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8-1어제, 이삭이 갈라져 버린
공작의 딸은 마음속의 정의를 따랐지만, 그녀의 정의로운 선행이 긍정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짊어진 그림자는 그녀를 집어삼키려는 의지를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윽……
손목을 자르진 않았으니 어서 일어나!
……이대로 당할 줄 알고!
흐응, 그 놈의 혀부터 잘라줘야 할 것 같네.
윽!
……도망쳤군.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탈룰라,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아!
며칠 뒤면 다른 마을로 갈 수 있었는데 이런 짓을 저질렀으니……!
놈들을 건드렸으니 큰 사달이 나고 말겠군!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당할 수만은 없잖아요. 놈이 도망쳤으니 이미 늦었어요. 지금 가서 놈을 해치울게요, 다른 사람이 저자의 흔적을 발견했을 때 우린 이미 이곳에 없을 거예요.
그렇다고 이렇게 도망치는 게 능사는 아니에요. 놈들이 일단 집결하면 우리를 찾아내는 건 물론, 복수하려 들지도 몰라요.
그걸 알면서 그런 짓을 했으니…… 이제 어쩌면 좋단 말이냐!
걱정하지 마세요. 저들이 찾는 건 감염자예요, 그리고 아직 저들이 모르는 게 있죠.
……
뭘 말이냐?
이제부터 제가 뭘 할지를요.
탈룰라……!
괜찮을 거예요. 할아버지,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할아버지, 다리…… 아무래도 치료받으셔야 할 것 같아요.
하아, 네게 부축받을 날이 올 줄이야. 평생 사지 멀쩡하게 살 줄 알았는데, 세월 앞에 장사 없구나.
탈룰라, 네가 꼭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
그게 뭔데요?
……
아, 그게 뭐였더라? 으음, 하하…… 미안하구나, 잊어버렸지 뭐냐. 나이를 먹으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
아무래도 병원에 좀 가보셔야 할 것 같네요.