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T-3잘못 둔 한 수
엔시오데스는 대전에서 다른 두 가문이 불온한 생각을 품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중들은 엔시오데스의 편에 섰고, 다른 두 가주는 샤프의 도움을 받아 황급히 도주한다.
뭐? 어제 엔시오데스 님께서 누군가에게 습격을 받았다고?!
뭐? 그게 정말이야?
정말이고 말고. 아크토즈 님께서 굴로 장군을 불러 대장로께 이 소식을 알리라고 명하셨다니까.
내 셋째 삼촌의 조카가 굴로 장군을 따라서 돌아왔거든.
방금 도착했더라고, 그 녀석에게 들은 거야.
장하다, 정말 엄청난 소식이잖아!
헤헷!
그나저나 간도 큰 녀석이네. 누가 감히 엔시오데스 님을 습격할 생각을 했을까?! 그것도 신성한 사냥 의식 도중에!
혹시 설산귀 아닐까?
사람이라고 했는데, 설산귀는 무슨.
내가 보기에 이건, 분명 페일로쉬나 브라운테일 가문 사람들이 벌인 짓이야.
예전에 페일로쉬 가문이랑 브라운테일 가문이 실버애쉬 가문을 얼마나 괴롭혔냐. 말로는 엔시오데스 님의 행보가 신앙을 짓밟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실버애쉬 가문의 영지가 탐 나서 그런 걸지도 몰라.
함부로 할 얘기는 아니야.
함부로라니? 너도 엔시오데스 님이 처음 쉐라그 밖으로 유학을 떠나셨을 때, 브라운테일 가문이 실버애쉬 가문의 땅을 얼마나 많이 빼앗았는지 알고 있잖아?
……
지금은 엔시오데스 님이 개과천선하고 스스로 성녀님께 손을 내미셨으니, 다른 두 가문이 더 이상 실버애쉬 가문을 압박할 수단도 없어졌지. 이제 두 가문 사람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거야.
그건……
너, 넌 어디 사람이냐?!
난 브라운테일 가문 사람이다, 왜?
브라운테일? 브라운테일 가문 사람이 왜 말을 그렇게 해!
나도 계곡에서 오래 일한 사람으로서, 속으로는 엔시오데스 님이 꽤나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거든!
엔시오데스 님은 쉐라그에 좋은 문물을 많이 들여오셨는데도, 늘 삼족 의회에서 압박을 받으시잖아.
게다가 지금의 엔시오데스 님은 스스로 권력을 넘기기까지 하시고, 만주원이나 성녀님과의 관계까지 좋아졌는데도 이런 대우를 받다니.
네가 페일로쉬 가문의 사람이라고 해도, 이 일은 양심에 찔리지 않아?
야 너…… 나는……
그건…… 그렇지.
그래, 뭐가 어찌 됐든 지금 엔시오데스 님을 습격하는 건 정말 안 될 짓이야.
게다가 신성한 사냥과 같은 중요한 의식에서 그런 짓을 벌이는 건, 쉐라간드께 대해서도 불경스러운 일이지.
맞아, 이번 일은 진상을 확실하게 밝혀낼 필요가 있다니까!
네 말이 맞아.
그래, 범인을 반드시 잡아내야 해!
어라, 안색이 안 좋네? 잠을 못 잤나?
- 역시 엔시오데스에게 문제가 생겼어.
맞아, 요즘은 모두가 그 얘기를 하고 있더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번 일에 대해 확실한 답변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지.
표정을 보니, 이번 일은 당신조차 예상하지 못한 건가?
- 오히려 내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음? 그럼 뭘 고민하는 건데?
엔시오데스와 뜻이 맞지 않아 갈라선 노시스는, 그 후로 계속 엔시오데스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
그리고 당신은 이에 대해 엔시오데스가 대비를 했을 거라고 생각했지. 세 가문에 대해 간섭하고 싶지도 않으니 이곳에서 유유자적하게 대전을 즐기기로 한 거고.
겉으로 보이는 상황들을 언급했을 뿐이지만, 따져 보면 지금 상황이 이렇잖아.
- 세력마다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바가 달라.
- 꼭 그렇지만은 않아.
당신은 하루 종일 무슨 생각을 하고 다니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네.
그래도 당신 덕에, 나도 생각하는 게 즐거워진 것 같아. 어디 보자……
음…… 엔시오데스는 과거 노시스와 좋은 친구 사이였지만, 용의주도한 사람이니까 아마 노시스의 배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대책이 있었겠지.
하지만 최근 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졌고……
그러니까 당신은, 엔시오데스가 민중이 자신을 동정하게 만들도록 고의로 이 상황을 연출했을 거라 여기는 거야?
하지만 그게 무슨 효과가 있을까?
신성한 사냥에 나선 일행들도 지금은 돌아오는 길일 텐데.
곧 대전의 마지막 의식인 성녀님의 대관식도 진행될 거고.
의식 도중에 범인을 잡는다고 해도, 그건 엔시오데스가 조금의 인망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닌가?
- 사실 다른 가능성 하나가 더 존재해.
무슨 가능성?
- 아직은 그저 가능성일 뿐이다.
- 곧 알게 될 거다.
……성녀가 신성한 사냥 도중에 직접 사냥했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게다가 엔시오데스가 습격을 받았다는 사실이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고.
맞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미 일부 백성들이 대관식이 거행되기 전에 범인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신성한 사냥 도중에 동포를 해치려 하다니, 이건 쉐라간드에 대한 큰 불경입니다! 처벌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건 성녀님의 대관식이지 않습니까……
둘 다 맞는 말이긴 한데…… 대장로님, 어떻게 할까요?
……
엔시오데스의 수완을 생각하면, 뒤에 누가 있는지 밝혀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
하지만 일이 그렇게 간단할 거라 생각되진 않는군.
그 말씀은……
성녀는 유별난 행보를 보였고, 그와 반대로 엔시오데스가 평범하게 있다니……
대체 이 남매는 무얼 하고 싶은 거지?
대장로님의 뜻은…… 그러니까 그 남매 사이에……?
아니, 남매가 서로 내통하고 있을 가능성은 절대 없다.
다만, 이거야말로 실버애쉬 가문의 혈연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장로님들, 대장로님. 성녀님 일행이 곧 도착하십니다.
……됐다. 이제 성녀를 맞이하러 가 볼까.
저기 봐, 사냥을 나섰던 사람들이 돌아왔어!
봐, 엔시오데스 님이 붕대를 감고 계셔!
소문이 진짜였어!
성녀님, 부디 엔시오데스 님을 위해 공정한 심판을 내려 주십시오!
신성한 사냥을 망친 범인을 잡아라!
라타토스 부인과 아크토즈 님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으신데.
설마 정말로 둘이 사건과 관계가 있는 건가?
대장로님께서 행차하신다!
만주원은 엔시오데스 님을 위해 공정한 심판을 해라!
이대로 대전을 진행하는 건 인정할 수 없다!
여러분, 날 걱정해 줘서 고맙다.
범인은 아직 잡지 못했다만, 그것도 시간문제겠지.
지금은 의식이 우선이다.
성녀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쉐라간드에 대한 엔시오데스 님의 믿음이 이렇게나 굳건한 이상, 저도 이견은 없습니다.
자 그럼, 쉐라간드의 백성들이여, 그대들도 알고 있겠지만 올해의 대전은 의미가 남다르다네.
실버애쉬 가문의 가주 엔시오데스가 제시한, 성녀님께 권력을 넘기자는 제안은 앞서 진행된 삼족 의회에서 통과되었고, 또한 이 소식이 전 지역에 전파됐을 터.
그리고 쉐라그에서 가장 큰 축젯날인 오늘, 우리는 성녀님을 위해 대관식을 치른다.
아마 이 늙은이가 진행하는 마지막 대전이겠지.
쉐라간드는 자신의 혈육을 페일로쉬 가문에 내어 땅을 비옥하게 하였고, 쉐라그 사람들이 굶주리지 않도록 해 주었다.
발레.
네.
난 연구자야. 설령 내가 하는 말이 전부 거짓이라 해도, 내 연구에 대해서만큼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내 분석 결과를 믿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너는 그때의 샘플을 보유하고 있잖아.
그렇게 의심이 된다면 그걸 가지고 실험을 해 봐도 좋아.
아니면 순순히 이 '현실'을 받아들일 텐가?
넌 정말로 네 아버지가 '쉐라간드에 대한 불경' 때문에 돌아가신 것 같나?
……
발레는 경건하게 술 한 잔을 올렸다.
이 한 잔의 술은 풍작을 상징한다.
양식으로 빚은 이 술을 쉐라간드 신께 바칩니다. 다음 해도 풍년이 되도록 해 주십시오.
대장로는 자신의 앞에 놓인 술잔을 단번에 비웠다.
페일로쉬 가문의 가주, 아크토즈 페일로쉬가 쉐라간드께 가장 숭고한 경의를 바칩니다.
그대의 기도는 분명 쉐라간드 신이 계신 곳에 닿을 겁니다.
쉐라간드께서는 또한 자신의 모피를 브라운테일 가문에 내어, 수풀을 우거지게 하고 동물들을 살아 숨 쉬도록 하였으며, 쉐라그인들이 더 이상 추위에 떨지 않도록 해 주셨다.
유카탄.
네.
유카탄이 경건하게 목도리를 바쳤다.
이 목도리는 평안을 상징한다.
모피로 만든 이 목도리를 쉐라간드 신께 바칩니다. 다음 해도 부디 평안하도록 해 주십시오.
대장로는 목도리를 받아 직접 성녀에게 둘러 준다.
브라운테일 가문의 가주, 라타토스 브라운테일이 쉐라간드께 가장 숭고한 경의를 바칩니다.
그대의 기도는 분명 쉐라간드 신이 계신 곳에 닿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쉐라간드께서는 자신의 뼈를 실버애쉬 가문에 내어 산맥 깊은 곳에 금속을 만들었고, 이로 도구와 무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해 주셨다.
마터호른.
넵.
마터호른은 경건하게 단검 한 자루를 바쳤다.
이 단검은 평화를 상징한다.
금속으로 만든 이 무기를 쉐라간드 신께 바칩니다. 다음 해도 평화롭도록 해 주십시오.
대장로는 단검을 받아 양손으로 성녀에게 넘겼다.
실버애쉬 가문의 가주, 엔시오데스 실버애쉬가 쉐라간드께 가장 숭고한 경의를 바칩니다.
그대의 기도는 분명 쉐라간드 신이 계신 곳에 닿을 겁니다.
그리고……
엔시오데스 님, 자객을 붙잡았습니다.
……대장로님, 자객을 붙잡았습니다. 의식을 계속 진행할까요, 아니면 먼저 범인을 심문하는 것이 좋을까요?
당연히 자객부터지!
옳소! 범인을 처벌하라!
자객에 대한 민중의 관심이 크니, 그에 대한 일부터 다루도록 하겠다.
알겠습니다.
죄인을 들여보내라.
……!
(묀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왜 묀히가 붙잡힌 건데! 서, 설마 전에 얘기했던 그 계획이 암살이었던 거야?!)
(……아아, 이 바보!)
(잠깐, 시우루스. 뭐 하는 거야?!)
신성한 사냥 의식을 방해한 자객이여, 이름을 대라.
……
어찌…… 콜록, 어찌하여 엔시오데스를 암살하려 했느냐?
……
죽일 거면 죽여라,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
자객이여, 입을 닫는다고 네 목숨을 구제할 순 없다.
신성한 의식 도중에 쉐라간드께 불경을 끼친 죗값은 반드시 치러야만 한다.
그대 또한 스스로의 죄를 인정하는 모양이니, 난 계율에 따라 그대를 지금 이 자리에서 처형할 수도 있음을 인지하도록!
……
하아, 아무래도 율법으로 처리하는 수밖에.
……스스로 신분을 밝히지 않아도, 네 신분을 알아내는 데 그리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으니……
……
잠깐!
……!
루스!
유카탄, 뭐 하는 거야…… 이거 놔!
묀히는 내 부하야, 다른 사람이 멋대로 하도록 둘 것 같아?!
시우루스 부인, 그 말이 사실인가?
……시우루스! 돌아와!
여긴 네가 함부로 소란 피울 곳이 아니야. 유카탄, 네 아내 관리 좀 똑바로 해!
……넌 지금 무슨 상황에 처한 건지도 모르고 있잖아, 시우루스. 일단 진정하자.
자, 이쪽으로 와.
소란은 무슨! 내가 왜 지금 상황을 몰라!
지금 이런 상황에서 내가 나서지 않으면, 사람들이 정말로 묀히가 자객이라고 생각할 거 아니야!
난……
닥쳐!!
……!
라타토스, 난……
……
……아무래도 암살자의 신분을 파헤칠 수고를 던 모양이군.
시우루스 부인을 옥에 가두어라.
잠깐, 왜 날 붙잡는 건데?!
난 묀히한테 암살 같은 건 시킨 적이 없어, 분명 누군가가 우릴 모함하는 거라고!
……
대장로님, 이런 영문도 모를 한 사람 때문에 브라운테일 가문의 사람에게 손을 대시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바보 같은 여동생은 여러분들께서 보시다시피, 엔시오데스 님을 암살하는 일 같은 건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일을 계획할 머리도 없습니다.
그게 무슨?!
닥치라고!
(……시우루스, 네 입장을 생각해라.)
……
흐음, 그러니까 그대의 뜻은, 동생은 단지 속았을 뿐이며 다른 음모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의미인가?
그 말대로입니다.
콜록콜록…… 그렇다면 엔시오데스…… 콜록,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 라타토스에게 입은 은혜가 있습니다. 그러니 저희 두 가문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해도,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
라타토스, 난 네가 함부로 신앙을 저버릴 사람이 아니라고 믿는다. 넌 쉐라간드의 대전에서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나 엔시오데스의 안위는 둘째치고, 쉐라간드에 대한 불경은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되겠지……
……그 뜻은?
이 자객이 브라운테일 가문의 사람인 이상, 말로만 이 일이 브라운테일 가문과 상관없다고 해봤자 납득하기 힘들지.
더군다나 믿을 만한 증거도 없고, 진정한 죄인 또한 가려낼 수 없다면 내 스스로 사건을 무마하려 해도 아마…… 브라운테일 가문의 사람들도 납득할 수 없을 테지?
……
라타토스는 눈앞의 이 남자가 하는 말을 알아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귓가에서 윙윙대며 시끄럽게 맴돌 뿐이었다.
현장은 술렁거리기 시작했고, 주위 관중들의 시선은 이전과 다르게 느껴졌다. 그들의 눈빛에는 불신과 적의가 가득했고, 라타토스는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듯했다.
시우루스 또한 그녀를 향해 무언가를 말하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평소처럼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치지 않고, 소리 없이 입술만을 움직이고 있었다.
라타토스는 소리 없는 그녀의 말을 단번에 이해했다. 그녀들은 과거, 어린 시절에 어른들 몰래 이런 장난을 친 적이 있었다.
여동생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난 브라운테일 가문을 위해 뭐라도 하고 싶었는걸!”
……
대장로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쿨럭…… 엔시오데스의 말이 맞다…… 쿨럭쿨럭……
대장로님, 괜찮으십니까?
괜찮…… 으윽……
대장로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
대장로님의 입술 주위에 녹색 액체가…… 이건 독입니다!
누군가가 대장로님의 술잔에 독을 탔습니다!
제가 보겠습니다.
성녀님, 가까이하지 마십시오! 아직 다른 독이 있을지 모릅니다!
괜찮습니다.
……안 돼요. 독성이 너무 강해서 제 치료용 아츠로는 소용없어요. 저도 대장로님의 목숨을 잠깐 유지하는 것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대체 누가 대장로님께 독을?! 게다가 언제 그런 독을……
술이다, 분명 방금 아크토즈 님께서 대장로님께 올린 그 술이 문제다!
술잔을 가져오세요!
여, 여기 있습니다!
……이건, 확실히 독의 흔적이 맞습니다.
말도 안 돼!
……그런 건가.
아크토즈, 설마 쉐라그를 손에 넣기 위해 대장로님께 독을 탄 술을 올릴 줄이야!
네놈! 내가 대장로님을 해칠 이유가 어디 있다는 거냐!
흥, 확실히 페일로쉬 가문은 평소 만주원과 관계가 좋았지. 하지만 너희도 만주원과의 관계에 기대어 쉐라그에서 더 많은 특권을 취했었다. 이 현장에 있는 민중들이 증인이지.
그리고 지난 수년간 너는 그 특권을 이용해 날 끊임없이 괴롭혀 왔다. 그리고 난 지금까지 그걸 견뎌 왔지. 여기 있는 모두가 보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 난 가문들의 단합을 위해 권력을 성녀님께 넘기기를 제안했지. 하지만 넌 여전히 우리 실버애쉬 가문을 가만히 두지 않을 모양이더군.
권력을 성녀님께 넘기는 순간, 세 가문은 성녀님께서 이끌게 되겠지. 그때가 되면 너희 페일로쉬 가문은 지금과 같은 특권들을 누릴 수 있을까?
아마 넌 대장로께서 더 이상 널 지지하지 않으니, 시우루스 부인과 접촉하여 지금 이 상황을 계획한 것이겠지.
시우루스 부인이 날 암살하고, 넌 대장로님을 독살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두 가문이 쉐라그의 권력을 나눠 가질 생각이었겠지…… 꽤나 나쁘지 않은 계획이었군, 아크토즈.
엔시오데스, 네가 감히 날 모함하는 거냐!
모함이라고?
평소 아크토즈 가문과 만주원의 관계가 좋았던 건 사실이고, 지금 브라운테일 가문과 아크토즈 가문이 함께 서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권력을 넘기는 것을 허락한 것도 대장로님이었고 말이야.
그리고 네가 지금 대장로님을 독살하려 했다는 것 또한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난 오히려 지금 이 자리에서 묻고 싶군. 내가 널 모함하는 건지, 아니면 네가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건지!
무슨…… 아크토즈 님은 결코 그러실 분이 아닌데……
엔시오데스 님께서 사냥 도중에 다치고 암살 위협을 받은 것도 브라운테일 가문의 사람의 짓이었고, 지금 대장로님을 독살한 것도 아크토즈야. 아직도 의심할 게 남았어?
정말 사람을 잘못 봤네! 몇 년 동안 독실한 척은 다 하더니 전부 가짜였어!
……이, 이건 말도 안 돼!
정신 차려!
자객과 시우루스 부인을 붙잡아라.
넵.
건들지 마!
시우루스!
라타토스 님……!
잠……
크윽……
누구냐!
얼음 아츠네요, 이렇게 먼 거리에서 쏘다니, 설마……
누구냐?!
저쪽이다!
전사들이여, 그대들의 가주를 구할 때가 왔다.
저건…… 노시스다! 어째서 저 녀석이 이곳에……? 게다가 어째서 브라운테일 가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거냐!
……카란 무역에서 제명당한 이후로 소식을 들을 수 없었는데. 아무래도 브라운테일 가문으로 넘어간 모양이로군.
엔시오데스, 자신을 독실한 피해자로 포장하고 번지르르한 말이나 늘어놓다니, 스스로 부끄럽지도 않나?
……
노시스. 어디에 숨었나 했더니, 라타토스 쪽에 있었던 건가.
숨어? 난 준비를 했을 뿐이다.
라타토스, 무얼 망설이고 있나?
노시스, 넌……
저 민중들의 눈을 봐라, 그들의 눈동자 속에 담긴 불신을 아직도 모르겠나!
라타토스가 쉐라간드를 배신했다!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아크토즈, 그런 사람일 줄 몰랐는데……!
엔시오데스 님, 저 녀석들을 무찔러 주십시오!!
네 여동생을 봐라, 엔시오데스가 지금 네 여동생을 끌고 가고 있다!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내 아내에게 손대지 마라!
흥.
크윽……
유카탄!
시우루스! 유카탄!
이게 마지막 기회다, 라타토스.
엔시오데스는 널 믿었다고 했지, 넌 그 말을 믿나?
이제 똑똑히 알았겠지, 넌 선택을 강요받고 있었을 뿐이었다. 넌 정말로 이 사건의 '진범'을 엔시오데스에게 넘기면 브라운테일 가문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주위를 봐라. 주위 사람들의, 너를 바라보는 시선을 봐라……
엔시오데스가 쉐라그를 손에 얻게 된다면, 다른 두 가문이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
난……
라타토스 님!
……
라타토스, 설마 넌 지금 네 가족, 네 영지, 민중의 여론, 권력까지도 전부 포기하겠다는 건가?
지금 이 상황에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면……
내가 도와주도록 하지.
노시스는 몸을 돌려 엔시오데스를 바라본다.
푸른색의 아츠가 그의 손에 응집되고 있지만, 엔시오데스는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실망이군, 노시스.
공교롭게도 엔시오데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데겐블레허.
큭……
그런 아츠로는 내게 상처 하나 입힐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텐데.
자, 내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군.
이제 쉴 시간이다, 노시스.
유감이군.
유감?
네가 여기서 날 죽인다 해도 소용없다.
너는 나 하나쯤은 막을 수 있겠지. 어쩌면 백 명까지도 막을 수 있을지 몰라. 하지만 천 명, 만 명이나 되는 사람을 넌 막을 수 있을까?
내 뒤를 봐라.
불은 이미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
쳇.
아크토즈.
무슨 일이냐.
너는 나와 엔시오데스 중 누구를 믿지?
둘 다 안 믿어!
그럼 적어도 눈앞의 적이 누군지는 잘 알겠지!
브라운테일의 전사들이여, 전투 준비!
일단 시우루스를 구한 뒤, 엔시오데스를 붙잡는다!
예!
……*쉐라그 욕설*, 페일로쉬의 전사들이여, 대열을 갖춰라!
역적 엔시오데스를 친다! 누가 진정한 배신자인지 민중에게 알려 주자!
예!
예!
데겐블레허.
노시스를 연행해라.
내 도움은 필요 없나?
필요 없다.
그래.
마터호른.
예.
대장로님과 성녀님을 잘 보살펴라.
예.
바이스.
네.
아크토즈와 라타토스를 잡아들여라.
최대한 인명 피해를 줄여라, 아직은 때가 아니다.
알겠습니다.
가자.
……
- 아무래도 또 다른 가능성이 정답이었던 모양이네.
그러니까 무슨 말이야?
- 모든 건 엔시오데스의 계획대로다.
……그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잖아?
- 노시스의 출현도 포함해서 하는 말이야.
응?
설마……
- Sharp.
박사, 명령인가?
- 엔시오데스는 준비가 되어 있었다.
- 아크토즈와 라타토스를 구해 줬으면 해.
……이해가 되지 않는군.
……왜 이런 명령을 내리는 건지 납득할 만한 이유가 필요하다, 박사. 이건 널 보호하는 수준을 넘어섰어.
- 이렇게 된 이상, 엔시오데스가 이미 이긴 거나 마찬가지다.
- 아크토즈와 라타토스가 화를 입지 않았다 해도……
- 쉐라그는 이제 거대한 개혁을 맞이하게 된다.
......
내 임무는 로도스의 입장을 지키고, 너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현실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 모두 너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박사.
만약 엔시오데스가 승리하게 된다고 해도, 넌 결국 손님에 불과하니 아무런 피해도 보지 않아.
또 다른 방면에서 보자면, 엔시오데스는 로도스와 상업적 측면에서 협력하는 파트너이기도 하다. 나머지 두 가문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지. 쉐라그 자체는 더더욱 아니고.
하지만 네가 엔시오데스의 계획에 간섭한다면, 네 안전은 물론 로도스의 입장 또한 위협을 받게 되겠지.
- 지금 난 전쟁을 막고, 목숨을 구하려는 거다.
......
박사, 이 대지에선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이 죽고 있다.
만약 자신의 힘이 타인을 구하는 데에 쓰여야 한다고 믿고, 이를 진심을 다해 행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높은 확률로 자신의 힘이 부족하다는 자괴감에 짓눌리겠지.
로도스 아일랜드의 수많은 사람들과는 다르게, 나는 사람을 구하는 것과 지키는 건 상당히 의미가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내가 믿는 건 네가 우리에게 가져올 승리다. 승리의 가치도 각각 다르긴 하겠지만.
쉐라그의 인구수는 수백만이다. 네가 구하고 싶은 사람은 겨우 몇 명, 몇십 명, 몇백 명도 아니고 무려 수천수만의 사람들이라고.
……이게 바로 네가 오늘 약속한 승리란 말이야?
- 날 믿어, 샤프.
- 추가 근무라고 치자.
그렇다면 알겠다, 지금 바로 움직이도록 하지.
크윽……
쳇, 소란을 틈타 도망치다니…… 놓치지 마라!
시우루스!
유카탄!
어서 가자!
어딜!
저리 비켜!
순순히 포기하시죠, 브라운테일의 유카탄 님.
항복한다면 엔시오데스 주인님께서도 잘 대접해 드릴 거예요. 필요로 하는 건 여러분의 목숨이 아니니까요.
(적어도 시우루스는 도망치게 해야……)
큭……
콜록…… 시우루스…… 어서……
죄송합니다.
시우루스 부인, 어서 가시죠!
하지만 유카탄이 아직! 게, 게다가 묀히도!
멍청아! 아직도 그 자객 타령하는 거야?
……자객 같은 거 아니야!
……
하지만 유카탄은…… 유카탄은 어떡해?! 내 남편이라고!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봐. 유카탄은 목숨을 걸고 널 구했는데, 네 두 발로 다시 저길 기어 들어가겠다고!?
그럼 이대로 유카탄을 포기하자는 거야?!
내가 정말로 그 녀석을 포기할 거였다면 시작도 안 했어!
그러니까 멍청하게 굴지 마!
……알았어, 뛰면 될 거 아냐!
(유카탄……)
쳇, 이 이상한 갑옷을 입은 괴물들은 대체 어디서 온 거야!
아크토즈 님, 엔시오데스의 병력이 너무 많아서 아군이 압도당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페일로쉬 가문에 겁쟁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크토즈, 영웅 행세하려고 하지 마! 일단은 힘을 합쳐서 빠져나가자!
……나더러 이대로 화를 참으라는 건가?!
여기서 네가 죽으면 화를 내고 싶어도 못 내잖아!
……젠장, 젠장!
굴로, 전사들을 불러 모아라. 여기를 돌파하겠다, 나를 따르라!
네!
(작은 목소리로) 죄송하지만……
'설산귀'들이 이미 이곳을 포위했습니다.
일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되기 전에 항복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엔시오데스의 사냥개 주제에! 무시하는 것도 적당히 해라! 목숨 걸고 싸워 주마!
조금 더 냉정하게 판단해 주셨다면 좋았을 텐데, 이제 당신들에게 기회는 없어요.
당신들은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아니, 빠져나갈 수 있다.
누구냐?
처마 밑 그림자에 덮인 한 복도의 입구에 거구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의 등 뒤로 포위 명령을 받았던 몇몇 '설산귀'들이 복도에 쓰러져 있다.
쿠리어가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지냈던 짧은 기간 동안 가장 친밀했던 오퍼레이터 중 하나인 그가, 천천히 그림자로부터 걸어 나와 그의 앞에 섰다.
그리고 쿠리어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넌…… 누구냐?
너흰…… 그 박사의……
……왜 우릴 구하려 들지?
상황 설명은 내 임무에 없다.
문은 저쪽이다. 바깥에 있던 녀석들이라면 내가 전부 처리했다.
오로라, 녀석들을 데려가라.
알겠어!
어딜 도망가!
크윽……
자, 다음.
다들 섣불리 움직이지 마라! 대열을 갖춰!
대열 말입니까? 적은 한 명입니다!
대열을 갖춰!!
……알겠습니다.
좋군.
샤프…… 대장.
죄송합니다.
사과할 필요 없다, 쿠리어. 여기에 사적인 감정은 없으니 말이야.
너나 나나 일하고 있을 뿐이잖아.
15분 후.
대장! 다…… 다쳤어?
상대 쪽이 머릿수가 너무 많아, 게다가 쿠리어의 검이 꽤나 빠르더군.
대장…… 쿠리어는……
조금 봐줬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
이제부턴 어떡해?
이쪽 일은 끝났다.
이제 장소를 옮기지.
대장로님의 상태는 어떤가요?
……좋지 않습니다.
대장로님을 만주원으로 모시죠. 엔시오데스 님께서 전문의를 보내 대장로님을 치료해 주실 겁니다.
그리고 성녀님, 엔시오데스 님께서 만주원으로 돌아오라고 하셨습니다. 사건이 마무리되면 다시 대관식을 치를 예정입니다.
……알겠습니다.
엔야는 저항하지 않았다. 지금 자신에게 저항할 여지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눈앞의 모든 것들이 잘 짜인 각본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걸 눈치채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각본을 만든 이는 바로 자신의 오라버니였다.
엔시오데스는 그녀가 이 순간을 위해 해 왔던 모든 마음의 준비와 미래에 대한 바람들을 매정하게 부숴 버렸다.
지금 그녀가 눈앞에 있는 모두를 쓰러뜨릴 수 있다 해도, 민중은 여전히 그녀가 만주원에서 엔시오데스가 그녀를 위해 준비한 모든 결과들을 받아들이기를 원할 것이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는 마터호른이 자신의 시선을 느끼자 바로 눈을 피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현대적인 장비를 착용한 전사들이 실버애쉬 전사들의 대열을 뚫고 아크토즈와 라타토스를 데려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민중의 시선이 엔시오데스에게 집중된 것을 보았다. 그는 마치 무대의 주인공 같았다.
그녀는 대중의 눈동자 속에 담겨 있는 희망과 열정을 보았다.
그녀는 키야르를 보았다, 그리고 키야르 옆에 서 있는 당신을 보았다.
서로의 시선이 교차하면서, 당신은 그녀의 눈빛 속에 담긴 슬픔, 분함, 그리고 분노를 보았다.
모든 감정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스쳐갔다.
그녀는, 눈을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주인님! 로도스 아일랜드 녀석들이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아크토즈와 라타토스를 놓쳤습니다!
……
{@nickname} 박사.
넌 항상…… 나를 놀라게 만드는군.
내가 노시스를 압송하는 그 틈에 벌써 문제가 생긴 건가?
확실히 로도스 아일랜드의 수단은 내 예상 밖이었다. 관여할 거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그 실력까지는 계산하지 못했지. 이번엔 내가 무력에 의해 저지당하는 입장이 되었군.
내가 쫓을까?
아니, 차후 계획이 있다.
게다가 그 두 사람의 생사는 앞으로의 일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
{@nickname} 박사 또한 이 점을 예상하고 움직인 거겠지.
넌 박사가 무얼 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하나?
그 녀석이 충동적인 바보가 아닌 이상, 뭔가 생각이 있어서 그 두 사람을 구했겠지.
그리고 그 녀석이 하고 싶은 일은……
네가 그 녀석을 인정할 정도니까, 뭐. 기회를 틈타 그 두 사람의 세력을 이용해 너와 힘 싸움을 하지 않을까 싶은데.
박사가 그런 오만한 야심가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넌 그 녀석을 정말 잘 '알고' 있네.
이건 전략가로서의 직감이다.
지금은 단지, 한 외부자가 페일로쉬 가문과 브라운테일 가문의 가주를 구했을 뿐인 상황이다만……
아무리 나라도, 이런 상황에서 박사가 뭔가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
그렇기에 더 흥미롭다. 박사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가.
물론 네 말대로 일이 흘러간다면, 난 박사와의 대결을 손꼽으며 기다리게 되겠지.
그럼 일단은 그런 걸로 치자고. 그런 건 조금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아. 넌 오늘 벌어진 혼란 속에서 승리를 거뒀어.
그리고 모두들 승리자의 연설을 기다리고 있지.
알고 있다.
혼란이 휩쓸고 지나간 곳은 아직 수습되지 않았고, 사람들은 방금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격렬히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엔시오데스가 느린 걸음으로 중앙에 나타나자, 모든 이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엔시오데스를 바라보았다.
모든 이들은 이 해프닝에 마침표를 찍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쉐라그의 시민들이여, 나는 안타깝다.
이토록 신성한 날에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하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누가 진정한 쉐라그의 배신자인지 알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크토즈와 라타토스다!
그 둘은 권력을 넘기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나와 대장로님을 해치려 했다. 이를 통해 쉐라그를 손에 넣으려고 했던 것이지.
이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쉐라간드에 대한 가장 큰 모독이다.
비록 방금 전 그들을 현장에서 심판하지는 못했지만, 처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크토즈와 라타토스는 공정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심판하라! 심판하라!! 심판하라!!!
그 두 명의 배신자들을 꼭 붙잡고 싶지만, 결코 분쟁을 일으킬 생각은 없다.
쉐라그는 곧, 쉐라간드의 쉐라그다. 나의 쉐라그가 아닌, 모든 설산 백성들의 쉐라그다.
페일로쉬와 브라운테일 가문의 주민들은 안심하길 바란다. 그대들이 걱정하는 내전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
실버애쉬 가문은 군대를 만주원에 보내 대장로님께서 깨어나시기를 기다리고 있겠다. 그리고 그 후에는 다시 대장로님, 성녀님과 함께 쉐라그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페일로쉬 가문과 브라운테일 가문의 주민들은, 누가 쉐라그의 진정한 적인지 알아주길 바란다.
나는 우리의 목표가 하나로 될 때 분명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때야말로, 우리는 진정한 쉐라그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엔시오데스! 엔시오데스!! 엔시오데스!!!
실버애쉬! 실버애쉬!! 실버애쉬!!!
사람들은 엔시오데스의 이름을 크게 외치기 시작했다. 이것이 본래 권력을 넘겨받는 성녀를 위한 대전이었다는 사실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산 정상, 만주원이 있는 방향에서 아득한 종소리가 들려왔다.
'뎅' '뎅' '뎅……'
성녀의 권력 이양을 축복해야 했을 종소리가 이제는 변혁이 도래했음을 암시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