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브레이크 디 아이스

BI-8체크메이트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2-06-30

박사의 계획은 실버애쉬 측을 성공적으로 교란시켰다. 엔시아는 순조롭게 성산 등반을 시작했고, 샤프는 데겐블레허에게 가로막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다.

등장 오퍼레이터: 노시스, 데겐블레허, 샤프, 오로라, 실버애쉬, 클리프하트, 쿠리어


묀히

노시스 님, 페일로쉬 영지 둘레의 숲을 따라 수색해 보았지만, 행군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노시스

……계속 찾아라.

묀히

알겠습니다.

바이스

노시스 씨,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이스

굴로 장군이 박사의 부대에서 갈라져 나와, 일부 병력과 함께 급속행군으로 성산을 우회하여 관문을 돌파한 후 역을 점령했습니다!

노시스

뭐라고?!

바이스

굴로 장군의 부대는 현재 역 안의 사람들을 물리치고, 또 하나의 다른 부대가 클린 마을로 향하고 있습니다.

묀히

그곳은 유카탄이 감금된 곳인데…… 목적은 구출일까요?

노시스

아니, 그러기엔 너무 비효율적이다. 분명 다른 목적이 있을 거야.

노시스

묀히, 네 생각엔 그 박사가 어느 쪽으로 접근해 올 것 같지?

묀히

……박사는 성산으로도, 관문으로도 향할 수 있는 경로를 택했습니다.

바이스

스읍…… 설마, 박사님은 정말로 성산을 우회해 실버애쉬의 영지로 들어올 작정인 건가……

노시스

그럴 가능성 또한 있다고 내가 이미 경고했을 텐데.

노시스

아니지, 나 또한 지나치게 자만했다. 관문에 더 많은 병력을 주둔시켜야만 했어.

바이스

박사님……

노시스

하지만, 아크토즈의 소재가 아직 불명확한 이상 목적을 쉬이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노시스

……쯧, 발레는 역으로 가서 굴로를 처리하도록. 그리고 바이스는 클린 마을로 이동해라.

노시스

산 밑의 부대에서 일부를 차출해 관문에 주둔시키도록. 박사의 부대가 이를 돌파해 영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바이스

알겠습니다.


페일로쉬 전사

장군님, 역은 이미 점령했는데 왜 아직까지 기다리고 있습니까?

페일로쉬 전사

이 역은 실버애쉬 놈들의 상징입니다. 박사님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말라 했지만, 여기를 파괴하지 말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굴로

조급해하지 마라. 일단은 다음 열차가 올 때까지 기다리도록……

굴로

쯧, 다음 열차가 맞던가? 잠깐, 박사가 남겨 준 쪽지가 어디 있더라……

굴로

음, 다음 열차가 맞군.

쉐라그 상인 A

히익, 이건 또 무슨 일이야?!

굴로

이 역은 페일로쉬 가문의 굴로가 점령했다. 죽기 싫으면 당장 꺼져라!

쉐라그 상인 B

페일로쉬 가문이 어째서 여기에?!

쉐라그 상인 A

게다가 그 흉악한 굴로가! 설마 페일로쉬가 정말로 쳐들어온 건가?!

쉐라그 상인 B

히익…… 난 아직 죽기 싫어, 도망쳐!

굴로

그래, 도망쳐라! 썩 꺼져!

엔시아

……

엔시아

음, 굴로 장군. 저기, 마중 나와 줘서 고마워.

굴로

흥, 나도 박사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실버애쉬 가문의 딸을 돕는 일 따윈 없었을 거다.

굴로

정말 네 오라비랑 한패가 아닌 게 맞나?

엔시아

나는 오빠를 막으러 온 거야.

굴로

……너를 믿지는 못하겠으나, 박사는 믿을 수 있지. 그 샤프라는 자가 말했듯이, 나는 녀석이 가져올 승리를 믿는다.

굴로

됐다, 산을 타려고 한 것 아니었나? 빨리 가도록.

굴로

너희들이 간 후에, 나는 이 철로를 파괴…… 아니지, 마…… 마비! 그래 마비시켜야 한다고. 실버애쉬 가문의 증원군이 바로 오지 못하도록 말이야.

엔시아

응, 그래도 고마워, 굴로 장군!

굴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집안이군.

굴로

뭐, 내 알 바는 아니지.


시우루스

……흥, 그 멍청이 녀석, 머리까지 근육이라 그런지 싸우기는 확실히 잘 싸우는걸.

시우루스

역은 그 녀석에게 맡겨도 문제없겠지.

시우루스

이제 다음으론…… 아아, 하도 오래 타서 그런가, 엉덩이가……

브라운테일 전사 A

시우루스 님, 안장에서 내려 잠깐 쉬시는 게 어떻습니까? 나머지는 저희에게 맡기십시오.

시우루스

흥, 쉴 시간이 어디 있다고 그래.

시우루스

우리 임무는 굴로가 맡은 일보다 훨씬 까다롭다고.

시우루스

유카탄을 구해내는 건 물론, 될 수 있는 한 클린 마을을 점령하기까지 해야 하니까.

시우루스

박사 쪽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최대한 실버애쉬 가문의 주의를 끌어야 해.

브라운테일 전사 A

시우루스 님, 이 인원으로 그게 가능할지요? 그 박사라는 자가 우리를 쓰고 버리려는 건 아닌지……

브라운테일 전사 B

맞습니다. 라타토스 님 또한……

시우루스

입 다물어.

시우루스

잘 들어. 지금까진 라타토스가 우리 가문을 지탱해 왔지만, 라타토스가 지친 이상 이제는 내 차례야.

시우루스

지금은 우리 브라운테일의 존망이 걸린 시기야. 잘 해낼 수 있다면 미래도 있겠지만, 실패한다면 우리는 실버애쉬로 성을 갈아야 할 판이라고.

시우루스

엔시오데스가 뭘 하려는지, 쉐라그를 어떻게 바꾸려는지 따위는 상관없어. 하지만 우리 브라운테일을 가져다 바칠 수는 없지.

시우루스

성을 갈고 싶은 사람은 가도 좋아. 하지만 브라운테일로 남고 싶은 자들은 나를 따라라!

브라운테일 전사 A

(이렇게나 기운이 넘치는 시우루스 님은 처음인걸……)

브라운테일 전사 B

(시우루스 님, 의외로 말재주가 있으신걸……?)

브라운테일 전사 C

(그냥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하시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 기회가 없었을 뿐.)

시우루스

뭘 쫑알대는 거야!

브라운테일 전사 A

(가주님께선 항복까지 고려하고 있다곤 하지만, 시우루스 님께서 포기하지 않고 계시니……)

브라운테일 전사 B

(여기까지 와서 포기하는 건 너무 한심하지.)

브라운테일 전사 C

(그렇지. 게다가 솔직히 가주님께서 정말로 그런 짓을 저질렀다고는 믿기 힘들기도 하고……)

시우루스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가고 싶은 놈은 알아서 꺼지라니까!

브라운테일 전사들

브라운테일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시우루스

흥, 그래야지!


엔시아

이제부턴 내게 맡겨.

오로라

정말로……

엔시아

걱정 마, 난 전문가니까.

오로라

……꼭 조심해야 해.

오로라

좋은 소식 기다릴게.

엔시아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치료받기 시작한 이래, 계속해서 훈련은 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된 등반을 하는 건 참 오랜만인걸.

엔시아

나도 모르게 흥분되네, 하하.

엔시아

기다려, 언니. 내가 갈게.

엔시아는 자신이 어릴 적, 언니를 졸라 등반을 가던 일을 추억했다.

언니의 체력은 좋은 편이었지만, 항상 중간에 도망치기 일쑤였다.

언니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난로 곁의 소파에 웅크려 앉아 동생이나 오빠에게 줄 스웨터를 떠 주거나 낮잠을 자는 것이었다.

엔시아 생각에는 언니가 아마, 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결국, 성녀가 된 언니는 산에 갇히게 되었지만.

엔시아는 항상 산 위에 갇힌 언니를 구해내는 것을 꿈꿔 왔다.


페일로쉬 전사

장군님, 이 정도면 아마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굴로

글쎄, 잘 모르겠군…… 하지만 이 정도면 열차가 못 지나다닐 것 같긴 해.

굴로

뭐, 됐어. 박사가 준 다른 임무는 실버애쉬의 영지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다. 시끄러울수록 좋아.

굴로

이쪽이 끝났으니 다른 쪽으로도 가 보도록 하지……

굴로

……응?

굴로

늦었군, 발레.

발레

……굴로, 박사는 도대체 뭘 하려는 거죠?

굴로

옛정을 봐서라도 알려 주고 싶기는 한데.

굴로

사실 나도 박사가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단 말이지, 크하하!

굴로

뭐, 이거 하나는 알지. 엔시오데스가 손쉽게 이기지 못하게 하려면, 내가 지금 여기서 소란을 피워야 한다는 거다!

발레

굴로, 당신과 맞서고 싶지는 않아요.

발레

페일로쉬 가문의 용맹한 전사를 해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발레

이만 포기하고 항복하시죠. 당신들에겐 승산이 없습니다.

굴로

발레, 네가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는 건 안다. 내가 위로에 능하지 않다는 것 또한 알고.

굴로

또한 내가 뭘 하든, 네가 잃은 걸 되찾아 줄 수 없다는 것도 잘 알지.

굴로

그래도 너와 실컷 어울려 줄 수는 있어. 네 분이 풀릴 때까지 말이야.

발레

……


엔시아

후우, 이쯤이면 1단계는 끝났다고 볼 수 있으려나.

엔시아

아…… 이 길, 내 기억엔 성녀의 시련을 받기 위해서 가야 하는 길이었지.

엔시아는 성녀 선발식 전날 밤, 언니와 오빠가 한바탕 싸우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날 밤, 아마 언니는 거실의 소파에서 밤새 앉아 있었을 것이다.

기억 속의 그녀는, 나이 문제만 아니라면 자신도 성녀 선발에 참가하고 싶다는 동생에게 꿀밤을 먹여 주기도 했다.

언니의 힘은 정말 셌다.

그 당시의 엔시아는, 그게 언니의 마지막 꿀밤이 될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아크토즈

……

페일로쉬 장교

주인님,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아크토즈

좋은 기회다.

아크토즈

쉐라간드께서도 우리를 돕고 계시나 보군.

페일로쉬 장교

신성한 사냥에 사용되는 지역으로 우회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으나, 결과적으론 잘 되었습니다.

아크토즈

산자락의 상황은 어떻지?

페일로쉬 장교

수비 병력이 예상보다 훨씬 적습니다, 박사 쪽에서 저들의 주의를 끄는 일에 성공한 듯싶습니다.

아크토즈

하하, 좋군, 그것참 잘 됐어! 대단하군, 박사!

아크토즈

이렇게 된 이상 페일로쉬의 이름에 먹칠을 할 수는 없지.

아크토즈

전사들이여, 여기까지 왔으니 더 이상 우리들의 자취를 감출 필요는 없다.

아크토즈

실버애쉬 가문의 인간들은 신경 쓰지 말고, 나를 따르라. 성산으로 돌격해 성녀님을 구출하는 거다!

페일로쉬 전사들

예!


엔시아

……하필 이럴 때 눈이 내리다니.

엔시아

쉐라간드 어르신께서도 농담을 참 좋아하시는걸.

엔시아

아니면, 내가 성녀의 동생이라서 날 시험하시는 건가?

엔시아

뭐, 알 게 뭐야.

엔시아

이까짓 눈보라가 날 막을쏘냐!

엔시아

가자! 엔시아!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큰소리를 친 주제에 포기할 순 없지!

[CG: 24_i10]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지낼 때, 쉐라그에 편지를 보내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쿠리어가 로도스 아일랜드에 들를 때나 가끔 가능할 뿐.

[CG: 24_i10]

로도스 아일랜드에 그가 찾아올 때마다, 엔시아는 기쁘면서도 슬퍼했다.

기뻐한 이유는, 쿠리어가 언니의 편지를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슬퍼한 이유는, 쿠리어와 마터호른은 그녀가 아직 어린아이인 줄 알고, 자기들의 얼굴에 떠오른 수심을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녀는 실버애쉬 가문의 아이이다. 부모님께서 남겨둔 책도 읽어 보았고, 그들이 본 쉐라그의 전망 또한 알고 있으며, 심지어 하이파티아 선생님의 역사 수업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까지 했다.

그녀는 당연히 알고 있다.

그저, 왜 하필이면 그런 일들이 일어났어야 했던 건지 이해할 수 없었을 뿐.

만일 그게 필연이었다 해도, 왜 하필이면 그녀의 가문이어야만 했을까?


묀히

노시스 님, 아크토즈가 통솔하는 부대가 갑자기 산자락에 출현했습니다! 방어선은 이미 돌파당했습니다!

노시스

쳇…… 도대체 어디서 나왔지!

묀히

신성한 사냥을 주최하는 산지를 통해 들어온 탓에 발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노시스

산자락에 남겨 둔 부대로는 막을 수 없었나?

묀히

관문으로 병력을 나눴고, 갑작스레 큰 눈이 내린 데다가 저들이 싸움을 피하고 돌파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노시스

……

엔시오데스

한 수 당했나 보군, 노시스.

노시스

……

엔시오데스

네 첫 판단이 정확했다, 저들의 목적은 성산과 성녀뿐. 나머지는 전부 부차적인 목표였을 뿐이다.

노시스

비아냥이나 하러 온 건가?

엔시오데스

아니, 나였더라도 헤맸을 것 같군.

엔시오데스

네가 지금까지 카란 무역에서의 평판을 이용해,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이었던 연극을 했던 것처럼.

엔시오데스

박사 또한 우리가 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이용했지. 우리는 그저 박사에게 패가 많다는 인상을 받았을 뿐.

엔시오데스

너는 박사가 쉐라그에 대해 음모를 꾸미지 않을 리가 없다고 믿었지. 나였더라도 박사의 목적이 성녀뿐이었을 거라고는 믿지 못했을 거다.

엔시오데스

물론, 박사 또한 우리가 그리 생각하리라 완전히 믿지는 못했을 거다. 도박을 한 셈이지.

엔시오데스

그는 관문 근처에서 병력을 움직임으로써, 스스로에게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인상을 심는 수에 베팅했다.

엔시오데스

네가 이를 두고 고심하는 순간, 어쩔 수 없이 병력을 보내 이를 해소할 수밖에 없으리라 확신한 거지.

엔시오데스

결과적으론, 박사가 이긴 거고.

노시스

엔시오데스, 나는 네가 이런 상황에서도 적을 분석하고, 또 감탄이나 해대는 그런 오만함이 싫다.

노시스

이게 게임인 줄 아나? 우리에게 실패란 있어선 안 돼.

엔시오데스

나 또한 실패는 좋아하지 않는다, 노시스.

엔시오데스

데겐블레허가 이미 나섰다.

노시스

아크토즈를 막으러?

엔시오데스

아니…… 너는, 박사가 어째서 성산에도, 관문에도 올 수 있는 경로를 택했다고 생각하나?

노시스

……네 말은, 아크토즈가 지휘하는 부대야말로 눈속임이라는 건가?

노시스

처음부터, 그 박사의 부대야말로 미끼이자 주력이었군.

노시스

어쩐지 움직임이 느리다 했는데, 기다리고 있었던 거군.

엔시오데스

그래. 게다가, 내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면 박사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을 거다.

엔시오데스

만약 아크토즈와 합류하게 내버려 둔다면, 그거야말로 진짜 골칫거리가 되겠지.

[CG: 24_i10]

엔시아는 사실 알고 있었다.

그녀의 소망이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그녀는 언니를 산속에서 구해 낼 수 없다는 것을.

그녀는 오빠와 언니의 사이를 회복시킬 수 없다는 것을.

어찌 오빠가 꾸미는 일을 모를 수가 있을까?

또 어찌 오빠와 언니 사이의 골이 갈수록 깊어져만 간다는 것을 모를까?

하지만 그렇다 한들 뭘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그녀는 우는 것도, 다른 이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포기하는 것은 더더욱 말이다.

그녀는 손에 든 피켈을 머리 위의 바위에 박아 넣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산꼭대기에서 풍경을 바라볼 때에야 비로소 걱정을 잊을 수 있었다.

흩날리는 눈이 그녀의 얼굴을 때리며 한 줄기 흔적을 남겼다, 마치 눈물 자국과 같은 흔적을.


페일로쉬 전사

박사님, 아크토즈 님의 부대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페일로쉬 전사

관문 쪽에서는 실버애쉬 측이 증원을 보냈다는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페일로쉬 전사

지금까지는 전부 박사님의 계획 대로입니다.

박사?

……

페일로쉬 전사

……역시 온 건가?

데겐블레허

로도스 아일랜드의 박사, 여기까지다.

박사?

……

데겐블레허

너는…… 코드네임, 샤프였던가.

샤프

박사가 같은 후드를 여러 벌 챙겨와서 다행이군.

데겐블레허

흐음. 그렇다면, 이 많은 병력 또한 속임수였다…… 이건가?

샤프

정확히 말하자면, 이건 오로지 너만을 위해 준비된 수다.

샤프

너처럼 오로지 힘만으로 대부분 계획을 박살 낼 수 있는 자에겐, 그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

데겐블레허

누굴 엔시오데스로 아나? 적의 찬사는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데겐블레허

내게 있어서 적은, 땅에 쓰러져 있어야 할 대상일 뿐이지.

샤프

그렇다면, 이 부대 전부가 네 상대이니 흥을 좀 내주셔야겠네.

데겐블레허

이 중에서 내 상대가 될 만한 자는 너밖에 없는데 말이야.

데겐블레허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듯 그녀가 본 사실을 얘기했다.

샤프는 눈앞의 여인을 보며, 왠지 모르게 자신의 친구이자 같은 정예 오퍼레이터인 스톰아이를 떠올렸다.

만약 스톰아이가 이곳에 있었다면, 분명 이런 상대를 만났다는 사실에 기뻐했겠지.

하지만 그에게 있어선 이 부대 속에 섞여 있는 것과 눈앞의 데겐블레허를 상대하는 것, 모두가 그저 임무의 일부에 불과했다.

샤프

아쉽지만, 나도 적의 찬사에 기뻐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말이야.

데겐블레허

나 또한 명예를 좋아하지는 않지. 하지만 너는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 같군.

샤프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그저 임무일 뿐.

데겐블레허

그저 임무일 뿐이라?

샤프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전문성이 필요하지. 개인적인 감정을 임무에 끌고 들어오는 건 아마추어나 할 법한 짓이다.

샤프

내 전투 기술 또한 뽐낼 만한 것이 아니야, 그저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능력 중 하나일 뿐.

데겐블레허

하하하하, 마음에 드는 태도인걸.

데겐블레허

옛적에, 나 또한 자신의 무예나 신념에 바람이 가득 찬 상대를 혐오했지.

데겐블레허

그리고, 그중 누구도 나를 쓰러뜨리지는 못했어.

샤프

네 행적에 대해서는 나도 들었지, 어둠의 기사.

샤프

아츠를 사용하지 못하는 라이타니엔인. 모든 존엄과 긍지는 네 대검 앞에서 무너졌다고 하지.

샤프

그런데 네 대검은?

데겐블레허

이런 소박한 동네에서 가지고 다니기엔 너무 눈에 띄어서 말이야. 무기를 바꿨지.

데겐블레허

사실, 뭘 쓰든 똑같으니 말이야.

데겐블레허가 손에 쥔 검을 가볍게 휘둘렀다. 한순간, 눈보라가 마치 반으로 갈라진 듯했다.

샤프

이쪽은, 승리를 약속받았다.

샤프는 자세를 살짝 낮추고는, 손을 허리춤에 찬 제식 검의 자루에 얹었다.

데겐블레허는 그에게서 낯설지 않은 냄새를 느꼈다.

그녀가 카시미어에 있을 적, 오로지 소수의 사람들에게서만 풍기곤 했던 냄새다.

그건, 전쟁터의 냄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