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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의 계략에 넘어간 플라스틱의 기사, 뜻밖의 일을 겪게 된 불꽃 꼬리의 기사, 그리고 또다시 삼촌과 언쟁을 벌이게 된 마리아…… 기사들의 생활은 늘 바람 잘 날이 없다.
등장 오퍼레이터: 무에나
기사 스포츠란 과연 무엇일까요?
셰브치크 씨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쓸데없는 소린 그만해, 차르니. 난 바쁘다.
그러니 말 돌리지 말고 바로 말해. 용건이 뭐냐?
안타깝게도…… 로어 기사단의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당신을 빼기로 했습니다. 새로 들어온 원호의 기사도 훌륭하다더군요. 단체 경기에서 그의 아츠가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
이건…… 약속한 거랑 다르잖아……
물론 약속한 계약금은 지불할 겁니다만… 기사단에 지불해야 하는 세금은 살짝 다르다는 거, 잘 알고 계시지요?
오호…… 진정하시지요. 곧 자녀분의 열 번째 생일이 다가오는데, 보잘것없는 절 공격해서 일자리를 잃을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로어 기사단이 셰브치크 씨에게 지불하는 돈은 여전히 많습니다. 적어도 올해는 셰브치크 씨가 더 노력할 필요는 없겠지요.
내게 필요한 건 본선 티켓이야! 난……
그건 당신이 행동하기 나름입니다. 셰브치크 씨, 어떻게든 살아갈 방법은 있지 않겠어요?
……
……그렇긴 하지.
이런 일은 아무 직원이나 시켜서 연락하면 될 것을, 왜 직접 날 찾아온 거지? 대변인이 그렇게 한가한가?
아…… 오해하진 마시죠. 셰브치크 씨를 보러 일부러 찾아온 건 아니니까. 전 경기 일정을 확인하러 온 겁니다.
아무래도 그동안 저희가 너무 허술했나 봅니다. 각 경기 구역에 소소한 문제들이 나타나, 범법자들에게 발을 들일 틈을 줬으니.
나 셰브치크야, '플라스틱의 기사' 셰브치크! 감히 날 협박해서 궂은일을 시키려는 건가?
표현이 좀 거칠군요.
원하는 게 뭐냐?
신경 쓰이는 기사 두 명이 있습니다. 언제든지 출전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그들의 점수가 아직은 기준에 많이 못 미치는 듯해서요.
쳇…… 기사들을 정말로 진출시키려고 한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텐데……
그렇게 말씀을 하시고 그러십니까. 가끔은 규칙을 지키며, 은밀하게 행동하는 것도 필요하지요……
규칙을 이용하는 것과 어기는 건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 그 본질의 차이는 당사자에게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지죠.
동의만 해주신다면, 점수를 양도하는 추가 경기와 뒤처리는 전부 저희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로어 기사단 내부 문제도 제가 처리해 드리고요.
자, 어떠십니까?
……고장인가요?! 걸음의 기사의 신발 밑창에 달린 가속 장치가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감속에 결승선 앞에서 넘어지고 마는 걸음의 기사!
골인~!! 우승자는 글로리폴 기사단, 등나무의 기사입니다!! 그리고, 마리아 니어가 그 뒤를 바싹 따라와 결승선에 골~인!
신발 밑창의 가속을 잃은 걸음의 기사는 안타깝게도 2위에서 7위로! 아~ 정말 아쉽네요!
기사 장비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죠!
전면적인 장비 점검, 보수, 업그레이드뿐만 아니라 매니지먼트까지! 앨런 테크놀러지는 여러분을 위한 모든 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안심 회원제와 알뜰 패키지도 있다고 하니, 기사 분들께선 놓치지 마세요!
후…… 2등인가.
(이제…… 토너먼트에 한 발 더 다가간 셈이네……)
(조피아 고모……)
오, 의외의 손님이군.
편한 자리로 앉아.
마틴…… 정말 마틴 맞지? 왕년에 그렇게 잘 나갔던 기사가, 지금은 고작 이렇게 작은 술집이나 차리고 사는 건가.
기사 신분은 진작에 박탈당했으니까. 뭐 어때, 이렇게 저축한 돈으로 그럭저럭 먹고살면 됐지.
여긴 어쩐 일이야? 솔직히 우리 술집에 현역 기사가 찾아오는 일은 드물거든.
지금 마리아는 유명인이잖아. 이 술집이 어젯밤에 연예 기사에 실렸더라고.
흥…… 유명인이라, '레드 에델바이스' 한 잔.
이건 내가 사지.
영광이군.
로어 가드의 훈련 기지에서 여기까지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헛걸음하게 할 순 없지.
그래, 예전 상대의 베이스캠프에 찾아온 건, 경기 때의 복수라도 하려고 염탐 나온 건가?
……난 토너먼트 안 나가.
허…… 로어 가드에서 그렇게 결정한 거야? 너랑 스폰서는 사적으로 관계가 괜찮은 편 아니었나?
하, 사적인 관계라. 그런 건 재앙과 연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물론 결정은 더 위에 있는 사람들이 하지만……
기사 협회?
그뿐만이 아니야…… 예를 들면, 상업연합회라던가.
흠……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는 알아. '보잘것없는 플라스틱의 기사 혼자 어떻게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들 수 있는 거지?'……라고 생각하고 있지?
나도 잘 알고 있어. 시키는 대로 잘 따르는 기사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일을 크게 만들 사람은 없다는 걸. 그러니까 문제는 다른 데 있는 거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 있다. 빛의 기사가 사실은 감염자가 아니고, 카시미어에서 쫓겨난 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난 전혀 모르는 일인걸.
그렇게 경계할 거 없어. 널 떠보려는 생각은 없으니까, 마틴.
난 그저 차르니에게 귀족을 갖고 장난을 치려 했다간, 대가를 치르게 될 거란 걸 알려주려는 거야…… 마리아 니어도 그 사람이 눈독 들이고 있을 텐데, 안 그런가?
……기사들끼리 손잡고 협회에 시위라도 하겠다고? 그런 일은 다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난 그저 아무에게도 짓밟히고 싶지 않을 뿐이야.
술 고맙네…… 마틴…… 난 젊었을 때, 당신의 경기를 보고 기사가 되기로 결심했어.
길을 잘못 선택한 것 같은데.
아니, 내 길은 틀리지 않았어. 이제, 제 길로 가려고.
다음에 또 봐, 마틴.
셰브치크,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할게…… 조심해.
훗…… 그런 장사꾼들 앞에서 기사가 고개 숙일 필요는 없지. 로어 기사단도 내 생각에 동의할 거야.
……있잖아, 우리 뒤를 그렇게나 오래 밟았으면, 이제 슬슬 얼굴이라도 좀 보여주는 게 어때?
우와! 기세등등하네…… 난 이런 팬은 싫은데……
"잠깐…… 너희 그 활은…… 너희는!?"
……내가 이러고 놀랄 줄 알았지? 아머레스 유니온의 자객 씨?
그래…… 이런 모습이었구나. 계속 숨어 다녀서 너희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은 없었는데. 참 음침한 일을 하는구나……
이런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괜찮겠지?
……흥, 별 수 없지.
좋아…… 그럼!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
……
……
앗…… 고모……
……
아…… 삼촌……
한동안 신경을 안 썼더니, 점점 분수를 모르는 것 같구나.
……
언제 멈출 생각이냐?
위에서 내게 몇 번이나 너에 관해 묻더구나. 매일 선발 부서에서 성가신 일을 얼마나 처리하는지는 알고 있는 거냐…… 상사에게 지시 사항을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내 업무 시간의 절반을 깎아먹는다고.
당장 기사 협회에 가서 그만둔다고 해라. 넌 네가 뭘 하고 있는지 전혀 몰라.
그런 말은……
스스로 무덤을 파지 마라, 마리아.
너도 니어 가문의 자식이니, 분수를 알아야지.
본선 이전의 장난 싸움이야 네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다지만, 지금의 넌 너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어.
네가 정말 더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네가 지금까지 상대한 적이 기사 스포츠에서 가장 강한 사람들일 거라고도 생각하지 말고.
하지만 니어 가문이 귀족 자격을 박탈당하는 걸 두고 볼 수는……
……허영심이다.
으으……
내가 말했지. 니어 가문은 지금의 저질스러운 기사 협회로부터 인정받을 필요가 없다고.
그들이 우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선조들의 공이 사라지기라도 하나? 그럴 리가! 지금까지 니어 가문은 한 번도 다른 사람한테 의지해 우리의 지위를 지킨 적이 없다!
할 수 없다면 포기해야지.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죽음밖에 없는 거야.
삼촌……
넌 마가렛에게 너무 많은 영향을 받았어. 마리아, 마가렛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지 못했지. 그렇게 무턱대고 따르면 안 돼.
……!
그렇게 쳐다보지 마라, 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거냐? 규칙을 지키면서 규칙의 주인을 이기려 드는 건 황당무계한 소리야.
마가렛 성격 잘 알잖니. 마가렛은 원래 상업화된 기사 스포츠를 가장 무시했었어. 그래도 마가렛한텐 기개가 좀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어떻게 됐냐?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는 기사 스포츠라는 길을 선택해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려고 했지 않느냐. 그래, '신념' 말이야.
그 아이가 뭘 바꿀 수 있겠니?
삼촌…… 언니에 대해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어.
마가렛이 유일하게 바꾼 건, 니어 가문을 대하는 기업의 태도밖에 없다! 유일하게 해낸 건, 병으로 위독한 자기 아버지더러 자기가 저지른 실수를 수습하게 한 것뿐이고!
'빛의 기사'라는 호칭은 마가렛에게 어울리지 않아. 마가렛한텐 그런 영광을 감당할 능력도 애초에 없었다!
삼촌!
……
그럼…… 삼촌은요?
지금 삼촌도…… 기업을 위해 일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제가 기사 스포츠에 참가하는 건 반대하시면서, 기업엔 굽신거리면서 일하고! 니어 가문이 기사 지위를 잃는 걸 지켜보기만 하는 건 괜찮다는 거예요!?
……흥.
넌 아직 어리니 네 무지함을 탓하지는 않으마…… 하지만 넌 어른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해.
또 그렇게 말씀하시네요……
카시미어 사람이 대대손손 지어놓은 건물에 그늘이 드리우고 있는데, 고향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어른들의 보호 속에서만 살아온 네가 뭘 알겠니?
풋내 어린 기사인 네가 정말 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변방에선 우르수스의 요새 위에 세워진 높은 건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세워지느라 저 멀리 지평선에서도 보일 지경이다.
고탑의 시종들은 귀족들의 웃음을 사려고 경기장에서 영혼 없이 싸우고, 젊은 증기 기사는 옛날 갑옷을 입고 이곳에 와서 기예를 연마하고 있지.
바운티 헌터와 강도들이 가난한 마을이란 마을은 죄다 쑤시고 다니는데, 도시들은 아레나나 더 만들 궁리만 하고 있어. 마을의 수확량과 세금 비율을 보면 웃음만 나온다니까.
이 모든 건 마가렛 때문도 아니고, 네 부모 때문도 아니다…… 병상에 누워 계셨던 아버지의 마지막 탄식은, 카시미어 전체를 향한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어떻게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
네 말이 맞지, 마리아. 네 말이 맞아. 지금의 난 잘하는 것 하나 없고, 기업이 매수한 짐꾼에 불과하다.
그러면 넌?
네, 팀장님…… 아니요. 사적인 일이 조금 있었습니다…… 아닙니다. 사적인 일보단 업무가 더 중요하죠……
프로젝트 회의 말씀이십니까? 오늘요? 아뇨. 잊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네. 죄송합……
곧 도착합니다…… 네? 아닙니다, 그 사람은 저보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네, 죄송합니다……
그럼…… 그가 저 대신…… 네, 죄송합니다…… 책임자의 임무요? 그건…… 네,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절 해고하여 주십시오. 네, 약속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팀장님.
난 시간이 별로 없어…… 마리아. 지금 당장 대답해.
전 생각을 바꾸지 않을 거예요. 삼촌.
……
……
너도 마가렛과 같구나. 정말…… 꼴도 보기 싫을 지경이야.
너희 부모님은 지금의 너희를 자랑스러워하지 않으실 거다. 자신이 도대체 누군지 냉정하게 반성해 봐라.
……그만하세요!
세상 물정도 모르는 게 어디서…… 그럼 알아서 잘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