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자신만의 '스타일'

자신만의 '스타일'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당근 파이를 준비한 새비지는 다 같이 먹자며 많은 사람들을 식사에 초대하게 되는데……

등장 오퍼레이터: 새비지, 아미야, 레온하르트, 에이프릴, 에이어스카르페


바벨 내부, 바벨 주재 림 빌리턴 광업 회사 사무실

아미야

새비지 언니, 바쁘세요……?

새비지

으응? 아미야, 오늘은 일찍 왔네.

새비지

오늘은 딱히 내어줘야 할 물건도 없고, 특별히 급하게 처리할 일도 없는데.

새비지

왜 그래? 아미야는 할 일 없어?

아미야

오늘 박사님이 켈시 선생님이랑 테레시아를 데리고 나가면서 잠깐만 혼자 방에 있으라고 했거든요…… 저녁 먹을 때쯤 돌아온다면서.

아미야

근데 방 안에서 혼자 뭘 해야 하는지 몰라서……

새비지

흐음~ 그래서 몰래 날 만나러 온 거야?

아미야

헤헤……

새비지

흠, 어른이란 항상 그래. 언제나 끝도 보이지 않는 일들이 잔뜩이지. 그 세 사람 모두 피곤한 것도 모르는 '일벌레' 같다는 건 두말할 것도 없고……

아미야

어른이 되면 다 그렇게 변하는 건가요?

새비지

꼭 그렇지도 않아……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진심으로 일에 빠져서 성실하게 변하는 사람도 있지.

아미야

그럼 새비지 언니는 어느 쪽이에요?

새비지

나는 말이지…… 자신이 맡은 일에는 최선을 다하니까, 일을 좋아하는 편이랄까?

새비지

하지만 지금은 쉬는 시간이니까, 아미야랑 즐겁게 놀 생각이야!

새비지

참, 이 틈에 요리 안 해볼래?

아미야

요리?

새비지

네가 제일 좋아하는 림 빌리턴의 요리를 만들어 보는 거야. 예를 들면…… 당근 파이! 요리하는 기쁨을 느껴보는 건 어때?

새비지

요리나 베이킹은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취미라서 사람들이 좀처럼 포기하지 못하거든.

아미야

새비지 언니랑 같이 만드는 거라면……

아미야

네, 해보고 싶어요!

새비지

좋아, 그럼 같이 만들어 볼까?

새비지

예전에 박사랑 같이 먹었는데, 당근 파이 좋아한다 하더라. 박사 일행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파이를 구워볼까?

아미야

자, 잘 됐다……

새비지

그럼 시작해 볼까.

새비지

따라와, 아미야. 지난번에 동료한테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 당근을 주방 냉동실에 보관해 놨어. 치즈랑 달걀도……


아미야

언니, 달걀 다 깨놨어요!

새비지

벌써? 어디 보자……

새비지

(달걀이 반밖에 없잖아…… 게다가 껍데기도 마구 섞여 있고……)

새비지

……으, 으응. 자, 잘했어. 좀 더 손본 뒤에 넣으면 될 거야……

아미야

앗…… 잘못했나요 저?

새비지

아, 아냐! 하핫, 아미야는 처음 요리해 보는 거니까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야.

새비지

아미야, 당근 좀 씻어줄래? 으음, 다 씻은 다음엔 바구니에 담아두면 돼……

새비지

아니, 그렇게 많이 씻을 필요는 없어. 응, 그 정도면 돼.

새비지

……잠깐! 당근 손질할 때는 손톱이 아니라 필러를 쓰면 돼…… 울퉁불퉁한 게 정상이야, 처음 해보는 거잖아.

새비지

……반죽하는 건 좀 어려우니까 내가 할게……

새비지

아니 아니, 오븐은 내가 설정해 둘게. 아무래도 그건 좀 어려우니까……

새비지

……잠깐 잠깐! 밀가루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아미야

콜록…… 콜록, 콜록…… 흐으으…… 새비지 언니! 나 좀 구해주세요……

새비지

풉…… 푸하핫……

아미야

흐에에…… 눈 따가워……

새비지

앗, 미안! 얼른 닦아줄게…… 큭, 큭큭……

아미야

웃지 마세요, 언니!

새비지

비웃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푸흡…… 지금의 아미야가 유난히 귀여워 보여서 그래. 이 순간을 기록해 두고 싶어.

새비지

그래도 밀가루를 뒤집어썼으니 일단 좀 씻어야 할 것 같은데……

아미야

앗, 안 돼요! 파이가 더 중요해요…… 그러다가 파이를 망치면 큰일이라고요!

아미야

새비지 언니, 씻는 건 파이 다 만들고 나서 씻죠!

새비지

후후, 알겠어. 아미야, 이리 와봐. 얼굴 좀 닦아줄게.

새비지

파이 반죽이 완성되면 오븐에 넣어두면 돼. 그동안 우리 좀 씻을까……

새비지

후우…… 다행이다, 시간을 딱 맞춘 것 같아.

새비지

봐, 파이들이 잘 구워졌어.

아미야

냄새 좋다……

새비지

이제 위에 설탕을 뿌린 다음 따뜻하게 보관하면 완성이야.

새비지

그러고 보니…… 박사가 좋아하는 식감이 좀 특별했던 것 같은데. 아미야, 혹시 뭔지 기억나?

아미야

네! 박사님이 좋아하는 음식은 다 알고 있는걸요. 그리고…… 새비지 언니가 뭘 좋아하는지도 전부 기억해요.

새비지

진짜? 나에 관해 계속 기억하고 있었던 거야?

아미야

헤헤…… 새비지 언니는 언제나 날 보살펴 주잖아요. 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걸 볼 때면 나도 흐뭇한 기분이 들어요.

아미야

언니를 즐겁게 만드는 일들도 전부 기억하고 싶어요!

아미야

그리고…… 앞으로 언니랑 같이 맛있는 음식도 잔뜩 만들어 보고 싶어요!

아미야

그러니까…… 계속 같이했으면 좋겠어요…… 박사님처럼, 앞으로도 언니랑 놀고 싶어요……

새비지

아미야……

아미야

하, 하지만 언니가 바쁘면 괜찮아요! 일이 중요하다는 거, 저도 알고 있으니까……

새비지

……너랑 같이 있는 게 내겐 더 중요해.

아미야

진짜로요?

새비지

그럼! 걱정하지 마, 아미야. 우리 이미 엄청~ 잘 맞는 친구니까.

새비지

카우투스는 언니와 동생이 서로를 아끼며 함께 돕고 사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지. 그러니까……

아미야

하지만…… 켈시 선생님이 그랬는걸요, 이제 곧 바벨과 림 빌리턴의 합동 프로젝트가 끝날 거라고. 그러면 새비지 언니는……

새비지

……벌써 알고 있었구나.

새비지

응, 맞아. 당분간 림 빌리턴으로 돌아가서 일해야 해.

새비지

나도 이제 어엿한 어른이잖아. 그러니까 반드시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어. 림 빌리턴에는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이 남아있어.

새비지

하지만 최대한 빨리 돌아올게, 아미야.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린 친구잖아. 내 도움이 필요할 때까지 내가 계속 지켜줄게.

아미야

네…… 알았어요.

새비지

자,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자. 어쩌면 림 빌리턴에서 날 잊어버리고 부르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백수가 되긴 하겠지만……

새비지

아니면 네가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큰 사람이 되는 거야. 그래서 회사를 세우고 날 아미야의 부하로 받아주는 건 어때?

아미야

으응? 제가 회사를?…… 으음,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새비지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반드시 기회가 올 거야.

새비지

박사, 켈시, 테레시아,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야. 아미야의 좋은 선생님이 되어줄 테니까 열심히 공부하면 돼.

아미야

알았어요. 새비지 언니도 진짜 대단한 거 같아요, 림 빌리턴에 있을 때……

새비지

내가 무슨…… 세 사람에 비하면……

아미야

저한테는 새비지 언니도 좋은 선생님이에요! 맛있는 요리도 만들어 주고, 일도 잘하잖아요. 림 빌리턴의 이야기도 잔뜩 들려주고……

아미야

게다가…… 저도 알아요. 언니가 절 돌봐주려고 한다는 걸…… 친언니처럼 말이에요.

아미야

언니가 떠날 때가 되면 무서울 것 같지만…… 오늘 만든 당근 파이 덕분에 안심이 돼요. 이 기억이라면 앞으로 그렇게 무섭진 않을 것 같아요.

새비지

나도 그래, 아미야. 바벨에 온 뒤로 너와 즐겁게 이야기하거나, 함께 놀면서 요리도 만들고…… 정말 행복했어.

새비지

그래서 곧 헤어질 거라는 걸 알고선 정말 괴로웠지.

새비지

하지만 널 걱정시키는 표정을 짓지는 않을 거야.

새비지

아미야,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저마다 해야 하는 일이 있어.

새비지

미래의 너도 네게 속한 길을 찾게 될 거야. 우리가 같은 신념을 지녔다면……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새비지

열심히 나아갈 거야. 그러니까 아미야, 너도……

새비지

무사히 자라줘.


......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

아미야는 뜻밖에도 아침 일찍부터 날 찾아왔다. 오늘 점심에 림 빌리턴에서 보낸 맛있는 요리가 나온다며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하긴 다섯 끼 연속으로 건강식을 먹었으니 좀처럼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겠지.

아미야

오늘 '진수성찬'을 오래전부터 기대해 왔어요. 새비지 언니는 내 말은 거의 다 들어주는 편이지만, 요리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단 말이에요.

아미야

재료를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고 손님을 초대할 순 없어요. 하나도 소홀할 순 없죠.

선택지
  1. 새비지가 네게 무척 상냥한가 보군.
— 분기 합류 —
아미야

헤헤…… 언니는 아주 오래전부터 날 예뻐해 줬거든요. 게다가 언니가 만든 요리는 정말 맛있어요.

아미야

으음, 누군가한테는 싱거울지도 모르겠지만 제 입맛에는 딱이에요. 뭐라고 할까…… 그리운 고향의 맛……?

아미야

앗, 하지만 박사님도 좋아할 거에요. 분명……

선택지
  1. 왜 그래?
— 분기 합류 —
아미야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새비지 언니도 박사님을 초대해서 엄청나게 기뻐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아미야

우린 처음부터 언니랑 친구가 됐잖아요. 언니가 만든 요리가 맛있다는 걸 난 알고 있어요!

선택지
  1. '우리'라고 해서 말인데…… 새비지도 날 기억한다고 했지만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다고 하던데.
— 분기 합류 —
아미야

맞아요, 언니는 과거의 박사님을 알고 있어요. 박사님을 위해서 림 빌리턴의 음식을 몇 번이나 만들어 줬는걸요.

선택지
  1. 새비지는…… 날 어떻게 생각하지?
— 분기 합류 —
아미야

걱정할 것 없어요, 박사님. 저와 새비지 언니한테 박사님은 의지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에요.

아미야

제 생각엔, 언니도 오늘 식사 자리를 박사님과의 재회를 기념하는 선물이라고 기대하는 것 같아요.

아미야

새비지 언니는 음식 솜씨도 뛰어나지만 식자재에 대해서도 잘 알아요.

아미야

으음, 왠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식자재인 림 빌리턴의 당근 통조림을 구하는 게 무척 어렵던데……

아미야

가격도 오르고, 구매할 수 있는 곳도 줄어들었거든요.

아미야

당근은 림 빌리턴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식자재일 거예요. 현지에서도 공급이 부족한 탓에 로도스 아일랜드로 보낼 만한 물량을 확보하는 게 더 어렵겠죠……

아미야

물론, 림 빌리턴에서도 당근을 심을 수 있어요. 지역마다 다양한 품종이 있지만 새비지 언니는……

아미야

“림 빌리턴의 당근이 아니면 식감이나 단맛이 떨어져. 아미야, 네가 기억하는 맛을 꼭 다시 먹여줄게!”라고 했단 말이에요.

선택지
  1.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저절로 침이 고이는걸.
  2. 당근이 꽤 자랑스러워하겠는데.
— 분기 합류 —
아미야

후후…… 기대하세요, 박사님.

아미야

새비지 언니를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어요.

아미야

하지만 지금의 새비지 언니는 여전히 예전처럼 절 돌봐주고 싶어 하죠. 그게…… 무척 안심돼요.

???

……조용히 해…… 좀 앉아 있어!

아미야

주방에서 나는 소리잖아…… 언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레온하르트

으……으음! 맛있어! 새비지 씨,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줘서 고마워!

에이어스카르페

(허겁지겁 먹는 중이다)

새비지

뭐 이런 걸 가지고.

에이프릴

이, 이 맛은…… 프로의 맛이야!

새비지

후후…… 예상대로, 내 요리 솜씨를 누구도 감히 부정할 수 없는 건가.

레온하르트

에이프릴, 내 거 한 입 먹어볼래? 이거 빅토리아에서 엄청 유행하는 식사법인데 무슨 요리든 케첩을 잔~~~뜩 뿌려서 먹는 거래!

새비지

안 돼, 네 요리에 벌써 두 병이나 넣었다고. 그렇게 먹으면 음식 고유의 맛을 알 수 없단 말이야!

레온하르트

헤헤~ 에이어스, 내 특제 요리 안 먹어볼래? 엄청 혁신적인 맛이라고!

에이어스카르페

난 정통파야. 네 그 괴상한 요리는 너 혼자 먹도록 해라……

레온하르트

에엣? 하여간 따분하긴. 에이어스, 넌 도전정신이 부족하다니까!

레온하르트

빅토리아에 갔을 때, 주문한 파이에 케첩 팩을 최소 4개는 뿌려 먹는 사람들도 봤단 말이야.

레온하르트

“음식 중에서 가장 건강한 건 곁들여져 나오는 케첩이다”,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이런 말을 종종 듣곤 하잖아?

에이프릴

새비지 언니의 요리를 패스트푸드 따위와 비교하지 마.

에이프릴

불 조절부터 맛까지 이렇게 완벽하다니……

에이프릴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맛이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문득…… 그리워질 것 같은……

레온하르트

그래?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에이프릴

눈치 좀 챙겨! 어쩜 꼭!

에이어스카르페

재앙정보전달자인 라이트는 림 빌리턴의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생활이 익숙하거든. 고향의 맛만 찾다간…… 바깥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우니까.

레온하르트

맞아. 말 나온 김에 멋진 사실을 알려줄까, 에이프릴? 여행하다가 본 다른 식사법이 또 있거든? 손으로 파이를 쥔 다음에 공중으로 뛰어오르면서……

에이프릴

앗, 조심해! 파, 파이 떨어지면 어떡하려고……

새비지

기, 기다려! 다른 사람들은 지금 일하는 중이니까 모두 조용히 좀 해…… 레온하르트, 앉아!

레온하르트

윽, 알았어……

아미야

실례할게요……

에이프릴 & 에이어스카르페

아.

레온하르트

와아, 아미야랑 박사네~

아미야

모두 식사 중이었군요.

레온하르트

아, 아니…… 그러니까 이건…… 새비지 누님이 우리한테 '고향의 맛'을 시식해 달라고 해서……

새비지

주방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미안해. 여긴 내가 깨끗하게 치울게.

아미야

괜찮아요. 우리도 새비지 언니가 만든 요리 먹어보고 싶었어요. 나중에 함께 치우죠.

에이어스카르페

쪽팔리겠네, 라이트.

레온하르트

우리끼리 좀 멋진 척 좀 하면 뭐 어때? ……에이프릴, 특별한 식사법은 다음에 또 보여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