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이딩 어헤드

GA-ST-1격동의 시기

사이드 스토리브릿지2022-09-16

만국 전달자와 각국의 사절이 라테라노에 모였을 때, 라테라노 교외에서 살고 있던 체첼리아는 어머니를 잃게 된다. “라테라노를 떠나렴.” 이건 어머니가 체첼리아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다.

등장 오퍼레이터: 모스티마, 피아메타, 이그제큐터, 인포서

[CG: 26_i07]

남자가 방에 발을 들여놓았다. 휠체어에 앉은 여자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남자는 테이블 위에 어질러진 노트와 종이를 정리했다.

그리고 꽃병에 있는 시든 꽃을 싱그러운 꽃으로 바꿨다.

여자는 그런 남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듯 새로 빌린 책만 읽고 있다.

그리고 침묵이 흘렀다.

할 말은 이미 다 끝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은 아직 할 때가 안 됐다.

[CG: 26_i07]

그러다 갑자기 남자가 입을 열었다.

수척한 남자

그녀가 곧 돌아올 거야.

차분한 여자

만국 전달자들이 오랫동안 준비한 회의니 당연히 돌아오겠지.

차분한 여자

너는 얼마나 있을 거야?

수척한 남자

할 일이 다 끝날 때까지.

수척한 남자

여기 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라테라노인의 영혼을 인도하는 것뿐이니까.

수척한 남자

……

수척한 남자

이만 갈게.

차분한 여자

내일부턴, 오지 마.

남자는 잠시 침묵하더니 뒤돌아서 방을 나갔다.

여자는 휠체어를 움직여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창문을 열어 밖을 내다보았다.

이 창문으로 여자는 라테라노의 수많은 낮과 밤을 지켜봤다.

오늘 밤 라테라노는 여전히 시끌벅적하다. 라테라노 사람들은 고요함과 피곤함이 뭔지 모른다.

하지만 내일이 지나면?


체첼리아

엄마, 따뜻한 물 마셔.

위독한 모친

착하구나, 우리 딸. 쿨럭…… 엄마는 괜찮아.

체첼리아

엄마…… 내가 책 읽어 줄게.

위독한 모친

……체첼리아, 나의 귀여운 체첼리아.

위독한 모친

널 혼자 두고 떠나려니 마음이 아프구나.

체첼리아

엄마, 날 떠날 거야?

위독한 모친

아니, 쿨럭, 쿨럭…… 엄마는 단 한 번도…… 널 떠나겠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

위독한 모친

하지만 엄마는……

체첼리아

엄마, 어디 가? 나도 같이 가면 안 돼?

위독한 모친

엄마가 가는 곳에 체첼리아는 갈 수 없어…… 거긴 몹시 춥고 외롭고 아무것도 없거든.

체첼리아

그럼 나 엄마랑 같이 갈게. 내가 곁에 있으면 엄마도 외롭지 않을 거야.

위독한 모친

……체첼리아, 미안하다.

위독한 모친

더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어야 하는데……

체첼리아

엄마랑 함께 있으면 너무 행복해.

위독한 모친

……체첼리아, 체첼리아, 들어 보렴, 엄마 말 잘 들으렴.

체첼리아

엄마, 듣고 있어.

위독한 모친

앞으로 엄마는 널 돌봐줄 수 없어…… 누군가가 널 데리러 올 거야.

위독한 모친

그 남자를 따라가서 네 아빠를 찾으렴.

위독한 모친

아빠가 엄마 대신 널 돌봐줄 거야, 알겠지?

체첼리아

엄마는 나랑 같이 아빠 만나러 안 가? 아빠도 엄마를 무척 보고 싶어 할 텐데……

위독한 모친

엄마는…… 중요한 일이 있어…… 그래서 너랑 같이 못 가.

위독한 모친

아빠를 만나면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한다고 전해주렴.

위독한 모친

그리고…… 미안하다고 전해줘. 알겠니?

체첼리아

왜 아빠한테 사과해?

위독한 모친

약속해 줘, 엄마랑 약속해 줘, 체첼리아!

체첼리아

알겠어, 엄마…… 엄마, 울지 마……

위독한 모친

체첼리아, 우리 불쌍한 체첼리아…… 네가 태어난 건 내 평생 가장 행복한 일이었단다. 하지만 그래서 네가 평생 불행해지지는 않을는지…… 우리 아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위독한 모친

누가 널 축복해줄까? 누가 널 위해 축복해 줄 수 있을까?

위독한 모친

체첼리아, 나의 체첼리아, 빨리 숨어, 발각되면 안 돼……

위독한 모친

도망가…… 라테라노를 떠나렴……

어머니는 딸의 손을 잡았고, 눈빛에선 만감이 교차했다. 마침내 모든 것이 눈빛 속에서 무력하게 사라졌다.

그 두 눈이 천천히 감겼다.

체첼리아

엄마……?

산크타 소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그저 차가워진 엄마의 손을 품에 꼭 감싸고 있었다. 엄마가 조금이라도 따뜻하길 바랐다.

노크 소리.

???

라테라노 공증소 집행자 페데리코입니다. 공무집행 중이니 문을 열어주세요.


쾌활한 만국 전달자

선생님, 호텔 체크인을 모두 마쳤습니다.

쾌활한 만국 전달자

오늘 남은 시간은 자유롭게 보내셔도 됩니다. 나가서 구경하는 것도 좋을 거예요. 오는 길에 아주 들뜨신 것 같더군요.

컬럼비아 거상

음……

컬럼비아 거상

라테라노의 건축물은 스타일이 아주 독특하군.

쾌활한 만국 전달자

어떻습니까, 라테라노에 오길 잘하셨죠?

컬럼비아 거상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컬럼비아 거상

앞으로의 일정은?

쾌활한 만국 전달자

교황님 알현 일정은 이미 잡아 두었으니, 저는 이만 대성당으로 복귀하겠습니다. 내일 교황님을 알현하러 갈 때 모시러 오겠습니다.

쾌활한 만국 전달자

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회의 기간에 라테라노에서 마음껏 즐기셔도 됩니다. 비용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라테라노는 각국의 귀빈들을 대접할 수 있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니까요.

컬럼비아 거상

각국의 귀빈이라…… 흠, 이렇게 많은 나라의 사람이 모여서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모르겠군.

컬럼비아 거상

물론 교황님께서 이토록 성의를 보이시니, 나도 이곳의 인정과 경치를 느껴보고 싶네.

쾌활한 만국 전달자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컬럼비아 거상

라테라노의 건축물은 참 흥미롭군…… 컬럼비아도 저런 기둥을 쓰긴 하는데, 디테일이 좀 다른가……?

컬럼비아 거상

뭐, 이왕 왔으니……

컬럼비아 거상

음? 저쪽에선 뭘 하는 거지?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설치했어?

침착한 라테라노 시민

응, 그쪽은?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다 했어. 에젤 군, 주변 대피는 끝났어?

에젤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시민은 모두 대피시켰고, 2차 피해 범위의 시민들에게도 이미 다 알렸습니다.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그럼 시작할까?

에젤

네…… 지금은 1099년 3월 15일 오전 10시 22분, 이번 폭파 행위는 공증소 집행자 후보인 에젤이 증인으로 참여해 실시됩니다.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좋아. 그럼, 셋……

컬럼비아 거상

(저 산크타 셋이 기둥 옆에서 뭐 하는 거지?)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둘……

컬럼비아 거상

여긴 왜 세 사람 말고 아무도 없는 건가?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하나, 기폭! ……잠깐, 저기 사람이?!

에젤

?!

컬럼비아 거상

뭐, 뭐야, 갑자기 웬 폭발! ……뭐가 무너지는데?!

컬럼비아 거상

사, 사람 살려! 으아아……!

에젤

!

에젤

얼른 구해야…… 어? 무너지는 속도가 느려졌는데……

컬럼비아 거상

사, 살……

???

조용히 해.

컬럼비아 거상

히익……

컬럼비아 거상

후우…… 후우……

컬럼비아 거상

너, 너무 무섭잖아. 라테라노는 어떻게 된 거야! ……리베리 아가씨, 구해줘서 고마워.

컬럼비아 거상

이름은 뭔가? 시간 날 때 컬럼비아 임시 회관으로 날 찾아오게. 제대로 보답해주지.

모스티마

쟤 이름은 미광의 야경꾼이야.

미광의 야경꾼

……

컬럼비아 거상

미광의 야경꾼……? 라테라노 사람은 이름도 참 이상하네……

미광의 야경꾼

내 이름은 그런 게 아니야.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안녕…… 다들 무사하지?

침착한 라테라노 시민

너희 둘, 진짜 고마워. 큰일 날 뻔했어.

에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름이 미광의 야경꾼이 아닌 리베리

천만에.

컬럼비아 거상

그런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대낮에 거리에서 폭발이라니? 라테라노에 범죄자가 들어오기라도 한 건가?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그게……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있잖아.

침착한 라테라노 시민

뭔데.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저 기둥 위치가 너무 완벽한 것 같지 않아?

침착한 라테라노 시민

동의한다. 라테라노의 건축 미학이 아낌없이 드러나 있지. 그래서?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그래서…… 저걸 폭파하면 어떤 모습이 될지 너무 궁금해.

침착한 라테라노 시민

어……

침착한? 라테라노 시민

좋은 생각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그런데 곧 그 회의가 시작되지 않아? 외국 손님들이 많이 온다던데. 교황님께서 당분간 얌전히 있으라고 말씀하셨잖아.

침착한? 라테라노 시민

그렇지.

침착한?? 라테라노 시민

그런데 교황님은 '얌전히' 있으라고 하셨지,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는 안 하셨어.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외국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으신 교황님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좋은 인상'을 주기 전에 우선 현실에 부합해야 하는 거잖아. 너도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

침착하지 않은 라테라노 시민

응, 난 네 말이 백번 옳다고 봐.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그래서 공증소에 신고하고, 여기 있는 집행자 씨를 증인으로 세우고, 주위 시민을 대피시키고……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이 아름다운 기둥을 적당히 폭발시킨 거고……

침착한 라테라노 시민

다만, 당신이 거기서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거죠.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미안해, 아저씨. 당신에게 해를 끼칠 생각은 전혀 없었어.

컬럼비아 거상

너희들…… 이동도시 거리 한복판에서 폭발이라니? 게다가 정부에 신고하고…… 공무원을 증인까지 세워?! 라테라노는…… 원래 이렇게…… 자유분방한가?

이름이 미광의 야경꾼이 아닌 리베리

물론, 라테라노인들은 계율과 규칙을 따르지.

이름이 미광의 야경꾼이 아닌 리베리

하지만 계율이 허락하는 범위라면, 라테라노인들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어. 라테라노도 모든 시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장해주는 편이야.

에젤

걱정하지 마십시오, 선생님. 그저 폭발일 뿐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일이에요.

컬럼비아 거상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에젤

저희도 정도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물론 이번 일에 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침착한 라테라노 시민

죄송합니다, 선생님.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지금은 이해가 잘 안 가겠지만, 내 말 믿어. 여기서 지내다 보면 분명 이 도시를 좋아하게 될걸.

컬럼비아 거상

음…… 아마도 이해할 필요가 없겠지.

모스티마

이게 바로 라테라노 사람이야.

모스티마

라테라노에 온 걸 환영해.


???

오, 역시 모스티마. 쟤 능력은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하는 건가, 아니면 느려졌다고 사람을 착각하게 만드는 걸까?

???

아무리 봐도 미스터리란 말이지.

과묵한 만국 전달자

오렌, 저쪽은 무슨 일이야?

오렌

별거 아니야. 정겨운 고향의 일상일 뿐이지.

오렌

그런데 예상치 못한 재미있는 걸 목격했어.

과묵한 만국 전달자

다들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오렌

알아, 가자.


[CG: 26_i02]

만국 전달자.

현 교황이 주관해서 세운 특수 전달자 부대.

그동안 라테라노는 핵심권 국가들 사이에서 뛰어난 입지를 다지면서 항구적인 중립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외교적으로 라테라노 정부 당국은 특수 안건에 관한 중요한 정보의 전달을 의뢰받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만국 전달자 제도 설립 후, 현 교황은 앞서 말한 역할을 상시화하고 체계화했다. 그렇게 만국 전달자는 여러 국가 사이를 오가는 특별한 힘이 되었다.

만국 전달자 부대의 취지는 라테라노의 절대적인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는 것을 기반으로, 국가 간의 중요한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촉진하는 데 있다.

1098년, 만국 전달자를 통해 교황은 테라 각국에 초대장을 보냈다.

그것은 라테라노에서 회의를 개최하고 집단 안전에 관한 협의를 위해 각국에서 사절단을 파견하도록 의뢰하는 내용이었다.

1099년, 만국 전달자 제도가 탄생한 지 30주년.

같은 해 3월, 테라 각지에 흩어져있던 만국 전달자는 각국 사절단과 함께 라테라노로 향했다.


에젤

아까 그 두 사람, 한 명은 호위대 같고 다른 한 명은…… 설마 만국 전달자?

에젤

기묘한 조합이네.

발랄한 라테라노 시민

에젤 군, 증인 서는 일도 다 끝났는데 아직도 여기에 남아 있었어?

침착한 라테라노 시민

걱정하지 마. 신청서에 기재한 대로 이 기둥을 다시 세워놓을 거야.

에젤

알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다른 임무가 있어서 이만 가 봐야겠어요.

에젤

어? 유언 등록 확인 대상이…… 죽었다고?


페데리코

……

전형적인 독신 여성의 거처. 다른 사람이 생활했던 흔적은 없었다.

침실에는 한 여인이 편안히 누워있다. 중독의 흔적도, 폭력의 흔적도 없었다.

페데리코

접니다, 페데리코예요.

페데리코

스테보누스 구역 테르바티우스 거리 7-265번지에서 한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페데리코

사인은 자연사로 보입니다. 관할 위령성당에 시신 수습 통보를 부탁드립니다.

페데리코

유언장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고인의 신원 확인, 유언의 사전등록 정보에 근거한 유언 조회의 새로운 임무 발령을 부탁드립니다.

페데리코

이상, 보고를 마칩니다.


체첼리아

엄마……

나가지 마.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안 돼.

제복 입은 사람에게 절대 다가가면 안 돼.

엄마가 이렇게 말했어.

제복을 입은 사람은 갔나? 아직인가?

괜찮아. 평소처럼 손님이 오면 체첼리아는 작은 소파로 가서 낮잠을 자면 돼. 자고 일어나면 계속 엄마랑 같이 있을 수 있으니까.

당황하지 마…… 체첼리아, 왜 당황하고 그래?

왜 잠이 안 오지?

괜찮아, 괜찮아…… 이상한 사람이 가기를 기다리면 돼.

엄마 곁으로 돌아가면 돼.


오렌

사르곤의 상황은 나쁘지 않나 봐? 사절단 규모가 꽤 되던데.

속수무책인 만국 전달자

그러게 말입니다. 파디샤들이 아주 적극적이어서 좋긴 한데, 모든 파디샤의 생각이 다 달라서 문제죠.

속수무책인 만국 전달자

사절단끼리 서로 안 싸우기만 해도 우린 감사할 뿐입니다.

오렌

카시미어는? 기세가 심상치 않던데.

냉정한 만국 전달자

감정회는 우리 제안을 거절했는데, 오히려 상업연합회 쪽에서 관심이 많은 것 같더라고.

냉정한 만국 전달자

심지어 대표 한 명이 먼저 날 찾아오기까지 했지.

냉정한 만국 전달자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만국 전달자 못지않게 국제적인 형세를 잘 아는 사람이었어.

냉정한 만국 전달자

너무 바쁘지만 않았다면 직접 왔을지도 모르지.

속수무책인 만국 전달자

그쪽 얘기도 좀 들려주세요, 오렌 씨.

오렌

지금 빅토리아는 상황이 꽤 복잡해. 너희도 소문을 들었잖아.

오렌

나와 고도딘 공작의 사이가 괜찮긴 하지만…… 원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사절단을 보낼 수 없는 편이 맞는 것 같아.

오렌

사소한 일이라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 뭐, 대충 그런 거야.

속수무책인 만국 전달자

염국도 사절단을 안 보냈습니다. 대신 '교황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선물을 잔뜩 보내왔더라고요…… 아주 염국다운 방법이죠.

냉정한 만국 전달자

최근 2년간 두각을 드러낸 쉐라그도 사절단을 보냈어…… 다른 나라의 사절단도 다 도착했고.

속수무책인 만국 전달자

솔직히 우리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오렌

왜, 겁이 나?

속수무책인 만국 전달자

조금이요.

오렌

확실히, 네가 만국 전달자가 된 지 몇 년 안 됐지.

속수무책인 만국 전달자

4년이 조금 안 됐네요.

오렌

만국 전달자의 활동도 벌써 30년째 이어져 오고 있어.

오렌

오늘의 이런 성과를 이룬 건…… 우리가 노력한 바에 비하면 당연한 거야.

오렌

게다가 아직 우리 기대치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잖아…… 우리가 원하는 건 더 명실상부한 '만국 정상회담' 아닌가?

오렌

사절 따위가 아니라, 정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들이 라테라노 대성당 의사당에 나타나야 한다고.

오렌

그런 거물이 나타났을 때 긴장해도 늦지 않아.

속수무책인 만국 전달자

그렇게 말하니까, 그런 날이 오길 바라야 할지 말지……

벨리브

오렌, 또 선배 티를 내며 후배를 겁주고 있네요.

오렌

그런 거 아니야.

벨리브

설령 당신이 말한 그날이 진짜 오더라도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벨리브

우린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안 그래요?

오렌

글쎄.

벨리브

그럼 각 지역을 담당하는 만국 전달자가 모두 모였습니까?

속수무책인 만국 전달자

모스티마만 남았습니다.

오렌

모스티마? 어, 나 좀 전에 봤는데.

벨리브

뭐 하고 있던가요?

오렌

고향의 정취를 즐기고 있었어.

벨리브

뭐,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올 거라고 기대도 안 했으니까요.

벨리브

늘 하던 대로 모스티마가 가장 마지막에 교황님께 보고하는 거로 하죠.

교황 기사

교황님께서 오셨습니다.

순식간에 홀은 정적에 빠졌다.

모든 만국 전달자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모든 라테라노인의 멘토이자 지도자이고 정신적인 리더……

교황

좋은 아침이구나. 다들 아침은 먹었는가?


독실한 수도사

어떻습니까?

냉정한 수도사

외력의 흔적은 없어요. 아마 지병 때문인 것 같군요.

독실한 수도사

가엾어라. 저쪽에서는 부디 고통받지 않길.

냉정한 수도사

어둠으로 돌아간 산크타여, 당신의 유해는 위령성당으로 보내져 편히 잠들게 될 것입니다.

독실한 수도사

이건 침실 벽에 걸려 있던데, 챙겼다가 나중에 공증소 사람에게 전달해주세요.

체첼리아

왜 엄마를 데려갔지……?

체첼리아

나…… 난 이제 어떻게 해야……

체첼리아는 대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가면 안 돼, 들키면 안 돼…… 아니면 체첼리아가 위험해질 거야.

엄마는 이렇게 말했어.

……하지만 엄마가 끌려갔는데, 위험하지 않을까?


모스티마

피아메타……

피아메타

왜, 갑자기 내 이름을 불러줄 마음이 생겼나 봐?

모스티마

어, 싫어? 그럼 '미광의 야경꾼'이라고 계속 부를까? 아니면 새로운 이름을 원하는 거야?

피아메타

그냥 피아메타라고 불러. 그래서, 뭔데?

모스티마

지금쯤 동료들이 대성당에서 나한테 투덜거리고 있지 않나 싶어서.

피아메타

알면 가서 얼굴이라도 좀 비추든가.

모스티마

됐어, 대성당 분위기는 죽어도 적응이 안 된단 말이지.

모스티마

게다가 내가 나타나면 다른 동료들이 불편해할 거라고. 걸어 다니는 경고 표지판 같은 걸 누가 보기 좋아할까?

피아메타

네가 남의 불편함을 신경 쓴다고?

모스티마

나도 분위기 파악은 할 줄 알거든.

피아메타

전혀 아닌 것 같은데. 오히려 내 예상보다 라테라노로 돌아온 걸 더 즐기는 것 같아.

피아메타

“라테라노에 온 걸 환영해”는 무슨.

모스티마

아,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서 마음이 좀 들떴나 봐.

피아메타

퍽이나.

모스티마

하하, 이만 갈까?

모스티마

당연히 그녀를 만나러 가야지.

모스티마

……아, 다른 병원으로 옮겼나?

피아메타

……네가 저번에 돌아온 게 언제 적 일인데.

피아메타

따라와.


에젤

이 구역은 별로 와 본 적이 없는데. 여긴 교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네…… 거의 다 왔겠지? 데르바티우스 거리 7-265번지라……

에젤

저 집 현관 앞에…… 위령성당의 영구차?

에젤

안녕하세요…… 수도사님!

냉정한 수도사

잠시만요, 젊은 집행자님.

에젤

두 분은 벌써 조사를 마친 건가요?

독실한 수도사

그렇습니다.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에젤

제가 시신을 확인해 봐도 되겠습니까?

에젤

……네, 확인 끝났습니다. 고인은 세대주인 페오리아 라 포르타 씨군요.

에젤

두 분, 제가 받은 임무 설명에 의하면 고인은 근처에서 유언장이 발견되지 않았다던데, 혹시 검사할 때 비슷한 걸 발견하지 못했습니까?

냉정한 수도사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드려야 할 것 같군요…… 공증소에서 회수할 거죠?

에젤

이건…… 이 여자의 수호총인가요? 알겠습니다, 공증소로 가져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실한 수도사

신원 확인과 수호총 회수를 마치셨으면, 저희가 이 여성을 위령성당으로 모시고 가겠습니다.

에젤

……앗, 네네. 감사합니다, 수도사님.

에젤

고인의 신원은 확인했고, 공증소 시스템에서 유언의 사전등록 정보를 조회하려면…… 단말기로 원격 조회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에젤

……본적지 주소…… 세대주……

에젤

……어라, 유언 사전등록이 안 되어있어?

에젤

이 진단 기록은……

에젤

하아, 이런 병이면 입원 치료를 포기한 것도 이해는 가는데…… 유언은 왜 안 남긴 건지……

에젤

음……? 옆집 아이인가? 왜 날 피하지……

에젤

위험해!

에젤

엥, 설마. 정신을 잃은 거야? 그냥 걸려 넘어진 것뿐인데, 어떻게……

에젤

저기, 이 아이의 부모를 아시는 분 있습니까? 근처에 사는 아이 같은데.

친절한 라테라노 시민

처음 보는 아이네. 기절한 건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힌 건 아니겠지?

냉정한 라테라노 시민

나도 본 적이 없네. 새로 이사 왔나? 이 구역 사무소에 가서 물어봐.

적극적인 라테라노 시민

사무소는 얼어 죽을! 정말 넘어져서 머리를 다친 거라면 빨리 병원부터 데려가야지!

적극적인 라테라노 시민

집행자 씨, 어서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 봐. 우리는 이 근처에 사니까, 아이 부모가 찾아오면 바로 병원으로 가라고 할게.

에젤

알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라테라노 시민?

쯧쯧…… 설마 체첼리아가 집 밖에 나올 줄이야. 그것도 하필이면 공증소 사람과 마주치다니……

라테라노 시민?

파티아, 어떡하지?

파티아

뭘 어떡해, 따라가서 체첼리아의 안전을 확인하고…… 기회를 봐서 공증소로부터 빼앗아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