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8큰 꿈
하루하루 마을을 지키는 일로 인해 라바, 우요우와 크루스가 점점 동요하기 시작하던 그때, 라이가 묵량이 폭죽을 두려워한다는 정보를 가져오게 되는데……
……크아.
묵량, 먹물의 망량. 정말 좋은 이름이란 말이지……
사가는 태생이 총명한 아이야.
절대 깨지지 않는 도자기를 한 번 또 한 번 보호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그들도 마음속 그 정의를 버리고 그 헛된 도덕에 무감각해지지 않을까?
그럴지도. 만약 손쉽게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도자기라면, 그걸 깨뜨려도 마음이 아프지 않을 거야.
아니, 심지어 깨뜨리는 그 느낌을 좋아하게 되겠지.
……크?
하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인성은 시련을 이겨내지 못해.
……크오……
여길 보고 있는 거야? 시?
어쩜 심보가 그렇게 나쁘니…… 하지만 내 다음 행동은 용서해 줘야 한다?
……후!
은인님들, 드디어 해결됐네요……!
그런데 찬물을 끼얹으려고 드리는 말씀은 진짜 아닙니다만…… 이 괴물들을 상대로 계속 시간을 낭비해야 하니, 우린 언제쯤 이곳을 벗어날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요?
사가가 말했잖아,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고.
그럼 우린 여기에서 매일 묵량을 상대해야 하는 겁니까? 그것도 별로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은데……
……괜찮아, 힘들지 않아.
그냥 아츠를 연마한다고 생각해.
……라바.
응? 왜?
……
말해?
그거 알아? 네가 방금 사용했던 오리지늄 아츠…… 좀 위험했어.
……나……? 아……
봤어? 불태워버린 건물이 한두 개가 아니야.
그리고, 우요우.
방금 마을로 돌진하는 작은 묵량들을 보고도 못 본 척했지?
그거야 은인님께서 잘 처리해줄 거라 믿었으니까요……
아니, 넌 '설령 문제가 생긴다 해도, 다음 날이면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라고 생각했던 거야.
……
부…… 부인하진 않겠습니다…… 속으론 다 생각이 있었지만 말이죠……
오늘은 7일째 되는 날이야.
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남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야. 의미가 없는 목표를 지키는 걸 매일 반복하다 보면 언젠간 이렇게 변하게 되어 있어.
림 빌리턴의 그 일을 잊지 마…… 그건 피의 교훈이니까.
싸움은 사람의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니까, 우린 항상 경계해야 해.
크루스……
미안…… 라바, 너도 알 거야, 난 지금껏……
그만, 나도 알아.
우린 아무 일 없을 거야. 우린 무사히 이곳을 빠져나가 안전하게 로도스 아일랜드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
좋아~ 돌아가면 내가 컬럼비아 커피 쏠게~
응.
사가는 아직 방에 있나?
제가 오늘 외출하기 전에 한 번 가보았는데, 스님은 7일 내내 앉아 계시더라고요…… 은인님, 정말 먹지도 마시지도 않다가 이 그림 속에서 죽으면…… 정말 죽게 될까요?
그야 모르지. 그때 사가는 “내게 맡기시오.”라는 말만 하고 지금까지 계속 방에 틀어박혀 있으니……
현재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바로 사가야. 우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안 그러면 어떡하게? 사가처럼 다른 그림 속으로 여행이라도 가고 싶은 거야?
아, 아, 아, 아니요. 사양하겠습니다. 전 스님처럼 그렇게 의지가 굳지 못해서, 한 번 부주의하게 되면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요.
……사가 쪽에서 뭔가 결실이 있기 전까진, 우리도 사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다들 여기에 계셨군요.
라이 씨? 여긴 어쩐 일로……
초심을 잃지 말라고 알려드리러 왔어요.
“가짜를 진짜로 삼으면 진짜도 가짜가 되고, 없는 것을 있다 하면 있던 것도 없게 된다.” 전 과거에 사가를 이렇게 설득했던 적이 있죠.
참, 사가는 어디 있죠?
사가는 지금 방에서 며칠 동안 명상 중이야.
아…… 사가는 이곳에서 깨어나 나가고 싶은가 보네요.
이 그림에서 깨어나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드물어요. 아니, 여태껏 성공한 사람이 없었죠.
하지만…… 단언할 순 없겠죠.
라바 씨는 '폭죽'이란 물건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염국에선 아주 오래된 풍습이랍니다. 당연히 그 기원은……
……오래된 괴물을 몰아내는 거겠지?
어머…… 라바 씨는 타향 출신 살카즈라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염국의 전통에도 일가견이 있으시네요?
아니…… 그건 내 친구가……
아~ 생각났어~
생각해 내지 않아도 되니까 제발……
그거 《에인션트 포지》 이야기지? 니엔이 폭죽을 두려워한다고 해서, 마지막에 현극거병도 도시 방어포를 사용했잖아~
아아아아! 안 들을 거야! 하지마 그 얘긴!
라이 씨! 폭죽이 지금 상황과 어떤 연관이 있는 거지?
네? 아…… 제 생각엔, 그 묵량들도 사실은 폭죽을 무서워할 것 같아서요.
폭죽을 마을 입구에 두기만 한다면, 그 묵량들은 당연히 감히 접근하지 못하겠죠.
진짜!?
휴…… 허리가 다 시큰거릴 지경이었는데, 그럼 정말 편하겠군요. 매일 이곳을 지킬 필요도 없을 테고요.
그럼, 더 지체할 거 없이, 바로 마을 시장에 가보도록 하죠……
시장에는 당연히 그런 물건이 없어요.
생각해보니 그렇네…… 그럼 어쩌지?
방법이 있을 거예요……
폭죽은 왜 폭죽이라고 부르는 거죠?
……최초의 염국 백성들이 선대 황제의 위대한 공적을 기념하기 위해, 대나무를 태우는 방식으로 그 전대미문의 대전을 기념했기 때문이지……
아는 게 꽤 많네~?
하하…… 일이 없다보니 이것저것 보다가 주워들은 것 뿐입니다……
그럼 됐네요.
그 녀석들을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하죠.
이 나무면, 충분하겠죠?
하아…… 이 나무는 너무 예쁘게 자라서 조금 아쉽네……
어차피 내일이면 다시 자랄 거예요.
진짜 인정사정없구만……
나 왔어. 이 정도면 충분할까?
많을수록 좋아요.
자산 선생님도 참 좋은 분이야~ 이렇게 대나무를 우리에게 선물해 주시다니~
혹시 미안하단 생각이 든다면, 제가 돌아가서 감사의 말을 전하면 돼요. 제 전당포에는 저당물을 되찾으러 오는 사람이 없으니, 선물이라도 드려야겠어요.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어차피 내일이면 원상 복귀될 테니까요.
아, 장작이 탁탁거리는 걸 본 적이 있어. 대나무는 소리가 더 크게 울릴까?
비 온 뒤 젖은 대나무가 소리가 더 크다고 하던데, 어쩔 수 없죠. 여긴 비가 오지 않으니……
맞아요, 이렇게…… 아궁이처럼 쌓아 올려서……
불은……
……나한테 맡겨.
……불의 세기는 조절해 주셔야 해요. 이건 좀 지식이 필요해요.
해, 해볼게……
은인님! 그 녀석들이 오고 있습니다!
지금이에요!
윽……
크, 크아……!?
성공이에요. 저 녀석들이 놀라 멍해졌어요!
크……!!
도망가는 건가? 진짜 겁먹고 도망간 건가?
……정말 효과가 있네? 어째서……
그건 니엔에게 물어봐야지……
……니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