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8최후의 케식
짧은 휴식을 취하며 감염자 기사들은 미래를 의논한다. 한편, 언니의 갑옷을 수리하기 위해 혼자 움직이던 마리아는, 대결이 중단되어 불만을 품은 악몽의 기사를 맞닥뜨리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플래티넘, 니어 더 래디언트 나이트, 저스티스 나이트, 파투스
갑자기 나타난 챔피언이, 천둥 같은 기세로 일촉즉발의 두 사람을 막아냈습니다!
어젯밤 경기는 악몽의 기사가 사용한 아츠가 규칙 위반한 혐의로 중지되었습니다. 이번 사태 악화를 막아준 사람은 다름 아닌 '영웅' 피의 기사였습니다!
따라서 악몽의 기사와 빛의 기사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그다음으로 악몽의 기사는 상대가 투항함으로써 부전승으로 올라온 피의 기사와 대결을 펼치게 될 겁니다……
무승부……? 악몽의 기사가 규칙을 위반했다면, 빛의 기사가 진출해야 하는 게 아니야?
……당연히 감염자가 순조롭게 진출하는 걸 원치 않겠지.
그런데, 셰브치크는?
방금 가족들과 만났어, 시간 좀 주자.
……솔직히, 나는 그 녀석에 전혀 호감이 없어.
그렇게 보여.
맞아, 넌 티내지 않으려고 했던 거지?
……
하지만, 셰브치크도 피와 살이 있는 사람이잖아, 그렇지?
이 도시는 우리에게 자주 잊게 만들어…… 우리 모두 살아있는 사람이란 점을.
우리는 자기만의 선택이, 자기만의 삶이 있어야 해…… 끝없는 파도 속에서 자아를 잃어버려서는 안 돼.
피의 기사와 악몽의 기사, 세기의 대결이 내일 밤에 치러집니다!
여러분, 내일 밤 8시 기사의 밤 채널을 지켜봐 주십시오. 여러분께 최고의 경기 영상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경쾌한) 띠띠~ 띠띠~
하…… 저스티스 나이트! 너 무사했냐!
이보나! 아직 침대에서 내려오면 안 돼……
자, 나를 붙잡아.
헤헤…… 고마워, 회색이.
회색이는 나만 쓰는 별명인데?
하하, 그냥 좀 빌려 쓰자……
저작권료 받을 거야.
……이보나, 그날……
맞아, 난 피의 기사를 봤어.
……현장에는 피의 아츠 흔적이 있더라.
그 아츠는…… 엉망진창이던데. 간단한 아츠를 사용해도 나는 통증이 느껴질 정도인데, 그런 아츠를 쓰는 피의 기사는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어.
……피의 기사는…… 엄청 강해.
다 알고 있어.
피의 기사 덕분에 감염자 기사의 대회 참가 제도가 생겼지.
……연합회의 장난감이 되어…… 존엄과 자유를 잃었어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있어.
살아 있어야만 도망갈 기회도 있어.
……빛의 기사와 피의 기사, 너희는 어느 쪽을 더 응원해?
……피의 기사. 감염자들의 미래를 개척한 사람이라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이니까.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건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투쟁이야…… 그래서, 나는 빛의 기사를 선택할 거야.
너는?
……나는 소나를 선택할래.
그래도 돼?
……내게 볼 일이라도?
……
……이사회가…… 섹터 제로를 정리하기로 했다.
현 단계 감염자 정책은 잘못됐어.
잘못이라……
게다가, 로도스 아일랜드의 리더가 섹터 제로에 대해 더 깊이 조사하고 있어. 이것 또한 명백히 아머레스 유니온의 실수다.
……
몇몇 상무이사가 화근을 철저히 제거할 것을 아머레스 유니온에게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로도스 아일랜드의 의료팀이 카시미어를 무사히 떠나게 해서는 안 돼.
할 수 있겠지?
……
……알았어. 그런데, 이사회 전체의 명령이 아니라 몇몇 '상무이사'의 뜻이라는 거지?
……네가 참견할 일이 아니다. 너의 지휘권은 우리 손에 있다.
정확히는 저쪽에 있는 말키위츠한테 있을 건데.
말키위츠……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
너 다쳤어?
……응, 아마 막을 때 다친 것 같아.
그때는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뼈까지 상했을지도 몰라.
움직이지 마, 어디 봐봐……
이 정도면 의사한테 가 보는 게 좋겠어. 이후의 경기에 지장 될지도 모르니까……
언니, 일단 얼음찜질부터 하자……
그래.
아츠로는 치료할 수 없을까?
통증 완화나 상처가 아무는 데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골절이라면 제때 치료하지 않았다간 후유증이 남을걸.
어떡하지…… 다음 상대는 바람의 기사인데…… 만만치 않은 상대야. 이렇게 다친 몸이라면……
……조피아, 너무 걱정하지 마.
어떻게 걱정 안 해!
경상일 뿐이야, 이미 익숙해.
……이게…… 어떻게 경상이야……
언니…… 언니가 이렇게나 노력하고, 강해지려는 이유가 뭐야?
우승을 위해서?
삼촌이 말했잖아, “규칙을 지키면서 규칙의 주인을 이기려 드는 건 황당무계한 소리”라고.
……응.
그건 무에나가 그저……
아니, 난 알아.
삼촌 말이 맞아.
하지만, 우리가 이겨야 할 건 규칙을 만든 사람이 아니다.
우리가 깨야할 건 규칙 그 자체야. 우리는 길들여진 자에게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고, 타락한 자에게 빛을 되찾아줘야 해.
삼촌은…… 단지, 등대의 인도를 따라, 폭풍우에 맞서 돌진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 뿐이야.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만약 이 고난과 어둠을 물리칠 수 있다면, 사람들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당분간, 너는 의사의 말대로 안정을 취해야 해.
다음 상대는 바람의 기사라고 했지? 그 전에 회복하지 못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거다.
……나처럼 되면 안 돼.
팔을 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무리했다가 결국, 이 꼴이 되고 말았잖아.
그래, 다들 걱정 안 해도 돼.
……언니! 이것 봐!
새로운 건틀릿?
정말…… 놀라운 속도구나. 빨라도 내일이 돼야 마무리할 줄 알았는데.
나 혼자였다면 이삼일은 걸렸을 거야.
전에는 너의 새 무기에 맞춰서 건틀릿의 구조를 조정하지 않았지. 게다가,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하지만, 이번 교훈으로 마리아의 조정 속도도 빨라졌어.
……마리아, 내가 훌륭한 장인들을 좀 알고 있는데, 너에게 소개해주면 좋을 것 같다.
정말!? 어디 출신 장인인데?
우르수스, 라이타니엔, 극동, 라테라노, 다 있어.
……와…… 그 정도면 거의 완벽한 장인단 아니야? 그런데, 제약회사에 장인단 같은 게 필요할까?
그건 기회가 된다면 네가 직접 가서 확인해봐.
……갑자기 생각났는데, 예전에 네 생일 때 무에나 삼촌이 소형 드론 한 대를 사준 적이 있었어.
그런데 너는 그날 오후에 바로 해체해버렸지.
내, 내가 나중에 다시 조립했잖아.
그때 나도 깜짝 놀랐어. 물론 다시 조립해도 날 수는 없었지만, 어린아이한테 그렇게 놀라운 재능이 있을 줄은 몰랐지.
……하지만, 그때 난 마리아가 왠지 기사가 될 것 같았어.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에 내 공방을 마리아에게 넘겼을 텐데.
지금이라도 넘겨, 코발. 언제 골로 갈지도 모르니까.
이 노친네 말하는 꼬라지 보소? 빨리 죽으라는 거야?
……마리아, 너는 네가 흥미를 느끼는 일을 하고 싶어?
음…… 아직 잘 모르겠어.
핫, 마리아는 아직 젊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수다를 떠는 게, 정말 오랜만이네……
앗! 언니가 준 복구용 젤을 공방에 두고 왔어!
새로운 건틀릿도 조정이 필요하고…… 곧 있으면 시합이잖아! 지금 바로 가져올게!
(언니는…… 분명 심한 상처를 입었는데도……)
(그저……)
응? 무슨 소리지?
……
나이츠모라는 커다란 무기를 끌고 다녔고, 땅에는 찌릿찌릿 불꽃이 튕겼다.
그는 분노에 싸여 있었고, 빛의 흔적을 더듬으며 여기까지 왔다.
……히이익!?
……음.
너는, 아니군…… 너는…… 그래, 빛의 기사의 동생.
……빛의 기사는 어디에 있지?
……! 언니를 찾아서 뭘 하려는 거야?
우리의 결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는 이미 끝났는데!
경기……?
나의 기나긴 천도는 결코 경기를 위한 게 아니다.
이 길에서 빛의 기사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 신성한 결투…… 외부인 때문에 중단됐다!
그럼 피의 기사를 이기면 되잖아. 다음 라운드에서 언니를 만날 수 있는데……
닥쳐!
으윽……!
경기…… 기사 스포츠…… 빛 좋은 개살구뿐이다.
규칙, 관중, 놈들의 환호를 들었는가! 설마 너는 그 터무니없는 모독을 느끼지 못한 건가!?
………!
이런게 바로 기사 스포츠인가? 무엇을 이겨냈고, 또 무엇을 얻었다는 말이지?
부, 명예, 가문의 부활? 아니다, 뭔가 부족해…… 그래, 뭔가가 부족하다……
고민할 시간은 없었다. 그 환호에 호응이라도 하듯, 마리아는 검을 높이 쳐들었다.
팔에서 전해지는 찢어지는 듯한 통증만이 환호 소리보다 더 선명했다.
감히 나를 농락이나 당하는 어릿광대들과 같이 논하는 건가!
……나는 케식의 후손, 반드시 천도를 완성할 것이다.
비켜라, 나약한 아이는 관심 없다. 내가 찾는 건 빛의 기사다……
……안 돼.
당신을 보낼 수 없어.
……네가?
너는 빛의 기사의 시종일 뿐이다.
……시, 시종?
너의 꿈은 남이 준 것이고, 너의 신념은 다른 곳에서 빌린 것이다.
물론, 젊음을 핑계로 방황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있지……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세상 사람들은 빛의 기사가 시대에 뒤떨어지고 완고하다고 비웃을 수 있다. 하지만, 그녀의 강력함을 과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그러나 너는, 기사조차도 아니다.
……
……비켜라, 비키지 않으면 내 칼날이 너의 목을 꿰뚫을 것이다.
아니.
……나는, 당신을 언니와 만나게 할 수 없어.
빛의 기사가 도망치는 거냐? 아니, 그런 빛을 발했던 빛의 기사가 그런 놈일 리가 없다……
그렇다면, 부상을 입은 건가?
………!
설마 너는 결투 중 내가 빛의 기사를 다치게 했다고, 회복되면 다시 싸우라고 말하려는 건가?
후안무치도 정도가 있다!
으악……!
(무거워…… 타이터스의 창보다도 훨씬 더 무거워!)
……
하아…… 하아……
어째서……
너는, 이미 공포에 압도당했다……
너는 내 앞에서 침착하게 무기를 휘두르지도 못한다. 만약 전쟁터라면, 너는 이미 시체가 되었다.
……아니야!
이건…… 기사와 상관없어.
나는 단지, 언니를, 지키고 싶을 뿐이야……
빛의 기사는 네까짓 것의 보호가 필요 없다. 주제 파악도 모르는 페가수스 같으니……
음!
……이 화살은, 그 파란색 궁수와는 거리가 멀군.
나이츠모라, 그 아이한테서 떨어져.
……바트바야르.
너도…… 나를 막는 거냐?
마리아! 빨리, 일어나, 내 쪽으로 와!
네, 알았어요!
너 미쳤어?
……그 질문은 처음이 아니지.
적어도, 네가……
넌 이제 돌아갈 곳이 없다, 꼬마야.
말해 봐, 너의 카간은 어디에 있지?
케식의 깃발은 어디에 있어? 대군의 막사는 또 어디에 있고?
역사가 이미 몇천 년이나 지났는데…… 너는 왜 아직도 과거에 살고 있는 거냐? 왜 그런 전통을 추구하나?
그런 것들이 네게 무엇을 가져다줄 수 있는 거냐, 꼬마야?
……
톨라.
너의 이름은, '초원'을 의미한단다.
너는, 그 혈통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해.
어떤 경우에도, 어떤 곳에서도, 너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단다.
톨라.
너는 평범한 쿠란타로 살아야 한단다. 아주 쉬운 일이야.
공부하고, 어른이 되고, 기술을 배워 예쁜 아내를 들여서 살면 되는 거란다.
……
바트바야르, 나의 어머니가 맹수의 송곳니에 죽은 그 순간부터, 나는 이미 결심을 내렸다……
어머니의 죽음은 나에게 악몽이었다.
무슨 허튼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몇 년 동안이나 몸부림쳤다. 이…… 기사의 나라에서.
그러나 결국, 나는 이 길로 인도되었다. 내 마지막 꿈을 이루기 위해서.
……자, 잠깐.
설마, 네 이번 여정의 목적은……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다.
너는 늙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전쟁터를 누벼왔지. 만약 기어코 나를 막겠다면……
나는 너를 밟고 지나간다. 나의 몇 안 되는 혈육을 내가 직접 쓰러뜨리겠다.
간다. 돌격하겠다.
뭐……
포겔바이데 스승님…… 피해요!
마리아, 괜찮아?!
괘, 괜찮아요.
이 미치광이가 언니를 찾아가게 둬서는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나를 막는다는 건, 나를 죽이겠다는 건가?
카시미어에서 자란 기사가, 서로 죽인다는 게 뭔지 제대로 알고 있는가?
아니, 너흰 그렇게 할 수 없다. 바트바야르, 너는 늙었어. 그리고, 이 세상 물정 모르는 페가수스, 너는 이 대지의 잔혹함을 전혀 모른다.
너희들이 빛의 기사와의 결투를 막는다는 건, 우리 둘의 명예를 더럽히는 짓이다.
아니야!
명예 같은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아!
……그럼, 너의 언니는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나!?
어디서 감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거지! 빛의 기사가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고집하는 게,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거냐?
으윽……
모독자, 무기를 들어라! 너는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
……그래도…… 당신은 지나갈 수 없어!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