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8가비알의 주먹
가비알에게 자신이 이겨야만 하는 이유를 털어놓는 주마마. 그러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기계 짐승 '거대 못난이'가 엔진 과출력으로 인해 폭주하기 시작하고, 이에 일행은 기계 짐승을 막아내기 위해 전력을 다하게 되는데……
여기 건물은 확실히 다른 부락이랑 다르네요…
낡았어!
흐음… 여기는 건물도 장식도 다 조잡하네.
근데 이상한 기계 잔해가 오만 데 다 널려있네.
주마마, 네 부락의 건물은 상당히 특이하구나.
다들 너처럼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하나 봐?
이건 모두 우리 부족 사람들의 걸작이야.
응, 우리 부족 사람들도 기계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 그래서 그 열정으로 부족 건물을 이렇게 지은 거지.
봐봐. 가비알이야.
대족장 말이 진짜였어. 거대하고 못생긴 걸로 가비알이랑 다시 대결하려나 봐.
뭐라고? 놓칠 순 없지!
우와~ 사람 많다!
제전 후에 여기로 모인 다른 부족 사람들이 적지 않아. 이들도 우리 부족에 들어올 거다.
그래서 뭐,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가비알, 네가 그냥 떠났다면 신경을 끄려고 했었다. 다만 이렇게 또 내 앞에 나타났으니, 난 여기서 널 쓰러뜨릴 거야.
왜지?
넌 너무 강하니까, 가비알.
가비알, 그날 기억나?
그날?
그날 이전의 나는 너처럼 내 주먹이 전부라고 굳게 믿었어.
하아압!
으아앗!
승자, 가비알!
하하, 내가 또 이겼네.
흥, 다시 덤벼. 다음엔 내가 꼭 이길 거야!
좋아!
어? 땅이 왜 흔들리지?
저길 좀 봐!
저…… 저게 뭐야?
철 덩어리가 엄청 크네!
저건 사르곤의 이동도시인데……
사르곤이 뭐지?
사르곤은 우리가 속한 나라란다.
이동도시는 또 뭐고?
이동도시는 아주 큰~ 부락이란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
나도 젊었을 때 한 번 가본 적이 있지.
무서워하지 말거라. 이쪽으로 오지는 않을 테니.
저건 우리와는 평생 아무 관련도 없는 거야.
……
주마마,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냐… 나 먼저 갈게.
아, 기억 난다. 사르곤의 이동도시가 마침 우리 근처를 지나갔고, 그날 이후로 네가 이상해졌어.
난 오히려 믿을 수 없었어, 가비알.
그런 걸 보고 어떻게 놀라지 않을 수 있어? 충격적이지 않아? 내가 보잘것없이 느껴지지 않아?
그날 '와, 정말 크다' 하고 느끼기는 했어. 근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넌 항상 그랬어, 가비알.
그날 이후로 난 너랑 싸우는 것에 흥미를 잃었지.
나는 이남에게 기계에 관한 책을 찾아달라고 부탁해서 사르곤어와 기계 관련 지식을 공부하기 시작했어.
그러다 대제사장을 만났고, 함께 거대하고 못생긴 걸 만들기 시작한 거야.
그건 나도 알아. 내가 널 찾으러도 갔었잖아.
응? 그러고 보니, 저기 저 이상한 녀석이 네 비밀 친구야?
그렇다네!
우왓?! 언제 내 옆으로 온 거야?!
왠지… 우리 엠퍼러 보스 같구먼……
엠퍼러? 그 펭귄을 말하는 거냐?
맞아, 어라? 우리 보스랑 아는 사이?
그럼, 알고말고. 수십 년 동안 못 만나기는 했지만 말이야. 아니지, 수십 년인가? 수백 년인가? 에잇… 아무튼 너한테선 그 녀석의 냄새가 나는구먼.
수백 년이라니…
아이고 마, 여기 보스 친구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
정말로 존재했구나. 난 또 주마마의 머리에 무슨 문제가 생겨서 환각을 보는 줄 알고, 로도스 아일랜드에 있을 때 유사한 증상을 연구해보기도 했었는데.
허허, 가비알… 너는 모를 게다. 어릴 때 네가 주마마를 찾아왔을 때에도 난 늘 곁에서 보고 있었다…
이렇게 말이야!
사라졌어?!
허허허! 나는 평소에는 너희들 앞에 나타나지 않아. 근데 지금은 이 거대하고 못생긴 걸 조종해야 해서 말이야!
그래도 젊은이들과 함께 기계를 만드는 건 정말 재밌구먼!
근데 그 거대하고 못생긴 건 조종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야? 건물에 부딪힐 것 같은데.
뭣이? 깜박했구먼! 나중에 보자구!
우와… 정말 순식간에 조종석으로 돌아갔네, 대단한데!
역시 우리 보스랑 똑같네……
……
아, 너랑 얘기하던 중인 걸 깜박할 뻔했네. 근데 솔직히 주마마, 어차피 결국 싸울 건데 그런 얘기를 할 필요가 있나?
있지.
이건 너한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나한테 하는 말이기도 해.
가비알, 알아? 나에게 너는 가장 큰 장애물이야.
어? 그래?
정확히는 네가 아니라 너같은 사람이지.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계의 매력을 알려주려고 했지만, 대부분은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
너처럼 강한 사람들이 그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야.
너 같은 존재들 때문에 그들은 이곳에서 싸우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너의 강력함이 발전의 길을 막아버렸단 말이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의 이런 생각을 깨뜨려야겠다고 결심했어. 더 강력한 힘으로 너의 힘에 대한 사람들의 맹목적인 숭배를 무너뜨릴 거야.
흐음… 박사, 쟤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박사 생각은 어때?
- 그러네.
- ……
- 기계는 좋은 거지.
박사, 대체 누구 편이야!
일리가 있긴 한데, 어딘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그러게, 저 큰 녀석… 장난 아니게 멋있잖아!
근데 솔직히 나도 설득당할 뻔했어.
하지만 나도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고 싶은 맘은 없었어. 나는 그저 나를 대표할 뿐이야. 난 주먹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다른 건 관심 없어.
알아, 널 탓하는 건 아냐.
그래도 나는 널 무너뜨릴 거야, 가비알. 이 거대하고 못생긴 것의 힘으로.
모두들 잘 들어라!
이제 이 거대하고 못생긴 게 가비알과 다시 결투를 벌일 거다!
이 결투로, 누가 진정한 대족장인지 결정 낼 것이다!
대제사장, 전투 준비!
오! 문제없어!
가비알, 준비 됐냐! 네 동료와 함께 싸워도 상관없어!
난 이미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너희는 나서지 마. 이번 싸움은 내가 직접 이 큰 녀석을 물리칠 테니까!
자, 덤벼라!
우선 정상 출력으로 가볼까!
발사!
흥, 두 번째도 맞아줄 거라 기대하지 마라!
호오… 역시 가비알이구먼. 반사신경이 남달라! 그래도 상관없다. 이 거대한 쇠주먹 맛을 봐라!
힘 대결? 바라던 바다!
대단해, 가비알!
가비알 끝내주네! 혼자서 저 큰놈의 쇠주먹을 막아내삐네!
신체검사할 때부터 궁금하긴 했는데, 가비알은 대체 왜 메딕 오퍼레이터인 거야?
……적이긴 해도 정말 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구나!
그래도 아직 끝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이 거대 못난이에게는 아직 최대 출력 모드가 남아있다!
간다! 최대 출력 모드!
뭐라고?!!
저 큰 녀석의 힘이 더 세진 것 같아!
가비알의 힘이 밀린다고?!
아아… 이 얼마나 듣기 좋은 소리! ……응? 잠깐, 계기판이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에에엣?
대제사장, 어떻게 된 거야?!
으아아! 엉덩이가 타들어 갈 것 같아!
거대하고 못생긴 것 말이야!
아, 말하는 김에 내 상태도 말한 것뿐이다! 엔진 출력이 너무 세서 폭주하기 시작한 것 같네!
오오오… 짜, 짜릿하구먼!
우선 나와!
싸우는 거 아닌가? 이대로 싸워라! 덤벼라, 가비알! 이렇게 널 해치우…
대제사장!
아, 그래. 정말 아쉽군. 전략을 바꿔야겠어.
주마마, 내 걱정은 하지 마라. 내가 최대한 진정시킬 테니, 그동안 이 거대하고 못생긴 걸 멈춰 봐라!
가비알…… 너희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너희 먼저 가.
무슨 말이야? 날 쓰러뜨리려는 거 아니었어?
그럴 거야.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아니야.
하아, 그렇게 말하지 마. 나도 도와야지. 안 그래, 박사?
큰 괴물을 쓰러뜨리자! 나도 도울래!
- 우타게, 크루아상, 전투 준비!
- ……
- 결국 우리가 도와줘야 하네.
에엣, 나보고 이 큰 녀석과 싸우라고? 설마…… 너무 귀찮은데.
박사, 끝나고 나면 내 추가 근무 수당 받을끼데이! 세 배로!
박사, 보고 있지만 말고 지휘 준비해!
박사의 저런 성격이 가끔 얄밉다니까!
어서, 지휘를 준비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