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벌꿀 음료에 취한 레토는 비헌터에게 그녀가 예전에 겪었던 '썰'을 풀어주겠다고 한다. 그중 어떤 일들은 학생자치단의 다른 멤버들도 잘 모르는 이야기였다.
로도스 아일랜드 훈련 센터
1:1 근접 격투 훈련실
하앗!
느려.
느리다면서 방어는 왜 하는 거야? 입만 살아서는!
여기가 진짜 링 위였으면, 넌 벌써 나한테 줘 터지고 케이오 당했어, 알아?
안 믿어.
그럼 이렇게 하자. 네가 나를 한 대라도 치면 상을 주마. 어때?
재밌네. 그럼 약속이다?
받아라!
응, 좋아 좋아. 힘 좀 들어갔네.
호흡도 나쁘지 않고.
이게 내가 주는 상이다. 받아봐!
오라 오라 오라 오라!!
으아악!
윽, 컥, 커헉……
슈라, 너……
콜록콜록, 하아……
방금 그거, 나도 알려줘!
알려줄 수는 있는데, 네가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주먹질하는 것뿐인데 못 배울 건 또 뭐야.
이건 꿀을 모을 때 달려드는 '벌레'들을 처치하기 위한 기술이야. 링 위의 까다로운 상대들에게도 먹여준 적이 있긴 하지만.
그래서 그 상대들은 어떻게 됐는데?
별거 없어. 전부 다 뻗어버렸지 뭐.
배우고 싶으면 먼저 꿀을 모아와. 그러면 빨리 배울 수 있을걸.
나 믿고 한번 해봐.
아~ 그럼 됐어.
그런 건 '비헌터'나 가능한 거라고.
비헌터는 사력을 다하는 우르수스지만, 미래만 놓고 보면 전도유망한 레토가 더 강할걸?
헤헷, 그건 듣기 좋네.
좋아, 휴식은 여기까지. 덤벼.
물론 맞고 싶다면 맞던가. 걸어 다니는 샌드백 대리고 훈련실 이용시간을 만끽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자~ 간다! 슈라, 이번엔 제대로 한 방 먹일 테니까!
오호~
주먹으로 안 되니, 무기를 쓰시겠다?
나도 체면이 있거든!
게다가 훈련실에 있는 무기는 전부 보호처리되어 있으니까 맞아도 별로 안 아플 거 아냐?
너도 하나 골라잡아. 무기들고 연습하자고.
좋아.
너클 쓰려고?
링 위에선 리치가 긴 무기를 좋아하는 놈들도 많거든. 공격 딜레이가 짧은 이 녀석이 제일 효과적이지.
후후, 드디어 좀 진지하게 싸울 마음이 생겼나 봐?
레토, 이런 상대를 상대하는 방법은 알아?
몰라. 가르쳐줘.
좋아.
훈련실 대여 시간 만료까지 20분 남았습니다. 남은 시간을 확인한 뒤, 다른 오퍼레이터의 사용에 차질이 없도록 하여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알려 드립니다. 훈련……
시간 없으니까 잘 봐!
와라!
빠르다!
으악!
꿀꺽……
꿀꺽꿀꺽…… 하~! 시원하다!
운동 끝나자마자 그렇게 빨리 물 마시면, 밤에 배탈 난다.
배탈나면 뭐 어때, 적어도 지금은 시원하잖아.
어때, 이번엔 배운 것 좀 있어?
응.
헤헤, 뭐 배웠는데?
격투가한테 근접전을 허용하면 안 된다는 거.
야, 너클은 그냥 놀라게 해주려고 낀 거야.
나 팔꿈치랑 어깨만 썼잖아. 너도 방호복 입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아프진 않았을걸.
그래도 슈라의 공격을 전혀 못 막았는걸.
대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움직이는 거야. 가르쳐줘.
많이 싸우고, 안 죽으면 돼.
많이 맞아봐야 다른 사람이 손에 쥔 무기로 너를 어떻게 상대하는지 알 수 있을 거 아냐.
그걸 못 배우면 그냥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거야.
그럼 나는? 나도 쓰레기통에 던져버릴 거야?
너희 친구들이나 내가 있으니까, 쓰레기통에 처박혀도 다시 꺼내오면 되지.
내가 무슨 도움만 받는 겁쟁이인 줄 알아?
하하하, 걱정 마. 넌 아직 어리고 경험도 적으니까, 조금만 지나면 분명히 강해질 거야.
얕보지 말라고! 이래 봬도, 나는……!
(작은 소리) 리유니온한테 덤빌 정도의 깡은 있다고.
뭐?
(작은 소리) 뭐야 그 얘기… 나한텐 한 적 없지 않나? 뻥치는 거 아니지?
그럴 리가.
그럼 일단 샤워부터 하고 뭐 좀 먹자. 자세한 얘긴 쉬면서 해줄게. 어때?
잘 됐네. 마침 후방 지원부에 벌꿀 음료를 부탁했는데, 그 맛이…… 진짜 장난 아니거든.
그리고 듀나가 재밌는 과자를 구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암호만 잘 대면 몰래 팔아준다고 하더라.
그럼 난 음료, 넌 간식, 각자 챙겨 오자고. 어때?
좋아. 이따 숙소에서 만나자.
아, 잠깐!
어? 또 왜?
그 뭐야…
(작은 소리) 암호 뭐였지? 보통은 굼이나 언니들이 해줘서 난 잘 모르는데.
아~ 여기 가까이 와. 잠깐 귀 좀.
(작은 소리) 잘 들어, 딱 한 번만 말해줄 거야. 이유는 묻지 마. 알았지?
(작은 소리) 알았어.
(작은 소리) 듀나 간식 네트워크는 로도스 아일랜드 전체에 퍼져있지만, 보안 유지를 위해 지인 소개를 통해서만 살 수 있어. 나는 보통 헤이즈한테서 사. 그 녀석, 물건 숨기는 거 하나는 기가 막히거든.
(작은 소리) 일단은 노크 여섯 번. 강, 약, 강, 강, 중강, 약, 왜인지는 알지?
(작은 소리) 알았어.
(작은 소리) 문이 열리면 일단 대화를 해. 말하다가 '도베' 라는 단어가 들리면 바로 "르만"이라고 대답하고, 그다음에 가격 흥정을 하면 돼.
(작은 소리) 잊지 마. '도오오오베'야. 가운데는 길고, 끝은 짧게.
(작은 소리) 알겠어?
(작은 소리) 알았어.
아…… 씻어야겠다. 이따 봐.
이따 봐.
음……
간식 좀 사는 게 이렇게 복잡할 일인가?
귀찮네. 역시 그냥 굼한테 부탁해야겠다.
1시간 뒤
로도스 아일랜드 숙소 구역
레토와 비헌터의 숙소
슈라, 물건 구해왔…… 뭐야! 왜 벌써 마시고 있는데!
기다리다 심심해서. 어쨌든 많이 사 왔으니까 먼저 좀 마셔도 되잖아?
됐다, 사실 나도 오는 길에 간식 몇 개 까먹었거든. 확실히 맛있더라.
당연하지. 이 비헌터 님이 좋아하는 게 맛없을 리가.
자, 일단 좀 먹으면서 포커나 좀 치자. 그러다 네 모험 얘기를 듣는 거야.
좋아.
7페어.
K페어.
조커.
망했네.
스트레이트 플러시.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
20, 네 차례야.
A, 그리고 4. 이거 살짝 애매한데.
드로우.
5.
비겼어? 나쁘지 않네. 다음 판 하자.
동작 그만!
드로우.
7.
드로우.
3.
드로우.
에이스.
이겼다.
안 해!
아니.
오늘 무슨 날이야?
평소에는 패가 이렇게 잘 붙는 녀석이 아니었는데, 대체 오늘은 왜……
아……?
잠깐……
얼굴이 빨간데?
빨개?
나 취했나?
에이 설마.
고작 서너 캔밖에 안 마셨잖아, 게다가 알코올도 안 들어갔는데?
설마 너도 나처럼…… 꿀에 취하나?
이걸로 취해?
그럼, 취하지. 그리고 닌 나보다 더 심한 거 같은데.
꿀에 취하는 건 나 하나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헤헤~ 하하하하~
아, 재밌네. 재밌어! 크크크크~ 진짜 웃기다.
뭐래? 어? 이렇게 강하고 멋진 레토 님이, 어? 취할 리가? 어? 없잖아?
그래 그래. 강하고 멋진 레토 님~ 하하하하하~
아니이이 대체 왜 웃냐고오? 포커 끝나면 말이야, 어? 이 레토 님께서 썰을 풀어줄 거라고.
그래~ 하하하~ 레토 어르신~ 푸하하하~
비헌터, 잘…… 들으라고. 이 몸께서, 친히 얘기를 해줄 거란 말이야……
우웁……
크으…… 좋아. 그럼 지금부터 푼다!
오늘 완전 웃기다. 영상이라도 찍어둬야겠어.
비헌터, 어디 가는 거야!
우리 레토 어르신 드실 거 가지러 간다!
오오~ 그래?
누구야!
나다. 굼한테 먹을 거 가져달라 했다며? 내가 대신 갖고 왔어.
오~ 왔구나!
자, 너도 먹어.
어, 잘 먹을게.
흠?
……
왜? 본좌…… 아니, 내가 뭐, 왜, 뭐?
너 꿀 먹었냐?
어, 꿀? 아, 아니… 그럴 리가…
비헌턴 어딨어?
어… 그게… 지금은 없는데?
레토 님~ 마실 거 좀 갖고 왔습니다요~
오, 지마잖아. 언제 왔어?
쳇.
비헌터, 잠깐 와봐. 뭐 좀 물어보자.
응? 어, 어어.
저 자식 왜 저래?
아, 쟤? 꿀 먹고 취했어.
상태가 나보다도 심한 거 같더라. 나한테 자기 옛날 모험 썰을 풀어준다고 하던데.
어때, 같이 들을래? 아님 영상 찍어서 보여줄까?
됐어.
지마…… 비헌터 돌려줘어어……
나는…… 우웁, 아직 내 모험 얘기 안 했단 말이야……
가, 쟨 너한테 맡길게.
레토, 나 간다. 재밌게 놀아.
응, 응!
이따 봐, 동장군!
하아……
자, 레토. 여기서 꼬장부리지 말고 일단 들어가자.
레토? 레토오오오? 호칭 똑바로 안 하지 어?
네에 네에 레토 님~ 자아~ 들어가시지요~
이제 좀 낫네.
저기, 안녕하세요?
어?
무스? 여긴 웬일이야?
아… 그게, 저녁에 쉬시는 데 방해해서 죄송해요… 괜찮으시면 들어가서 이야기해주시면 안 될까요?
아니 그니까~ 나는 그냥 우우우우웁……
시끄럽게 해서 미안해. 지금 문 닫으려고 했어.
정말 죄송해요!
괜찮아, 괜찮아.
으으으읍!
에휴, 너 진짜 취했구나.
네가 취했다면 취한 거겠지.
비헌터~!
한 캔 더!
그래 마셔라. 취하려면 제대로 취해야지.
꿀꺽…… 꿀꺽…… 캬아아!
속이 다 후련하네.
후련하지?
하아…… 그래, 말해봐.
내가 어디까지 말했지?
아직 하나도 안 했는데.
오오, 그랬나? 그러면 귀찮지만, 처음부터 얘기해주도록 할까.
그래……
일단 한 잔 더 마시고 얘기하자.
야!
하아……
탄산수 한 병만 더 마시면 원이 없겠다.
자판기가 귀족 놈들한테 다 털리지만 않았다면 최고였을 텐데.
꿀꺽… 꿀꺽…
후우……
어?
아직도 학교에서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
가면 쓴 녀석한테 잡혔네. 쯧쯧……
야, 네가 3반의 로잘린드냐?
응? 그런데.
우리는 '페테르헤임 공영회'야. 우리 대장 '용감무쌍 안드레이'가 너보고 들어오라는데.
어때, 같이 갈래?
별로 안 끌리는데.
우리를 거절하겠다 이거야?
요 이틀 동안 너희 같은 제안을 한 녀석들만 한 트럭이야.
대체 어디서 굴러먹던 놈들인진 모르겠는데, 다들 이름이 그딴 식인 거지? 마치 지네가 한가닥 한다는 것처럼.
뭐? 이게 진짜 어디다 대고……
어이, 쟤 도발에 넘어가지 마라.
로잘린드, 우리 학교에는 다른 학교에서 온 사람들이 아주 많아. 심지어 귀족 학교 녀석들도 와 있지.
귀족 놈들한테 괴롭힘당했던 우리 학교 애들이 산더미라고. 설마 모르는 거야?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할 때 아니겠어?
안드레이가 그랬어. 네가 들어온다면 대접은 후하게 해주겠다고.
식량은 물론이고, 여유만 있다면 마실 것도 너한테 몰아 줄게.
한번 생각해봐, '하장군'.
음……
그래.
네 조건을 받아들이지.
좋아. 이해해줘서 고마워!
아니 아니, 기뻐하기는 아직 일러.
너희도 내 요구를 들어줘야지.
뭔데?
소냐를 설득해서, 직접 오라고 해.
그건……
만약 해낸다면, 너희와 한편이 되어주지.
……
……
생각해볼게.
그래, 가봐.
멀리 안 나간다.
저런 놈들이 맨날 찾아오네.
귀찮게 진짜.
응?
에이 설마, 내가 이렇게 많이 마셨다고?
벌써 바닥난 거야?
하아…
짜증나게 진짜.
네가 로잘린드인가?
또 왔네……
그래, 그래. 나야.
너, 너, 그리고 너. 가서 박살내줘.
아, 싸우러 온 거야?
호오~
그래, 이렇게 나와줘야지.
입씨름은 귀찮거든!!
예전에는 껍질 까는 게 귀찮아서 안 먹었거든?
음, 근데 견과류도 생각보다 맛있구나.
그래서, 그때 학교에는 너희 학교 학생들만 있던 게 아니었구나?
주변 학교의 녀석들도 다 우리 학교에 갇혔버렸거든.
그 '아가씨'네 학교의 *우르수스 욕설* 년놈들도 포함해서.
너희가 그렇게 부르는 게…… 대체 누구야?
아, 나탈리야야. 우리랑 같이 왔던 그 우르수스.
이렇게 부르는 게 습관이 되서.
애가 나쁜 애는 아닌데, 그때는 확실히 쓰레기 같은 짓을 했거든.
모두가 기억하고 있지.
아, 잠깐. 비헌터, 그거 다시 해봐.
어떤 거?
방금 한 거.
손가락으로 껍질 까부수는 거.
그럼 봉지에서 하나 꺼내줘 봐.
자.
잘 봐……
살, 살려줘!
아악!!
또 나쁜 놈들이네.
퉤.
너희가 불을 얼마나 열심히 껐는지는 모르겠는데, 물건 훔치는 건 너무 뻔하지 않냐?
잠깐만, 아니지.
여긴 음식도 뭐도 아무것도 없는데, 왜 날 귀찮게 구는 거야.
그것도 다 우리 학교 놈들만. *우르수스식 예의 바른 형용사*나게 *우르수스 욕설* 같은 *우르수스 욕설* 들 진짜.
이 자식들은 완장도 안 차고 있는데, 안드레이인지 바실리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겨우 끼니 때울 것만 갖고 왔구만.
이대로 가면 답이 없겠는데. 밤마다 귀찮아지잖아.
식당 냉장고는 제4고등학교 쓰레기들이 점거하고 있고, 제2식당은 불타버렸고.
이러다간 탄산수는커녕, 물이랑 식량도 못 구하겠어.
방법을 생각해야 해……
음……
역시 소냐 쪽에 붙어야 하나.
그 녀석 쪽엔 이미 애들 몇 명 붙어있지 않나?
그럼, 나 하나 더 들어간다고 별문제는 없겠지.
음, 음음. 좋아. 이렇게 하자.
통조림 몇 개 가져가면 분명히 받아주겠지.
이게 제일 좋은 선택이지.
적어도 '안전'할 수는 있을 테니까.
……
만년 2등이 1등에게 부탁하는 일이 생길 줄이야.
……
하지만 거기라면, 푹 잘 수는 있을 테니……
어이, 소냐. 거기 있지? 나랑 얘기 좀 해.
소냐?
문 연다.
어?!
……
소냐? 너… 뭐야, 어떻게 된 거야?
흐읍.
어쨌든, 들어간다.
……뭐?
아, 너랑 싸우려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그냥, 너랑 같이 다니고 싶어서.
소냐?
로잘린드, 나 좀 도와줘.
여기 누워있는 것들, 전부 밖으로 내보내 줘.
야, 너 설마 진짜로……
난 이곳을, 그 녀석들을 지켜야만 해……
신세 좀 질게.
윽……
그래, 너는 꽤 독하니까.
내가 통조림 몇 개 갖고 왔거든? 이거 네가 나눠갖고 가.
이 녀석들은 내가 처리할게.
고마워.
……
너, 변했구나.
슈라~ 빨리 좀 나오라고! 화장실에서 뭘 그렇게 오래 있는 거야!
너무 많이 마셨어.
오오? 헤헤~ 재밌네~
너 얼굴 빨개.
지는.
어?
거울이나 보고 얘기해라. 지금 혀도 꼬여가지고선.
아니거든? 아직 할 얘기 남았거든?
방금 어디까지 말했지?
두 번째 불?
불? 무슨 불? 빨갛게 활활 타는 불?
아아아 맞다 맞다. 그럼 계속할게.
비헌터.
응?
오늘 밤에 네 커다란 우르수스 인형 좀 빌려줘.
그래. 지금 줄게.
던진다.
으아악. 던지지 마. 못 받는다고!
무거워어…
아아아아!
훗, 너,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잖아. 안 그래?
똑바로 서라, 안드레이! 아까 그 기고만장하던 안드레이는 어디 갔냐? 어?!!!!
……
기절했나?
그래, 기절한 게 낫지. 적어도 배는 안 고프잖아.
안 그래? 어?!!
좋아, 대장은 쓰러졌는데 너희 중에 누가……
으윽!
큭, 좋아. 못된 것만 배웠다 이거지.
커헉!
내가 놀고먹는 줄만 알았지?
영화에서처럼 뒤통수만 치면, 내가 기절할 줄 알았어?
어?!!!!!!
*우르수스의 포효 소리*
으악!
……
뭐야.
이걸로 끝이야?
흥, 쓸모없는 것들.
먹을 건 내가 가져간다.
아야…… 머리야……
미안해요…… 모두 우리 잘못이에요……
괜찮아. 같은 편이잖아? 이 정도는 당연한 거야.
그리고 봐. '쟤'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잖아.
그러면 페테르헤임의 2인자인 내가 대신하는 건 당연한 거지아아아아파!!!!
조금만 참아. 곧 끝나니까!
헤헷, 끝!
고마워.
역시 스카우트 출신이라니까. 능숙하네.
에헤헤~ 고마워!
어휴, 안 그래도 정상인들이 점점 없어지는데, 너희가 있어서 다행이야.
정말, 너무 다행이야.
만약 그 경찰도 너희 같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
……
……
(이대로는 안 돼.)
(먹을 것도, 사람도 부족해.)
(나와 소냐가 있다고는 하지만……)
(식당 두 개가 없어진 지금, 먹을 게 부족한 건 당연한 거야.)
(만약 놈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입구를 막아버린다면……)
(아무리 소냐라도……)
(방법을 생각해야 해……)
(……)
(아니면, 그 가면 쓴 녀석이 있는 곳에 가볼까?)
(안 돼 안 돼. 그놈들한테 당해서 몸에 돌이 솟아난 괴물로 변해버리면 어떡해?)
(……)
(그래도 한번 가 보자. 뭔가 해결책이 있을지 몰라.)
(숨만 쉬려고 살아있는 건 아니잖아. 해보자!)
안나.
남은 식량이 부족할 것 같아. 오늘 밤에 한번 나갔다 올게.
안 돼요. 다친 몸으로 나갔다는 정말로……
괜찮아. 멀쩡하니까.
그리고 멀리 가지는 않을 거야. 다른 사람 몫을 빼앗지도 않을 거고.
걱정 마.
늦은 밤
여기는 오랜만이네. 살짝 흥분되는데.
흥분했다 뿐이겠어. 심장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지.
여긴 못 지나간다.
여기는 우리가 쓰던 숙소인데, 왜 못 지나간단 거야?
죽고 싶은 건가?
죽는 게 무서웠다면 학교를 나갔겠지. 여길 왜 왔겠어?
나는 로잘린드라고 한다. 너희 두목이랑 얘기를 좀 하려고 왔어.
네가 감염자라면 올라와도 좋다.
그게 아니면, 대화는 여기서 끝이다.
내가 꼭 가야겠다면?
무서웠어. 무서워서 죽을 것만 같았는데… 입에선 오히려 이런 말들이 튀어나오고 있더라고.
이땐 오히려 당당한 척하느라 고생 좀 했었지.
근데… 뭐랄까, 즐거웠어.
(무기를 꺼낸다.)
올라오라고 해.
?
(무기를 내린다.)
너, 따라와라.
헤헤, 고마워.
나는 왜 리유니온의 두목을 만나러 온 걸까?
대화를 하고, 학생들을 놓아주거나 먹을 걸 달라는 부탁을 하려고?
아니면 협박이라도 하려고?
나 같은 학생이?
......
하지만 적어도
부딪쳐는 봐야겠더라고.
......
그리고 말이야.
쿠울…… 쿨……
그 웃는 듯 마는 듯 묘한 표정을 한 하얀 꼬마는 나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곤 다시 놔줬어.
그때 무슨 얘길 했었는지 나도 기억은 잘 안나.
뭐, "고통은 이제 시작이다" 랬나? "삶을 즐겨라" 라고 했었나?
꾸벅…… 쿠울……
근데 그게 무슨 뜻인지 어떻게 아냐고 내가.
그리곤 날 놔줬어.
교실에 들어가서 자고 일어나니까, 가면 쓴 놈들이 전부 사라졌더라.
쿨…… 쿨……
그리고 나선, 정말 힘들었어.
난 그때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지냈던 시간이 최악이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나와보니까, 학교는 그냥 애피타이저였더라고.
그땐 진짜 힘들었었는데.
비헌터, 그러니까 말야, 어? 내가 말이야……
비헌터?
쿨…… 쿠울……
나보고 꿀에 취했다고 뭐라 하더니만, 너도 취했잖아.
정말이지… 잘 거면 좀 미리 얘기해달라고.
관두자.
'무대'! 어디 있어?
한 곡 땡겨볼까!
아아아, 내 '무대'~ 찾았다!
비헌터는 자고 있으니까, 남은 얘기는 네가 들어줘.
아직 하고 싶은 얘기가 엄청, 엄청 많거든.
후우…… 쿠울……
쿨…… 컥!
쿠울……
다음 날 아침
……
!
내가 왜 침대에 있지?
언제 잠들었던 거야?
깼냐.
슈라,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된 거냐고?
지금 그걸 나한테 묻는 거야?
어젯밤에 벌꿀 음료 마시고 잔뜩 취해서 내 인형 뺏어갔잖아. 네가 침 흘리고 자서 인형 더러워진 거 안 보이냐.
엥?
네가 나한테 던져준 거 아니야?
나 참… 아침부터 *우르수스 인사말*게 진짜… 니가 직접 만져 보던가.
아냐, 됐어.
미안해, 슈라.
미안하면 제대로 빨아와.
새것처럼 빡빡 빨아올게.
쓰레기 버리고 올 테니까, 넌 일단 씻기나 해.
알았어, 금방 갈게!
나 먼저 간다. 오후 수업 잊지 말고!
알았어!
내가 어제 무슨 얘기를 했지?
음, 아마도 재밌는 얘기겠지.
어쩐지, 오늘 일어나니까 개운하더라.
일단 씻고 아침부터 먹자. 그나저나 이렇게 커다란 인형은 어떻게 빨아야 한담? 사감한테 물어봐야겠다.
음, 괜찮네.
조만간 비헌터랑 또 한잔해야겠다.
어라? 잠깐.
'무대'아냐? 내 기타가 왜 여기 나와 있지?
……
간만에 한 곡 땡겨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