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유혹
세사는 패신저로부터 과거에 일어났던 사고에 관한 매력적인 단서를 얻는다.
아무리 낡아빠진 재료라도 언제나 자길 써달라고 외치는 법이지.
그래, 내가 듣고 있다고……
좋은 아침이네요, 세사 씨. 어제도 바쁜 밤이었나요?
쓰레기 버리는 중이셨구나. 웬 용병들이 아침 댓바람부터 싸우나 했습니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긴 시간이 쌓이고 쌓여야 위대한 힘을 거머쥘 수 있고……
그래야만 고통과 파멸에서 벗어날 수 있죠, 그렇죠?
허허, 세사 씨가 하는 말은 늘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요.
그럼 방해하지 않고 이만……
잠깐만.
무슨 일이라도?
나는 당신의 치료약도 아니고, 이건 단순한 변덕이니 당신이 감사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앗, 이건?! 세사 씨가 폐기물로 고친 건가요?
이렇게 금세 고치다니! 정말 대단해요!
지금껏 이 늙은 두 다리가 이렇게 재빠르게 움직인 적이 없었다고요, 하하하하.
살짝 개조한 것뿐이야.
앞으로 도움이 되면 좋겠군.
겸손하시긴.
정말 고마워요, 세사 씨.
세사 씨, 뒤를 조심해요!
으앗!
조심해야지.
고개를 숙인 채 주위를 살피지 않으면, 화를 부르게 될 거야.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뭐 아무튼 세사 삼촌!
이거 줄게!
빵?
응! 이상한 옷을 입고 이상한 말을 하는 삼촌이 준 거야.
두 개나 받았다~ 헤헤.
전에 도둑을 잡아줬으니 선물로 하나 줄게! 정말 고마웠어!
……
고마워.
응!
(꿀꺽)
이게 뭐지?!
“컬럼비아”
(빵에 쪽지가 숨겨져 있잖아?)
(말투도 옷차림도 수상하다라…… 설마 저 녀석인가?)
꼬마야.
(꿀꺽) 응?
자, 이제 비밀을 털어놓을 시간이야. 대체 누가 시켜서……
세사 씨?
당신이 세사 씨입니까?
'당신'이라? 그렇게 부를 것까진 없는데.
그 몸에서 풍기는 공리적인 분위기와 섬뜩한 목소리는……
무슨 말씀이신지?
아, 뭔가 오해하신 듯합니다.
저는 데럴입니다. 컬럼비아에서 온 상인이죠.
(컬럼비아 상인?)
(쪽지는 일종의 경고인 건가?)
세사 씨께서 오리지늄 무기 개조에 일가견이 있다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작은 목소리로) 지금 제게…… 한 컬럼비아 회사의…… 오리지늄 무기가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혹시 세사 씨…… 저와 잠시 얘기를 나눌 생각이 있으십니까?
숨 막히는 우르수스에 비하면 적어도 이곳에선 숨통이 트인다고 생각했어.
맞아, 난 범죄자야! 하지만 내가 죽인 건 술에 취하는 게 일상인 망할 수색대였어. 무슨 뜻인지 알겠어?
이제부터 여기서 신혼인 아내를 돌보며 잘살아 볼 생각이었다고.
날 신고한 나쁜 놈들과 그들이 내게 저지른 일 따위 떠올리지 않으려 노력했어!
근데 왜……
그래서 제가 뭘 해드리길 바라는 겁니까?
우르수스 용병들이 날 알아보길래 모르는 척 잡아뗐어. 근데 결국 내 가게에 불을 지르더군……
아미르의 부하가 놈들을 쫓아냈지만…… 놈들이 날 노리고 있다는 것쯤은 알아.
그래서……
그래서 왜 저를 찾아오신 겁니까?
어떤 목적을 위해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게 되셨습니까?
권리?
당신이라면, 놈들을 찾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건 당신도 직접 할 수 있는 일이잖습니까.
나는……
제 말이 틀렸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갑자기 생명에 대한 연민이라도 생기신 겁니까?
듣자 하니 우르수스에서 죽인 사람이 그저 '수색대 대원 한 명'이 아닌 듯하던데요.
이 자식이!
당신은 저를 향한 불신과 시험하고자 하는 마음에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보십시오, 당신은 본인의 목적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
미안해……
그나저나 이 무기는 복수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원하는 게 뭐야?
뭘 주실 수 있겠습니까?
합리적인 금액이라면 얼마든 좋습니다. 물론…… 흥미로운 조건도 들어보고 받아들이지요.
……
이만 가볼게.
사실 당신을 도와드릴 수 있긴 합니다.
걱정 마시지요, 전 그저 목적이 필요할 뿐입니다.
목적?
그렇습니다.
……
고맙지만 사양할게.
당신이라면 진작 이곳에 나타나리라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답을 기다리는 학생처럼 멍하니 서 있는 게 아니라 뛰어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지요.
……
물론 당신 같은 학생을 받아줄 의향도 있습니다.
필요한 조언을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게 목적이라면 말이지요.
나한테 명확한 답을 내놓는 게 좋을 거야.
이 쪽지, 네 짓이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너뿐이라고.
전 그 아이를 모릅니다.
그래서 뭐?
하지만 그 아이에 대해 잘 알고 있지요.
그렇기에 거리의 어떤 아이에게 빵을 주어도 이 쪽지가 결국 당신의 손에 들어갈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과정은 됐고, 왜 그런 건지 이유를 물은 거다.
아이를 이용한 걸로…… 설마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전 그저…… 당신의 행동에 맞춰주는 것뿐입니다.
내 행동?
그렇습니다. 세사 씨가 사르곤에서 이토록 신중한 건, 다른 사람이나 세력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해서일 겁니다.
흔적이 없는 행동일수록 더 들키기 어려운 법이니까요.
……
알아들을 수 있게 얘기 좀 하지?
지금 혹시 제가 할 말을 대신 하신 겁니까?
……
컬럼비아에서 왔다는 상인이 자기한테 한 회사의 실험 무기가 있다던데.
내가 이런 우연을 믿을 것 같나? 이번 목적은 또 뭐지?
그럼 지난 몇 년 동안 뭐라도 찾아낸 게 있으십니까?
……
벌써 몇 번이나 이런 일을 벌였잖아.
이런 걸 즐기나 봐?
정보 하나 흘려주고 네 계획대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결국 허탕 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거 말이야.
하지만 제가 뭘 하든 당신은 조사를 멈추지 않을 테지요. 복수는 영원한 원동력이니까요.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습니까?
……
오해하지 마시죠.
그저 당신과 저 스스로를 돕고 싶을 뿐입니다.
원하는 게 뭔데?
그 사람의 사업 제안에 응하셨습니까?
아니, 관심 없다고 얘기했어.
제안을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두 번 다시 찾아오지 말라고 했지.
호오?
예상 밖의 결과로군요. 선물을 흔쾌히 받으실 줄 알았는데……
그자의 정체를 못 믿으시는 겁니까, 아니면 제 목적을 의심하시는 겁니까?
원하는 게 뭔데?
뭘 주실 수 있겠습니까?
합리적인 금액이라면 얼마든 좋습니다. 물론…… 흥미로운 조건도 받아들일 수 있지요.
……
좋아. 하지만 이미 네가 원하는 걸 제시했으니 더 이상의 조건은 내걸지 않겠어.
네가 원하는 건 목적일 테니까.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거래가 성사됐군요.
이제 네가 알고 있는 정보를 알려줘야겠지?
그 사람은 상인이 아니며, 내뱉는 말은 모두 저급한 거짓말일 뿐입니다.
딱 봐도 알겠던데. 그래서 의심스러웠던 거고.
그걸 알면서도 그자를 나한테 보낸 건, 분명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겠지.
그자가 제게도 컬럼비아산 무기 샘플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정말 흥미롭더군요……
오리지늄 아츠를 동력으로 하는 그 샘플은 솔직히 암시장의 어떤 제품보다도 단순했죠.
그 말은……
솔직히 그 샘플의 기술력만 따지자면 당신의 지난 연구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누군가 풀어서는 안 되는 자물쇠를 풀고자 한다는 것이지요.
그 기술 자료는 반드시 비밀에 부쳐야 해. 암시장에 흘러 들어가선 더더욱 안 되고.
하지만 이건 가치 있는 단서지요.
어쩌면 미끼나 함정일 수도 있지만요.
정말 딱딱 들어맞네. 그놈들은 내가 걸려들 거라는 걸 알고 있다는 거잖아.
형……
앞으로의 계획이 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노코멘트다.
그럼 새로운 거래를 하나 제안해도 되겠습니까?
사르곤 암시장에서 제 도움이 필요할 겁니다.
아니, 의도적인 계획에 따르느니 차라리 내 예리한 직감을 믿겠어.
숨겨진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는 법이니까.
흠…… 그것 참 아쉽군요.
너처럼 세월아 네월아 꾸물거리는 손님은 처음이야!
*사르곤 욕설*!
태도가 그게 뭐야? *사르곤 욕설*!
진심으로 이딴 고물이 인기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다시 한번 말해 보시지?! 지금 당장 죽여줄 테니까!
죽여봐! 친구의 소개가 아니었다면 나도 이런 *사르곤 욕설* 같은 곳에서 시간 낭비할 일 없었을 거라고!
*사르곤 욕설*!!
넌 누구냐?
또 네놈이냐?
여기서 파는 물건은 하나 같이 실속이 없다니까.
그러니까 사람들이 싫어하는 거라고.
정말이지 재수 옴 붙은 날이군!
바보에 미친놈까지 연달아 오다니.
꺼져!
큭큭, 봤지? 저 무기는 무력하고 나약하다고.
아무리 강압적이라도 무지함과 어리석음은 숨길 수 없는 법이지.
……
썩 꺼지라고 했지!
나는 피안으로 건너가려는 자. 네가 찾는 물건을, 나는 알고 있으니……
가장 은밀한 비밀을 알려주겠다.
잠깐만! 너 미친놈이지?
아까부터 뭔 헛소리를 하는 거야?
미친놈 맞다니까!
훗, 어리석은 인간들이여.
끝없는 파멸과 힘을 가져올 컬럼비아산 무기가……
운명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뭐?
그럼 또 보지.
꺼져! 최대한 멀리 꺼지라고!
*사르곤 욕설*!
……
뭐 하는 거야?! 비켜!
저 녀석이 뭐라고 했지? 컬럼비아산 무기라고?
내가 어떻게 알아?! 완전 미친놈 아냐!
컬럼비아산 무기라……
(취한 목소리) 사장님! 술 한 잔 추가요!
……
(취한 목소리) 딸꾹! 여기 사람들은……
(취한 목소리) 어리석고 무식해! 감히 날 쫓아내다니……
(취한 목소리) 저 놈들은 몰라! 내 물건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른다고!
손님, 너무 취하셨어요.
(취한 목소리) 그렇게 보는 눈들이 없어서야!
……
(취한 목소리) 후, 조금이라도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취한 목소리) 왜 아무도 관심이 없는 거야? 진짜 좋은 물건인데……
어이, 잠깐만.
(취한 목소리) 딸꾹……
이봐!
누구냐?!
아까부터 계속 그 사람을 미행하던데.
무슨 속셈이지?!
*사르곤 욕설*!
그걸 내가 왜 네놈한테 얘기해야 하지?!
무슨 짓이야?!
비켜!
윽……
여기! 강도가 나타났다!
*사르곤 욕설*!
이봐!
(취한 목소리) 응? 뭐야 당신……
따라와.
(취한 목소리) 앗!
……
으음…… 여긴…… 내가 묵는 곳인데……
대체 어떻게……
앗!
누구냐?!
깼나? 물건은 어딨지?
무…… 무슨 물건?
잡아뗄 생각 마. 동네방네 컬럼비아산 무기가 있다고 떠벌리고 다녔잖아?
사업 얘기나 한번 해볼까 하고 왔다고.
아, 사업 말이지……
근데 누가 이런 식으로 사업 얘기를 해?!
지금 당장 샘플을 봐야겠어.
사업에선 믿음과 신뢰가 가장 중요한 법이잖아, 안 그런가?
……
저 캐비닛 뒤에 있어.
……
……
어이! 당신!
그게 고객을 대하는 태도야? 직접 꺼내 와.
그러니까 물건이 안 팔리지, 흥.
……
……
(아무리 형님 같은 실험실 책임자라도 실험 무기를 함부로 가지고 나갈 수는 없어. 다른 나라에 와서 파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되지.)
(그럼 저 사람, 대체 정체가 뭐지? 정말 완벽하게 설계된 미끼인 걸까?)
(허접한 연기와 거짓말들……)
자, 여기…… 샘플이야.
이건! 정말 정교하군.
그야…… 당연하지! 현재로선 가장 완벽한 기술이니까!
유지 보수가 쉬울 뿐만 아니라…… 사용 방법도 간단해.
평범한 사람이라 해도……
한 번 써봐.
뭐…… 뭐라고?
하지만 난 용병이 아닌데……
그래서 뭐? 사용 방법이 간단하다며.
그쪽 물건이니 직접 시범을 보여야지, 안 그래?
나는……
*사르곤 욕설*!
무기를 이쪽으로 겨누면 어떡해? 죽고 싶어 환장했나!
……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이래서야 믿을 수 있겠어? 자기가 파는 물건인데 사용법도 모르면 어떡해?
쓸 줄 알아!
오리지늄을 가동하고…… 방아쇠를 당기면 돼.
나한테 겨누지 말라고 했잖아!
*사르곤 욕설*!
이제 그만!
이젠 됐어!!
이 자식! 한 번만 더 나한테 손대봐?!
*사르곤 욕설*! 뭐 하는 거야?
계약금부터 내놔! 사업하고 싶으면 계약금부터 달라고!
맨입으로 무슨 돈을 달라는 거야?!
이건 엄청난 위력을 가진 무기라고!
방아쇠만 당기면 되는데, 시험해 볼래?
……
물건은 얼마나 준비할 수 있지? 지금 그 무기와 같은 모델로.
자…… 잔뜩 준비돼 있어!
계약금만 주면 사람을 보내 거래 장소를 알려줄게!
사기인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믿지?
봤잖아!
사르곤의 뒤떨어진 기술력으로는 이런 디자인과 기술의 무기를 만들어낼 수 없어.
그렇다면……
우선 사과하지, 친구여. 조금 전엔 내가 너무 심했어.
계약금은 얼마면 되지?
그건……
이 *사르곤 욕설*! 감히 날 협박해?
죽여버리겠어!
앗!
커헉……
아파!
움직이지 마! 죽기 싫다면 말이지.
뭐…… 뭐라고?
그깟 무기로 날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그 무기는 내가 더 잘 아니까.
넌 누구지? 이 실험 샘플은 어디서 구했나?
나…… 나는……
하나, 둘……
말할게, 다 말할게요!
난 정말 컬럼비아에서 왔어……
*사르곤 욕설*!
누구냐! 누가 날 친 거야?
......
커헉!
조금 전에 손을 쓰지 않았다면 실패한 실험 샘플이 제어를 잃고 폭발했을 겁니다. 그럼 이 모든 게 흔적 없이 사라졌겠지요.
하지만 정체를 밝혀내지 못했는데도 결국 저 사람을 구하셨군요.
너무 모험적이고 감정적인 행동 아닙니까?
……
난 살인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진실을 밝혀내고 싶은 것뿐이야.
그래서, 답은 찾으셨습니까?
네가 그 회사 직원이라는 거지?
지금껏 그 회사와 여러 번 거래했는데, 왜 한 번도 널 못 봤지?
전…… 유지보수팀의 일개 평범한 직원이니, 모르시는 게 당연하죠.
유지보수팀인데…… 어떻게 이 무기를 손에 넣었지?
대부분의 실험 폐기물은 저희 쪽에서 운송하고 폐기하거든요.
이 샘플도…… 폐기물 더미에서 우연히 발견한 거예요.
실험 폐기물? 그럼 이런 무기가 몇 개나 더 있지?
없어요! 이게 전부예요!
조금 전 얘기와 다른데.
그건…… 거짓말이었어요!
흠?
하지만 이건 거짓말이 아니에요!
애초에 생산된 제품이 많지 않았던 데다…… 대부분 완전히 폐기되었거든요.
전 그저 사람들이 물건을 받지 못한대도 컬럼비아까지 쫓아오진 못할 거라고 생각한 것뿐이에요.
......
몇 년 전, 그쪽 회사 실험실에 큰 사고가 났다면서 물건을 납품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 일이 있었나?
몇 년 전이라면……
아아, 그 시기에 큰 사고가 있긴 했어요.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저도 잘 몰라요…… 저는 사고가 일어난 후에야 현장에 도착했거든요.
현장에 수상한 물건은 없었나?
수상한 물건은……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때 이상했던 게, 모아둔 잔해와 폐기물은 전부 회사에서 봉인해서 가져갔어요.
봉인해서? 어디로 가져갔지?
그건 저도 몰라요.
......
정말이에요! 진짜 몰라요!
그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아무것도 가지고 나갈 수 없도록 몸수색까지 이뤄졌던걸요.
......
진짜예요!
제발 절 죽이지 마세요!
양심의 가책이 들어 살려준 건지, 값진 단서를 얻기 위해 살려준 건지 모르겠군요.
……
민망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희가 아무런 목적도 없이 움직여선 안 되지 않습니까.
하지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는 법이지요, 안 그렇습니까?
그래서, 이게 네 목적이야?
내가 실망하고, 분노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전 그저 답을 얻고 싶은 것뿐입니다.
무슨 답?
당신이 복수를 위해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를 말입니다.
……
뭐든 할 수 있어.
정말입니까?
실험실 연구원들은?
네?
사고 이후에 살아남은 연구원이 있나?
……
없을 거예요……
(후우……)
그럼 시신은 너희 팀에서 처리했나? 전부 어디로 옮겼지?
듣기론 연구원 가족들은 회사로부터 사고로 죽었다는 통보만 받았지 직접 시신을 봤다는 사람이 없다더군. 어째서지?
시신이라……
(후우……)
아, 생각났어요!
……
전부 쓰레기 처리장으로 보냈어요.
뭐?!
몇 번을 시도해도 결과는 늘 같군요.
'최선을 다했지만, 항상 실패했다. 하지만 그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 그러면 언젠가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뭐 그런 걸까요?
하고 싶은 말은 다 끝났어?
계략도, 음모도, 함정도 없었습니다.
애초에 그 자들은 당신이 하고 있는 조사를 전혀 신경 쓰지 않을뿐더러…… 이미 당신의 존재조차 잊은지 오래겠죠.
참으로 무가치하군요.
……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 거지?
복수를 위해 어느 정도까지 감당하실 수 있습니까?
죄송해요! 처리장에 버린 건……
온전하든 아니든 결국엔…… 아, 윗선에서도 별다른 지시사항은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도 늘 하던 대로 처리한 거예요.
……
제발 부탁드려요!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그저 일개 직원일 뿐이니 저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는 건 알고 계시겠지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거나 그럴 가치가 있다면 놓치고 싶지 않으실 겁니다.
당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말이지요.
복수는 영원한 원동력이지 않겠습니까?
너처럼 말인가? 넌 사건에 휘말린 자든 아니든 신경따위 쓰지 않고 마을을 통째로 불태워버렸지.
도망칠 시간은 충분히 줬습니다만.
꼴사납지 않게 보이려고 그 순간만큼은 비교적 이성적인 결정을 내린 거겠지.
그래도 복수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어떻습니까?
……
……
난 진실과 답을 찾고 있어.
앞으로도 조사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난…… 너와 다른 선택을 할 거다.
……
……
이만 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