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4기계 짐승의 울음소리
가비알의 옛 친구 주마마의 출현으로, 분위기는 최고조에 오르게 되는데……
유넥티스! 유넥티스!!
몽땅 해치워버려, 유넥티스!
대족장, 대족장!
유넥티스, 날 가져요!
유넥티스…… 역시 나타났군.
정글 속에 처박혀서 나올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정글이 얼마나 좋은데.
흥, 정글에 처박힌 티아카우는 전부 다 겁쟁이들이야!
겁쟁인지 아닌지는, 곧 알게 될 거다.
주마마 저 녀석, 몸에 이상한 장비들이 달려있긴 하지만, 그래도 예전 모습 그대로네.
아, 박사. 내가 아직 제대로 소개한 적 없지?
무대 위에 있는 저 여자가 주마마야. 나랑 같은 부족은 아니지만, 사는 곳이 가깝고, 나이도 비슷해서 함께 자란 셈이지.
녀석은 말수가 적긴 했지만, 꽤 대단했어.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상하게 변했더라고. 싸움은 여전히 잘했는데, 할 일 없을 땐 항상 이상한 물건들을 만지작거리더니……
나중엔 저 녀석 부족이 다른 곳으로 터전을 옮기는 바람에, 거의 만나지 못하게 됐지.
듣기론 저 녀석은 여전히 대단하지만, 무슨 이상한 병에 걸렸는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잣말을 하게 되었다더라고.
그래서 나중에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비슷한 병증에 대해 일부러 찾아본 적도 있는데, 아마 정신 쪽 문제일 거라더라. 근데 지금 보니까, 아주 멀쩡해 보이는걸?
저번 제전 때는 저 녀석이 올 줄 알았는데 안 와서 엄청 아쉬웠었어.
오늘 이렇게 유넥티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타날 줄은 몰랐네. 상대가 녀석이라면, 저 사람에게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봐야겠지.
크아악!
헤에… 역시, 저 녀석도 강해졌네. 정말이지… 지금의 녀석과 한판 붙어보고 싶은걸!
역시 주마마는 무척 강하네요. 하지만……
어? 저건…
유넥티스, 너에게 도전하러 왔다.
너희들은 누구지?
나는 성난 불꽃 부족의 족장, 우다다!
나는 칼자국 부족의 족장, 아루나다!
아그들아, 다 올라와라!
한꺼번에 덤비려고?
후훗, 우리는 동… 그 뭐냐… 동 뭐시기를 맺었는데… 아 동 그거 뭐였지?
동맹! 이 멍청아!
아 맞다, 동맹!
손쉽게 대족장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그런 생각 해본 적 없어. 하지만 너희가 이렇게 똘똘 뭉쳤단 소리는 처음 듣는데.
우리 내부 사정이다.
후훗… 난 그냥 너처럼 기계나 만지작거리는 녀석이 대족장이 되는 게 눈꼴 시릴 뿐이다!
- 제전에선 여럿이서 도전하는 것도 가능한 건가?
- ……
- 일대일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네? 아, 맞아요.
박사, 표정을 보아 하니 설마 제전을 무슨 토너먼트 같은 거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엣? 그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잖아요?
대부분의 경우 존엄을 지키기 위해 일대일로 싸우긴 하지만, 애초에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싸워 이기는 사람이 대족장이 된다는 게 제전의 유일한 규칙이야.
그러니 조무래기들을 데려오는 것이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지.
- 그러니까, 룰이 없다 이건가?
- ……
- 그럼 나도 대족장이 될 수 있겠네.
박사, 혹시 도전하겠다는 건 아니지? 포기하는 걸 추천할게.
흠… 박사. 지금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거지?
하하하하! 미안한데 박사한텐 무리야.
룰이 없다는 건, 박사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냐.
여기 사람들은 아주 단순하거든. 뭘 하든 생각해내는 거라곤 사람들을 많이 데려와서 함께 덤비는 것뿐이야.
음험한 술수 같은 건 아무도 쓸 줄 몰라.
솔직히 나도 로도스 아일랜드에 몇 년을 있었는데, 그런 잔꾀를 부리는 건 아직도 서투르거든.
네, 게다가 패싸움에도 나름의 리스크가 있어요.
하하, 맞아. 이겼다 해도 자기들끼리 내분이 일어나는 일도 적지 않거든.
게다가, 무슨 수든 써도 된다곤 하지만, 할 테면 한 번 해봐……
내가 장담하는데, 박사는 동네 북처럼 집단 구타를 당하게 될 거야.
- 그렇게 나쁘게 말하지 말아줄래.
- ……
- 참 순박한 사람들이네.
하하하, 난 그냥 사실대로 말한 거야.
하하, 박사가 눈을 희번덕거리는 걸 다 보네.
그래, 나도 나오고서야 알았어. 알고 보니 내 고향은 그렇게나 순박한 곳이었다는 걸.
예전엔 어디든 사람들은 다 똑같다고 생각했거든.
그래 솔직히, 박사가 마음만 먹으면 남들 몰래 술수를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결정적 차이점이 뭔지 알아?
- 근육?
- ……
- 외모?
맞아! 박사는 딱 봐도 약해 보이거든.
어이, 박사. 삐진 거야?!
그렇다 할 수 있지, 확실히 박사는 바람 불면 날아갈 것처럼 보이거든.
어쨌든 솔직히 말하자면, 대족장이 되기 위한 조건은 딱 하나야.
바로…… 강해야 한다는 거야! 주먹이 딴딴해야 하고 싸움을 잘해야 해!
그렇지? 토미미.
아, 네, 넵!
그런데 정말 이상하네. 내 기억에 저 둘은 전혀 안 친했는데, 이렇게 손을 잡다니.
흐음… 아마도 가비알 씨가 떠난 뒤로 사이가 좋아졌나 봐요.
그래, 그럴 수도 있겠네.
근데 토미미, 주마마도 부족의 족장이라며? 그럼 주마마의 부하들은?
그러고 보니 확실히 그러네요… 주마마의 부족 사람들은 못 본 것 같아요.
저길 보세요, 저기 옷차림이 다른 사람들이요.
어라, 저 장비는 확실히 좀 괜찮아 보이는데, 사람 수가 적긴 하네.
설마 저 녀석, 내가 혼자 모두를 때려눕힌 걸 따라 할 생각인 건가? 재미있네!
그건 그렇고 토미미, 너도 참가하려는 거 아니었어?
아, 네! 근데 급하진 않아요.
주마마는 실력이 뛰어나니까, 칼자국 부족은 분명 못 이길 거예요. 일단 주마마의 체력이 좀 깎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올라가려고요.
오호라~ 우리 토미미, 똑똑해졌네?
에헤헤~ 저도 진지하게 대족장이 되고 싶으니까요! 그런 다음엔…
그런 다음엔?
아, 이따가 다시 얘기해. 싸움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