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2불타버린 조각2
지키는 것에 관한 이야기
등장 오퍼레이터: 로즈몬티스
베고, 찌르고, 가르고, 쓸어버린다…… 예리한 칼날이 적들 사이를 날아다녔다.
울음, 욕설, 저주, 비명…… 그 후 모든 것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로즈몬티스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처리했어.
진지와 매복 포인트가 이제 없어졌으니까 계속 전진할 수 있을 거야.
잘했다, 필라인. 덕분에 아군의 피해는 없었다.
녀석들의 머리를 꿰뚫는 솜씨가 장난 아니더군. 속도, 정확성, 과감함까지…… 정말 뛰어난 솜씨였다.
대위님을 죽인 게 너라는 걸 몰랐다면 우리에게 합류하기를 바랐을 거다.
넌 타고난 전사야, 그런 네가 카우투스 따위를 따른다니 정말 안타깝군.
아미야를 헐뜯는 거라면 가만두지 않겠어.
아니,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
오랫동안 듣고 싶어 했던, 들어본 적 있었던 말을 덕분에 들을 수 있었거든.
개인적으로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필라인.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필라인. 그것만으로는 통하지 않아.
네 말은 믿지 않아, 아미야는 분명 해낼 수 있을 거야.
그럴지도, 하지만 네가 그렇게 따라다녀봤자 두 사람에게 좋을 리 없어.
어째서?
너흰 다른 부류거든.
다른 부류? 난 아미야랑 엄청 친해, 나한테 많은 걸 가르쳐주기도 했다고.
……큭, 곧 알게 될 거다.
괜한 수작 부리지 마…… 전혀 궁금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방금 나도 함께 할 수 있다 했지?
그래.
우린 누구든지 환영한다.
감염자의 운명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면, 우르수스에 분노해 싸우고 싶다면,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을 거다.
우리 부대에 우르수스인만, 이 나라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하나? 꼭 그렇진 않아, 필라인.
……너도 필라인이구나.
난 림 빌리턴에서 나고 자라, 부모님을 따라 우르수스에 왔다. 그리고 이 추운 땅에 뿌리를 내렸지.
어릴 때부터 싸우는 걸 좋아했던 나는 입대하기로 마음 먹었다.
우르수스의 입대 테스트는 필라인에게 가혹했지만, 난 그래도 해냈다.
그렇게 대위님의 부대에 들어가, 그분을 따라 이곳저곳을 다니며 싸우다보니 벌써 십 년이나 지났더군.
전쟁, 또 전쟁, 그리고 또 다른 전쟁…… 이것이 우르수스다.
난 이 나라가 자랑스러웠단다, 꼬마야.
우리 중엔, 이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겼던 사람들이 정말 많았지.
그런데, 왜……?
부모님께서는 광석병에 감염됐다며 도시에서 쫓겨났다가 황무지에서 숨을 거두셨지.
심지어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지 반년이 지나서야 난 그 사실을 알게 됐다.
……?!
우리 중엔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이 수도 없이 많아.
너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들었다, 꼬마.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게 다였다면, 내가 그저 운이 없었던 거였다며 솔직히 그냥 넘어갔을지도 몰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지.
그동안 내 머릿속에는 전쟁뿐이었다,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었지.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나는 세상에 눈을 뜨며 이 나라, 한때 내가 몸 바쳐 싸우던 이 나라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대위님이 아니었다면 사령부에서 불손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군사 법정에 서야 했을 거다.
그러다 난 대위님을 따라 북툰드라로 향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버텨왔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인내와 분노, 증오를 배웠지.
……아미야가 그런 건 배우지 말라고 했는데.
너도 언젠가는 배우게 될 거다, 꼬마야.
네가 그것들을 내버려 뒀다간 네가 그것들에게 잡아먹힐 테니까.
그러니까 패트리어트는 네 가족인 거야?
우린 20년을 함께 싸웠다, 그분은 나의 가장 친한 형제이자 전우이며,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기도 하지.
그분은 내 가족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넌 우리와 함께 있는 편이 더 어울려.
그럼 아미야도 함께 할 수 있어?
카우투스 말인가? 아니, 그건 안 돼.
카우투스는 우리와 함께할 수 없다.
그럼 나도 안 들어갈래.
하아…… 내가 말했잖아. 대위님을 죽였기 때문에 너는 우리 부대에 못 들어간다고.
어쨌든.
그래도 충고 하나 하지, 카우투스를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카우투스는 널 지키려나 본데 너보다 먼저 죽을지도 모르거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 거야?
예전에 그런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거든.
방패병은 무언가를 떠올린 듯한 표정을 짓더니 로즈몬티스를 무시한 채 투구를 쓰곤 동료들을 향해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