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카즈델리안 레스큐

불꽃처럼 피어나

미니 스토리브릿지2025-02-07

카즈델의 영혼 용광로 안, 영혼을 달래던 의식이 되려 레버넌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비행정은 대용광로를 향해 포격했고, 밤하늘에는 아름다운 불꽃이 터졌다. 중계 용광로 옆을 지키던 님프는 말하는 불꽃 조각을 줍게 되고, 이를 계기로 특별한 임무를 맡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님프, 위셔델


당신은 분명 이런 밤이 싫어졌을 거다.

뜨거운 불길을 향해 피어오르는 차갑고 축축한 연기, 흩날리는 먼지, 가시지 않는 악취.

정말 이대로 잠들어야만 하는 걸까? 하루의 고단함을 짧은 꿈속으로 밀어둔 채로? 설령 잠들었다 한들 일어나면……

새카만 도시, 새카만 돌과 구름, 그리고 한결같이 검붉은 용광로의 불길.

이대로 잠들고 싶지 않다. 적어도 캄캄한 적막뿐인 저 밤하늘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9:30 P.M. 날씨/흐림

카즈델 생활 구역

기타 치는 가수

용광로 속 타오르는 불빛은~♪ 카즈델에 뜨는 태양~♪

기타 치는 가수

아이들의 옷을 말리고~♪ 전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지~♪

온순한 버든비스트

(발굽을 구르며 리듬을 탄다)

온순한 버든비스트

음매~ 음매~

기타 치는 가수

용광로 주변은 몇 없는 카즈델의 명소~♪ 인색한 상인부터 패잔병까지 앞다투어 찾지~♪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이 *살카즈 욕설* 자식! 빌어먹을 딴따라 주제에, 하루 종일 저 망할 스피커보다 더 꽥꽥거리네!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우리가 그 빅토리아인들에게 졌다고 생각해? 우린 그…… 그걸 뭐라고 하더라?

기타 치는 가수

전사들은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지~♪ 이건 재충전을 위한 시간일 뿐이라고~♪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그래! 충전 때문이야.

기타 치는 가수

하지만 버든비스트조차 알고 있지~♪ 그의 텅 빈 주머니를~♪ 오래도록 떨어져 있던 딸조차~♪ 그를 싫~어~한다네~♪

중계 용광로 주변에서 불을 쬐던 사람들이 즐거운 듯 하나둘 웃음을 터뜨렸다.

순간, 갑작스럽게 들려온 날카로운 소리에 웃음소리가 뚝 그쳤다.

기타 치는 가수

저…… 전사는 분노한 맹글러비스트로 변해……♪ 죽음의 손길을 뻐, 뻗는다네……♪ 나를 구해줄 사람은 바로……♪

기타 치는 가수

바로…… 그녀! 그녀가 왔다네……♪♪

초조해하는 소녀

5분 후면 의식이 시작돼, 여기서 이럴 때가 아니야! 게다가 이 악보 더미들도 경계선 안에 있잖아! 너덜 기타, 당장 용광로 옆에 있는 물건들 전부 치워!

초조해하는 소녀

그리고 강철머리, 너도 경계선 밖으로 물러나. 버든비스트들의 털이 홀랑 타버리는 꼴을 보고 싶어서 그래?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오, 님프. 너도 구경하러 왔나 보군.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걱정하지 마, 이 고물 용광로에서 튀어 오르는 불꽃이 어느 정도인지는 너보다 내가 더 잘 아니까, 호들갑 피울 필요는 없잖아?

기타 치는 가수

머리가 깨져버릴 뻔했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처음에는 용광로 속 영혼들을 위한~♪ 이별의 노래를 쓰려 했을 뿐이네~♪

온순한 버든비스트

(얌전히 불을 쬔다)

님프

서른이 넘었다고 해서 가르치려 들 생각은 하지 마,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니까. 여태까지 용광로는 레버넌트를 태워서 나온 에너지로 가동했지만, 이제 곧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대체될 거야.

님프

에르미가 그랬어, 오늘 밤은 용광로의 레버넌트를 불러내는 가장 중요한 의식을 집행하는 날이라고. 만약 일이 틀어지면, 용광로가 “쾅” 하고……

님프

강철머리! 내 말 듣고 있긴 해?!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내가 밖에서 겪었던 위험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 녀석들 털은 필라인 놈들의 수성포에도 끄떡없었다고. 그깟 불덩이가 무슨 대수라고!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오늘 밤, 용광로 온도가 딱 좋을 때 칼이라도 갈아줘야지.

불을 쬐는 버든비스트

(만족스러운 울음소리)

님프

다들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거야……

님프

그렇다면, 내가 직접 나서는 수밖에!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당기지 마! 버든비스트들은……

님프

으…… 악!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친근감을 표시하며 널 땅에 눕혀버린다고.

기타 치는 가수

이치에 어긋나는 것이 도리라네~♪ 내가 당하지 않기 위해 남을 곤경에 빠뜨리지~♪ 조상들이 산증인이라네~♪ 그들은 곧 자유의 몸이라네~♪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헛소리, 살카즈는 살카즈를 괴롭히지 않아.

기타 치는 가수

(경멸하는 듯한 휘파람 소리)

님프

으…… 아파……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님프, 너도 참 피곤하게 산다. 광장에 있는 이 많은 사람들을 정말 하나하나 설득해서 돌려보낼 생각이야?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정 집으로 돌려보내고 싶으면 디얄의 능력을 써서 겁 좀 주면 되잖아?

님프

그, 그건…… 안 돼! 어떻게 그런 심한 짓을! 살카즈가 살카즈를 괴롭혀선 안 되잖아! 게다가 디얄의 능력을 그렇게 함부로 쓰면 안 돼!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알았다고, 알았어. 카즈델에서 제일 착한 디얄…… 아, 아니지. 가장 착한 살카즈 님프 씨, 수고해.

님프가 뒤를 돌아보았다. 중계 용광로 광장은 시끄러운 노랫소리, 장사꾼들의 호객 소리, 무기를 연마하는 소리로 가득했다.

저 멀리 우뚝 솟은 영혼 용광로에서는 짙은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레버넌트의 찢어질 듯한 비명도 희미하게 들렸다.

그들은 지난 200년간 날마다 중계 용광로에 에너지를 보냈고, 그 에너지가 다시 카즈델의 백성들에게 전달되었다.

님프

의식이 무사히 치러졌는지, 용광로 안의 레버넌트들은 어떻게 됐는지도 몰라…… 사실 레버넌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지만.

님프

휴, 에르미에게 확실히 약속했는데…… 의식을 치르는 동안, 이 구역 주민들은 반드시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님프

카즈델의 살카즈들은 왜 이렇게 제멋대로인지……


???

뭐 하는 거지? 끝까지 읽지도 못하게 하는 건가?

???

지금 성질을 부리는 건가? 매번 참 대단하군. 어쨌든 의식 재료는 너희들 몸에서 나오는 게 아니잖아?


프레몬트

그만하지, 나도 이곳에서 계속 폐기를 마시고 싶지는 않다…… 조금만 협조해 주겠나? 모두가 편해지기 위해서 말이지.

프레몬트

방금 읽었던 부분은 넘어가겠다. 너희도 듣기 지겨울 테니까.

프레몬트

“영혼 용광로의 사명이 곧 완성될 것이다. 그대들의 불타는 듯한 육신의 고통도 이제 끝날 것이다.”

프레몬트

“모든 영혼이 지켜보는 가운데 간청하노라……”

프레몬트

참고로 의식 기도문에서는 '간청'이라고 했지만, 너희도 알다시피 이건 통보다.

프레몬트

또, “차분히 의식의 때를 기다려라, 고통을 더하지 마라”는 말은 문제 일으키지 말고 가만히 있으란 뜻이다. 지금 도시에서 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반드시 의식을 성대하게 치러줄 것을 약속하지.

프레몬트

때가 되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자들은 돌아가고 남아서 돕고 싶은 사람은 남아도 된다. 몸이 근질거린다면 나가서 한바탕하고 와도 상관없다. 성벽을 부수지 않는다면.

프레몬트

듣고 있나? 들었다면 대답해라.

다 필요 없어…… 그놈의 기다려라, 기다려라, 또 기다려라!

우리를 용광로에 던져놓고……

처음부터! 태우고, 또 태우고!

프레몬트

그래, 나도 알고 있다. 너희가 이곳에 갇혀서 고생했다는 건 알고 있다. 우리 후대 살카즈에게도 양심이라는 게……

프레몬트

지금 우리도 너희를 꺼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게 안 보이나! 조용히 해!

수백만 번의 밤이 지나는 동안…… 밤을 떠돌았고, 동포들과 내 외침은 전부 묻혀버렸다!

젖비린내 나는 리치! 애송이 녀석들!

위선자! 가식적인 녀석들! 무지한 녀석들!

쓸데없는 말 늘어놓지 말고! 당장 떠나라! 썩 물러가!

프레몬트

*살카즈 욕설* 지금 뭐 하자는 거지? 좋은 말로 하면 듣지 않겠다는 건가!

프레몬트

만년 넘게 살았으면 나잇값을 해야 하는 것 아닌……!

고령의 리치가 거칠게 욕을 퍼붓자, 용광로에서 뿜어져 나온 슬래그가 마침 그의 머리와 얼굴에 잔뜩 튀었다.

에르망가르드

선생님! 괜찮으세요?

에르망가르드

용광로 에너지의 불안정한 움직임을 감지했습니다…… 의식에 문제가 생긴 건가요? 제가 도와드릴까요?

프레몬트

콜록콜록…… 콜록……

프레몬트

오지 마! 필요 없다!

프레몬트

*거친 살카즈 욕설*…… 맹세하지, 오늘 밤 저 늙다리 놈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맨프레드의 신발을 닦겠어!


맨프레드

콜록콜록…… 콜록!

군사위원회 근위병

장군님, 이곳에서 하루 종일 계셨습니다. 이제 좀 쉬셔야 합니다.

맨프레드

의식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다. 그 어떤 문제도 생겨서는 안 돼.

맨프레드

각자 위치에서 똑바로 감시해라, 작은 변화라도 발견하면 즉시 내게 보고하고.

군사위원회 근위병

알겠습니다!

맨프레드

음……

맨프레드

카즈델의 겨울은 확실히 조금 춥군.


위셔델

이봐, 너 정말 그 '옛 친구'들을 만나러 가려고?

엘더 레버넌트

오늘은 가장 중요한 순간…… 기나긴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날이다.

엘더 레버넌트

그들의 자발적인 헌신이라고 볼 순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종족을 위해 만 년의 고통과 시련의 세월을 바친 셈이지. 난 그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위셔델

하지만 애초에 그들을 잡아다 용광로에 처넣은 건 너였잖아…… 정말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겠어?

엘더 레버넌트

테레시아 전하는 잃어버렸던 나의 이성을 되찾아줬고, 명확한 의지를 심어줬다. 지금의 내 마음속에 어두운 감정은 없다. 더 이상 무의미한 분노에 사로잡히지 않아.

엘더 레버넌트

만나러 가지, 그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노력해 보겠다. 내가 시작한 고통의 역사인 만큼, 내 손으로 끝내는 것이 맞을 테지.

위셔델

쯧……

위셔델

……제발 그랬으면.


기타 치는 가수

그들의 영혼이 용광로 안에서 뜨겁게 불타오르네~♪ 피어오르는 감정은 원망일까, 증오일까, 기쁨일까, 슬픔일까~♪ 그들은 과연 그렇게 떠날까~♪

영리한 상인

자자자~ 용광로만 뚫어져라 보고 있는 당신! 차라리 내가 가져온 좋은 물건들 한 번 보라고! 이렇게 좋은 물건을 보고도 안 사면 진짜 바보라니까! 거기 아가씨, 이리 와서…… 어, 또 너야?

님프

통통 지갑! 지난번 그 일은……

님프

어이쿠, 조심해, 꼬마야. 괜찮아?

정신없이 돌아다니던 소녀가 님프에게 메롱 하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재빨리 사라졌다.

님프

통통 지갑, 손님이 없는 틈에 경계선 밖으로 물건을 옮겨. 내가 도와줄게.

영리한 상인

그래, 그러지 뭐. 어차피 지금 손님도 없으니까.

님프

정말?

님프

……좋았어, 그럼 옮긴다.

영리한 상인

임대료가 먼저야. 이 많은 물건을 옮기려면 이 자리부터 먼저 빌려야 한다고.

님프

자, 자리를 빌린다니? 여긴 그냥 빈 땅인데……

영리한 상인

하지만 지금은 내가 차지한 땅이야. 용광로 옆 명당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데다 따뜻하기까지 해. 삼시 세끼를 여기서 해결할 수 있으니, 집에서 에너지를 더 쓸 필요도 없지. 대신 가격은 만만치 않을 거야.

영리한 상인

참, 방금까지의 대화는 무료 서비스였어. 지금부터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면 뭔가를 지불해야 해. 네가 지금 내 장사를 방해하고 있으니까.

님프

너……

님프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영혼 용광로 쪽을 바라보았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용광로가 뿜어내는 연기가 더욱 자욱해진 것 같았다.


님프

나에게 딱 맞는 일자리?

님프

그래, 에르미! 마침 지갑 사정이 빠듯했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겠어! 뭘 하면 돼? 물건 고치기? 버든비스트 키우기? 뭐든 조금씩은 할 줄 알아.

에르망가르드

설마요. 우리 '사려 깊은' 님프 양에게 그런 잡무를 시킬 수는 없죠.

에르망가르드

어디 보자…… 어떤 직책이 좋을까요. 음, 구역…… 장?

님프

구역장?

에르망가르드

방금 막 생각해 낸 직책이에요! 구체적인 업무는 이 구역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처리하는 거죠.

에르망가르드

아시다시피, 빅토리아 사건들 때문에 지금 인력난이니까요. 안 그래도 일손이 부족한 데다, 거리의 질서 유지에 신경 쓸 틈은 더더욱 없어졌죠.

에르망가르드

하지만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면 당신을 따라올 사람이 없죠. 당신은 카즈델에서 가장 사려 깊은 디얄이니까요.

님프

내…… 내가?

님프

하지만…… 응, 대충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

님프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면…… 내게 맡겨줘 에르미! 최선을 다할게!


님프

통통 지갑, 내가 이 자리를 임대하면 경계선 밖으로 나가는 거지? 약속한 거야, 자 그러면……

님프

내 지갑이 어디 갔지?!

님프

잠깐만, 분명 어딘가 있을 거야…… 다른 주머니에 넣어뒀나…… 그럴 리가 없는데…… 아니면 집에 깜빡하고 놓고 나온 건가……

영리한 상인

바보인가? 아니면, 설마 좋은 사람? 아니, 좋은 사람이 있을 리 없잖아. 역시 바보인 게 분명해.

님프

지갑을 못 찾겠어…… 그런데, 의식도 이제 거의 끝나가……

님프

통통 지갑! 가판대를 치우는 것 좀 도와줘. 네가 이동하지 않으면 강철머리도 분명히 안 움직일 거고, 그렇게 되면 모두 용광로의 불에 데일 거야……

영리한 상인

쳇, 그 녀석이 아직도 트집을 잡아? 그냥 그 녀석이 전쟁을 하러 간 사이에 물건을 집에 쌓아 둔 거잖아? 떠나기 전에 안 된다고 말한 것도 아니고.

영리한 상인

그 녀석이 카즈델에 없는 동안 난 녀석의 딸을 몇 년이나 돌봐줬지. 그런데 어떻게 됐지? 그 녀석은 빅토리아에서 쫓겨나듯 돌아왔고, 값이 나가는 물건은 단 하나도 가지고 오지 않았지! 난 완전히 헛고생만 한 셈이 됐다고!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내 딸을 돌봐줬다고? 넌 내 딸을 도둑으로 키워놨잖아, *살카즈 욕설*! 난 딸에게 이름도 지어주고 나중에 학교로 보내서 공부도 시키려고 했었다고. 근데 네가 전부 망쳐버렸어!

님프

잠깐, 싸우지 마! 용광로…… 경계선이…… 시간이……!

님프

앗! 그건 내 지갑이잖아. 이봐 꼬마야, 거기 서……

님프

으앗!

님프는 소녀 때문에 넘어지면서 진흙투성이가 되었다. 사람들은 웃으며 님프를 일으켜주었고, 님프는 난감한 표정으로 한창 싸우고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사람들은 각자가 할 일을 할 뿐 그 누구도 경계선 밖으로 물러나지 않았다. 그나마 말이 통하는 떠돌이 가수마저 용광로 옆에 양반다리로 앉아 불빛을 빌려 곡을 쓰고 있었다.

님프

……

기타 치는 가수

어떻게 된 걸까~♪ 이렇게 간단한 부탁도~♪ 왜 이리도 어려운 걸까~♪


위셔델

아직 안 끝났어?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전에는 문제없었잖아?

위셔델

정 안 되겠으면 내려와, 내가 할 테니까. 어이!

프레몬트

위셔델, 누가 올라와도 된다고 했지? 의식 도중에는 다른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라고 에르망가르드에게 분명히 지시했는데?

프레몬트

온건 그렇다 쳐도, 이 녀석은 왜 데리고 온 거지?

위셔델

위에서 한참 동안 조용하길래,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걱정했다고!

프레몬트

구경하러 올라온 거겠지! 날 걱정한다고? 본인이나 걱정해.

위셔델

내가 걱정할 게 뭐가 있겠어. 조상을 잡아다가 불 속에 집어넣고 고구마 굽듯 한 건 내가 아닌데.

프레몬트

좋군, 그런 태도로 레버넌트를 취급한 사람은 대부분 잘 된 적이 없다.

살인자가…… 돌아왔다.

저놈? 놈에게…… 갚아주자! 갚아주자!

우릴 해치고, 버리고, 우리에게 빚을 진 것도 전부 저놈이야! 감히……

모두 비켜!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나 보자고!

빚을 지다니? 난 그런 적 없어.

전부…… 필요한 대가였다.

그러면 왜 넌 남지 않았지?

그러면 왜 그들을 집어넣지 않은 거냐?

그러면 왜 다시 돌아온 거지?!

너희를 맞이하기 위해서다.

너희의 사명은 이제 끝났다.

이 좁아터진 연옥을 떠날 수 있도록 내가 맞이하러 온 것이다.

웃기지 마라! 헛소리 마!

우리를 생지옥에 밀어 넣은 건 너다! 그리곤 혼자 떠나버렸지!

네가 어떻게! 어떻게 감히!

어떻게 감히 이곳으로 돌아온 거냐!

네놈은 대가를 치러야만 해! 용광로에서 맹렬하게 타오르는 분노의 불길이 공평하게 모든 걸 삼켜버릴 거다!

너희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너희의 그런 분노는 달게 받겠다.

난 단지 지금 카즈델의 모습을 직접 보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직접 확인해라, 너희가 일궈낸 이 도시를 봐라. 이건 너희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증거……

네놈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어!

아니, 잠깐…… 넌…… 엘더 레버넌트라 불리던 녀석이……

어떻게 그런 모습으로 변한 거지……? 그 모습은……

후우……

나 때문에 슬퍼할 것 없다.

부서진 내 영혼은 이미 충분히 불타버렸으니까.

엘더 레버넌트…… 네 녀석은 대체 왜……

……대포 안에 박혀 있는 거지?

아니, 오히려 산크타의 총 같다.

위풍당당한 엘더 레버넌트가 산크타의 총에 들어가 버렸어.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위셔델

이봐, 늙다리. 저 녀석들이 왜 저렇게 싸우는 거야? 통역 좀 해줘.

프레몬트

음…… 저게 싸우는 건지는 나도 확실치 않다.

위셔델

응? 갑자기 왜 또 조용해졌네? 벌써 다 싸운 거야?

위셔델

풉…… 퉤, 퉤! 내 얼굴에 잿가루를 뿌리다니……

위셔델

이건 또 뭐 하자는 거야?

프레몬트

저 녀석들과 교류했던 경험에 따르면, 방금 그 행동은 네게 침을 뱉은 거라고 할 수 있겠군.

위셔델

나한테? 난 아무것도 안 했잖아!

위셔델

이 *살카즈 욕설* 노친네들이!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나한테…… 이런……

너희……

기가 막히는군!!!


맨프레드

무슨 일이지?

군사위원회 근위병

장군님! 저희의 함포가…… 저희의 통제를 벗어나 충전되고 있습니다! 아마 코어에 남아있던 레버넌트 조각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지금……

맨프레드

함포가 스스로 작동하고 있다고? 목표는 어디지?

군사위원회 근위병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영혼 용광로 쪽일 겁니다!

맨프레드

……!

맨프레드

동력원을 차단해라! 지금 당장!

[CG: 52_mini01]

신비한 빛이 사방으로 퍼지며 카즈델의 밤하늘에 수천 개의 궤적이 그려졌다. 마치 불타는 비가 쏟아지는 듯한 광경이었다.

차갑고, 고단하고, 고집스러운 카즈델은 여느 때처럼 묵묵히 품 안에 그 흔적들을 감추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잠들지 않은 누군가가 있었고, 이 작은 밤하늘에서 무언가를 잡으려 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요란하게 터지는 불꽃을.

님프

용광로가!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외침

누구야!!!!!


님프

내 지붕이……! 망했다. 고친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디에서 떨어진 돌덩이지…… 이 탄내는 또 뭐야……?

님프

윽! 내 머리가…… 뜨거워! 뭐지?!

젠장……

님프

어? 뭐, 뭐지?

님프

잠깐, 지금 지붕이 문제가 아니야……

님프

모두 잘 들어, 방금 일어난 사고는 분명 의식과 연관이 있을 거야. 용광로가 언제 다시 가동될지 모르니 안전을 위해 모두 경계선 밖으로 물러나!

탕! 탕! 탕! 무기를 수리하던 용병이 열심히 철을 두드리며 귀가 떨어질 듯한 굉음을 만들어냈다.

영리한 상인

자자, 다들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한 번씩 보고 가세요!

님프

너희들…… 정말……!

*고대 살카즈 욕설*, 죽어버려.

망치질을 하던 강철머리가 망치질을 멈추었고, 통통 지갑의 호객 소리도 멈췄다. 떠돌이 가수가 치던 기타의 줄은 끊어졌다.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님프, 너 방금…… 뭐라고 했어?

님프

나는……!

귀를 먹기라도 했나?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어…… 아?

님프

모두의 안전을 위해……

하하하……

태워버려…… 불태워버려…… 모조리 불태워버리겠다……

무기를 정비하던 용병

잠깐, 진정해…… 왜 다가와? 버든비스트의 털도 내 옷도 모두 그, 그 뭐더라, 인화성 물질이라고!

영리한 상인

맞아, 진정해!

님프

지금 당장 경계선 밖으로 물러나. 물러나지 않으면……

전장에서 도망친 비겁한 자!

남의 터전을 약탈한 자!

쾌락을 탐닉하는 비열한 자!

일하지 않는 무능한 자!

전부 죽일 것이다! 남김없이! 모조리!

님프

않으면……

님프

응? 다들 어디 갔지?

광장에 있던 사람들이 잇달아 고개를 돌려 님프를 쳐다보았다. 강철머리는 버든비스트를 안전 구역으로 힘껏 잡아당기고 있었고, 통통 지갑은 나이가 무색할 만큼의 빠른 속도로 잽싸게 가판대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배에 무언가 부딪힌 느낌이 들었다. 어린 소녀가 훔쳤던 지갑을 님프의 품속에 다시 밀어 넣은 후 쏜살같이 도망가고 있었다.

떠돌이 가수는 태연하게 악보를 낀 채 안전 구역에 서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다는 듯이.

님프

와, 이건……

님프는 머리를 긁적이며 자기 머리 위로 떨어진 반짝이는 조각을 떼어냈다. 조각에는 용광로의 온기가 아직 남아있었다.

조각을 떼어내자, 머리에서 울리던 기이한 소리도 멈췄다.

에르망가르드

님프! 들리나요?

에르망가르드

님프…… 님프! 여보세요!

님프

에르미, 너야? 난 네가 안 보이는데?

에르망가르드

선물로 드린 작은 박스에 들어있는 거울을 꺼내보세요.

님프

와, 에르미. 어쩌다 거울 속으로 들어가게 된 거야?

에르망가르드

줄 때 얘기하지 않았던가요? 또 설명서를 읽지 않았군요.

님프

리치가 만든 물건은 이해하기 어려운걸, 그리고 필요할 때가 되면 어차피 네가 날 도와주러 올 테고.

님프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용광로 쪽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난 것 같던데!

에르망가르드

레버넌트의 위령 의식에 차질이 조금 생겼어요. 조상님들이 화를 내기 시작했고, 비행선에 있는 레버넌트들과 용광로 안의 레버넌트들 간에 싸움이 일어났어요.

님프

다치진 않았어?

에르망가르드

괜찮아요, 이런 사소한 일로는 끄떡없죠. 그보다 선생님께서 잔심부름을 시켰는데, 혼자서 하려니까 버겁네요.

에르망가르드

용광로는…… 뭐 워낙에 튼튼하니까 괜찮지만, 폭발 때문에 성가신 문제들이 생겨버렸어요. 아마 당신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님프

별일 없으면 다행이야. 도와줄 일 있으면 얼마든지 얘기해.

에르망가르드

우선 하늘에서 떨어진 슬래그에 레버넌트 조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해요.

님프

레버넌트…… 조각? 위험한 거 아니야? 많은 사람들이 여기 떨어진 조각을 줍고 있는데.

에르망가르드

위험하니까 선생님께서도 급하게 제게 찾으라고 부탁한 거예요. 대용광로에 있는 레버넌트의 일부가 소실되는 바람에 계속 불안정한 상태죠.

에르망가르드

게다가, 밖에 떨어진 레버넌트 조각은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어요. 언제 어디서 문제가 터질지 모르죠.

에르망가르드

하지만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용광로에 남아있는 레버넌트 숫자로 봤을 때 레버넌트에 오염된 조각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거예요. 모두 합쳐서 10개도 채 되지 않겠죠.

님프

휴…… 그나마 다행이네. 안 그래도 방금 불꽃이 터지면서 떨어진 조각들이 적어도 수만 개는 될 텐데, 언제 다 찾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어.

에르망가르드

맞는 말이에요. 이 일이 골치가 아픈 건, 조각들이 대체 어디 떨어져 있을지 모른다는 거죠. 어쩌면 카즈델 곳곳에 떨어져 있을 거예요.

님프

레버넌트의 잔재를 흡수한 조각들은 대충 어떻게 생겼어?

에르망가르드

구체적인 모습은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레버넌트가 붙은 조각을 찾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거예요. 그 조각들은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뒤흔들고, 정상적인 감각마저 뒤바꿔 놓으니까요……

님프

주변에 연기 같은 게 맴돌거나, 반짝반짝 빛난다거나 하진 않아?

에르망가르드

맞아요! 그거예요!

님프

그럼 네가 찾던 게 이게 맞는지 한 번 확인해 봐…… 하지만 감정에 영향이 생기는지는 잘 모르겠어.

에르망가르드

지금 집인가요? 지금 그쪽으로 갈게요. 그 물건, 절대 다른 사람들이 만지도록 해선 안 돼요! 그 사람들은 디얄이 아니니까요!

님프

응, 알겠어! 지금 집 근처의 중계 용광로 쪽에 있으니까 빨리 와. 후…… 이 돌멩이, 엄청 뜨거워.


님프

에르미, 왔구나! 선생님이 뭐라셔?

에르망가르드

좋은 소식은 그 조각이 레버넌트가 붙은 조각이 맞았다는 거예요. 선생님께서 용광로에 다시 넣어두셨어요. 나쁜 소식은 너무 빨리 보냈다는 거죠……

님프

그게 왜 나쁜 소식이야? 너무 빨리 보내도 안 좋은 거야?

님프

잠깐, 혹시 그게…… 칭찬의 의미는 아니겠지?

에르망가르드

당신도 이제 선생님의 성격을 파악한 것 같네요. 그 노인네는 겉으로 좋은 말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나쁜 생각을 품고 있다니까요!

에르망가르드

전 매일매일 도시로 반출입되는 물자를 점검하고, 순찰 인원도 배치해야 해요. 대용광로에 구멍이 난 건, 제가 사람을 불러서 수리했던 거죠. 게다가 선생님이 라이타니엔에서 가져온 물건까지 등록해야 한다니까요!

에르망가르드

이것만으로도 바빠 죽겠는데, 선생님께선 심지어……

님프

그 많은 걸 어떻게 혼자서 다 해! 도저히 못 하겠으니까 다른 사람을 시키라는 말은 해봤어?

에르망가르드

네! 물론이죠! 거기에 첫 번째 조각을 이렇게 빨리 찾은 것도 전부 당신의 도움 덕이라고 말했어요.

님프

그래서? 선생님의 생각은?

님프

왜 그렇게 쳐다봐……? 잠깐, 에르미. 설마 너!

에르망가르드

님프~

에르망가르드

이번만 부탁할게요. 정말 바쁘단 말이에요. 망할 노인네가 제게 몽땅 맡겨놓고 손을 완전히 떼버린 상황이에요. 제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에요……

님프

그렇지만……

에르망가르드

레버넌트 조각들만 전부 찾아주신다면 보상은 정말 확실하게 챙겨드리죠.

에르망가르드

물론 당신은 먹고 자는 것에 부족한 게 없지만, 그래도 이 보상은 분명 마음에 들 거예요. 게다가…… 오직 저만이 줄 수 있는 보상이죠. 제 선생님이라 해도 드릴 수 없는 보상이에요.

님프

빙빙 돌리지 말고 무슨 보상인지 그냥 알려줘. 그래야 내가 고민이라도 하지.

에르망가르드

지금 그렇게 많이 알려드릴 수는 없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리치들은 언제나 통이 크니까요.

님프

흥, 도와달라면서 항상 숨기기만 하고…… 너도 나니까 이렇게 대하는 거지, 다른 사람을 이렇게 대했으면 진작 등을 돌리고 떠나버렸을 거야!

님프

지금 바로 조각을 찾으러 출발할게. 그런데 에르미, 혹시 목표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 같은 건 있어? 작은 점들이 이리저리 떠다니는 그런 지도 말이야.

에르망가르드

리치가 뭐 소원을 말하면 들어주는 기계라도 되나요? 그런 이상한 물건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잖아요.

에르망가르드

하지만 일리가 있는 말이에요. 그냥 무작정 나가서 운에 맡긴다고 해도, 분명 갈피를 못 잡을 테니까요.

에르망가르드

게다가 당신에겐 레버넌트 조각을 수거할 만한 도구도 없는 것 같네요…… 어디 보자, 가방을 잠깐 건네주시겠어요?

에르망가르드

가방을 개조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해요. 먼저 돌아가서 좀 쉬세요, 개조가 끝나면 찾아가죠.

님프

응? 1분 1초가 급한 거 아니었어?

에르망가르드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그리고 도구를 제대로만 활용해도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까요.

님프

알겠어. 아까 부탁했던 지도도 다시 한번 생각해 줘, 가방은 여기에 둘게. 나중에 보자, 에르미!

에르망가르드

레버넌트를 탐지하는 방법…… 차단…… 이 부분을 뜯어내면, 안 되겠네요……

님프

에르미? 그럼, 먼저 간다. 연락 기다릴게!

에르망가르드

아, 네, 안녕히 가세요!


님프

리치가 몰입하는 속도는 정말 놀랍네, 나중에 자신의 선생님처럼 변해버리는 건 아닐지 걱정이야……

님프

하암, 내일도 해야 할 중요한 임무가 있으니 쉴 수 있을 때 빨리 쉬어둬야겠다……

님프

오늘 밤엔 몇 명이나 그 불꽃을 꿈속에서 보게 될까?


님프

후…… 후…… 너무 뜨거워…… 용광로도 이렇게 뜨거울까? 갓 구운 고구마를 손에 쥔 느낌이야……

님프

……

님프

안녕, 내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부터 용광로 안에서 불타고 있던 레버넌트…… 할아버지? 방금은 정말 대단했어.

님프는 광장 구석의 조용한 곳을 찾아 계단에 앉았다.

님프

빨리 돌려보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이렇게 만나게 됐으니…… 빠르게 말해줄게.

님프

난 어릴 때부터 레버넌트의 존재를 믿었어, 정말이야. 모두 어린아이들을 속이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고 했지만, 난 항상 믿었어.

님프

어린 시절, 우리 집 앞에는 바벨의 막사가 있었어. 부모님이 너무 멀리까지 나가서 놀지 말라고 했던 탓에, 난 늘 막사 안에 있던 의사 선생님이랑 놀곤 했지.

님프

내가 가장 좋아했던 동화는 바벨의 의사 선생님들이 들려주는 미래의 이야기였어.

님프

근데…… 바벨 사람들은 갑자기 떠나버렸어…… 다시 찾아갔을 땐 그곳에 공터만 남아있었지.

님프

난 너무 슬프고 힘들어서 거점 광장의 용광로를 향해 울며 하소연했어. 왜냐하면 에너지를 수송하는 지하 파이프가 내 목소리를 커다란 영혼 용광로까지 전할 수 있다고 사람들이 말해줬거든.

님프

그리고 너와 만나게 됐지, 이제야 안심이 돼. 우리를 지켜주고 카즈델을 수호하는 레버넌트가 정말로 존재했다니……

시끄럽군.

님프

앗, 미안!

님프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살펴보았다. 반짝이는 '슬래그'에서 그림자가 서서히 스며 나오는 듯했다. 마치 아지랑이처럼 희미한 그림자였고, 목소리는 방금처럼 분노에 차 있는 것 같진 않았다.

'슬래그'의 그림자

형편없군.

님프

우리 구역을 말하는 거야? 하하, 그래도 계속 보다 보면 꽤 괜찮은 곳이야……

'슬래그'의 그림자

전혀 발전하지 않았어.

님프

……발전? 아…… 200년 전에 비해서?

님프

하긴…… 아무래도 용광로에 오랫동안 있었으니까, 아마 밖으로 나온 건 처음이겠구나.

님프는 '슬래그'를 쥔 손을 앞으로 내밀어 200년 동안 불탔던 조각이 더 제대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님프

레버넌트 할아버지, 잘 봐, 이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곳이야.

'슬래그'의 그림자

무슨 소리지?

님프

너덜 기타의 노랫소리야, 온갖 고물들로 조합한 악기를 들고 다녀. 생긴 건 기타 같은데, 사실 나도 그 악기가 뭔지 모르겠어.

'슬래그'의 그림자

……

'슬래그'의 그림자

용병은?

님프

강철머리? 술을 조금 마셨나 보네, 버든비스트 주위를 빙빙 돌면서 춤을 추고 있어.

'슬래그'의 그림자

……군대는?

님프

그…… 군사위원회를 말하는 거야? 아마도…… 저 위에 커다란 비행선 보이지? 저기에 있다고 들었어.

'슬래그'의 그림자

……

'슬래그'의 그림자

휴식……

기나긴 침묵 후, '슬래그'는 나지막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지만, 님프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떠돌이 가수가 악기를 연주하며 이별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