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놀란 밤
깊은 밤, 아의 진료소로 환자가 찾아왔다. 그를 치료하던 중, 아는 환자의 정체가 수상쩍다는 느낌을 받는다.
보스, 괜찮으십니까? 다친 곳은? 조금만 더 버텨주십쇼. 바로 병원으로 모시겠습니다.
으으…… 아진, 안 돼. 병원에 가면 들키고 말 거야……
이 멍청한 녀석! 병원에 가는 건 무덤을 파는 거나 마찬가지야. 의사들이 얼마나 눈치 빠른지 몰라? 상처만 봐도 이상하다는 걸 바로 알아챌 거라고……
그럼…… 이제 어떡하지?
저 골목 어귀에 작은 진료소가 있다던데, 한번 가보는 게 어때?
작은 진료소라면 의사도 적을 테고 다루기 쉬울 테지. 보스, 가보시겠습니까……?
그래…… 괘, 괜찮을 것 같아. 가보도록 하자.
조금만 버티세요, 보스. 바로 진료소로 모시겠습니다.
창문도…… 다 잘 잠겨 있고, 커튼도…… 빈틈없이 잘 쳤어.
침대 밑에 물건도…… 어디 보자……
좋아, 다 있네.
또…… 참, 맞다. 문을 잠가야지.
이제라도 생각났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잊을 뻔……
(누구지……?)
(모르는 얼굴인데……)
여어, 너흰 누구야?
의사, 여기 의사 있어? 우리 보스, 보스가 다쳐서. 제발 도와줘.
오늘 진료는 끝났어. 내일 다시 와.
어, 어떻게 의사가 아픈 사람을 외면할 수가 있는 거냐?!
그렇게 심각하면 한밤중에 이런 길거리 진료소에서 소란 피우지 말고 대형 병원에나 가.
여기서 꾸물거리는 걸 보니 그 보스라는 사람, 아직 멀쩡한 거 같은데.
이봐! 네놈 진짜 의사긴 한 거냐?
흐흥, 재밌네. 내가 언제 의사라고 그랬는데?
포기해, 아무리 차봤자 안 열릴 테니까.
*용문 욕설*……
......
(갔나……?)
불안에 떨던 의사가 숨죽인 채 현관문 외시경으로 밖을 내다보았지만, 인적은 사라지고, 텅 빈 현관만이 보였다.
의사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문가에 귀를 기울였고, 인기척이 없다는 걸 확인한 후에야 긴장의 끈을 풀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깜짝 놀랐네. 아버지의 원수가 찾아온 줄 알았잖아.)
그나저나 이 야밤에 진료를 보러 오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설마 며칠 전에 치료해 줬던 할아버지가 내 실력을 떠벌리고 다니는 건 아니겠지?
귀찮게 됐어.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모르는 척하는 건데. 가벼운 병이나 치료해 주면서 밥벌이만 하자고 다짐했건만.
……쳇, 하지만 그 할아버지의 이상한 병을 보니까 괜히 몸이 근질거려서……
여기도 오래 있으면 안 되겠어. 아버지와 척진 사람이 한둘이 아니니 소식을 듣고 누군가가 찾아오는 건 시간문제겠어.
안 되겠어…… 역시 터를 옮겨야 해.
에휴, 재수 없게 됐네. 좀 편하게 살아보나 했더니 반년 만에…… 이 도피 생활은 대체 언제쯤 끝나려나.
어……?
(젠장…… 뒷문 잠그는 걸 깜빡했어.)
큭큭, 의사 양반. 앞문에 비하면 뒷문 쪽 너무 허접한 거 아니야? 철사로 몇 번 쑤시니까 그냥 열리던데?
후, 이렇게 안달 난 걸 보니 보스라는 사람의 상태가 제법 심각한가 봐?
어이, 눈치 챙기고 얼른 치료하는 게 좋을 거야. 보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간 네 모가지도 날아갈 테니까.
날 살려주면…… 후하게 챙겨주도록 하지.
참나. 누구는 으름장을 놓고, 누구는 어르고 달래고 앉아 있네.
의사 양반, 말이 많네.
쳇, 그래서 넌 어느 쪽인데?
그딴 건 모르겠고, 더는 뺀질거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허풍 떨지……
아악! 이것들이 진짜!
뭐, 뭐 하는 거야! 이거 놔! 나한테 손대지 말라고!
시끄럽게 굴지 말고…… 쿨럭, 얌전히 날 치료할 방법이나 생각해.
으으…… 윽……
어이, 제대로 하는 거 맞아?
지금 상처를 꿰매고 있잖아. 안 보여?
됐어, 형님도 그만해. 여기 마취제 같은 건 없나?
이런 작은 진료소에 그런 게 어딨어. 싫으면 다른 데로 가든가.
내 약병!!
이곳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말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진정하자, 진정하자. 저 녀석 팔뚝이 내 양쪽 다리를 합친 것보다 굵잖아……)
……알겠어. 대신 다른 생각 하면서 통증을 줄일 수 있게, 너희 보스랑 얘기하는 건 괜찮지?
이봐, 대답할 수 있겠어?
말해. 소, 손은 멈추지 말고.
등에 있는 상처는 어떻게 된 거야? 제대로 찢어졌는데. 대충 봐도 어깨부터 허리까지 20cm는 될 것 같아.
철제 난간 모서리에 긁혔어.
담이라도 넘은 거야?
……저기, 내가 말실수한 건 아니지?
쓸데없는 건 묻지 마.
(참자, 참아. 놈들을 상대할 방법이 없잖아……)
그럼…… 너희 여긴 어떻게 찾아왔어?
이곳에서 치료받았다는 놈한테서, 여기에 작은 진료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러니까 진짜 치료만 받으려고 왔다는 거야?
아…… 아니면?
나에 관한 얘기는 못 들었어? 내가 만났던 '환자'들이라든가……
그런 건 관심 없어.
(정말 치료받으러 온 모양이네…… 내가 너무 예민했나 봐.)
얘기하는 것도 힘드네. 라디오를 틀어줄 테니까 걔랑 얘기하고 있어.
(쯧, 복수하러 온 갱도 아닌데 날 찾아오다니…… 운도 지지리 없지.)
긴급 속보입니다. 오늘 오후 6시 용문의 한 보석점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크로스보우를 소지한 세 명의 강도는 점원을 제압한 뒤 수천만 용문폐 상당의 보석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근위국이 현장으로 출동했으며, 강도와 몸싸움을 벌이다 중상을 입은 점원을 치료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점원의 진술에 따르면 강도는 모두 복면을 쓰고 있었고, 그중 한 명은 등에 상처를 입었다고 합니다.
(헉……!)
시민 여러분의 많은 제보……
뭐 이딴 라디오가 다 있어? 시끄러워 죽겠네.
라디오의 보도가 끝나기도 전에 옆에 앉아 있던 남자가 거칠게 라디오를 껐다.
의사가 굳은 움직임으로 고개를 슬쩍 돌리자 불괘한 얼굴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무언가를 만지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다시 고개를 돌려 침대 위 피로 흥건한 등을 바라본 의사는 흡하고 숨을 들이마셨다.
(불길한데……)
……큰일이네.
뭐가?
(꿀꺽)
으음…… 상처 말이야, 상처. 여기 있는 약으로는 부족해서 봉합밖에 못 했잖아. 잘 아물지 걱정이네.
어이, 근데 왜 일어나는 거야? 뭘 하려고?
약을 가져오라고 전화하려는 것뿐이야. 뭘 긴장하고 그래?
전화? 그건 안 돼.
(경계하는 모습을 보니까 역시 맞는 것 같아. 어쩌지……?)
(잘못했다간 입막음을 한답시고 날 죽일지도 몰라.)
(어쩌면…… 아, 안 돼. 그렇다고 정체를 드러낼 수는 없어. 이제 겨우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났는데……)
(주머니 속 무언가를 만지작거린다)
(앗, 또 주머니에 손을 넣었잖아. 안에 칼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설마 크로스보우?)
(침착하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해……)
(그래, 그거야!)
(하, 하지만 그러면…… 정체가 들통날 텐데.)
어이, 거기 가만히 서서 뭐 하는 거야?
전화를 못 하게 하니까…… 어떻게 해야 약을 조달할 수 있을지 생각 중이었어.
너희 보스를 그냥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 안 그래?
(후우…… 우선 살고 보자. 뒷일은 나중에 생각해도 돼.)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 둘 중 한 명이 약을 사 오는 거야. 안심하라고, 내 덩치로 너희 보스를 건드릴 수나 있겠어?
흠…… 어쩌지?
이 녀석은 내가 감시할 테니 네가 가서 약을 사 와.
하지만 저 녀석이 수작이라도 부리면……
걱정 마. 저 녀석쯤은 나 혼자서도 충분하니까.
*용문 욕설*, 뭔 약국이 이렇게 외진 데 있어? 한참 찾았네.
어이, 주인장 있어?
네, 잠시만요. 지금 나갑니다.
이 처방전에 있는 약, 여기에 있나?
있기는 합니다만……
뭐, 어쩌자고? 보스가 급히 필요로 하니 어서 가져오기나 해.
당신들 보스가…… 이 약들을? 혹시 어떤 분이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봐, 주인장, 충고 하나 하지. 장사꾼에게 호기심은 독이야. 우리 보스는 너 같은 놈이 궁금해할 수 있는 분이 아니라고.
네네…… 맞습니다. 지금 점원에게 바로 가져오라고 하겠습니다.
빨리빨리 움직여!
얘야, 가서 이 처방전에 적힌 약을 가져오거라. 실수하면 안 된다.
(작은 목소리로) 그리고 그분께 전화해서…… 그 녀석이 죽지 않고 돌아왔다고 전하렴.
저기, 그만 좀 왔다 갔다 할래? 보는 내가 다 어지럽다.
쯧, 저 녀석이 돌아오지 않으면 너도 무사하지 못할 거다.
걱정하지 마, 외진 곳에 있는 약국이라 잘 찾지 못하고 있는 걸 테니까.
이제 올 때가 되었는데……
봐봐, 돌아왔지?
아진, 물건은 가져왔어?
보스는요?
안 죽었어. 네가 돌아오길 목 빠지게 기다렸다고.
……자, 필요하다던 약이야.
좋아, 제대로 가져왔네.
어서 보스를 데리고 여기를 떠나는 게 좋겠어. 돌아오는 길에 근위국 사이렌 소리가 들렸는데, 이 근처를 수색 중인가 봐.
잠깐, 약부터 챙기고.
어이, 뭐 하는 거야? 소란스럽게.
소염제는 하루 세 번, 영양제는 자기 전 한 번씩 챙겨 먹어. 보름이면 아마 다 나을 거야.
그리고 이것도 가져가. 내가 반년 동안 저축한 돈이야.
너, 이건 왜……
목숨값이야. 돈으로 내 목숨 사겠다고. 끝까지 정체를 밝히지 않는 걸 보니, 앞으로의 행방도 숨기고 싶은 거잖아. 나도 그 정도 눈치는 있어.
그러니까 제발 살려만 줘. 언젠가 혹시 또 만나게 됐을 때, 너희들이 아프면 내가 필요할지도 모르잖아.
(다시 주머니 속 무언가를 만지작거린다)
(아직도 성에 안 차는 건가? 이 정도까지 물러섰는데.)
그럼 이렇게 하자. 너희가 안전하게 도망칠 수 있도록 내가 근위국 사람들을 유인할게.
내 옷을 줄 테니까 너희 보스에게 입혀. 그 피 묻은 옷은 나한테 주고.
내가 앞문으로 나가서 근위국의 주의를 끄는 동안 너희는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거야. 어때?
(작은 목소리로) 갑자기 왜 눈치가 빨라진 거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건방지더니.
(작은 목소리로) 너한테 맞고 정신이 들었나 보지, 뭐.
(작은 목소리로) 하긴, 순종적인 녀석인 것 같으니까 나중에 돈이 떨어지면 또 뜯으러 오자고.
(큭큭……)
이렇게 의리 있는 친구일 줄이야…… 정말 고맙군!
뭣들 하고 있어? 어서 고맙다고 하지 않고.
그놈이 정말 근위국 녀석들을 유인할 줄이야.
으으…… 우리는 어디쯤 온 거지?
보스, 이 골목만 벗어나면 래트킹의 구역입니다. 거기 숨으면 근위국 녀석들도 쉽게 찾으러 오지 못할 겁니다.
돈은 잘 숨겼지?
네, 모두 정원에 있는 소나무 아래에 묻어뒀습니다. 상황이 정리되면 꺼내보죠.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생 돈 걱정은 안 해도 될 액수입니다.
그때쯤이면 보스 상처도 다 아물었을 테니 함께 시내 오락실에서 밤새워 놀아 보자고요.
자, 잠깐.
누구냐?
저 세 놈 잡아. 놓치면 안 된다.
어이, 거기 너. 주머니에서 손 빼.
무슨 짓이냐?
주머니에 뭐가 있는 거지? 당장 꺼내!
아무것도 없어.
근데 왜 자꾸 만지작거려?
……
얼른 안 불어?
주, 주머니에 실밥이 거슬려서 뽑으려던 것뿐이야……
......
보아하니 갱단인 것 같은데 우리한테 무슨 볼일이 있는 거지?
심 사장에게 약을 산 게 너희냐?
그래, 급히 약이 필요해서 내 동생을 보냈다.
네놈이 그 독극물 의사였군. 반년 동안 잘도 숨어있었겠다?
보스에게 손대지 마!
으아아악!
계속 잡아떼겠다는 건가…… 본때를 보여줘라.
그만해, 그만해! 형님 성격이 원래 좀 다혈질이기도 하고. 보스가 다쳐서 그런 것뿐이라고!
독극물 의사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뭔가 오해가……
쯧, 그건 우리 보스에게 직접 얘기하라고. 네 말을 들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끌고 가!
으윽……
보스, 보스! 괜찮으세요?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저 녀석도 묶어서 끌고 와.
손 치워, 혼자 갈 수 있으니까.
하하, 오해였구나.
피투성이 옷을 입고 길가를 걸어 다니면 누군들 놀라지 않겠니, 게다가 우린 경관인데.
그러게, 이해해.
자, 여기까지만 데려다줄게. 어서 들어가 봐.
음, 아직 돌아가면 안 될 것 같은데……
하하,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 강도들은 이미 체포돼서 유치장에 갇혀있으니까.
벌써 잡힌 거야? 방금 막 단서를 건네줬잖아.
강도 사건이 발생한 후, 지하에 있는 한 전당포에서 놈들의 행적을 발견한 덕분에 금방 체포할 수 있었지.
전당포…… 그렇다면 어제 진료소에 온 건……
아마 좀도둑이지 않을까? 요즘 가정집 도난 신고가 자주 접수되었거든. 난간에 피가 묻어있다는 이야기도 언뜻 들었던 것 같아.
그렇구나, 난 또……
(……날 속이려던 게 아니라 진짜 담을 넘다가 다친 거였어?)
뭐라고 생각한 건데?
아, 아니야. 그냥.
안타깝네……
안타깝다니? 뭐가?
내가 얼마 전에…… 사소한 일이지만 하나 시도한 게 있는데, 결국 실패했거든.
그런 걸로 걱정할 필요 없어. 아직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가 무슨 그런 걸 걱정해. 시간이 많으니까 조금 정도는 실패해도 괜찮아.
도전해 보지도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어떻게 알 수 있겠어?
너 정말 나를 쏙 빼닮았구나. 쯧,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할 일 없으면 약이나 먹고 그 머리나 치료해. 이번엔 또 누굴 건드린 거야? 괜히 아무 상관도 없는 나만 또 쫓기게 됐잖아.
야, 어쨌든 결국 내가 알려준 기술로 도망쳐 나온 거 아니야?
그래서? 감사 인사라도 하라는 거야? 이런 아버지가 있는 난 정말 행운아다, 뭐 이렇게?
으하핫, 감사는 무슨. 됐다, 됐어.
그나저나 제발 며칠만이라도 평온하게 지낼 수는 없는 거야? 나도 느긋하게 좀 쉬자.
……포기해, 네게 그런 날은 오지 않을 테니까.
하긴, 아버지가 죽어도 아버지의 원수들에게 시달릴 테니, 조용할 날이 없겠지.
원수들에게 시달리지 않는다 해도 넌 평화로운 날을 누릴 수 없을 거야.
얘기했잖아, 너는 날 쏙 빼닮았다고. 내면의 불안까지 전부.
……
……웃기시네, 하나도 안 닮았거든.
……경관님.
가, 갑자기 왜 빤히 쳐다보는 거냐?
내가 도전할 수 있는 길은 너무 적어서, 한번 실패하면 아예 다른 길을 선택하는 방법밖엔 없어.
비록 순조롭진 않겠지만…… 최악까지는 아닐 것 같네. 적어도 재미는 있을 것 같거든.
솔직히 지금 생활은 내게 좀 지루해.
너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아. 그러니 앞으로 우리가 다시 만나는 일은 없길 바랄게.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니? 무슨 소리인지 도통 모르겠네.
에휴, 일도 많은데 얼른 돌아가기나 하자.
장 경관님, 잠시만 기다리시죠.
아, 리 씨. 오셨군요.
오랜만입니다. 얼마 전에 득녀했다면서요?
하하하, 역시 소식통이십니다. 3kg 정도 되는 딸내미라 아내가 정말 고생했죠.
아아, 그럼 어서 금은방에서 금팔찌 하나 사서 부인께 선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미 딱 준비해서 주머니에 넣어두었죠.
앞으로는 술자리에서 얼굴 보기도 힘들어지겠군요.
아니, 제가 어떻게 리 씨의 호출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하여간 말은 청산유수 시라니까요. 가서 장관님께 잘 얘기해 두죠.
장관님이요? 헛걸음하신 것 같은데 어쩌죠? 회의 중이신데 아직 안 나오셨거든요.
최근에 무슨 큰 사건이라도 있었나요?
모르셨습니까?
무슨 말씀이신지?
으음…… 리 씨에게는 얘기해도 괜찮으려나……
어서 얘기해 보세요.
아무래도 그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독극물 의사가 다시 나타난 것 같습니다.
죽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네, 그런데 오늘 입수된 정보에 따르면 누군가 독극물 의사가 자주 다니던 약국에 나타나 약을 사 갔다고 합니다.
그 약들은 따로 낱개로 사거나 다른 약과 함께 사는 건 문제가 없지만…… 그 조합대로 사가는 건, 오직 그자뿐이라고 하더군요.
……허, 아무래도 한바탕 소란이 일어날지도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