄은 눈 깜짝할 새도 없이 아츠 스태프를 꺼내 들었다. 잔잔한 오리지늄 아츠의 파동은 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힘을 모으고 있었다.

이 녀석은 날 죽이지 못해.

차가운 목소리

해보든가.

님프

……칼을 내려놔!

괜찮아, 날 믿어. 이봐, 굳이 해볼 것도 없어, 왜냐하면……

차가운 목소리

크악!

휴우…… 부상병 하나도 상대 못 할 정도는 아니거든.

손에서 계속 피가 나…… 하지만 살카즈의 피는 아니야. 너는 누구지?

다친 감염자

여긴 내 집이다. 네겐 그걸 물어볼 자격이 없어.

아니, 여긴 카즈델이야. 살카즈의 집이지.

고개를 들어……

도시 밖 거주지에서 너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내 기억에 의하면, 너는 머드락이라는 자를 따라 도시 밖으로 식량을 밀수했을 텐데.

님프

머드락? 그 이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 너희들이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온 사람이야?

다친 감염자

쿨럭, 우리 대장을 안다면 일단 나부터 좀 일으켜 줘. 팔에 통 힘이 들어가질 않아서 말이야.


다친 감염자

벌써 3번째 말하는 것 같은데, 그들은 공사장에 식량을 벌러 간 것이지 밀수하는 게 아니야.

다친 감염자

왜 나는 가지 않았냐고? 나도 가고 싶었어, 근데 이 팔을 봐.

밀수가 아니라면, 뭐 하러 굳이 도시 안으로 들어와 이런 으스스한 판잣집에서 사는 거지?

다친 감염자

여기 아니면 또 어디에서 살겠어? 밤마다 문을 쳐부수는 사람들에게 시달리지 않는 곳은 여기뿐이야.

다친 감염자

사람이 많은 곳에 살면 밤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낮엔 편히 외출도 못 하지.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내 문짝을 떼어가 땔감으로 쓸 테니까.

님프

전에 뿔을 짧게 깎은 카프리니 도둑이 있었는데, 공사장에 있는 철근과 벽돌들을 자주 훔쳐 갔었어…… 혹시 너랑 한패야?

다친 감염자

절대 아니야. 살카즈 행세를 하려고 뿔을 짧게 깎는다고? 그런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아.

하지만 흉가에 살면서 원혼인 척을 하는 것도…… 크게 다를 건 없어 보이는군.

다친 감염자

우리는 결코 원혼 따위를 흉내 낸 적 없어. 멍청한 사람들이 제풀에 놀라 도망가는 것까지 우리 탓이란 건가?

님프

근데, 너의 동료들이 공사장으로 간 게 정말 철근과 벽돌을 훔치기 위해서가 아니었어?

다친 감염자

정말 웃기는군. 난 살카즈도 아니야, 게다가 그런 일은 절대……

다친 감염자

정말 토석의 아이가 돌덩어리들을 훔치러 갔다고 의심하는 건가?

님프

토석의 아이? 그 머드락이란 사람이, 가고일이었어? 전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네……

그 사람이 정말 가고일이 맞다면 말이 돼. 지난번 머드락을 봤을 때, 도시 밖에서 집을 수리하고 있는 것 같았어. 그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온 감염자들의 토지 개간도 도와주고 있었지.

님프

정말 그런 거라면, 왜 굳이 도시 안으로 들어온 거야? 토석의 아이가 너희를 도와주고 있었잖아. 성안으로 들어와야만 하는 불가피한 이유라도 있었어?

다친 감염자

뭔가 단단히 착각한 거 아니야? 도시 안으로 들어온 것이 머드락의 결정이라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대체 무슨 자격으로 우릴 심문하는 거지?

다친 감염자

우리가 정말 도시 안의 살카즈를 두려워할 거라고 생각하나?

님프

아니, 그게 아니야. 두려워하고 있는 건…… 우리야.

다친 감염자

……

하아…… 너희 대장이 돌아오려면 얼마나 더 남았지? 해가 질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 순 없어.

다친 감염자

평소라면 진작 일을 끝내고 돌아와야 했을 시간이야. 오늘은 나도 빠진 데다가 거대 석상도 도망가 버려서, 아마 몇 시간 더 기다려야겠지.

님프

그렇다면 기다려보자, 이 사람들의 대장과 만나봐야겠어. 이렇게 계속 도시 안에서 지내게 둘 수는 없어…… 너무 위험해.

크흠, 이봐 친구, 살카즈어가 꽤 유창한걸? 억양을 보니 라이타니엔에서 온 것 같은데, 혹시 이름이?

다친 감염자

쓸데없는 말은 삼가둬.

아, 혹시 안쪽으로 좀 비켜줄 수 있을까? 나도 조금 앉고 싶어서.

다친 감염자

……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님프는 손에 있는 탐지기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폴은 일어났다 앉기를 수없이 반복하다 이내 따분한 듯 쪼그려 앉아 바닥에 흩어진 자갈을 세기 시작했다.

대용광로의 그림자가 동쪽 성벽을 넘었고, 상처 부위에서 흐른 피는 새로 교체한 붕대를 흠뻑 적신 뒤 굳어버렸다.

그때, 팔을 다친 감염자가 벌떡 일어나 바닥에 세워진 무딘 칼을 뽑아 들고 문밖의 그림자를 응시했다.


다친 감염자

찾으러 가야겠군.

다친 감염자

너희들도 함께 갈 건가?

님프

어느 공사장으로 갔는지 알고 있어?

다친 감염자

몰라, 필요하다면 전부 뒤지면 되겠지.

님프

설마 그 모습으로 거리를 활보하려고?

님프

몸도 성치 않은 외지인이…… 이렇게 하자. 내가 같이 갈게. 만약 누가 물어보면……

쉿.

폴은 계속 바닥의 자갈을 바라보고 있었다.

색깔과 굵기에 따라 네 종류로 분류해 둔 자갈로 된 산이 독특한 리듬에 따라 무너지고 굴러떨어지고 있었다.

돌아왔어.

다친 감염자

머드락이야…… 잡은 모양이군……

쿵. 쿵.

쿵.

육중한 발소리가 골목 어귀에서 멈추었다. 금속이 긁히는 소리가 벽을 따라 퍼졌고, 님프와 폴도 이내 소리를 인지했다…… 그건 칼을 뽑는 마찰음이었다.

다친 감염자

머드락……

다친 감염자

난 괜찮아!

길모퉁이에서 걸어 나온 토석의 아이는 동료의 외침을 듣지 못한 것 같았고, 불필요한 움직임도 없었다. 뒤를 따르던 감염자들도 무기를 거두었다.

머드락은 허름한 판잣집에 곧장 들어갔고, 들고 있던 삽을 구석에 내동댕이쳤다.

머드락

들어와.

머드락

앉아.

머드락

묶어.

머드락은 피곤한 말투로 세 마디를 연달아 내뱉었다.

님프는 머드락 맞은편 작은 등받이 의자에 앉았다. 문밖의 감염자들이 하나둘씩 판잣집 안으로 들어왔지만, 두 사람은 밖에 남아 골목까지 이어진 기다란 줄을 쥐고 있었다.

머드락

디얄?

님프

아, 머드락 반가워! 나는 디얄이고, 이름은 님프라고 해. 부모님 모두 디얄이고, 내 언니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만난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머드락

모두 함께 왔어?

님프

그건 아니야, 내가 온 건……

다친 감염자

저 여자가 우리를 밖으로 쫓아내려 해.

머드락

스틱, 말 끊지 마. 계속해.

님프

사실 찾고 있는 물건이 있어. 누군가 이 판잣집 근처에서 무서운 괴물을 만났고, 그 괴물이 저희가 찾던 물건과 연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

님프

근데, 아무래도 오해였던 것 같아. 괴물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던 거야……

다친 감염자

무슨 말인지 알아, 우리가 바로 그 '괴물' 아닌가? 도시안의 살카즈들은 우리를 그렇게 보는 것 같은데.

님프

아니,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님프

이곳의 살카즈인들은 사실 도시 밖 거주지에 사는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이곳에 남은 건 더 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이야.

님프

살카즈들이야말로 다른 종족들에게 오랫동안 괴물 취급을 받았어. 아마 카즈델의 역사와 맞먹는 세월이겠지.

님프

머드락, 너라면 이 얘기가 무슨 뜻인지 알겠지. 대신 설명 좀 부탁해……

머드락

맞아, 오해가 아닐 거야.

님프

엥?

머드락

네가 말한 그 괴물, 이렇게 생겼어?

문밖의 감염자

어이, 와서 좀 도와주겠나?

나? 아…… 알았어.

???

(불안한 울음소리)

이건…… 어이! 지금 뭐 하는 거야?

문밖의 감염자

꽉 붙잡아! 이쪽으로 당겨야 해!

문밖의 감염자

하나, 둘! 하나, 둘!

감염자는 허리에 밧줄을 묶고 힘을 주며 끌어당겼다. 밧줄은 점점 당겨졌고, 이내 팔에 감을 수 있게 되었다.

폴은 놀란 얼굴로 밧줄의 끝을 바라보았다. 그림자 속에서 천천히 끌려 나온 건……

일반인의 2배나 되는 키, 새빨간 눈동자, 너덜너덜해진 흰색 천 쪼가리를 걸친 채 철조망과 밧줄로 꽁꽁 묶인……

괴물이었다.

문밖의 감염자

저 괴물을 묶어!

어디에 묶는다는 거야? 여긴 판잣집이잖아? 조금만 발버둥 쳐도 집이 폭삭 내려앉을 것 같은데, 정말 묶어?

문밖의 감염자

머드락이 하라는 대로 해.

……대체 저 괴물은 어떻게 잡은 건데? 어디서 튀어나온 거고?

님프

탐지기가 울리고 있어! 저건…… 머드락, 저건 네 거대 석상이야?

머드락

그래, 돌아오는 길에 마침 길가에서 봤지……

머드락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어. 돌을 나르는 속도가 좀 느려지긴 했지만 그래도 문제없었어. 그런데 오밤중에 갑자기 뛰쳐나가더니 돌아오지 않았지.

머드락

아츠 감지로도 위치 파악이 안 됐어. 마치 무언가에 의해 조종당하는 것처럼…… 어떻게 된 건지 알고 있나?

님프

아마 레버넌트 조각 때문일 거야.

머드락

레버넌트? 또 레버넌트 얘기인가?

님프

사실…… 하아, 우선 그 거대 석상을 조금 봐도 될까?

머드락

사람을 보면 공격하니 조심해. 내 동료들도 모두 한 대씩은 얻어맞았어.

님프

설마, 스틱의 팔도 석상 때문에 부러진 거야?

머드락

그건 공사장에서 다른 사람과 일거리를 두고 다투다가 철근으로 맞아서 부러진 거다.

다친 감염자

머드락, 그때 나서지 않은 건 그렇다 쳐도, 왜 또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날 비웃음거리로 만드는 거지?

머드락

내가 나서지 않았다니? 내가 그 사람 몫까지 전부 끝냈잖아. 놈은 하루 종일 땡볕에서 고생하고도 옥수수 알갱이 하나조차 못 얻었어.

님프

거대 석상을 다룰 때 주의해야 할 것들이 더 있을까?

머드락

나를 엄청 무서워하는 것 같아. 날 보기만 해도 도망치더군, 광장으로 가서 용광로를 망가뜨릴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면, 진작 잡았을 텐데.

머드락

다른 건 딱히 없어. 그…… 님프? 그래, 님프. 정말 거대 석상의 통제 불능과 레버넌트가 연관성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머드락

카즈델에 디얄은 다해봐야 몇 명 안 돼. 난 방금 만난 디얄이 만나자마자 다치는 건 보고 싶지 않아.

님프

아, 알았어…… 충고해 줘서 고마워!

님프는 탐지기를 꺼내 폭주하는 머드락의 거대 석상 근처로 천천히 다가갔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번째 걸음을 내딛으려는 순간, 탐지기에서 날카로운 경보음이 울렸다.

이놈이네!

님프

아, 아니야. 이놈이 아니라…… 이쪽이야.

디얄은 거대 석상 몸의 갈라진 틈을 가리켰다. 갈라진 틈 깊은 곳에는 작은 돌조각이 박혀있는 듯했다.

단단히 포박된 거대 석상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 돌조각은 몸의 틈 사이에 단단히 박혀있었다. 마치 증오로 가득 찬 적의 눈동자 같았다.

머드락

심상찮은 무언가가 느껴져.

님프

저건 수백 년간 불타오른 고통이자…… 수만 년 동안 이어져 온 원한과 증오야.

폭주하는 거대 석상

(울부짖는 쉰 목소리)

님프

머드락, 이건 레버넌트 조각이야. 분명 거대 석상의 폭주와 관련이 있을 거야.

님프

도시 안에는 이미 석상의 공격을 받은 사람들이 있어, 하지만 다치진 않았지. 왜인지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살카즈만 공격하지 않는 거였구나.

머드락

……그렇군. 레버넌트의 눈에는 살카즈 이외의 인간을 받아들일 수 없나 보군. 지금의 카즈델처럼.

님프

우선 조각을 빼내는 게 급선무야. 머드락, 도와줘. 네가 이 거대 석상을 직접 만들었니 아마 통제할 수도 있을 거야.

님프

우선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해줘. 곧 괜찮아질 테니까.

머드락

알겠어.

머드락은 손을 들어 폭주하는 거대 석상을 겨냥했다. 거대 석상은 무언가 위협을 느낀 듯 더욱 거세게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철조망의 녹슨 부분이 부러지며 거세게 바닥을 쳤고, 희뿌연 먼지가 일어났다.

거대 석상의 눈 속 붉은빛이 더욱 강하게 타올랐고, 음산한 목소리가 모두의 머릿속에 동시에 울려 퍼졌다.

폭주하는 거대 석상

억압…… 복수!

폭주하는 거대 석상

추방! 추방! 추방!

머드락

네게 보이는 건 증오뿐이구나…… 이미 살카즈와 외지인을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여전히 무력을 쓰겠다는 건가?

머드락

레버넌트는 이런 게 아니야. 만약 그렇다면…… 차라리 풀어줘.

제정신이야?!

문밖의 감염자

……알았어, 모두 물러서. 셋, 둘, 하나……!

폭주하는 거대 석상

추방!!

폭주하는 거대 석상

카즈델은, 살카즈만, 존재한다!

머드락

그렇다면 지금의 넌 뭐지?

머드락

레버넌트도 아니고 가고일도 아닌 넌, 정신이 나가버린 아츠 피조물일 뿐이다…… 너도 카즈델에서 사라져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폭주하는 거대 석상

!!!

님프

머드락, 조심해!

거대 석상의 모든 마디로 연기 같은 물질이 스며들고 있었고, 몸집은 더욱 거대해진 듯했다. 거대 석상이 높이 쳐든 오른팔의 주먹은 판잣집에 맞먹는 크기였다.

다음 순간, 그 커다란 주먹이 젊은 살카즈의 머리 위로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디얄의 아츠 스태프가 은은한 빛을 뿜어냈다. 님프는 거대 석상의 두 눈을 직시하며 아주 단호한 어조로 몇 개의 살카즈 단어를 읊조렸다. 님프가 단어를 뱉을 때마다, 거대 석상의 눈에 서린 붉은빛이 조금씩 옅어졌다.

님프 뒤의 그림자는 역시 점점 흉측하고 공포스러운 형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언제든지 광물 찌꺼기로 이뤄진 바닥 위로 기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림자가 지면을 뚫고 나오기 바로 직전, 머드락이 뻗었던 손을 꽉 쥔 후 손가락을 튕겼다.


파사삭……

머드락의 거대 석상에 걸린 주술이 풀렸고, 순식간에 모래와 돌덩어리로 변해 그대로 부서져 내렸다. 내려꽂힐 뻔했던 주먹도 강풍이 되어 휘날렸다.

희뿌연 연기와 먼지가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황혼의 햇살이 그림자의 흉악한 뿔을 모두 지워냈다.


님프

여기까지면 돼.

머드락

괜찮아. 나도 마침 시내에 있는 로도스 아일랜드 사무소에 보고하러 가던 참이니까. 같은 길이기도 하고.

머드락

그 작은 가방이…… 문제없겠지?

님프

이건 리치가 만든 거야. 아주 튼튼해!

님프

너의 동료들…… 마침 오늘 당직 경비가 내가 아는 사람이야. 아무도 몰래 도시를 빠져나가게 도와줄 수 있어.

머드락

우리가 왜 도시 밖으로 나가야 하지?

님프

도시에는 폭주했던 그 거대 석상처럼, 외지인이 자기 옆집에 산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아.

님프

너희들이 원하는 건 배불리 먹고 편안하게 자는 거겠지만, 도시 안에서 그걸 이루는 게 도시 밖보다 절대 쉽지는 않아.

머드락

내가…… 걔네들을 데리고 도시에 들어온 이유가 단순히 배불리 먹고 편안한 잠자리 때문만이 아니라면?

머드락

님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도시에 살카즈만 살고 있었던 건 아니었어.

머드락

멀리서 모여든 사람들이 교육하고, 일을 하며, 벽돌을 쌓아 올렸지. 그들이 원하는 건 단순히 잘 먹고 잘 자는 게 아니야.

님프

하지만 바벨…… 그 사람들은 모두 떠났어. 왜 떠났는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을 텐데.

님프

그건 마치 감기에 걸렸을 때 꾸었던 꿈 같은 시절이야. 그리고 꿈으로 가득했던 유년 시절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고 생각해. 하지만 살카즈에게, 그리고 카즈델에게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야.

님프

지금의 카즈델은 너무 나약해.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됐지.

머드락

그건 네 생각? 아니면 모든 살카즈의 생각? 적어도 내 눈에 지금의 카즈델은 절대 그렇게 약한 것처럼 보이지 않아. 그렇게 약했던 적도 없었고.

머드락

나쁜 건 피해 갈 수 있지만, 좋은 건 누가 뭐래도 결국 좋은 거다.

머드락

그건 카즈델이 언젠가 겪어야 할 많은 일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희망을 품고 카즈델로 왔는데, 계속 도시 밖의 거주지에서 살게 할 수는 없어.

님프

너는 살카즈지만, 너의 동료들은 아니잖아.

머드락

괜찮다. 동료들은 날 믿으니까. 내가 아미야를 믿는 것처럼.

님프

아미야…… 로도스 아일랜드. 너희의 이념에 대해 들어 본 적 있어. 확실히…… 매력적이었어.

님프

후…… 점점 궁금해져. 로도스 아일랜드는 대체 어떤 곳일까?

머드락

아미야를 소개해 줄 테니 같이 가자. 멀지 않아, 저 거리를 건너면 바로 있지.

님프

아미야도 지금 카즈델에 있어? 언제……

님프

하지만, 이 일부터 마무리 짓고 가는 게 좋겠어. 확실하게 해결해 주기로 약속했거든. 그리고, 그 친구가 여간 깐깐한 게 아니라서.

님프가 손에 들린 가방을 가볍게 흔들었다. 가방 안의 작은 돌이 굴러가며 움직였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머드락은 고개를 끄덕인 뒤 홀로 대용광로 방향으로 걸어갔다.

하암…… 대화는 끝났나?

님프

응. 이젠 어디로 가야 해?

원래라면 동쪽 장터를 한 바퀴 둘러보려고 했지만, 해를 보니…… 장사는 진작 끝났겠네.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스읍…… 그나저나 뭔가 잊어버린 것 같은데, 뭐지?

님프

음……

님프

아차! 콩나물의 리어카!


콩나물

님프는 아직인가?

콩나물

대두 씨보다 늦으면, 진짜 얻어터질 텐데!

체리

뭘 걱정해? 님프 언니가 약속 어긴 적 있어?

체리

봐봐, 왔잖아…… 님프 언니!

콩나물

리어카! 살았다!

감사 인사가 빠진 것 같은데.

콩나물

고마워! 정말 고마워! 그 원혼에게 잡혔던 건 아니지?!

님프

원혼은 없었어, 물론 괴물도! 괜히 체리에게 겁주지 마. 그렇지만 사람을 괴롭히는 불량배들이 있길래 고문 씨가 따끔하게 혼내줬어.

님프

그래도 그 집들은 오랫동안 보수도 안 했고 길도 좁으니까, 웬만해서는 그쪽으로 가지 마.

체리

없다고? 그렇지만 오후에도 괴물한테 쫓겨서 성벽 끝에서 끝까지 도망치는 사람들을 봤다던데!

체리

님프 언니, 어쩌면…… 이미 그 원혼이 언니한테 붙었을지도 몰라.

체리

내일 배울 글자를 미리 가르쳐 줄 수 있을까? 내일 언니가 못 올까 봐 걱정돼.

님프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꼬마의 애정 표현 방식이 참 독특하네.

그럼 시간도 늦었으니 먼저 가보지, 브로큰 혼 놈들이 내가 없는 틈에 또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르니까.

오늘 그 머드락이라는 자를 만나고 나서 깨달은 게 있어. 그 불꽃 조각 중 일부가 도시 밖으로 떨어지진 않았을까?

이렇게 하자. 내일 도시 밖 밀수꾼들에게 가서 정보를 좀 얻고, 겸사겸사 군사위원회 주둔지 주변을 두어 바퀴 정도 돌아보고 올게.

님프

좋아…… 그럼 나는 내일 동쪽 장터를 둘러볼게. 참, 그리고 혹시 정말 조각을 찾게 되면 바로 연락해 줘, 절대 무리하지는 마.

걱정 마.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지. 나중에 봐!

귀향한 용병

쿨럭, 쿨럭.

체리

대두 씨, 왔어? 누구한테 맞은 거야? 손은 왜 그렇게 부었어?

콩나물

형…… 형님. 여기 리어카, 돌려드립니다.

귀향한 용병

그래, 거기에 놔.

콩나물

그럼, 별일 없으면 먼저 가보겠습니다.

귀향한 용병

썩 꺼져, 너무 피곤해서 상대할 기분이 아니니까.

콩나물

깜짝이야, 진짜 한대 얻어맞는 줄 알았네. 하하하. 대두 씨, 하루 종일 한 끼도 안 먹은 건 아니죠? 왜 이렇게 기운이 없으신가?

귀향한 용병

뭐라고?

콩나물

……

귀향한 용병

리어카 앞판이 왜 움푹 파였지? 손잡이는 왜 갈라져 있고?

콩나물

……

귀향한 용병

안 들려! 여기 와서 크게 얘기해라.

콩나물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