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그랑프리가 끝났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첸도 계속해서 '휴가'를 이어갔지만, 그리 즐거운 것 같지는 않았다.

등장 오퍼레이터: , 호시구마, 스와이어


범인

한 번만 봐주세요, 첸 선수. 다시는 안 그럴게요!

네 눈빛이랑 허리에 둔 손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여기 좋네, 매복하기 딱이야. 다들 준비하고 있을 텐데, 다 나오지 그래?

범인

헤헷, 역시 첸답군. 얘들아, 나와라!

범인

덤벼!

???

잠깐.

범인

뭐야?

호시구마

첸, 이러기야? 싸움에 날 빼다니.

알아서 찾아왔으면 됐잖아.

호시구마

얼씨구! 야, 어째 너 로도스 아일랜드에 간 후로 말솜씨가 점점 좋아지더라.

잔말 말고, 반반씩이야.

호시구마

오케이.

범인

젠장,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덤벼도 처리 못 해?

뭘 또 힘들게 매복까지 하고 그래. 나 하나 상대하려고 이렇게까지 해야 돼?

범인

네가 사람들의 돈벌이를 방해했잖아.

범인

난 도통 이해가 안 돼. 너랑 린 선수는 이 도시에서 가장 핫한 사람이고, 거기다 시장까지 뒤를 봐주는데, 마음만 먹으면 부와 권력은 다 너희 거잖아.

범인

얌전히 광고나 찍고 방송에나 출연할 것이지,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범인

자기는 돈벌이 안 해도 된다고 우리까지 못 벌게 하고 말이야.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다. 얌전히 경찰서로 따라오시지.

범인

하하, 경찰서?

범인

도솔레스 경찰서의 감방이 한동안 썰렁했는데, 드디어 개시하는구나.

범인

그런데, 그거 알아? 내 윗선이 그쪽에 한마디만 하면 네가 떠난 후 우린 바로 풀려날지도 모른다는 거.

……어찌 됐든, 이번 교훈은 기억해두라고.

범인

반드시 기억하지. 네가 이렇게 대단한 녀석인데! 큭큭큭.

호시구마

됐어, 첸. 씨알도 안 먹히는 말 그만하고 차라리 한쪽 팔을 꺾어버리지그래. 그럼 웃음이 쏙 들어갈 테니까.

그런 짓은 안 해, 너도 그럴 생각은 하지 말고. 뭐, 내가 명령할 입장은 아니지만.

호시구마

됐거든. 네가 내 상사였다고 그동안 내가 네 말을 따른 줄 알아?

호시구마

그런데 말이야, 녀석의 팔을 부러뜨리지 않는 대신 입을 틀어막는 건 괜찮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호시구마는 범인 입에 밧줄을 물리고 힘껏 조였다.

범인

웁으으으……

마음대로 해.

호시구마

됐다. 이제 경찰서로 데려가자고.

이 녀석들이 공공기물을 파괴하고 나를 습격했어.

아첨하는 도솔레스 경찰

네? 녀석들이 감히 첸 아가씨를 습격했다고요? 이런 이런, 아주 혼쭐을 낼 테니 저희에게 맡겨주십시오.

범인

우으으읍!!!!

아첨하는 도솔레스 경찰

눈짓해도 소용없어. 첸 아가씨를 건드리면 네 뒤에 누가 있어도 안 되니까.

합당한 벌만 주면 돼.

아첨하는 도솔레스 경찰

그럼요,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응? 저쪽은 무슨 일이지?

대회 참가자

내가 어렵게 번 돈이라고!

대회 참가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그래서 뭐? 오늘 나 기분 안 좋거든? 콩밥 먹기 싫으면 썩 꺼져!

대회 참가자

너, 너 이 자식…… 젠장!

무슨 일이야?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체, 첸 아가씨?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녀석이 억지를 부려서요, 허허.

대회 참가자

어, 당신은 그 유명한 첸 선수?! 내가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야! 1년 동안 꼬박 돈을 모아 대회에 참가했는데, 이번 경기에서 돈을 좀 벌어서 카드에 예금했거든.

대회 참가자

그런데 오전에 길을 가다가 카드를 도둑맞았어. 그래서 범인을 잡아달라고 경찰서에 온 거야.

대회 참가자

그런데 이 경찰관은 액수를 묻더니, 무슨 그런 푼돈을 신고하느냐며 꺼지라고 했다니까!

그래?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네. 아,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드론 감시 카메라 영상을 어디서 볼 수 있지?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네? 그게…… 서에 있긴 한데, 오랫동안 사용을 안 해서……

안내해 줘.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넵!

따라와.

대회 참가자

아, 고마워! 첸 선수!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방 안이 조금 답답하니 양해해 주세요.

됐어, 열쇠나 줘. 나머지는 알아서 할게.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네네. 그, 혹시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

호시구마

캬하, 시설이 엄청 좋네? 우리 근위국보다 더 최첨단인데?

호시구마

딱 봐도 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이 좋은 물건을…… 낭비네, 낭비.

근위국 감시 장비는 바꿨어? 내가 전에 한번 얘기했는데.

호시구마

아직. 그래도 결재는 받았으니 아마 한참 걸리겠지.

그럼 됐네.

호시구마

어때, 다룰 수 있겠어?

컬럼비아 시스템이라 알아볼 수는 있는데, 인증을…… 쯧, 아까 그 사람 남겨둘걸.

한번 해볼까……

첸이 단말기에 자신의 휴대폰을 갖다 대자 경쾌한 인증 성공 알림음이 울렸다.

이게 되네. 아무래도 내게 모든 권한이 있는 것 같아.

호시구마

그럼 좋은 거 아니야? 아예 이곳에서 재취업을 하는 건 어때? 다들 네 말을 잘 따르니 용문에서보다 편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됐거든.

대회 참가자

저기, 두 사람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호시구마

아, 우리가 용문 출신이라 대화할 때 무의식적으로 고향 말을 쓰는데, 신경 쓰지 마.

대회 참가자

아아, 그럼 계속 얘기들 해.

이제 좀 편안해 보이네.

대회 참가자

아, 첸 선수가 도와준다니까 마음이 놓였나 봐. 당신은 여기 경찰과는 다르다는 걸 사람들이 다 알고 있거든.

대회 참가자

이렇게 열심히 도와줬는데, 도둑을 못 잡으면 그땐 나도 포기할 거야.

호시구마

걱정 마, 이런 사건은 나랑 첸이 천 건은 아니라도 팔백 건 정도는 처리한 경험이 있거든.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도둑맞았어?

대회 참가자

11시쯤인가 녹스 보행자 상가 거리 중간지점…… 큰 바 앞에서.

거긴 린 위시아의 바 근처잖아…… 미안하지만 밖에서 좀 기다려줘. 이제부터는 너한테 보여줄 수 없어.

안심해, 네가 준 단서는 충분히 구체적이야. 감시 카메라에 찍히지 않았더라도 아마 목격자가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대회 참가자

알았어. 그럼 부탁할게.

말을 마친 후 대회 참가자는 감시실을 나와 밖에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호시구마

역시 첸이야. 어딜 가든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다니까.

이런 건 이곳 경찰이 해야 할 일인데.

호시구마

경찰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그것도 저들이 배우길 원할 때나 그렇지.

호시구마

하하, 맞네.

와서 좀 도와줘.

재생 시간을 10시에서 12시 사이로 설정했다. 난 이 두 대를 볼 테니, 네가 저쪽 두 대를 봐.

호시구마

오케이.

……

호시구마

그런데 첸!

왜?

호시구마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왜 그래, 어차피 말할 거면서.

호시구마

아하하. 그러니까, 너 아까 저 무능한 녀석들이랑 얘기할 때 폼 좀 나더라.

……예전에 근위국에서 훈시하던 게 습관이 돼서 그래. 네 말이 맞아, 고쳐야지.

호시구마

아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

호시구마

근위국 사람들이야 네가 워낙 잘 아니까 확실히 해야 할 일들을 짚어줬던 거고.

호시구마

저 경찰들에게는 뭐랄까, 저들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알고 뻔한 일만 시키는 느낌이랄까?

호시구마

예전의 첸 총경은 안 그랬잖아.

난……

호시구마

아, 오해하지 마. 실은 잘 된 거라고 말하고 싶었어. 아주 좋은 일이야.

비꼬는 거야?

호시구마

그렇게 말하면 내가 섭섭하잖아. 엇, 나 찾았어!

시간대는?

호시구마

10시 35분.

알았어, 확인해 볼게.

……여기 있다. 이 사람의 행적을 추적해보자고.

호시구마

오케이.

호시구마

……패거리와 합류했네. 근처 갱단인가.

……

린 위시아

어머, 요즘 제일 핫한 첸 선수 아니야? 무슨 일이야?

시간 좀 있나?

린 위시아

글쎄,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사람 좀 찾아줘.


첸과 호시구마 그리고 대회 참가자는 린 위시아와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다.

린 위시아는 따분한 듯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그녀의 발치엔 꽁꽁 묶인 도둑이 기절한 채 누워있었다.

린 위시아

자, 이 카드 맞지?

대회 참가자

오오, 맞아! 이 카드 맞아. 고마워, 린 선수!

신세를 졌네.

린 위시아

됐어, 겸사겸사 찾은 거야. 딱히 너를 부려 먹을 일도 없고.

스와이어

린 위시아! 내가 가게에서 옷 세 벌밖에 안 갈아입었는데, 그 사이에 또 어딜 간 거야?

린 위시아

할머니가 길 건너시는 게 불편해 보이길래 부축 좀 해드리러 왔어.

스와이어

여긴 백화점 5층이거든! 무슨 할머니가 보인다는 거야? 게다가 건물 아래는 차도 안 다니는 차 없는 거리인데!!

스와이어

5분 안에 안 뛰어오면 너 죽는다.

린 위시아

하아, 그래.

린 위시아

아니면 나 대신 스와이어 쇼핑백이나 좀 들어주던지.

그건 아니야.

린 위시아

그치?

린 위시아

그럼 이 사람은 네가 알아서 처리하고, 또 보자.

잘 가.

호시구마

크으, 몇 번을 봐도 미스터리란 말이야. 네가 린 아가씨랑 사이좋게 지내다니.

이 정도로 사이가 좋다 할 수 있나?

호시구마

물론이지.

그래, 뭐.

카드는 잘 보관해, 잃어버리지 말고.

대회 참가자

그럼 그럼. 두 사람과 린 선수에게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네.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경찰로서 시민의 안전과 이익을 지키는 건 당연한 거야.

대회 참가자

두 사람 다 경찰이야?

……난 예전에, 이쪽은 현역.

대회 참가자

그렇구나. 이 도시의 경찰도 당신 같으면 좋을 텐데……

굳이 꼭 경찰이어야 하나? 사람이 타인을 돕는 건 당연한 일이지.

대회 참가자

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 도시에 온 후로는 왠지 아닌 것도 같기도 하고……

현지인 아니었어?

대회 참가자

아, 나처럼 여기서 노동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현지인이 아니라고 봐야지.

대회 참가자

난 싱가스 왕조가 다스리는 한 작은 마을 출신이야.

대회 참가자

전에 싱가스와 진정한 볼리바르인이 충돌했었는데, 그 일로 우리 마을 전체가 진정한 볼리바르인에게 파괴되었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

대회 참가자

나는 사냥을 나갔던 터라 운 좋게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돌아와서 마을이 그렇게 된 걸 보곤 바로 도망쳤어.

대회 참가자

사실은 군인이 되고 싶었는데, 군에서는 날 받아주지 않더라고. 결국 여기오면 돈을 벌 수 있다길래 찾아온 거야.

미안, 아픈 과거를 건드렸네.

대회 참가자

……솔직히 당신은 아픈 과거라고 말했지만, 돌이켜 보면 난 그 시절이 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무슨 뜻이지?

대회 참가자

난 올해로 서른다섯이야. 고향에서 20여 년을 살고 이곳에 온 지는 10년이 채 안 되는데, 때때로 이런 생각이 들거든……

대회 참가자

내가 살았던 과거가 거짓이 아니었는지.

대회 참가자

나도 예전에는 남을 돕는 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방금 당신 말을 들으니 왠지 모르게 새삼스럽더라고. 이런 느낌, 꽤 오랜만인 것 같아.

대회 참가자

만약 아까 경찰서에서 내가 도움을 청하는 입장이 아니라,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이었다면, 솔직히 난 돕지 않았을 거야.

대회 참가자

도움을 청해봤자 소용없고, 그들이 돕지 않을 걸 나도 잘 알아. 단지 분통이 터져서 그랬던 거야. 그런데 마침 당신을 만나게 된 거였지.

대회 참가자

이 도시에서는 돈이 있으면 안 되는 일이 없고,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대회 참가자

팔자를 고치고 싶으면 운에 맡겨 도박하거나, 갱단에 들어가 강도질을 해야 해. 열심히 일해서 돈 번다는 건 바보들이나 하는 생각이야.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운에 맡기는 일인가?

대회 참가자

물론이지. 나처럼 도박할 배짱도, 그렇다고 강도질할 용기도 없는 사람에게는 대회가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야.

대회 참가자

우리처럼 이길 가망도 없는 녀석들은 예선만 통과해도 돈을 벌어. 운 좋게 1라운드에서 이기기라도 한다면 유명해져서 더 많이 벌지도 모르고.

……

대회 참가자

맞다. 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든? 사장님한테 얘기해서 두 사람과 린 선수한테 한턱 쏠게.

호시구마

첸, 어떻게 할래? 스와이어 아가씨도 부를까?

그래.

대회 참가자

잘됐다. 지금 바로 사장님한테 전하러 갈게. 첸 선수랑 린 선수가 온다는 걸 알면 사장님도 엄청 좋아할 거야.

대회 참가자

그럼 이따 봐!

응.

……

호시구마

왜 그래, 첸? 도둑을 연행해야지.

호시구마.

부탁할 게 있는데……

호시구마

어? 이거 이거 설마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미리 말하는데, 나 돈 없다? 나도 아가씨한테 꿔서 쓰고 있다고.

……

호시구마

알았어, 장난이야 장난. 말해, 오래 알고 지냈지만 네 입에서는 그런 말을 듣는 게 처음이라 장난 좀 쳐봤어. 뭐든 다 도와준다 내가.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선수님은 개뿔. 시장이 뒤를 좀 봐준다고 지가 뭐라도 된 줄 아나.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시장이 내 뒤를 봐준다면 나도 할 수 있다 이거야, 쳇.

크흠.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아, 그, 저기, 오셨습니까 첸 아가씨.

어 그래.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흐흐…… 저기, 뒤에 있는 그 사람이 도둑입니까?

맞아, 네게 맡긴다.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그럼요, 문제없습니다. 첸 아가씨의 심기를 건드리다니 제가 매운맛 좀 보여주겠습니다.

그리고……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뭐 더 분부하실 일이라도?

방금 칸델라 시장에게도 말은 했는데, 그러니까 음……

호시구마

그러니까 우리 첸 아가씨가 하고자 하는 말은, 아가씨가 너무 튀니까 도솔레스 경찰서가 칸델라 시장 앞에서 체면이 구겨진 것 같다 이거야.

호시구마

그래서 아까 칸델라 시장을 따로 만나서 경찰서의 성과가 좋아지면 보너스 좀 챙겨주십사 한 번 얘기를 해 봤거든.

호시구마

그러니까 글쎄, 칸델라 시장이 우리 첸 아가씨의 체면을 생각해서, 특별히 자금을 승인해 줬지 뭐야. 즉, 서에서 실적만 나오면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지.

호시구마

그게 다가 아니라, 다들 보너스를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첸 아가씨가 직접 수업도 해줄 거야. 전직 경찰로서, 범인을 검거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직접 전수해 준다 이거지. 대충 감이 오지?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저, 혹시 보너스가 어느 정도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호시구마

사건 하나당 이 정도?

호시구마가 손가락으로 숫자를 알려줬다.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체, 첸 아가씨. 정말 대단하십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바로 알리겠습니다.

……별거 아니야.

그리고 이 도둑은 네 공로로 해.

짜증 내는 도솔레스 경찰

아이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후우……

호시구마

힘들지?

편하지는 않아.

호시구마

하지만 이게 “어떻게 하면 이곳 경찰의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라는 네 부탁에 내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간단한 방법이야.

하지만 이건…… 옳지 않아.

호시구마

맞아, 이건 옳지 않지.

호시구마

이유는 여러 가지야.

호시구마

첫째, 넌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됐어. 네가 아무리 인간적인 매력을 가졌다고 해도 금세 사람들에게 신망을 얻기는 어렵다는 뜻이지. 네가 처음 근위국에 들어왔을 때를 생각해 봐.

호시구마

이럴 때는 돈으로 복종시키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야.

……내 기억이 맞는다면 난 아마 한 명씩 때려눕혔을걸. 네가 마지막이었고.

호시구마

난 굴복하지 않았지만 말이지.

호시구마

아무튼 둘째, 이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음에도 오로지 자신의 힘에만 의지하려는 건 오만한 생각이야.

호시구마

특히 부와 권력, 지위 같은 것들은 가졌을 때 그냥 이용하는 편이 나아.

내가 과거에 그런 느낌이었던 거야?

호시구마

용문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 이건 네가 오랫동안 노력한 결과야. 하지만 여긴 용문도 아니고, 오래 머물 것도 아닌데 어떻게 널 증명할래?

호시구마

그리고 방금 그 경찰이 투덜대는 거 다 들었잖아. 이곳 경찰이 이 지경에 이른 게 정말 저 사람들의 무책임함 때문이라고 생각해?

호시구마

저 사람들은 타고날 때부터 나쁜 놈이었을까? 기업이랑 갱단이랑 결탁하는 게 과연 당연하다고 생각했을까? 전화 한 통 받고 정말 신이 나서 사람을 풀어줬을까?

호시구마

여긴 그래도 경찰서고, 저들도 자신이 경찰이라는 걸 알아.

호시구마

저 사람들은 그러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그럴 수가 없는 거야. 엄두를 못 내는 거지. 물론 용기는 내봤을 거야.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다 보니 어느새 원칙 같은 건 아무 의미가 없어졌겠지.

호시구마

이게 그 이유야. 그리고 넌 이게 틀렸다고 말해야 하는 게 맞고.

호시구마

하지만 넌 그렇게 하지 않았어, 이건 팩트야.

알고 있어.

호시구마

그렇겠지. 하지만 아직 부족해.

호시구마

옛날 같으면 난 네가 아무 의미도 없는 곳에서 죽을까 봐 두려워했을 거야.

호시구마

그런데 넌 용문을 떠난 후 확실히 변했어. 적어도 내 눈에는 좋은 변화야.

호시구마

하지만 반대로 네가 너 자신을 잃을까 봐 조금 두렵기도 해.

그렇게 될까?

호시구마

……글쎄.

호시구마

말이 길어졌네. 아무튼, 내가 아무리 두려워해도 이건 네 결정이니 간섭하지 않을게.

너 정말, 이제 다시는 내 앞을 막지 않을 거지?

호시구마

이야, 뒤끝이 기네.

호시구마

그런데 그건 확실히 모르겠다. 너도 알잖아. 내가 약속 같은 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거.

하, 호시구마가 약속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니 이건 또 신선한 농담이네.

……

아직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나답게 조금 전의 일이랑 이곳을 평가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말이야.

일단 해보는 수밖에 없어.

호시구마

그거면 됐어, 첸. 그거면 돼.

호시구마

내가 너무 과장해서 말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네 주변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마. 네가 모르는 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돼.

정말?

호시구마

당연하지.

그럼 다음 수업은 네가 해.

넌 현역이고, 난 아니잖아. 그리고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라며?

이번엔 내가 학생 할게.

호시구마

쓰읍…… 그렇게 말하면 내가 거절할 수가 없네.

호시구마

안 되겠다, 스와이어 아가씨도 불러야겠어. 나 혼자 그 고생을 할 순 없지.

마음대로 해. 린 위시아를 불러도 좋고.

호시구마

에휴, 멀쩡한 휴가가 이렇게 날아가는 건가.

……호시구마.

솔직히 여기 태양, 너무 눈부셔.

호시구마

확실히 많이 눈부셔. 그래도 태양이잖아. 어둠보다는 낫지 않을까?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