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대표작

대표작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키아베의 자동차 정비소를 찾은 바이트 시티 패밀리 보스 레이톤은 세 사람에게 골치 아픈 일을 맡긴다. 그건 바로 최단 시간 내 박살난 럭셔리카를 수리하는 것인데.

등장 오퍼레이터: 키아베, 아오스타, 브로카

무지개 위로 날아가는 파울비스트♪

나는 왜 파울비스트처럼♪

트럭과 북적이는 도로를♪

걸음을 멈춰 선 사람들을♪

나지막한 동네 위를 날 수 없을까♪


레이톤

조금 이따 차를 가져오라고 할 테니까 최대한 빨리 수리해 놔. 알겠어?

키아베

알겠어!

레이톤

그리고 너희, 아오스타, 브로카. 너넨 이 미친놈 잘 보고 있어.

아오스타

'보고 있어'라는 건……

아오스타

무슨 말씀이신지……?

레이톤

시치미 떼지 마, 이미 다른 부하들한테 보고 받았거든?

레이톤

'키아베가 차를 수리하긴 했는데, 계기판이 핀볼 게임기가 됐어!'

레이톤

'키아베가 차내 스피커를 바깥쪽에 달아뒀어! 맞아, 소리가 밖으로 흘러 나간다고! 덕분에 내가 아내랑 통화하는 소리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아주 잘 들었지!'

레이톤

그러니까 똑바로 감시하고 있어. 다른 건 절대 건드리지 말고 딱 원상복구만 시켜놔.

아오스타

알겠어요.

브로카

아아.

레이톤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너희뿐만 아니라 이 정비소도…… 내 레이디랑 같이 매장시켜버릴 테니까. 알아들었어?

키아베

이해했어, 보스.

레이톤

쯧.

키아베

근데 그 레이디가 누군데? 우리 방금 대화에 그녀가 있었던가?

레이톤

……

레이톤

그 차가 내 레이디다, 이 멍청아!

레이톤

사람들이 자신의 차에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네가 알 턱이 없지.

레이톤

특히 생사의 기로에서 수많은 위기로부터 나를 지켜준 그녀에 대한……

키아베

아, 이해했어.

레이톤

이해하긴 *시라쿠사 인사말*!

레이톤

어쨌든 픽업 날까지, 상처 하나 나지 않은 원래의 그녀로……

레이톤

아니, 흠집 하나 나지 않는 차로 원상복구 시켜놓으라고.

아오스타

레이톤 씨, 조금 쉬다가 가시지 않으시고요?

레이톤

됐어.

레이톤

너희 둘은 실력도 좋으면서 왜 저 나사 빠진 놈이랑 계속 있는 거냐?

아오스타

레이톤 씨, 매번 그 질문을 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레이톤

쯧.

레이톤

너희가 키아베를 따르기로 결심했다면 나를 상대로 시간 낭비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저 녀석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나 생각해. 괜히 너희까지 발목 잡히지 말고.

키아베

아오스타, 브로카! 우린 이제 바이트 시티에서 이름을 날리게 될 거야! 왜냐고? 우리가 이제 수리할 차는 바로 이 도시에 단 한 대뿐인 럭셔리카니까!

브로카

……무슨 계략은 아니겠지?

아오스타

걱정 마세요. 레이톤 씨가 엄청난 실력의 정비사를 필요로 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아오스타

며칠 전에 매복을 당해 그 애지중지하던 차가 벌집이 되었거든요.

아오스타

그나마 시라쿠사에 몇 없는 최고급 방탄 럭셔리카라 목숨은 구할 수 있었던 거죠.

브로카

근데…… 왜 우리에게 수리 의뢰를 하는 거지?

아오스타

그야 키아베가 이곳 바이트 시티 최고의 자동차 정비사니까요.

키아베

쳇! 아오스타, 입에 발린 소리 해도 소용없어. 차를 빌려줄 생각은 없으니까.

아오스타

빌려준다고요? 언제부터 그 차의 주인이 된 거죠?

키아베

브로카, 여기 적혀 있는 재료를 사 와. 30분 안에 돌아오면 차 빌려주는 걸 한 번 고려해 볼게.

브로카

알겠어.

브로카

차는 안 빌려줘도 돼.

아오스타

키아베, 수리를 마치고 드라이브하겠다는 바보 같은 생각은 접어둬요.

아오스타

만약 차를 몰고 바이트 시티를 누볐다는 소식이 레이톤 씨 귀에 들어가면 우리 정비소는 한 시간도 안 돼서 잿더미가 될 거예요.

키아베

그럼 어쩔 수 없지, 알겠어.

아오스타

고맙습니다.

키아베

그런데 이 차를 레이톤만 탈 수 있는 거라면, 어쩔 수 없지, 아쉽지만 레이톤에게라도 내 튜닝 실력을 보여줘야지.

아오스타

정말 튜닝할 생각이에요?!

키아베

네가 그랬잖아. 이건 '시라쿠사에 몇 없는 최고급 럭셔리카'라며!

키아베

초경량 차체부터, 고출력 엔진, 완벽한 공기역학적 디자인까지……

키아베

이 차만이 내 오랜 꿈을 이뤄줄 수 있을 거란 예감이 들어! 이건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야!

아오스타

……도대체 뭘 어떻게 튜닝하려는 건데요?

키아베

지금 알려주면 재미없잖아.

키아베

레이톤이 픽업하는 날, 모두에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서프라이즈를 줄 생각이야!

키아베

브로카, 벌써 갔다 왔어?

키아베

얼른 와봐! 네가 사 온 튜닝품을 봐야……

키아베

으으읍!! 읍읍!!

키아베

아오스타! 왜 입을 막는 거야!

레이톤의 심복

보스의 차를 가져왔다.

아오스타

그럼 바로 작업장으로 옮기겠습니다.

레이톤의 심복

아, 키아베. 보스께서 이 말을 전하라고 하셨다.

키아베

응? 뭔데?

레이톤의 심복

수리 후에 조금이라도 튜닝한 흔적이 보이면 널 정비소 지하실 벽에 박아주겠다고 하시더군.

아오스타

흠, 다른 용무가 남았나요?

레이톤의 심복

난 요 며칠 동안 이곳에서 지낼 거다. 보스께서 너희들이 장난치지 못하도록 모든 수리 과정을 지켜보라고 하셨거든.

아오스타

그건……

아오스타

브로카, 마침 잘 왔어요.

아오스타

얼른 이분을 작업장 생활 구역까지 안내해 주세요. 며칠 동안 이곳에서 지내신대요.

아오스타

레이톤 씨의 심복이니 암살자였을 때의 습관은 넣어두시고요.

아오스타

다치게 했다간 일이 곤란해질 거예요.

브로카

알겠어.

레이톤의 심복

무슨 암살자……?

레이톤의 심복

잠깐, 뭘 하려는 거냐?

브로카

이곳을 구경시켜 주지.

레이톤의 심복

무, 무슨 짓이야……! 보스의 심복인 나를 건드렸다간 큰코다칠 거다……!

브로카

그럼 가자.

레이톤의 심복

이, 이거 놔! 혼자 갈 수 있다고!

아오스타

(식은땀을 닦는다)

아오스타

키아베, 이제 알겠죠? 레이톤 씨의 차를 건드리는 순간 지하실 벽에 갇히게 될 거예요.

아오스타

그러니까 이번엔 튜닝할 생각 말고 얌전히 수리해 주세요. 이렇게 부탁할게요, 네?

키아베

네가 부탁해서 무슨 의미가 있다고.

아오스타

……그럼 누가 부탁해야 하는데요? 레이톤 씨요?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는 걸 조건으로 차를 맡긴 사람인데요?

키아베

하긴.

아오스타

알겠어요.

아오스타

지금 바로 레이톤 씨에게 가서 얘기하겠습니다. 키아베의 뇌가 오일에 잠겨서 반년간은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요.

키아베

아, 안 돼, 기다려! 아오스타, 내 얘기 좀 들어봐!

아오스타

……뭔데요?

키아베

난 진심이야!

아오스타

레이톤 씨한테 붙잡혀 지하실 벽에 갇히고 싶다는 거요? 알고 있어요.

키아베

아오스타, 그게 아니라…… 어쩌면 앞으로 내 인생에 이런 럭셔리카는 두 번 다시 없을 거야! 정말 평생 한 번뿐인 기회일 지도 모른다고!

키아베

뒷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너희는 튜닝 전에 도망쳐도 좋아. 나중에 내가 레이톤을 설득하면, 그때 다시 돌아와! 분명 내 아이디어를 인정해 줄 거라니까!

키아베

아무리 레이톤이 센스 1도 없는 멍청이라지만, 이 완벽하게 튜닝된 모습을 보고도 날 벽에 가두겠다면 그땐 나도 포기할게!

키아베

이건 정말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튜닝이 될 거야!

키아베

넌 내가 아끼는 동생이니까, 부디 이런 걸로 평생 널 원망하게 만들지 말아줘!

아오스타

(한숨 소리)

아오스타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안 들을 거잖습니까, 제가 당신을 막을 수도 없고. 어쩔 수 없네요.

아오스타

그렇다면 레이톤 씨의 심복을 조심해 주세요. 낮에는 얌전히 수리만, 그 튜닝 작업은 그 감시자가 자러간 밤에만 하는 겁니다. 저랑 브로카가 망을 볼게요.


키아베

어때, 이 몸의 기술이? 진짜 죽이지?

레이톤의 심복

확실히, 며칠 만에 이렇게 수리해 내다니 대단하긴 하군……

키아베&아오스타&브로카

……

레이톤의 심복

뭐…… 튜닝한 흔적도 안 보이는 것 같고.

레이톤의 심복

타봐도 되겠지?

아오스타

키아베?

키아베

좋아, 천천히 봐.

레이톤의 심복

시트…… 내장형…… 계기판…… 모두 멀쩡하군……

레이톤의 심복

차량용 스피커는, 어디 보자……?

레이톤의 심복

키아베, 재생 버튼이 조금 이상한 것 같은데? 보스가 보내준 사진에는 빨간색이 아니었다고!

키아베

그게……

키아베

그러니까……

레이톤의 심복

분명히 말해뒀어! 만약 정말 보스 차에 장난질을 한 거라면 봐주지 않겠다!

레이톤의 심복

버튼을 누르기 전에 무슨 짓을 해둔 건지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좋을 거다!

키아베

그럼 그냥 눌러봐.

레이톤의 심복

……?

네가 어딜 가든 패밀리는 널 찾아낼 거야 오오♪

네가 빠르든 느리든 오오♪

레이톤의 심복

너 정말 그냥 빨간 버튼으로만 바꾼 거냐?

키아베

뭐, 비슷해.

레이톤의 심복

(고개를 젓는다)

레이톤의 심복

하여튼 네놈이랑 보스 취향은 도저히 모르겠다니까.

레이톤의 심복

시간도 늦었고, 내일 아침이면 보스가 차를 픽업하러 오실 거다. 그럼 이만 들어가지.

아오스타

키아베, 그 튜닝은 어떻게 됐어요……?

키아베

아무 문제 없어.

아오스타

잘 숨겼다고 장담할 수 있어요? 아까 재생 버튼이 달라졌다는 것도 바로 들켰잖아요.

키아베

숨겨? 왜 숨겨야 하는데?

키아베

네가 하도 걱정하길래 잠자코 있었지만, 아까 그 부하는 보는 눈도 참 없더라.

키아베

하지만 이 차의 주인인 레이톤은 분명 내 정성 어린 튜닝을 알아차릴 거야!

아오스타

그러니까 결국 레이톤 씨에겐 튜닝한 사실을 숨길 수 없다, 이 말이죠?

키아베

무슨 말을 그렇게 하고 그래?

키아베

'내 튜닝의 위대함을 깨닫는다'라고 하는 게 맞지!

아오스타

(크게 심호흡한다)

아오스타

진정해, 아오스타. 진정하자.

아오스타

알겠어요. 그럼 먼저 알려주세요. 키아베가 준비했다는 서프라이즈가 도대체 뭔가요.

키아베

비밀로 하자며?

아오스타

뭔지 알아야 레이톤 씨의 분노를 잠재울 방법을 미리 생각해 둘 거 아니에요?

키아베

됐어. 미리 알려주면 내일 서프라이즈가 시시해지잖……

아오스타

그러다가 내일 반대로 레이톤 씨한테 서프라이즈를 받으면 우리 모두 다 끝이라고요!

키아베

……

키아베

그렇게 걱정된다면 어쩔 수 없지. 너한테만 살짝 알려줄 테니까 이리 가까이 와봐.

키아베

브로카, 너는 아오스타만큼 걱정되진 않지?

아오스타

브로카, 돈 될만한 걸 다 챙기고 제일 빠른 차를 찾아봐 주세요.

브로카

야반도주?

아오스타

최대한 빨리, 아니 지금 바로 도망가야 해요!

아오스타

키아베도 멍하니 있지 말고 얼른 중요한 짐 챙겨주세요! 레이톤 씨의 눈을 피해 바이트 시티를 빠져나가야 해요!

키아베

나도?

키아베

난 안 가. 레이톤이라면 날 이해해 줄 거라고.

아오스타

이해는 개뿔……

아오스타

백번 양보해서 레이톤 씨가 이해한다 쳐도 그는 당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벽에 갇히고 싫은 게 아니라면 당장 짐 싸 들고 도망쳐야 합니다!

아오스타

여기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저랑 브로카가 아닌 키아베라고요!

키아베

그럼 너희부터 떠나.

아오스타

키아베는요?!

키아베

난 못 가.

키아베

너희랑 같이 도망쳐 버리면 내 튜닝이 영영 빛을 보지 못할 텐데. 난 그런 건 할 수 없어.

키아베

아니면 저 차를 운전해서 떠나는 방법이 있긴 한데…… 레이톤이 인간성은 꽝이지만 우리한테 해코지한 적은 없잖아.

키아베

난 그저 저 차가 마음에 들고, 튜닝해서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을 뿐이야. 레이톤 차를 훔쳐서 열받게 하려는 게 아니라고.

아오스타

정말이지 당신이란 사람은……

아오스타

후우…… 브로카!

아오스타

키아베를 묶어서 데려가요! 밧줄은 여기 있어요!

키아베

브로카는 방금 짐 챙기러 갔잖아. 내가 대신 불러와 줄까?

아오스타

조금만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키아베

(잔잔히 코 고는 소리)

브로카

아오스타, 열 시야.

아오스타

그러게요, 열 시네요. 이런 상황에서 키아베는 잘도 자고 있군요.

아오스타

레이톤 씨는 고사하고 자는 동안 저희가 데려갈 수도 있는데 전혀 걱정되지 않나 봅니다.

아오스타

해가 뜨기 전까지 좋은 방법을 찾지 못하면……

아오스타

어, 잠깐만……

아오스타

생각났어요!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아오스타

브로카! 키아베가 일어나면 내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전해주세요!

아오스타

서프라이즈를 120%…… 아니, 200%만큼 보여주는 겁니다!


키아베

보스, 차 준비해 뒀어!

레이톤

키아베, 역시 이 도시 최고의 정비사답군. 자동차 수리만큼은 네가 최고야.

레이톤

사무실에 돌아가서 보수를 얼마나 줘야 하는지 생각해 보지.

키아베

보수는 필요 없어.

레이톤

뭐?

키아베

대신 사무실까지라도 좋으니까 조금만 운전할 수 있게 해줘, 그거면 충분해.

레이톤

정말 돈을 안 받겠다?

키아베

(고개를 끄덕인다)

레이톤

잘됐네. 차고에서 타는 걸로 성에 안 찼다면 그냥 내 사무실까지 가져다 놓도록 해.


레이톤

그나저나 오늘은 아오스타가 안 보이는군.

키아베

나도 못 봤어.

레이톤

아침에 듣기론 어젯밤 아오스타가 차를 몰고 정비소를 빠져나갔다더군. 얼마 지나지 않아 브로카도 떠났고.

레이톤

쯧쯧, 그렇게 의리가 없어서야.

레이톤

그래도 똑똑하다고는 해야겠지.

레이톤의 시선이 둘 사이에 있는 빨간 버튼으로 떨어졌다.

레이톤

내 멍청한 부하는 속였을지 몰라도 난 절대 안 속아.

레이톤

오디오 재생 버튼이 왜 원형이며, 주변에 미끄럼방지 처리가 되어 있는 이유가 뭘까?

키아베

그거는……

레이톤

그건 다이얼식으로 바꿨기 때문이겠지!

레이톤

다이얼!!

레이톤

대답해! 여기에 무슨 기능을 추가했지? 어쨌든 사운드 조절 기능은 아닐 거 아니야. 그건 키아베답지 않은데……

레이톤

어떠냐, 내 추리가?

키아베

보스, 말로 설명하느니 차라리 내가 직접 보여줄게.

레이톤

인정하는 건가?

레이톤

보고받았을 때만 해도 네가 완전히 틀려먹은 놈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달라진 게 하나도 없군.

레이톤

얌전히 차나 사무실에 가져다 두고, 처분을 기다려!

레이톤

쓸데없는 짓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특히 그 빨간 버튼은 절대 건드리지 마. 내가 지켜보고 있을 거니까.

키아베

하지만 그럼 음악을 못 듣잖아.

레이톤

음악을 듣기 전에 우선 유서를 어떻게 쓸지나 고민하는 게 좋을 거다, 이 빌어먹을 자식아!

레이톤

저 앞에서 우회전.

키아베

보스, 이 차 운전할 맛이 나는데! 이 정도로 좋은 차만 아니었어도 내가……

레이톤

이제 와서 사탕발림해봤자 소용없어!

레이톤

뭐야?!

레이톤

*시라쿠사 인사말*,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레이톤

키아베, 저놈들 네가 불러온 건 아니겠지?

키아베

*다채로운 시라쿠사 인사말*, 감히 이 몸이 막 수리한 차를! 다들 미쳤어?!

레이톤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 녀석 짓은 아닌 것 같군.

키아베

내가 할 일만 없었어도 너희들을 받아버리는 건데, *시라쿠사 욕설*!

레이톤

저쪽 휘발유 통 조심해!

키아베

봤어!

키아베

(핸들을 꺾는다)

키아베

으하핫, 머저리들아! 왜 팀킬을 하고 앉았냐?

레이톤

방심하지 마. 놈들이 아직 뒤쫓아 오고 있다고.

키아베

알아! 나도 눈이 있다고!


레이톤

조금만 더 가면 도착이야!

키아베

보스, 그전에 뭐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

레이톤

그런 건 나중에 얘기하자고.

키아베

안 돼, 지금 당장 대답해 줘.

레이톤

튜닝에 대해서라면…… 없던 일로 해주지!

키아베

아니, 그게 아니라!

레이톤

그럼 뭔데?

키아베

지하실 벽에 묻히기 전에 저 매복 무리를 내 앞에 데려와 줘!

키아베

아주 울면서 레이디에게 사과하게 해주겠어!!

레이톤

'레이디'?

키아베

이 차 말이야!

키아베

내가 자는 시간 아껴가며 일주일 밤낮없이 수리한 차인데!!

레이톤

잠깐……

레이톤

잠깐만, 저건 또 뭐야?!

레이톤

저놈들, 트럭으로 길을 막고 있잖아?!

레이톤

얼른 브레이크 밟아, 이 멍청아! 이대로 달리다간 박을 거라고!!

그러나 키아베는 손을 핸들에 고정한 채, 엑셀을 밟은 발에도 힘을 풀지 않았다.

그 사이 어느새 트럭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당황한 레이톤이 키아베로부터 핸들을 뺏으려는 순간, 키아베가 차량용 오디오를 향해 손을 뻗었다.

레이톤

너?!

그리고 키아베는 다이얼을 끝까지 돌렸다.

네가 어딜 가든 패밀리는 널 찾아낼 거야 오오♪

네가 빠르든 느리든 오오♪

레이톤

지금 음악을 틀 때가 아니……

레이톤

아니잖아……?

음악을 틀자 요란한 엔진 굉음 소리가 가요 소리를 뒤덮고 차 안을 가득 채웠다.

그와 동시에 레이톤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흔들림과 함께 시트 속에 파묻혔다.


럭셔리카 밖의 사람들은 차체 양쪽에서 뻗어 나오는 글라이더와 차체 하단부부터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 그리고 차체 루프가 열리면서 상상을 초월할 만큼 거대한 드론 두 대를 볼 수 있었다……

차는 휘청거리며 흔들리더니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CG: 33_i14]

차 밑으로 트럭과 북적이는 도로, 복병들과 걸음을 멈춰 선 사람들, 나지막한 동네가 보였다.

파울비스트를 제외하고 화살이나 폭탄보다 큰 무언가가 바이트 시티 상공을 가로지른 건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피아 보스, 차량 정비사, 그리고 공중에서 시커먼 연기를 뿜어내는 자동차.


어느 새벽, 피투성이가 된 경치에 눈물이 흐르네 오오♪

모든 게 좋아지는데 오히려 그대는 이성을 잃지 오~오~오오♪

키아베

보스, 무슨 음악이 다 이래?

키아베

내가 지금 이 위대한 상황에 어울리는 노래도 바꿔도 되지?

하얗게 질린 레이톤은 마치 시트에 몸이 박힌 것 마냥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엘레나 내 이름은 엘레나♪

나는 루포라네♪

다른 루포들과 다를 것 없는♪

키아베

윽, 이것도 촌스러워 죽겠네.

누구도 잠들지 못하는 오늘 밤♪

그건 고상한 레이디도 마찬가지♪

쓸쓸하고 고요한 방에서♪

이제야 애타게 바라보네 꿈으로 반짝이는 별빛을♪

키아베

이 노래는 그럭저럭 지금 분위기에 맞네.

레이톤

……려.

키아베

보스, 뭐라고?

레이톤

너…… 딱……

레이톤

(바들바들 이가 부딪히는 소리)

레이톤

기다……려.

키아베

아앗, 응.

키아베

그나저나 드론 두 대로 이렇게 오래 떠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키아베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십 초는 더 버틴 거 같아.

키아베

보스, 이제 추락할 거야.

레이톤

추락……?

키아베

'떨어진다'는 소리야.

레이톤

떨어진다고?!

키아베

걱정 마. 최대한 부드럽게 무사히 착륙해 볼 테니까.

곧 두 대의 드론이 차례차례 해체됐고, 차체 하단에서 뿜어져 나오던 시커먼 연기 역시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심금을 울리는 음악과 레이톤의 울부짖음이 뒤엉키면서 차는 아래로 곤두박질치듯 자유낙하하기 시작했다.


별은 지고 해가 뜨네♪

별은 지고 해가 뜨네♪

동이 트면 승리는 나의 것♪

승리는 나의 것, 승리는 나의 것♪


키아베

보스, 도착했어!

레이톤

도, 도착…… 했다고……?

키아베

아까 얘기했잖아. 무사히 착륙할 거라고! 완충 장치는 내가 제일 신경 쓴 부분인걸.

레이톤

무사히…… 착륙이라……

레이톤

……레이디는?

키아베

레이디?

레이톤은 더 이상 키아베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 마냥 떨리는 손으로 구멍에 꽂힌 키를 돌렸다.

키아베

레이디는……

키아베

완벽하게 보스 곁을 떠났어.

레이톤

키아베에에에에!!

레이톤

거기 안 서? 당장 네놈을 지하실 벽에 가둬……

기자A

레이톤 씨, 레이톤 씨! 저는 《바이트 시티 포스트》 기자입니다. 이번 비행 실험을 먼저 제안하신 분이 레이톤 씨인가요, 키아베 씨인가요?

기자B

이번 실험을 위해 특별히 럭셔리카를 구매하신 건가요?

기자C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기분이 어떠셨나요? 공중에 떠 있을 땐 어떤 느낌이셨는지 궁금합니다.

기자D

실험 전에 습격을 받으신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레이톤

……

레이톤

?


아오스타

이건 물론 레이톤 씨의 아이디어였죠.

레이톤

……뭐?

아오스타

이 럭셔리카는 위대한 실험을 위해 레이톤 씨가 큰마음 먹고 내어주신 겁니다……

아오스타

그렇겠지요?

레이톤

어어, 이건 그렇지……

아오스타

키아베에게 차를 믿고 맡긴 것도 실험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였고요.

레이톤

……

레이톤

(여러 번 크게 심호흡한다)

레이톤

맞아!

레이톤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라…… 웅장한 노래를 들으며 바이트 시티를 내려다보니 감동이 물밀듯 밀려오더군.

레이톤

나를 습격한 무리라면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이니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 없어.

기자A

키아베 씨, 이번 실험의 실험자로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키아베

정말 끝내줬어! 나는……

브로카

미안.


키아베

아오스타,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신문에 온통 레이톤의 비행 소감뿐이라고! 난 달랑 브로카한테 맞아 기절한 얼굴만 실렸는데!

아오스타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어쨌든 차는 레이톤 씨 소유잖습니까.

아오스타

대외적으로는 '그의 계획'을 이뤄준 덕분에 레이톤 씨가 바이트 시티의 발명가가 되었어요. 난생처음으로 사회면이 아닌 신문에 실렸으니 키아베를 건드리지 않을 겁니다.

아오스타

물론 차는 망가졌지만 키아베가 레이톤 씨를 구했으니 퉁칠 수 있는 거죠.

아오스타

물론 그 습격 무리들도 때맞춰 잘 오긴 했습니다.

아오스타

레이톤 씨가 체면을 생각해서 손쓸 수 없도록 한밤중에 기자를 찾아갔던 거였는데…… 튜닝 덕분에 키아베가 레이톤 씨를 구해준 은인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어요.

키아베

그래도 억울해.

키아베

럭셔리카는 앞으로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 같은 천재는 두 번 다시 없을 텐데……

브로카

같은 생각이야.

키아베

응? 브로카, 지금 나 칭찬한 거야?

아오스타

키아베, 이 얘기를 들으면 분이 좀 풀릴 거예요. 아까 날아갈 때, 레이톤 씨가 음악에 맞춰 울부짖는 소리가 사무실 입구까지 들리던걸요?

키아베

으하하핫!

아오스타

참, 신문에 언급되지 않은 일이 하나 있습니다.

아오스타

레이톤 씨와 엮이긴 했지만, 키아베에게도 새로운 별명이 생겼어요!

아오스타

여기로 들어오십시오!

흥분한 시민

혹시 여기가 '스카이페어러' 키아베 씨의 정비소인가요?

흥분한 시민

제 차도 힙하게 튜닝해 주시겠어요?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